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평화의 중재자’ 역할을 당부하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인내’를 주문한 것으로 밝혀졌다.
7일 상하이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한반도 문제 관련 정상 간 협의 내용’에 대한 질문을 받은 이 대통령이 “한반도를 둘러싼 평화와 안정은 당연히 중요한 의제다. 매우 긴 시간 논의했다. (...) 불필요한 오해 낳을 수 있기 때문에 일부만 얘기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이 중국에게도 매우 중요한 관심사라는 점은 당연히 공감했다”면서 “우리 대한민국 입장에서도 국가 존속의 문제, 대한민국 성장발전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의제인 건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제가 중국측에 요청을 한게 있다”면서 “북한 핵문제를 포함해서 한반도의 문제에 대해서 중재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 우리는 모든 통로가 막혔다. 신뢰가 완전히 ‘제로’일뿐만 아니라 적대감만 있다. 우리는 노력하지만 현재는 완전히 차단된 상태라서 중국이 ‘평화의 중재자’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는 것.
이 대통령은 “시 주석께서는 지금까지 노력을 평가하고 ‘인내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렇게 얘기했다. ‘인내심’에 관한 얘기는 시 주석뿐만 아니라 리창 (국무원) 총리도 똑같은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지난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만난 한중 정상. [사진-청와대]
“우리가 꽤 오랜 시간 동안 북한에 대해서 군사적 공격행위를 했지 않느냐. 북한에서는 엄청 불안했을 것”이라며 “꽤 오랜 시간 그렇게 쌓아온 업보라고 할까, 쌓아온 적대가 있기 때문에 요게 완화되고 대화가 시작되려면 꽤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변의 역할도 필요하다. 중국에 그 부탁을 했고 중국은 그 역할에 대해서 노력해보겠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핵문제’에 대해, 이 대통령은 “서로 상대방이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주장만을 얘기하면 아무 것도 이뤄지지 않는다”면서 “현실에 입각해서 서로가 수용할 수 있는 합리적인 안을 도출해야 한다”고 설파했다.
“하나의 공감할 수 있는 사안은 있다”면서 “북측 입장에서는 체제 안전, 여기에 미국의 역할이 중요하다. 중국 최고지도자 모두가 똑같이 얘기한다”고 알렸다. 동시에 상황 악화를 방치할 수는 없으니 “현재 상태에서 중단”을 추진하자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핵무기를 추가 생산하지 않고 국외로 핵물질 반출하지 않고 더 이상 ICBM 개발 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이익이니 그 보상을 지급하고 일단 할 수 있지 않느냐”면서 “이게 되면 중기적으로 감축하고 더 나아가서 핵없는 한반도는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진정성에 대해서 북측에 충실하게 설명해달라는 부탁을 했다. 그렇게 끊임없이 시간을 갖고 노력해봐야죠, 이런 점에 대해서 중국 측의 공감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여기에는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의 인내와 이해도 필요하다”면서 “여기에 자꾸 정략적 이해를 붙여서 흔들고 발목잡고 해봐야 도움이 안 된다. 점점 더 상황이 나빠질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서해 잠정조치구역(PMZ)에 서해 구조물 문제와 관련해 "관리시설을 아마 옮기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한중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우리 측 요청에 따라 서해 구조물 중 일부를 철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것이다. 혐중 정서에 대해선 “대한민국이 더 큰 피해를 입었다”며 “부정선거를 중국이 어쩌고저쩌고 이런 정신 나간 소리를 해서 감정을 상하게 해서 되겠나”라고 했다. 3박4일 중국 국빈방문 마지막날인 이날 상하이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말이다.
8일 다수 아침신문은 모두 1면 머리기사로 이 대통령의 방중 간담회 발언을 다뤘다. 경향신문과 서울신문, 한겨레, 한국일보는 중국이 서해 구조물을 철수할 것이라는 발언을 제목에 올렸다. 동아일보는 “혐중으로 한국이 더 큰 피해를 본다”는 발언을 올렸다. 국민일보와 세계일보는 “중국 측에 한반도 문제에 대해 중재 역할을 요청했다”는 발언을 인용했다.
▲8일 경향신문 1면
서해 구조물 관련해 이 대통령은 “(서해상에) 선을 그어서 관할을 나누면 깔끔한데 양국이 그 중간을 공동으로 두고 있다”면서 “우리 입장에서는 편리하게 중간을 긋자고 했고, 문제 원인을 제거하기 위해 실무 협의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신문들 보도에 따르면, 이 문제는 중국이 한국과 배타적경제수역(EEZ)이 겹치는 서해 잠정조치수역(PMZ)에 해상 구조물들을 설치하면서 양국 간 논란이 돼왔다. 중국은 이 지역에 2018년 7월 ‘선란 1호’, 2024년 5월 ‘선란 2호’라는 해양 구조물을 일방 설치했다. 중국은 2014~2016년 동남아 국가들과 영유권 분쟁이 있는 남중국해의 여러 작은 섬들을 매립한 뒤 활주로와 미사일 기지 등을 설치한 바 있다. 서해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쏟아졌다.
경향신문은 이를 두고 “한국 해양 권익 침해 우려 해소 첫발”이라고 풀이했다. 경향신문은 이 대통령이 “그 얘기를 실무적으로 하기로 했다”고 말한 것을 두고 “지난 5일 한·중 정상회담 결과 해양경계 획정을 위한 차관급 회담을 연내 개최하도록 노력하기로 한 점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국은 등거리 원칙에 따라 설정하길 바라고 중국은 해안선의 길이 등 여러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향후 협의에서 원만하게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했다.
동아일보는 이 대통령이 “중간(선)을 정확하게 그어 버리자는 이야기를 (양국이) 실무적으로 하기로 했다. 그럼 깔끔하다”고 했다며 “다만 중국이 유엔 해양법 협약상의 해양 경계에 대한 ‘등거리, 중간선 원칙’을 자신들의 해안선 길이가 훨씬 길고 배후 인구 역시 많다는 점, 서해 아래 지형이 중국 대륙에서 뻗어나왔다는 이유 등을 들어 인정하지 않고 있어 실무 협의에 속도가 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또 “시 주석에게 북한의 핵 문제를 포함해 한반도 문제에 대해 중재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시 주석은 지금까지 (한국 정부의) 노력을 평가하고 인내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세계일보는 한중 양국 민간 분야 최대 현안인 ‘한한령’에 대해 이 대통령이 완화와 해제에 대한 중국 측 태도에 분명한 변화가 보인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중국 정부가 한한령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왔지만, 이번엔 시진핑 주석의 “석자 얼음이 한꺼번에 언 것도 아닌데 한꺼번에 다 녹겠냐”는 말을 한 점을 두고 “(해결) 조짐 정도가 아니라 명확한 의사 표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동아일보는 1면 기사 제목과 이어지는 기사로 이 대통령이 “근거 없고 불필요한 혐중 조장을 없애야 되겠다”며 “저나 중국 국가 지도자 모두 (혐오 정서를 없애자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쿠팡 중국인 직원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이유로 반중 정서가 퍼지는 것을 두고도“(정보를 유출한) 쿠팡 직원이 미국인이면 미국을, 일본인이면 일본을 미워할 것이냐”고 반문했다고 했다.
▲8일 동아일보 3면
이 대통령은 “중국은 세계 최대 시장이자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땅”이라며 “왜 거길 빼놓고 멀리 가서 고생하냐”고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재차 강조했다고 했다. 이어 관련해 “이 대통령은 중국에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 조치)이 혐중 선동의 근거가 된다는 점을 들어 한한령 해제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고 했다.
이 대통령 “언론, 이재명·민주당 사건은 ‘왜 항소 않냐’ 따져”
한편 이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언론 중립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한·중 현안 답변 와중 “통상적으론 법원이 검찰의 기소가 잘못됐다고 판단하면 기소한 검찰을 비판한다”며 “그런데 희한하게 이재명이나 민주당이 관계되면 법원의 판단이 잘못됐다고 검찰을 두둔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거 이상하지 않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경향신문은 이를 별도 기사로 다뤘다.
▲8일 경향신문 3면
발언은 이 대통령이 ‘한·중 간 서해 구조물 문제 등 불필요한 혐중 정서 조장을 근절하는 데 언론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취지로 말하던 중 “붙여서 이 얘기는 해야겠다”면서 나왔다. 경항신문은 “중국 국빈방문과 관련한 질의응답이 주로 오가던 가운데 이 대통령이 돌연 국내 현안 얘기를 꺼낸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언론에서도) 왜 항소를 안 했냐고 따진다. 기소 잘못한 걸 탓해야지, 왜 법원이 판결 잘못했다고 (하면서) 항소해서 법원 판결을 뒤집으라고 하냐”며 “완전히 중립성을 벗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기준이 정말 그때마다 다르다”고 했다. 이는 서해 공무원 피격 은폐 의혹 사건과 대장동 사건에 대한 검찰의 항소 포기 논란을 이른 것으로 지목된다.
신문들은 사설에서 서해 구조물 관련한 갈등을 푸는 방향에 대한 주문을 내놨다. 한겨레는 “바다의 경계 획정은 양국의 국익이 충돌하는 민감한 사안인 만큼 불필요한 감정 대립을 최소화하고, 치밀한 협상이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일보는 “갈등 해결의 첫발을 뗀 만큼, 해양경계 문제를 확실히 매듭지어야 한다”며 “한국에 대한 중국의 유화 제스처는 이런 식의 한일 갈라치기 국면에서 나온 것이어서 온전히 신뢰하기는 어렵다. 사드 보복을 경험한 우리로선 더 그렇다”고 했다.
장동혁 지선 앞두고 첫 “계엄 사과”
신문들은 “윤과 절연 없었다” 평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7일 기자회견에서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비상계엄에 대한 첫 공식 사과다. 그는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이었다. 국민께 큰 혼란과 불편을 드렸고, 당원께도 큰 상처가 됐다”면서 “국민의힘이 부족했다. 잘못과 책임을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의 일들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과 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했다. 그는 “당의 가치와 방향을 재정립하고, 전 당원의 뜻을 물어 당명 개정을 추진하겠다”고도 밝혔다. 기자 질문을 받는 시간은 갖지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달 3일 비상계엄 1년 메시지로는 “비상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거리집회에선 “(계엄에) 하나님의 계획이 있다”고 했다.
신문들은 당 내부에서도 쇄신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왔다고 했다. 의원 모임 ‘대안과 미래’는 “재건축 수준의 혁신이 필요하지만, 오늘 혁신안은 내부 인테리어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윤 전 대통령과 비상계엄을 옹호해 온 정치 세력, 부정 선거 음모론자들과의 명확한 절연에 대한 분명한 입장이 담겼어야 했다”고 했다. 김재섭 의원은 “하나마나한 한가한 소리로 들릴 것”이라고 평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은 “(사과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동아일보는 <尹 못끊고 중도확장 없는 張 쇄신안… 당내 “뼈 부러진데 빨간약만”>에서 “장 대표는 당초 8일 쇄신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전날 오후 늦게 발표일을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고 한 뒤 “그러나 장 대표는 이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언급하진 않았다”며 “본인을 지지하는 강성 보수 세력을 의식했다는 해석이 나온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지도부는 마지막까지 계엄 사과 수위 등을 놓고 고민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했다.
▲8일 중앙일보 1면
9개 신문 가운데 8개 신문이 제목과 본문에서 ‘윤석열과 절연’을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다음은 장 대표 기자회견을 다룬 신문들 1면 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 “계엄, 잘못된 수단”…‘윤석열 절연’은 안 해
국민일보 : 고개 숙인 보수…13개월 만에 공식 사과
동아일보 : 장동혁 “계엄은 잘못” ‘尹과 절연’ 언급 없어
서울신문 : 장동혁 “계엄은 잘못, 사과” ‘尹과 절연’ 언급은 없었다
세계일보 : 장동혁 “계엄은 잘못” ‘尹과의 절연’은 안 밝혀
조선일보 : “계엄은 잘못” 사과했지만 ‘尹과 절연’은 언급 안했다
중앙일보 : 장동혁 “계엄은 잘못” 윤 절연은 안 꺼냈다
한겨레 : ‘윤석열 절연’ 없이 장동혁 “계엄 잘못”
한국일보 : 장동혁, 뒤늦은 계엄 사과… ‘윤 절연’은 없었다
신문들은 이번 기자회견이 비상계엄에 대해 사과하지 않으면 5개월 앞 지방선거도 힘들다는 판단이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국민일보는 “내란 프레임을 끊어내지 못하면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전멸할 수 있다는 당 안팎의 우려를 어느 정도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직접 언급은 없었다”고 했다. 한겨레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일 계엄으로부터의 절연과 범보수 대통합을 공개적으로 촉구한 데 이어, 나흘 뒤인 지난 5일 김도읍 정책위의장이 당직 사퇴를 공개하는 등 지방선거를 5개월 앞두고 당내에서 변화 요구가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12·3 비상계엄은 민주주의·헌정질서를 유린한 내란이라는 압도적 여론 속에 20%대에 갇혀버린 당 지지율, 비상계엄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윤석열 세력과 절연하지 않으면 5개월 앞 지방선거도 힘들다는 당 안팎의 점증하는 압력이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리더십 위기의 돌파구를 찾지 못한 장 대표가 결국 당 내외의 압력에 굴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며 “장 대표가 고수해온 지지층 결집과 자강 노선이 당 지지율 반등 효과를 내지 못하면서 지방선거 패배의 위기감이 현실화한 영향도 크다. 당내에서는 노선 전환에 대한 안도감과 의구심이 교차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한국·경향 “끝내 기자 질문 안 받은 면피성”
신문들은 사설에서 이번 사과를 ‘반쪽짜리’, ‘윤어게인 세력과 단절 없이는 무용하다’며 비판했다. 특히 언론 질의를 받지 않고 회견을 끝낸 것을 지적하기도 했다.
▲8일 동아일보 사설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계엄의 위헌·불법성 대신 ‘잘못된 수단’ 선택이나 ‘혼란과 불편’ 초래 등을 언급하며 제한적 소극적 사과를 하는 데 그쳤다”며 “윤석열 전 대통령, ‘윤 어게인’ 세력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반쪽짜리 사과로 일단 위기를 봉합할 수는 있겠지만 여전히 뇌관은 널려 있다. 당장 한동훈 전 대표 징계 문제를 다룰 윤리위원회 구성을 두고 파열음이 만만치 않다”며 “끊어내는 고통 없이는 쇄신도 미래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다.
경향신문도 “사과는 국민 눈높이에 크게 못 미치는 반쪽짜리”라며 “기자 질문은 받지 않은 면피성 사과였다”고 했다. 이어 “잘못된 수단이었으면, 목적은 정당했다는 건가. 그는 윤석열이 내란으로 폭주하도록 길을 닦아준 당의 거수기식 행태에 대해선 일언반구 언급도 없었다”며 “국민의힘 의원 대다수가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에 불참한 것도, 비상계엄 해제 후 당이 윤석열 탄핵·파면을 반대하고 줄기차게 윤석열을 옹호해온 것도 사과하지 않았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이재명 정권의 독재를 막아내는 데 뜻을 같이한다면 누구와도 힘을 모으겠다’는 장 대표 발언이 윤어게인 세력을 껴안고 가겠다는 걸로 들릴 뿐”이라며 “장 대표 사과가 진심이라면 그들과 단호하게 절연해야 한다. 그러나 장 대표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극우 인사를 당 윤리위원장에 앉히고, 윤어게인 대표 논객 고성국씨 입당을 받아들였다”고 했다.
▲8일 경향신문 사설
한국일보는 “(윤석열의) 이름 석 자도 입에 올리지 않았다. 관련 질문을 피하려는 듯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지 않고 발표문만 읽고 회견을 마쳤다. 지난 연말 구치소로 윤 전 대통령 면회를 간 데 이어 장동혁 체제 핵심 지지층인 ‘윤석열 어게인’ 세력을 끝내 끊어내지 못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계엄의 위헌·불법성을 언급하지 않고 ‘잘못된 수단’이라고 한 것이나, ‘(계엄을) 역사의 평가에 맡기겠다’고 한 것도 상식과 거리가 멀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윤석열 어게인 세력과의 단절을 실행하지 않는 한 어떤 쇄신안도 무용하다”며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 중국의 선거개입 가능성을 주장하고 김건희 여사를 옹호한 당내 윤리위원장 임명 문제, 한동훈 전 대표 징계 등 계파 내분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는지가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수출액이 전년보다 3.8% 증가한 7097억 달러로 기존 역대 최대이던 2024년 기록을 다시 넘어섰다. 사진은 1일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2026.1.1 ⓒ 연합뉴스
2025년 말 한국의 연간 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7000억 불(약 1000조 원)을 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한국은 미국, 독일, 중국, 일본, 네덜란드에 이어 연간 수출 7000억 불에 도달한 세계 여섯 번째 나라가 됐다. 우리보다 국력이 큰 영국이나 프랑스도 아직 연간 수출 7000억 불을 달성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자랑스러운 성취임이 틀림없다. 지난해 내내 트럼프 정부의 '관세 폭탄'에 시달린 것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1971년에 연간 수출 10억 불을 처음 달성한 이래 54년 만에 연간 수출 총액이 무려 700배나 늘어난 셈이다. 1971년은 우리 역사상 출생아 100만 명을 넘긴 마지막 해이기도 하다. 그해 102만 4천여 명의 돼지띠가 태어났다. 1959년생 돼지띠부터 1971년생 돼지띠까지 13년 동안 1965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100만 명이 넘게 태어났다. 1972년 100만 명 아래로 떨어진 출생아는 그 이후 계속 감소했다. 수출 7000억 불을 기록한 2025년에는 1971년생의 4분의 1 정도인 25만 8천여 명이 태어났다. 2024년과 2025년에 연속으로 출생아가 늘어났고, 합계출산율도 0.8명대를 회복했다지만, 1971년의 합계출산율이 4.54명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지금의 인구 감소세는 실로 심각하다.
굶을 걱정은 안 했지만, 사람답게 살기는 참 어려운 시대
1971년생은 2026년 1월 현재 약 94만 명이 생존해 주민등록 기준으로 가장 인구가 많은 연령대이며 앞으로도 상당 기간 그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사회의 기반이 농업에서 제조업으로 전환한 상징적 사건인 '수출 10억 불 달성'의 해에 태어난 1971년생은 이른바 '성장세대'의 대표 주자다. 1971년생의 성장기는 한국 경제와 사회가 눈부시게 성장하던 때와 겹친다. 그들은 앞 세대가 집단으로 공유했던 '보릿고개'로 대표되는 극심한 빈곤을 잘 모른 채 성장했다. 물질적 풍요에 기반한 사회·문화적 혁신을 집단으로 경험하며 성장한 첫 세대라 할 것이다. 1971년생은 1986년 아시안게임(중3), 1987년 민주화운동(고1), 1988년 올림픽 개최(고2), 1989년 해외여행 전면 자유화(고3)를 관통하며 청소년기를 보냈다. 확실히 더 나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는 분위기가 사회 전반에 팽배했을 때이다.
1971년생은 1990년에 대학에 입학해 군부독재 청산과 민주화를 이끈 386세대와도 구분된다. 386세대는 고도성장으로 직업 기회가 급속히 팽창하던 시대에 사회에 진출했다. 이 팽창의 시대는 세계화 구호가 절정에 달했던 199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때까지 계속됐다. 그 이듬해인 1997년 'IMF 경제위기'가 닥쳤다. 26개월의 군 복무를 마친 1971년생 대졸 남성 대부분이 사회에 진출한 해이다. '국가부도' 상태의 사회로 진출한 1971년생은 그 이후에도 주기적으로 찾아온 경제위기와 여러 사회적 재난을 겪으며 청장년기를 보냈다. 이제는 모두가 당연시하는 이른바 '각자도생'이 지배하는 사회를 맨 앞에서 마주한 것이다. 700배로 커져 온 경제 규모 덕에 굶주림을 근심하지는 않았지만, 사람답게 살기는 참 어려운 시대를 1971년생은 살아온 셈이다.
▲서울 명동 거리를 오가는 시민들. 2025.12.25 ⓒ 연합뉴스
1971년생은 성장기에 겪은 이른바 선지원·후시험 대입 제도를 통해 각자도생의 경쟁 원리를 철저히 내면화한 세대이기도 하다. 먼저 원서를 내고 학력고사를 치러 합격자를 선발하는 이 방식은 1988학년도부터 1993학년도까지 계속됐다. 1969년생부터 1974년생이 대학에 입학하던 때이다. 그때 사설학원의 전국 단위 모의고사를 보면 과목별로 전국 몇 등이라는 석차가 적힌 개인별 성적표가 나왔다. 사설학원의 '배치표'에는 전국 주요 대학과 학과가 점수별로 촘촘하게 서열화돼 있었다. 전국 석차와 배치표에 의존해 대학과 학과를 정하고, 같은 대학의 강의실에서 같은 학과 지원자들이 모여 한 번 보는 학력고사로 당락을 가름했다. 비록 1971년생의 4분의 1 정도만 대학에 진학했지만, 청소년기에 내면화한 경쟁의 원리가 이들의 이후 삶에서 일종의 가치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1971년생은 올해 생일을 넘기면 55세가 된다. 세계보건기구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이 질병과 장애 없이 살 수 있는 건강수명은 2021년 기준 72.5세다. 국민연금공단 조사에서 50세 이상 가구원과 배우자가 주관적으로 인식하는 노후 시작 연령은 평균 68.5세였다. 대략 70세 전후까지는 매우 건강하게 활동적으로 삶을 산다는 말이다. 1971년생에게는 앞으로 15년 정도가 남은 셈인데, 많은 기업이 55세를 전후로 임금피크제를 적용하며 사실상 퇴직을 압박하는 것이 현실이다. 국민연금 수령 전인 65세까지 10년을 가리키는 소위 '소득 크레바스', 즉 소득 공백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응답하라 1988'의 부모들이 사는 방식
▲tvN <응답하라 1988> 스틸컷 ⓒ CJ E&M
1971년생이 앞으로 살아갈 한국 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 우울한 형편에 처해 있다. 보건복지부의 사망 원인 발표에 따르면 2024년 한국의 자살사망자 수는 1만 4872명이다. 매일 40.6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한 셈인데, 50대 자살사망자 수가 3151명(21.2%)으로 가장 많았다. 자살률(인구 10만 명당 26.2명)은 OECD 평균인 10.8명에 비해 2.4배 높으며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80세 이상 자살률은 무려 78.6명에 달한다. 자살은 10대부터 40대까지 사망원인 1위이고 50대에는 2위이다.
가처분소득 기준 2023년 65세 이상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은 38.2%이다. OECD 평균(14.8%)의 약 3배이고 회원국 중 1위다. 65세 이상 인구 10명 중 4명이 빈곤선(2023년 기준 1879만 원) 이하로 생활한다는 의미다. 극심한 사회경제적 양극화가 1971년생의 노후를 기다리고 있다. 입소스(Ipsos)의 글로벌 행복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행복도는 2011년 71%에서 2024년 48%로 23%포인트나 급락했으며 30개 조사 대상국 중 헝가리와 함께 공동 최하위였다.
수출 10억 불의 해에 태어난 1971년생은 수출 7000억 불의 해에 태어난 2025년생에게 어떤 미래를 물려줄까?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경제 구조는 또다시 탈바꿈하고 있다. 1971년생이 농업 기반 경제가 제조업 기반 경제로 전환하는 시대에 성장했듯, 2025년생은 디지털 경제, 포스트 디지털 경제로 전환이 가속화되는 시대에 성장하게 될 것이다. 희망컨대 1인당 국민소득도 4만 불을 넘어 훨씬 더 높아질 것이다. 디지털 전환이 양극화사회, 불안사회, 경쟁사회, 위험사회, 불행사회를 더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그런데 1971년생은 그들이 살아왔던 시대, 그들이 지금 살고 있는 사회와는 질적으로 다른, 소박한 표현이지만 사람답게 살 만한 사회를 2025년생에게 물려줄 수는 없을까? 그래서 1971년생의 자녀 세대도 손자 세대도 아닌 2025년생은 경쟁이 지옥으로 들어서는 관문이 아닌 사회, 서로를 존중하며 차별을 금지하는 사회, 그래도 함께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공동체 의식과 분위기가 팽배한 사회에서 청소년기를 보낼 수 있을까?
인기 드라마였던 <응답하라 1988>의 주인공인 서울 쌍문동 골목길 동갑내기들 역시 1971년생이다. 드라마이기는 했으나 그들의 부모는 그래도 사람답게, 행복하게 살아가는 법을 물려주려고 애썼다. 사람 맛 나는 삶을 자녀들에게 보여 주었다. 그 골목길의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남긴 것은 돈이 아니라 서로의 사정을 헤아리는 규칙이었다. 서로의 어려운 사정을 이해하고, 아이가 아프면 함께 돌보고, 갈등이 생기면 얼굴을 맞대고 풀어내는 대화의 기술이었다. 지금 한국 사회가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기술이다.
수출 7000억 불의 해에 태어난 2025년생에게 1971년생이 남길 유산은 더 큰 숫자로 표현되는 경제 규모가 아니라, 그 경제가 사람의 삶을 지켜주는 방식과 조건이다. 성장과 위기를 동시에 경험한 증인으로서 1971년생은 사람 맛 나는 사회, 공존할 수 있는 미래를 남기는 일에 힘써야 하지 않을까? 그 일은 1971년생만의 과업은 아닐 것이다. 그 일이 개인의 선의와 미담의 영역에 남겨질 수도 없다.
수출 7000억 불 달성 소식이 전해지기 2주일 전인 2025년 12월 15일, 국무총리 소속 '사회대개혁위원회'가 출범했다. 시민사회·정당·정부가 함께 실천 가능한 개혁 과제를 사회적 합의로 도출하겠다는 취지다. 정치·민주, 경제·민생, 사회·교육, 기후·평화·역사 등 4개 분과위원회도 구성했다. 연대가 손해가 되지 않도록, 돌봄이 가족에게만 전가되지 않도록,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제도를 바꾸고 사회의 규칙을 다시 짜는 대개혁이 이 위원회를 통해 시작되기를 기대한다. 그래서 수출 7000억 불의 해에 태어난 2025년생이, 사회대개혁과 함께 성장기를 보낸 '인간화 세대'로 역사에 기록되기를 소망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권연대 주간 웹진 <사람소리>에도 실립니다. 글쓴이 강대중 인권연대 칼럼니스트는 현재 서울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미국 트럼프 정권의 베네수엘라 침공과 마두로 대통령 부부의 강제 연행은 국제정치의 지형뿐 아니라 한국의 언론에도 하나의 시험지를 던졌다. 주권국가에 대한 명백한 무력 개입과 국제법 위반 소지가 짙은 사건을 한국의 주류 언론은 어떻게 보도하는가. 이는 ‘선진국’을 자임하는 한국의 언론으로서 그에 맞는 면모를 보여주는가의 한 가늠자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에서 드러난 한국 주류 언론의 모습은 그 같은 기대와는 매우 거리가 멀다. 오히려 ‘미국보다 더 미국적인’ 태도, 혹은 ‘트럼프 백악관의 확성기’라는 표현이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임금을 그리는 지극한 정을 노래한 조선조 정철의 가사 '사미인곡(思美人曲)'에 빗대자면, 이는 미국에 대한 연모를 노래하는 ‘사미국곡(思美國曲)’이라고 해야 할 법하다. '미국보다 더 미국을 사랑하는', '한국 안의 미국'이 한국의 언론 지면 위에 출현하고 있는 셈이다.
이번 사태는 국제법적으로 주권 침해이자 전쟁 범죄적 성격을 지닌 행위다. 그러나 미국의 시각에서 마두로를 ‘범죄자’로 규정한 것을 한국 언론은 그대로 인용하며 무력 사용의 정당성을 사실상 승인했다. 주권국가의 대통령을 심야에 기습적으로 납치한 것을 ‘체포’, ‘작전’, ‘압송’이라는 용어로 묘사했다. 경찰이 범죄자나 용의자를 검거할 때 사용하는 어휘를 그대로 갖다 쓰는 것부터가 사건의 성격을 전도시키는 출발점이다.
1월 5일, 서울 주한 미국 대사관 인근에서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한 후, 시위대가 미국 정부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규탄하는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2026.1.5. AP 연합뉴스
미국은 스스로를 ‘세계의 경찰’로 자임해왔다. 이번 침공도 경찰의 국제 치안 행위로 설명한다. 한국 주요 언론은 이를 그대로 인용해주면서 세계의 경찰에 의한 적당한 법집행으로 전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에서 미국은 경찰이라기보다 오히려 '무단 침입자'에 가깝다. 세계는 지금 '미국이라는 경찰'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위법 행위를 바로잡을 '미국에 대한 경찰'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미 국방부가 붙인 작전명 ‘확고한 결의(Absolute Resolve)’는 한국 언론의 보도를 거치며 더욱 ‘확고해진다’.
한국 주류 언론들의 이같은 보도의 밑바닥에는 뿌리 깊은 친미 일변도와 ‘힘이 곧 정의’라는 약육강식의 세계관이 깔려 있다. 언론은 이를 ‘힘의 정치’라는 현실 인식으로 포장한다. 그러나 이는 현실에 대한 냉정한 분석이 아니라, 폭력적 질서에 대한 굴종과 내면화에 가깝다. “우리에게 강 건너 불일 수 없다”는 한국 신문 사설의 주장은 마치 ‘제2의 베네수엘라가 되지 않으려면 미국의 심기를 거스르지 말아야 한다’는 자기검열 논리로 들린다. 결국 한국도 언제든 미국의 편에 서거나 그대로 추종해야 한다는 자기비하의 논리다.
한국 언론은 이번 사태에 대해 “영원한 우방도, 영원한 적도 없다”는 말을 다시 꺼내고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질문은 그 우방은 어떤 우방인가, 라는 것이다. 오늘날 미국과의 관계에서 ‘동맹의 현대화’가 자주 거론되지만, 그 이전에 필요한 것은 ‘동맹의 동맹화’다. 동맹을 무비판적 충성의 대상이 아니라 협상의 관계로 인식하는, 동맹을 동맹답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 언론의 사고는 여전히 동맹파 대 자주파라는 이분법과도 같은 단순한 도식에 갇혀 있다. 이는 동맹 아니면 반동맹, 친미 아니면 반미라는 흑백 구분에 머무는 사고다. 제3의 선택지와 다양한 외교 전략의 가능성을 스스로 차단하고 있다.
한국은 경제·군사·문화적으로 세계 10위권 안팎의 국가로, 국제사회에서 ‘미들 파워(Middle Power)’로 불린다. 그렇다면 한국의 언론 역시 그에 걸맞은 세계 인식과 책임감을 보여주고 있는가. 그러나 이번 보도가 그 질문에 대해 흡족할 만한 대답을 주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미들 파워는 단순한 경제 규모의 차원에 그치지 않는다. 강대국 사이에서 국제법, 인권, 평화라는 보편적 가치를 매개로 목소리를 내고, 때로는 중재자 역할을 수행하는 능력이 핵심이다. 이는 단지 국가의 외교 전략을 통해서뿐만 아니라 언론을 비롯한 그 사회의 총체적 역량의 발현에 의해서 가능하다.
그러나 한국 언론은 스스로를 ‘주체적 미들 파워’ 가 아니라, ‘강대국의 종속 변수’로 격하시키고 있다. 그 결과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가질 수 있는 도덕적 권위와 외교적 선택지를 스스로 축소시킨다.
한국 언론에 필요한 '현실론'은 무엇인가. 국제정치가 힘의 논리에 지배되는 것은 사실이다. 강대국은 군사력과 경제력을 앞세워 질서를 만들고, 약소국은 그 질서에 종속되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다. 그러나 이 명제와도 같은 말은 대체로 사실이더라도 국제질서를 설명하는 전부인 것은 아니다.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현실과 함께 또 하나의 중요한 사실은 국제 윤리와 국제 규범 역시 바로 그 ‘현실’의 일부라는 것이다. 20세기 이래 인류가 피의 경험 속에서 구축해 온 ‘제도화된 현실’이라는 점이다.
한국 언론이 미국의 베네수엘라 침공을 두고 “냉엄한 국제정치의 현실 앞에서 어쩔 수 없다”고 말할 때 보지 못하는 것은 국제정치는 자연법칙처럼 고정된 힘의 질서가 아니라는 것이다. 오늘의 국제질서에 작동하는 힘에는 단지 군사적·물리적 힘뿐만 아니라 윤리적·규범적 힘도 없지 않다. 그 규범은 두 차례 세계대전과 냉전의 폐허 위에서 인류가 집단적으로 합의한 ‘현실’의 규칙이다. 규범이 자주 무력화된다고 해서, 그것이 현실이 아니라는 뜻은 아니다.
한국 언론이 미국의 베네수엘라 침공을 ‘현실적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태’로 서술할 때, 빠뜨리는 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한국 언론의 그같은 '현실론' 시각은 설명이 아니라 체념이며, 현실에 대한 냉철한 분석이 아니라 오히려 현실에 대한 반쪽의 이해다.
미들파워 국가인 한국에 필요한 현실론은 어느 한쪽의 사실만을 절대화하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현실론은 힘의 정치와 국제규범 사이의 긴장 속에서 그 규범이 실제 작동하도록 만드는 과정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는 것이어야 한다. 미들파워로서의 한국은 강대국과 약소국 사이의 중간 지점에서, 규범을 실제적 힘으로, 국제질서의 현실로서 전환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미들파워 국가에게 이는 군사력으로 대체할 수 없는 중요한 영향력의 원천이다. 이는 현실을 무시하는 이상주의가 아니라 국제질서의 복합적인 면을 꿰뚫는 '가장 현실적인 전략'이다.
그리고 그같은 전략은 도덕적 선택인 동시에 결국 한국의 국익의 문제다. 규범을 실질적 힘으로 만드는 데 기여하는 국가는 국제사회에서 신뢰 자산을 축적하고, 외교적 선택지를 넓히며, 자신에게 닥칠 수도 있는 위기 상황에서 더욱 두터운 보호막을 확보한다.
한국 언론이 주목해야 할 현실론은, 힘의 논리 앞에 국제윤리는 무용지물이라는 냉소와 체념이 아니다. 미들파워 국가 언론으로서의 자기비하가 아니다. 국제규범을 현실의 일부로 더욱 '실질화'하고 그것을 활용하는 '성숙한 현실주의'가 필요하다. 그것이 미들파워 한국 언론에 필요한, 미들파워 국가의 언론으로서 한국언론에 요청되는 진정한 현실론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오는 4월 중국 방문 계기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남을 가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엘 위트 전 미 국무부 조정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기질로 인해 위험한 협상 결과가 만들어질 수 있다면서도, 현실적으로 어려워진 북한 비핵화에서 핵 군비 통제로 정책 전환을 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미국과 북한 인사들 및 미 정부 관계자 등 300여 명을 인터뷰하면서 왜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에 실패했는지를 분석한 저서 <폴아웃>(낙진, Fallout: The Inside Story of America's Failure to Disarm North Korea)을 출간한 조엘 위트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프레시안>과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조엘 위트 특별연구원은 전 미 국무부 조정관으로, 지난 1994년 북미 간 체결한 제네바 합의의 실무 설계자 중 한 명으로 알려진 미국 내 대표적인 북한 전문가다. 그는 해당 저서에서 미국의 정책 결정 구조가 장기적인 전략 접근을 지속하기 어렵게 만든다면서, 이것이 북핵 문제가 불거진 지 30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집권 기간 동안 이른바 '전략적 인내'라는 정책을 기반으로 북핵 문제를 다뤄온 데 대해 북핵 고도화를 막을 여러 기회가 있었지만 이를 살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정상회담을 가졌으나 이 역시 북한 비핵화에 실질적인 진전을 거두지는 못했다고 진단했다.
위트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정부가 정상회담까지 했음에도 후속 합의에 실패한 배경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의 개인적 특성과 관련이 있다. 그는 주의 집중 시간이 매우 짧고 쉽게 좌절하는 '2분짜리 인간(two minute man)'으로 알려져 있다"라며 지난 2019년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실패 원인이 트럼프 대통령의 기질에 있다고 짚었다.
위트 선임연구원은 "트럼프는 영변 핵시설 폐기의 대가로 미국이 제재를 해제하는 '작은 딜'을 두고 김정은과 초기에 흥정하다가 좌절감을 느꼈다"라며 "트럼프는 회담이 끝나기도 전에 회담장을 박차고 나갔는데, 바로 그 순간 (스티브) 비건(대북정책특별대표)과 동료가 복도에서 북한의 고위 보좌관과 회담 진전을 보고 있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이후 정상회담이 열리더라도 기대할 수 있는 최선은 "역내 긴장 완화 조치"가 될 것이라면서 "위험한 점은 과신에 차고 준비되지 않은 트럼프가 심각한 실수를 저질러 미국의 지역 내 이익은 물론 한국의 안보를 저해하는 단계에 합의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위트 선임연구원은 "그(트럼프)는 한미 연합 군사 훈련 중단에 분명히 동의할 것이며, 비용 절감을 위해 주한미군 철수까지 고려할 수도 있다"라며 "이 모든 것이 또 다른 정상회담 개최를 배제하는 것은 아니지만, 회담은 세밀하게 준비되어야 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 북한이 2019년 때와는 매우 변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라고 짚었다.
▲ 2019년 2월 28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위치한 메트로폴 호텔에서 단독회담을 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북한이 비핵화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과 핵 군비 통제 수준의 협상을 추구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위트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무기 발전과 평양에서 나오는 최근 성명들을 고려할 때, '비핵화가 최종 목표'라고 기록하는 합의문은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라면서도 "그러나 그것이 협상과 합의 도달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핵 군비 통제 합의를 원한다면 트럼프 정부가 이를 수용할 용의가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미국은 북한을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정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공개 발언이나 행동은 피해야 한다. 그러나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역과 국제 평화·안보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미국과 동맹국들이 있는 그대로 밝히는 것까지 막아서는 안 된다"라고 전제했다.
위트 선임연구원은 "또 미국과 한국이 그 위협을 완화하고 궁극적으로 이를 제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밝히는 데에도 아무런 제약이 없다"며 "만약 북한이 대화에 진지하게 임하려고 한다면 이러한 (한미 간의 표현에 대해) 이견을 표명하면서도 결국은 협상을 계속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북한 비핵화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미국과 동맹국들이 반드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이는 대화에 진지하지 않다는 뜻"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물론 이러한 접근(핵 군비 통제를 위한 회담)은 수십 년간의 목표(인 비핵화)를 포기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어떤 미국 행정부에게도 쉽지 않은 선택일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이는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위험한 위협에 대응해 나아가는 길이기도 하다"라며 이같은 회담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뜻을 표했다.
위트 선임연구원은 "특히 트럼프 정부가 과거 어느 (미국) 행정부도 감히 시도하지 않았던 수준의 외교인 북한 지도자와 정상회담을 받아들였던 전례를 고려할 때, 트럼프야말로 이러한 정책 전환을 시도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후보일지도 모른다"라며 미국이 핵 군비 통제 회담을 실시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미국이 북한의 핵 보유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이를 관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려면 어떤 방식의 회담이 이뤄져야 하느냐는 질문에 "주요 당사자인 미국, 북한, 한국 간의 개별적인 양자 대면 협상과 함께 북한의 핵심 파트너인 러시아와 중국 등 다른 국가들도 역할을 하는 다자 간 메커니즘이 수립되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 <폴아웃>, 조엘 위트 지음, 예일 대학교 펴냄. ⓒYale University Press
위트 선임연구원은 이러한 회담의 주요 의제에 대해 "북한의 핵 프로그램 억제, 대북 제재 해제, 주요 당사국 간 외교 관계 수립과 같은 오래된 문제들이 다시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 그러나 미국과 그 동맹국들, 그리고 러시아와 중국이 위협적으로 느끼는 행동들에 대해서도 회담에서 다룰 필요가 있을 것"이라며 "대표적인 예로 폭격기나 잠수함 같은 미국의 '핵 공유 가능' 시스템을 한반도에 정기적으로 배치하는 것을 중단하는 문제 등이 포함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북한의 핵이 계속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한국이 우라늄 농축 및 재처리 권한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데 대해 위트 선임연구원은 "슬로모션 재앙"이라며 동북아 지역의 핵 도미노 현상을 가져올 것이라고 강하게 우려했다.
이와 관련 북한의 핵무력을 현실적으로 제거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한국에도 어떤 형태의 보호가 필요하지 않겠냐는 지적에 위트 선임연구원은 "안타깝게도 이 커지는 위험에 대한 쉬운 정책적 해결책은 없다"라며 미국과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간 맺었던 '듀얼키(Dual Key)' 방식의 핵 공유 합의가 이뤄질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한미 양국은 지난 2023년 4월 '워싱턴 선언'을 통해 '핵협의그룹'(NCG)을 만들고 이를 통해 확장억제 실행력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하지만 이는 미국의 핵을 동맹국의 무기 체계에 탑재하는 미국과 나토의 '핵 공유'와는 다른 방식이다.
위트 선임연구원은 "이행하기는 어렵겠지만 외교적인 대안으로는 긴장 완화와 동북아 군비 경쟁 종식을 위한 신뢰 구축 조치에 집중하는 프로세스가 있을 것"이라며 "이러한 프로세스에는 미국과 동맹국들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중국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이는 지정학적 경쟁보다 역내 갈등 회피라는 목적을 우선시하는 3대 강국(미·중·러)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며, 동북아시아와 이 강대국들 사이의 긴장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종훈 울산 동구청장(진보당)이 6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 청장은 “산업 대전환 시대, 부·울·경 일자리 동맹으로 울산의 미래를 열겠다”라며 시민이 승리하는 지방선거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청 도시 울산, 일자리 동맹으로 되살리겠다”
김 청장은 출마 선언문에서 현재 울산이 산업 위기, 일자리 위기, 민생 위기라는 ‘3중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산업 수도라는 화려한 이름 뒤에 울산은 하청 도시, 비정규직 도시가 되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 대안으로 ‘부울경 일자리 동맹’을 제안했다. 이는 단순한 행정 통합을 넘어 지역 대학 육성, 대기업 본사 이전, 지역 특화 산업 지원을 통해 수도권에 맞설 실질적인 경쟁력을 갖추자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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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주권과 이동권 보장하는 혁신 공약
김 청장은 울산의 비상(飛上)을 위한 구체적인 공약도 내놓았다.
에너지 주권 확립: 울산에너지공사를 설립하고 부유식 해상풍력을 공공 개발하여 ‘바람공동자산 도시’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동권 혁명: 버스 완전 공영화를 통해 노선 결정을 시민에게 돌려주고, 단계적으로 ‘무상 버스’를 도입해 민생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일자리 보장: 주 4.5일제를 선도하고 ‘울산형 일자리 보장제’를 통해 청년과 하청 노동자의 삶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내란 세력 심판 위해 민주진보세력 단결해야”
정치적 결단도 분명히 했다. 김 청장은 “이번 선거는 내란 세력을 청산하고 민주주의를 지키는 가장 첨예한 전선”이라며 “부울경에서 민주진보개혁세력이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단일화와 관련해서는 “통합의 정신으로 단결에 나설 것”이라면서도 경선 승리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최근 미국 뉴욕시장 선거에서 파란을 일으킨 맘다니 사례를 언급하며, “진보당의 역동성과 시민들의 변화 열망이 있다면 소수 정당의 한계를 넘어 충분히 승리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여론조사 두 자릿수 지지율, ‘김종훈 바람’ 예고
한편, 출마 선언 전 진행된 여론조사(부산일보 의뢰)에서 김 청장은 다자구도임에도 10.8%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송철호 전 울산시장과 이선호 전 울주군수를 따돌리며 강력한 경쟁력을 증명했다. 진보·민주 진영 후보들의 지지율 합계가 국민의힘 후보들을 앞서는 상황에서, 김 청장의 가세가 울산 선거 판도를 뒤흔들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김 청장은 “울산은 김종훈이다. 다른 미래는 가능하며 바로 지금이 그 기회”라며 시민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20년 공직 생활 동안 초당적 협치와 노동자 정치를 실천해 온 김종훈의 도전이 울산을 넘어 부울경 전체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이번 조사는 <부산일보>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서 지난 2~3일 경남 만 18세 이상 1011명, 울산 801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사용된 피조사자 선정 방법은 통신사에서 제공받은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해 무선 자동응답(ARS) 조사로 진행했다. 가중값 산출과 적용 방법은 지난해 11월 말 기준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통계를 기준으로 셀가중을 부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경남 ±3.1%포인트(P), 울산 ±3.5%P다. 경남 응답률은 5.8% 울산 응답률은 5.6%로 기타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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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문 1답] 김종훈 울산시장 출마 기자회견 질의응답
Q. ‘시민이 결정하는 버스 노선’과 ‘무상 버스’ 공약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막대한 예산과 소송 문제 등으로 완전 공영화가 가능하겠나?
A. 지금의 버스 개편은 시민 의견을 무시한 불통 행정의 결과다. 이용객이 적다고 노선을 없애는 것은 시민의 ‘이동권’을 박탈하는 짓이다. 비용 논리가 아니라 대중교통의 원칙으로 접근해야 한다.
울산시는 이미 버스 적자를 메우기 위해 연간 2,000억 원 넘는 예산을 쓴다. 이 예산을 효율적으로 쓰면 단계적 무상화와 완전 공영화는 충분히 가능하다. 차가 줄고 환경이 살아나는 선순환을 만들겠다.
Q. 현직 구청장직은 언제 사퇴할 예정인가?
A. 구청장으로서 행정적 책임을 마지막까지 다하겠다. 법이 정한 시한을 넘기지 않는 범위에서 적절한 때에 사퇴하겠다.
Q. 진보당은 일찌감치 후보를 냈지만 승리가 쉽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완주할 생각인가, 아니면 단일화 가능성이 열려 있나?
A. 기본은 끝까지 달리는 것이다. 하지만 12.3 내란을 겪으며 확인한 광장의 민심은 ‘단결하여 심판하라’는 것이다. 민주주의를 파괴한 세력을 청산하기 위해 모든 진보·민주 세력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시민의 요구를 외면하지 않겠다. 승리를 위해 통합의 정신으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하겠다.
Q. 울산에너지공사 설립, 시장 임기 내에 실현 가능한 로드맵이 있는가?
A. 지난 4년, 울산은 해상풍력의 최적기를 놓쳤다. 더 지체할 시간이 없다. 시장이 되면 즉시 설립에 착수하겠다. 핵심은 ‘공공 주도’다. 민간 참여를 열어두더라도 에너지공사가 중심을 잡고 에너지 주권을 지켜야 한다.
Q. 민주당은 거대 야당이고 진보당은 소수 정당이다. 경선을 치른다면 이길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A. 소수라고 반드시 지는 법은 없다. 뉴욕시장 선거에서 파란을 일으킨 맘다니의 사례를 보라. 진보당의 역동성과 새로운 울산을 바라는 시민의 열망이 합쳐진다면 거대한 파편을 일으킬 수 있다. 내란 청산의 성패가 달린 부울경 전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필승 카드를 제시하겠다.
Q. ‘부울경 일자리 동맹’과 기존 ‘메가시티’는 무엇이 다른가? 행정 통합도 염두에 둔 것인가?
A. 기존 메가시티가 행정 구역을 합치는 ‘형식’에 치중했다면, 일자리 동맹은 청년이 떠나지 않도록 ‘내실’을 채우는 실질적 대책이다. 최고 수준의 인재 육성과 대기업 본사 이전 등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다. 행정 통합이나 광역연합 같은 형식은 일자리 경쟁력을 높이는 과정에서 시민과 소통하며 결정할 문제다.
[최현정의 웰컴 투 아메리카] 조란 맘다니, 34살 '무슬림 민주사회주의자' 뉴욕시장에 거는 기대
6.01.07 06:45ㅣ최종 업데이트 26.01.07 06:45
▲미국 버몬트주 무소속 버니 샌더스 미국 상원의원(왼쪽)이 지난 1일 뉴욕에서 열린 조란 맘다니 시장 취임식에서 취임 선서를 주재하고 있다. 가운데는 코란을 들고 있는 조란 맘다니의 배우자 라마 두와지다.AP/연합뉴스
▲지난 1일 뉴욕주 법무장관 레티티아 제임스(왼쪽)가 당선된 조란 맘다니 시장(가운데)에게 취임 선서를 시키고 있다. 그의 아내 라마 두와지가 두 권의 꾸란을 들고 있다. AP/연합뉴스
나의 새해 첫 일정은 시청 행이었다.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두 번 갈아타 도착한 곳은 로어 맨해튼(Lower Manahatten), 뉴욕 시청이 있는 곳이다. 새 시장 취임식을 위한 블록파티 소식을 듣고 바로 신청해 큐알코드를 받아놨다.
연말연시 여행쯤은 안 가도 상관없었다. 소설 <파친코>를 쓴 이민진 작가도 오늘 취임위원회 위원이라고 한다. 까다로운 검문검색장을 통과해 행사장까지 입장하는 데만 1시간 가까이 걸렸다. 꼼꼼히 몸수색하는 NYPD(뉴욕경찰국), 누군가 총을 갖고 들어가면 안 되니까, 모두 안전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시민들은 다들 성실히 협조한다.
허드슨강에서 불어오는 영하 13도 강추위 속에서 나와 같은 4만여 명의 인파가 전광판 앞에 모였다. 해도 없고 골바람도 매서운 정초에 2시간 가까이 이어진 행사였지만, 모두가 집중하고 환호하며 행사 내내 자리를 지켰다. 역사적인 뉴욕시 112번째 시장 취임식 현장이었다.
'빵과 장미'를 부르는 취임식
▲루시 다커스가 지난 1일 미국 뉴욕시에서 열린 조란 맘다니 뉴욕 시장 취임식에서 공연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그래 우리는 빵을 위해 싸운다. 그러나 우리는 장미를 위해서도 싸운다(...) 삶의 영광을 함께 누리자, 빵과 장미, 빵과 장미..."
인디 싱어송라이터 루시 다커스가 고요한 목소리로 축하송 '빵과 장미'를 부른다. 반주는 옴니코 (Omnichord)라는 소박한 악기다. 20세기 초 여성 참정권과 노동자의 권리를 요구하는 현장에서 불린 이 노래가, 21세기 한복판 뉴욕 시청 앞 제대로 된 정식 무대에서 울려 퍼진다.
빵은 노동자의 기본적인 생계와 경제적 권리를 의미하고 장미는 인간다운 삶의 가치를 말한다고 알고만 있던 그 '좌빨' 노래를 뉴욕의 시장 취임식에서 듣는 느낌은 비현실적이었다. 나도 이렇게 감동적인데, 평생을 '민주 사회주의자'로 살아온 버니 샌더스는 어떤 마음일까 궁금했다. 루시 다커스의 무대 뒤로 흰머리의 노정객 모습이 비친다. 두툼한 파카에 털장갑을 끼고 주최 측에서 나눠준 무릎 담요를 덮은 그는 미동도 없이 노래를 음미하는 것처럼 보인다.
노래가 끝나고 오늘 가장 노인으로 보이는 84세 버니 샌더스가 소개됐다. 관객들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고, 전광판 앞의 인파는 오늘 보여준 것 중에 가장 큰 환호와 박수로 그를 맞았다.
먼저 그는 조란 맘다니 선출로 미국과 전 세계에 민주주의에 대한 희망과 영감을 준 뉴요커들에게 감사하다는 말로 연설을 시작했다. 이어 '급진적'이란 말의 뜻을 재정비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에서 저렴한 주택을 보장하는 건 결코 급진적이 아닙니다."
"진짜 급진적인 건 소수에게 너무 많은 것을 주고 다수에게 삶의 기본적인 것조차 빼앗은 체제입니다."
추위로 목소리는 떨리고 기침으로 여러 번 연설이 끊겼다. 강추위 속 행사가 버거워 보이는 80대 할아버지지만 삶에서 우러나오는 연설에 사람들은 존경을 표했다.
"이 도시와 이 나라의 억만장자 계급이 모든 것을 가질 수는 없습니다."
"미국은 극소수의 것이 아니라 모두의 나라여야 합니다."
그리고 버니 샌더스는 자신이 꿈꿔왔던 세상을 앞으로 실천해 나갈, 서른넷 새 뉴욕시장의 취임 선서를 주재했다. 맘다니의 할아버지가 쓰던 이슬람 경전, 쿠란에 손을 얹고 말이다.
공식 취임식이 있기 13시간 전인 1일 0시. 미들 맨해튼에 위치한 타임스 스퀘어(Times Square)에서 요란한 볼드롭 행사와 불꽃놀이가 펼쳐졌던 그 시각에, 뉴요커들에게도 낯선 시청 지하의 폐쇄된 올드 시티 홀(Old City Hall)역에서 조촐한 비공개 취임식이 있었다.
지금은 폐쇄됐지만, 1904년에 개통된 이 역은 당시 이민자들의 노동으로 만들어진 대중교통 시설이었다. 대중 인프라가 튼튼해진 바탕 위에서 뉴욕은 당시 최고의 도시였던 파리, 런던 등과 어깨를 겨눌 수 있는 메트로폴리탄 도시로 자리매김했다. 즉, 지금 미국의 부와 명성의 바탕이 된 역사적인 장소다.
"뉴욕은 이민자의 도시로 남을 것입니다. 이민자들이 세웠고 이민자들이 움직여 왔으며 오늘부터는 이민자가 이끌 것입니다."
선거 승리 직후 맘다니가 했던 위의 말이 생각나는 행보였다.
맘다니에게 거는 기대
▲영하 13도 강추위에 4만여 명의 인파가 취임식을 지켜봤다.최현정
취임 후 닷새가 지난 오늘까지 새 뉴욕시장 맘다니는 다음과 같은 정책을 해냈다.
1) 세입자 보호 기구 강화, 임대 사기 청문회(Rental Ripoff Hearings) 기획
2) 중단되었던 자전거/보행자 프로젝트 부활
3) 전임 행정명령 대거 철회
4) 학교 관리 권한 재조정
5) 고소득자 소득세 인상 추진
6) 구독 서비스 등의 정그 피(Junk Fee, 숨은 수수료 ) 문제 대응
또한 맘다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해 베네수엘라에 대한 공격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처럼 그가 펼칠 시정은 트럼프 정권하에서 결코 평탄해 보이지는 않는다. 뉴요커들의 절망과 분노, 기대와 희망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의 지역 정치가 어떻게 펼쳐질지 응원하고 기대하고 싶다.
지난 11월 선거에서 이긴 날 밤의 승리 연설은 번역해서 읽어야 했다. 하지만 이번 취임 연설은 뉴욕시 웹사이트에 한국어로 번역되어 올라와 있다. 세계 190여 개 나라에서 온 이들 모두가 새 시장의 취임 연설을 자국어로 볼 수 있게 말이다. '민주적 사회주의자' 조란 맘다니가 지역 정치를 어떻게 펼치는지 함께 지켜보면 좋겠다.
▲맘다니의 당선을 도운 9만여 명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상을 그린 영상이 행사 시작 전 상영됐다.최현정
▲"내가 손뜨개로 만든 버니야." 맘다니 취임식의 최고 인기 스타는 버니 샌더스 의원이었다.최현정
이달부터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가 시행되면서 서울에서 발생한 쓰레기들이 민간 소각장을 찾아 전국 각지로 흩어지고 있다. 수도권과 가까운 충청권뿐 아니라 강원도까지 쓰레기를 보내는 장거리 원정 소각이 현실화 되면서 ‘폐기물 발생지 처리 원칙’이 사실상 무너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강동구는 올해부터 구내에서 나온 생활 쓰레기를 충남 천안시와 세종시 소재 민간 소각장으로 보내 처리하고 있다. 처리 단가는 t당 17만원 수준으로 수도권매립지(t당 약 11만6800원)와 공공 소각시설(t당 약 12만원) 처리비보다 높다. 강동구는 2028년까지 생활 쓰레기 3만t을 충청권으로 보낼 예정이다.
직매립 금지로 수도권매립지의 기능이 대폭 축소되고 공공 소각장 확충은 미진한 상황에서 비수도권 민간 소각장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서울 강남구도 올해부터 생활 쓰레기 일부를 충북 청주시로 반출한다. 강남구는 올해 청주 소재 민간 소각장을 포함한 폐기물 업체 5곳과 위탁 계약을 맺고, 대형생활폐기물 잔재물과 함께 종량제 봉투에 담긴 생활 쓰레기를 맡기기로 했다. 서울 금천구 역시 지역 원정 소각 자치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금천구는 올해부터 충남 공주와 서산, 경기 화성 민간 업체 3곳으로 생활 쓰레기를 보내 처리한다.
서울 쓰레기 일부는 강원도로도 간다. 마포구는 평상시엔 생활 쓰레기를 공공 소각장인 마포자원회수시설에서 전량 소각 처리하고 있다. 다만 연간 약 40일에 달하는 시설 정비 기간 동안에는 발생한 쓰레기는 올해부터 강원도 원주 소재 폐기물 업체에서 처리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지난해 12월 폐기물처리시설 가동이 중단되는 경우 예외적으로 수도권매립지에 묻을 수 있도록 했지만, 수도권매립지의 실제 매립 허용량을 가늠할 수 없어 민간 소각장과 별도 계약을 맺은 것이다. 마포구 관계자는 “예외적 허용이 된다면 매립지로 가면 되겠지만, 만에 하나 쓰레기 대란이 발생하면 안되기 때문에 이중·삼중으로 대비책을 마련한 것”이라고 했다.
서울의 다른 자치구도 처지는 비슷하다. 서울 시내에 민간 소각장이 없는 탓에 자치구들은 경기도 외곽과 충청권 소재 민간 소각장에 생활 쓰레기 처리를 의존하고 있다. 강서구는 올해부터 경기도 시흥시와 안산시 소재 민간 업체 4곳에생활 쓰레기를 맡기기로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25개 자치구 가운데 13곳은 전량을 관내 소각장에서 처리가 가능하다”며 “소각장을 찾지 못한 자치구나 보완책이 필요한 곳들이 타 지역 업체와 계약을 맺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지난해 12월 15일 서울시청앞에서 ‘수도권 쓰레기, 충북 민간시설 전가’를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경기 지역 쓰레기도 수도권 경계를 넘어선다. 경기 고양시는 지난 1일부터 관내 생활 페기물을 충북 음성군 소재 민간 폐기물 업체로 보내고 있다. 오는 6월까지 음성 지역 민간 업체로 보낼 쓰레기 물량은 잠정 1만5400t에 달한다.
기후부 관계자는 “충청권 업체들이 수도권 지자체와 민간 위탁 계약을 맺는 경우가 있다”며 “대부분 수도권 업체들이 계약을 많이 하고 있지만, 수도권 외 지역 업체라는 이유로 입찰 제한을 둘 수는 없다”고 말했다.
민간 소각장 ‘돌려 막기’를 통해 당장의 쓰레기 대란은 막았지만, 민간 위탁으로 인한 비용 상승과 지역 갈등 등 부작용이 뒤따르고 있다. 쓰레기는 발생지에서 처리한다는 ‘발생지 처리 원칙’이 흔들리면서, 수도권 공공 소각장 신설을 둘러싼 갈등의 불씨는 지역으로 옮겨 붙고 있다. 수도권 쓰레기 문제로 인한 환경 부담과 갈등 비용을 지역 주민이 떠안는 구조다.
홍수열 자원순환경제연구소장은 “현행 민간 위탁이 상시화되면 소각 시장의 수익성이 높아져 사모펀드 등 자본이 민간 소각장 건설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가능성이 크다”며 “수도권 쓰레기 문제를 책임져야 할 주체는 빠지고,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소각장 입지를 둘러싼 갈등이 확대돼 지역 주민들의 부담만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과 시 주석의 깊은 우정과 확고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중 관계의 전면적인 복원 흐름을 공고히 하고 한·중 양국이 민생과 평화라는 공동의 지향점을 향한 협력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기반을 중점을 두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5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90분 간 진행된 한중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이같이 정리했다.
두 정상은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상황 속에서 양국은 국권 회복을 위해 힘을 합쳤던 공동의 역사적인 기억과 92년 수교 이후에 호혜적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왔던 경험을 바탕으로 역내 평화 발전을 위해서 기여해 나가기로” 했다.
위성락 실장은 “한중 간의 정치적 신뢰와 우호 정서 기반을 공고히 하였다”는 점도 짚었다. △양국 정상이 매년 만나고, △외교·안보 포함한 다양한 전략채널을 복원하며, △국방 당국간 소통·교류를 확대하고, △중국 내 독립운동 사적지 보호를 강화하며, △혐한·혐중 정서 대처를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는 것.
아울러, 한중 FTA 서비스·투자 협상에서 연내 의미 있는 진전을 비롯하여 수평적 호혜 협력에 기초한 민생 분야 실질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였으며, 문화 콘텐츠 교류 복원과 서해 문제에 대해서도 진전된 공감대를 형성했다.
양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MOU 14건을 체결했다. ‘중국 청대 석사자상 한 쌍 기증증서’에도 서명했다. 위 실장은 “간송 전형필 선생께서 1930년대에 일본에서 구입한 중국의 유물”이라며 “한중 양 국민 간의 우호 정서를 증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했다.
두 정상은 또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이 한중 양국의 공동 이익”이라는 인식을 재확인하고,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 수행 의지”를 확인하였다. 양국은 북한과의 대화 재개 중요성을 확인하고, 한반도의 긴장 완화와 평화 구축을 위한 창의적인 방안들을 지속 모색해 나가기로 하였다.
위성락 실장은 “남북 관계에 대해서는 우리가 주로 이야기를 했다”면서 “지금 상황에 대해서 얘기를 했고 상황이 더 진전하기 위해서 우리가 노력하겠다, 그러나 주변의 주요국들도 같이 움직여주면 좋겠다 그런 취지의 얘기를 했다”고 알렸다.
그는 “중국 쪽에서는 그동안에 우리가 취해온 긴장 완화, 신뢰 구축 노력에 대해서 평가하는 입장이었다. 그리고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건설적인 역할을 하고자 한다 그런 정도의 반응이 있었다”고 전했다.
지난해 중국 ‘전승절’ 때 북중러 정상이 베이징 톈안먼 망루에 나란히 선 이후 중국은 북한을 향해 ‘비핵화’와 ‘남북관계 개선’ 요구를 하지 않고 있다.
5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식환영식. [사진-중 외교부]
이날 두 정상은 오후 4시30분(한국시간 5시30분)부터 공식 환영식, 정상회담, MOU 서명식, 국빈만찬까지 4시간 넘는 일정을 함께 했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 모두발언을 통해 “한중 관계의 뿌리는 매우 깊다”고 강조했다.
“지난 수천 년간 한중 양국은 이웃 국가로서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왔고 국권이 피탈되었던 시기에는 국권 회복을 위해 서로 손을 잡고 함께 싸웠던 관계”이고 “한중 수교 이후에는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호혜적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왔다”고 짚었다.
이 대통령은 “이제 시대의 흐름과 변화에 발맞춰서 주석님과 함께 한중 관계 발전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가고 싶다”면서 “저와 주석님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중 관계의 정치적 기반과 우호 정서의 기반을 튼튼히 쌓겠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역사의 올바른 편에 굳건히 서서 정확한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한국과 함께 우호 협력의 방향을 단단히 지키며 호혜상생의 취지를 바탕으로 중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건강한 궤도를 따라 나아가도록 추진하여 양국민이 실질적으로 더욱 행복해지도록 하고 역내 및 세계평화 발전을 위해 긍정적인 에너지가 더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체적으로 이번 ‘국빈 방중’과 ‘한중 정상회담’이 “2026년을 한중 관계의 전면 복원의 원년으로 만들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위 실장은 기대했다. “이번 방문이 아주 뜻깊다. 한중 새 시대의 든든한 기초를 다졌다”는 시진핑 주석의 평가도 전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6일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 리창 국무원 총리와 각각 만난 뒤 상하이로 이동할 예정이다.
<양해각서(MOU) 14건 주요 내용>
① 아동 권리보장 및 복지증진 협력 관련 양해각서
ㅇ 주요 내용 : 아동 우선 정책 원칙을 공공정책·시설·서비스 등에 통합하여 추진하기 위해 양국 간 정책소통, 사업협력, 인적교류 등 협력 진행
ㅇ 의의 : 아동이 보다 나은 삶을 누릴 수 있는 사회 기반을 구축하여 저출생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와 이로 인한 경제·사회적 변동에 적극 대비
- 아동정책 공유 및 공동연구, 민·관·학 교류행사 등을 통해 양국 접촉면을 확대하여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우리 기업의 시장 진출에 기여
ㅇ 서명 : (韓)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 (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
② 글로벌 공동 도전 대응을 위한 과학기술혁신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
ㅇ 주요 내용 : 기후변화 등 글로벌 이슈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공동연구, 연구자 간 교류, 공동 세미나 등 과학기술 협력 추진
ㅇ 의의 : 글로벌 문제 해결 등을 중심으로 중국과의 과학기술 협력 확대 기반을 마련하고, 연구자 간 교류 확대를 통해 연구 네트워크 구축
ㅇ 서명 : (韓)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 (中) 과학기술부장
③ 환경 및 기후협력에 관한 양해각서(개정)
ㅇ 주요 내용 : 양국 기관 간 기후변화, 대기질, 폐기물‧자원순환, 기후환경산업 등 관련 협력 추진 및 장관‧국장급 정례 회의 개최
ㅇ 의의 : 미세먼지 등 대기 분야 중심 협력에서 기후변화, 순환경제 등 글로벌 이슈에 대한 협력으로까지 협력 범위 확대
ㅇ 서명 : (韓)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 (中) 생태환경부장
④ 디지털 기술 협력 양해각서
ㅇ 주요 내용 : 디지털 확산, 디지털 포용, 소프트웨어, 사이버보안 등 디지털 분야 전반을 포괄하여 양국 간 정부・민간 차원의 교류·협력 확대
ㅇ 의의 : ▴디지털 분야 교류·협력 확대 기반 구축 ▴양국의 디지털 기업 경쟁력 제고 ▴디지털 확산 등 정책 공조를 통해 민생 경제 회복에 기여
ㅇ 서명 : (韓)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 (中) 공업정보화부장
⑤ 교통 분야 협력 양해각서
ㅇ 주요 내용 : 양 기관 간 육상교통, 도로, 철도, 미래 모빌리티 등 관련 협력 추진 및 협의회 구성
ㅇ 의의 : 도로, 철도, 항공 등 분야별 국장급 협의체를 장관급 정례 협의체로 격상하여 한중 교통 분야 협력 증진
ㅇ 서명 : (韓) 주중대사(국토교통부 장관 대리서명) / (中) 교통운수부장
⑥ 중소기업과 혁신 분야 협력 양해각서
ㅇ 주요 내용 : ▴유망 스타트업 협력 분야 발굴 ▴정보·경험 공유 ▴인적교류 ▴투자 활성화 ▴기술·비즈니스 협력 프로그램 ▴스타트업 얼라이언스를 통한 스타트업 육성 협력 ▴AI 등 신기술을 활용한 스타트업 지원 등
ㅇ 의의 : 한국의 스타트업 분야 다자주의적 협력 선도 의지를 공고화하고, 협력 분야를 기존 중소기업 분야에서 스타트업 분야로까지 확대
ㅇ 서명 : (韓)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 (中) 공업정보화부장
⑦ 상무 협력 대화 신설에 관한 양해각서
ㅇ 주요 내용 : 韓 산업부-中 상무부 정례 협의체(‘상무 협력 대화’) 구축
ㅇ 의의 : 그간 비정기적으로 개최되던 한중 상무장관회의를 정례화하여 보다 체계적으로 경제·통상 협력 의제 논의·관리
ㅇ 서명 : (韓) 산업통상부 장관 / (中) 상무부장
⑧ 산업단지 협력 강화 양해각서
ㅇ 주요 내용 : 한중 산업협력단지 간 무역·투자 장려, 제3국 시장 진출, 공동연구, 사무처 역할 강화 등
ㅇ 의의 : 한중 산업협력단지 간 투자 활성화 및 산업·공급망 협력 공고화
ㅇ 서명 : (韓) 산업통상부 장관 / (中) 상무부장
⑨ 식품안전협력에 관한 양해각서
ㅇ 주요 내용 : ▴식품안전 법률, 규정 등 정보교환 ▴수입식품 부적합 등 정보제공 및 현지실사 협조 ▴우리 수출 기업의 명단 등록 협력 등
ㅇ 의의 : 한중 수출입 식품안전 상호협력을 통한 K-푸드 수출지원
- 식약처가 중국 해관총서에 한국 식품기업의 공장등록을 일괄 추진하여 한국 식품기업의 신속한 중국 진출을 지원
ㅇ 서명 : (韓) 식품의약품안전처장 / (中) 해관총서장
⑩ 야생(자연산) 수산물 수출입 위생 관련 양해각서
ㅇ 주요 내용 : 한중 간 수출입되는 자연산 수산물의 검사, 검역 및 위생 요건 합의
ㅇ 의의 : 어획수산물 전 품목으로 자연산 수산물 중국 수출 확대
- 품목별 허가를 받지 못해 그간 중국으로 수출할 수 없었던 냉장병어 등 수산물도 품목별 허가 없이 수출 가능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을 포함한 13개 단체가 5일 ‘공동성명’을 통해 “미국의 베네수엘라 침공을 강력히 규탄하며, 군사행동 중단과 모든 형태의 무력 개입을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재명 대통령과 한국 정부가 이번 사태를 명백한 침략 전쟁으로 규정하고, 국제법과 평화의 원칙에 입각한 분명한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
민변 등은 “미국은 ‘마약 단죄’를 빌미로 이번 공격을 감행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주권 국가의 지도자를 군사적으로 축출하는 것은 국제법상 중대한 위법 행위이며 어떠한 정치적 명분도, 도덕적 수사로도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일축했다.
“베네수엘라의 정치적, 사회적 문제는 베네수엘라 시민들이 중심이 되어 민주적 과정으로 해결되어야 한다”면서 “폭격과 납치는 결코 해법이 될 수 없다”고 거듭 선을 그었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보듯 “군사개입이 민주주의를 가져온다는 주장은 허구일 뿐”이라는 것.
민변 등은 “이번 사태의 심각성은 미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 행위를 통해 타국의 지도자를 강제적으로 끌어내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는 점”이라며 “이는 세계 다른 지역에서 강대국들에 의해 반복될 수 있는 매우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질타했다.
“뿐만 아니라 미 트럼프 정부는 베네수엘라 석유 자원에 대한 통제 의도를 공공연히 언급하며, 이번 군사행동의 배경에 경제적 이해관계가 작동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며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전쟁 범죄마저 서슴지 않는 미국의 불법 군사행동을 국제사회가 용인한다면 전쟁 범죄 행위는 반복되고, 전 세계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4일 시민사회단체의 연대체인 자주통일평화연대는 ‘베네수엘라 침공’과 ‘마두로 대통령 납치’가 “주권 존중, 국가 간 법적 평등, 무력 사용 금지를 명시한 유엔 헌장 제1조와 제2조를 명백히 위반한 행위”이자 “전쟁 범죄”라고 “미 트럼프 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힌 바 있다.
[공동성명] 미국의 베네수엘라 침공을 강력히 규탄한다
2026년 1월 3일(현지시간), 미국은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를 포함한 주요 지역을 공습하고, 현직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 부부를 납치해 국외로 압송했다. 이는 유엔 헌장을 정면으로 어긴 명백한 침략 행위이며, 국제법을 위반한 중대한 범죄다. 미국의 불법 행위로 인해 베네수엘라 민간인들과 군인들의 생명과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베네수엘라를 비롯해 라틴아메리카 및 카리브 지역의 불안정과 긴장을 심화시킬 위험을 높이고 있다.
미국은 ‘마약 단죄’를 빌미로 이번 공격을 감행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주권 국가의 지도자를 군사적으로 축출하는 것은 국제법상 중대한 위법 행위이며 어떠한 정치적 명분도, 도덕적 수사로도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베네수엘라의 정치적, 사회적 문제는 베네수엘라 시민들이 중심이 되어 민주적 과정으로 해결되어야 한다. 폭격과 납치는 결코 해법이 될 수 없다.
군사개입이 민주주의를 가져온다는 주장은 허구일 뿐이며 미국 역사가 이를 증명한다. 사담 후세인 제거를 목표로 내세운 이라크 전쟁은 민주주의가 아니라 국가 붕괴와 내전, 대규모 민간인 피해와 난민을 낳았다. 후세인이 제거된 이라크에서는 국가 통치 구조의 붕괴와 장기적 불안정이 이어졌고, 이러한 조건 속에서 IS를 비롯한 극단주의자들이 세력을 키웠다는 점은 중요한 교훈을 남겼다.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또한 아프가니스탄에 민주주의를 가져다주지 못한 채 오히려 탈레반의 재집권으로 귀결되었다. 이처럼 군사행동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고, 오히려 폭력과 불안정을 고착화했다.
이번 사태의 심각성은 미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 행위를 통해 타국의 지도자를 강제적으로 끌어내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이는 세계 다른 지역에서 강대국들에 의해 반복될 수 있는 매우 위험천만한 일이다. 뿐만 아니라 미 트럼프 정부는 베네수엘라 석유 자원에 대한 통제 의도를 공공연히 언급하며, 이번 군사행동의 배경에 경제적 이해관계가 작동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전쟁 범죄마저 서슴지 않는 미국의 불법 군사행동을 국제사회가 용인한다면 전쟁 범죄 행위는 반복되고, 전 세계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이번 군사행동은 미 헌법이 규정한 전쟁·무력행사에 대한 의회의 승인 절차를 명백히 건너뛴 것은 물론, 어떤 안보 위협도 대통령이 의회 동의 없이 독자적으로 해외 군사 공격을 감행할 수 없다는 권력분립의 원칙과 의회의 전쟁 권한을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위험한 선례를 남겼다.
우리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침공을 강력히 규탄하며, 군사행동 중단과 모든 형태의 무력 개입을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 또한 이재명 대통령과 한국 정부가 이번 사태를 명백한 침략 전쟁으로 규정하고, 국제법과 평화의 원칙에 입각한 분명한 입장을 밝힐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끝.
2026년 1월 5일
녹색연합,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주평등사회를위한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 베트남의료평화연대, 소박한 자유인, 시민평화포럼, 열린군대를위한시민연대, 전쟁없는세상, 참여연대, 평화네트워크, 평화를만드는여성회, 피스모모, 한베평화재단
▲지난 3일 플로리다주 팜비치 소재 마라라고 클럽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체포 관련 기자회견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UPI/연합뉴스
'충격'이라는 단어 외에 달리 표현할 길이 있을까? 1월 3일 새벽, 미국은 주권 국가의 대통령 부부를 보란 듯이, 공공연하게 납치했다. 국제법 위반의 목소리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너희가 별 수 있어?' 라고 비아냥대듯, 온갖 국제 규범을 거침없이 무시하며 한 나라의 통치 체제를 송두리째 흔들었다.
베네수엘라를 식민지화하려는 욕망도 숨기지 않았다. "우리가 베네수엘라를 운영하겠다"라는 말을 한 치의 주저함도 없이 내뱉은 트럼프는 "석유 산업 국유화 과정에서 미국 기업이 입은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미국의 석유 기업을 베네수엘라에 투입하겠다는 계획까지 밝혔다.
이 모든 일의 이유는 마두로 대통령이 '마약 카르텔'의 수장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실일까? 미국은 베네수엘라 침공을 빌드업하면서 카리브해 선박을 마약 밀매선이라며 공격해 지금까지 백여 명이 사망했지만, 설득력 있는 증거는 내놓지 않고 있다. 그것이 침공을 위한 '명분'으로 '선택'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은 미국 언론조차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문제다.
마약 밀매가 명분에 지나지 않는다면, 베네수엘라를 침공해 대통령을 납치하고, 다시 제국주의의 부활을 몸소 보여주고 있는 미국의 행태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이 맥락을 이해하려면 25년간 계속되어 온 미국과 베네수엘라의 보이지 않는 전쟁을 살펴봐야 한다.
미국의 이익 거부한 베네수엘라와 25년 전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미군이 기습적인 군사 작전으로 체포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근황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공개했다.트루스소셜
마약 밀매가 이번 침공의 진짜 이유라고 믿기 어려운 이유는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정권교체를 노골적으로 추진한 것이 최근의 일은 아니라는 점 때문이다. 미국은 베네수엘라의 마약 거래 문제가 거론조차 되지 않던 2000년대 초부터 정권 교체를 위해 쉬지 않고 움직여 왔다.
2001년 차베스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미국을 신랄하게 비판한 직후, 백악관은 베네수엘라가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정권교체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물론 여기에는 OPEC을 자극해 국제 유가를 끌어올린 차베스의 자원외교도 한몫 했다. 트럼프가 "국유화 과정에서 미국 기업이 입은 손실"이라 표현한 것은 2001년 11월 차베스가 선포한 탄화수소법을 말한다.
탄화수소법은 이미 국유화되어 있는 석유 산업에 참여하는 민간 기업에게 30% 이상의 로열티를 부과하고, 외국 기업과 합작 시, 국영석유회사(PDVSA)가 51%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도록 한, 비교적 온건한 내용이다. 그러나 미국은 2001년 11월 국무부와 국방부, 국가안보국이 베네수엘라 합동회의를 가지고 "베네수엘라를 외교적 고립 상태에 몰아넣겠다"고 발표한 후, 상공회의소와 베네수엘라 노동조합총연맹(CTV), 군부와 민영방송, 야권이 총동원된 2002년 4월 11일 쿠데타를 은밀하게 준비했다.
미국은 쿠데타 직후 스스로 '새로운 대통령'임을 선언하며 차베스의 모든 개혁 조치와 국회와 대법원, 선거관리위원회를 비롯해 모든 선출직 의원까지 해산과 해임을 명령한 상공회의소 의장 페드로 카르모나(Pedro Carmona)의 '새 정부'를 가장 빠르게, 그리고 유일하게 승인한 나라였다. 쿠데타는 대통령궁을 포위한 민중 저항과 대통령수비대의 역쿠데타로 3일 만에 종료됐지만, 당시 카르모나의 해산, 해임 문서에 지지 서명을 했던 사람 중에는 지난해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마차도(Maria Corina Machado)도 있었다.
이후에도 베네수엘라는 2002년 12월 2일부터 2003년 2월까지 이어진 시장 철시, 2004년 8월 대통령 소환투표 등 지속적인 사회갈등을 겪어야 했고, 이 배후에는 어김없이 미국이 있었다. '부정선거 의혹'도 단골 소재다. 2004년 차베스 대통령에 대한 소환투표가 무산된 이후 베네수엘라 야권 연합은 전자투표기 조작 의혹을 제기했고, 미국 역시 투표 결과 판단을 유보한다고 선언하며 맞장구를 쳤다. 지미 카터 미 전 대통령이 나서 투표소 150곳을 무작위로 추출해 수작업으로 재검해 부정이 없다고 확인하면서 논란이 종결됐지만, 선거가 끝나면 부정선거 레퍼토리는 항상 반복됐다.
정말 베네수엘라에서 선거 부정이 일상적으로 일어날까? 만일 그렇다면 차베스 사후 치러진 2015년 12월 6일 총선에서 집권당이 반차베스 정당의 연합체인 민주통합원탁회의(Mesa de la Unidad Democrática, MUD)에 대패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1999년 차베스 집권 이후 집권당의 첫 총선 패배였던 2015년 총선은 전체 167석 중 미국의 지원을 등에 업은 야권이 109석(65.29%)을 차지했고, 집권당인 통합사회주의당(PSUV)은 55석에 머물렀다.
그동안 미국은 CIA는 물론 '미국 국제노동단결센터'(ACILS, (American Centre for International Labour Solidarity), 민주주의진흥재단(NED, National Endowment for democracy), 미국 국제개발처(USAID),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 Office of Foreign Assets Control) 등 온갖 기관을 통해 베네수엘라 반정부 세력을 지원하거나 각종 제재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2020년에도 콜롬비아 준군사조직이나 용병업체를 활용해 마두로 대통령의 체포와 미국 압송을 시도하다 발각되기도 했다.
매번 이유와 명분은 달랐지만,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일관된 정책은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 정권을 온갖 방법을 동원해 교체하는 것이었다. 마약 밀매 혐의는 이런 꾸준한 시도의 명분으로 선택된, 최신 버전일 뿐이다.
파탄 난 베네수엘라 경제, 미국 책임은 없나?
▲지난 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위대가 마켓 스트리트를 따라 유엔 광장까지 행진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군의 군사 행동에 반대하고 있다.EPA 연합뉴스
물론 이런 정치적 이유 이외에도, 인권탄압이나 권위주의적 통치, 벗어날 기미가 없이 파탄 난 베네수엘라 경제 상황이 미국 침공의 구실로 거론되기도 한다. 특히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초인플레이션은 매년 수백 %의 물가 인상률을 기록했고, 2018년에는 무려 6만 5천 %의 물가 인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베네수엘라 화폐에 기반한 임금체계가 붕괴한 지도 오래다.
많은 언론과 전문가들은 이런 경제 파탄의 이유로 국제유가 하락이나 지나친 포퓰리즘적 복지 지출, 공식 환율과 변동 환율, 암시장 환율 등 3중 구조화된 환전 시장 왜곡, 정부 관료들이 개입된 환치기 등 부정부패, 수입품을 둘러싼 밀수와 사재기, 불법 투기 등을 거론해 왔다. 이런 분석은 나름의 타당성이 있지만 본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OPEC국가 중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고 세계 4위 수준의 산유국인 베네수엘라는 경제 위기가 본격 시작할 즈음인 2017년을 기준으로 정부 재정의 75%와 달러 수입의 95% 정도를 석유 산업에 의존하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2010년대 미국의 셰일가스와 셰일오일이 상품성을 갖기 시작하자 국제 유가가 지속적으로 폭락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국제 유가 하락이 경제 위기의 원인이라면, 국제 유가 상승기에는 베네수엘라 석유 수익이 늘었어야 한다. 그러나 베네수엘라의 석유 생산량은 국제 유가와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이는 유가의 변동성 때문이 아니라, 석유 생산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든 미국의 강력한 제재 때문이다.
차베스 사후 대선에서 마두로가 당선된 1년 후인 2014년, 베네수엘라에서는 '과림바'로 불리는 대규모 시위가 발생해 40여 명이 사망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애초 타치라주 산 크리스토발 대학 캠퍼스에서 일어난 강간 미수 사건을 계기로 일어난 이 시위는 야당이 결합하면서 순식간에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확대됐다. 이 시위로 대대적인 사상자가 발생하자, 당시 미국 오바마 행정부는 베네수엘라를 "미국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규정하고 고위 간부 7명에 대한 금융거래를 동결했다.
본격적인 제재는 트럼프 1기인 2017년에 발생한 2차 과림바 시위부터다. 마두로 정부가 2017년 7월 제헌의회 선거를 강행하자 다시 일어난 과림바 시위는 공권력과 시위대, 시위대와 차베스 지지자 간의 충돌로 120명~160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정도로 격렬했다. 트럼프는 "군사개입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미국 금융기관에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가 발행한 채권과 부채에 대한 거래를 전면 중단했고, 이듬해인 2018년에는 베네수엘라 채무 관련 모든 거래를 금지하고 베네수엘라 외환보유고의 70%를 차지하는 금 거래마저 금지시켰다.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인 후안 과이도가 2018년 치러진 대선 결과에 불복해 스스로 대통령임을 선언했던 2019년부터 미국의 제재는 봉쇄수준으로 높아졌다. 트럼프는 모든 미국 기업의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와의 거래를 차단했고, 희석제 수출마저 전면 금지했다. 베네수엘라의 석유는 중질유(heavy oil)로, 정제해서 사용하지 않으면 상품 가치가 없다. 희석제 수출 금지는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가진 베네수엘라가 석유를 수입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았다.
이후 트럼프는 석유 금수조치를 전 영역으로 확대하면서 베네수엘라산 원유 운송 업체와 관련 해운 회사를 제재했고, 석유를 물과 식품과 교환하려는 멕시코 기업도 제재했으며 베네수엘라로 향하는 연료 수송선을 나포하기도 했다. 베네수엘라 석유산업의 붕괴와 경제 위기는 단지 국제 유가의 하락 때문이 아니라, 석유의 수출은 물론 석유 생산과 시설 수리, 보수에 필요한 부품까지도 완전히 차단한 전면적 제재의 영향이 가장 컸다.
이 와중에도 미국은 잇속을 챙기는데 게으르지 않았다.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의 알짜배기 미국 자회사인 시트코(CITGO)의 자금이 동결되자, 미국 법원은 이들과 거래하는 미국 기업의 수익 보전을 위해 시트고의 주식을 압류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게다가 미국은 시트코의 경영권을 대통령을 자임한 후안 과이도에게 일방적으로 넘긴 후, 시트코에 투자한 기업에 채권 이자로 무려 7천만 달러를 지급하도록 했다. 결국 미국 법원은 2025년 12월 130억 달러의 기업가치가 있는 시트고를 59억 달러에 다국적 기업에 매각하도록 승인했다.
이번 마두로 부부의 납치 후, 트럼프는 미국 기업을 베네수엘라에 투입해 그동안 얻지 못한 '미국의 이익'을 되찾겠다고 노골적으로 선포했다. 이 모든 미국의 행동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강탈'이다.
베네수엘라, 식민지로 전락할까?
▲지난 4일,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열린 시위에 참여한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국기를 흔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보란 듯이, 공공연하게. 베네수엘라 침공과 대통령의 납치는 미국 대외정책을 은밀하거나 그럴듯한 포장도 없이 날 것 그대로의 모습을 드러냈다. 마약 밀매라는 명분이 미국 법정에서조차 진지하게 고려할 만한 팩트가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안다. 이제 무슨 일이 벌어질까?
트럼프의 구상은 마차도를 비롯한 베네수엘라 야권보다 부통령이 대행하고 있는 현 집권 세력의 굴복에 일차적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미국이 막대한 예산을 들여 지원해 왔던 베네수엘라 야권이 민심을 수습하기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베네수엘라의 야권은 끊임없이 분열했으며, 2019년에는 미주기구(OAS) 사무총장이 국제 사회의 인도주의적 지원금 수백만 달러를 착복한 후안 과이도의 특사를 심각한 부패 혐의로 고발했을 정도로 청렴하지도 않다. 야권이 아니라 집권당이 미국에 협조한다면, 차베스주의 세력의 분열을 가속할 수 있고, 이는 미국의 최대 이익이 될 것이다.
만일 집권 세력이 미국과의 결사 항전을 선택한다면, 어쩔 수 없이 말 잘 듣는 야권에 권력을 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경우, 베네수엘라는 더욱 끔찍한 내전 상황으로 치달을 것이다. 이미 2002년 3일 간의 쿠데타 당시 극우세력은 차베스 정부 각료의 집을 포위하고 백색테러를 시도한 바 있다. 노상원 수첩의 구상들이 베네수엘라에서 현실화하는 셈이다.
그러나 베네수엘라의 집권 세력이 교체된다고 해서, 친미 정권의 평화로운 국정운영이 가능할 것 같지는 않다. 베네수엘라는 볼리바르 혁명을 천명하면서, 줄곧 '이중 권력' 구상을 추진해 왔다. 혁명 정부 외에도 풀뿌리 자치 권력을 강화해 국가의 관료화를 막고 집권 권력을 감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구상은 소규모 지역마다 '공동체위원회'를 건설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몇 개의 공동체위원회를 묶어 코뮌을 만들어 지방정부 이외에 또 하나의 권력체를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코뮌은 기본적으로 차베스주의자들이 주도하고 있지만, 마두로 정부에 종속된 세력은 아니다. 2022년에는 코뮌의 전국 조직인 '코뮌 연합'이 출범하기도 했다. 이들은 야권으로 권력이 넘어갈 경우, 강력하게 저항할 것이다.
어떤 경우에도 미국의 이번 침공은 정치적으로 양극화된 베네수엘라를 더욱 깊은 갈등과 적대의 상황으로 끌고갈 가능성이 크고, 역사적 제국주의가 그러했듯 내전적 상황을 활용해 미국은 최대 이익을 추구할 것이다.
나르시시즘과 마키아벨리즘, 그리고 사이코패스가 주도하는 세계 질서
마두로 정부가 차베스 정부에 비해 정국 장악력이나 문제 해결 능력, 리더십이 취약하다는 평가는 사실이다. 노골적인 선거 부정이 없었더라도 마두로 정부는 공정한 선거 관리를 못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으며 통치 행태도 권위주의에 의존했다. 차베스 지지자였던 이들 중 적지 않은 이들이 마두로 반대파로 옮겨간 것도 미국의 공작 때문으로만 치부할 수는 없다. 유가 하락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거나 자신의 취약한 능력을 신격화의 수준에 오른 차베스의 후광으로 보완하려 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베네수엘라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태와 경제 상황에 대한 책임에서 미국 역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미국의 국익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정치적 혼란을 부추기고, 경제를 봉쇄한 뒤 이익 손실의 책임을 묻는 것은 어떤 논리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 마두로 정부의 무능을 비판할 수는 있지만, 그 어떤 정권이나 세계 석학이 이런 식의 공격에서 유능함을 자랑할 수 있을까?
베네수엘라의 침공은 이제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가 약육강식의 시대로 회귀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일찍이 미국 정신분석학자들은 트럼프의 정신상태를 병적인 자기애에 빠져있는 나르시시즘(Narcissism), 조작과 거짓말에 능숙한 마키아벨리즘(Machiavellism), 양심과 책임감 없이 자신이나 자기 집단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반사회적 경향인 사이코패스(Psychopath)로 분석한 바 있다. 베네수엘라의 침공은 이를 가장 잘 드러내는 사례다.
사이코패스가 주도하는 세계 질서에서 우리는 자유로울 수 있을까? 제국주의는 세계 곳곳을 식민화하지만, 그만큼의 동조자들도 만들어 내고 깊은 사회갈등을 촉발한다. 지구 반대편 베네수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 우리가 상관없는 먼 나라 이야기일 수 없는 이유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2월29일 전남 현장최고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공천 헌금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김경 시의원으로부터 1억 원을 받았다는 강선우 의원과 논의했던 2022년 지방선거 외에도 자신이 공천 대가 금품을 수수했다는 탄원서가 당시 이재명 당대표실에 전달됐다는 폭로까지 나왔다. 김경 시의원은 MBC 녹취록 보도가 나온지 이틀만에 미국으로 출국한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의 봐주기수사를 의심하는 지적도 나왔다. 한겨레는 개인 일탈로 치부하는 민주당을 두고 더 이상 개인 문제라 할 수준이 아니다라며 감내하기 힘든 수준이라고 질타했다.
‘강선우 1억’ 김경 이미 미국 출국 “봐주기 수사”
경향신문은 1면 기사 <‘강선우에 1억’ 김경, 최근 미국행>에서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강선우 무소속(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공천 대가로 1억 원을 건넸다는 의혹을 받는 김경 서울시의원이 지난주 미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5일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김 시의원으로부터 1억 원을 직접 건네받은 것으로 지목된 강 의원의 보좌관을 6일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이 신문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미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확인된 김 시의원이 귀국하면 통보해달라고 법무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김 시의원은 지난달 31일 미국에 있는 자녀를 만나기 위해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향신문은 “거액의 공천헌금이 오간 의혹의 핵심 인물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던 것”이라며 “경찰 관계자는 ‘김 시의원 측과 소통하고 있다’며 조속한 귀국을 종용 중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중앙일보는 1면 기사 <강선우 1억 의혹 김경 출국했는데…경찰은 몰랐다>에서 경찰이 김 시의원의 12월31일 미국 출국 사실을 뒤늦게 파악하고 5일에야 김 시의원에 대한 ‘입국 시 통보’ 조치를 법무부에 신청했다며 “이 때문에 경찰의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라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8면 기사에서 “관련 의혹이 보도되고 이틀이 지나 경찰이 수사에 공식 착수하면서 김 시의원 출국을 가능하게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공천헌금 불길 확산”
경향신문은 5면 기사 <지방선거서 총선으로…민주당 ‘공천헌금 의혹’ 불길 확산>에서 더불어민주당의 공천헌금 비리 의혹이 2022년 지방선거에서 2024년 총선 공천으로 이어지며 여권 전반에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라고 내다봤다. 강선우 의원이 2022년 공천헌금 대책을 상의했던 김병기 의원도 과거 돈을 받았다는 2024년 의혹이 재조명되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제보를 알고서도 묵인했는지 의혹이 더해지는 양상이라고 해석했다.
▲6일자 경향신문 5면
이수진 전 민주당 의원은 5일 경향신문과 통화하면서 김 의원이 2024년 총선 후보자 검증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2023년 말에 이재명 의원실 보좌관이었던 김 실장에게 김 의원 공천헌금 의혹이 담긴 탄원서를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전직 서울 동작구의원 2명이 작성한 이 탄원서는 2020년 총선을 앞두고 김 의원 측이 자신들에게 정치자금을 요구해 각각 2000만 원, 1000만 원을 받았다가 돌려줬다는 내용이며, 이 대통령과 정 대표는 탄원서 내용을 알면서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김현지 실장이 탄원서를 당에 전달해 당이 윤리감찰단에 넘긴 건 맞지만 이재명 당시 당대표에게는 보고되지 않았다”며 “탄원서를 정확히 당 어디에, 누구에게 전달했는지는 확인이 안 됐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한겨레 “김병기 의혹 개인 문제 수준 아냐” 대기자 “막걸리 선거 떠올려”
한겨레는 사설 <커지는 김병기 의혹, 민주당 당 차원 철저 규명 나서야>에서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원내대표)을 둘러싼 의혹이 설상가상”이라며 부인의 구의회 업무추진비 카드 유용 의혹, 강선우 의원의 공천헌금 수수 묵인 의혹, 부인이 구의원에게 수천만 원을 받았다가 돌려줬다는 의혹에, 아내 법인카드 유용 관련 수사를 무마하려고 국민의힘 핵심 의원에게 청탁했다는 의혹까지 더해졌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더 이상 감내하기 힘든 수준”이라며 “특히 공천헌금 의혹은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 의혹”이라고 우려했다. 민주당에 대한 국민 신뢰가 걸린 일인 만큼 비상한 각오와 자세로 자체 조사에 당력을 집중해야 한다고도 했다.
한겨레는 “감찰 전문도 아닌 윤리심판원에 진상 조사까지 맡겨서 될 일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하면서 조승래 사무총장이 강 의원과 김 의원의 공천헌금 의혹을 ‘개별 일탈’로 규정하는 등 선 긋기를 하는 태도도 비판했다. 한겨레는 “지금 드러나고 있는 의혹들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라고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라며 “김 의원의 공천헌금 의혹이 담긴 구의원들의 탄원서가 2023년 말 당시 이재명 당대표실을 거쳐 윤리감찰단으로 넘겨진 뒤 곧바로 의혹 당사자인 김병기 의원(당시 총선 공천검증위원장)에게 전달된 경위도 석연치 않다”라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민주당에 대해 “이 문제를 제대로 파헤쳐 진상을 규명하기보다, 불똥이 당 차원으로 튀지 않도록 하는 데 더 급급”하다며 “사법적 대응에 앞서 합당한 정치적 책임을 묻는 것이 지금 당이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6일자 한겨레 사설
박찬수 한겨레 대기자도 26면 ‘박찬수 칼럼’ <‘막걸리 선거’ 떠올리게 하는 서울의 ‘공천 비리’>에서 “공천이 썩으면 4년 임기의 지방의회도 썩을 수밖에 없다”라며 “1960년대 ‘막걸리·고무신 선거’ 같은 정치 행태를 뿌리 뽑지 않고서 어떻게 인공지능(AI) 선도국가를 말할 수 있겠는가”라고 질타했다.
조선일보 “돈 공천 의혹 민주당 전체로 번져”
조선일보 사설 <돈 공천 의혹 與 시의원 출국, 경찰이 방조한 것>에서 “의혹이 김병기, 강선우 의원의 돈 공천 의혹을 넘어 민주당 전체로 번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선일보는 이수진 전 민주당 의원이 2023년 ‘김병기 전 의원 3000만 원 수수 탄원서’가 이재명 대표 측근 김현지 보좌관(현 청와대 1부속실장)에 전달했지만 이후에 무마됐다면서 이 문제를 당시 수석 최고위원이던 정청래 현 대표에게 말했더니 ‘나 보고 뭘 어떻게 하라는 거냐’며 화를 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이 전 의원의 일방적 주장이라고 했지만 정황이 너무 많다고도 했다.
조선일보는 “민주당 자체 감찰이나 경찰의 ‘수사 흉내’로는 밝히기 어려운 사안이지만 민주당은 이 사건을 개인 문제라며 특검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며 “김병기 의원 탄원서 무마 의혹은 권력 핵심부로 번질 수도 있기 때문에 경찰 수사의 한계는 명확하다”라고 지적했다.
한국일보도 사설 <대통령·대표 관여 정황 공천 의혹, 축소는 정권 위기 될 것>에서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비리 의혹이 일파만파”라며 “사실 여부에 집권세력의 도덕성과 정당성이 달려 있다”고 우려했다.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우선 이에 대한 사실관계와 입장을 분명히 밝히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이며 공천 헌금 비리 의혹과 관련한 신속하고 철저한 진상 규명을 지시하고 주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6일자 한국일보 사설
김병기 의원 금품수수 탄원서 무마 논란을 두고 한국일보는 “폭로 내용부터 정당 민주주의의 타락을 시사하거니와, 탄원서가 처리된 과정도 정상이 아니다”라며 “안이한 대응으로 일관하다가는 정권 차원의 위기로 비화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혜훈 재산 10년만에 110억 증가 “협치 발탁 이미 퇴색”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의 재산이 175억 원으로, 10년 전에 비해 110억 원 증가했다. 5일 국회에 제출된 이 후보자 인사청문 요청안 자료를 보면, 남편과 세 아들을 포함한 이 후보자의 재산은 모두 175억6952만 원으로, 이 후보자 본인 재산은 27억2966만 원, 남편 101억원, 장남 17억원, 차남 17억원, 삼남 12억7891만 원이었다고 한겨레 등이 보도했다.
이 후보자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있는 아파트 지분을 35%(12억9834만 원) 보유했고, 남편이 65%(24억1120만원)였다. 서울 중구 건물 한 호실(1000만 원)과 세종특별자치시 아파트(1억7330만원)의 전세 임차권을 보유했고, 2024년 시어머니에게 무이자 차용증을 쓰고 2억 원을 빌리기도 했다. 전체 재산 175억 원 가운데 주식이 121억 원이었다. 이 가운데 약 100억원이 비상장 회사로 반도체 장비 등 제조사 KSM 관련 주식이다. 이 후보자 본인이 이 주식을 12억750만 원어치 보유했고, 남편은 33억1478만 원, 세 아들은 각각 10억3871만 원씩 31억원 상당을 보유했다. 남편이 보유한 KSM 관계사 한국씰마스타 지분 23억 원어치를 더하면 이 후보자 가족이 보유한 KSM 관련 주식은 약 100억 원에 이른다.
한겨레는 이 후보자 쪽이 “케이에스엠은 시아버지 형제들이 일군 회사로, 시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지분을 상속받은 것”이라며 “공직자윤리법 규정에 따라 백지신탁으로 묶여 신고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가 국회 퇴직으로 백지신탁이 풀려 신고된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세계일보는 사설 <이혜훈 의혹 눈덩이, ‘협치 발탁’ 의미는 이미 퇴색>에서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혜훈 전 의원을 둘러싼 의혹이 점입가경”이라며 “무엇보다 보좌진에 대한 ‘갑질’ 행태가 충격적”이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자가 보좌진에게 △아들이 공익요원으로 근무하던 파출소에 수박 등 과일을 배달하게 했다는 증언 △아들이 아프면 새벽에 병원에 데려가게 하는 일도 시켰다는 의혹 △보좌관들에게 서로 감시하도록 했다는 의혹을 들었다. 해명이나 사과로 덮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고도 했다.
재산 형성 과정 역시 의구심이 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이 후보자 배우자는 인천국제공항 개항 1년여 전 영종도 일대의 잡종지 6612㎡를 사 6년 뒤에 막대한 차익을 남긴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 후보자 측은 별다른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세계일보는 지적했다. 이 신문은 2020년 이후 재산이 6년 만에 113억원 불어난 배경을 국민이 납득할 정도로 소명하지 못하면 기획예산처 수장 자리는 언감생심이라고 비판했다.
세계일보는 “대통령실이 이 후보자를 지명하며 기대했던 통합과 협치는 이미 빛이 바랬다”라며 “보좌관을 독립된 인격체가 아닌 ‘머슴’ 정도로 생각하는 비뚤어진 특권 의식의 후보자에게 장관 자리를 맡겨선 안 된다. 지명 철회든 자진 사퇴든 그 결정은 빠를수록 좋다”라고 촉구했다.
이재명 대통령 시진핑 주석 두달만의 한중 정상회담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90분간 정상회담을 열어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두 정상은 지난해 11월1일 경주에 이어 두 달 만에 다시 만났다. 이 대통령은 “2026년을 한·중관계 전면 복원의 원년으로 만드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고, 시 주석은 “중국은 한국과 함께 우호 협력의 방향을 굳건히 수호해야 한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1면 기사 <이 대통령 “관계 전면 복원”, 시진핑 “협력 수호”>에서 “한국 정상이 8년 만에 중국을 국빈방문하고, 양 정상이 2개월 만에 다시 만나면서 한·중관계가 복원의 궤도에 오른 것으로 평가된다”라고 해석했다.
동아일보는 사설 <한중관계 복원, 공통점 찾기 앞서 차이점 존중부터>에서 “한중 정상이 작년 11월에 이어 불과 두 달 만에, 그것도 새해 벽두부터 만난 것은 한층 유동성이 커진 동북아 정세와 무관치 않다”라며 “무엇보다 대만 문제를 둘러싸고 중일 갈등이 고조된 상황에서 한국의 지지를 얻겠다는 중국 측 계산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4월 중국 방문을 기해 북한과의 물꼬를 터보려는 한국 측 계산이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봤다.
동아일보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전격적인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압송 작전은 미중 패권 대결이란 세계 질서의 그림자를 이번 회담에 짙게 드리운 것도 사실”이라고 우려했다. 이런 어수선한 정세 속에서도 4월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한 미중 간 ‘빅 딜’, 나아가 북-미 간 직거래의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그것은 기회이자 위기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이 신문은 “가까운 이웃이자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관계 재정립은 중요하지만 2017년 사드(THAAD) 갈등을 해소하겠다는 조급증이 부른 ‘3불(不) 저자세 외교’ 논란을 잊어선 안 된다”라며 “지금의 한중 관계에선 공통점을 찾는 것 못지않게 서로의 차이점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구동존이(求同存異)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지혜가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6일자 동아일보 사설
중앙일보는 사설 <한·중 베이징 정상회담, 관계 복원 첫걸음에 의의>에서 이번 회담을 두고 “전반적인 회담 결과는 한·중 관계 전면 복원이라는 이 대통령의 기대에는 다소 못 미치는 게 사실”이라며 “이번 정상회담에선 통상 양국이 합의 사항을 담아 발표하는 공동 성명이나 합의문이 없었다”라고 지적했다.
북한 비핵화 등 한반도 문제의 물꼬를 트기 위해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을 희망해 온 정부의 노력에도 오히려 시 주석은 “역사의 올바른 편에 굳건히 서서 정확한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며 한국을 압박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중앙일보는 “지난해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서 확인된 북·중·러 연대 강화 흐름을 비집고 들어갈 틈이 아직은 보이지 않는다는 게 현실인 셈”이라며 “긴 호흡으로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유지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경향신문은 사설 <‘한반도 평화 협력·관계 복원’ 길 넓힌 한·중 정상회담>에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중이 협력 의지를 확인했지만, 완전한 관계 복원를 위한 숙제도 보여줬다”라며 “정부는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중국과 대립하지 않는, ‘한·미 동맹의 현대화’와 ‘한·중관계의 안정적 발전’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이재명 정부의 국익 중심 실용외교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6.1.5. 연합뉴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갖가지 의혹이 둑이라도 터진 듯 한꺼번에 분출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이 후보자를 지명한 이래 폭탄 맞은 격이 된 국민의힘에서 불과 1주일 사이에 당력을 총동원하다시피 하며 집중적으로 쏟아낸 사안들이다. 철저한 '송곳 검증' 차원이라고 하지만, 그만큼 국민의힘이 6월 지방선거 등을 앞두고 집안 단속 및 여권으로의 추가 이탈 방지를 위해 '배신자 응징'에 절박하게 매달리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 후보자는 39세이던 지난 2004년 제17대 총선 때부터 시작해 18·20·21·22대 총선에 걸쳐 무려 20년간 총 다섯 차례나 국민의힘 계열 정당에서 공천을 받아 3선 국회의원을 지냈고 원외 시절에도 당에서 여러 중책을 맡아 활동한 바 있다. 자당 소속일 때는 잠잠하다 이제 와서 '갑질과 비리 백화점'이라며 대대적인 폭로극을 연출하는 국민의힘을 두고 '제 얼굴에 침 뱉기'라는 비판과 조롱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만약 이 후보자가 치명적인 부정·비위 문제로 낙마할 경우 결국 '보수우파의 도덕성'에 큰 타격이 되기 때문에 국민의힘이 '외통수'에 걸렸다는 관측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지명 철회 또는 자진 사퇴 요구가 자가당착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5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후보자) 관련 의혹들이 국민의힘에 속해 있을 때는 괜찮고 후보자로 지명되면 문제가 되는 것이냐. 그런 식의 주장은 누워서 침 뱉기"라며 "국민의힘은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탕평인사를 하는 대통령의 진정성을 믿고, 또 합리적 보수층에 있던 전문성 있는 분들이 왜 대통령의 요청을 수용하고 (국민의힘을) 떠나는지에 대한 자기반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지원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이혜훈 후보자가 저에게 전화를 해 변명하지 않고 (갑질 폭언에 관해) '잘못했다'고 하더라"며 "이혜훈 후보자의 과거 책임은 국민의힘한테 있다. 자기들이 다섯 번이나 공천했는데 이재명 대통령이 임명한 요 며칠 사이에 비리 정치인이 됐나? 그러면 당신들은 모르고 (공천)했느냐? 자기들이 한 건 합당하고?"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국민의힘이 고위 당직자부터 말단 당원까지 (이 후보자를) 탈탈 털고 있다. '이혜훈만 죽이면 많은 혜택을 주겠다'는 얘기도 돌아다닌다"면서 "이 후보자는 있는 그대로 해명하고, 잘못했으면 또 사과하는 것이 원칙이다. 국민의힘 누가 이혜훈에게 돌멩이를 던질 수 있겠는가? 장동혁 등 '윤 어게인'하는 사람들이 지금도 내란 쿠테타를 합리화하고 있는데"라고 어이없어했다. 아울러 "이혜훈이 반성한다고 하면 분열의 정치를 타파하려고 하는 이재명 대통령의 통합의 정치의 큰 틀에서 한번 봐줄 필요가 있지 않은가 생각한다"며 "반성하지 않는 그들이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페이스북에도 글을 올려 이 후보자 공격에 앞장서고 있는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겨냥해 "윤석열의 참모(대통령실 법률비서관)로서 윤석열 김건희의 비리에는 침묵하고 그 대가로 공천받고 내란당 홍위병이 되었는지 해명해야 하는 것 아닌가. 자기 눈의 대들보는 못 보고 남의 눈의 티눈만 보는 국힘의 '정치 아닌 망치'를 규탄한다"며 "내란당은 사과하고 반성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이혜훈 후보자는 잘못을 사과하고 정책과 능력으로 검증받고자 하는데 왜 자꾸 자신들이 먹던 우물에 침을 뱉나"라고 쏘아붙였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5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26.1.5. 연합뉴스
박 의원이 언급한 대로 이 후보자는 과거 2017년에 있었던 인턴 직원을 향한 폭언 등에 대해서는 "어떤 변명의 여지 없이 사죄하고 깊이 반성한다"고 했지만, 사안에 따라 사실관계를 다툴 필요가 있는 정치 공세성 주장엔 적극 반박하는 투트랙 대응을 하고 있다. 예컨대 기획예산처 인사청문지원단은 5일 이 후보자를 대신해 재산 편법 증식, '엄마 찬스' 자녀 채용, 부동산 투기 등 세 가지 의혹에 관해 자료를 내고 우선 6년 사이에 자산이 110억 원 급증했다는 의문엔 "국회의원 퇴직으로 인해 가족회사의 비상장주식 백지신탁이 풀려 신고됐기 때문"이라며 "실질적인 재산 변동은 없었으나 제도적 요인이 맞물려 대폭 상승한 것처럼 보이는 착시 현상"이라고 해명했다.
이 후보자가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요청안에 따르면 후보자와 가족의 재산 신고액은 총 175억 6952만 원이다. 20대 의원 시절이던 2020년 신고액 약 62억 9000만 원보다 113억 원가량 급증한 탓에 국민의힘에서는 편법 증여나 투기 의혹을 거론했다. 이 후보자 측에 따르면 증가분 113억 원 중 약 100억 원은 배우자 측 가족회사인 반도체 장비 등 제조사 KSM의 비상장 주식 가치 변동분이다. 이 후보자는 "KSM은 시아버지 형제들이 일군 회사로 시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지분을 상속받은 것이다. 가족회사의 비상장주식이 공직자윤리법 규정에 따라 백지신탁으로 묶여 있어 신고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가 국회 퇴직으로 백지신탁이 풀려 신고됐다"며 "또한 2020년부터 비상장 주식 신고 기준이 기존 '액면가'에서 '평가액'으로 변경되면서 대폭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자의 셋째 아들이 고등학교 3학년이던 2015년 김상민 당시 새누리당 의원실에서 인턴으로 일하며 경력 증명서를 발급받았고 이를 대학 입시 스펙으로 활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에 대해선 "삼남의 인턴 채용과 관련해 어떠한 청탁도 한 사실이 없다. 당시 김상민 의원실은 신청하는 청년 대부분에게 문을 열어 인턴 기회를 제공했었다"며 "삼남이 8일간 근무한 것은 사실이나 당시 재학 중이던 학교는 생활기록부에 교외 활동을 기재하지 못하도록 규정돼 있었고 실제로도 기록한 바 없어 대학 입시에 활용하지 않았다"고 단언했다.
2000년 취득한 인천 영종도 토지를 둘러싼 이해충돌 및 투기설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재직 중 '송도-시화 간 광역도로' 예비타당성 조사 총괄책임자로 일하면서 해당 도로 건설 수혜지에 땅을 미리 사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두고 이 후보자 측은 "해당 토지는 후보자가 수행한 예타 보고서상의 사업 대상 범위에 포함되지도 않았다. 경제성 부족으로 예타를 통과하지도 못했다"며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안산-인천 구간) 건설사업은 (이 후보자가 땅을 매입하고) 18년이 지난 2018년에 예타를 통과했다"고 전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5일 국회 소통관에서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관련한 성명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상범, 박대출, 박수영, 권영세 의원. 2026.1.5. 연합뉴스
이종배 서울시 의원이 4일 이혜훈 전 의원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강요·협박 등 혐의로 고발하기 위해 서울시경찰청으로 들어서며 고발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2026.1.4. 연합뉴스
이 후보자가 사과와 석명을 병행하고 있고 각종 의혹의 진위 여부도 더 들여다봐야 하기 때문에 민주당에서는 '즉시 사퇴'를 요구했던 비명계 출신 장철민 의원 정도를 제외하고는 일단 국회 인사청문회 경과를 지켜보자는 게 중론이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은 그 모든 과정을 국민과 함께 지켜보면서 청문회 과정에 엄격히 임하겠다"며 "옹호보다는 검증하겠다는 자세로 청문회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 후보자도 지적받은 문제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는 중이라고 보고 있다. 그 사과는 진심을 다해 계속돼야 한다"면서 "재산과 부동산 문제에 대한 검증이 본격화할 것이다. 그 역시 본인의 해명과 설명, 소명이 우선"이라고 했다.
"솔직히 잘한 인사라는 생각은 별로 안 든다"고 했던 진성준 의원도 이 후보자 논란에 대해 인사청문회에서 세세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자진 사퇴 요구를 반대했다.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맡을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이자 민주당 원내대표 보궐선거 출마자인 진 의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 집중'에서 "제기된 의혹에 대해 본인 해명을 충분하게 들어보지 못한 상황 아니냐. 본인의 이야기도 들어볼 필요가 있다"면서 "여당은 대통령 인사권을 존중하는 태도를 가질 수밖에 없기에 청문회 과정에서 소명을 들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문회를 통한 '국민 검증' 결과를 기다려보자는 청와대 방침 역시 변함이 없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CBS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후보자의 과거 내란 관련 발언이나 투기 의혹 등에 대해서는 사전에 다 검토를 한 뒤 이 대통령이 지명한 것이라는 취지로 언급한 뒤 "다만 갑질 의혹은 사실 검증에 잘 잡히지 않는 내용들"이라며 "그래서 청문회에서 본인이 어떤 입장인지 들어봐야 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혜훈 후보자 지명 자체가 저희로서는 도전이다. 그리고 상대 진영에서 반발을 이렇게까지 많이 할 거라고 생각은 안 했다"며 "국민 통합하라고 국민들과 정치권에서 이야기는 많이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 통합해야 하는지 저희는 고민이 많아진다. 그분에게 저희가 탈당을 권유한 적도 없었고, 그 당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써볼 수 있겠다고 생각해 제안했는데 바로 제명 조치하는 모습을 보면서 도대체 우리는 그러면 국민 통합을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야 하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강 비서실장은 "하지만 한번 도전해 본다는 게 대통령의 의지다. 또 저희는 청문회까지 충분히 사안들을 지켜보고 평가받아 봐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청문회까지는 봐야 하지 않을까? 본인도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 같던데"라고 거듭 청문회 내용으로 판단하자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한·중 정상회담 일정을 마친 뒤 자신의 엑스에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부부와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엑스 갈무리
이재명 대통령은 방중 이틀째인 5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마친 후 SNS에 시 주석 부부와 함께 찍은 ‘셀카’를 공개했다. 이 대통령은 이 사진을 지난해 11월 시 주석으로부터 선물받은 중국산 샤오미 스마트폰으로 촬영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엑스(옛 트위터)에 “화질은 확실하쥬?”라며 “경주에서 선물 받은 샤오미로 시진핑 주석님 내외분과 셀카 한 장. 덕분에 인생샷 건졌습니다”라는 내용의 글을 적었다. 이 대통령이 스마트폰 ‘셀카 모드’로 촬영한 사진에는 이 대통령 부부와 시 주석 부부가 환하게 웃는 모습이 담겼다.
이재명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한·중 정상회담 일정을 마친 뒤 자신의 엑스에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부부와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엑스 갈무리
이 대통령은 “가까이서 만날수록 풀리는 한중관계, 앞으로 더 자주 소통하고 더 많이 협력하겠다”며 눈웃음을 뜻하는 이모티콘을 함께 올렸다. 해당 사진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 만찬 전후로 찍힌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을 국빈 방문한 시 주석으로부터 한국산 디스플레이가 장착된 샤오미 스마트폰과 옥으로 만든 붓과 벼루를 선물 받았다. 시 주석은 김혜경 여사에게는 서호(시후) 찻잔 세트를 선물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샤오미 스마트폰을 살펴본 뒤 “통신 보안은 잘 됩니까”라고 웃으며 말했고, 이에 시 주석이 “백도어(뒷문)가 있는지 없는지 확인해 보라”고 답해 화제가 됐다.
1945년 해방을 맞았을 때, 민주독립국가 건설이 민족의 지상과제라는 의견에 반대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일제로부터 ‘조선귀족’ 작위를 받은 극소수만이 시대착오적인 왕정복고를 꿈꿨을 뿐이다. 새 국가 건설과정에서 ‘친일 민족반역자’들을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에 반대한 사람도 거의 없었다. 일제에 부역하여 동족을 짓밟은 민족반역자들을 처단, 처벌하지 않고서는 민주독립국가 건설의 전제인 ‘민족정기(民族正氣)’를 회복할 수 없다는 것이 당대의 보편적 대의(大義)였다. 그런데 ‘민족반역자’는 누구이며 ‘민족반역행위’란 무엇인가의 문제를 둘러싸고는 의견이 여러 갈래로 나뉘었다.
"시키는대로 한 죄 밖에 없는 내가 왜 민족반역자냐"
“국민학교 때, 학교 운동장에서 친구랑 놀다가 ‘우리말’ 썼다는 이유로 담임 선생에게 끌려가 두 뺨이 터지도록 호되게 맞았다. 해방이 뭔지는 잘 몰랐으나 그 선생 안 보게 됐다는 것만으로 기뻤다. 그러나 개학 후 학교에 가니 그 선생이 그대로 있었다.” 꽤 오래 전 영화감독 임권택이 모 잡지와 인터뷰하면서 술회한 ‘해방의 기억’이다. 당대의 문자 보급률이나 미디어 환경에서, 보통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었던 ‘민족반역자’는 조선귀족이나 총독부 칙임관, 저명한 문필가나 예술가들이 아니라 말단 순사, 면 서기, 구장(區長), 경방단장(警防團長), 학교 교사, 교회 목사 등 그저 ‘유지(有志) 행세하는 이웃’들이었다. 징용 대상자 명단을 작성하고, 집안에 들어와 놋그릇 나부랭이를 빼앗으며, 우리말 쓰다가 발각된 아이들을 모질게 때리고, 일본 신도의식 시간에 일부러 지각했다는 이유로 신도를 고발한 자들이 ‘민족반역자’의 실례였다.
조선건국준비위원회 여운형 위원장을 에워싼 해방 군중들.
보통사람들에게는, 이런 자들에게 합당한 ‘처벌’을 내리고 ‘갱생의 시간’을 주는 게 ‘정의’였다. 그러나 이 ‘정의’는 실현가능한 영역 밖에 있었다. 무엇보다도 ‘민족반역자’로 몰린 당사자들과 그 가족들, 친척·친지들의 반발이 거셌다. 그들은 ‘위에서 시키는대로’, ‘먹고 살기 위해’ 한 일이 어떻게 ‘민족반역범죄’가 될 수 있느냐고 항변했다. 민족반역행위의 범위를 확장하는만큼, ‘민주독립국가’ 건설의 주체는 줄어들고 척결해야 하는 대상이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1947년 3월 13일, 남조선과도입법의원은 「부일협력자, 민족반역자, 전범, 간상배에 대한 특별조례법률」초안을 상정했다. 이 초안은 조선총독부의 말단 행정관리도 민족반역자로 규정했으니, 입법의원 중에도 이에 해당하는 자가 적지 않았다. ‘해당자’들은 따로 민족반역자의 범위를 조선총독부 칙임관 이상으로 크게 축소한 수정안을 제출했다. 일제강점기 조선인으로 칙임관 직위에 오른 자는 수십 명에 불과했다. 민족반역자의 범위를 둘러싼 입법의원 내의 논란은 7월 2일의 ‘재수정안’으로 귀결되었다. 재수정안은 민족반역자의 범위를 주임관(현재의 사무관급) 이상의 관리, 판임관 이상(전원)의 군인과 군속, 고등계(독립운동가 체포 심문 관련 업무 담당)에 재직한 경찰로 한정했다. 그러나 총독부 조선인 관리들에게 ‘현직 유지’를 지시했던 미군정청은 이 특별조례법률을 인준하지 않았다.
반민특위 와해로 민족반역 정체성 내면화 길 택한 경찰
1948년 7월 17일에 제정된 제헌헌법은 ‘단기 4278년 8월 15일 이전의 악질적인 반민족행위를 처벌하는 특별법을 제정할 수 있다’는 조항을 부칙에 명기했다. 8월 5일, 제헌국회는 ‘반민족행위 처벌 특별법 기초위원회’를 구성했고, 위원회는 미군정기의 특별조례법률에 기초한 법안을 만들어 정부 수립 다음 날인 8월 16일 국회에 상정했다.
특별법은 ① 일제로부터 작위를 받거나 세습한 자, ② 중추원 부의장, 고문 또는 참의 되었던 자, ③ 칙임관 이상의 관리 되었던 자, ④ 밀정행위로 독립운동을 방해한 자, ⑤ 독립을 방해할 목적으로 단체를 조직했거나 그 단체의 수뇌간부로 활동했던 자, ⑥ 군, 경찰의 관리로서 악질적인 행위로 민족에게 해를 가한 자, ⑦ 비행기, 병기 또는 탄약등 군수공업을 책임경영한 자, ⑧ 도, 부의 자문 또는 결의기관의 의원이 되었던 자로서 일정에 아부하여 그 반민족적 죄적이 현저한 자, ⑨ 관공리되었던 자로서 그 직위를 악용하여 민족에게 해를 가한 악질적 죄적이 현저한 자, ⑩ 일본국책을 추진시킬 목적으로 설립된 각 단체본부의 수뇌간부로서 악질적인 지도적 행동을 한 자, ⑪ 종교, 사회, 문화, 경제 기타 각 부문에 있어서 민족적인 정신과 신념을 배반하고 일본침략주의와 그 시책을 수행하는데 협력하기 위하여 악질적인 반민족적 언론, 저작과 기타 방법으로써 지도한 자, ⑫ 개인으로서 악질적인 행위로 일제에 아부하여 민족에게 해를 가한 자들을 ‘민족반역자’로 규정했다.
반민특위에 의해 기소된 민족반역자들
이들 중 ①~③까지는 이론의 여지가 없었지만, ④부터는 정성적 판단이 필요했다. 수사와 기소의 주체로 조사위원과 특별검찰부, 특별재판부로 구성된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가 구성되었다. 그러나 민족반역자의 범위를 둘러싼 사회적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절대다수의 구 총독부 하급 관리들, 특히 경찰들은 과거 행적을 반성하는 쪽보다는 민족반역자의 정체성을 내면화하는 쪽을 택했다. 특별법에 따르면 민족반역자로 처벌받을 경찰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대중적 정의감’이 원하는 바를 잘 알았던 경찰들에게 반민특위 와해는 ‘생존의 문제’였다. 결국 ‘대중적 정의감’은 단 1%도 충족되지 못했다.
내란세력은 41%인가, 25%인가, 고작 수십 명인가
그로부터 8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2024년 12월 3일 이후 내란 극복과 민주주의 회복은 명백한 ‘시대적 과제’가 되었다. 그러나 ‘내란세력’의 최우선 살해 대상이었던 이재명은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고작 49.4%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내란세력’에 동조하는 것으로 의심받을 만한 판사들이 내란범들을 재판하고 있으며, 영장 기각으로 내란범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 제1야당은 ‘비상계엄 선포는 대통령의 고유 권한 행사로서 결코 내란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재래식 신문 지면들에는 연일 같은 내용의 기사가 실리고 있다. 내란에 동조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전국 도시 거리 곳곳에 걸려 있으며, ‘윤 어게인’을 외치는 자들이 수시로 시위를 벌이고 있다. ‘내란 극복’은 ‘내란세력 척결’과 대략 같은 뜻이다. 민주주의를 파괴하려 했던 자들과 함께 민주주의 회복의 길을 걸을 수는 없다.
‘내란범들은 나치 전범처럼 끝까지 처벌해야’한다던 이재명 대통령이 ‘윤 어게인’ 집회에서 내란의 정당성을 선동했던 국민의힘 소속 이혜훈을 기획예산처장으로 지명했다. 일견 앞뒤가 안 맞는 일이다. 그러나 ‘국민 검증을 거쳐야 한다’며 한쪽 문을 열어 놓은 것을 보면, ‘내란세력’의 범위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촉구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또는 ‘생각 없이 내란세력에게 휩쓸려 들어간’ 사람들에게 반성의 기회를 준 것일 수도 있다. 민주공화국에서는 사회적 합의가 법적 단죄의 전제이다. ‘대중적 정의감’이 지목하는 내란세력과 ‘사회적 합의’로 규정되는 내란세력은 같을 수도, 다를 수도 있다. ‘내란세력’을 엄격히 규정하면 오히려 그 동조세력이 늘어나고, 관대하게 규정하면 ‘대중적 정의감’을 충족시킬 수 없는 것이 80년 전의 딜레마이자 오늘날의 딜레마이다. ‘내란세력’을 어떻게 특정할 것인가?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김문수에게 투표한 41%의 국민?, 지금도 계엄은 정당했다고 주장하는 국민의힘 당원들과 그 당을 지지하는 25%의 국민?, 아니면 내란특검이 기소한 고작 수십 명의 ‘수괴 및 중요 임무 종사자’들?
80년 전 반민특위 경험이 지금 우리를 도울 수 있을까?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열린 '12·3 내란·외환 청산과 종식, 사회 대개혁 시민 대행진'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응원봉과 손팻말을 들고 있다. 2025.12.3 연합뉴스
민주주의 회복과 내란 극복은 미룰 수 없는 우리 시대의 과제이다. 80년 전 선조들이 ‘친일파 청산’을 못해서 한국 현대사가 시작부터 뒤틀렸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이제 우리 세대가 같은 시험대 위에 올라 서 있다. ‘내란세력’의 범위, 달리 말하자면 내란을 극복하고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길에 함께 할 수 있는 사람들의 범위에 관한 사회적 합의를 서둘러야 한다. 이 문제에 관한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이혜훈 기획예산처장 지명은 ‘내란세력’의 범위를 최소화하는 안을 제출한 것과 같다. 이 지명을 둘러싼 논쟁이 대통령 결정에 관한 ‘찬반 논란’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치열한 토론을 거쳐 ‘사회적 합의’로 이어져야 하며, 국회 청문회가 ‘토론장’ 구실을 해야 한다.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이번에는 반민특위의 경험이 답할 수 있을 것이다.
※ 편집자 주 : 전우용 교수께서 새해부터 시민언론 민들레에 정기 칼럼을 쓰기로 했습니다. 전 교수는 서울대학교 국사학과에서 학사,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현대 한국인의 생활양식과 가치관 형성의 역사를 공부해 왔으며, 이와 관련한 현실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여러 매체와 SNS에서 토론과 좌담, 집필 등 활발한 활동을 통해 우리 정치와 사회, 문화 등 여러 이슈들을 탁월한 통찰력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저서로 '역사의 시선', 'K-민주주의 내란의 끝', '잡동산이 현대사', '민족의 영웅 안중근', '한국 회사의 탄생', '서울은 깊다' 등이 있습니다. 전 교수의 민들레 칼럼은 격주로 여러분을 찾아 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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