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윤 ‘계엄은 대통령 권한’…헌법이 한계 그어야 했다”

최혜정기자

  • 수정 2026-04-03 08:07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인터뷰

윤석열 탄핵 사건의 특징은 뭔가

국회의원들 어떻게 본회의장 모였겠나

시민들의 저항·군경 소극적 임무수행

그 덕분에 국회가 비상계엄 조기 해제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25일 오후 대전 유성구 카이스트(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연구실에서 ‘윤석열 탄핵 1년’을 앞둔 소회와 당시 상황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지난해 4월4일 오전 11시22분. 문형배 당시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단호한 선고에 많은 국민들은 길고 어두운 겨울을 마침내 끝낼 수 있었다. 지난 1년 사이 새 정부가 들어섰고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은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탄핵 1년을 맞아 지난달 25일 대전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연구실에서 만난 문형배 전 대행은 윤석열 탄핵 사건에 대해 “비상계엄에서 국민이 이긴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다만 헌재 결정문에서 강조한 ‘관용과 자제’의 실천은 “미흡하다”고 평가했고, 최근 시행되고 있는 재판소원법이 ‘4심제’가 되지 않으려면 헌재의 ‘자제’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윤석열 탄핵 선고 1년이 되어간다. 작년 이맘때쯤(3월 말)엔 잠 못 드는 분들이 많았다.

“저는 어땠겠나. 쉽게 잠들지도 못하고 잠들었다가도 금방 깼다. 작년 이맘때는 표결이 안 됐었다. 중요 사건은 표결을 두번 할 수 없는데, 당시엔 아직 표결할 때가 안 됐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판단한 이유는?

“(재판관들이) 질문을 계속했다. 계속 티에프(TF)에 자료 요청을 했고 토론이 계속 이어졌다. 그래서 표결을 할 수 없었다.”

―선고가 늦어지면서 5 대 3 또는 4 대 4 기각설 등이 돌았다. 실체가 있는 얘기였“우선 그 이야기들의 전제는 ‘탄핵 선고가 박근혜 때와 비교했을 때 늦어진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당시 (헌재가) 박근혜 탄핵 사건을 91일 만에 선고한 이유는 당시 이정미 재판관이 사흘 뒤에 퇴임을 했기 때문이지 91일이 충분해서가 아니다. 우리(문형배·이미선 재판관) 퇴임일은 4월18일이었다. 우리는 퇴임일 가깝게 선고하면 된다고 봤다. 또 쟁점이 훨씬 더 많았고 사회적 압력도 훨씬 심했다. 그러므로 저는 8 대 0이 돼야 된다고 생각했다. 충분히 토론하고 충분히 생각한 뒤에 표결해야 했다.”

―‘이제 됐구나’라고 느낀 계기는?

“일단은 쟁점 토론이 끝났다. 더 이상 문제 제기가 없었다. 4월1일에 표결하고 곧바로 선고 일정(4일)을 공지했다. ‘이제 퇴임할 수 있겠다’고 안도했다.

―선고를 못하고 퇴임할 가능성도 생각했나?나?

“모든 일을 100% 확신할 수는 없다. 저는 시나리오를 여러 개를 갖고 있었고, 선고 못 할 경우도 당연히 생각을 했다.”

―막판까지 합의가 쉽지 않았던 쟁점이 있었나?

“결정문에 제시된 보충의견을 보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헌재에 출석한 증인들이 수사기관에서 진술한 조서를 탄핵심판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지, 즉 형사소송법상 ‘전문법칙’ 적용을 두고 4명의 재판관이 보충의견을 냈다.)

―윤석열 탄핵 사건의 특징은 무엇이었나?

“시민들의 저항과 군경의 소극적 임무 수행으로 비상계엄이 조기에 해제됐다. 만약에 시민들이 국회에 달려가서 장갑차 아래 드러눕지 않았더라면 국회의원들이 어떻게 본회의장에 모일 수 있었겠나. 특전사가 적극적으로 임무 수행을 하면 어떻게 국회의원들이 본회의장에 남을 수 있었겠나. 국회가 비상계엄을 해제한 것은 그 두 힘 덕분이었다. 앞서 1979년·1980년에 비상계엄이 있었다. 그때는 국민이 졌다. 하지만 이번에는 국민이 이겼다. 그게 특이점이다. 그걸 받아서 국회가 탄핵 소추를 했고, 헌재가 헌법적으로 판단했다. 이 과정이 민주주의 그 자체였다. 세계 어느 나라도 하지 못한 일이다. 두번째로는 12·3 비상계엄은 온 국민이 피해자다. 국민들을 설득해야 했고,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결정문을 쉽게 써야 한다는 암묵적인 합의가 있었다. 세번째로는 피청구인(윤석열 전 대통령)이 민주주의 본질에 대해 도전적인 질문을 했다. 답을 해줘야 했다.”

―무슨 의미인가?

“피청구인은 비상계엄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고 했다. 고유 권한이라는 말은 사법부가 심사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그게 민주주의인가라는 질문이 가능하다. 피청구인은 또 특검, 공무원 탄핵 소추, 예산 삭감 때문에 도저히 통치를 할 수 없다고 했다. 그 답이 비상계엄이라는 건데 그것은 민주주의인가. 우리는 그 답을 헌법에서 끌어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헌법에 있는 비상계엄 선포 권한을 행사했다.

헌법에는 있는 거다. 그렇다면 그에 대한 한계를 그어줘야 했다. 또 대통령은 민주적 정당성을 가지고 있는 권력 기관이다. 국회도 또 다른 민주적 정당성을 갖고 있다. 그 두개의 권한이 충돌했다. 헌법적으로 어느 권한이 우선인가를 헌재가 판단해야 했다. 이번에는 비상계엄 요건이 너무 없었기에 망정이지, 예를 들어 휴전선에서 국지전이 벌어졌다면 비상계엄은 정당한 건가. 이 경우 비상계엄이 합헌인가 위헌인가. 그건 쉽지 않다. 여러 문제를 안고 있는 사건이다.”

―이번에 비상계엄에 국회 승인을 얻는 내용의 개헌안을 국회의장이 제안했다.

“헌법적으로 정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25일 오후 대전 유성구 카이스트(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연구실에서 ‘윤석열 탄핵 1년’을 앞둔 소회와 당시 상황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윤석열 내란사건 1심 재판부는 ‘비상계엄 자체는 사법 심사의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헌재 결정과는 다른 내용인데 어떻게 평가하나?

“사법 제도라는 게 항상 기대대로 나오는 건 아니다. 어쨌든 선고는 유죄이고 무기징역이었다. 또한 윤석열 구속 취소할 때의 논리가 본안 판결에서 상당 정도 시정이 된 게 눈에 띄었다. (지귀연 재판부는) 당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직권남용 내란죄를 수사할 권한이 있는지 의문을 품었는데, 이번 판결에서는 그럴 권한이 있다고 봤다. 다른 문제점이 있다면 그건 2심에서 현명하게 판단할 것이다. 사법 제도라는 건 그런 심급 제도를 통해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2심 윤석열 재판에서는 어떤게 주요 쟁점이 될까.

“언론에서 지적하는 문제들이 다 논의 대상이 될 거라고 본다. 다만 저는 (비상계엄에 대한) 헌재의 판단이 옳다고 본다. 비상 계엄을 왜 사법적으로 심사를 못하나. 대통령은 그냥 공무원이다. 공무원은 모두 헌법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 그것이 헌재 결정의 핵심이다.”

―내란전담재판부는 논란 끝에 정치권과 사법부가 접점을 찾았다.

“내란전담재판부 특별법은 공론장의 힘을 확인한 결과다. 공론의 장이 열렸고 많은 의견이 제기됐다. 그리고 입법 과정에서 반영이 됐다. 최종안이 마련됐고 지금 부작용없이 정착되고 있다. 전담재판부과 필요하다는 정치권의 요구와 재판 독립을 강조한 사법부의 요구가 합헌적으로 조율됐다. 그게 공론장의 힘이라고 본다.

―1년이 지났는데 결정문에서 호소한 ‘민주주의 정립과 사회통합’이 실현이 됐다고 생각하나?

“우리는 관용과 자제를 전제로 대화와 타협을 요청했는데, 그것이 좀 불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공론의 장이 서길 바랐고 그걸 토대로 국회 내에서 관용과 자제가 실현되길 원했는데 미흡했다고 생각한다. 기후위기, 저출생, 사회통합 등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는 주체 간의 협력이 되었을 때 해결할 수 있다. 협력은 관용과 자제 없이는 안 된다. 관용은 생각이 다른 사람을 인정하는 것이다. 자제는 힘 있는 사람이 권한 행사에 신중함을 잃지 않는 것이다.”

―어느 기관에 특히 적용돼야 한다고 보나?

“국회와 정부 사이에도, 국회와 사법부 사이에도 필요하다. 여야 간에도 필요하다. 관용과 자제는 헌법 원리다. 정치는 국민을 대변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의민주주의로서 모든 국민을 대변할 수 있도록 국회의원들끼리 대화와 타협을 해야 한다. 그래야 모든 국민의 의사가 입법에 반영되고, 민주주의가 진화한다고 생각한다. 자꾸 다수결을 강조하는데, 한국에서 다수결은 근소한 차이로 다수가 된 사람들의 뜻이다. 그것으론 사회통합을 이루기에 부족하다.”

―국회의 사법개혁 3법 논의 과정을 지적하는 것인가?

“사법개혁 법안은 국회에서 통과됐고 입법부의 권한이니 존중한다. 다만 어떻게 시행할 것인가의 문제는 남는다. 여기에도 관용과 자제는 계속 적용된다. 재판소원이 시행되는데, 헌재와 대법원의 관계가 정립이 돼야 한다. 저는 헌재가 관용과 자제를 발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재판소원 사유 중에 1호 사유(헌재 결정에 반하는 취지로 재판함으로써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는 재판소원 대상이 되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2호(법원의 재판이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와 3호(법원의 재판이 헌법과 법률을 위반함으로써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 명백한 경우)에 대해선 엄격하게 적용됐으면 한다. 대법원의 법률 해석과 헌재의 법률 해석이 다를 때 그 조항이 작동하게 된다. 헌재는 대법원의 법률 해석을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 그래야 4심제가 되지 않는다.”

―사법개혁 3법 가운데 재판소원을 가장 우려하는 것인가?

“그렇다. 법왜곡죄와 대법관 증원은 권력자와 사법기관 간의 관계 성격이 크다. 하지만 재판소원은 다르다. 4심제가 될 경우 국민 실생활에 큰 영향을 미친다.”

―헌재가 ‘자제’해야 한다는 말인가?

“그렇다. 헌재는 권한을 행사할 때 신중함을 잃지 않는 게 필요하다. 만일 헌재가 대법원과 다른 법률 해석으로 재판소원을 인용하면 4심제가 된다. 헌재가 기본 기능을 수행하는 데 상당한 제약이 있을 것이다.”

―어떤 제약이 있을까?

“저는 연간 1만2천여건이 헌재로 갈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나라 재판 불복률 평균값이 30%인데, 1년에 대법원이 처리하는 4만건에 적용한 계산이다. 헌재가 이제껏 해왔던 기본 기능, 즉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심사하는 기능, 탄핵소추의 심판 기능, 권한쟁의 심판 기능 등과 같은 제 역할을 하기 어려워진다. 헌재는 연간 2500~3천건을 처리하는데 이것도 시간이 2~3년 소요된다. 재판소원으로 오는 사건을 추가로 처리하려면 상당수를 각하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헌재가 과부하가 걸린다. 그렇다면 어떻게 한달 기한 안에 각하로 걸러낼 것인가, 이건 굉장히 어려운 문제다.”

―재판소원법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인가?

“그 이야기는 현재 국면에 맞지 않다. 지금은 부작용을 최소화할 것인가에 집중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재판소원을 하면 법원 기록을 헌재로 가져가야 되는데, 기록 이관을 어떻게 할 것인지부터 실무적으로 문제가 된다. 전자기록 네트워크 문제, 보안 문제 등이 있다. 또 헌재는 사건 각하를 어떻게 할건가. (각하의) 잣대를 만드는게 어렵다. 헌재 연구관 인력 충원도 논의해야 한다. 지금은 재판소원이 옳다 그르다를 논의할 국면이 아니다.”

―법왜곡죄로 소신 재판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법왜곡죄는 큰 문제는 안 될 거라고 본다. 우리는 이미 직권남용죄가 있다. 판결에 대한 불만이 있는 사람들이 첫번째로 꺼내는 게 직권남용 고발이다. 지금도 직권남용죄로 많은 판사들이 고발되고 있다. 저도 탄핵 사건을 포함해 10번 이상 고발됐다. 이제는 법왜곡죄로 할 거다. 무슨 차이가 있겠나.”

―사법개혁 논의 과정에서 ‘휴먼 에러와 시스템 에러를 혼동해선 안 된다’고 여러번 강조했다. 휴먼 에러의 대표로 꼽히는 게 조희대 대법원장인데 여당의 사퇴 주장을 어떻게 생각하나?

“정치 현안이 돼버렸기 때문에 제가 말할 자격이 없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이란 석기시대 만들겠다는 트럼프에 경향 “세계 어디까지 망가뜨리나”

[아침신문 솎아보기] 트럼프, 연설서 “2~3주 강력 타격”

미군 철수 전략 안 밝히고 ‘호르무즈 나몰라라’, 신문들 비판

“비상 접근” 주문…한겨레 “약탈국 된 미국, 한미동맹도 변화 예상”

기자명김예리 기자

  • 입력 2026.04.03 07:37

기자구독후원

▲1일(현지시각) 미국 백악관 크로스 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백악관 유튜브 갈무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대국민 연설에서 “2~3주 안에 이란을 강하게 공격해 ‘석기시대’ 수준으로 되돌려놓겠다”고 밝혔다. 종전 계획을 밝히지 않고 전쟁 성과에 대한 주장을 되풀이했다. 3일 아침신문들은 모두 1면 머리기사와 사설에 이 소식을 배치하고 논평했다. 신문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 계획과 관련한 발언을 뒤집고, 호르무즈 해협 상황에도 무책임한 태도를 보인다고 비판했다.

아래는 전국 단위 아침종합신문 9곳의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이란을 석기시대로”…종전은 없었다>

국민일보 <기대한 종전은 없었다 “2~3주간 더 강한 타격”>

동아일보 <출구 못찾고 또 때린다는 트럼프>

서울신문 <“2~3주 이란에 극강 타격” 종전 기대감 부순 트럼프>

세계일보 <“2~3주 걸쳐 이란 강력 타격” 종전 기대 꺾어버린 트럼프>

조선일보 <“이란을 석기시대로” 또 뒤집은 트럼프>

중앙일보 <종전선언은 없었다>

한겨레 <트럼프 “2~3주 이란 강력타격”>

한국일보 <종전 기대감 ‘찬물’ 트럼프 회견 ‘맹탕’>

▲3일 경향신문 1면 머리기사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약 19분간의 대국민 연설에서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을 두고 “우리의 핵심적인 전략 목표들이 완수에 가까워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2~3주 동안 매우 강력한 추가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의 예상과 달리 명확한 종전 경로나 출구 전략은 제시하지 않았다.

이어 “우리는 일을 아주 빨리 마무리할 것”이라면서 “전쟁이 끝나면 호르무즈 해협이 자연스럽게 다시 열리고 유가는 하락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 기간에 (이란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모든 발전소를 동시에 타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 철수 전략이나 철군 시점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앞으로 호르무즈는 유럽이나 아시아 국가들이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해협을 통해 석유를 수입하지 않고 앞으로도 그럴 필요가 없다”면서 “해협을 통해 석유를 공급받는 국가들이 이제라도 용기를 내 관리에 나서거나, 아니면 미국에서 석유를 사라”고 말했다.

경향신문과 세계일보, 한겨레는 1면에 트럼프 대통령 연설에 대한 이란의 반응을 함께 전했다. 이란군 통합사령부는 “영원한 후회와 항복”이 있을 때까지 전쟁을 계속하겠다고 했다. 적을 상대로 “더 참담하고 광범위하며 더 파괴적인”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우리는 전쟁-협상-휴전, 그리고 같은 패턴이 반복되는 이 악순환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것은 이란 국민에게 강요된 부당한 전쟁이다. 강력하게 대응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말했다고 이란 관영 이르나 통신이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파병 요청에 응하지 않은 한국을 거명하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고 했다. 그는 같은 날 백악관에서 열린 부활절 오찬에서 “우리가 험지에, 핵무력(북한) 바로 옆에 4만5000명의 군인을 두고 있는데도 한국은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했다.

▲3일 세계일보 1면 머리기사

신문들 트럼프 모순된 발언 비판 “말 뒤집기, 불확실성 키워”

대다수 신문이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비판적으로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3면 <“합의 없어도 떠나” 다음날 “합의 안하면 맹폭”…오락가락 트럼프>에서 “쟁점인 지상군 투입 여부나 종전 시점 등 새로운 내용은 없었고, 오히려 오락가락하는 트럼프 발언의 불확실성만 키웠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했다. “마치 트루스소셜 게시물을 그대로 읽어내려가는 듯했다”(CNN)는 비판이 나왔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하루 전인 지난달 31일 취재진과 만나 “우리는 이란에서 곧 떠날 것”이라며 2~3주를 군사 작전종료 시점으로 내놨는데, 이날 연설에선 “2~3주 극도로 강력한 타격을 가할 것”이라며 확전에 방점을 찍었다고 했다.

▲3일 조선일보 3면

조선일보는 외교 접근과 군사 공격의 구분도 점점 모호해진다고 했다. 전날엔 “합의가 있든 없든 우리는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가 다음날엔 “합의가 없다면 우리는 이란의 모든 발전소를 매우 강하게 동시 타격할 것”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초기엔 “이란과 협상은 이란이 무조건 항복하는 것 외엔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경향신문 <미 “호르무즈 알아서 해결하라”…‘통행료’ 떠안은 동맹국 비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국민 연설에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책임을 또다시 다른 국가들에 떠넘기면서, 미국이 시작한 전쟁의 대가를 유럽·아시아·걸프 국가들이 감당해야 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영국과 한국 등 35개국 협의체는 2일 회의를 열고 호르무즈 개방을 위한 “모든 실행 가능한 외교적 및 정치적 조치를 평가할 것”(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이라고 했다.

한국일보는 4면에 <한국 항공유 수입하면서…“넘쳐나는 美> 석유 사라” 우쭐댄 트럼프>를 배치했다. 트럼프가 호르무즈해협 봉쇄 상황 책임을 사실상 동맹국들에 떠넘기며 “우리는 석유가 넘쳐나니 (중동산 원유 대신) 미국에서 석유를 사라”고 말했지만. 항공유에서부터 나프타까지, 원유를 정제한 석유제품 상당 부분을 한국에서 수입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인한 에너지 공급망 붕괴는 석유 순수입국인 미국의 경제적 상황에도 악영향을 끼칠 전망”이라고 했다.

▲3일 한국일보 4면

경향 사설 “‘장대한 분노’, 자국 향해”

한겨레 “패권국 스스로 팽개친 미국”

대다수 신문이 사설에서 트럼프의 무책임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한국 정부에는 ‘비상한 대응’을 주문했다. 한겨레는 미국에 ‘덜 의존하는’ 국제질서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향신문은 <“2~3주 전쟁 계속” 트럼프, 세계를 어디까지 망가뜨릴 건가>에서 “명분 없는 전쟁을 지속하겠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트럼프는 도대체 세계를 어디까지 망가뜨릴 작정인가”라며 “애당초 전쟁의 분명한 목적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굳히게 한다”고 했다. “전쟁을 멋대로 벌여 국제 경제에 심대한 타격을 입혀놓고도 ‘나 몰라라’ 하는 트럼프의 태도는 기가 찰 정도”라고 했다.

경향신문은 “이번 전쟁을 계기로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권위는 심각한 도덕적 손상을 입었다”며 “미국은 대이란 작전명인 ‘장대한 분노’가 자국을 향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유엔 등 국제사회도 양측이 군사행동을 즉각 중단하고 협상을 서두르도록 최대한의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했다.

▲3일 경향신문 사설

한국일보는 “종전 기대감을 단숨에 묵살해 버린 트럼프 대통령 연설은 세계 경제를 더 깊은 혼돈 속으로 끌고 들어가고 있다”며 “세계가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벌어진 최악의 에너지 위기와 경제난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걸 감안하면 연설은 삭풍을 더한 격”이라고 했다. “트럼프 정부가 나날이 끌어올리는 통상과 안보 관련 불안정을 최소화하기 위한 비상한 접근이 요구된다”고 했다.

한겨레는 <전쟁 뒤 내빼겠다는 미국, 이제 홀로 설 수밖에 없다>에서 트럼프가 이란 전쟁을 결정해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됐음에도 “우린 중동 석유에 의존하지 않는다. 그 해협을 이용하는 나라들이 직접 가서 확보하고 보호해야 한다”고 발언한 점을 “무책임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미국이 패권국 지위를 “스스로 내팽개쳐버렸다”며 “‘약탈적 강대국’으로 변하고 말았다”고 했다.

한겨레는 “이 난세에 우리 국익을 지켜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근본적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며 “중견국들과 연대해가며 ‘미국에 덜 의존하는’ 새 국제 질서를 모색해가야 한다”고 했다. “이 전쟁을 계기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탈퇴 의사까지 내비치고 있어, 한-미 동맹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3일 동아일보 사설

동아일보는 “앞으로 2, 3주는 조기 종전보다는 더 큰 확전과 장기전의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협상 타결 가능성이 높지 않은 가운데 미국이 돌연 ‘나 홀로 종전’을 선언하며 발을 뺄 수도 있다”며 “전쟁이 어떻게 흘러가든 그 혼란과 불안은 오래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 이재명 대통령의 2일 국회 연설대로 이번 위기는 잠깐의 소나기가 아니라 언제 끝날지 모를 폭풍우”라며 “바짝 긴장하고 비상한 대응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 시정연설 “지금 위기는 폭풍우, 힘 모아달라”

이재명 대통령이 2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중동전쟁 영향을 두고 “지금 위기는 잠깐 내리고 그치는 소나기가 아니라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를 거대한 폭풍우”라며 “비상 상황에는 그야말로 비상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가 제출한 26조2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위해 “한마음으로 힘을 모아달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중동전쟁이 시작된 지 오늘로 34일째”라며 “최악의 에너지 안보 위협으로 평가받는 이번 사태는 글로벌 경제에 충격을 주고 있고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은 경제에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국민이 낸 세금을 국민들께서 필요로 하는 곳에, 또 적기에 사용하는 것은 정부의 마땅한 책무”라며 “위기일수록 사회적 약자를 더 두껍게 보호해야 한다는 원칙과 경제 회생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 아래, 총 26조2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마련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로가 고통을 나누며 위기를 함께 헤쳐나가겠다는 마음가짐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면서 “정부와 저를 비롯한 공직자부터 비상한 각오로 앞장서겠다. 공동체의 위기를 틈타 담합, 매점매석 등 부당이익을 취하는 행위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했다. 이번 추가경정예산안엔 고유가 부담 완화(10조1000억 원)와 민생 안정(2조8000억 원), 산업 피해 최소화 및 공급망 안정(2조6000억 원), 국채 상환(1조 원) 등의 예산이 담겼다.

여러 신문이 사설에서 추경안 신속 처리를 주문했다. 특히 야당의 협조를 주문하는 사설이 이어졌다. 국민일보는 <‘절박한 심정’ 강조한 이 대통령… 추경 신속히 처리해야>에서 “‘보이콧’을 검토했던 국민의힘이 의원총회를 거쳐 시정연설에 참여한 것은 적절한 판단”이라며 “국민의힘은 오는 7·8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정책질의와 부별 심사를 거쳐 10일 본회의 처리를 합의한 만큼 차질을 빚게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3일 국민일보 사설

경향신문은 “국회 운영 책임이 큰 여당은 절제와 사려로 야당을 대할 필요가 있다. 22대 후반기 ‘상임위원장 독식’ 같은 주장으로 야당을 자극해선 안 된다”며 “야당도 ‘선거용 추경’ 같은 상투적 논리를 앞세워 추경을 정쟁 대상으로 삼을 때가 아니다. 야당이 비상한 경각심을 갖고 추경안의 신속한 처리와 경제, 민생 대응에 적극 협조하길 바란다”고 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박상용, 이해찬 언급하며 "결국 이재명으로 가게 되고…"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6/04/03 08:27
  • 수정일
    2026/04/03 08:2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임병선 에디터

byeongseon1610@mindlenews.com

다른 기사 보기

  • 법조

  • 입력 2026.04.02 18:00

  • 수정 2026.04.02 19:21

  • 댓글 0

2023년 5월25일, 6월19일 통화 후반부 추가 공개

서민석 변호사에게 "솔루션 제시해달라"

민주당과 연 없고 이화영이 믿는다며 읍소

6월 19일에는 "이재명과 이화영 묶어서"

정진상·김용 언급하며 "맞출 수 없잖아요"

관련 없고 중앙지검 수사하는 별건 끌어와

박상용 "이재명이 실질적인 혜택 볼 사람

이화영으로부터 보고 받았을 것이라 본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박상용 당시 수원지검 검사. 2025.10.24. 연합뉴스 자료사진

쌍방울 대북송금 수사를 맡은 박상용 당시 수원지검 검사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수사하며 고 이해찬 전 국무총리와 이재명 대통령을 언급하며 이 전 부지사를 변호하던 서민석 변호사에게 "솔루션을 제시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마이뉴스는 박 검사와 서 변호사가 2023년 5월 25일 나눈 전화 통화의 후반부 음성파일 2개를 확보했다며 2일 공개했다. 이날 통화의 전반부는 "(박 검사) 약속드린 건 거의 그대로 될 겁니다", "(서 변호사) 아니 이래도 되는건지도 모르겠어요. 나는", "(박 검사) 대북송금 흐름을 이해하고 있었고, 그 내용에 대해서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이재명 지사에게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김성태가 대북 관계 등에 굉장히 노력하고 있다고, 그렇게 한 그 조서는 저희가 자필 진술서랑 조서는 받았어요" 등은 이미 많은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그런데 그날 통화의 후반부에 이재명 당시 대표를 사실상 수사의 타깃으로 삼았다는 점을 실토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던 것이다. 검찰이 유죄 입증에 필요한 증언을 얻기 위해 대북송금 사건과 직접 관련이 없으며, 서울중앙지검에서 진행하던 별건 수사까지 거론하며 이 전 부지사를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해 전방위 수사를 벌였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오마이뉴스 홈페이지 갈무리

 

2023년 5월 25일 박상용 검사와 서민석 변호사 전화 통화 후반부

● 서민석 : 지금 아마 이분(이화영) 걱정은 자기가 심경 변화를 했을 때, 자기가 완전히 그냥 자폭하고 '나는 죽는다'라는 그걸로 가지 않고 갔을 때 민주당에서 자기가 이제 배신자로 찍히는 게 아마 제일 괴로울 거예요.

◎ 박상용 : 그럴 수 있죠. (생략) 아마 부지사는 그 생각은 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차라리 검찰에서 이런 국정원 문건이 나와서 그 부분을 자백 안할 수가 없다, 그리고 아마 저기 사모님한테는 그런 취지로 얘기를 했나 모양이더라고요. 이해찬 대표 지키려면 이거 하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저 저기 이해찬 대표 그 부분이 뭐냐 하면 동평(동북아평화경제협회)이라고 저기 있고 그다음에 OO파라곤(국회 앞의 빌딩 이름) 있지 않습니까? 거기 이해찬 대표 사무실 비용을 한 달에 한 2천 얼마씩 김성태가 대줬다는 거거든요.

● 서민석 : 김성태가 대줬대요? 장영태가 아니고. 그거는 그냥 후원금 낸 것 아닌가요? 그 얘기는 내가…

◎ 박상용 : 아마 잘 모르실 겁니다. 그거는 순수히 이해찬씨, 대표 퇴임하시고 나서 돈을 줬다는 거거든요. 근데 이제 그 부분이 어떤 부분이 있냐 하면 그 돈이 실제로 다 이해찬한테 간 게 아니라 약간 사무실을 썼는데 그 사무실이 이재명 선거 캠프 비슷하게 약간 유사 기관 비슷하게 운영된 것 같아요. 그 선거 때. 거기서 임명장 받았다는 사람도 너무 많고. 그리고 실제로 동평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보면 완전히 이재명 선거 내용이 너무 많고.

● 서민석 : 그럼 그게 정치자금법(위반)이냐.

◎ 박상용 : 정치자금법 위반 충분히 될 수 있고 이게 나오면 지금 돈 봉투도 문제인데 이것까지 나오면 당연히 엉망진창이 되겠죠. 근데 그거 부분에 대해서 아직 그렇게 수사가 많이 진행된 부분이 아니거든요. 그런 부분이 있어서 저는 그걸 우려를 많이 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이게 결국에는 이해찬도 이해찬이지만 또 결국에는 이재명으로 가게 되고 그게 결국에는 민주당으로 가게 되고 이런 여러 가지 복합 관계가 있는데.

● 서민석 : 알겠습니다. 나는 민주당 쪽하고는 아는 사람이 없어서 일부러 연락을 안 합니다.

◎ 박상용 : 설주완 변호사가 민주당 사람이지요. 내일(26일) 일단 오긴 하는데 그거는 부장님(서민석 변호사)께서 보시든 안 보시든 하면 됩니다.

● 서민석 : 본인과 가족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 박상용 : 사실 부지사가 믿는 사람 부장님밖에 없어서요. 부장님께서 (검찰 조사 때) 와주셔서 솔루션을 제시해 주신다면, 사실 저희(검찰)도 힘들고 지금 부지사도 힘들고 이걸 중재해 줄 사람이 없는 거거든요.

● 서민석 : 나는 국정원 문건 나오기 전까지는 800만 달러는 다 무죄라고 생각했어요.

◎ 박상용 : 저도 뭐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일단 국정원 문건하고 (쌍방울 작성) 회의록 보면 또 생각 많이 달라지실 겁니다. 그건 제3자 뇌물까지 거의 메이드 시켜버리거든요.

● 서민석 : 알겠습니다. 저희한테 시간을 좀 주세요. 내일 결정하라는 말씀은 하지 마시고요.

◎ 박상용 : 내일 결정하라는 말씀 전혀 아니고요. (수원지검에) 오셔가지고 그냥 (이화영 전 평화부지사와) 말씀만 나눠주십시오. 뭐 결정하라는, 제가 그럴 처지도 아니고, 제가 어떻게 부장님께 그런 말씀을 드려요. 그냥 지금도 그냥 어떻게든 읍소하는, 지금 입장인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사건이 해결이 안 되니까 부장님(이) 오셔서 좀 해결해 주십시오 하는 상황입니다.

● 서민석 : 알겠습니다.

◎ 박상용 : 부장님, 너무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내일 10시에 저희가 다 세팅해 놓겠습니다.

2023년 5월의 대북송금 수사 타임라인을 돌아보자. 5월 17일 수원지검 1313호 박상용 검사실에서 연어회술파티를 열어 이른바 '진술 세미나'를 하고 이틀 뒤인 19일 이화영 전 부지사는 자필진술서를 작성하고 조사를 받고 신문 조서에 날인까지 했다. 설주완 변호사는 자필 서명을 했다. 그리고 박 검사가 "약속드린건 거의 그대로"라고 회유했고, 이해찬 전 총리, 이재명 당시 대표 이름까지 꺼내며 사실상 이재명을 옭아매기로 했다는 점을 스스로 드러냈다.

박 검사는 민주당과 연이 있는 설주완 변호사 대신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지냈고 사법연수원 기수도 14년이나 차이가 나는 서민석 변호사에게 이해찬 전 총리, 이재명 대통령, 민주당으로 수사가 확대될 것이라고 암시하며 이 전 부지사가 '이재명에게 구체적으로 보고했다'고 허위 자백해 결정적인 '키'를 건네도록 설득해달라고 읍소하고 있다. 본인 입으로 "읍소하는 입장"이라고 말하는 장면도 굉장히 이채롭다.

이 전 부지사는 5월 26일 이재명에게 보고했다는 허위 자백을 할 듯한 태도를 번복했고, 곡절 끝에 6월 19일 전화 통화가 이뤄지게 된다.

 

앞서 MBC는 박 검사가 6월 19일 서 변호사에게 "이재명 씨가 완전히 주범이 되고 이 사람(이화영)이 종범이 되는 식의 자백이 있어야 저희가 그거를 할 수가 있고"라고 발언해 형량거래를 제안한 것으로 해석된 전화 통화 가운데 공개되지 않은 대목을 추가로 공개했다. 박 검사는 "지금 저기 정진상·김용 이런 사람들도 다 공범화돼 있지, 어디에 종범화돼 있는 게 있습니까? 저희가 그거랑 맞춰야 되는데 할 수가 없잖아요"라고 말한다.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은 대장동 사건과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으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이 대통령의 불법 대선자금을 받았다는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이 기소해 당시에 각각 재판을 받고 있었다. 수원지검 소속 검사가 중앙지검이 기소해 재판 중인 사건들을 언급하며 "맞춰야 된다"고 말한 것이다.

박 검사는 이 대통령과 이 전 부지사를 '묶는다'는 발언도 했다. "이화영 씨를 방조범으로 할 수는 없죠. 그걸 어떻게 방조범으로 할 수 있겠어요? 결국에는 그렇게 하면 둘이를 묶어가지고, 이재명과 이화영을 묶어서 이거는 김성태 말이 맞고…"

이 대통령을 수사의 종착지로 이미 결론을 내려놓고 대북송금 사건과 무관하고 서울중앙지검이 기소해 재판 중인 사건들을 끌어와 이 전 부지사를 회유하거나 압박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 통화가 있은 지 석 달 뒤에 수원지검은 대북송금 사건을 중앙지검에 보냈고, 중앙지검은 백현동 개발 비리와 대북송금, 위증교사 의혹을 하나로 묶어 당시 이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영장은 기각됐고, 검찰은 이례적으로 대북송금 사건을 수원지검으로 되돌려보냈다.

 

5월 25일과 6월 19일 두 차례 전화 통화 가운데 뒤늦게 공개된 내용이 정진상, 김용, 이해찬, 이재명 등의 실명과 민주당을 언급한 것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민주당은 검찰 조직 전체가 제1야당 대표인 '이재명 죽이기'에 동원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상용 "MBC 보도로 짜깁기 조작 반증" 엉뚱한 해석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는 이날 유튜브 채널 '장르만 여의도'에 직접 출연해 전날 MBC가 추가 폭로한 6월 19일 통화 내용이 서 변호사가 주도한 짜깁기 조작임을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MBC 보도의 취지를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해석한 것이다.

박 검사는 또 이 전 부지사가 이재명 당시 지사에게 쌍방울의 방북 비용 대납을 보고했을 것임을 확신한다며 이 당시 지사가 실질적인 혜택을 볼 사람이 분명하기 때문에 두 사람이 어느 정도로 공모했는지 당연히 조사했어야 했다고 강변했다. 이 전 부지사의 진술을 듣기 전에 그런 확신을 할 수 있는 정황 증거가 나오긴 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다소 엉뚱한 얘기를 계속했다.

 

박 검사는 앞서 MBC와의 통화에서 "이 부지사를 빼달라는 변호사의 요구를 거절하면서 다른 사건을 판례처럼 언급하며 설명한 것일 뿐"이라고 답했는데 '장르만 여의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다른 사건을 언급한 건 맞지만, 사건들을 '엮으려는 의도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그는 5월 25일 통화 내용이 처음 공개됐을 때에도 소셜미디어에 아래와 같은 설명을 올려 반박했다.

1. [이화영] 결정적 물적 증거 앞에서 선처받기 위해 진실을 말하겠다는 피의자

2. [서민석] 공범의 대통령 당선시 사면(정치적 로또)을 바라며 진실을 막는 변호사

3. [이화영] 그런 변호사로 인해 자백하지 못하고 변호사의 승인을 기다리는 피의자

4. [박상용] "정치적 로또"를 이유로 피의자의 자백을 막는 것은 피의자에게 전혀 도움이 안된다고 반문하는 검사

민주당은 3일 조작기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박 검사를 불러 경위를 따져 물을 예정인데 지금까지의 태도로 보아 박 검사도 출석에 응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트럼프 지지율 추락 …중간선거 상하 양원 역전되나

한승동 에디터

sudohaan@mindlenews.com

다른 기사 보기

  • 국제

  • 입력 2026.04.02 10:10

  • 수정 2026.04.02 10:34

  • 댓글 0

11월 중간선거 상하 양원 모두 민주당 우세 예측

트럼프 순 지지율 성인 –23%p, 등록 유권자 –19%p

59%가 전쟁 반대, 공화당 지지자도 24%가 반대

4월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워싱턴 D.C. 대법원 방문을 앞두고 대법원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미국 시민. 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출생 시민권 폐지 행정명령의 합헌성을 판단하기 위해 트럼프 대 바버라 사건에 대한 구두 변론을 진행하고 있다.2026.4.1.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전임 조 바이든 대통령의 역대 최저치 지지율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큰 영향을 끼치는 오는 11월의 중간선거에서 하원은 물론 상원까지도 민주당이 다수의석을 확보하게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낳고 있다.

59%가 전쟁 반대, 공화당 지지자도 24%가 반대

이코노미스트는 1일 여론조사기관 유고브(YouGov)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이 2024년 대선 토론 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이 겪었던 지지율 하락세를 그대로 닮아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란 침공과 관련해 성인의 약 59%가 전쟁에 반대했고 공화당 지지자들 중에서도 24%가 반대해, 전쟁에 따른 지지율 상승 효과를 기대했을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와는 정반대의 결과를 낳고 있다며, 그가 자신의 당, 즉 공화당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미국 대통령들의 지지율 변화 추이. 빨간선은 2기 정권의 트럼프(2026년 3월 29일까지), 분홍색은 1기 집권 때의 트럼프, 파란선은 조 바이든, 회색선은 버락 오바마(연한 회색은 오바마 1기, 진한 회색은 오바마 2기). 숫자는 순 지지율 포인트. 오바마만 집권 말기에 지지율이 부지지율보다 더 높았다. 이코노미스트 4월 1일

이번 주 트럼프 순 지지율 마이너스 23%p

트럼프 대통령의 인기는 빨간 모자를 쓰는 친트럼프 충성파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세력을 빼고는 원래부터 높지 않았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트럼프의 1, 2기 임기 동안 지지율이 반대율보다 높았던 주가 8주에 지나지 않았다. 원래 그랬다지만, 이란 침공 이후의 최근 수치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모두가 심각하게 걱정해야 할 정도로 더 좋지 않다.

이번 주 미국인 전체를 대상으로한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순 지지율(그에 대한 찬성 비율에서 반대 비율을 뺀 수치)은 마이너스 23%(-23%)포인트, 등록 유권자 대상 조사에서는 마이너스 19%(-19%)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그가 2017년 1기 집권 때 기록했던 최저치인 –21%포인트보다 더 나쁜 수치로, 많은 미국인들이 바이든이 대통령적에 부적합하다고 판단하게 만들었던 2024년 대선 후보 토론회 직후 바이든이 기록했던 지지율 최저치와 거의 같은 수준이다. 그 토론 뒤 결국 바이든은 후보에서 사퇴하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그를 대체했다.

이코노미스트는 표본 오차 때문에 일시적인 변동이 초래될 수 있고, 여론조사원들의 전화 응답 상황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으며, 그것이 나라 전체의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은 아닐 수도 있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몇 달째 지속되는 패턴을 갖고 있으며, 평균치가 –20%포인트로 반등의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층별 지지율 변화 추이. 맨 왼쪽 그룹은 MAGA 공화당원들, 두 번째 그룹은 공화당원들, 세 번째는 무당파 독립층, 맨 오른쪽은 민주당원들, 빨간색은 적극 지지, 분홍색은 어느정도 지지. MAGA와 공화당원들의 지지율도 계속 내려가고 있다. 이코노미스트 4월 1일

이란 침공 뒤 지지율 더 떨어져

이코노미스트는 일반적으로 분쟁 개입(전쟁)이 대통령의 지지율을 단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며, 예컨대 아버지와 아들 조지 부시 대통령 모두 중동전쟁(미국의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침공) 초기에 두 자리 수의 지지율 상승을 경험한 사실을 들었다. 심지어 트럼프는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자신이 도전하고 싶었던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이란을 공격할 수도 있다는 투의 얘기를 여러차례 했다. 그만큼 트럼프는 전쟁이 권력자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는데 효과가 있다고 믿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번 이란 침공은 그의 기대와는 정반대의 결과를 낳은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 수행에 대한 지지율은 계속 떨어지고 있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유가 급등 여파로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4달러를 넘어서면서 반대여론은 더욱 거세졌다. 3월 28일 미국 전역에서 벌어진 대규모 ‘노 킹스’ 시위로도 알 수 있다.

이란 침공만이 그의 지지율을 끌어내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코노미스트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는 모든 인구통계학적 집단에서 ‘지지한다’보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 비율이 더 높았으며, 모든 주요 쟁점들에 대한 지지율 역시 마찬가지였다.

 

3월 31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도널드 J.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왼쪽)의 연설을 경청하며 손짓하고 있다. 이 행정명령은 연방 정부가 미국 우정청을 통해 각 주에 유권자 자격 정보를 제공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2026.3.31.EPA 연합뉴스

중간선거서 상하 양원 모두 민주당 우세 예측

이런 추세가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에 얼마나 큰 타격을 줄지를 정확하게 가늠하긴 어렵겠지만, 공화당에 매우 불리한 상황이 돼 가고 있는 건 분명해 보인다. 일반적으로 집권당이 미국 중간선거에서 거의 항상 의석을 잃고, 그것이 어느 정도일지는 당시 대통령의 지지율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 대다수 전문가들은 11월 중간선거에서 의석 전체를 개선하는 하원 의석 다수(과반수)를 민주당이 장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3분의 1 의석을 개선하는 상원에서도 이란 침공 이후 민주당이 근소한 차이로 우세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만일 지금 공화당이 근소한 의석 차로 다수당으로 지배하고 있는 상하 양원 모두 민주당 다수로 역전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상 레임덕 상태에 들어 갈 것이라는 예측 또한 지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뿐만 아니라 자신의 당, 즉 공화당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김부겸 지지’ 밝힌 홍준표 “능력 있고 중앙정부와 타협되는 사람”

“민주당을 지지한 게 아니라 김부겸을 지지…광역자치단체장은 싸움꾼 아니다”

기자명노지민 기자

▲지난 2018년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왼쪽)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재경 대구-경북인 신년교례회에서 건배를 한 뒤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김부겸 전 국무총리에 대한 지지를 밝혔다. 국민의힘 소속으로 대구시장을 지낸 홍 전 시장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김 전 총리를 지지하면서, 국민의힘 후보들을 겨냥한 듯한 비판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간 차기 대구시장으로 김 전 총리가 적합하다는 취지의 의사를 밝혀 온 홍준표 전 시장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후임 대구시장이 능력있고 중앙정부와 타협이 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김부겸 전총리를 언급한 것”이라며 “민주당을 지지한 게 아니라 김부겸을 지지했다고 봐주시면 한다”고 했다.

홍 전 시장은 “부산은 스윙보터 지역 이라서 민주당이 가덕신공항도 해주고 해수부(해양수산부)도 이전해 주지만 대구는 막무가내식 투표를 하니까 민주당 정권이 도와주지도 않고 버린 자식 취급을 하는 것”이라면서 “대구 국회의원들은 당 때문에 당선된 사람들이지 자기 경쟁력으로 된 사람이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광역 자치단체장은 행정가이지 싸움꾼이 아니다. 대구에 도움이 된다면 당을 떠나 정치꾼이 아닌 역량있는 행정가를 뽑아야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다만 “언론에서 말하는 김부겸 전 총리와의 회동은 오해를 증폭시킬 우려가 있기에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김부겸 출마에 언론 “흔들리는 대구 민심” “국힘에 대한 심판”

조선일보 1면도…“요동치는 대구, 국민의힘에 호의적이지 않아”

대구도 밀린다?… 한국일보 “벼랑 끝 선 국힘” 서울신문 “‘경북 자민련 될 수 있어”

컷오프된 이진숙 “이재명이 자르고 싶었던 이진숙을 국민의힘이 잘랐다”

더보기

앞서 홍 전 시장은 최근 자신의 소통채널 ‘청년의꿈’에서 ‘김부겸을 지지하고자 한다’라는 글에 “지방선거에는 관여치 않는다”라면서도 “대구가 도약하려면 이재명 정부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안 된다”고 답했다. 지난달 25일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전 총리를 언급하면서 “지금 나온 후보자들중 대구를 다시 일으켜 세울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며 “그런 의미에서 김총리가 나서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청년의꿈 회원들이 묻기에 답변한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총리는 지난달 31일 MBC ‘뉴스외전’에서 홍 전 시장 관련해 “적절한 시기에 전임 시장으로서 그분이 하려고 했던 것 또 부족했던 것 그리고 막힌 것 이런 것들을 저도 경험을 들어야 되니까 하여튼 조만간 제가 한번 면담 신청을 하려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 해시태그

출처 : 미디어오늘(https://www.mediatoday.co.kr)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트럼프 ‘셀프 종전’ 연설 예고...이란·헤즈볼라·후티 120건 동시 공세

  •  박재산 기자
  •  
  •  승인 2026.04.01 18:38
  •  
  •  댓글 0
 
   

이란 국영 통신사 IRNA(이슬람공화국 통신)와 국영 방송(IRIB) 웹사이트가 폭격으로 접속이 불가한 상태다. 이에 텔레그램 채널(@irna_1313)을 통해 해당 언론사 기자들이 소식을 전하고 있다. @irna_1313에 올라온 주요 소식을 번역해 전한다. 기사는 한국시간 4월 1일 0시 이후 보도다. [편집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전쟁과 관련한 대국민 연설을 예고하면서 전황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설은 미 동부시간 1일 오후 9시(한국시간 2일 오전 10시)에 진행된다. 전쟁 장기화 부담 속에 일방적 승리를 선언하고 개입을 축소하는 이른바 ‘셀프 종전’ 구상을 구체화할지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이란과 예멘, 레바논, 이라크의 ‘저항 세력’이 동시다발 공격에 나서며 중동 전선이 다층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란·저항 세력 동시 공세…“120건 공격 수행”

이란 측은 ‘진실의 약속 4’ 작전 88차 공세 2단계에서 텔아비브, 베에르셰바, 갈릴리, 네게브 등 주요 지역과 미군 관련 시설을 정밀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또 바레인 마나마 공항 인근의 미 해군 제5함대 대드론 방어 시스템과 쿠웨이트 내 미군 기지 조기경보 레이더가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란 방공부대는 MQ-9 드론과 루카스 드론을 각각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동시에 레바논 헤즈볼라, 예멘 후티, 이라크 무장세력도 미군과 이스라엘 관련 목표물을 공격했으며, 총 120건의 작전이 수행됐다고 주장했다.

이란 측은 “동시 작전을 통해 미국과 이스라엘의 주도권을 약화시켰다”고 밝혔다.

이란 최고지도자, 헤즈볼라에 “저항 지속” 메시지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레바논 헤즈볼라 지도부에 보낸 메시지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에 맞선 저항을 지속적으로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메시지에서 저항 지도자들의 희생을 언급하며 “인내와 저항은 이슬람 공동체의 핵심 가치”라고 강조했다.

또 “저항의 길은 계속 이어지고 있으며, 지도자들의 희생이 그 정당성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하메네이는 헤즈볼라 지도부를 향해 “민감한 시기에 저항을 이끌고 있다”며 지속적인 투쟁을 주문했다.

폴란드, 패트리엇 제공 거부…미국 주도 연합 균열

미국이 중동 방어 강화를 위해 동맹국 지원을 요청했지만 일부 국가들이 이를 거부하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폴란드 국방장관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아크-카미시는 자국 패트리엇 방공체계를 중동에 제공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해당 시스템은 폴란드 영공과 나토 동부 방어를 위한 것”이라며 “재배치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국은 폴란드가 보유한 패트리엇 부대 일부를 중동으로 이전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에 군함 파견을 요구했으나, 다수 국가가 이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미국 주도의 군사 연합 형성에 균열이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란 “중재국에 입장 전달”…“미국 외교는 기만”

이란 외교부는 전쟁과 관련한 입장을 중재국들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스마일 바가이 외교부 대변인은 “이란은 현재 방어 상태에 있으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지속적인 공격을 받고 있다”며 “군과 국민은 국가 주권과 영토 방어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태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침략 행위가 초래한 결과로, 페르시아만과 오만해, 호르무즈 해협의 안보뿐 아니라 세계 경제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란의 핵 프로그램은 평화적이며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았다”며 “그럼에도 공격이 이뤄진 것은 전쟁이 충동적이고 비합리적인 결정에서 비롯됐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바가이 대변인은 “미국이 외교를 원한다는 메시지를 중재국을 통해 전달받았다”면서도 “지난 1년간의 경험은 미국이 외교에 진지하지 않으며, 기만과 심리전을 반복해왔음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란 군은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으며, 침략 행위에 대해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황 “전쟁 종식해야”…국제사회 중재 압박

레오 14세 교황은 이란을 둘러싼 군사 충돌과 관련해 전쟁 종식을 촉구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폭력을 줄이고 분쟁을 끝낼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전쟁이 부활절 이전에 종식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북, 유엔 인권결의 채택에 반발 “중상모독 가담국 반드시 계산”

이제훈기자

  • 수정 2026-04-02 09:44

외무성 대변인 담화 발표

2024년 10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 선거가 열리고 있다. 주유엔 한국대표부 제공

북한 외무성이 유엔 인권이사회의 북한인권결의 채택을 “가장 강력한 언어로 규탄한다”며 “중상모독에 가담한 나라들의 악의적인 행태는 반드시 계산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2일 조선중앙통신(중통)이 보도했다. 한국은 유엔 인권이사회의 북한인권결의 공동제안 50개국에 이름을 올렸다.

북한 외무성은 중통으로 발표한 ‘대변인 담화’에서 “반공화국 ‘인권결의’ 채택놀음을 우리 국가의 존엄과 자주권에 대한 엄중한 정치적 도발로 낙인하며 가장 강력한 언어로 규탄배격한다”라고 밝혔다. 이 담화는 노동신문에는 실리지 않았다. 다만 이 담화는 미국이나 한국을 직접 거론하며 비난하는 방식을 취하진 않았다.

앞서 지난달 30일(현지시각) 유엔 인권이사회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61차 이사회를 열어 북한인권결의안을 표결 없이 합의(컨센서스)로 채택했다. 유엔 인권이사회의 북한인권결의안은 2003년 전신인 인권위원회 때부터 24년 연속 채택됐다. 북한은 유엔 인권이사회의 결의 때마다 이번처럼 외무성 대변인 담화 등의 방식으로 반발해왔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편견적이며 악의적인 시각에 체질화된 적대세력들”에 의한 “개별적 나라들을 겨냥한 선택적인 인권논의 제도는 주권평등과 내정불간섭의 원칙을 명기한 유엔헌장의 정신에 배치되는 적대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오늘날 유엔인권이사회 앞에 나서는 초미의 과제는 패권주의세력의 국가테러행위, 주권침해행위로 말미암아 초래되는 특대형 반인륜범죄를 철저히 조사하고 책임을 추구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라고 되받았다. 그러곤 “중동전역에서는 그 어떤 경우에도 특별보호대상으로 돼야 할 어린이들이 정밀유도무기의 표적이 되어 백수십명이나 숨지는 비극적인 참사가 일상다반사”라고 덧붙였다. 미군의 토마호크 미사일 공격으로 이란의 초등학교에서 학생·교사 등 적어도 175명이 숨진 사건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패권세력의 침략야욕”을 거론하며 “국권수호는 곧 인권수호”라고 강조하고는, 북한에선 “참다운 인권이 보장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엔 인권이사회의 북한인권결의안은 2003년 전신인 인권위원회 때부터 24년 연속 채택됐다. 한국은 2008∼2018년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19년부터는 불참했다가 2022년 복귀했다. 이재명 정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년 연속 공동제안국으로 동참했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17년 불법사찰과 수사 버틴 건 남북스포츠교류에 대한 자부심"

[인터뷰] 국보법 최종 무죄판결 김경성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진화위에 진실규명 신청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6.04.01 16:34
  •  
  •  수정 2026.04.01 22:39
  •  
  •  댓글 0
 

 

 
지난 3월 30일 경기도 고양시 원마운트에서 만난 김경성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 지난해 말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 최종 무죄판결을 받은 뒤 진화위에 진살규명 신청을 낼 예정이라며, 그간 겪은 고충을 토로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지난 3월 30일 경기도 고양시 원마운트에서 만난 김경성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 지난해 말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 최종 무죄판결을 받은 뒤 진화위에 진살규명 신청을 낼 예정이라며, 그간 겪은 고충을 토로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1심 재판에서 징역 1년 6개월 선고가 나왔을 때 변호사한테 항소하지 말자고 했어요. 그때 이혼도 했고 밖에서 그냥 돌아다니는 것조차  스트레스가 있었으니까, 손 없는 날 조용히 들어가서 1년 6개월 징역 살다 나오겠다고 할 정도로 아주 지쳤어요. 변호사가 말려서 항소심으로 가긴 했는데, 지금 생각해봐도 그때 들어갔다 나오는게 훨씬 나았어요.그래야 사건이 더 확실하게 정리가 잘됐을 것 같애요."

그런 모습은 티끌만치도 없을 것 같던, 누구보다 대범한 한 사내가 떨리는 목소리로 회한을 털어놓는다. 말을 마치고 잠시 침묵하다 허공을 바라보는 그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괜스레 미안하다.

지난해 12월 4일 대법원에서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에 대한 최종 무죄 확정판결을 받은 김경성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

2024년 5월 5일 1심 재판에서 국가보안법 제7조 찬양·고무 혐의 위반으로 징역 1년 6개월 자격정지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2025년 1월 16일 항소심 재판에서 무죄 판결이 난 뒤 12월 4일 대법원에서 무죄를 최종 확정했다.

작년 초 항소심에서 국가보안법 무죄 판결을 받았을 때만해도 자신에 대해 의구심을 가졌던 사람들이 다시 돌아온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2018년 이후 긴 공백기에 빠진 남북스포츠교류를 '아리스포츠컵 원산대회'로 다시 이어가겠다는 열망이 더 컸었다.
 
'감옥도 안 갔으니 다 잘된 것 아니냐', '국가보안법 위반은 무죄라지만 1천만원 벌금은 또 뭐냐'라는 세간의 이목은 그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힌 것 같다.

1천만원 벌금은 2015년 평양대회 당시 사전 승인받은 '축구공 100%'를 북측 요청에 따라 '축구공 50%+축구화 50%'로 변경해 보낸 것을 '횡령'으로 둔갑시켜 죄를 뒤집어 씌운 것인데, 국가보안법에만 집중한 항소심 법원도 주의하지 못했고 법리 해석에 집중하는 대법원 판결에서는 다툴 수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지난달 30일 남북체육교류협회 사무실이 있는 경기도 고양시 원마운트에서 [통일뉴스]와 만난 그는 "내가 17년에 걸친 국가보안법 사찰과 수사, 기소와 재판을 받는 와중에도 숱한 시간과 비용을 들이고 수십번이나 여권을 신청하면서도 남북스포츠교류를 계속 해 온 것은 남북관계 발전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는 자부심이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격정을 토로했다.

남북체육교류의 독보적 성과와 국가보안법 위반 협의 재판에 이르게 된 김 이사장의 20여 년 여정을 간략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중국 운남성 쿤밍 홍타스포츠센터를 운영하던 김 이사장은 지난 2003년부터 북한 4.25체육단의 전지훈련을 지원하여 두터운 신뢰를 쌓았다. 

2006년 '남북체육교류계약서' 체결과 22차례의 '아리스포츠컵' 성사로 이어졌다.

북측은 김 이사장에게 평양 토지 10만 평 사용권을 부여하고 평양 '김경성 체육인 초대소'를 건설하는 등 특별 대우를 제공했다.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후 국가정보원은 김 이사장에 대한 북의 신뢰를 '교류'가 아닌 '공작'의 도구로 사용할 목적으로 북측 인사의 '탈북 유도'를 노골적으로 요구했으나 김 이사장이 이를 거절하자 '보복적 기획 수사'에 착수했다. 

2007년 정보기관의 북한정보 수집요구를 거절하면서부터 시작된 그에 대한 국가보안법 위반혐의 수사는 △2009년부터 2010년까지 탈북자 ㅇ씨를 이용한 사무실 침입과 자료 조작 △2013년부터 30여 개에 달하는 통신망 감청 △2015년 10년치 은행 계좌 내역 압수수색 등 전방위적인 감시와 압박으로 이어졌다.

또 2016년에는 30여 명의 수사관들이 그의 자택과 사무실을 14시간 동안 압수수색하고, 총 8번에 걸쳐 20시간씩 강도높은 조사를 진행했으며, 군 복무중인 아들을 기무사로 데려가 조사하기도 했다.

△2010년 메모지와 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 조화에 대해 '찬양·고무죄'를 적용하고 △2015년 남북축구대회 시상품 변경을 '횡령죄'로 둔갑시키는가 하면 △통일부 승인하에 진행된 축구화 전달은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평양 대회 자금 미신고는 '외환관리법 위반'으로 몰아갔다.

무죄 확정판결 석달이 지난 3월 11일 김 이사장은 국제엠네스티 동아시아 지부 조사관과 인터뷰를 통해 국가정보원이 17년(2008~2025)간 △불법사찰 △증거조작 △여직원포섭 △안가수사 등을 자행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엠네스티는 "김경성 이사장의 사례는 민간의 순수한 평화노력을 공작의 도구로 삼으려다 실패하자, 국가보안법을 휘둘러 개인의 삶을 파괴한 국가폭력"이며, "국가보안법이 정권의 입맛에 맞지 않는 활동가를 어떻게 '사회적 타살'로 몰아넣는지 보여주는 전형"이라고 결론 내렸다고 한다.

△자의적 해석을 통한 인권 유린 방지를 위해 국가보안법 제7조(찬양·고무) 폐지 및 개정 △보고서 조작 및 불법 사찰 관계자 처벌과 피해자 명예 회복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아리스포츠컵'과 같은 평화의 마중물 활동이 지속될 수 있는 제도적 보호망 마련 등을 제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뉴스]와 만난 김 이사장은 지난 17년간 국가정보원과 검찰이 조직적으로 공모하여 남북체육교류협회를 파괴하기 위한 프락치 공작과 증거조작 등  국가범죄 사건을 저지른 것이라며 이를 바로잡기 위한 행동에 나설 뜻을 밝혔다.

지난 2월 출범한  제3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화위)에 진실규명 신청서를 제출하고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진화위에 제출할 진실규명 신청서에는 진상규명이 필요한 주요 위법 사실로 △반인륜적 '프락치' 포섭 및 내부 파괴 (헌법 제10조, 제19조 위반) △7년간의 저인망식 불법 사찰 (헌법 제17조, 제18조 위반) '안가'를 통한 위법 수사 및 기본권 침해 △검찰의 증거 조작 묵인 및 기소 독점권 남용 등을 적시했다.

남북체육교류협회 여직원을 회유해 김 이사장을 감시하는 프락치 역할을 강요했으며, 탈북자 ㅇ씨 등을 포섭해 쿤밍, 심양 등에서 자신을 24시간 밀착 감시해 허위 정보를 생산하도록 조종했다는 것.

또 2008년부터 2014년까지 휴대폰, 이메일 등 30여 개 수단에 대해 실시간 감청을 실시했으며, 구체적 범죄 혐의도 없이 1미터 높이 분량의 방대한 사찰한 기록은 명백한 '공권력 남용에 의한 사생활 침해라고 지적했다.

김 이사장을 공식 취조실이 아닌 비공개 안가(安家)로 연행하여 회당 20시간 이상의 고강도 조사를 8차례 이상 반복하는 심리적·육체적 가혹행위를 자행했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수년간 '단발성 여권' 발급을 강제해 정상적인 경제 활동과 해외 교류를 원천 차단했을 뿐만 아니라 공항 입출국시 별도 가방 열람과 소지품 검사를 시행해 상시적으로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가했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김 이사장은 △국정원의 기획 첩보가 검찰의 기소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공모 및 유착 관계 전면 조사 △민간인 사찰 및 프락치 포섭을 위해 투입된 수십억 원 규모의 특수활동비 승인 및 집행 과정 공개 △국정원과 검찰이 보유한 7년간의 도·감청 기록, 미행 보고서, 내부 공작 기획안에 대한 긴급 증거 보전 요청 △증거 조작과 가혹 행위에 가담한 당시 수사 라인(국정원 요원 및 담당 검사)에 대한 형사 고발과 국가 차원의 공식 사과를 권고해 줄 것을 요청할 예정이다.

마침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제주 4.3 의생자 유족과 만난 자리에서 "국가 폭력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 소멸시효를 완전히 배제해서 살아있는 한 형사 책임을 끝까지 지고 상속 재산이 있는 한 그 자손들까지 그 범위 내에서 책임을 지도록 형사 처벌 시효, 그리고 민사 대상 소멸시효도 폐지하도록 하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천명했다.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중동 쇼크’에 26.2조 추경…소득 하위 70%에 지원금

이태경 편집위원,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red1968@naver.com

다른 기사 보기

  • 경제

  • 입력 2026.04.01 07:30

  • 수정 2026.04.01 07:36

  • 댓글 0

국민 1인당 10만~60만원 고유가 피해 지원

석유 최고 가격제·유류비 경감에 5조 투입

반도체 호조 등 초과세수 25조…국채발행 안해

'3高 쇼크' 추경 응급 처방…물가 자극 우려도

정부가 트럼프 미국의 불법침공으로 야기돼 점입가경으로 치닫는 미국-이란 전쟁의 충격을 흡수하기 위해 26조 2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했다. 정부는 추경을 통해 소득하위 70%의 국민에게 지원금을 지급하고, 에너지 부담완화에도 5조원 가량의 예산을 사용하며, 지방재정 보강에도 10조원 가량 쓸 계획이다. 정부의 이번 추경이 성장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인 가운데 일각에선 물가자극에 대한 우려도 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반도체 등의 호황에 힘입어 올해 세수 목표치를 25조원 넘게 상향했다.

3580만명에 최대 60만원 지원금 지급예정

정부는 31일 오전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26조 2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의결했다.

올해 출범한 기획예산처가 내놓은 첫 추경안이자, 작년 6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로는 두번째 추경안이다.

정부는 '중동전쟁 위기 극복을 위한 2026년도 추경'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총지출은 753조 1000억원으로, 본예산(727조 9000억원) 대비 25조 2000억원 늘어났다. 이와 별도로, 국채상환에 1조원이 쓰인다.

정부는 ▲ 고유가 대응 ▲ 민생 안정 ▲ 산업피해 최소화 및 공급망 안정 등 3개 분야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2026년 추경예산안 주요 내용, 자료 : 기획예산처

박홍근 신임 기획예산처 장관은 “고유가·고물가 상황은 소상공인, 청년 등 취약계층에 보다 큰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며 “어렵게 되살린 경기 회복의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신속한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이번 추경 예산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우리 경제에는 중동 지역 긴장 심화에 따른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 급증이라는 거대한 위기의 파도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며 “이 파도가 우리 국민과 경제에 미치기 전에 지체 없이 추경예산안이라는 견고한 제방을 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날 오후 국회에 추경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여야는 시정연설(4월2일) 및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부별심사를 거쳐 4월 10일 본회의에서 추경안을 처리하기로 했다.

대표적인 사업은 '고유가 피해지원금'이다.

총 4조 8000억원을 투입해 소득하위 70% 국민, 약 3580만명에게 1인당 10만~60만원씩을 지급한다.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직접 지원금이다.

소득수준과 더불어, 수도권 및 비수도권, 인구감소지역 여부에 따라 차등적으로 지급된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285만명)에는 55만~60만원, 차상위·한부모가정(36만명)에는 45만~50만원, 나머지 소득하위 70% 계층(3256만명)에는 10만~25만원씩 지원된다.

지난해 추경 당시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처럼 신용카드·체크카드·지역화폐 중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사용처는 지역화폐와 동일하게 설정된다.

조용범 기획처 예산실장은 “중동 전쟁으로 인한 물가 상승 및 경기 둔화가 저소득층뿐만 아니라 중산층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어 지원하는 게 맞지 않느냐는 문제 인식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고유가 피해지원금' 개요, 자료 : 기획예산처

유류비 및 교통비 경감 위해 5.1조, 지방재정 보강위해 9.7조원 사용

또한 정부는 유류비 절감을 위한 '석유 최고가격제'를 뒷받침하고 나프타(납사) 수급 위기에 대응하는 재원으로 5조원을 배정했다. 대중교통 이용을 독려하기 위해 'K패스' 환급률도 한시적으로 최대 30%포인트 상향 조정한다.

이와 함께 등유·액화석유가스(LPG)를 사용하는 에너지바우처 수급자 지원을 강화하고, 시설농가와 어업인에 유가연동 보조금도 한시적으로 지급한다.

지방재정도 대폭 보강된다.

내국세 증가분에 법적으로 연동해 지방재정교부금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등이 9조 7000억원가량 늘어난다. 기획처는 행정안전부와 교육부에 가급적 추경 목적에 부합하는 사업 위주로 예산을 집행해달라고 협조를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필요성을 언급했던 문화예술 지원사업도 반영됐다.

청년 콘텐츠 창업투자를 위한 모태펀드 출자 및 문화예술 사업자 저금리 대출 등의 정책금융을 제공하고, 독립영화부터 첨단제작영화까지 촘촘한 제작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예술인 생활안정자금도 320억원 확대한다.

그밖에 청년 창업·일자리 지원에 1조 9000억원, 재생에너지 전환에 5000억원, 공급망 안정화에 7000억원 등이 각각 투입된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2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중동 사태 대응을 위한 2026년도 추가경정 예산안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왼쪽부터 오승철 산업통상부 기획조정실장,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임기근 기획예산처 차관,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 2026.3.31. 연합뉴스

초과세수를 통해 추경재원 확보 가능, 국채발행 필요 없어

한편 추경 재원은 추가적인 국채 발행 없이, 반도체와 증시 호조에 따른 초과세수 25조 2000억원 및 기금 자체재원 1조원 등을 활용한다.

세수 증가 덕분에 국가채무비율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52조 5000억원 적자로, 본예산(52조 7000억원)보다 소폭 줄어든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올해 본예산의 3.9%에서 추경안 3.8%로 낮아진다. 여전히 작년 본예산(2.8%)과 비교하면 1.0%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급증에 힘입어 매출액 97조원, 영업이익 47조원을 넘어 2024년에 이어 또다시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지난해 4분기에도 매출 32조원, 영업익 19조원을 넘어 연간과 분기 모두 사상 최고 기록을 달성했고, 영업이익률까지 58%로 역대급 기록을 세웠다.사진은 28일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2026.1.28. 연합뉴스

추경이 성장 견인할 듯, 일각에선 인플레이션 자극 염려도

이번 추경은 직접 현금 지원을 통한 '경기 보강'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일 사업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은 고유가 피해지원금으로, 추경 총액의 약 18%인 4조 8000억원이 편성됐다. 지난해 소비 진작을 위한 전 국민 민생 회복 소비쿠폰 규모(12조 1000억원)의 약 40% 수준의 현금이 풀린다는 의미다.

박홍근 장관은 사전 브리핑에서 “추경을 통해 0.2%p의 성장 효과 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추경 사업의 성질별로 정부 지출 승수를 재정경제부와 함께 별도 계산한 결과다.

기름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은 중동전쟁의 불확실성 앞에서 큰 충격을 받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중동산 원유 비중 자체가 높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미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7%로 0.4%포인트(p) 끌어내린 상태다.

OECD는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2.9%로 유지했지만, 한국과 유로존(1.2→0.8%)의 성장세를 큰 폭으로 내렸다.

 

지난 1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주이란한국대사관 인근에서 폭격으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6.3.10 [외교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정부는 현재 한국 경제가 공급 능력에 비해 수요가 떨어지는 국내총생산(GDP) 갭률 마이너스 상태이기 때문에, 추경으로 수요를 보강하더라도 물가 자극 우려가 없다고 강조했다.

조용범 기획처 예산실장은 “GDP 갭률이 마이너스인 상황에서 재정이 투입되는 것”이라며 “초과세수로 국채 발행 없이 추경 예산을 편성했다는 점, 취약계층을 타킷 지원하는 점까지 포함한다면 물가 자극 우려는 없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대응 시점은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가뜩이나 물가·환율 상승 압력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상당한 유동성이 시장에 풀린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말하는 0.2%포인트 성장률 상승효과가 나타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물가에 영향을 주지 않으려면 지금은 돈을 풀면 안 될 시점인데, 선거를 앞두고 하는 '벚꽃 추경'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재정투입은 환율·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그런데도 중동전쟁에 따른 경제적 충격을 회복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판단이니까 더 나쁜 것을 해결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31일 정부가 중동 전쟁으로 인한 고유가 대응에 초점을 맞춰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확정했다.소득 상위 30%를 제외한 모든 국민에게 10만∼60만원의 지역화폐형 지원금을 지원하는 등, 전체 추경 26조2천억원 중 10조1천억원을 이른바 '고유가 부담 완화 3대 패키지'에 할당한다.작년에 지급한 민생 회복 소비쿠폰처럼 신용카드·체크카드·지역화폐 중에서 선택하게 해 저축이 아닌 소비로 이어지도록 한다.이날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의 한 상점에 서울페이와 온누리상품권 등 QR코드 안내문이 붙어있다. 2026.3.31. 연합뉴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박주민·전현희, 정원오에 합공…"아직도 오세훈에 감사한가"

"중도층 민심" 강조한 정원오…'조작기소' 어필한 박주민·전현희

한예섭 기자 | 기사입력 2026.04.01. 03:57:42 최종수정 2026.04.01. 03:58:50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선출을 위한 본경선 토론회에서 전현희·박주민 예비후보가 정원오 예비후보에게 견제를 집중하면서 예비경선 당시의 '다 대 일' 구도가 다시 펼쳐졌다. 박 후보는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한 '내란 대응' 평가, 내란재판 1심 선고에 대한 메시지 문제 등을 정 후보에게 제기하기도 했다.

31일 오후 서울 상암동 문화방송(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토론회에서 전 후보와 박 후보는 유력 후보로 꼽히는 정 후보에게 나란히 포화를 집중했다. 특히 '도이치모터스 후원 논란'을 제기해온 박 후보는 이날 해당 논란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법원의 윤석열 전 대통령 무기징역 선고 당시 정 후보의 환영사를 문제 삼으며 이른바 '민주당 DNA' 검증을 이어나가 눈길을 끌었다.

박 후보는 정 후보를 겨냥해 "윤석열 내란 사건에 대해 법원이 무기징역으로 검사 구형보다 낮은 형을 선고했을 때, 정 후보가 처음에 '시민의 뜻을 받든 결과'라고 메시지를 내셨다"며 "메시지를 수정하면서도 '시민의 뜻을 받든 결과'라는 문구는 끝까지 안 고치셨다. 여전히 시민의 뜻을 받든 결과라고 생각하나"라고 물었다.

정 후보는 "내란이 유죄가 났던 부분이 시민의 뜻이라는 것", "엉뚱한 판결을 내려서 다들 불안해 했던 지귀연 재판부마저도 내란 유죄를 선고한 것에 대해 '시민의 뜻'이라 했다"며 "감경 사유 등의 부분엔 동의할 수 없다, 법정최고형이 선고돼야 한다는 취지를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박 후보는 "시민의 뜻을 반영했다고 보기엔 굉장히 어려운 판결이었다"며 "그래서 저나 전현희 후보는 첫 메시지부터 매우 강경한 메시지를 냈던 걸로 기억한다"고 연이어 지적했다.

박 후보는 또 "정 후보께선 작년 말 오세훈 현 서울시장에 대해서, 그가 갖고 있는 내란과 탄핵에 대한 입장을 두고 '상당히 감사하다'고 말씀했다"며 "오 시장은 작년 여름부터 '내란의 원인을 민주당이 제공했다'는 취지의 영상을 만들어서 게재했다. 그런 오 시장에게 과연 상당히 감사해야 되나"라고 정 후보에게 날을 세웠다.

정 후보는 역시 "계엄이 터지자마자 오 시장께서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해서 거기에 감사를 표시한 것"이라며 "지금은 (오 시장이) 그 부분에 대해 절연하고 있지 못하는 측면 때문에 오 시장에 대해서 제가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설명했지만, 박 후보는 "작년 말에 성수동에서 하신 발언이기 때문에 내란 초기의 오 시장 평가라고 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전 후보는 정 후보의 공약 비판에 집중했다. 전 후보는 정 후보의 '실속형 분양아파트' 공약을 두고 "실제 후보님의 실속형 아파트는 임기 내에 공급될 가능성이 매우 낮다. 현실성이 매우 낮고 무늬만 실속형"이라며 "실제 재건축, 재개발엔 10년 이상이 걸리는데 임기 내 공급을 어떻게 하겠나. 그래서 무늬만 실속형"이라고 꼬집었다.

전 후보는 정 후보가 "저의 부동산 정책은 수요맞춤형"이라고 강조한 데 대해서도 "너무 구체성이 없고 구호만 있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반면 박 후보의 '토지임대부 아파트' 공약을 두고는 "이재명 정부 부동산 철학과 정확하게 일치한다"며 "저와 생각이 비슷해서 고무적이다"라고 칭찬했다. 두 후보가 정 후보에 대한 합공을 가하는 모양새가 연출된 것.

박 후보 또한 전 후보와 서울시 자율주행차 운행 인프라 정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통신망이 제대로 구축되는 게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라며 "그 부분에 대해 전현희 의원의 혁신적 공약이 있는 것도 알고 있다"고 말해 전 후보에게 손을 내밀었다.

박 후보와 전 후보는 최근 당원들에게 주요 현안으로 꼽히는 '검찰 조작기소 의혹'을 두고도 입을 모았다. 박 후보가 전 후보에게 "(대북송금 사건은) 지자체장의 정책 결정과 집행을 대상으로 검찰이 정치적으로 수사하고 기소해서 범인을 만들려 했던 사건 아닌가" 묻자, 전 후보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대북사업을 (검찰이) 정치적으로 엮어서 정치적 사법살인을 하려고 한 사안이라 생각한다"고 호응했다.

정 후보는 △에너지 위기 대응을 위한 태양광 체계 전환 △수요 맞춤형 주택 공급 △내집 앞 5분 버스정류소 등 30분 통근 환경 조성 등 본인 정책을 강조하는 동시에, 본인 강점으로 꼽히는 중도 소구력을 강조했다. 그는 "저는 그 어려웠던 지난 지방선거에서 한강벨트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했다"며 "최근 여론조사 결과 강남권에서도 국민의힘 후보에게 밀리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정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가장 민주당다운 것이라는 건 바로 승리하는 것"이라며 "내란 세력에 승리하기 위해 이번 경선은 누가 실용적인 서울 중도층의 지지를 확보할 것인가에 대한 경쟁이다"라고 호소했다. 그는 "또한 누가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을 그대로 투표로 연결할 수 있을까가 관건이다"라고도 했다.

정 후보는 상대 후보 정책과 관련해선 박 후보의 '무상 대중교통' 공약과 전 후보의 '도시계획심의 통합' 공약을 비판했다.

정 후보는 박 후보에게 "무상 대중교통 10년 로드맵을 추진하겠다고 했는데, 서울시 대중교통 전면 무료화엔 5조 원의 재원이 필요하다"며 "구체성과 실현가능성에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그는 전 후보에겐 "(전 후보 방식대로 정비사업을 하면) 난개발이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는 "10년이란 기간을 제시한 건 당장 할 순 없고 단계적으로 하겠다는 것"이라며 대형 쇼핑몰, 백화점 등에 부과하는 교통유발부담금 현실화를 재원조달 방식으로 제시했다. 전 후보는 "정 후보께서 500세대 미만 재개발의 경우 구청장에게 인허가권을 주자고 했는데, 그거야말로 난개발을 유발할 수 있다"고 역공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원오(왼쪽부터), 전현희, 박주민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3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신사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자 본경선 합동토론회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예섭 기자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대통령이 봐야 할 산불 실험...산림청이 만든 '불 폭탄'

[최병성 리포트] 대형산불 현장마다 나타나는 괴물...소나무 중심의 숲가꾸기 전면 중단해야

26.04.01 06:42최종 업데이트 26.04.01 06:42

시뻘건 불길이 산불 발생 1시간 만에 정상까지 올라와 거대한 연기 구름 기둥을 만들어내고 있다.독자 제공

순식간에 산불이 타올랐다. 오후 4시 10분경 시작된 산불이 단 1시간 만인 5시경 정상까지 타오르며 연기 기둥이 하늘을 덮었다. 이곳은 지난 2월 23일 산불이 발생한 경남 밀양 삼랑진이다.

많은 언론들이 강풍에 의해 산불이 확산되었다고 보도하였다. 정말일까? 하늘로 솟아오른 연기 기둥에 답이 있다. 연기가 수직으로 솟구친 뒤, 상공에서 거대한 버섯 모양의 구름을 형성하고 있다. 바람이 없었음을 의미한다. 강풍이 있었다면 가벼운 산불 연기는 사선으로 비스듬히 누워야 한다. 상층으로 갈수록 거대한 기둥을 형성하는 것은 지표면의 바람이 산불을 확산시킬 만큼 강력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언론들이 보도한 강풍의 출처는 평균풍속 3.3m/s의 바람이 있었다는, 오후 6시께 산림청이 내놓은 자료였다. 밀양 삼랑진에 산불이 발생한 2월 23일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얼마나 센 강풍이 불었을까? 기상청의 밀양시 자료를 살펴봤다. 산불 확산에 영향을 미치는 10분 최대 풍속이 1.8m/s~3.2m/s였고, 심지어 딱 3초간의 바람을 의미하는 '순간 최대 풍속'조차 겨우 2.5~5.1m/s에 불과했다.

강풍으로 산불이 확산되었다고 언론들이 보도했다. 언론들은 초속 3m의 바람이 어느 정도의 세기인지 확인조차 하지 않은 걸까?산림청

산불 발생 당일 기상청의 밀양 지역 기상에 따르면 강풍이 존재하지 않았다.기상청

초속 3m는 어느 정도 세기의 바람이기에 언론들이 강풍이라 강조했을까?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보퍼트의 풍력 계급(Beufort wind scale)을 살펴보자. 초속 3m는 바람이 얼굴에 느껴지는 남실바람이고, 초속 5m는 작은 가지가 흔들거리는 산들바람에 불과하다. 강풍이라 함은 초속 13m~15m 이상의 센바람을 의미한다.

강풍이 없었는데 왜 산불 발생 한 시간 만에 정상까지 수관화(樹冠火, 나무의 잎과 가지를 타고 번져나가는 불)로 치솟은 것일까? 산의 경사면은 그 자체로 거대한 굴뚝 역할을 한다. 불은 위로 솟아오르는 성격을 지니고 있는데, 산불로 뜨거워진 공기가 경사면을 타고 위로 치솟으며 소나무 수관화가 되어 강력한 상승 기류를 만든 것이다. 외부의 바람이 아니라 소나무의 화력이 산불 확산의 주동력이었던 것이다.

경사면을 따라 산불 발생 1시간여 만에 수관화로 불길이 정상까지 올라갔다.최병성

소나무잎 속에는 테르펜(Terpene)이라는 휘발성 물질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작은 불길만 닿아도 이 성분들이 기화하면서 마치 기름에 불붙인 것처럼 검은 연기와 함께 거대한 불기둥을 만들어낸다.

소나무잎은 작은 불에도 쉽게 불타며 마치 기름이 타는 것처럼 검은 연기를 내뿜는다.황정석

활엽수는 4월이면 새잎을 만들며 수분이 가득해진다. 그러나 소나무는 새잎을 만들기 위해 기존 잎의 에너지를 소모하며 수분 함량을 최소치로 낮추는 생태적 특징까지 더해, 격렬한 연소 반응이 일어나며 대형산불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대형산불 현장마다 나타나는 대한민국 숲의 괴물들

밀양은 왜 불 폭탄인 소나무 단순림이 되었을까? 밤새 산불을 지켜본 후, 다음날인 2월 24일 아침 불이 지나간 숲 속에 들어갔다. 그곳은 숲가꾸기에 의해 잘린 활엽수들로 가득했다.

밀양산불 현장은 정상적인 숲으로 보이지 않았다. 오랜 기간 숲가꾸기로 활엽수를 베어낸 곳이었다.최병성

자연은 숲에 소나무만 키우지 않는다. 활엽수를 지속적으로 잘라낸 인간의 개입이 있었기에 소나무 단순림이라는 불폭탄이 된 것이다.

대한민국 역사 이래 최대 산불로 기록된 경북 의성 산불 발생 1주년이 되었다. 의성 산불은 왜 최대산불이 되었을까?

온 산이 잿더미가 된 의성산불 현장. 왜 이토록 끔찍한 괴물산불이 만들어졌을까최병성

의성에서 경북 영덕까지 산불 피해를 입은 지역들을 수차례 돌아보았다. 참혹한 산불 현장마다 공통된 특징이 있었다. 수관화로 불탄 숲 바닥이 기이했다. 활엽수를 잘라내고 또 잘라내서 생긴 '뿔 달린 활엽수 그루터기 괴물'이 있었다. 이 괴물의 정체가 의성산불의 원인과 대한민국 산불 예방 대책을 밝혀 줄 가장 중요한 단서다.

수관화로 잿더미가 된 의성산불 숲 바닥에 뿔 달린 활엽수 괴물 모습. 오랜 시간 잘리고, 싹이 나면 또 잘려 만들어진 괴물이다.최병성

오랜시간 자르고 또 잘린 활엽수들이 뿔달린 괴물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이렇게 활엽수가 사라진 소나무 단순림이 불폭탄이 된 것이다.최병성

활엽수와 침엽수 실험

지난 2025년 3월21일 발생한 산청산불 당시 복숭아꽃과 벚꽃과 산수유꽃이 피어 있다. 활엽수들은 이미 물이 올라 산불을 막을 자연 방화수가 준비되어 있다는 뜻이다.최세현

1996년 고성 산불부터 2025년 의성 산불까지 대형 산불 발생 시기를 정리해봤다. 3월, 4월, 5월에 대형산불이 집중 발생했다. 산림청의 10년 산불 통계에 따르면, 3월·4월·5월 산불 발생 건수는 56.3%이고, 피해 면적은 무려 91%에 이른다. 다시 말해 3~5월의 산불을 예방할 수 있다면, 의성산불과 같은 큰 피해를 다시 반복하지 않을 수 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대형산불은 3~5월에 발생했다. 이때는 활엽수엔 이미 물이 오른 상태다. 문제는 바로 소나무 단순림에 있다.최병성, 산림청

지난 설날(2월 17일) 아침, 단풍나무 수액을 즐겨 먹는 동박새를 만났다. 아직 추운 2월 중순인데 단풍나무엔 이미 수액이 넘쳐흐르고 있었다.

지난 설날 아침 단풍나무 수액을 먹는 동박새를 만났다. 아직 추운 2월인데 단풍나무엔 수액이 흘러 넘치고 있었다.최병성

동박새만이 아니었다. 오목눈이, 쇠딱따구리, 박새, 쇠박새, 붉은머리오목눈이, 곤줄박이, 직박구리 등 온갖 종류의 산새들이 단풍 수액을 맛나게 빨아먹고 있었다. 산새들은 단풍나무에 달콤한 수액이 가득함을 이미 잘 알고 있었다.

동박새, 오목눈이, 쇠닥따구리, 직박구리, 쇠박새, 붉은머리오목눈이 등의 온갖 종류의 산새들이 단풍나무 수액을 먹고 있다. 산새들은 2월에 활엽수 수액이 흘러나옴을 잘 알고 있었다. 산새들도 아는 것을 산림청만 모르고 있다.최병성

고로쇠 수액도 이미 1월 중순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고로쇠나무 외에도 거제수나무, 박달나무, 물박달나무, 사스래나무, 당단풍나무. 신나무, 다래나무, 층층나무, 가래나무, 호두나무 등 우리 숲엔 수액을 받는 활엽수들이 많다. 이 활엽수들이 수액을 많이 뿜어내는 시기는 1월 중순경부터 4월초까지다. 대한민국에 대형산불이 발생하는 시기에 활엽수들은 이미 물로 가득해 산불을 막아주는 천연댐이 되어 있다.

지난 3월 17일 집 근처 뒷산에 올랐다. 노란 생강나무꽃이 피어 있었다. 개암나무, 찔레, 까마귀밥나무 등 다양한 키 작은 나무들도 잎을 내고 있었다.

3월 17일 뒷산에 생강나무 꽃이 피었고, 꿀벌들이 날아와 꿀과 화분을 모아가고 있었다.최병성

키 작은 나무들은 이미 2월부터 뿌리에서 물을 빨아 올리고 있다. 이들은 나무 안에 물을 가득 채워 산불을 막아주는 천연 스프링쿨러였다.최병성

대한민국 대형산불의 원인이 바로 여기에 있다. 산림청은 숲의 키 작은 나무들이 산불을 키우는 연료라며 숲 가꾸기로 열심히 잘라낸다.

의성 산불이 지나간 직후인 2025년 5월 14일 산림청은 연료를 줄이는 숲가꾸기가 대형산불 대응의 해답이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바닥의 산불이 위로 타고 올라오는, '사다리 역할'을 하는 하층 식생을 사전에 잘라내는 산불 예방 숲가꾸기가 산불 예방 대책이라는 것이다.

산림청은 산불이 키 작은 나무들을 타고 올라오는 사다리론을 주장하며 숲의 활엽수들을 자르고 소나무단순림을 만들어 왔다.산림청

정말 이 나무들이 대형산불을 만드는 연료일까? 지난 3월 22일 산림청이 연료라며 잘라내는 생강나무, 단풍나무, 산초나무, 신갈나무, 밤나무 등 숲의 키 작은 나뭇가지들을 잘라 산불 실험을 했다. 활엽수 낙엽(좌)과 소나무 낙엽(우)을 수북이 쌓고 잘라온 나무 가지들을 올리고 불을 붙였다.

분명 산림청은 하층식생을 산불이 타고 오르는 연료라고 했다. 산림청의 주장처럼 이 나무들이 연료라면 훨훨 불타올라야 한다. 그런데 낙엽이 다 타도록 단 하나의 나뭇가지도 불이 붙지 않았다. 활엽수 나무 가지들은 아직 잎이 없지만, 이미 1월말부터 꽃과 잎을 만들기 위해 뿌리에서 빨아올린 수액을 가득 채워 놓았기 때문이다.

산림청은 이 나무들이 불이 타고 오르는 연료라고 했는데, 단 하나도 불이 붙지 않았다.최병성

불이 붙지 않는 과학적인 원리는 간단하다. 활엽수 가지 안에 가득한 수액이 기화하면서 불타는 낙엽의 뜨거운 열기를 흡수하며 산불의 열기를 약화시켰다. 바닥을 태우고 지나가는 불길은 송진 가득한 소나무는 태울 수 있지만, 수액이 가득한 활엽수를 태울 수 있는 발화점에 도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숲에 가득한 활엽수들은 생물 다양성을 지켜줄 뿐만 아니라, 나뭇가지 안의 가득한 수액이 주변 온도를 낮추는 냉각 효과를 만들어 산불을 막아준다.

산불 막아주는 '자연 방화수'를 잘라낼 것인가

지난 2025년 3월 23일 밤늦게까지 의성산불 현장에 있었다. 바람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바닥의 낙엽만 타고 지나가는 지표화(地表火)가 소나무 그루터기를 만나면 금방 뜨겁게 타올랐고, 꺼지지 않는 횃불이 되었다. 소나무 잘린 자리에 기름 성분인 송진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소나무 그루터기는 송진이 있어 작은 불에도 쉽게 불이 붙고, 다 타도록 꺼지지 않는다.최병성

산림청은 숲가꾸기로 숲의 활엽수들을 잘라내며 사다리 역할을 하는 연료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소나무는 바닥에 키 작은 연료 사다리가 없어도, 소나무 껍질 자체에서 불이 타고 올랐다.

보잘것없는 지표화에도 소나무는 껍질 자체가 송진 성분이 있어 쉽게 불이 타고 오르며 수관화가 된다.최병성

산불 현장에서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소나무 그루터기가 재가 되도록 불탔다. 그런데 바로 곁의 진달래 가지는 불타지 않았다. 가냘픈 가지에 불과했지만, 가지 안에는 꽃을 피우기 위한 수액으로 가득했기 때문이다.

소나무 그루터기가 다 타도록 가냘픈 진달래 가지는 단 하나도 불이 붙지 않았다.최병성

소나무만 있는 곳은 수관화로 가지 끝까지 불탔다. 그러나 키 작은 나무들이 남겨진 곳에는 기적처럼 뜨거운 산불이 지표화로 멈추었다. 산림청의 주장과 정반대 현상이 산불 현장마다 그대로 남겨져 있었다.

소나무 바닥이 깨끗하다. 하층에 불이 타고 오를 나무가 하나도 없다. 그럼에도 소나무 가지는 끝까지 다 탔다.이규송

키 작은 활엽수들이 남겨진 곳에서 거센 산불이 멈추었다. 재선충 훈증더미의 뜨거운 불길조차 키 작은 활엽수를 넘어가지 못했다. 키 작은 활엽수들은 산불 확산을 막아주는 방화벽이다.최병성

키 큰 활엽수들은 어떤 상황일까? 지난 3월 17일, 약 25m 높이의 키 큰 오리나무 가지를 망원렌즈로 살펴봤다. 주렁주렁 달려 있는 수꽃과 빨간 암꽃을 볼 수 있었다. 아직 잎이 나오지 않지만, 키 큰 활엽수들 역시 잎을 만들기 위한 수액으로 가득한 것이다.

키 큰 오리나무 끝의 가지에도 꽃이 주렁주렁 피어 있다. 키 큰 나무에도 물이 가득 차 있는 것이다.최병성

25~30m 높이의 키 큰 활엽수 가지에 잎사귀가 보이지 않는데, 나무 안이 정말 수액으로 가득할까? 생장추를 오동나무에 넣었다.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생장추가 수피를 뚫기 시작하자 마치 수도꼭지를 튼 것처럼 수액이 줄줄 흘러나왔다.

오동나무에 생장추를 넣자, 수도꼭지를 튼 것처럼 물이 줄줄 흘러나왔다.최병성

▲ 오동나무에 생장추를 넣자 수액이 줄줄 흘러나오고 있다. ⓒ 최병성

산불 원인 조사 책임을 외면한 대한민국 정부

부산대학교 홍석환 교수, 산불정책기술연구소 황정석 소장을 비롯한 6개 대학·연구소와 서울환경연합, 불교환경연대 등의 시민단체가 의성산불 현장 1050곳을 비교 조사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먼저 실제 산림 '피해 면적'은 11만 6333ha임에도 산림청의 발표는 9만 9289ha로 무려 1만 7044ha(약 17%)나 축소되었다. 피해 양상을 보자. 침엽수의 경우 숲가꾸기(간벌)한 지역의 수관화 발생 비율이 무려 11배(54.2% vs. 4.9%)나 높았다. 자연 상태의 키 큰 나무 생존율은 82%인데 반해 숲가꾸기 지역은 37.6%에 불과했다.

'숲가꾸기가 산불을 예방한다'라는 산림청의 주장은 산불 현장에서 정반대의 결과로 나타났다. 나무 안의 가득한 수액으로 산불의 강도를 낮춰주는 활엽수를 베어낸 결과였다. 특히 침엽수림의 고사율은 81.8%로 높은 반면, 활엽수림 고사율은 12.6%에 불과했다.

대형산불 예방 위해선 숲가꾸기 전면 중단해야

그런데 국가 기관인 산림청은 왜 소나무 중심의 천연림 숲가꾸기를 고집하는 것일까? 지난 2024년 12월 감사원에 임도가 산사태 주범임을 밝혀달라고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감사원은 2025년 5월 산림청의 임도 부실공사 및 산사태 원인 부실 조사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감사 보고서에 지난 5년(2021~2024년)간 투입된 산림사업비가 무려 10조 3000억 원이 넘는다고 나온다. 이 중 숲가꾸기는 2조 원으로 연간 4000억 원이 넘는 큰돈이었다.

감사원이 2025년 5월 발표한 감사 보고서에 지난 5년간 산림에 투입된 비용이 10조 3000억원이 넘는다고 밝히고 있다.감사원

지난 3월 10일 총리실 산하 자문기구인 사회대개혁위원회가 산불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발표자로 나선 기후·평화·역사 분과 위원장인 이나영 교수는 대한민국 산불은 기후 탓이 전부가 아니라, 정부의 잘못된 진화체계와 산림구조가 만들어낸 관재(官災)임을 강조했다.

특히 이 교수는 ①산불 진화 체계를 소방청으로 일원화하고, ②산불을 확산시키는 소나무 중심의 숲가꾸기, 침엽수 조림, 임도 신설 등을 중단하고, ③그 예산을 산림조합 등의 사업자가 아니라 임업인들의 실질 소득 및 의용소방대 산불진화교육과 장비 구입 등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끝으로 산불 원인 조사와 산림사업 타당성 검증을 위한 총리실 산하 범정부기구 구성을 촉구했다.

지난 3월10일 열린 사회대개혁위원회의 국민보고대회에서 이나영 교수가 산불에 강한 숲 구조 전환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최병성

지난 의성산불은 잘못된 산림관리를 바꾸라는 하늘의 경고였다. 이제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에게 답해야 한다. 바꿔야 할 것을 바꾸지 않아 발생하는 내일의 대형산불은 이 대통령이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산불 #산림청 #숲가꾸기 #이재명대통령 #사회대개혁위원회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116년의 기다림, 동양 평화의 완성으로 나아가는 길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6/04/01 08:15
  • 수정일
    2026/04/01 08:18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기고] 안중근 의사 유해 봉환을 위한 한·일·중·북 당국에 드리는 호소문 / 이규수 강덕상사료연구원장

  • 기자명 이규수 
  •  
  •  입력 2026.03.31 11:35
  •  
  •  수정 2026.03.31 14:26
  •  
  •  댓글 1
이규수 / 강덕상사료연구원 원장(전 일본 히토츠바시대학 특임교수)

 

안중근 의사 [사진제공-이규수 원장]
안중근 의사 [사진제공-이규수 원장]

"내가 죽은 뒤에 나의 뼈를 하얼빈 공원 곁에 묻어두었다가, 우리 국권이 회복되거든 고국으로 반장(返葬)하라.“

조국의 독립과 동양의 진정한 평화를 위해 형장의 이슬로 산화한 안중근 의사가 남기신 마지막 유언입니다. 그러나 1910년 3월 26일, 중국 다롄의 뤼순 감옥에서 순국하신 지 무려 116년이라는 기나긴 세월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직 그 뼈아픈 유언을 지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일본, 중국, 그리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4개국의 책임 있는 지도자 여러분, 그리고 평화를 사랑하는 각국의 시민 여러분께 깊은 연대와 평화의 정신을 담아 이 호소문을 올립니다.

올해는 안중근 의사가 중국 다롄의 뤼순 감옥에서 순국한 지 116주기가 되는 해입니다. 내가 죽은 뒤에 나의 뼈를 하얼빈 공원 곁에 묻어두었다가, 우리 국권이 회복되거든 고국으로 반장하라는 그 분의 간절한 마지막 유언은 한 세기가 훌쩍 넘은 지금까지도 이루어지지 못한 채, 그 유해는 이국땅 어느 차가운 흙 속에 홀로 잠들어 있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일제가 남긴 불완전하고 은폐된 관제 기록의 장벽에 부딪혀, 그리고 시대의 풍파와 동북아시아의 복잡한 정치적 지형 속에서 그 분을 고국으로 모셔 올 결정적인 기회들을 놓쳐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우리는 역사의 짙은 안개를 걷어낼 실증적 사료를 마주하기도 합니다. 안 의사 순국 5개월 뒤인 1910년 9월 10일자 『오사카 마이니치신문』에 게재된 당시 일본인 기자의 생생한 현장 답사 르포 기사가 확인되었습니다. 이 사료는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이 더 이상 막연한 염원이 아니라, 현대 과학과 4개국의 외교적 결단만 있다면 당장 내일이라도 실현이 가능한 현실의 영역으로 들어왔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 중대한 역사의 변곡점에서, 우리는 안중근 의사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는 마지막 순간까지 필사적으로 주창했던 동양평화론의 숭고한 가치를 다시금 되새겨야 합니다. 안 의사의 하얼빈 의거는 단순한 개인적 원한이나 적국에 대한 맹목적인 증오에서 비롯된 테러가 결코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제국주의의 탐욕이 빚어낸 참혹한 전쟁의 굴레를 끊어내고, 한국, 중국, 일본 삼국이 서로의 주권을 존중하며 대등한 위치에서 협력하여 서세동점(西勢東漸)의 위기를 극복하고 함께 번영하자는, 시대를 100년 앞서간 위대한 평화 공동체의 구상이었습니다.

사형이 예견된 절망적인 뤼순 법정의 한복판에서도 안 의사는 의연함을 잃지 않고 적국 일본의 천황이나 민중을 증오하기보다는 동양의 진정한 평화를 역설하셨습니다. 그 숭고한 기개와 논리 정연한 철학은 적국이었던 일본의 지식인들마저 매료시켰습니다. 사형 집행을 앞둔 안 의사에게 경의를 표하며 유묵을 청했던 고마쓰 모토고(小松元吾) 기자, 안 의사의 인품에 감동하여 선처를 탄원하고 마지막 가는 길에 어머니가 지어준 흰 한복을 입도록 배려했던 구리하라 사다키치(栗原貞吉) 교도소장, 그리고 일본 제국주의 법정의 부당함을 지적했던 일본인 관선 변호사들의 존재가 이를 증명합니다. 안 의사의 동양평화론은 특정 국가의 전유물이 아니라, 갈등과 긴장이 끊이지 않는 오늘날 동북아시아 구성원 모두가 계승하고 실천해야 할 인류 보편의 나침반입니다.

이제 이 위대한 평화의 사도를 고향으로 모시기 위해, 1910년의 기록이 전하는 진실의 목소리에 4개국이 화답해야 할 때입니다.

1910년 당시 뤼순감옥 전경 [사진제공-이규수 원장]
1910년 당시 뤼순감옥 전경 [사진제공-이규수 원장]

□ 대한민국 정부에 호소합니다. 과학과 사료에 기반한 혁신적인 발굴 전략을 주도해 주십시오.

대한민국 정부는 국가보훈부를 중심으로 '안중근 의사 유해발굴 민·관 협력단'을 발족하고, 대통령이 직접 중국 국가주석에게 협조를 요청하는 등 강력한 보훈의 의지를 보여주셨습니다. 이제는 그 의지를 새롭게 발굴된 사료의 정밀한 좌표 위에 올려놓아야 합니다.

새롭게 공개된 기사에 따르면 안 의사의 유해는 과거 한·중 공동 발굴이 이루어졌던 뤼순 감옥 뒷산(위안바오산)이나 감옥의 담장 바로 옆이 아닙니다. 감옥으로부터 약 10정(약 1km) 떨어진 마잉푸(馬營浦) 인근의 산 중턱입니다. 일제는 안 의사의 묘소가 행여나 조선 독립운동의 성지가 될 것을 두려워하여, 묘표조차 땅 위로 세우지 않고 관과 함께 묻어버리는 치밀한 은폐 공작을 벌였습니다. 또한 일반 죄수의 매장 깊이인 4척(약 1.2m)을 훌쩍 넘는 지하 7척(약 2.1m) 아래에 특별히 들여온 백목(白木)으로 두꺼운 일본식 침관(寝棺)을 짜서 매장했습니다.

이러한 기록은 우리에게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 명확한 실증적 내비게이션을 제공합니다. 1km 반경 내에서 청나라 기병영(騎兵営) 흙담 잔해의 맞은 편이라는 지형 지물을 역추적하고, 기존의 얕은 지표 조사가 아닌 지하 2.1m의 두꺼운 소나무 관을 타깃으로 하는 심층 지표투과레이더(Deep GPR) 탐사 장비를 투입해야 합니다. 아울러, 일제의 검열을 피해 진실을 남겼던 고마쓰 기자의 고향 일본 고치현(高知縣)을 비롯해 현지 아카이브에 대한 전면적이고도 국가적인 전수 조사를 즉각 실행하여, 파편화된 비공식 기록들을 온전히 짜맞추어 주시기를 간곡히 요청합니다.


□ 일본 정부에 호소합니다. 신뢰 회복의 열쇠가 될 사형수 매장 기록을 결단력있게 제공해 주십시오.

과거의 역사를 직시하는 일은 결코 자국을 부끄럽게 만드는 일이 아니라, 미래를 향한 진정한 용기이자 도덕적 권위를 회복하는 일입니다. 일본 정부와 관동도독부는 당시 안 의사의 기록을 철저히 은폐했을지라도, 우리는 이번 사료를 통해 안 의사 묘소의 위치를 오차 없이 특정할 수 있는 인간 좌표를 확보했습니다.

그 르포기사에는 안 의사가 이웃하여 묻힌 사형수들의 실명이 또렷이 적혀있습니다. 다롄에서 환전상을 살해하고 2~3년 전 처형된 일본인 강도 살인범 모토야마 겐이치(本山謙市)와 야마무라 세이이치(山村精一), 그리고 1910년 당시 언저리에 처형된 중국인 살해범 혼다 오토마쓰(本田音松)와 일본인 살해범 위안광가오(袁廣高)입니다. 안 의사의 묘는 흙이 채 마르지 않은 이들의 새 무덤 바로 옆, 앞 열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우리는 안중근 의사에 대한 정치적 문서를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국민을 포함한 일반 형사범 4인에 대한 재판 판결문과 형 집행 원부, 그리고 이들이 묻힌 묘지번호가 담긴 매장 보고서를 요청하는 것입니다. 이 일반 범죄자들의 기록은 일본 법무성이나 외무성 어딘가에, 혹은 일제강점기 뤼순 감옥의 사망자 유해 매장을 전담했던 대륙공사(大陸公司)의 장부에 남아있을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일본 정부가 안 의사의 동양평화론에 감화되었던 자국 선조들의 양심을 기억하며 이 인도주의적 기록을 대한민국에 제공한다면, 이는 얽히고설킨 한일 양국의 과거사 실타래를 푸는 가장 극적이고 감동적인 화해의 상징이 될 것입니다.


□ 중국 정부에 호소합니다. 동북아 항일 영웅의 안식을 위해 비파괴 정밀 탐사의 문을 열어 주십시오.

먼저, 뤼순 감옥 공동묘지가 있던 둥산포(東山坡) 옛 지명 일대를 전국중점문물보호단위로 지정하여 난개발로부터 지켜준 중국 다롄시 당국과 중국 정부의 각별한 노력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매장지를 특정할 구체적 자료가 부족하다는 점과, 북한의 동의 혹은 남북 공동 조사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외교적 원칙을 고수하며 발굴 허가에 신중한 입장을 취해 왔습니다. 우리는 중국의 입장을 깊이 존중합니다. 그러나 이제 상황이 변했습니다. 1910년의 상세한 1차 사료가 발굴됨으로써, 특정 지형지물(마잉푸 부락과 기병영 터 사이)과 특정 깊이(지하 2.1m)라는 명백하고도 구체적인 근거가 마련되었습니다.

우리는 소중한 문화재 구역의 광범위한 훼손이나 무작정 땅을 뒤엎는 맹목적인 굴착을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료가 지목하는 반경 내로 한정하여, 중국 전문가들의 입회하에 지하에 매립된 이질적인 형태(백목 침관)만을 스캔하는 최첨단 고성능 GPR(지표투과레이더) 비파괴 탐사를 선제적으로 허가해 주시기를 간절히 호소합니다. 안중근 의사는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쓰러뜨림으로써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민중의 항일 투쟁에도 지대한 용기와 영감을 불어넣은 동북아시아 공통의 항일 영웅입니다. 영웅이 기나긴 타향살이를 끝내고 안식을 찾을 수 있도록 대국적인 결단과 협조를 베풀어 주십시오.


□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당국에 호소합니다. 이념을 넘어 민족 공동의 영웅을 고향으로 모시는 일에 흔쾌히 나서 주십시오.

안중근 의사는 남과 북으로 조국이 분단되기 이전, 한민족 전체가 공유하고 추앙하는 위대한 민족사적 인물입니다. 북한 역시 안 의사가 1879년 황해도 해주에서 태어나 청년 시절을 보내고, 평안도 룡강군 진남포(현 남포시)에서 삼흥학교와 돈의학교를 세워 구국 교육에 헌신했던 발자취를 누구보다 소중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1965년 김일성 주석의 지시로 남포시 옛 삼흥학교 터에 '애국렬사 안중근 선생 기념비'를 건립하여 그의 반일 애국 사상을 기린 사실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또한, 과거 1970년대와 1986년에 직접 뤼순에 조사단을 파견하여 둥산포 묘지를 살폈던 끈질긴 노력도 결코 잊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 안 의사의 유해 발굴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장 큰 현실적 이유는, 중국 정부가 발굴 허가의 전제 조건으로 '남북의 공동 조사 및 합의'를 필수적으로 요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치와 이념, 군사적 대립이 아무리 날카롭다 한들, 조국의 독립과 동양의 평화를 위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민족의 영웅을 차디찬 이국땅에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남과 북 모두에게 씻을 수 없는 불효이자 역사의 직무 유기입니다.

군사·정치적 사안은 잠시 뒤로 미루더라도 유해 발굴이라는 순수한 역사적·인도주의적 과제 앞에서는 조건 없이 손을 맞잡아야 합니다. 북한 당국이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을 위한 남북 공동 조사에 대승적으로 동의하여 중국 정부의 허가를 이끌어내는 데 결정적인 마중물이 되어 주시기를 촉구합니다. 남과 북이 하나 되어 유해를 발굴하고, 훗날 안 의사의 숨결이 깃든 남포나 고향 해주, 혹은 겨레가 함께 뜻을 모을 수 있는 장소에 남북이 공동으로 '안중근 동아시아 평화기념관'을 건립하게 된다면, 이는 안 의사가 그토록 꿈꾸었던 평화의 사상이 21세기 한반도에서 다시금 찬란하게 부활하는 역사적 쾌거가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4개국 지도자와 시민 여러분,

안중근 의사의 유해를 발굴하고 봉환하는 일은 단순히 묻힌 과거의 뼈를 찾아내는 과거지향적인 사업이 아닙니다. 이는 식민 지배의 아픈 상흔을 치유하고 민족의 존엄을 회복하며, 116년 전 한 위대한 사상가가 죽음의 공포 앞에서도 끝끝내 포기하지 않았던 '연대와 평화의 가치'를 오늘날의 동북아시아에서 실천적으로 선언하는 가장 확실한 미래지향적 과제입니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도시의 개발과 지형의 변화는 지금 이순간에도 안 의사께서 누워 계신 그곳의 흔적을 무심하게 지워가고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진실을 향한 사료의 빛이 이렇게 선명하게 켜진 지금, 우리가 하나 되어 행동한다면 역사의 기적은 반드시 이루어질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혁신적인 발굴 의지, 일본의 용기 있는 기록 제공, 중국의 대승적인 탐사 허가, 그리고 북한의 이념을 초월한 민족적 연대가 하나의 거대한 물결로 합쳐지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그리하여 동양의 진정한 평화를 위해 스러져간 영웅 안중근 의사가 기나긴 116년의 유랑을 끝내고, 마침내 따뜻한 고국의 품, 완전한 국권이 회복된 하나 된 조국의 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릴 수 있도록 4개국 모두가 역사적 책무를 다해 주시기를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지극히 절박하고도 뜨겁게 호소합니다.


2026년 3월 30일  이규수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현장1열] 세종보 재가동 저지 농성 700일만에 종료 "4대강 재자연화 의지 확인"

오준식

2026년 03월 31일 16시 26분

글자 크기

“보철거 시민행동은 농성 700일째를 맞는 오늘 금강 세종보 천막 농성을 해제한다”

지난 30일 ‘보 철거를 위한 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이하 보철거 시민행동)’이 세종보 천막을 걷었다. 윤석열 정부의 세종보 재가동에 맞서 금강 변에 무기한 천막 농성을 시작한지 700일 만이다. 정부와의 4대강 재자연화 추진안 합의에 따른 것이다.

보철거 시민행동이 세종보 농성장의 천막을 걷고 있다. 오준식 기자.

정부, 보 처리 방안 마련 후 내년부터 이행하기로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24일 연말까지 구체적인 보 처리 방안을 마련한다는 내용의 4대강 재자연화 추진안을 발표했다. 이 추진안을 국가 물관리 기본 계획에 반영하고, 금강과 영산강 수계에서 2027년 상반기부터 보 처리 방안을 이행한다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보철거 시민행동이 기후부 앞에서 ‘4대강 재자연화 국정과제 이행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오준식 기자.

보철거 시민행동은 이날 기후부 앞에서 ‘4대강 재자연화 국정과제 이행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합의안을 통해 정부의 4대강 재자연화 국정과제 추진에 대한 최소한의 의지를 확인했다”며 “세종보 재가동 중단 및 물 정책 정상화를 기치로 걸고 시작한 700일의 천막농성을 종료한다”고 말했다.

뉴스타파가 700일 동안 강을 지켜온 사람들의 목소리를 카메라에 담았다.

영상취재 : 오준식, 김동진

편집 : 곽근희

제작진

영상취재

오준식

 

김동진

편집

곽근희

디자인

이도현

출판

임승은

태그

뉴스타파는 권력과 자본의 간섭을 받지 않고 진실만을 보도하기 위해, 광고나 협찬 없이 오직 후원회원들의 회비로만 제작됩니다. 월 1만원 후원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주세요.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이 대통령, “전 세계가 에너지 문제로 난리...재생에너지로 신속 전환해야”

기자명

  •  이광길 기자 
  •  
  •  입력 2026.03.30 17:30
  •  
  •  수정 2026.03.30 17:41
  •  
  •  댓글 0
 
30일 제주에서 주민들과 만나 지역 현안에 놓고 토론하는 이 대통령. [사진 갈무리-KTV]
30일 제주에서 주민들과 만나 지역 현안에 놓고 토론하는 이 대통령. [사진 갈무리-KTV]

미·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한 달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지금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문제 때문에 난리가 났다. 사실 저도 잠이 잘 안 올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날 제주한라대학교에서 열린 「제주 마음을 듣다」 행사에 참석한 이 대통령은 “지금 당장의 문제도 그렇지만 앞으로 미래는 더 상황이 불안정해지는 것 같다”며 “생각하는 것보다 상황이 별로 안 좋다”라고 밝혔다.

다만 “이 에너지 문제는 결국은 한번쯤은 겪어야 될 문제이기는 했는데, 지금 신재생에너지로 많이 전환해 가고 있다 (...) 대한민국은 전체적으로 재생에너지로 신속하게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제 화석에너지에 의존하면 미래가 매우 위험하다. 자체 생산되는 것도 아닌데, 수입 쫓다 지금 저 모양이 되고 있으니까. 그러면 재생에너지로 전환을 해야 되고, 가장 빨리 현실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데가 제주도가 아닐까”라고 짚었다.

이 대통령은 “상상으로 생각해 보면, 모든 에너지원을 신속하게 재생에너지로 바꿔야 된다. 예를 들면 전기차로 바꾸고, 집안의 난방 이런 것도 빨리 전기나 이런 걸로 바꾸고 (...) 잘하고 계실 것 같기는 한데, 속도를 내면 어떨까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그는 “4.3 사건과 같은 국가 폭력 범죄가 다시 발생하지 않게 하려면 여러 가지 필요한 장치들이 있다”며 “아주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방법은 시효를 없애는 거겠다, 소위 형사처벌 시효, 공소시효를 폐지해야 되겠다”라고 밝혔다.

“나치 전범처럼 죽을 때까지 반드시 책임을 묻는다, 평생 쫓아다니면서 추적 조사, 수사하고 처벌한다, 그래서 두려워하게 해야 된다, 역사와 국민과 국가에 두려움을 갖게 해야 되겠다, 공직자들에게 말이에요.”

안귀령 청와대 부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한 강훈식 비서실장은 ‘중동 상황 여파’와 관련해 “정부와 기업이 합심해 에너지 수급 안정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국민적 참여가 절실하다”며 “에너지 절약 실천”을 요청했다.

우선 “정부와 공공기관은 승용차 5부제, 조명 소등, 냉난방 기준 강화 등 가능한 모든 절감 조치를 전면 시행할 것”을 주문했다. 국민들에게는 사용하지 않는 플러그 뽑기 등 생활 속 절약 실천과 함께 대중교통 이용 확대를 당부했다. 

깅 실장은 “전기 사용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산업계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제조공정 효율화와 전력수요 분산 등 선제적 대응을 요청했다. 기업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출퇴근 시간 분산 방안’도 검토해달라고 당부했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트럼프 "합의 불발되면 발전소·하르그섬 폭파"

뉴스투데이

김재용

입력 2026-03-31 06:04 | 수정 2026-03-31 07:53

21

이란 의회 '호르무즈 통행료' 징수 계획안 승인

앵커

출구가 보이지 않는 중동 상황에 이란과의 협상도 진전이 없자,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또다시 강경한 메시지를 내놨습니다.

앵커

합의가 안 되면 발전소와 하르그섬은 물론 담수화 시설까지 폭파시키고 끝낼 거라고 했습니다.

워싱턴 김재용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트럼프 대통령은 이른 오전에 SNS에 글을 올려 이란에 최후통첩성 경고를 또 보냈습니다.

합의 불발 시 "이란의 모든 발전소와 유정, 하르그섬, 그리고 담수화 시설을 폭파해 초토화시키고 끝내겠다"고 엄포를 놨습니다.

이란의 합리적 새 정권과 논의 중이고 큰 진전도 있다면서도, 협상 타결과 파국 사이의 결정이 임박했음을 예고한 겁니다.

트럼프는 만약 작전이 시작되면 이란의 옛 정권이 지난 47년간 잔혹하게 군인 등을 살육한 것에 대한 보복이 될 거라고 주장했습니다.

백악관도 이란이 한 세대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황금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캐롤라인 레빗/백악관 대변인]

"('황금 기회'를 거부하면) 세계 역사상 최강의 군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모든 선택지를 제공하기 위해 대기 중이고, 이란은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입니다."

한마디로 이란의 모든 걸 붕괴시킬 수 있음을 경고한 것이자, 동시에 별도의 휴전 합의 없이 고강도 공격 후에 일방적으로 전쟁을 끝낼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도 풀이됩니다.

이처럼 협상 중에도 최후의 일격을 압박한 것에 대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ABC 방송 인터뷰에 나와 "협상과 외교로 해결하는 걸 선호한다"면서도 협상 실패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협상 상대를 공개할 수 없는 건, 밝힐 경우 "자칫 이란 내부에서 다른 세력들과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미국 측은 협상 중인 이란 측 상대가 사실상 이미 교체된 새롭고 더 합리적인 집단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협상을 기대한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일방적인 군사작전으로 끝낼 경우에 내세워야 할 성과물을 미리 암시하는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MBC뉴스 김재용입니다.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 금지

#트럼프 #하르그섬 #이란

21

이 기사 어땠나요?

태그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