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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 특검 수용, 세계일보 “마녀사냥 안돼” 동아일보 “정교 유착 도려내야”



[아침신문 솎아보기] 한겨레 “여야 없이 신속·철저 진상규명” 조선일보 “민중기 수사대상”

한국일보 “내란재판부설치법 허위조작정보금지법 집권 여당 몰지각”

 

기자명조현호 기자

  • 입력 2025.12.23 07:43

  • 수정 2025.12.23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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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지난 19일 통일교 측으로부터 현금 등을 받은 혐의로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2일 통일교의 정치인 금품 지원 의혹 사건에 대한 특검 요구를 전격 수용했다.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거부했던 기존 입장을 뒤집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자들의 통일교 특검 찬성도 높게 나오고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이 특검법안 발의에 합의한 것이 배경으로 보인다. 경향신문은 통일교 특검이 어느 한쪽에 치우쳐선 안된다고 주문했고, 조선일보는 민중기 특검의 편파수사도 수사대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청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통일교 특검은 못 받을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의힘 연루자 모두를 포함시켜 진실을 명명백백하게 밝히는 것도 좋고, 민심도 그러하다”고 밝혔다. 야당은 환영했지만 특검 추천권 등 핵심 의제와 수사 대상 등이 합의의 난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3대 특검’(내란, 김건희, 채상병 특검) 종료 이후 남은 의혹을 추가 수사할 ‘2차 종합 특검법’도 발의했다.

 

통일교 특검 여야 급물살 “민주당 압도적 민심 외면 못해…국힘에 더 불리 판단”

 

동아일보는 1면 <입장 바꾼 與 “통일교 특검 수용”>에서 “민주당이 통일교 특검 수용으로 선회한 것은 여권 인사들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공세가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더 이상 야권의 특검 요구에 방어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라며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통일교 특검 도입에 대한 찬성이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계속 특검을 피하면 여론 악화로 오히려 국정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겨레는 1면 <통일교 특검, 민주당 수용에 급물살…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뒤 협의”>에서 “보수 진보층을 막론하고 통일교 특검 도입에 대한 찬성 여론이 높게 나오고 있는데다, 특검 수사가 민주당에 불리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라고 해석했다.

 

경향신문도 1면 <여당, 야 요구 ‘통일교 특검’ 전격 수용>에서 “여론조사상 민주당 지지자 중에서도 특검에 찬성하는 비율이 압도적인 민심을 외면하기 어려웠기 때문으로 풀이된다”라면서 “내년 6·3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까지 이어질 특검 수사가 여당보다 야당에 불리할 것이란 판단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봤다.

 

동아일보도 3면 기사 <‘與보다 野에 통일교 리스크’ 판단… ‘성남-경기라인 접점 없다’ 결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야권이 요구해온 ‘통일교 특검’을 전격 수용한 배경에는 통일교의 정치인 금품 지원 의혹이 민주당보다는 국민의힘에 더 큰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란 판단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라고 봤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친명(친이재명) 핵심 인사인 정진상 전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이 통일교 연루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지 않았나”라며 “성남-경기 라인이 문제 될 게 없다고 판단한 만큼 머뭇거릴 이유가 없었다”고 설명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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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자 동아일보 3면

조선일보 “민중기 특검 편파수사도 포함돼야” 동아일보 “어느 정권도 예외없어”

 

조선일보는 사설 <특검 정치 악용에도 한계가 있어야>에서 “‘통일교 특검’ 찬성 여론이 높았던 것은 이 사건이 특검 요건에 정확히 들어맞았기 때문”이라며 민중기 특검이 지난 8월 민주당 인사들이 통일교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진술을 받고도 야당만 수사하고 민주당 부분은 덮은 상황을 제시했다. 조선일보는 “수사 대상에는 통일교의 금품 제공 의혹은 물론 특검의 편파 수사 문제도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이 신문은 민주당이 통일교 특검 수용 발표 직후 계엄 관련 2차 특검법안을 제출했던 것을 두고 “민주당이 통일교 특검 요구를 수용한 것이 지방선거용 2차 특검을 위한 물타기용이어선 안 된다”라며 “특검을 선거용으로 악용하는 정치 악습을 반복하고 있다”라고 우려했다.

 

동아일보는 사설 <‘통일교 특검’ 합의… 전방위 수사로 정교 유착 뿌리 도려내야>에서 통일교의 정치권 로비 의혹이 현 야권(국민의힘)에 그치지 않고,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부터 민주당 의원들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진술이 김건희 특검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고 전했다. 한일 해저터널 청탁 등을 위해 민주당 전재수 의원에게 2018년 현금 2000만 원과 1000만 원 상당의 명품 시계를, 임종성 전 의원에게는 2020년 3000만 원을 건넨 혐의 등으로 수사 대상이 됐다.

 

이 신문은 “이것만 봐도 통일교가 윤석열, 문재인 정부를 가리지 않고 권력을 쥔 집권세력 곳곳에 줄을 대고 금품 로비를 벌였다는 합리적 의심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라며 "여야 합의를 통해 여야 모두의 입김에서 자유로운 새 특검이 의혹을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끝까지 파헤쳐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어떤 성역도 존재할 수 없고, 어떤 정권도 특검 수사의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점을 여야 모두 명심하라”고도 했다.

 

중앙일보도 사설 <통일교 특검, 정략 배제한 신속·공정이 생명이다>에서 “여야 모두 특검 정국을 내년 지방선거에 활용하겠다는 정치적 셈법도 버리지 못할 것”이라면서도 “특검 릴레이에 지친 국민을 생각한다면 신속하고 공정한 진실 규명을 위해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경향신문 “어느 한쪽에 치우쳐서도 안돼”

 

경향신문은 사설 <여야 뜻 모은 ‘통일교 특검’, 정·교유착 전모 밝히라>에서 “여야가 공히 얽힌 이 의혹 수사는 어느 한쪽에 치우쳐도, 치우친다는 인상을 주어서도, 치우칠지 모른다는 의심을 사서도 안 된다”라며 “이럴 때 중립적으로 수사·기소하라고 만들어놓은 제도가 특검”이라고 밝혔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금품제공 뿐 아니라 한일 해저터널 사업 때 불법 정치자금이나 후원금 정황을 두고 모두 정교 분리를 규정한 헌법 위반이라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이 전모를 낱낱이 밝혀 엄단하는 건 국가의 헌정질서를 바로 세우는 일”이라며 “국민적 의혹이 큰데 정치적 유불리를 따질 문제가 아니다”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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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자 경향신문 사설

한겨레도 사설 <통일교 특검 급물살, 여야 없이 신속·철저 진상규명을>에서 “통일교의 정치권 로비가 국민적 의혹으로 부상한 만큼, 여야 없이 철저한 진상 규명을 할 수 있도록 신속하게 논의를 진행하기 바란다”라며 “수사가 쉽지는 않겠지만, 중립적 인사를 특검으로 선정해 끝까지 진실을 밝혀야 한다”라고 썼다.

 

한국일보도 사설에서 “공정한 특검 수사를 통해 누구든 예외로 남겨둬선 안 된다”라며 “특검 취지에 맞게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인사를 세워 편향성이나 외풍에 휘둘리지 않고 공평무사한 수사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세계일보 “편견없는 공정성 관건, 마녀사냥 안 돼”

 

통일교가 대주주인 세계일보는 무리한 수사를 경계하는 주장을 폈다. 이 신문은 <與 ‘통일교 특검’ 수용, 정치·종교 편견 없는 공정성이 관건>에서 “특검의 생명은 정치적 중립성에 달려 있다”라며 “향후 특검 후보자 추천 과정에서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는 등 일체의 정략을 버릴 것을 여야 모두에게 강력히 요구한다”라고 주문했다.

 

특히 세계평화통가정연합 한국협회는 지난 11일 입장문에서 “교단 차원에서 정치권력과 결탁하거나 특정 정당을 지원해 이익을 얻으려는 계획을 가진 적이 없다”며 이 사태의 본질을 “윤 전 본부장 개인의 독단적 일탈”로 규정했다고도 이 신문은 적었다.

 

세계일보는 “출범이 초읽기에 들어간 이번 특검은 가정연합에 대한 어떠한 종교적 편견도 없이 오직 증거와 법리만을 좇는 수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길 바란다”라며 “특검법 취지를 벗어난 별건수사를 하거나 소수 종교란 이유로 ‘마녀사냥’을 연상케 하는 거친 수사로 일관해선 안 될 것”이라고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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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자 세계일보 사설

동아일보 조선일보 “한학자 특별보고에 전재수 7회 등장”

 

동아일보는 4면 <‘한학자 특별보고’에 전재수 최소 7차례 등장>에서 “경찰이 2018년경 통일교 간부들이 작성한 ‘한학자 총재 특별보고’ 문건에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의 이름이 최소 7차례 거론된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22일 확인됐다”라며 “경찰은 해당 문건 속 미팅 기록과 경기 가평군 통일교 본산인 ‘천정궁’의 실제 출입 기록을 대조하며 전 의원의 혐의를 입증할 구체적 행적 재구성에 나섰다”라고 보도했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전담수사팀은 2018∼2019년경 작성된 통일교 내부 문건을 확보해 분석한 결과 2018년 5월17일 문건에는 전 의원을 ‘문재인 대통령비서실에 같이 근무한 측근 그룹’으로 분류하며 전현직 광역단체장들과 함께 이름을 나열했다고 동아일보는 전했다.

 

조선일보도 10면 <경찰 “전재수 천정궁 출입 기록 분석 중”>에서 “본지 취재에 따르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전담수사팀은 통일교 측에서 한학자 총재를 대상으로 작성한 ‘TM(True Mother·참어머니라는 뜻으로 한 총재를 지칭)’ 보고 문건에 전 의원이 최소 7차례 등장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한다”라며 “경찰은 통일교 측이 전 의원을 만났다고 한 날의 천정궁 출입 기록을 비교해 전 의원의 행적을 확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 의원 측은 “이미 충분히 소명하고 반박했다”는 입장이라고 조선일보는 썼다.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허위조작금지법 필리버스터 “집권여당 몰지각”

 

더불어민주당이 ‘법관 추천위원회’ 설치 조항을 삭제한 내란전담재판부법을 22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했다. 동아일보는 1면 <與, 위헌 논란에 땜질 ‘내란재판부법’ 본회의 상정>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재판 지연 우려로 법안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당내 강경파와 강성 지지층의 반발에 민주당은 당론으로 23일 수정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라고 보도했다.

 

최종안은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등법원 판사회의가 전담재판부 판사의 요건 등 기준을 마련하고 해당 법원의 사무분담위원회가 전담판사를 배정한 뒤 판사회의 의결을 거쳐 법원장이 임명토록 했다.

 

한국일보는 사설 <위헌성 법안 땜질 수정하고 밀어붙이는 집권여당의 몰지각>에서 “민주당 스스로 위헌성을 자인해 물러섰고, 대법원이 예규를 통해 전담재판부를 구성하겠다고 밝힌 마당이어서 이 법안의 실효성은 거의 없다”라며 “여전히 계속되는 입법부의 사법부 독립 침해 논란으로 재판을 지연시킬 소지만 남은 법안을 굳이 강행하는 이유는 지지층 과시용밖에 없다”라고 비판했다. 한국일보는 “합리적인 법제도 개선은 뒷전이고 위헌이 뻔한 법안을 발의하고 소관 상임위를 통과시킨 민주당 강경파 의원들의 행태는 무책임과 몰상식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라고 질타했다.

 

한국일보는 “이런 행태가 허위조작정보근절법에서도 재연되고 있다”라며 “강경파들은 가뜩이나 위헌 논란이 제기된 법안에 헌법재판소로부터 표현의 자유 침해 판결을 받은 내용까지 추가해 한술 더 떴다. 민주당은 수정해 상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아무리 거대 여당이라 해도 법을 조변석개식으로 만들어도 되는 것인가. 그 부작용을 어떻게 감당할 셈인지 답답하다”라고 지적했다.

 

용산에서 청와대로 이전한 대통령실 불통 우려 씻을까

 

용산 대통령실 시대를 마치고 22일부터 춘추관 복귀를 시작으로 다시 청와대 대통령실이 복원됐다. 한겨레는 사설 <청와대 복귀, 불통·내란 잔재 씻고 국민소통 힘쓰길>에서 “청와대 복귀는 불통과 오기로 시작해 내란으로 끝난 윤석열 정권의 폐해와 잔재를 깨끗이 털어내고 국민주권정부의 국정 쇄신을 공간적으로도 완료한다는 의미가 있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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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신문은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했던 윤석열 전 대통령이 정작 언론과의 출근길 문답은 195일 만에 일방적으로 중단하며 역대 어느 정부보다 두꺼운 불통의 벽을 쌓았고, 언론 감시를 피해 위장 출근 차량까지 운용하며 지각 출근도 상습적으로 했다고 평가했다.

 

청와대 대통령실을 두고도 한겨레는 “일부에선 본관과 집무공간, 기자실이 서로 떨어져 있는 청와대의 공간적 특성 때문에 대내외적 소통에 지장이 초래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라며 “국민, 언론과의 소통도 공간적 거리에 구애받을 사안이 아니다. 대통령이 직접 국정 현안에 관해 질문받고 충실히 답하는 기회를 자주 가질 것이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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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야말로 반미반전, 반트럼프 투쟁의 최적기

 

강요된 후퇴 1: 러우 전쟁에서의 실패

강요된 후퇴 2: 관세 전쟁에서의 실패

후퇴의 본질: 다극질서 수용 아닌 남미 요새화

반미반전 투쟁, 지금이 기회이자 승부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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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최근 발표한 ‘2025 국가안보전략(NSS)’은 사실상 제국의 몰락을 자인한 문서이자 ‘강요된 후퇴’의 기록이다. 화려한 외교적 수사로 포장했지만, 행간마다 배어 나오는 것은 “더 이상 세계를 호령할 힘이 없다”는 비명이다.

 

문제는 이런 비명 소리가 한반도 평화의 도래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제국은 스스로 물러나면서 평화를 선물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의 생존 더 나아가 패권 지속을 위해 남은 힘을 특정 지점에 집중하며 제국주의적 패권 정책을 강화하게 마련이다.

 

미국이 선택한 곳이 바로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시아이다. 제1도련선을 방어한다는 명목이지만, 실상은 제1도련선을 뚤고 조중러를 압살하는 군사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윤석열 정권을 퇴진시키고 새로운 정부가 등장했지만, 미국의 전쟁 준비 책동은 멈추지 않고 있다. 오히려 ‘동맹 현대화’라는 이름으로 이재명 정부를 압박하며 우리를 전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가고 있다.

미국의 정책을 제대로 읽어내고, 반미반전의 기치를 더욱 높이 들어야 할 때이다.

 

강요된 후퇴 1: 러우 전쟁에서의 실패

 

트럼프 2기 국가안보전략의 핵심은 “남미를 장악하여 대중국 전선 태세를 정비한다”이다.

 

애초 미국의 신냉전 전략은 러-우 전쟁을 통해 러시아를 무력화시키고, 중국으로 전선을 옮겨 중국마저도 무력화시켜 미국 패권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신냉전 전략은 러-우 전쟁에서부터 좌절을 맛보아야 했다. 러시아는 미국 중심의 대러 제재에 흔들리지 않았으며, 브릭스 등과의 경제 협력을 강화함으로서 오히려 경제 성장을 구가했다. 러시아의 GDP는 상승했고, 구매력지수(PPP) 기준으로 세계 4위로 등극하기에 이르렀다.

 

미국을 위시한 나토의 군사적 지원을 받는 우크라이나와의 군사 전선에서도 러시아는 우세를 유지해왔다.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전선을 교란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쿠르스크 등 러시아 본토에 대한 군사적 침투를 시도했다.

 

그러나 이런 시도조차 실패로 귀결된다. 2024년 6월 조선과 러시아는 동맹조약을 체결했고, 우크라이나 군대가 쿠르스크를 침공하자 조선은 인민군을 파병하여 러시아 지원에 나섰다. 조선의 쿠르스크 파병은 러시아 군대가 러-우 전선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 군대는 패퇴했고, 러-우 전선에서 러시아의 군사적 우세는 유지되었다.

 

따라서 미국의 신냉전 전략을 파탄내는 데 결정적 기여를 한 것은 조러 군사동맹이었고, 조선의 러시아 파병이었다고 할 수 있다.

 

강요된 후퇴 2: 관세 전쟁에서의 실패

 

이런 상황 속에서 출범한 트럼프 2기는 러-우 전쟁의 조기 종식을 선택하고, 전선을 중국으로 옮기는 전략을 추진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트럼프의 수정된 전략 역시 실패로 귀결된다.

 

러-우 종전은 우크라이나와 유럽의 나토 동맹국들의 반대에 직면했다. 8월 15일 미러 정상회담이라는 빅이벤트를 통해 반전을 모색하려던 트럼프의 구상은 보기좋게 좌절되었다. 지금도 미국은 평화협정안을 내놓고 우크라이나와 유럽 국가들을 설득하고 있으나 쉽지 않은 형국이다.

 

중국과의 대결은 두 측면에서 진행되었다. 군사적 측면에서는 ‘동맹 현대화’라는 미명 아래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동맹국들의 역할을 높이는 방향이다. 따라서 군사 전선은 당장의 1순위가 아니었다. 중국을 군사적으로 무력화하기 위해서는 좀 더 많은 시간이 요구되었다.

 

트럼프가 집중한 곳은 무역 전선이다. 중국에 초고관세를 부과해 중국의 양보(더 나아가 항복)을 받아내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중국은 관세 전쟁에서 밀리지 않았고, 도리여 역공을 했다. 트럼프는 중국의 관세를 낮추는 방향으로 대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

 

중국은 희토류를 앞세워 미국 경제를 압박했다. 미국은 중국과의 ‘화해’를 시도하지 않으면 자국 경제가 위기에 처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후퇴의 본질: 다극질서 수용 아닌 남미 요새화

 

트럼프가 주목한 곳은 미국의 전통적인 텃밭이었던 남미었다. 이주민들이 남미지역을 통해 입국한다는 점에서 트럼프의 반이민 정책에 부합한다. 또한 남미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남미는 미중 대결의 2차 지역인 셈이다.

 

혹자는 전략의 우선순위를 남미로 설정한 국가안보전략을 채택한 것에 대해 미국이 다극화된 세계 질서를 수용하여, 글로벌 패권국의 지위를 포기하고 ‘남미 지역 패권’에 안주하려는 것으로 해석한다. 그러나 이런 해석은 국가안보전략을 제대로 해석하지 않은 것이며, 제국주의 본성을 간과한 것이다.

 

이번 전략 수정은 패권의 포기가 아니라, 유라시아에서 패배한 힘을 자신의 ‘앞마당’에서 다시 충전해 훗날을 도모하려는 ‘전략적 재정비’이자 ‘남미 패권 전략’이다.

 

첫째, 미국은 ‘다극질서’의 전제조건인 ‘상호 존중’이 결여된 ‘힘에 의한 평화’를 고수하고 있다.

 

진정한 다극질서란 각국의 주권과 체제를 인정하고 수평적으로 공존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NSS는 “가장 치명적인 군대를 건설”하고 “힘을 통한 평화”(Peace Through Strength)를 달성하겠다고 못 박았다. 이는 타국의 주권을 존중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압도적 무력을 재건해 상대국을 지배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의 힘을 능가하는 국가의 등장을 허용할 수 없다”면서 일극패권국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겠다는 야심도 포기하지 않았다.

 

둘째, 남미의 자원을 강탈하려는 경제 전쟁의 일환이다. 미국이 남미로 회귀한 결정적 이유는 ‘자원’이다. 미국은 희토류와 핵심광물 공급망을 장악하지 목해 중국과의 무역 전쟁에서 패배하고 있다. 첨단 무기와 배터리 생산에 필수적인 리튬, 니켈 등이 없으면 미국의 ‘재산업화’도, ‘군사력 재건’도 불가능하다.

 

미국은 전 세계 리튬 매장량의 60%가 집중된 ‘리튬 삼각지대(볼리비아, 칠레, 아르헨티나)’를 자신의 독점적 자원 기지로 만들려 한다. 이는 단순한 외교적 관심이 아니다. 남미에 진출한 중국 자본을 축출하고, 그 빈자리를 차지해 ‘미국 전용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노골적인 자원 약탈 선전포고다.

 

셋째, ‘먼로 독트린 2.0’은 방어가 아닌 ‘재침략’을 위한 베이스캠프 구축이다.

 

미국의 남미 집중은 200년 전처럼 외부 세력의 간섭을 막는 방어적 성격에 그치지 않는다. 유라시아 대륙(러시아, 중국, 중동)에서 밀려난 미국이 최후의 보루인 남미를 요새화하여 힘을 비축한 뒤, 다시금 세계 패권에 도전하려는 ‘장기적 신냉전’의 포석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강조하는 ‘골든 돔(미사일 방어체계)’ 구축은 미 본토와 남미를 난공불락의 성으로 만들고, 이를 거점 삼아 대외적으로는 다시 공격적인 투사를 감행하겠다는 의도다.

 

결론적으로 미국의 남미 회귀는 평화를 위한 후퇴가 아니다. 중국에 뺏긴 ‘산업 자원’을 남미에서 보충하고, 약화된 ‘군사적 위력’을 다시 재건하려는 것이다.

 

노골적으로 강화되는 전쟁 구조

 

윤석열 정권을 퇴진시키고 감옥에 보냈지만, 한미동맹이라는 불평등하고 종속적인 구조는 한층 더 강화되고 있다. 미국은 이재명 정부에게 ‘동맹 현대화’라는 청구서를 내밀며, 한국군을 중국에 대한 군사적 견제와 봉쇄 정책의 하위 파트너로 편입시키려 하고 있다.

 

첫째, 주일미군사령부(USFJ)의 ‘통합군사령부’ 격상과 한국군의 ‘하청 부대화’가 추진되고 있다.

 

미국은 최근 주일미군사령부를 작전지휘권이 있는 ‘통합군사령부’로 격상하고, 일본 자위대 통합작전사령부(JJOC)와 직접적인 지휘·통제 협력을 강화했다. 이는 미일 동맹이 동북아 군사 작전의 ‘두뇌’와 ‘사령탑’ 역할을 담당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한국군은 한미연합사 체제 하에서 여전히 미군의 작전 통제를 받으며, 최근 합의된 ‘재래식-핵 통합(CNI)’ 개념에 따라 미군 전략자산의 작전을 지원하는 ‘호위 임무’와 ‘재래식 타격’ 역할을 담당한다.

 

미국의 동아시아 전쟁에 한국군은 최전선에서 몸으로 때우는 ‘전술적 소모품’으로 전락하는 구조가 확정되고 있는 것이다.

 

둘째, ‘유엔사령부(UNC) 재활성화’는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을 보장하는 위한 ‘프리패스’다.

 

미국이 독일 등을 유엔사 회원국으로 가입시키며 유엔사의 몸집을 불리고 있다. 이는 유엔사를 통해 아시아판 나토를 구축하려는 미국의 계획이 구체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더욱 치명적인 것은 유엔사의 핵심 후방 기지가 바로 ‘일본’이라는 점이다. 유엔사 기능이 강화될수록, 유사시 유엔사 후방 기지 전력(일본)이 한반도에 전개될 ‘법적·군사적 명분’은 강화된다. 이는 한국의 동의 없이도 ‘유엔사’의 깃발을 든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에 진출할 수 있는 문을 열어준 것이다. 윤석열이 열어젖힌 이 문을 현 정부는 닫지 못하고 있다.

 

셋째,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는 한국을 대만해협의 ‘총알받이’로 확정한다.

 

미국은 주한미군을 더 이상 ‘한반도 방어용’으로 두지 않는다. 미 의회와 국방 당국은 이미 주한미군의 임무를 ‘인도-태평양 분쟁 투사’로 확장했다. 이는 대만해협이나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충돌할 경우, 주한미군이 U-2 정찰기와 타격 자산을 빼내 대만으로 향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경우 한국은 원치 않는 전쟁에 강제 동원되는 운명을 피할 수 없다. 오산과 평택은 이제 서울을 지키는 기지가 아니라, 중국을 타격하는 미국의 전초기지일 뿐이다.

 

결국 미국이 강요하는 ‘동맹 현대화’는 한국을 지켜주는 것이 아니라, 한국을 미·일의 하위 파트너이자 대중국 전쟁의 희생양으로 쓰겠다는 것이다.

 

윤석열은 사라졌지만, 윤석열의 망령은 지금도 한반도를 배회하면서 우리의 목을 겨누고 있다.

 

반미반전 투쟁, 지금이 기회이자 승부처다

 

미국의 힘은 약해지고 있고, 시간이 갈수록 그 현상은 심화될 것이다. 정세는 명확하고 전선은 선명해지고 있다.

 

약화되는 제국은 동맹국의 고혈을 짜내고, 군사적 충돌을 일으켜 위기를 돌파하려 한다. 그 대상이 바로 한반도이다.

 

신냉전 전략에서 후퇴하고 있다고 하지만 한반도 정세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11월 14일 공개된 한미 안보협의회의(SCM) 공동성명을 봐도 그것은 분명해진다.

 

SCM 공동성명은 유엔사의 기능과 역할 확대를 주문하고 있다. 이는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으로 복원하여 한반도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이재명 정부의 움직임에 쐐기를 박으려는 시도이다. 한반도를 언제든지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 수 있는 위험지대로 존속시키려는 것이다.

 

또한 SCM 공동성명은 미국의 미사일 정보를 한국에 전달하는 시스템을 ‘연내 실행’한다고 적시하였다. 이 시스템이 구축되면 한국의 군사 행동은 미국의 정보에 좌지우지될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SCM 공동성명은 “핵제거 작전 간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한미가 공조하여 조선의 핵무기를 제거하는 작전을 전개한다는 것이다.

 

이런 일련의 흐름은 2026년 정세가 녹록치 않게 전개될 것임을 시사한다.

 

미국은 한미 동맹을 흔들 수 있는 일체의 움직임에도 사사건건 시비를 걸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핵 없는 한반도’ 발언을 문제삼으로 ‘비핵화’ 용어를 사용할 것을 강요하고 있으며, DMZ의 통제권을 강화하기 위해 국회가 발의한 “비무장지대의 보전과 평화적 이용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DMZ법)에 노골적인 반대의사를 피력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한미군사연습을 조정할 수 있다는 발언을 내놓자, 주한미대사대리과 주한미군사령관은 노골적으로 한미군사연습 조정 불가를 외치고 있으며, 위성락마저 미국을 등에 업고 대통령 발언에 노골적인 반대 의사를 피력하고 있다.

 

제국주의가 힘이 빠져 뒷걸음칠 때 제국주의적 지배와 간섭은 더욱 기승을 부리게 마련이다. 현재 우리는 바로 그 시점에 서 있다. 위기이자 기회인 셈이다.

 

지금이야말로 미국이 한반도에 구축해 놓은 ‘전쟁의 구조’를 완전히 파탄내기 위한 반미반전 투쟁에 나서야 한다.

 

첫째, 이재명 정부가 미국의 ‘전쟁 하수인’ 노릇을 하지 못하도록 강제해야 한다.

 

미국이 요구하는 ‘동맹 현대화’와 ‘제1도련선’ 참가는 국익이 아니라 공멸을 부르는 길이다. 광장 시민의 힘으로 들어선 정부가 또다시 미국의 대중국·대조선 적대 정책에 편승해 한반도를 전쟁터로 만드는 것을 결코 용납해서는 안된다. 한미정상회담에서 보였던 정부의 모호한 태도를 비판하고,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고 자주적 입장을 견지하도록 강력한 대중적 압박을 가해야 한다.

 

둘째, 윤석열 적폐의 잔재인 ‘한미일 군사협력’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

 

윤석열은 감옥에 갔지만, 그가 열어준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개입 명분과 한미일 전쟁 동맹의 구조는 여전하다. 이를 제도적으로 완전히 파기하지 않는 한 평화는 요원하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파기와 한미일 군사훈련 영구 중단을 요구해야 한다.

 

셋째, ‘반미반전’의 기치를 들고 주한미군 철수 투쟁의 역량을 구축해야 한다.

 

미국의 힘이 빠진 지금이야말로 기회다. 침략과 점령을 위해, 우리를 중국과 싸우게 만들기 위해 존재하는 주한미군의 실체를 폭로해야 하고 반미반전 투쟁을 고조시켜 미군 철수 투쟁의 역량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

 

넷째, 당면해서 2026년 3월 한미군사연습 중단을 요구하는 대중적 여론전을 강화해야 한다.

 

이재명 정부에서도 군사연습 조정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만큼, 이 투쟁은 충분히 승산이 있다. 미중 정상회담이 내년 4월로 잡혀 있고, 트럼프가 조미 정상회담의 문을 열어놓고 있는 현 상황은 한미군사연습 중단을 대중적으로 요구할 수 있는 최적의 정치적 조건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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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에도 오히려 엔 약세 “아베노믹스의 저주”



한승동 에디터

sudohaan@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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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

  • 입력 2025.12.22 20:30

  • 수정 2025.12.23 09:23

  • 댓글 0

1달러=157엔대, 1유로=184.70엔으로 최저치

 

내년 3월 말 1달러=160엔대 전망 많아

 

금리 인상에도 ‘실질실효환율’ –2.15% 최저

 

여전히 살아 있는 ‘아베노믹스의 저주’

 

‘아베노믹스’ 브레인들이 포진한 다카이치 정권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 67%로 더 올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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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 1달러=157엔대 후반을 오가는 도쿄 외환시장의 달러 대비 엔 시세. 일본경제신문 12월 22일

지난 19일 일본은행이 정책금리를 기존 0.5%에서 0.25%p 올린 0.75%로 결정했지만 엔 시세는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 금리를 올리면 일반적으로 통화 가치가 올라가 환율은 내려가지만, 엔 환율은 30년만의 최고치라는 0.75%의 정책금리 결정 당일 1달러=155엔대 후반에서 156엔대 전반까지 오르내리면서 금리인상 발표 직전의 1달러=155.80엔 전후에서 오히려 소폭 올랐다. 앞으로도 1달러=160엔 전후로 엔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엔 약세로 인한 수출기업 업적 호조 전망 속에 주식가격은 올라갔다.

 

엔 약세 기조로 흐름이 분명하게 바뀐 것은 당일 오후 3시 40분 무렵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경기를 가열하지도 냉각시키지도 않는 ‘중립금리’에 대해 “특정하는 것은 어렵고, 상당한 폭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발언한 직후 순간적으로 1달러당 40엔 정도로 엔 약세 쪽으로 움직이면서부터다. 시장은 중립금리에 대한 우에다 총재의 이런 모호한 입장 표명을 향후 금리인상 의지가 박약한 것으로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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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의 19일 금리인상 관련 기자회견을 계기로 한 엔 약세 지행. 기자회견 전 1달러=156엔대를 오가던 엔 시세는 기자회견 뒤 1달러=157엔대로 계속 내려갔다. 일본경제신문 12월 22일

엔 시세 1달러=157엔대, 1유로=184.70엔으로 최저치

 

이후 엔 매도세가 이어진 가운데 뉴욕 환시장에서 엔 시세는 한때 1달러=157.70엔대로 내려가 1개월만의 최저치를 기록한 뒤 1달러=157.50엔대로 거래를 마쳤다. 엔 시세는 유로에 대해서도 한때 1유로=184.70엔대로, 1999년에 단일통화 유로가 탄생한 이후 가장 낮은 시세를 기록했다.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올리고 내리는 판단을 할 때 중시하는 ‘중립금리’와 관련해 일본은행은 진작부터 1~2.5%의 폭 내에서 추계치를 공표해 왔다. 이번 달 들어 우에다 총재는 중립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발언도 했다. 중립금리 인상은 금리인상 여지를 확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시장 일각에서는 금융완화에서 벗어나 금융긴축에 적극적인 ‘매파 성향’이 강한 금리인상을 전망하는 분위기가 퍼져 있었다. 그 배경에 높은 물가고 등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이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19일의 기자회견에서 우에다 일본은행 총재는 중립금리 폭 축소 등에 대해 밝힌 게 없었을 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금리인상 속도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일본은행이 ‘매파적 금리인상’ 쪽으로 움직일 것이라 예상하고 있던 시장 참가자들로선 헛물을 켠 셈이 됐다. “(우에다 총재의 발언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이 엔 매도를 불렀다”고 바클레이즈 증권의 가도타 신이치로 외환채권조사부장은 말했다.(아사히신문 12월 22일)

 

내년 3월 말 1달러=160엔대 전망 많아

 

시장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내년 3월 말까지 엔 시세가 1달러=160엔 전후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스미토모은행의 스즈키 히로후미 수석 환전략가는 일본은행의 다음 금리인상 시기를 2026년 10월로 예상하면서 “(다음) 금리인상까지 시간이 상당히 남아 있어서 엔 약세 쪽으로 계속 흘러가기 쉽다”면서 내년 1~3월 1달러=162엔까지 엔 약세가 진행될 수도 있다고 봤다.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이 19일 “투기적인 움직임까지 포함해서 지나친 움직임에 대해서는 적절한 대응을 하겠다”고 한 것도 엔 약세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견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JP모건체이스 은행의 다나세 준야 수석 환전략가는 “짧은 기간에 160엔을 넘어가는 엔 약세가 진행된다면 급속한 환율변동으로 간주해 (정부가) 개입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미즈호증권의 야마모토 마사후미 수석 환전략가는 “미국은 엔 약세에 대해 환율개입이 아니라 금리인상 쪽의 대응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금방 개입에 나서긴 어려울 것”이라며, 정부와 일본은행의 자세를 떠보는 형태로 엔 약세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어서 엔 시세가 최대 1달러=165엔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노무라증권의 고토 유지로 수석 환전략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내년 6월까지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해 내년 전반기에는 달러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며, 내년 3월 말 엔 시세를 1달러=155엔으로 예측했다.

 

닛케이 평균주가는 올라 5만엔대 회복

 

엔 약세로 주가는 올라갔다. 오사카 주식거래소에서 닛케이 평균주가는 5만엔대를 회복했으며, 5만 2000~5만 5000엔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하는 시장관계자들이 많다고 아사히는 보도했다. 주가에 역풍으로 작용하기 쉬운 금리인상도 지금은 주가 하락의 본격적인 요인이 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다카이치 정권의 적극재정 정책으로 재정 확장에 대한 우려가 주가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필립증권의 기타노 하지메 일본주 수석전략가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조기에 중의원을 해산하고 총선거를 실시하는 등 재정 확장 쪽으로 더 나아갈 것이라는 것이 현실감을 띠게 되면 주가도 하락하게 될 리스크가 있다”며 그럴 경우 닛케이평균은 4만 5000엔 전후까지로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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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금리인상을 발표한 뒤 기자회견에서 기자들 질문에 대답하고 있는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아사히신문 12월 20일

일본 ‘실질실효환율’-2.15%로 반세기만의 최저

 

일반적으로 금리가 올라가면 통화(엔) 시세도 올라간다. 이번 일본은행의 정책금리 인상은 그런 일반론에 역행했다. 지금 엔 시세는 달러 대비 시세만이 아니라 여러 통화들과의 비교를 통해 종합적으로 산출하는 지표인 ‘실질실효환율’에서 반세기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엔 약세가 진행되면 일본 국내물가는 점점 올라가 서민들 생활은 더 어려워진다. 물가를 잡아야 할 일본은행이 왜 그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일까? 고물가를 잡기 위해 단행한 금리인상이 왜 소기의 성과를 내지 못하는 걸까?

 

아사히신문의 베테랑 기자 하라 마코토 편집위원에 따르면, 일본은행이 정책금리를 0.75%로 올리 뒤에도 ‘실질실효금리’는 마이너스 2.15%로 여전히 아베노믹스 때의 초저금리 금융완화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인들은 상대적 반곤에 시달리고 있다.(아사히 12월 20일)

 

하라 마코토에 따르면, 일본 엔은 세계 주요 통화들에 비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세계의 인플레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 2월 24일 이후다. 엔 시세는 그 이후 다른 주요 통화들에 대해 유별난 약세 행보를 지속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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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실질정책금리'. 일본은 -2.15%, 유로 -0.2%, 그밖의 나라들 실질정책금리는 모두 플러스. 한국은 0.1%. 아사히신문 12월 20일

우크라 전쟁 뒤 달러 대비 26% 싸진 엔

 

우크라전쟁 직전인 2022년 1월엔 1달러=115엔 정도였던 엔 시세는 요즘 155엔대에 거래될 정도로 싸졌다. 그 기간에 엔 시세가 달러 대비 26%나 내려갔다.

 

다른 주요 통화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스위스프랑에 대해서는 37% 싸졌고, 유로에는 29%, 영국 파운드에는 26%, 호주 달러에는 21%, 중국 위안에 대해서도 18%나 가치가 떨어졌다. 엔이 그만큼 싸졌다는 얘기다. 그 때문에 일본인들은 상대적으로 그만큼 더 가난해졌다는 것이 하라 위원의 주장이다.

 

외국인 여행객들이 일본으로 밀려드는 현상이 그런 사정을 상징한다. 같은 돈으로 일본에선 그만큼 더 싸게 호텔을 이용할 수 있고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다. 올해 일본을 찾는 외국인 여행객 수는 4천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이지만, 일본인들은 그들 여행객처럼 즐겁지 않다.

 

금융정책 조사분석연구기관 도단(東短)리서치에 따르면, 일본의 정식(定食)체인점 ‘오토야’의 시마홋케 야끼(임연수 구이) 정식은 지난 11월 기준으로 뉴욕에서는 팁 포함 7145엔(약 6만 7000원)이었으나, 도쿄의 가게에서는 같은 메뉴가 1240엔(약 1만 1700원)으로, 일본인들은 같은 음식이 미국에서 일본보다 5.8배나 더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는 것으로 느낀다. 도쿄에서 1240엔에 먹을 수 있는 것을 뉴욕에선 7145엔을 내고 먹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 가장 큰 이유는 엔 시세가 그만큼 낮기 때문이다. 하라 마코토는 그만큼 일본인은 상대적으로 빈곤해졌고, 엔 약세가 진행되면 될수록 점점 더 가난해질 것이라고 본다.

 

엔으로 외국 물품을 수입할 경우 엔 시세가 내려가면 그마나큼 더 많은 엔을 지불해야 하고, 수입된 그것은 일본 국내에서 물건값에 전가돼 그만큼 더 비싸진다. 엔 시세가 내려가면 물가가 올라가는 것이다. 일본에선 엔 약세로 상대적 빈곤을 느끼는 터에 수입품의 가격이 올라가면서 다른 물건 값도 올라가는 물가고(인플레)가 심각한 상태다.

 

물가 잡으려는 물가대책 추가예산이 물가 부추길 수도

 

다카이치 정권은 지난 16일 국회에서 통과된 18조 3034억 엔(약 172조 원) 규모의 보정예산(추가경정예산)에서 8.9조 엔(약 83조 원)을 물가대책비로 할당했다. 2.7조 엔(약 25조 원)의 가솔린 감세를 비롯해서 소득세 감세, 겨울철 전기 가스 요금 지원, 아동 1인당 2만엔 지급 등에 쓰인다. 전체 보정예산의 60%가 넘는 11조 6960억 엔(약 110조 원)을 국채 추가발행으로 충당한다. 국채발행은 곧 그만큼 정부부채가 더 늘어난다는 얘기다.

 

보정예산 투입으로 경기가 활성화될 경우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해, 물가를 잡기 위한 보정예산 60% 이상의 물가대책비가 오히려 물가를 더욱 부추기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

 

원래 물가대책으로 가장 효과가 있고 또 가장 많이 활용되는 것은 중앙은행의 금리인상이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전쟁 발발 이후 급등한 물가를 잡기 위해 주요국들은 금리를 인상했다. 미국 FRB는 정책 금리를 최고 5.25~5.5%까지 올렸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유로 탄생 이후 최고치인 4.5%까지 금리를 올렸다. 영국 잉글랜드 은행도 최대 5.25%까지 금리를 올렸다. 그 결과 인플레율이 억제된 뒤 다시 이자를 내려, 대다수 중앙은행들은 경기를 데우지도 식히지도 않는 ‘중립금리’에 가까운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은 예외적이다. 정책금리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뺀 ‘실질정책금리’의 경우 일본만 유독 큰 폭의 마이너스 금리상태다. 미국의 실질정책금리는 1.15%, 영국은 0.55%, 한국은 0.1%, 캐나다 0.05%, 유로권은 마이너스 0.2% 등인데 비해, 일본은행은 이번에 정책금리를 0.75% 올렸지만 실질정책금리는 마이너스 2.15%나 된다.

 

여전히 살아 있는 ‘아베노믹스의 저주’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19일 기자회견에서 “정책금리 변경 뒤에도 실질금리는 큰 폭의 마이너스가 계속돼 완화적인 금융환경은 유지된다”고 말했다. 하라 마코토는 이를 “아베노믹스의 저주”라고 했다. “일본은행이 왜 이런 물가고에도 물가를 올리기 위한 금융정책을 아직도 계속하고 있는가? 이것은 제2기 아베 신조 정권에서 구로다 하루히코 당시 일본은행 총재 아래 추진된 아베노믹스의 저주 탓이 크다.”

 

아베노믹스의 핵심 개념은 돈(엔)을 대량으로 뿌리면 물가와 임금, 소비가 서로 다투듯 올라가는 ‘선순환’이 시작돼 일본경제의 고질문제인 디플레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은행이 장기적인 엔 약세 기조를 유지해 온 근본 이유다. 그것을 위해 아베와 구로다는 일본은행을 통해 초저금리의 금융완화정책을 쓰면서 막대한 돈을 뿌렸고, 그로 인한 재정적자를 대규모 국채발행, 즉 차입금(부채)을 통해 메웠다.

 

그러나 그 결과는 오히려 임금과 물가, 그리고 엔 시세를 서로 끌어내리는 악순환이 이어지면서 디플레 상태를 심화시켰다. 아베노믹스는 아베가 2020년 8월 총리직에서 사퇴하고 2022년 7월 피살당한 뒤 흔들리기 시작했고, 10년간 총재자리를 지킨 구로다가 2023년 4월 퇴임한 뒤 일본은행 총재가 된 우에다 가즈오가 2024년 3월 초저금리 금융완화정책 탈피, 즉 탈아베노믹스를 선언하면서 공식적으로 청산이 시작됐다. 그렇게 해서 임금을 올리고 물가도 올려 디플레에서 벗어나고 엔 시세를 끌어올리는 작업이 느리지만 꾸준히 진행돼 왔다.

 

‘아베노믹스’ 브레인들이 포진한 다카이치 정권

 

그러나 ‘제2의 아베’라는 다카이치 사나에가 아소 다로 부총재 등 자민당 내 우익세력을 등에 업고 총재에 당선되고 또다른 우익정당 일본유신회와 연립정권을 구성하면서 또 다시 고비를 맞고 있다.

 

하라 마코토가 지적하듯이 “고물가 상태에서도 여전히 ‘물가를 올리는 금융정책’을 계속하는 것은 ‘디플레 탈각’(탈디플레)이라는 문제의식에 집착한 아베노믹스의 브레인들이 지금 다카이치 사나에 정권 브레인으로 다시 영향력을 끼치기 시작한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이들 아베노믹스의 브레인들은 ‘부국강병’을 위해 재정투입 확대를 통한 성장정책을 추구하기 때문에 금리인상을 바라지 않는다. 올해 10월 기준, 신선식품을 제외한 일본 소비자물가지수(CPI)는지난해 같은 달 대비 3% 상승하는 등 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우에다 총재는 금리인상을 통해 이같은 고물가도 잡고 엔 시세도 끌어올려야 한다. 그래야 임금도 오르고 소비와 투자도 늘어 일본경제가 ‘아베노믹스의 저주’로부터 탈출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 10월의 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우에다 총재는 시장의 기대를 저버리고 금리인상을 미뤘다. 다카이치와 그 브레인들, 자민당과 연립 여당 일본유신회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번에 정책금리를 0.25%p 올릴 수밖에 없었던 것은 물가고에 고통당하는 사회와 시장의 압박, 그리고 미국의 압력 때문이었다. 미국은 달러 대비 엔 시세가 올라가야 달러 약세가 돼 무역적자와 재정적자를 줄일 수 있다고 계산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미국은 금리를 내리고 일본은 금리를 올려야 한다.

 

다카이치 정권은 이번 한 차례 정책금리 인상을 허용했지만, 앞으로도 계속 그런 자세를 견지할 것으로 보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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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내각 지지율 추이. 왼쪽은 이시바 시게루 내각, 오른쪽이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 푸른선은 지지율, 붉은선은 지지하지 않는다고 한 응답 비율. 마이니치신문 12월 21일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 67%로 더 올라가

 

마이니치신문이 20~21일 실시한 일본 전국여론조사에서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은 67%로, 한달 전 조사 때의 65%에서 2%p 더 올라갔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 비율은 22%로 한 달 전 조사 때보다 1%p 내려갔다. 10월의 내각 출범 이후 3개월 연속 지지율이 65%를 넘었고, 점점 더 올라가고 있다. 대만 관련 발언으로 중국과의 관계를 악화시키고, 그 때문에 중국인 일본여행객들이 급감하는 등 일본 경제와 외교 안보에 악영향을 끼친 다카이치 총리의 대중국 행보와 중국의 강경 대응이 오히려 일본 민족주의를 자극한 영향이 크다. 또한 이에는 적극재정으로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보정예산을 통해 소득세 감면 하한선을 기존 연간소득 160만 엔(약 1500만 원)에서 178만 엔(약 1670만 원)으로 큰 폭으로 높여 세금을 깎아주는 등의 감세 조치를 취한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중국과의 대립을 부른 대만 관련 ‘다카이치 발언’에 대해 조사 대상자의 67%는 그 발언을 ‘철회할 필요가 없다’고 응답했다. 중국이 요구하는 대로 ‘철회해야 한다’고 한 응답은 11%에 그쳤다.

 

연령대별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을 보면 18~29세가 75%(지난 조사 때 74%)로 가장 높았고, 30대 69%(76%), 40대 72%(71%), 50대 67%(63%), 60대 69%(62%), 70세 이상 58%(56%)로, 고루 높은 지지율을 보였지만 젊은층의 지지율이 노년층보다 더 높았다.

 

이런 지지를 등에 업은 다카이치 정권이 지지율의 정점에 섰다고 판단한 시기에 중의원을 해산하고 총선거를 실시해 지금의 여소야대 정국을 여대야소로 바꾸는데 성공할 경우, 이베노믹스로부터의 탈각은 더 멀어지고 대규모 국채발행을 통한 적극재정 정책을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그럴 경우 감세 조치로 늘어난 재정적자(정부부채)는 더 늘어날 것이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초저금리와 엔 약세 기조는 유지될 공산이 크다. 이미 GDP(국내총생산)의 260%가 넘는 정부부채를 안고 있는 일본경제가 그것을 버텨낼 수 있을까. 유일한 희망은 다카이치의 적극재정 정책이 추구하는 '신아베노믹스'가 일본경제를 디플레 상태에서 성장궤도에 다시 올려 놓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전망 불투명한 위험한 도박일 수 있다.

 

아사히의 하라 마코토 편집위원이 걱정하는 엔 약세로 인한 일본인들의 상대적 빈곤과 일본경제의 곤경은 다카이치와 그 브레인들의 적극재정을 통한 성장정책이 성공하지 못할 경우 훨씬 더 큰 어려움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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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OOO, 전 대법관 출신 영입...이런 뉴스 사라져야 한다



[하승수의 꼼짝마! 카르텔] 사법불신 원인 전관예우...먼저 대법관·헌법재판관 출신들, 변호사 개업 금지해야

사회 하승수(haha9601)

25.12.22 13:37최종 업데이트 25.12.22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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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대법원연합뉴스

 

사법개혁의 핵심이 뭘까?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행태를 보이는 일부 법관들도 문제이지만, 더 심각한 것은 뿌리깊은 '전관예우'라고 생각한다. 물론 '전관예우'가 실제로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그러나 애매한 영역들이 있다. 예를 들면, 집행유예가 가능한 사건의 경우 실형을 선고할 수도 있고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도 있다. 징역형과 벌금 모두 가능한 사건에서 벌금을 선고할 수 있다.

 

이런 불확정적인 영역에서의 판단은 고도의 신뢰감을 필요로 한다. 그런데 이런 사건들에 전관(판사, 검사 등 고위직 출신) 변호사들이 등장하면 불신은 강화될 수밖에 없다.

 

전관예우가 존재한다는 믿음은 여전

 

물론 전관예우를 부정하는 주장도 있다. 과거의 일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전관예우가 존재한다는 믿음은 여전히 존재한다. 돈 있는 쪽에서는 실제로 전관을 선임하는 경우가 많다. 전관예우가 존재한다고 믿지 않으면, 굳이 비싼 돈을 들여서 전관을 선임할 이유가 없다.

 

그리고 최근의 경향을 보면, 대형로펌들이 앞다퉈서 소위 '잘 나가던' 전관들을 영입한다. 해마다 때가 되면, 어느 로펌이 판사출신 OOO를 영입했고, 검사출신 OOO를 영입했다는 것이 뉴스로 나오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판사 출신이 실력이 좋아서 대형로펌이 영입하는 것이라고 주장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일반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어느 순간까지는 재판을 진행하던 부장판사가 누군가의 사익을 대변하는 변호사가 되는 장면이 참으로 낯설 수밖에 없다.

 

물론 판사 출신 변호사가 자신이 맡던 사건을 대리할 수는 없게 되어 있고, 일정한 사건에 대해서는 수임 제한 규정(퇴직 전 1년부터 퇴직한 때까지 근무한 법원, 검찰청 등이 처리하는 사건을 퇴직한 날부터 1년 동안 수임할 수 없다는 규정)도 존재한다.

 

그러나 이런 규정만으로 전관예우가 근절될 수 있을까? 가령 대법관 출신도 1년만 지나면 대법원 사건을 취급할 수 있다. 그런 상황에서 전관예우가 근절되었다고 믿을 수 있을까?

 

대법관 출신도 대형로펌 취업

 

한국에서 사법 불공정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것이 재벌총수 관련 재판이다.

 

재벌총수들이 재판을 받으면 어김없이 '전관 출신' 변호사들이 등장한다. 재벌총수에 대한 관대한 판결 경향이 변호를 맡고 있는 대형로펌의 전관 출신 변호사들과 무관하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더구나 최고법원이라고 할 수 있는 대법관 출신들도 대형로펌에 영입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법관까지 지냈으면 상당한 액수의 연금도 받을 것인데, 대법관 경력을 특정 로펌의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대법관이 이런 지경이니, 고등법원이나 지방법원 법관 출신들의 대형로펌 행은 너무나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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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0일 <조선비즈>가 보도한 한 법무법인의 전 대법관 영입 기사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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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법률방송>이 보도한 한 법률사무소의 전직 대법관 영입 소식법률방송

 

대법관 출신들은 변호사 개업을 금지해야

 

이런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변호사법과 같은 실정법을 보완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고 해서 판사, 검사들의 윤리의식에만 기댈 수도 없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전관예우를 근절하겠다는 헌법적 결단이다. 헌법을 개정할 때, 대법관과 헌법재판관 출신들만이라도 변호사 개업을 금지하는 것이다. 이들은 국가로부터 충분한 혜택을 받은 고위공직자들이므로, 이들의 직업선택의 자유는 제한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 그것이 싫은 사람은 대법관이나 헌법재판관을 사양하면 된다. 전관예우를 받는 것이 좋다는 사람에게 대법관이나 헌법재판관을 맡길 이유가 없다.

 

이런 내용의 '변호사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되어 있다. 그리고 최근 민주당이 대법관 출신의 대법원 사건 수임 제한기간을 5년이나 6년으로 늘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도 한다.

 

그러나 법률로 제한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대법관·헌법재판관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위헌소송이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아예 헌법에 대법관·헌법재판관 출신들에 대한 변호사 개업 금지를 명시할 필요가 있다. 또한 여기에 덧붙여서 헌법에 '일반 판사·검사 출신들에 대한 전관예우 근절 조치도 법률로 도입할 수 있다'고 넣으면 더 좋을 것이다. 그럼으로써 대법관·헌법재판관 출신의 변호사 개업은 완전히 차단하고, 법률을 통해 그 외의 법관들에 대한 전관예우 근절 조치도 규정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위헌 논란을 차단할 수 있다.

 

물론 헌법에 이런 내용을 담는 것이 적절하냐는 반박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전관예우 근절 없이는 사법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이런 내용을 헌법에 담는 것이 필요하다. 정치권도 말로만 떠들 것이 아니라, 헌법을 개정해서라도 전관예우를 근절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해야 한다.

#사법개혁 #전관예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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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유치’ 위기 넘겼지만 ‘적대적 두 국가’ 장벽 못 넘어

[2025년 송년특집] ②남북관계

  • 기자명 김치관 기자 
  •  
  •  입력 2025.12.23 02:12
  •  
  •  수정 2025.12.23 02: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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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에는 한국에 이재명 정부가, 미국에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각각 새로 출범하면서 한반도 정세의 변화와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했으나 북한의 거부와 무응답으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에 적극적이고 또한 북한도 제9차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있어, 한반도 문제의 세 주역인 남-북-미의 새로운 조합에 따라 한반도 정세에 변화가 올 것을 기대하면서 [2025년 송년특집]을 ①북미관계 ②남북관계 ③북한 내부 순으로 게재합니다. / 편집자 주


윤석열의 ‘12.3 계엄’의 내막이 드러나면서 북한의 도발을 유도한 이른바 ‘외환 유치’가 매우 위험천만하게 진행됐음이 확인돼 모든 국민이 가슴을 쓸어내렸고, 이재명 정부가 6월 4일 출범함으로써 남북관계는 일촉즉발의 위기국면에서는 일단 극적으로 벗어났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의 일련의 관계 정상화 조치와 대화 손짓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 정상화는 요원한 상태다. 북한은 남북관계를 ‘적대적인 두 개의 국가’로 규정하고 미동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계기, 북미 정상회담 추진도 무위로 돌아갔고, 남북 간 접촉은 당국은 물론 민간 차원까지 북측이 일체 응하지 않고 있으며, 뾰족한 대안도 없는 실정이다.

가슴을 쓸어내린 ‘외환 유치’ 시도

윤석열의 ‘12.3 계엄’의 전모가 하나하나 드러나면서 북한의 도발을 유도한 ‘외환 유치’가 실제로 강력하게 추진됐고 자칫 큰 재앙으로 치달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던 것이 밝혀지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내란·외환 특별검사팀’은 12월 15일 “윤석열, 김용현, 여인형이 비상계엄 선포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북한의 무력도발을 유인할 목적으로 2024년 10월부터 다양한 비정상적 군사작전을 실행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며 “윤석열은 2024년 4월 총선 전부터 비상계엄을 준비하고, 북한의 무력도발을 유인하여 비상계엄을 선포하려고 하였으나 실패하였고...”라고 발표했다. 특검은 북한과 사전 모의가 없었다며, 적국과의 ‘통모’가 요건인 ‘외환유치’가 아닌 ‘일반이적’ 혐의를 적용했다.

실제로 북한 외무성은 지난해 10월 11일 ‘중대성명’을 발표, “한국은 지난 10월 3일과 9일에 이어 10일에도 심야시간을 노려 무인기를 평양시 중구역상공에 침범시켜 수많은 반공화국정치모략선동삐라를 살포하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감행하였다”며 관련 사진들을 공개했다.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 부부장이 대남정책 발표를 도맡고 있다. [갈무리 사진 - 통일뉴스]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 부부장이 대남정책 발표를 도맡고 있다. [갈무리 사진 - 통일뉴스] 

대남, 대외 정책 스피커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조선로동당 부부장은 지난해 10월 13일 “무모함에 있어서 세인의 상식과 상상을 뛰여넘는 괴이한 돌연변이들”이라며 “뒈지는 순간까지 객기를 부리다 사라질것들”이라고 악담을 퍼붓고 “한국군부깡패들은 경거망동을 삼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15일 북한이 군사분계선 북쪽에 있는 경의선, 동해선 남북 연결도로와 철도 선로 일부 구간을 폭파한 것도 이 시점과 맞물려 있다.

특검 발표와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윤석열 일당은 드론 도발은 물론 국군심리전단이 대대적인 대북전단 살포에 나섰고, 북한이 오물풍선으로 대응하자 ‘원점 타격’까지 시도했지만 합참의장의 반대로 실현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마디로 북한의 군사적 공격을 유도하기 위해 적극적인 대북 도발이 끈질기게 추진됐음이 확인된 것이다.

이같은 위험천만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북측의 자제와 우리 군 내부의 자제로 군사충돌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고, 윤석열 일당의 12.3 계엄은 결국 국내 정치상황을 명분으로 시도됐다가 좌절됐다. 이 과정에서 한국의 전시작전권을 쥐고 있는 주한미군과 ‘정전협정의 조항을 이행·관리·집행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유엔군사령부(유엔사, UNC)가 한국군의 도발을 인지하고 있었는지 여부와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도 주목되지만 아직 명백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

즉각적인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결의안 통과와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탄핵소추안 가결(2024.12.14)로 2025년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지만 대통령선거(6.3)를 거쳐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기까지는 윤석열이 임명한 군․검․경과 행정 권력이 그대로 살아있는 사실상 ‘2중 권력’ 상태가 지속됐다. 안규백 국방장관의 취임일은 7월 25일이다.

정상화 조치와 ‘정동영식 훈풍’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면서 과도한 대북 대결 조치들이 일부 정상화 됐다. 6월 11일 대북확성기 방송이 중단됐고, 곧이어 대북전단 살포도 사실상 금지됐다. 이에 따라 전방지역 주민들도 남북 확성기 소음과 군사충돌 위험의 고통이 사라지고 정상적인 일상이 회복됐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취임 첫날인 7월 25일 판문점을 찾아 남북 연락채널 복원 의사를 밝혔다. [사진 제공 - 통일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취임 첫날인 7월 25일 판문점을 찾아 남북 연락채널 복원 의사를 밝혔다. [사진 제공 - 통일부]

통일부 장관에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임명돼 남북관계 개선에도 박차를 가했다. 정 장관은 여권의 대선 후보였던 중진의원이자 전 통일부 장관으로서 7월 25일 취임 첫 날 판문점을 찾아 “남북대화 재개와 조속한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단절된 남북 간 연락채널 복원이 급선무”라면서 “앞으로 유엔사 등 유관기관 간 긴밀한 협조 하에 판문점 공간을 단절과 긴장의 장소가 아니라 연결과 협력의 공간으로 만들어 나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남북대화는 아직 요원하고 김현종 국가안보실 제1차장의 DMZ(비무장지대) 출입을 유엔사가 불허했다가 비판여론이 일자 다시 허가했다. 유엔사는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김현종 국가안보실 제1차장에게 비무장지대(DMZ) 출입을 승인해 북한군 활동에 관한 최신 보고를 받고, 한국군의 대응 조치를 평가했다”고 공개했다.

정 장관이 취임하고 민간단체들의 ‘북한주민접촉 신청’도 활발해졌고 정 장관은 “민간단체 여러분들이 남북 교류와 협력의 선도자인 만큼 다시 대화의 접점을 찾고 교류협력의 시대를 함께 열어가자”고 ‘남북 사회문화교류 및 대북 인도지원단체 초청 행사’(9.26~27)에서 강조했다. 정 장관은 2005년 평양에서 열린 6.15남북해외 공동행사에 정부대표단장으로 참석해 노무현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 남북관계와 6자회담 진척이라는 성과를 거둔 경험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국도 민간도 북측과는 유의미한 접촉조차 갖지 못하고 있는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12월 19일 외무성 주요 국장들과의 협의회에서 “리재명은 이러한 력사의 흐름을 바꾸어놓을 위인이 아니다”며 “지금 이 시각 우리 공화국의 안전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무모한 미한의 침략전쟁연습을 벌려놓고도 리재명정권은 《방어적훈련》이라는 전임자들의 타령을 그대로 외워대고있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김여정 부부장이 “외교,국방의 수장인 조현과 안규백”을 콕 찍어 비판하면서도 정동영 장관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는 정도가 배려라면 배려인 정도다.

12월 1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통일부와 외교부의 2026년 업무계획 보고가 열렸다. [갈무리 사진 - 통일뉴스]
12월 1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통일부와 외교부의 2026년 업무계획 보고가 열렸다. [갈무리 사진 - 통일뉴스]

이같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정작 남측 내부에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인사청문회 때부터 한미합동군사연습을 ‘연기’하겠다고 공언했지만 국방부나 외교부, 국가안보실과 사전 조율되지 않은 공허한 목소리에 불과했고, 외교부를 중심으로 한 한미 정책협의체(12.15)에 통일부가 불참함으로써 동맹파와 자주파 대립이라는 낡은 논쟁 프레임만 되풀이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통일부, 외교부 2026년 업무보고(12.19)에서 “인내심을 가지고 선제적으로 주도적으로 남북 간의 적대가 완화될 수 있도록 신뢰가 조금이라도 싹 틀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면서 “그 역할은 역시 통일부가 해야 될 역할이라고 생각이 된다”고 가르마를 탔다. 나아가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 등 관계 부처가 함께 논의하는 ‘안보관계장관회의’를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북한의 높은 장벽, 넘을 수 있을까?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8월 25일 백악관에서 가진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피스 메이커’로 추켜세우고 자신은 ‘페이스 메이커’ 역할을 자임하면서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분단국가로 남아 있는 한반도에도 평화를 만들어달라”며 “김정은도 만나시고”라고 권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안에 그를 만나고 싶다”고 화답했다.

8월 25일 미국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열렸다. 이재명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피스 메이커' 역할을 요청했다. [사진 출처 - 백악관]
8월 25일 미국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열렸다. 이재명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피스 메이커' 역할을 요청했다. [사진 출처 - 백악관]

특히, 경주 APEC 정상회의(10.31~11.1) 계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의 만남을 추진했지만 불발됐다. 이 과정에서 정동영 장관은 김정은 위원장 경주 초청과 북미 정상회담 확신 등 공약을 남발하기도 했다.

조성렬 경남대학교 군사학과 초빙교수는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의 진정성을 확인할 수 없었고, 북한도 미국을 만날 준비가 안 돼 있었다. 중국도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 변수를 원치 않아 미중 정상회담 이후로 늦추길 요청한 것으로 안다”고 북미 정상 접촉 무산 배경을 전하고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보는데, 북미 정상회담은 대화의 시작이지 결과가 아닐 것이다”고 섣부른 낙관을 경계했다. “북한의 요구는 핵보유국을 전제로 북미관계를 개선하자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

정권의 교체로 남북간 군사적 충돌 위험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정동영 통일부 장관으로 상징되는 이재명 정부의 대북 유화 손짓은 북측에 전혀 먹히지 않았다. 통일부는 물론 국가정보원, 국가안보실 등 저마다 북측과의 대화를 희망했지만 퇴자를 맞았고, 민간단체들도 저마다 북측 파트너와 접촉을 시도했지만 유의미한 접촉은 전무하다시피 했다.

통관대기중인 고려된장술. [사진-우리농사서로돕기협동조합 제공]
통관대기중인 고려된장술. [자료 사진 - 통일뉴스]

일부 단체들이 비공식적인 접촉을 갖기도 했고, 비공식적으로 일부 지원물자를 보내기도 했지만 북측이 공개를 극구 꺼렸고, 접촉 수준이나 지원 물량도 미미한 수준에 머물렀다. 그나마 지난 9월, 5년 6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반입된 북한산 고려된장술과 들쭉술은 ‘수출국 정부 공장확인서류’ 제출 요구에 막혀 인천항 통관절차를 마무리짓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남측의 준비 정도도 아직 남북교류를 본격화할 준비가 부족함이 확인된 셈이다.

관건은 정동영 장관의 대북 유화 손짓이 왜 북측의 호응을 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인가이다. 이에 대한 근원적인 분석과 대안 제시 없이는 결국 국제정세의 변화만 쳐다봐야 할 판이다. 내년 4월 베이징에서 열릴 것으로 보이는 미중 정상회담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의 만남을 재차 시도할 것이라든지, 중국이 영향력을 발휘해 김정은 위원장을 대화의 장으로 불러낼 것이라는 관측 등이 그것이다.

정창현 평화경제연구소 소장은 “북측은 2036년 조선노동당 11차 대회 전까지 ‘사회주의건설 전면발전기’를 추구하는 ‘15년 구상’이 1차 목표이고, 그 외의 것에 대해서는 대부분 미루고 있다”며 “북측이 전면적 사회주의 발전의 일정 궤도에 오르기 전에는 남북관계 비중이 굉장히 낮아 남측 정부가 적극적인 정책을 내놓는다 하더라도 당분간 수용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정동영 장관은 통일부 업무보고에 대해 기자들에게 설명하면서 “통일부는 내년(2026년)을 한반도 평화공존의 원년으로 만들기 위해 모든 역량을 총집중할 것”이라고 말했고, △서울-베이징 고속철도 구상 △국제 원산갈마평화관광 추진 △신 평화교역시스템 구축 △북한자료 대국민 공개확대 △비전향장기수 송환 등을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북측이 호응하지 않으면 실현되기 어려운 구상이 대부분이다. 북한자료 공개 정도만 독자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사안이고 한미합동군사연습 등 핵심 사안은 아예 빠졌다.

자주통일평화연대와 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동(준)이 11월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미국의 경제·안보 수탈 저지, 주권과 생존권을 지키는 시민행진’을 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자주통일평화연대와 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동(준)이 11월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미국의 경제·안보 수탈 저지, 주권과 생존권을 지키는 시민행진’을 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정창현 소장은 “한국이 얼마만큼 미국과의 관계에서 자율성을 가질 수 있느냐가 판단기준일 것”이라며 “과거에는 한미동맹을 일정 이해하는 속에서 적절하게 균형만 유지해주면 남북관계를 할 수 있다고 보았다면, 지금은 바뀌어 한국이 자율성을 갖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자율성을 가져야만 남북관계가 새롭게 정립될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 같다”고 짚었다.

문정인 연세대 명예교수는 “‘미군 없는 한반도’와 ‘미국 없는 한반도’를 대비해야 한다”며 “미국 없는 한반도와 동북아, 새로운 상상력으로 미래 안보를 생각해야 할 때”라고 주창하며 “더불어 공존·공영할 수 있는 지역 체제를 마련하기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제언하고 있다.(한겨레21, “미 중심 ‘일극체제’ 끝났다, 미 없는 한반도·동북아 대비하자”, 2025.6.6.)

변화된 북한의 입지와 대남정책

톈안먼 망루에 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가운데)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 김정은  국무위원장. [갈무리 사진 - 통일뉴스]
톈안먼 망루에 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가운데)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 김정은  국무위원장. [갈무리 사진 - 통일뉴스]

북한의 객관적 입지가 변화된 것도 이전과 달라진 상황이다. 지난해 6월 북러조약 체결 이후 북한군이 러시아에 파병되는 등 북러관계는 혈맹으로 발전했고, 중국의 제2차 세계대전 승전 80주년 기념 열병식(9.3)에 김정은 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란히 주석단 중앙에 섰다. 여기에 더해 미국 일극패권이 저물고 중국과 러시아를 비롯해 브릭스(BRICS)로 대표되는 글로벌 사우쓰(Global South)가 강력히 부상하고 있는 국제질서 변화도 북한에게는 입지를 넓혀주고 있다.

또한 북한은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노딜’로 파산되자 핵무력 증강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박차를 가해 핵무기 보유국 지위를 헌법에 명기했고, 심지어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북한을 ‘핵보유국(nuclear power)’으로 여러 차례 호명했다.

북한의 입지가 넓어질 수록 남북관계의 비중은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조성렬 교수는 “북미관계가 진전된다 하더라도 적대적이든 평화적이든 두 국가 관계를 확실히 굳히는 것이 북한의 대남전략”이라며 “북미관계가 진전되면 북일관계가 먼저이고 남북관계는 뒤로 밀릴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북한이 2023년 말부터 남북관계를 ‘두 개의 국가’로 규정하고 2024년 거침없이 남북관계 지우기에 나섰다. 심지어 김일성-김정일 선대 수령들의 통일방안을 담은 ‘조국통일 3대 헌장탑’을 철거하기까지 했다. 2025년 1월에 조선우표사에서 10년만에 발행한 “조선우표목록(1946-2024)”에도 1946년부터 발행되었던 조국통일관련 우표 84종과 남쪽관련 인물 우표 약 40종이 삭제됐다.(안재영, “2025년 조선우표목록에서 사라진 우표들(2)”, 통일뉴스 2025.11.24.)

남북기본합의서(1992)와 2000년 6.15공동선언을 효시로 한 남북정상 간의 합의들을 모두 무효화 함으로써 1953년 정전협정과 1991년 유엔 동시가입, 즉 ‘정전 중인 두 국가’ 관계만 남게 된 것.

2026년 설맞이공연에 참가하는 재일조선학생소년예술단이 12월 4일 평양에 도착했다. [갈무리 사진 - 통일뉴스]
2026년 설맞이공연에 참가하는 재일조선학생소년예술단이 12월 4일 평양에 도착했다. [갈무리 사진 - 통일뉴스]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인 것은 남쪽을 철저히 외면하면서도 재외동포에 대해서는 기존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재일본조선인총련합회(총련) 소속 다양한 단위들이 방북했고, 당 창건 80주년 열병식에도 해외동포 대표단들이 초청됐다.

정통한 대북 소식통은 “남북관계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지만 과거 남북교류가 가능했던 수준과는 다르게 평화적으로 공존하는 두 개의 국가로 가려는 생각은 남아 있는 것 같다”며 “장기적으로 이 여지를 잘 활용해야 할 것 같다”고 조언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북쪽의 남북관계 담당자들이 발언할 수 있는 여건이 돼야 하는데, 결국 지속가능한 대북정책에 대한 확신을 주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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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급등·물가 상승세에…가계 사교육비 지출, 코로나19 이후 5년 만에 첫 감소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5/12/22 09:27
  • 수정일
    2025/12/22 09:2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이대희 기자 | 기사입력 2025.12.22. 05:28:47

 

한국인의 사교육비 지출이 코로나19 펜데믹 시기 이후 5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반면 서울아파트 월세 상승률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좀처럼 잡히지 않는 고물가 시대에 집값 부담이 커지면서 가계가 좀처럼 줄이지 않는 사교육비 씀씀이까지 줄인 것으로 해석된다.

 

21일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미혼 자녀가 있는 부부 가구의 월평균 학생 학원 교육비 지출은 전년 동분기 대비 0.7% 줄어든 41만3000원으로 집계됐다.

 

자녀가 있는 가구의 학원 교육비가 1년 전보다 줄어든 것은 코로나19 펜데믹 시기인 2020년 4분기 이후 약 5년 만에 처음이다. 사교육비 지출은 2020년 1~4분기까지 연속 감소한 이후 18개 분기 연속 증가했다. 그러나 올 3분기 들어 감소세로 전환했다.

 

특히 중산층이 사교육비 지출을 크게 줄였다. 3분기 월평균 소득 700만 원 이상인 고소득 가구의 학생 학원교육비 감소율은 2.9%였으나, 월 소득 300~400만 원대 가구의 감소율은 21.3%에 달했다.

 

극심한 입시 경쟁으로 인해 사교육비 지출을 좀처럼 줄이지 않는 한국 가계의 씀씀이 특성을 고려하면, 사교육비 지출을 줄였다는 건 가계 지출이 한계에 이르러 가장 마지막으로 줄여야 할 사교육비 지출에도 지갑을 닫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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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가 있는 가구의 사교육비 지출이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21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미혼 자녀가 있는 부부 가구의 월평균 학생 학원 교육비 지출은 41만3천원으로, 1년 전보다 0.7% 줄었다. 자녀가 있는 가구의 학원 교육비가 전년 동기대비로 감소한 것은 2020년 4분기 이후 약 5년 만이다. 사진은 21일 서울 시내의 학원가. ⓒ연합뉴스

가계 소비 압박 상황은 지속하는 소득 양극화에 장기간 이어지는 물가 급등이 잡히지 않는 것이 배경으로 풀이된다.

 

관련해 이날 한국부동산원 발표를 보면 올해 1~11월 서울 아파트 월세는 3.29% 올라 관련 집계가 시작된 2015년 이후 사상 처음으로 연간 상승률 3%를 넘었다. 서울 집값이 좀처럼 잡히지 않는 상황임을 고려하면 이달 월세 상승률에서 큰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은 없다.

 

이에 따라 서울 아파트 연간 월세 상승률은 작년(2,86%)에 이어 2년 연속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147만6000원(보증금 1억9479만 원), 중위 월세는 122만 원(보증금 1억1000만 원)이었다.

 

집값의 수도권/비수도권 양극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 집값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달으면서 가계의 집값 부담이 점점 커지는 상황이다. 원화 가치 하락세로 인해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가계의 소비 부담이 커지면서 가계가 학원비 지출마저 줄이는 '허리띠 졸라매기' 상황에 처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일단 당정은 당초 올 연말 발표하기로 한 집값 대책인 주택공급 방안 발표 시기를 내년초로 미루기로 했다.

 

21일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고위당정협의회를 가진 후 국회에서 연 브리핑에서 주택공급 방안 발표와 관련해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부동산 공급 대책 발표가 (내년) 1월 중으로 넘어갈 가능성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며 "그 답변으로 갈음하겠다"고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은 한편 "10.15 대책 발표 후 서울과 수도권 집값의 단기 과열 양상은 다소 진정되고 있지만 그간의 공급 부진, 유동성 유입 등으로 인한 가격 상승 압력이 여전히 존재하는 엄중한 상황"이라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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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울 아파트 월세 상승률이 정부 공인 시세로 3%대에 처음 진입하며 연간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11월 서울 아파트 월세는 3.29% 올라 관련 집계가 시작된 2015년 이래 처음으로 연간 상승률 3%를 넘었다. 서울 전역이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10·15대책 발표 이후 세를 낀 '갭투자'가 원천 차단되자 전세 매물이 급감하고,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사진은 21일 서울 시내의 한 부동산에 붙은 매물 게시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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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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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6㎝ 눈에 서울 마비, 원인은 ‘제설지침 삭제’···시, 대란 뒤 슬그머니 복구



수정 2025.12.22 06:16

  • 김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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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5시 이전 제설완료 지침 올해 삭제

4일 강설로 서울전역 교통대란 일자

서울시, ‘오후 2시 전 제설’ 지침 재배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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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인천·경기·강원 등 4개 시도에 대설특보가 발효된 지난 4일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에서 퇴근길 차량들이 눈길에 큰 정체를 빚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일 서울과 수도권에 내린 6㎝ 가량의 눈으로 서울 전역의 교통이 마비되는 대란이 발생했다. 서울시가 올해 초 변경한 강설 대비 사전제설 지침이 대란의 한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는 이전보다 더욱 강화된 사전제설 지침을 슬그머니 도입했다.

 

21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눈 오기 1시간 전 제설제 사전 살포 완료’라는 기존 지침에 더해 ‘출근 전 오전 6시, 퇴근 전 오후 5시까지 사전 제설을 완료한다’는 지침을 마련해 올해 3월까지 운영했다. 눈이 내리기 전에 제설제를 미리 뿌려 출퇴근 차량정체를 막고 추가 제설작업 지연을 방지하려는 조치였다.

 

서울시는 올해 ‘2025~2026년 겨울철 재난안전대책’을 새로 만들면서 해당 지침을 삭제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올해 1~3월 출근 시간대에 눈이 오지 않아 지침을 적용할 일이 없었고, 제설제 살포에 따른 환경 민원이 발생해 지침을 없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 4일 내린 강설은 퇴근차량이 몰리는 오후 6시부터 집중적으로 내렸다. 서울시는 오후 5시부터 제설제를 도로에 뿌렸다. 강설에 임박해 살포된 제설제는 본래 기능인 융빙효과(눈과 얼음을 녹이는 효과)를 내지 못했다. 더구나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도로는 빙판이 됐다. 서울시는 오후 6시48분부터 추가 제설에 나섰지만 도로로 쏟아져 나온 퇴근차량과 함께 발이 묶이는 신세가 됐다. 그 결과 18개 노선에서 38개 구간이 통제됐고 추돌사고가 잇따랐다.

 

서울시는 늑장제설이라는 비판에 “5㎝ 이상의 많은 눈이 1시간 동안 갑자기 쏟아져 대응할 시간이 부족했다”고 해명했다. 강설 대비 사전 제설 지침을 삭제한 것이 이번 대란의 원인이 됐다는 설명은 없었다.

 

서울시는 최근 기존 지침보다 강화한 강설 대비 사전제설 지침을 25개 자치구에 배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바뀐 지침은 ‘서울에 5㎝ 이상 눈이 올 것으로 예보되면 출퇴근 시간 3시간 전까지 사전 제설을 끝내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5㎝ 이상 눈이 예보되면 시내 모든 지역은 출근 전 오전 4시, 퇴근 전 오후 2시까지 사전 제설 작업을 완료해야 한다는 뜻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제설제는 시간당 3㎝의 눈을 녹이는데, 4일에는 이례적으로 시간당 5㎝ 이상 눈이 내려 대응에 한계가 있었던 것”이라며 “삭제한 기존 지침대로라도 교통대란은 불가피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퇴근시간대 전까지는 사전제설을 끝내야 퇴근길에 지장이 없을 것으로 판단해 출퇴근 시간대에 강화된 지침을 만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내년 중 서울연구원과 공동으로 눈의 형태·강설 시간대 등을 분석해 제설효과를 높이는 제설방안 메뉴얼을 만들고, 자동차 전용도로 정체시 회차가 가능한 시설을 설치하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김은성 기자

전국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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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올해의 시민기자 시상…"시민언론의 동반자"



유상규 에디터

skrhew@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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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들레 편지

  • 입력 2025.12.21 18:30

  • 수정 2025.12.22 06:09

  • 댓글 1

진정한 시민언론으로 더욱 정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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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시민언론 민들레의 시민기자 송년 간담회 모습. 2025.12.17. 김호경 편집인

<시민언론 민들레>의 시민기자 송년 간담회와 '올해의 시민기자' 시상식이 17일 열렸습니다. 국내외 시민기자들과 상근자들이 서로 인사를 나누고, 올 한 해를 돌아보는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시민기자들이 <민들레>가 그야말로 진정한 시민언론이 되기 위해 꼭 필요한 존재들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이날 참석한 시민기자 상당수는 지난해 12.3 불법 계엄을 보면서 '이대로 있으면 안 되겠다' '무언가 해야겠다'는 심경으로 〈민들레〉 시민기자에 참여했다고 말했습니다. 자화자찬으로 들릴까 쑥스럽기는 합니다만, 이들이 절박한 마음으로 찾아온 매체가 〈민들레〉였다는 게 뿌듯하고 자랑스럽습니다.

 

김호경 편집인은 이날 행사 모두 인사말을 통해 "민들레는 시민언론이고, 시민언론은 시민기자들과 불가분의 관계"라며 시민기자 제도의 밑돌을 놓았던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김 편집인은 "창간 당시 시민언론으로서의 계획 중 '시민들의 참여'가 잘 안 됐었는데, 시민기자제 도입 후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신 여러분 덕분에 순조롭게 정착해 가고 있다"고 감사를 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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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시민기자 송년 간담회와 올해의 시민기자 시상식에서 김호경 편집인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주택금융공사 홍보실 제공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은 "창당 90돌을 맞은 민주당이 홈페이지에 당시 조병옥 공동대표 등이 친일파라는 사실을 명시하라는 요구를 실어줄 매체를 찾다가 〈민들레〉 시민기자로 등록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방 기자는 "앞으로 이런 행사를 하려면 민족문제연구소 회의장을 이용하라"며 〈민들레〉와 연대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전업 작가이면서 스스로 체험한 '대리기사' 문제를 시리즈로 연재했던 이득신 시민기자는 "최근 쓰고 있는 고아시설 피해자 인터뷰에 지면을 허락해 준 〈민들레〉에 감사한다"며 "앞으로 더 좋은 글로 보답하겠다"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민들레 '1호 시민기자'인 정숙 기자는 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문제를 취재하면서 맺은 〈민들레〉와의 인연을 회고했습니다. 제주도에서 시민활동을 하고 있는 한요나 기자는 "윤석열 정권 시절 공안세력에게 제주가 당한 피해가 너무 컸다"며 '간첩을 만들다'를 연재해 준 〈민들레〉에 감사의 뜻을 표했습니다.

 

정연주 시민기자는 헌법재판소 창설 때 연구관을 지낸 경험을 소개하면서 "불법 계엄에 대해 정치적으로 이해관계가 없는 우리 같은 사람이 말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올해 2월부터 민들레에 글을 쓰게 됐다"며 "복잡하고 긴 내용을 잘 정리해 실어준 민들레에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11월에 시작한 〈민들레〉 시민기자는 12월 15일 현재 230여 명이 등록했습니다. 일부 고정 필진이 포함돼 있습니다만, 13개월 만에 200여 명이 시민기자로 참여하겠다는 뜻을 보인 셈입니다. 아직 등록만 해놓고 기사 쓰기는 어려워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내 작은 기사 하나가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변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용기를 내 주시기를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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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시민기자 기사 건수 및 비중 추이

시민기자들의 기사 건수는 15일 현재 누적 850건, 월 평균 70건에 이르고 있습니다. 추세로 보면 올해 전체로는 900건이 넘어설 전망입니다. 시민기자 도입 초였던 올해 1분기에는 월 20~50건 정도였던 기사 건수가 6월 100건을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내년에는 〈민들레〉가 '다음' '네이버' 등 포털의 검색 대상에 포함돼 보다 많은 시민기자의 참여와 기사 건수 증가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민들레〉 시민기자가 기자 수나 기사 건수 등 양적으로만 성장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시국이 시국인지라 정치는 말할 것 없고, 경제, 사회, 국제, 외교 안보는 물론 문화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민기자들은 전문성과 정의감, 열정을 담은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해외에 거주하시는 시민기자들이 기꺼이 통신원을 자임해, 아직은 소박하지만 해외 취재망을 갖추는 계기를 마련해 주시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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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시민기자로 선정된 홍순구 시민기자(만평작가)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전면에는 홍 기자의 만평 '동그라미 생각' 작품들. 사진=한국주택금융공사 홍보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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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시민언론 민들레의 시민기자 송년 간담회 모습. 2025.12.17. 이유 에디터

올해의 시민기자에는 국내외에서 9명이 선정됐습니다. 국내에서는 홍순구, 이득신, 정숙, 권영태, 강홍석, 정연주 님 등 6명이, 해외에서는 이길주(뉴욕통신원), 김성수(영국통신원), Thomas Kim(캐나다) 님 등 3명이 수상했습니다. 만평작가인 홍순구 기자는 캐리커쳐 만평에 글을 곁들인 '동그라미 생각'을 150건 넘게 출고했습니다. 이득신 기자는 전업 작가로 직접 체험을 토대로 '대리기사' 시리즈를, 정숙 기자는 1호 시민기자로서 화제의 인물들의 인터뷰 기사를 썼습니다. 북한학 박사이면서 활발한 시민단체 활동을 하고 있는 권영태 기자는 다양한 분야의 기사로 〈민들레〉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있습니다. 이론화학자인 강홍석 기자는 '과학자의 눈'이라는 고정 코너에 수준 높은 과학 기사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헌법학을 전공한 법대 교수 출신인 정연주 기자는 12.3 내란 이후 벌어지고 있는 위헌 논란에 대해 최고로 권위 있는 해설기사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해외에 살고 있는 시민기자들은 이날 시상식에 직접 참석하지 못했지만, 영상을 통해 인사와 수상 소감을 전했습니다. 뉴욕통신원인 이길주 기자는 미국에서 외교사를 전공했고, [베트남 참전 60돌] 시리즈를 21회에 걸쳐 연재했습니다. 뉴욕통신원을 자임한 후 [뉴욕프리즘] 코너에 현장감 높은 국제 뉴스를 전하고 있습니다. 이 통신원은 "앞으로 한반도의 미래와 떼어 놓을 수 없는 미국의 상황을 더욱 자세히 전하겠다"면서 "지난 3년처럼 〈민들레〉가 바른 언론의 꽃씨를 널리 퍼져나가는 게 함께 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영국통신원 김성수 기자는 [영국 이야기]를 통해 많은 역사 인물을 소개하고 있으며, 의문사위와 진실화해위 등 국내 활동에서 얻어진 경험을 토대로 시사 해설도 하고 있습니다. 캐나다에 거주하는 Thomas Kim 기자는 음악을 곁들인 기사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민들레> 창간 3주년을 축하하는 뜻으로 보내준 '우리는 민들레'가 이날 행사의 바탕 음악으로 사용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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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열린 시민언론 민들레 시민기자 송년 간담회에서 이호 작가가 특별상을 받고 있다. 사진=한국주택금융공사 홍보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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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상을 받은 이호 작가가 자신의 사진 작품들을 설명하고 있다. 2025.12.17. 김호경 편집인

시민기자로 등록하지는 않았지만, 어느 기자 못지 않게 〈민들레〉에 기여해 주신 이호 작가는 특별공로상을 받았습니다. 촛불행동 전속 사진작가인 이호 님이 제공해 주신 사진들은 사진기자 없이 대부분의 사진을 연합뉴스에 의존하고 있는 <민들레>로서는 너무나도 소중한 일입니다. 이 작가는 수상 소감을 통해 오히려 "<민들레>가 국내 언론사 중 유일하게 촛불집회 현장 소식을 빼놓지 않고 보도해 주어 고맙다"고 말했습니다. 참 훈훈한 광경이었습니다.

 

이날 행사를 준비하면서 올해의 시민기자에 선정되지 못한 시민기자들께 죄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시민기자 한 분 한 분 모두가 크고 소중한 기여를 하셨습니다. 편집 과정에서 이런저런 수정과 요구가 때로는 자존심도 상하고, 짜증도 났을텐데, 정의롭고 바른 언론을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참아주신 시민기자들이 참으로 고맙습니다. 제 이런 마음을 아셨는지 은퇴 목사이신 박철 기자께서 이날 참석 못하는 대신 글을 하나 보내 주셨습니다. 독자 여러분께 소개하며 편지를 마무리하겠습니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한 해의 끝자락에서 말보다 발로,

명예보다 진심으로

세상의 가장자리를 기록해 온 시민기자들 모임을 축하드립니다.

조촐하지만 따뜻한 자리,

서로의 수고를 눈으로 확인하고

밥 한 끼에 마음을 얹는 시간.

그 자체로 이미 충분한 상입니다.

'올해의 시민기자'라는 이름은

몇 사람에게

이름을 가능하게 한 것은

묵묵히 써 내려간 모두의 문장일 것입니다.

이 만남이

수고했다는 인사이자

다시 써 내려갈 내년을 향한

작은 격려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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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오세훈 한강버스 1487억 지출하고 운영수입 104억



2025년 11월까지 지출·수입 내역 처음 확인...빌린돈 1376억 상환에 의구심 제기... SH "시설 명소화 등 추가 수입원 발굴할 것"

  • 김지현(diedie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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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버스가 12일 오후 여의도 선착장을 출발해 마포대교를 지나고 있다. ⓒ 소중한

 

오세훈 서울특별시장의 주력 사업인 '한강버스'가 올해까지 1487억 2500만 원을 사업비로 지출하고 104억 4100만 원의 운영수입(부대시설 매출+선박 관련 수입)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운영수입 중 승선료 및 부대시설에서 50억 9900만 원의 매출이 발생했다. 한강버스의 운영 실적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강버스를 운영하는 민관합작회사 (주)한강버스는 향후 금융권·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로부터 빌린 돈 1376억 원을 갚아야 한다. 승선료 및 부대시설 매출이 커져야 한강버스의 상환 능력도 커지는 것인데 '이 상태로 빚 상환이 가능할까'라는 의구심이 나온다. 건조보조금·부가세 환급 등 선박 관련 수입은 매달 정기적으로 발생하는 수입원이 아니다.

 

SH는 "시설 활성화·명소화 등 추가 수입원 발굴을 통해 차입금의 원리금 상환에 문제 없도록 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한강버스 운영수입 104억 4100만원... 부대시설 월 평균 매출은 13억 원에 그쳐

 

<오마이뉴스> 취재와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실(비례대표)이 확보한 SH 자료를 종합하면 (주)한강버스는 2024년부터 올해 9월 30일까지 사업비 명목으로 총 1487억 2500만 원을 지출했다. 세부적으로 건조사업비(선박·선착장·도선장·기반시설)로 1422억 7600만 원을 썼다. 운영사업비 지출은 64억 4900만 원이었다.

 

한강버스를 만들기 위해 초기 비용이 크게 들어갔음을 알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주)한강버스는 법인 출자금 100억 원(SH 51억, 이랜드 계열사 이쿠르즈 49억)과 SH로부터 장기 대여한 271억 원을 다 쓰고 자금 고갈 상태에 놓였었다. 그래서 SH에서 총 605억 원을, 신한·우리은행에서 500억 원을 빌렸다. SH는 서울시가 100% 출자한 지방공기업이므로 서울시와의 연관성을 뗄 수 없다.

 

결과적으로 돈을 빌려와 필요 자금을 충당한 것. 운영수입으로 빌린 돈을 상환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2024년 2월 19일 작성된 <한강 리버버스 사업 출자 시행(안)>을 보면 2024년과 2025년 한강버스를 통한 운영수입은 총 284억 9100만 원으로 예상됐다. 2개 년도간 승선료 57억 4400만 원, 편의점 매출 32억 3000만 원, 식당 매출 25억 4900만 원, 광고 51억 원 등의 수입을 기대했다.

 

하지만 2024년부터 2025년 11월 17일 기준으로 발생한 운영수입은 104억 4100만 원에 그쳤다. 한강버스 운행 시작 시기가 당초 2024년에서 올해 9월 18일로 늦어졌기 때문이다.

 

한강버스의 운영수입은 크게 '한강버스 부대시설 매출'과 '선박 관련 수입'으로 나눌 수 있는데 승선료 및 부대시설 매출은 이 기간 50억 9900만 원을 기록했다. 한강버스 정식 운항 후 선착장 편의점 등 부대시설 월 평균 매출은 13억 원 수준이다. 선박 관련 수입은 모두 53억 4200만 원(건조보조금 37억 4400만 원, 부가세 환급 15억 9800만 원)이었다.

 

한강버스 출자 시행안에 명시된 예상 운영수입과 실제 운영수입과 180억 5000만 원의 차이가 생긴 것에 대해 SH 측은 "한강버스 선박 건조 지연으로 인해 정식 운항 시기가 2024년에서 2025년으로 연기됐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SH가 "부대시설 매출에서 인건비 등 비용 차감 후 잔여 수익은 운항·시설유지 보수 등에 필요한 비용으로 사용 중"이라고 설명한 점을 감안하면 실제 거둔 순수익은 훨씬 적을 것으로 보인다. SH는 한강버스 부대시설 매출액 중 비용을 제외한 수익이 얼마인지에 대해서는 '사업주체인 (주)한강버스가 답할 문제'라며 공개하지 않았다.

 

<오마이뉴스>와 서미화 의원실이 확인한 세부 내용을 종합하면 아래와 같다.

 

<한강버스 운영수입 총계>(2024~2025.11.17.)

 

①부대시설 매출(승선료만 2025.09.30. 기준)

- 승선료 : 2024년 없음 / 2025년 7100만 원(9월만 집계, 편도 3000원 계산시 약 2만 3666명)

- 편의점 : 2024년 없음 / 2025년 29억 7700만 원

- 식당(치킨PUB) : 2024년 없음 / 2025년 11억 9200만 원

- 카페(테이크아웃 커피 포함) : 2024년 없음 / 2025년 4억 5400만 원

- 광고 : 2024년 없음 / 2025년 2억 5100만 원

- 임대료(여의도, 잠실, 압구정 카페) : 2024년 없음 / 2025년 1억 3600만 원

- 선내매점 : 2024년 없음 / 2025년 1800만 원

총 : 50억 9900만 원

 

②건조보조금(2025.09.30. 기준)

- 101호 : 2024년 9억 3600만 원 / 2025년 없음

- 102호 : 2024년 9억 3600만 원 / 2025년 없음

- 103호 : 2024년 7억 2800만 원 / 2025년 2억 800만 원

- 104호 : 2024년 7억 2800만 원 / 2025년 2억 800만 원

총 : 37억 4400만 원

 

③부가세 환급(2025.09.30. 기준)

2025년 : 15억 9800만 원

 

운영수입 총계(①+②+③) 104억 4100만 원

(이자수입, 매각수입, 운영손실보전금 없음)

출처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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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버스 사업비 지출 - 운영수입(2024~2025) ⓒ 김지현

 

빌린 돈이 1376억 인데... SH "시설 활성화·명소화 등 추가 수입원 발굴"

 

출발이 늦은 데다 현재 한강버스는 '반쪽 운항' 중이란 점에서 실적 정상화 시점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지난 9월 18일 정식 운항 시작 후 한강버스는 잦은 고장 등의 이유로 열흘 만에 운항이 중단됐었다. 재정비 후 11월 1일에 운항을 재개했지만 11월 15일 잠실 선착장 인근에서 강바닥 걸림 사고가 발생, 이후 한강버스는 7개 구간 중 4개 구간의 운항을 멈췄다. 서울시는 정부합동점검 결과 반영을 마친 뒤 내년 1월에 전구간 운항을 재개할 방침이다. 전구간 운항 재개 후 부대시설 매출이 늘어날 가능성은 있다.

 

한강버스가 거둔 운영수입 수준으로 1376억 원에 이르는 SH 대여금, 금융권 대출 상환이 가능하느냐는 지적에 SH는 "선착장 시설의 활성화, 명소화 등 추가 수입원 발굴(팝업 및 대관, 옥외광고판 설치 등)을 통해 차입금의 원리금 상환에 문제 없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한강버스는 신한·우리은행에게 빌린 500억 원을 2037년까지 갚은 뒤 2038년부터 SH에 빌린 대여금 876억 원을 갚아야 한다. SH는 2034년 상환 시작 장기대여금으로 271억 원, 2025년 만기 상환 단기대여금으로 (주)한강버스에 605억 원(1차 단기 대여금 495억, 2차 단기 대여금 110억)을 꿔줬다. 하지만 모두 2038년부터 갚을 수 있게 상환 시기를 미뤄줬다. 이는 <오마이뉴스> 보도로 처음 알려졌다.

 

서미화 민주당 의원은 "한강버스는 1000억 원대 예산을 투입하고도 실제 수입은 계획에 크게 못 미친다"라며 "수익성과 지속가능성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을 밀어붙이는 것은 정책적 무리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SH의 상환 가능성 설명 역시 근거 없는 기대에 공공부채 부담을 미루는 것"이라며 "차기 서울시장 선거를 의식한 무리한 정치 사업의 부담을 결국 미래세대와 청년층에 떠넘기는 구조"라고 말했다.

 

[관련 기사]

[단독] '오세훈 한강버스'에 876억 빌려준 SH, 2038년 이후에 회수 추진... 세금 낭비? https://omn.kr/2g691

495억 꿔주고 5개월 뒤 110억 더... 한강버스 떠안은 SH의 한숨 https://omn.kr/2froq

 

#한강버스#SH#오세훈#서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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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조'라는 이름의 족쇄, 주권과 평화의 길을 가로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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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5/12/22 08:29
  • 수정일
    2025/12/22 08:29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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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5.12.21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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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만 갈아치운 ‘이름 세탁’, 굴종은 가려지지 않는다
‘승인’ 없인 아무것도 못 한다는 모욕의 역사
대통령 결단 뭉개고 미국 상전 모시는 안보실
평화는 구걸이 아니다, 당당한 주권의 길로 가자

결국 우려하던 일이 벌어졌다. 외교부가 주도하는 ‘한미 대북정책 공조회의’가 지난 16일 가동됐다. 통일부가 ‘주권 침해’를 이유로 불참을 선언하며 제동을 걸었으나, 외교부는 미국과 마주 앉아 협의체 가동을 강행했다. 이는 한반도 평화 공존을 위한 우리 정부 자율 공간을 스스로 폐쇄한 행위다.

간판만 갈아치운 ‘이름 세탁’, 굴종은 가려지지 않는다

외교부는 논란이 일자 협의체 이름을 ‘한·미 정상회담 조인트 팩트시트 후속 협의’로 슬그머니 바꿨다. 하지만 간판을 바꾼다고 본질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이는 통일부의 정당한 문제 제기를 교묘하게 피해 결국 미국 의도대로 대북 정책을 통제하겠다는 ‘이름 세탁’에 불과하다. 껍데기만 바꾼 협의체는 사실상 부활한 ‘제2 한미워킹그룹’이자 우리 정책을 검열하는 통제 기구일 뿐이다.

이 협의체는 태생부터 위법하다. 우리 법은 남북 관계 주무 부처를 통일부로 명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대북 정책 조율권을 외교부가 쥐고 미국과 실무 협의를 진행하는 것은 헌법과 정부조직법 근간을 흔드는 월권이다.

‘승인’ 없인 아무것도 못 한다는 모욕의 역사

우리는 과거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 관계 개선 움직임을 두고 “한국은 미국 승인 없이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던 모욕적인 언사를 똑똑히 기억한다. 당시 그 고압적인 ‘승인’ 체제의 실체가 바로 한미워킹그룹이었다.

2018년 평양 정상회담 감동이 채 식기도 전, 워킹그룹은 ‘공조’를 앞세워 남북 사이를 가로막았다. 개성공단 재개와 금강산 관광, 철도·도로 연결 같은 내부 사업조차 미국 사전 승인 없이는 한 걸음도 떼지 못하게 만들었다. 인도적 지원과 사회문화 교류마저 제재 문턱에 걸려 멈춰 섰다. 전직 통일부 장관 6인이 한목소리로 “제2 워킹그룹은 안 된다”고 경고한 것은 반복되는 실패에 대한 뼈아픈 성찰이다.

대통령 결단 뭉개고 미국 상전 모시는 안보실

 

이번 첫 회의 결과는 참담하다. 양국은 ‘빈틈없는 공조’를 내세웠으나 내용은 케케묵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대북 제재‧압박 강화였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제안하고 대통령이 언급했던 ‘한미연합군사훈련 조정’이나 ‘대화 여건 조성’은 논의 안건조차 되지 못했다.

정부 주무 부처 평화 전략은 미국 ‘우려’ 한마디에 허망하게 무너졌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 통치 철학을 앞장서 실현해야 할 위성락 안보실장이 도리어 미국 대통령의 기색을 살피며 훈련 축소 가능성을 일축한 처사는 실로 개탄스럽다. 대통령 결단보다 미국 눈치를 앞세운 안보 수장의 굴욕적인 후퇴 직후 이 협의체가 가동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는 ‘공조’ 명분이 실제로는 우리 정책을 검열하고 통제하는 족쇄임을 입증한다.

평화는 구걸이 아니다, 당당한 주권의 길로 가자

위성락 실장은 지금 이 순간에도 미국과 일본을 돌며 한미일 안보협력에만 몰두하고 있다. 정작 한반도 긴장을 낮추는 핵심 열쇠인 군사훈련 중단과 같은 과감한 신뢰 구축 조치는 안중에도 없다. 미국 실무 관료들의 냉전적 사고에 우리 정책 운명을 맡기는 한, 평화는 결코 오지 않는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미국 허락을 구하는 정부가 아니라, 스스로 평화 길을 여는 주권 정부다. 평화 공존 전략이 ‘공조’ 족쇄에 묶여 폐기되는 현실을 더는 묵과할 수 없다. 이름만 바꾼 채 주권을 침해하는 이 기형적 협의체는 존재할 이유가 없다.

정부는 당장 '한미 대북정책 공조회의'를 해산하라. 낡은 굴레를 벗고 당당하게 주권의 길로 나서는 것만이 한반도 위기를 극복하는 유일한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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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국민의 명령을 받들라!”…전국에서 모인 촛불국민의 요구



이영석 기자 | 기사입력 2025/12/20 [19:33]

 

 

‘내란청산 국민주권실현 170차 전국집중 촛불대행진’이 촛불행동이 주최해 20일 오후 3시 대법원 앞에서 열렸다.

 

‘조희대를 탄핵하라! 특별재판부 설치하라!’는 부제로 열린 이날 집회에 연인원 7천여 명(주최 측 추산)의 국민이 함께했다.

 

© 박명훈 기자

 

김민웅 촛불행동 상임대표는 기조 발언에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자체가 위헌이라고 그렇게 떠들어 대던 조희대 사법부”가 “난데없이 자기들이 하는 건 괜찮다며 자체 전담재판부를 설치하겠다고 소동을 피우고 있다. 주권자가 주도하는 건 위헌이요, 사법 내란세력들이 하는 건 합헌이다? 말이 되는가. 이런 발상 자체가 위헌이요, 국민을 조롱하는 작태”라고 규탄하면서 “진작에 응징해야 했을 자들”이라고 비판했다.

 

또 민주당이 내놓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수정안을 두고 “기껏 내놓은 게 ‘도로 조희대’ 전담재판부 설치법”이라며 “주권자는 물러서지 않고 있는데 집권 여당이 물러선다면 그건 싸우기도 전에 백기를 드는 것이며 국민에 대한 배신행위”라고 경고했다.

 

김기열 괴산촛불행동 대표와 염미례 강서양천촛불행동 대표가 「민주당에 보내는 촛불국민의 명령」을 낭독했다. (명령서 아래 첨부)

 

이들은 “민주당이 우물쭈물하고 자꾸 물러서니 내란세력들은 더 기가 살아 날뛰고 이로 인해 내란 청산에 엄중한 장애가 조성되고 있다”라며 “내란세력과의 총력전이 국민들의 선택이며, 민주당에 하는 국민들의 명령”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을 향해 “이제 더 이상 호소는 없다”라며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수정안을 철회하라!”, “조희대를 탄핵하라!”, “특별재판부 즉각 설치하라!”, “민주당은 각성하고 싸워라!”라고 명령했다.

 

▲ 염미례 대표(왼쪽)와 김기열 대표. © 박명훈 기자

 

집회에서는 여러 발언이 이어졌다.

 

시민 발언에 나선 서지연 수원오산화성촛불행동 공동대표는 “조희대에게 판사를 추천할 권한을 준다니 이걸 어떤 국민이 용납하겠는가?”라며 “내란 공모 정황이 뚜렷한 조희대가 판사 임면권을 휘두르며 내란세력을 비호하는 꼴을 국민은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라면서 “(조희대를) 하루빨리 대법원장 자리에서 쫓아내야 한다”라고 했다.

 

촛불행동 기수를 맡고 있는 이선호 씨는 “국민을 기만하는 세력들은 대환장 파티를 하고 있는데 민주당은 아직도 우물쭈물한다. 대체 왜 이러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라며 “이대로면 내란 청산이 물 건너갈 수도 있다”라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박선원 민주당 의원은 “이번 특검의 결과는 되지도 않는 소리다. 노상원에 대해 여러 차례 수사했고 피의자 신문 조서도 받았지만 기소를 못 하고, 김건희는 상관없다느니, 조희대, 지귀연과는 상관없다는 식의 겉발림만 한 특검 수사”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특별재판부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 여러분들이 특별재판부 말을 안 했으면 내란전담재판부 이야기가 나왔겠는가?”라며 민주당이 제 방향으로 가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김경호 변호사는 “대한민국 사법부는 이미 사망했다. 그 사망 진단서에 최종 서명을 한 자가 바로 조희대”라며 “입으로는 사법 독립을 떠들고 정작 사법 독립을 외쳐야 할 때는 내란세력의 그림자 속에 숨은 것 자체가 탄핵 사유”라면서 “(조희대를) 탄핵해야 한다”라고 외쳤다.

 

▲ 왼쪽 위부터 서지연 공동대표, 이선호 씨, 박선원 의원, 김경호 변호사. © 박명훈 기자

 

참가자들이 본집회를 마치고 강남역까지 행진했다.

 

▲ 촛불합창단이 「그런 사람」, 「촛불로 몰아쳐」를 불렀다. © 박명훈 기자

 

© 박명훈 기자

 

© 박명훈 기자

 

© 박명훈 기자

 

© 박명훈 기자

 

© 박명훈 기자

 

© 박명훈 기자

 

▲ 부천촛불합창단이 「내 나라 내 겨레」, 「촛불의 나라」를 불렀다. © 박명훈 기자

 

▲ 천기창 대구수성촛불행동 대표가 「희대는 몰라」(「남자를 몰라」 개사)를 불렀다. © 박명훈 기자

 

 

▲ 대진연 노래단 ‘빛나는청춘’이 「탄핵해」, 「국힘당 해산송」, 「불꽃이 되어」를 불렀다. © 박명훈 기자

 

© 박명훈 기자

 

© 박명훈 기자

 

© 박명훈 기자

 

© 박명훈 기자

 

© 박명훈 기자

 

© 박명훈 기자

 

▲ 일과 후 노래모임 ‘다시부를노래’가 정리집회에서 「Must Have Love」(개사곡), 「탄핵만이 답이다」, 「내란청산 빙고」(개사곡)를 불렀다. © 박명훈 기자

 

아래는 민주당에 보내는 명령서 전문이다.

 

[민주당에 보내는 촛불국민의 명령]

민주당은 국민의 명령을 받들라!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통과를 앞두고 국민들과 내란세력 사이에 전면전이 벌어지고 있다.

내란세력들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가 위헌이라며 난동을 부리고, 국민들은 내란 단죄를 위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요구하며 촛불을 들고 있다.

 

조희대 사법부가 위헌 난동의 선봉에 서서 내란 청산의 틈을 벌리니 국힘당과 조중동, 극우세력들까지 대대적으로 합세하고 있다. 내란세력에 대한 법적 단죄를 가로막고 있는 내란세력의 최후 보루 조희대를 가만 놔두니 내란세력들이 숨 쉴 틈이 생긴 것이다. 그러자 궤멸 위기에 처해있던 내란세력들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내란 청산을 약속한 민주당은 대체 무엇을 했는가!

조희대가 불법적으로 이재명 대통령 파기환송심을 시작했을 때부터 국민들은 조희대를 탄핵하라 했고, 조희대 사법부가 내란 단죄를 사사건건 가로막자 전면전을 선포하고 싸워왔다.

그런데 민주당은 국민들의 요구를 외면하고 내란세력과 조중동의 눈치를 보기 바빴다.

12.3내란 1년이 지난 지금, 단 한 명의 내란범도 처벌받지 않고 있는 현실이 이를 증명한다.

 

그나마 민주당은 국민들의 분노가 부글부글 끓어오르자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통과시키겠다고 했다. 그런데 그 법안마저 이제 조희대 사법부에게 전권을 주는 누더기 법으로 만들어서 통과시키겠다고 한다. 민주당은 위헌 논란을 없애기 위해 법안을 수정했다고 했지만, 조희대 사법부를 비롯한 국힘당, 조중동 등 내란세력들은 위헌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대법원이 갑자기 대법원 예규로 내란전담재판부를 설치하겠다고 하니 국힘당과 조중동, 내란세력들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자체를 무력화하기 위해 더 강력하게 공세를 펴고 있다.

 

민주당이 우물쭈물하고 자꾸 물러서니 내란세력들은 더 기가 살아 날뛰고 이로 인해 내란 청산에 엄중한 장애가 조성되고 있다.

 

민주당에 묻는다.

민주당은 12월 3일 밤을 잊었는가?

개혁과 내란 청산에 앞장서겠다던 그 약속은 대체 어디로 사라졌는가?

우리 국민들은 내란 청산이냐, 내란세력의 부활이냐 하는 엄중한 갈림길에서 이제 더는 기다릴 수 없다.

내란세력과의 총력전이 국민들의 선택이며, 민주당에 하는 국민들의 명령이다.

 

이제 더 이상 호소는 없다.

민주당에 주권자 국민이 명령한다.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수정안을 철회하라!

조희대를 탄핵하라!

특별재판부 즉각 설치하라!

민주당은 각성하고 싸워라!

 

우리는 조희대 사법부를 필두로 한 내란세력의 총공세를 철저히 진압하고 기필코 내란 청산을 완수할 것이다.

 

민주당은 국민들의 명령을 즉각 받들라!

 

2025년 12월 20일

 

촛불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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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없이 국가수용시설에 다섯 번 끌려간 참혹한 인생



이득신 작가

dsshine23@naver.com

제 27회 전태일 문학상 수상(르포분야)

 

서울의소리 기자 (프리랜서)

 

장준하기념사업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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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들레 들판

  • 입력 2025.12.20 20:00

  • 수정 2025.12.20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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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시설 피해자들]다중폭력 피해자 한일영씨

 

이유없이 시립아동일시보호소 끌려가

 

집으로 보낸다며 선감학원 감금생활

 

다시 삼청교육대행, 탈출하다 감옥살이

 

두 차례 시립갱생원, 사과없는 서울시

 

비극 되풀이 않기 위해 인권운동가로 변신

‘국가는 인간에게 얼마나 잔인할 수 있는가’를 묻는다면 한일영 씨의 인생이 하나의 답이 될 수 있다. 그의 삶은 개인이 국가에게 당할 수 있는 처절함을 모두 보여주는 사례이다. 그는 독재정권이 행했던 모든 불법을 고스란히 떠안고 눈물겨운 1970 ~ 80년대를 건너왔다. 나이 70을 목전에 두고 있는 그가 피를 토하며 증언한 국가폭력은 상상력의 범주 밖이라 할 만큼 잔인하고 참혹했다.

 

이북에서 월남한 조부와 부친 형제들은 건축업에 종사하고 있었다. 그는 월남한 친척 사촌들 중에서 유일한 아들이었다. 당시 피아노 과외를 받을 정도로 유복했다. 용돈을 두둑하게 받을 수 있기에 주말이나 방학 때면 할아버지 댁으로 놀러가는 게 즐거움 중 하나였다. 1971년, 6학년이니 당연히 홀로 다니는 날도 많았다. 그날도 자택인 가평에서 열차를 타고 청량리역을 거쳐 성북구 삼선동의 조부 댁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그런데 경찰이 다가와 정강이를 걷어차며 영문도 모른 채 끌고 간곳이 파출소였다. 그곳에서 그는 부랑아 취급을 받으며 서울시립아동일시보호소로 넘겨진다. 군사정권은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사회정화나 도시 미화 등을 이유로 부랑인과 부랑아를 단속하여 민간 시설에 강제 수용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무고한 시민이나 아동들이 강제 노역, 폭행, 성폭력, 사망에 이르는 등 심각한 인권 유린을 당했다. 경찰은 길거리에서 집을 잃은 아이나 행색이 초라해 보이는 아이들을 닥치는 대로 잡아다 고아수용시설로 보내버린다. 한 씨도 역시 부랑아 취급을 받으며 끌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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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영 씨가 다니던 가평국민학교 생활기록부. 6학년 칸에 장기결석으로 처리되어 있다.

“집이 경기도 가평이라고 말했는데, 저를 종로3가 구두닦이 부랑아로 인적 사항을 조작했습니다. 경찰이 단 한 번이라도 학교로 확인전화를 했다면 금방 신원이 밝혀질 것 아닙니까? 경찰이나 시설은 실적에 급급한 나머지 단 한 번도 저를 부모에게 돌려줄 줄 생각이 없었던 겁니다. 시립아동일시보호소에서도 집으로 보내달라고 하면 주먹과 몽둥이가 먼저 날아왔습니다. 그곳에서 온갖 폭력을 당하며 2년을 감금당하며 살았어요. 탈출을 시도하다 걸려 맞아 죽는 아이들도 많았기 때문에 도망칠 엄두를 내지 못했어요. 시립아동일시보호소 부지 한쪽에는 작은 창고가 있었는데, 시신으로 보이는 아동의 발이 덮개에서 밖으로 널브러져 있는 것을 목격한 적도 있습니다. 시신창고가 그늘진 구석에 있어서인지 늘 음습한 기운 때문에 다들 얼씬도 하지 않으려 했어요. 그 시신들은 며칠마다 한 번씩 어디론가 실려 갔습니다.”

 

어느 날 집이 경기도인 사람은 집으로 보내준다고 하는 말에 속아 다시 끌려간 곳이 경기도에서 운영하는 선감학원(당시 안산 선감도 소재)이었다. 선감학원은 1941년 일제에 의해 ‘부랑아 수용시설’의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주된 수용자들은 항일 독립운동 행위자나 사회주의자 등이었으며 이유 없이 잡혀온 이들도 많았다. 사실은, 태평양 전쟁에 필요한 노역자와 전사로 동원할 인적 자원을 확보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다.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을 이용해 아동들을 사회와 격리하고 탈출을 어렵게 만들었다. 해방 이후 관리권이 경기도로 이관되고 선감학원으로 이름을 바꾼 뒤에도 여전히 ‘부랑아 수용시설’로 활용됐다. 당시 정권은 경찰력을 동원해 부랑아, 고아, 거지를 잡아들였지만, 실상은 부모가 있는 가정의 아이들을 납치하다시피 끌고 가 수용했다. 결국 각종 인권유린과 횡령 사건 등의 비리문제가 커지면서 선감학원은 1982년에 문을 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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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감학원 입소 당시 한일영 씨의 수용자 카드. 가정불화, 구두닦이로 그의 입소 경위와 신분을 조작했다.

“선감학원에 끌려온 아이들은 ‘학원’이라는 이름과 달리 ‘교육’을 받기는커녕 섬의 개간, 농사일 등 강제 노역에 시달렸습니다. 제가 있을 당시 약 200명 정도의 원생이 머물렀는데, 매일 얻어맞고 기합 받는 게 일상이었죠. 야간 점호 시간에는 관리자가 콘크리트 바닥에 곡괭이 자루를 끌고 오는 소리가 들리는데, 그 상황이 너무 공포스러워 오줌을 지리기도 했습니다. 먹는 것 또한 말도 못하게 부실해서 거의 매일 소금국으로 식사해야 했고 심지어 구더기가 기어 다니는 음식을 먹은 날도 많았습니다. 혹한에서 일하다 동상에 걸려 왼쪽 3개의 발가락 일부를 잘라내기도 했어요.”

 

선감학원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고아수용시설은 원생들 간의 폭력으로 인한 피해도 상당히 많았다. 원생들을 대상으로 한 중간 관리자 선임 및 군대식 조직 편제와 같은 폭력적이고 기형적인 구조가 시설 내부에서 작동함으로써 원생들은 자신들의 생존을 위한 방식을 추구하면서 함께 생활 하는 동료 원생들을 폭행하고 이 과정에서 약자는 더욱 큰 인권침해와 피해를 당하기도 했다.

 

“생활이 너무 힘들어 대부분의 원생들은 늘 그곳을 탈출하려고 했습니다. 가까운 대부도는 탈출이 조금 수월해도 금방 주민들에게 잡혀 다시 끌려오는 게 반복되었습니다. 탈출한 원생을 데려오면 주민들에게 일종의 수당 같은 것을 지급했습니다. 맞아 죽고, 굶어 죽고, 바다에 빠져 죽고, 탈출하다 죽은 원생들이 수백 명입니다. 저는 썰물 때를 골라 인근 섬으로 간신히 탈출에 성공했지요.”

 

그가 탈출한 ‘어섬’은 선감도에서 거리가 멀어 쉽게 탈출을 시도하지 못하는 곳이었지만 죽음을 각오했고, 위험하지만 잡힐 가능성이 적은 곳으로 결국 탈출한 것이다. 그러나 양식어업을 하는 어민에게 붙잡히고 말았다. “이곳에서 나랑 같이 일할래, 아니면 선감학원으로 데려다 줄까?”라는 어민의 말에 선감학원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 1년여 동안 또 다시 지옥 같은 노예생활을 하게 된다. 그러던 중 기회를 틈타 재탈출에 이르게 된다. 이후 어렵게 가평의 본가를 찾아갔지만 집 주인은 바뀌어 있었고 가정은 풍비박산 난 상태였다. 실종된 한씨를 찾아 헤매면서 불화가 생긴 부모님은 이미 이혼한 뒤였다.

 

국가는 그에게 지독할 만큼 잔인했다. 개인이 국가를 처벌할 수만 있다면 그는 ‘국가를 2중 3중으로 처벌하고 싶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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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감학원 피해자들이 사망자명단 공개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 왼쪽이 한일영 씨)

“막막한 마음에 기술이라도 배워야겠다 싶어 프레스 공장에 취직해 새 삶을 준비하던 중이었습니다. 1980년 8월 여름휴가를 받아 삼선동의 동네 아이들과 함께 뚝섬유원지 수영장으로 야유회를 갔습니다. 그곳에서 경찰이 저를 불렀습니다. 다시 영문도 모른 채 성동경찰서로 끌려간 겁니다. 죄를 지은 게 없으니 곧 풀려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저를 삼청교육대로 보냈습니다. 왼쪽 손목에 새긴 ‘삶’이라는 작은 문신을 이유로 끌려간 겁니다. 전과자도 아니고 깡패도 아닌 사람들이 부지기수로 삼청교육대에 들어온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는 경기도 연천에 위치한 5사단에서 4주 훈련을 받았다. 곧 풀려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다시 근로봉사대로 차출되었다. 그곳에서도 각종 훈련과 노역에 시달리다 탈출을 감행하게 된다. 가까운 신탄리역으로 도망쳐 기차를 탔지만 다음 역인 대광역에서 헌병에 붙들려 잡혀오고 말았다. 이후 그는 계엄법 위반으로 군사재판에 넘겨졌다. 재판은 졸속이었다. 변호인의 조력 따위는 꿈도 꾸지 못했다. 오전에 징역 2년이 구형되었고, 당일 오후에 징역 1년이 선고되었으며 항소는 기각되었다.

 

그리고 공주교도소에서 꼬박 1년을 살고 만기출소하게 된다. 하지만 삼청교육대 출신은 요시찰 대상자였다. 취업을 하면 경찰이 나타나 ‘삼청교육대 출신이다, 교도소 출신의 전과자다’라는 사실을 사장과 직원들에게 폭로하는 바람에 취업하고 잘리기가 반복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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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삼청교육대로 끌려가기 전의 한일영씨 모습.

“일을 하고 싶었지만 경찰과 기관의 방해로 정상적인 직업을 가질 수가 없었어요. 하는 수 없이 폐지와 철근을 줍는 넝마주의 일을 시작했는데 다시 부랑인 취급을 받으며 시립갱생원으로 넘겨진 것입니다. 그곳에서는 조폭 출신들이 반장 역할을 하며 폭력을 일삼았고 낮에는 쇼핑백을 만드는 일을 하고, 공사장 단순 잡역에도 투입됐습니다. 견디다 못해 그곳에서도 간신히 탈출에 성공했습니다. 국가폭력으로 이렇게 망가진 인생이 또 있겠습니까? 노숙이나 부랑 여부와는 관계없이 그냥 할당량을 채우려고 끌고 가는 겁니다. 2024년 2월 진실화해위원회 조사관에게 전화가 왔어요. 저의 시립갱생원 입소 기록이 2개라는 겁니다. 선감학원을 탈출해서 집으로 돌아갔던 1977년에도 입소기록이 있다는 것이었죠. 기억 저편에 있는 악몽이 되살아났습니다. 시립갱생원 생활만 2회에 걸쳐 약 1년 정도였는데, 기록상으로는 2회 4개월만 남아 있는 겁니다. 은폐 목적으로 국가가 고의 삭제했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2020년 8월 15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지옥의 선감도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제목으로 선감학원이 방송을 탔다. 경기도에서 운영과 관리를 맡았던 수용시설이기에 당시 원장을 포함한 관리자들 모두 경기도 소속 공무원이었으며, 원장을 역임했던 백근칠은 한국사회봉사회를 만들어 초대회장과 이사장을 지냈고, 서울대에 사회사업학과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일각에서는 그를 우리나라 사회사업학의 대부로 부른다. 잔인하기로 유명한 선감학원 원장을 지낸 이가 자선의 탈을 쓰고 시설수용을 합리화하며 수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망가뜨린 장본인이라는 사실에 경악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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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감학원 아동인권진실규명추진위원회 개소식에 함께한 피해자와 유족들(사진 중앙의 양복차림의 사람이 한일영 씨다).

한일영 씨는 현재 인권운동가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시립아동일시보호소와 선감학원의 진실규명추진회장을 맡아 인권운동을 펼치고 있으며 삼청교육대 피해자연합 단체에서도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고아수용시설에서 관리자로 몸담았던 이들이 중심으로 만든 내부고발자 단체 ‘아이즈’에서는 이사로 등재되어 그들을 지원하는 일도 하고 있다. 다시는 국가 폭력으로 인해 자신과 같은 피해자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분노의 간절한 방식이다.

 

그의 계엄법 위반 처벌은 재심을 통해 최종 무죄판결 받았다. 진화위의 사과 권고에 따라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2022년 10월, 선감학원 아동 인권침해 사건에 대해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공식 사과했다. 선감학원이 폐쇄된 지 40년 만의 일이다. 서울시립아동일시보호소의 인권유린에 대해서 서울시는 담당공무원들이 서면으로 형식적인 사과공문을 지난 9월 보내오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도 시립갱생원의 피해사실에 대해서 서울시는 묵묵부답이다.

 

어떤 형태로든 국가가 앗아간 청춘과 무너진 인생은 돌이킬 수 없다. 아직도 정부는 국가 주도의 고아수용시설 피해자에 대한 그 어떤 공식 사과도 없다. 3기 진화위에서는 반드시 고아수용시설피해자에 대한 전수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며, 한일영 씨는 국가와 정부의 공식 사과를 받을 때까지 인권운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하는 그의 목소리가 처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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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700만원 보장하니 건설 현장이 달라졌다”···노동의 대가 ‘적정임금’ 안착될까



수정 2025.12.21 08:30

  • 박송이 기자

  • 기사를 재생 중이에요

서울시·경기도·SH 발주에 적용···현장 안착 더뎌

“안전수칙 거의 안 지켜져···넘어지면 죽는 상황”

이 대통령 “공공 분야가 모범 사용자 돼야” 지적

관건은 재정 투입···“기재부 산 넘기 만만치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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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건설 현장. 연합뉴스

 

[주간경향] “여기는 다른 데보다 임금이 높은 편이에요. 형틀목공 일당이 28만원으로 시중노임단가 수준이고요. 주 5일 꽉 채워 일하면 주휴수당이 추가로 나와요. 한 달에 25일 정도 일하고 주휴수당 4번 받아서 월평균 700만원 정도 받고 있어요. 다른 현장에선 도급(일당이 아니라 ‘물량팀’이 물량을 맡아 가져가는 방식)으로 월 1000만원 넘게 받아본 적도 있지만, 무리하게 속도를 내야 가능한 작업량이죠. 그러다 보면 품질·안전이 흔들릴 위험도 크고요. 여기는 하루 8시간 기준으로 임금이 정해져 있어 노동 강도가 덜하고 주휴수당도 나오니 몸과 안전을 지키면서 일할 수 있어 만족해요. 이직률도 줄었고요. 일요일 작업이 없는 것도 장점이라 이런 방식이면 건설 현장을 떠났던 청년들도 돌아오기 쉬울 거라고 봐요.”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있는 SH(서울주택도시공사) 발주 공사 현장의 작업반장 A씨는 적정임금제 적용 이후 임금 지급과 작업 여건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불법 하도급, 임금체불, 부실시공, 산재가 반복되는 건설업에서 이 현장은 예외로 꼽힌다. 다단계 하도급에 따른 공사비 삭감 대신, 발주처가 시중노임단가를 기준으로 산정한 ‘적정임금’이 적용되면서 현장 운영이 달라졌다는 평가다.

 

만연한 공사비 삭감과 불법 하도급

 

적정임금제는 공공 발주공사에서 발주기관이 기준임금(시중노임단가)을 정하고 원·하도급 단계에서 그 수준 이상의 임금이 근로자에게 지급되도록 하는 제도다. 1931년 제정된 미국 데이비스-베이컨법(Davis-Bacon Act)은 공공공사에 적정임금(Prevailing wage)을 지급하도록 해 저가 수주 경쟁의 고리를 끊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1997년 독일은 동유럽의 저임금에 대응해 임금 하한선을 규제, 적정 공사비를 확보하도록 했다.

 

심규범 건설고용컨설팅 대표는 “건설 현장에서 나타나는 폐해의 근원은 공사비 삭감”이라며 “다단계 하도급으로 내려가면서 공사비가 반복 삭감되고 단가가 내려갈수록 작업 속도 압박이 커져 노동강도가 높아지며 안전은 무시되고 품질은 거칠어진다”라고 말했다. 그는 적정임금제가 이러한 폐단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발주자는 낮은 가격을 제시한 입찰자를 선정하려 하고, 입찰자는 탈락을 우려해 저가로 입찰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 과정에서 저가 입찰 경쟁이 저임금, 외국인 노동자 불법 고용으로 이어진다는 진단이다. 반면 ‘적정 임금’이라는 임금 하한선은 임금 단가 후려치기를 어렵게 해 재하도급을 통한 추가 삭감을 자제하도록 한다는 주장이다.

 

통상 적정임금제 적용 현장은 1일 8시간 기준 일급제(시중노임단가 적용)와 표준근로계약서 작성, 주휴수당을 적용한다. 원수급자의 고용·시공관리 책임도 강화된다.

 

20대 노동자 B씨는 “작년에 10개월 정도 SH가 발주한 적정임금 현장에서 일한 적이 있다. 건설 현장에서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는 주휴수당을 받았고 청년우대정책으로 국민연금, 건강보험 등 사회보험료를 지원받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안전이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SH에 문의했고, 그럴 때마다 바로 시정됐다. 다른 건설 현장에서는 불이익이 우려돼 안전 문제에 대해 말조차 하기 어려운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굉장히 드문 현장이었다. 당시에는 걱정 없이 일했다. 다른 현장은 자재가 부족하거나 재사용으로 훼손되는 경우도 많았는데 당시 현장에서는 새 자재도 계속 들어왔다”라고 말했다. 30대 노동자 C씨는 “적정임금 현장에서 일할 때는 하루 27만5000원을 받았다. 반면 일반 현장에서는 23만5000원을 받았다”라며 “대부분 현장은 포괄계약서로 처리되지만, 적정임금제에서는 표준근로계약서를 쓰고 주휴수당도 받았다”라고 했다. 이어 “하도급 단계에서 비용을 남겨야 하는 구조가 줄어들면서 안전이 상대적으로 나아졌고, 안전보호구 지급 같은 것도 더 확실하다고 체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3년 사이 30~40대 내국인 청년 건설노동자가 급격히 줄었는데 건설 현장에 미래가 없다고 느껴 떠난 경우가 많았다”라며 “적정임금제는 일한 만큼 받고 주휴수당도 받을 수 있어 청년노동자들이 돌아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취지와 달리 미흡한 운영

 

국내에서는 문재인 정부 때인 2017년 12월 일자리위원회가 ‘건설산업 일자리 개선대책’의 일환으로 적정임금제 도입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을 중심으로 20건의 시범사업이 진행됐다. 이후 2021년 6월 일자리위원회는 총사업비 300억원 이상인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공사에 대해 2023년부터 적정임금제를 도입하기로 의결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해당 방침은 시행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지방자치단체 중에서는 서울시가 2017년 5월, 경기도가 2019년 1월 각각 공공 건설공사에서 시중노임단가 이상을 지급하도록 하는 조례·예규를 제정했다. 국회에서는 21대 국회 당시 적정임금제 도입을 위한 건설산업기본법 및 건설근로자법 개정안이 발의됐으나 임기 만료로 자동 폐기됐다. 22대 국회에서는 복기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다시 관련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현재는 서울시와 경기도, 서울주택도시공사(SH)에서 발주한 공사는 원칙적으로 적정임금제를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제도의 취지와 달리 현장 안착은 더디다. 실제 현장에서는 관리·감독이 미흡해 형식적으로 운영되거나 아예 적용되지 않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일례로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서울시가 발주한 영동대로 지하 공간 건설 현장에서 일부 노동자가 폭염기에 월 300시간 이상 일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됐다. 윤종오 진보당 의원(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은 무리하게 공사 일정을 맞추느라 안전을 뒷전으로 미뤘다고 비판하며, 해당 현장에서 적정임금제와 표준근로계약서도 제대로 작성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실 관계자는 “당시 서울시 발주 건설 현장 5곳을 살펴봤다. 서울시에서 발주하는 공사 현장은 도시기반시설본부(도기본)라는 부서에서 담당하고 있다. 확인한 현장 중 적정임금을 지급하는 곳은 없었다. 사실상 적정임금제가 무의미할 정도로 제대로 지켜지는 현장은 없었다”라고 말했다.

 

20년째 형틀목공 일을 하는 현장 노동자 D씨도 적정임금이 지켜지지 않고 있는 상황을 전했다. 그는 “지금 일하는 공사 현장 발주처가 도기본이지만 적정임금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적정임금으로는 27만5000원 받아야 하는데 23만원을 받는다”라며 “현장에서 안전수칙도 거의 지켜지지 않는다. 예컨대 철근이 노출돼 있으면 케이블을 씌우는 등 보호조치를 하고 사람이 투입돼야 하는데 그런 조치가 없다. 넘어지면 죽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이런 문제를 제기하면 일을 더 못 한다. 계약 단위도 한 달이라 잘릴까봐 말을 할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C씨는 “적정임금제 시행 현장이라고 알고 갔지만, 실제로는 적정임금제를 시행하지 않는 곳도 있다”라며 “SH가 발주한 건설현장이었는데 ‘적정임금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적정임금이 지급되지 않을 경우 신고하라’는 내용의 포스터까지 붙어 있다. 그렇지만 버젓이 적정임금이 적용되지 않고 있다. 사실상 포괄임금제에 가까운 계약서를 썼고 주휴수당도 없다”라고 했다. 그는 “발주처의 적극적인 관리·감독이 필요하다. 현장에서 목소리를 내는 게 불가능한 구조다. 신고하라고 해도 신고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SH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기성 지출시 적정노임 지급여부를 서울시 건설정보관리시스템(ONE-PMIS)을 통해 확인하고 있으며, 공사장 안전교육 시 적정임금제에 대한 홍보 및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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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2월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대통령의 ‘모범 사용자’론

 

건설 업계에서는 이재명 정부 들어 적정임금제가 공공 분야에서 본격 도입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경기도지사 시절 적정임금제를 도입했으며, 이번 대선 공약에도 이를 포함했다. 양대 노총은 이 사안을 주요 과제로 제시해왔다. 송주현 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 정책실장은 “구체화하지는 않았지만, 국정기획위원회 논의 과정에서도 적정임금제가 언급된 바 있다. 고용노동부·국토교통부와 노정 교섭도 진행됐다”라며 “노동부는 이미 관련 연구 용역을 진행 중이고, 국토부도 내년 연구용역 발주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정책 설계가 어떤 형태로 나올지는 아직 알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통령은 지난 12월 9일 국무회의에서 “공공 분야가 모범 사용자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기업들은 돈을 벌기 위해 법이 허용하거나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범위에서 최저로 주고 이익을 최대화하는 게 이해될 수 있지만, 정부는 그래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심규범 건설고용컨설팅 대표는 이 대통령의 ‘모범 사용자’ 발언은 “건설 현장에서 논의돼온 적정임금제와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공 발주자가 적정임금을 보장하고 공사 기간을 합리적으로 연장하며 낙찰률(발주기관이 산정한 예정가격 대비 실제 계약금액의 비율)을 높이는 것은 안전 확보와 내국인 일자리 유지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정당한 근거가 된다”라고 말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도 최근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광주 도서관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붕괴 사고를 거론하며 적정임금제 도입을 시사했다. 김 장관은 해당 사고에 대해 “지방정부가 발주처”라고 짚으며 “발주처의 책임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발주처가 발주 당시부터 안전 비용을 고려해야 한다”라며 “적정 임금과 적정 공사 기간을 보장하는 게 발주처의 책임이다. 공공 부문에서부터 그런 부분을 한번 살펴보겠다”라고 말했다.

 

관건은 재정 투입과 정교한 설계다. 송주현 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 정책실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 일자리위원회에서 적정임금제 시범사업과 법안 논의까지 상당히 구체적으로 진행됐지만, 기획재정부가 예산을 투입하는데 끝내 적극적이지 않았다”며 “공공 건설공사에 적용하려면 결국 예산을 태워야 하는데, 정권 후반기로 갈수록 ‘돈이 많이 든다’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지지부진해졌다”고 말했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 대통령의 ‘모범 사용자’ 발언에 대해 취지는 좋지만 ‘올려주자’고 해서 곧바로 올릴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모범 사용자’인 정부의 역할을 제도화하려면 예산과 인력·평가 체계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총정원 관리제, 총액인건비제, 경영평가제라는 기재부의 예산 통제에 가로막히는 구조”라며 “기재부가 예산 통제를 가장 강력한 권한이라고 생각하는 만큼, 그 산을 넘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으로의 확산을 위해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종진 일하는시민연구소 소장은 “공공 부문은 사용자 자체가 정부인 만큼 규정과 예산을 갖추면 추진 속도를 낼 여지가 있다”며 “다만 설계가 뒤따르지 않으면 직종의 성격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시장의 가격·임금 구조에 혼선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공에서 민간으로 파급될 수 있게 노동시장 격차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는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박송이 기자

주간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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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카톡은 1년째 여행 중", 아내·두 아들 잃은 유족 편지에 오열한 시민들



[현장] 12.29 여객기 참사 1주기 서울 시민추모대회... 진상규명, 독립된 조사기구, 투명한 정보 공개 요구

  • 소중한(extremes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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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주기 시민추모대회가 20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렸다. 추모대회에 참석한 유가족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소중한

 

"내 아내 정희야. 아직도 너의 카톡 프로필은 태국 파타야에서 여행 중이다. 가끔 지칠 때면 추모관에서 한없이 울고 다시 다짐한다. '무너지지 말자.' 우리 가족을 파괴한 주범에게 반드시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노력할게. 영원한 김정희의 남편이자 김예찬, 김유찬의 아빠임을 잊지 않고 기억하며 오늘도 너희의 억울함을 밝히기 위해 많은 사람들 앞에서 다짐한다." -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 김영헌씨

 

아내와 두 아들을 먼저 보낸 유가족의 절절한 편지에 푸른색 조끼를 입고 "진상규명"이 적힌 모자를 쓴 다른 여객기 참사 유가족들도 함께 오열했다. 함께 자리한 노란 점퍼를 입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보라색 목도리를 한 이태원 참사 유가족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서울에 모여 진상규명, 독립적 사고조사위원회 즉각 설립, 투명한 정보 공개를 요구했다.

 

"위로의 말 필요 없다, 진짜 위로는 진상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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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대회에 참석한 유가족이 "책임을 규명하라!"가 적힌 피켓을 움켜쥔 채 무대를 바라보고 있다. ⓒ 소중한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주기 서울 시민추모대회가 20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렸다. 빗속에서 열린 추모대회에는 위 세 참사의 유가족뿐만 아니라 화성 씨랜드 참사·인천 인헌동 화재 참사·광주 학동 붕괴 참사 유가족 및 산업재해 유가족 김미숙(고 김용균씨 어머니)·이용관(고 이한빛 PD 아버지)씨를 비롯해 300여 명의 시민들이 참석했다.

 

유가족 측과 추모대회를 함께 주최한 국토교통부를 대표해 강희업 차관과 방현하 피해자지원단장이 현장에 자리했으며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박석운 사회대개혁위원장 등도 추모대회를 찾았다.

 

김유진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추모대회 무대에 올라 "저는 이번 참사로 아버지 김덕원, 어머니 정선숙, 남동생 김강헌을 잃었습니다"라며 운을 뗐다.

 

"하지만 1년이 지나고 여기 계신 희생자 179분의 유가족들과 새 가족이 됐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 가족 3명에 더해) 179분의 유가족이 되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서기까지 유가족들은 수없이 스스로에게 물었습니다. 1년이 지났는데 무엇이 달라졌는가. 답은 참담합니다. 책임자 처벌 0건. 정보공개 0건. 179분이 희생된 이 참사에서 국가는 단 한 명에게도 책임을 묻지 않았고 유가족에게 단 한 장의 자료도 제대로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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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대회 참석자들이 고인들을 애도하며 묵념하고 있다. ⓒ 소중한

 

이어 김 대표는 "국토교통부 소속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아래 항철위)는 지난 1년 간 셀프조사와 밀실조사로 일관했고, 유가족이 질문하면 침묵했으며, 자료를 요구하면 국제규정 뒤에 숨어 있었다"며 최근 유가족들의 삭발과 노숙으로 이어진 항철위의 공청회 개최 시도를 지적했다.

 

"(항철위가 개최하려다 철회한) 공청회에서 유가족들에게 허락됐던 게 무엇인지 아십니까. 참석 유가족을 20명으로 제한하라. 유가족은 직접 발언하지 말라. 유가족이 지정한 전문가만 발언할 수 있다. 그 전문가 명단을 5일 안에 제출하라. 이것이 과연 179명의 희생 앞에 서 있는 국가 조사기구의 태도입니까. (공청회는) 정부와 조사기구가 이미 정해놓은 결론을 1주기 이전에 포장해 발표하려는 시도였으며 유가족에게 '조용히 받아들이라'는 통보였습니다. 그러나 유가족들은 침묵하지 않았습니다. 머리를 깎고 노숙하며 시민사회와 사생결단의 자세로 막아냈습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이제 다시는 국가의 치졸한 모습을 유가족 앞에서 보여주지 말아 달라.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은 필요하지 않다. 진짜 위로는 철저한 진상규명"이라며 "시민 여러분께 부탁드린다. 기억해 달라. 외면하지 말아 달라. 이제부터는 정말 함께 해달라. 진실을 밝히는 일은 유가족들만의 싸움이 아니라 이 사회가 스스로를 지키는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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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유가족협의회 대표가 추모대회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소중한

 

세월호 참사 유가족인 김종기 재난참사피해연대 대표(고 김수진씨 아버지)는 "30년 전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 22년 전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11년 전 세월호 참사, 3년 전 이태원 참사, 그리고 바로 1년 전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일어났다"며 "쇼핑하고 장 보던 백화점에서, 매일 타는 지하철에서, 일상에서 이용하는 배에서, 항상 걸어 다니던 길에서, 업무나 휴가뿐 아니라 평상시에도 이용하는 비행기에서까지 어느 특정한 곳이 아닌 우리 일상에서 참사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은 우리가 그 참사의 피해자이지만 당장 내일, 아니면 몇 개월 뒤에 그 당사자가 여러분이 될 수 있다"며 "(이재명) 대통령께서 말씀하셨던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반드시 국가가 지킨다는 말씀을 실행해 달라"라고 촉구했다.

 

송해진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도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진상규명 투쟁을 이어가는 참사 유가족들이 참 많다.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들도 지금 이 순간에도 싸우고 있다"라며 "정부와 국회는 매번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최우선이라 말하지만 참사는 멈추지 않고 있다. 말이 아닌 실천이 필요하다. 법과 제도를 실질적으로 개선하고 책임자를 명확히 밝혀 처벌해야 하며 재발방지 대책을 확실히 시행해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더해 "참사 후 유가족의 고통은 사랑하는 이를 잃은 슬픔만이 전부가 아니다. 이태원 참사에 이어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을 향해서도 음모론이 퍼졌고 보상금을 노린다는 악의적인 비하와 지역 혐오 발언까지 난무했다. 더욱 안타까운 건 이러한 2차 피해가 고정된 패턴이 되었다는 것"이라며 "(참사 1주기 구호인) '기억하라. 막을 수 있었다. 살릴 수 있었다. 밝힐 수 있었다.' 여러분의 관심과 연대가 유가족들에겐 가장 큰 힘이다. 함께 기억하고 질문하고 목소리를 내주실 때 변화의 가능성이 열린다"라고 강조했다.

 

국토부 차관 "좀 더 세심히 유가족 곁 지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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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이태원 등 다른 참사의 유가족들도 이날 추모대회에 참석했다. ⓒ 소중한

 

강희업 국토교통부 차관은 이날 추모대회 무대에 올라 "유가족 여러분의 일상 회복은 국가가 책임져야 할 과제"라며 "정부는 유가족 여러분 곁을 지키겠다. 더 촘촘히, 좀 더 세심하게 살피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유가족 여러분께서 참사의 원인을 밝혀야 한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지난 시간을 견뎌온 것, 저도 잘 안다. 그 과정에서 정부의 노력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느끼셨을 여러분의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러한 목소리를 정부는 결코 가벼이 여기지 않겠다. 항철위를 (국토교통부에서 국무총리를 보좌하는) 국무조정실로 이관하는 법률이 (국회 상임위를) 통과한 만큼 국토교통부 차원에서도 신속히 이관 작업이 되도록 적극 협조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1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그날의 고통은 여전히 남아 있다"며 "더 이상 상처 위에 상처를 더하지 않고 모두가 유가족 여러분의 아픔을 나눌 수 있길 바라고 있다. 다시 한 번 희생자 한 분, 한 분의 영면을 기원하며 정부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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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업 국토교통부 차관이 추모사를 낭독하고 있다. ⓒ 소중한

 

생명안전시민넷 공동대표인 송경용 대한성공회 신부는 "얼마 전 연로하신 제 친척이 집에서 돌아가셨는데 곧바로 장례를 치를 수 없었다. 경찰에 신고 후 사인을 정확히 기록해야 비로소 장례 절차에 들어갈 수 있다"며 "단 한 명이 죽은 살인 사건에 대해서도 국가는 공권력을 동원해 끝까지 추적, 범인을 잡아낸다. 그런데 (제주항공 참사처럼) 179명이 죽고 (세월호 참사처럼) 300명이 넘는 사람이 죽어도 정부와 공무원 조직, 그리고 대기업이 연관돼 있으면 그 앞에서 다 멈춰버린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오늘 추모대회가 서울 한복판에서 열리는데 의자가 비어 있다. 정부 당국자 단 두 명이 나와 있다. 참담하기 그지없다"라며 "국가와 기업, 책임 있는 기관들은 책임 있는 행동으로 유가족과 피해자 앞에 서야 하며 그들의 요구에 답해야 한다.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분명히 밝히는 모든 과정에 유가족 목소리를 중심에 둬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들은 이날 서울 추모대회에 이어 오는 27일 광주·전남 추모대회(오후 2시 5·18 민주광장), 29일 1주기 추모식(오전 10시 무안공항) 등을 이어갈 예정이다.

 

아래는 유가족 김영헌씨가 이날 낭독한 편지 중 일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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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두 아들을 잃은 유가족 김영헌씨가 추모대회 무대에 올라 희생자에게 전하는 편지를 낭독하고 있다. ⓒ 소중한

 

 

 

한동안 '만약에'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만약에 내가 인도에서 근무하지 않았다면. 만약에 너희들이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패키지 상품을 탔더라면. 만약에 유찬이가 가고 싶었던 다른 곳으로 갔었다면. 만약에 날짜를 하루만 더 늦췄다면. 너희들이 없는 현실을 인정하기 싫어 끝까지 생각했다. 만약에. 하지만 너희들을 기억하기 위해 나는 살아야 했다. 먼저 가버린 너희의 삶을 생각하면 너무나 원통하고, 그 비통한 마음은 갈수록 깊어진다.

 

내 아내 정희야. 아직도 너의 카톡 프로필은 태국 파타야에서 여행 중이다. 아이들의 엄마로, 어린이집 원장으로, 야간 대학원생으로 세 가지를 한꺼번에 하면서도 늘 웃음을 앓지 않고 씩씩했던 예쁜 내 애인 정희. 사고 두 달 전, 신혼여행 이후 처음으로 둘이서만 인도를 여행했고, 그동안 힘들었던 점을 서로 이야기하며 앞으로의 우리 계획을 세웠지. 인생의 노년을 계획하며 '이제부터라도 더 잘해 줄 수 있는데, 이제부터 시작인데'라는 생각에 아무것도 해주지 못한 내가 너무나 미안했고 또 미안하다.

 

사랑하는 내 아들 예찬아. 어느덧 장성하여 아빠와 술잔을 부딪치며 세상을 이야기했었지. 아빠가 해외에 나가 근무하게 되면서 '아빠 없어도 엄마와 동생 잘 볼 수 있냐'는 말에 '세상에서 아빠가 제일 멋있는 것 같습니다'라고 했던 내 아들 예찬이. 며칠 전 네 학교에서 1주기 추모식을 해 다녀왔다. 정성껏 준비해 준 교수님과 학교 관계자분들, 너희 친구들 보면서 '우리 아들 정말 잘 살았구나'라고 생각했다. 추모식이 끝나고 내려오는 길에 너무나 안타까워 한없이 울었다.

 

한없이 귀여운 막내 유찬아. 세상 고민 없이 사는 것 같던 네가 가끔 걱정이었는데 훈련소를 마치고 장애인 센터에서 공익근무하며 '스스로 일어나고 잘 생활한다. 우리 유찬이가 변했다'는 엄마의 말에 아빠는 역시 내 아들이라고 생각했다. 이제 막 세상을 알아가는 시기, 너무 짧은 너의 21년. 항상 아빠가 귀찮게 만지고 쓰다듬어도 귀찮아하지 않고 아빠를 가장 좋아해 준 우리 유찬이.

 

예찬아, 유찬아. 아빠는 아빠라는 말이 이토록 친근한 단어인지 이제야 알았다. 이제는 너희들에게 들을 수 없는 아빠라는 말. 아빠가 아빠답게 생활하고 너희들을 영원히 기억할게.

 

사랑하는 내 가족들. 나는 (참사 직후) 한국에 오는 비행기에서 생각했었다. 대한민국이란 나라는 유가족으로 살아가기에 너무 힘든 나라인데, 내가 과연 버틸 수 있을까. 그래서 내린 결론은 단순 교통사고로 생각하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막상 와서 보니 원인은 너무나 명확했다.

 

희생자 대부분이 광주·전남 지역민이어서 우리 지역의 정치권이 나서줄 것을, 우리 지역 경찰의 수사를 믿었다. 하지만 결국 다른 참사와 다를 바 없이 가고 있다. 아빠는 결심했다. 우리 아이들이 알고 있는 아빠의 모습으로서 너희의 억울함을 밝히고 최선을 다하기로. 아빠답게 당당히, 때론 단순하게 목이 터져라 외치고 미친 듯이 너희의 억울함을 알릴 것이다. 지금 그렇게 하고 있다.

 

가끔 지칠 때면 추모관에서 한없이 울고 다시 다짐한다. '무너지지 말자. 아빠답게 행동하자.' 우리 가족을 파괴한 주범, 내 아내의 인생 계획을 파괴한 주범, 내 아들들의 청춘과 삶을 파괴한 주범, 그들에게 반드시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아빠가 노력할게. 그때까지 멈추지 않고 달릴게. 다 끝나는 날 너희에게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노력할게.

 

최근 아무도 꿈속에 나오지 않아 많이 서운하다. 누구든 꿈속에 나와 응원 좀 해주라. 영원한 김정희의 남편이자 김예찬, 김유찬의 아빠임을 잊지 않고 기억하며 오늘도 너희들의 억울함을 밝히기 위해 많은 사람들 앞에서 다시 다짐한다.

 

2025년 12월 20일, 김정희의 남편, 김예찬 김유찬의 아빠 김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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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유가족으로 구성된 4.16합창단이 추모공연을 하고 있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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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대회에 참석한 유가족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소중한

 

#제주항공#무안공항#참사#1주기#보신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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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패러다임 바꾼 '일문일답식 대통령 업무보고'



장정수 편집위원

jsjangst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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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

  • 입력 2025.12.19 23:00

  • 수정 2025.12.20 09:01

  • 댓글 1

질책 받고, 칭찬 듣고, 긴장하는 관료 사회

 

국정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 촉발시킨 성과

 

직접 민주주의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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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수 편집위원

윤석열 3년 간 망가진 정부 기능 어떻게 되살릴 것인가

 

이재명 대통령의 일문일답식 부처별 업무보고가 유튜브로 국민들에게 실시간으로 중계되면서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금껏 한 번도 시도된 적 없는 이 문답식 보고는 크고 작은 국정 현안들에 대한 대통령의 인식과 각 부처 장관들 및 공기업 기관장들의 의식구조와 업무 수행 능력을 여과 없이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단순한 소통 방식의 변화를 넘어, 국정 운영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는 대담한 실험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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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외교부(재외동포청)·통일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19. 연합뉴스

이 대통령이 취임과 동시에 이 방식을 도입한 배경에는 윤석열 정부 3년 동안 망가진 행정부의 기능을 조속히 되살리지 않고서는 국정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지난 3년 동안 공직사회는 복지부동이 만연하고 사기가 땅에 떨어졌다고 한다. 국정의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이 매일 폭탄주 마시느라 직무 수행을 소홀히 하는 분위기에서 관료사회는 활력을 잃었다. 또한 윤석열 정부의 주요 부처 장관들이 내란에 연루돼 구속되거나 수사 대상이 되면서 행정부는 사실상 '무정부 상태'에 빠졌다.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거치면서 공무원들의 생리를 체득한 이재명 대통령은 이러한 붕괴 직전의 관료집단을 바로 세우는 일이 급선무라고 판단했을 법하다. 취임 준비를 위한 시간적 여유도 없이 대통령 선거 다음날부터 직무를 수행해야 했던 이 대통령은 빠른 시간 내에 행정부와 공기업을 '일하는 조직'으로 복원하기 위해서는 고강도의 충격요법이 필요했다. 이런 위기감 속에서 그 해법으로 등장한 것이 실시간 생중계 문답식 국무회의와 업무보고였다.

 

이 새로운 방식은 기관장이 보고서를 읽어 대통령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기존의 보고 방식을 과감하게 거부한다. 대신에 각 부처와 기관의 핵심 현안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세밀하게 파고드는 질문을 던진다. 관료는 소관 업무를 완벽히 숙지하고 있지 않으면 진땀을 흘리며 곤경에 빠지고, 반면 업무에 정통한 관료는 전 국민 앞에서 자신의 역량을 과시할 기회를 얻는다.

 

질책 받는 기관장, 칭찬 받는 공무원, 긴장하는 관료사회

 

이로 인해 관료사회에는 전례 없는 긴장감이 흐른다. 특히 윤석열 정부 말기 '알박기'나 '낙하산' 인사로 임명된 기관장들이 준비 없이 보고석에 앉았다가 호된 질책을 받는 장면이 연출되었다. 인천공항공사 사장이 '책갈피 달러 밀반출 사건‘에 대해 동문서답식 답변을 하다가 직격탄을 맞은 것은 대표적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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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 기관 업무 보고 자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 2025. 12. 12 KTV 유튜브 갈무리

가장 중요한 성과는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과 관료들의 진면모를 국민들에게 있는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국정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촉발시켰다는 점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표방하는 국민주권정부가 뿌리 내리기 위해서는 광범위한 지지기반이 필요한데, 문답식 생중계 국무회의역시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공직자들의 인식도 크게 바뀌었다. 밀실 행정에 익숙했던 고위 공직자들은 이제 국민적 평가를 의식하며 자신들의 업무 수행에 한층 분발하게 되었다.

 

업무보고는 질책과 추궁의 자리만은 아니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능력 있는 공직자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찬사를 보냈다. 이는 공직자들에게 심리적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건설기술교육원이 연간 240억 원의 운영비를 자체 조달한 성과를 낸 것에 대해 이 대통령이 "조직의 내공과 저력이 있다"고 직접 칭찬했고, 농림축산식품부의 식량정책관은 상세한 '콩GPT' 스타일 답변으로 큰 점수를 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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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식품부 업무보고에서 답변하는 변상문 식량국장. 연합뉴스 화면캡쳐

반면에 기획재정부와 노동부의 업무보고에서 이 대통령은 약 337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의 보안관리 실패에 대해 "법을 어겨도 처벌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으니 손해를 체감할 수 있는 경제적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그러자 곧바로 국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에서 매출액 10% 과징금 법안이 신속히 처리되기도 했다.

 

관료사회 내부 혁신 메커니즘으로 업무보고 성과 받쳐줘야

 

국민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린다. 많은 시민들에게 이 생중계는 '넷플릭스보다 재미있는 정치 드라마'이자 흥미진진한 정치 이벤트다. 평소 접하기 어려운 고위 공직자의 진면목과 업무 능력을 적나라하게 들여다볼 수 있으며, 부실한 답변에 대한 대통령의 직설적인 질책은 일종의 사회적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누가 일하고 누가 직무를 유기하는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반면, 보수 진영과 일부 언론은 이를 '망신주기', '갑질', '정치 쇼'로 폄하한다. 대통령의 직설적이고 때로는 거친 언어, 상대방의 말을 중간에 자르는 태도 등이 권위적이고 비민주적으로 비치기 때문이다. 이러한 비판은 업무보고의 본질적 가치를 호도하는 것이지만, 지나친 공격적 질책이나 맥락을 벗어난 질문공세는 수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재명 대통령의 이 실험은 위험한 측면도 있고 보완할 점도 있다. 우선 '책갈피 달러'나 '환단고기' 언급과 같은 지엽적 논란이 업무의 본질적 쟁점을 가리는 경우가 있다. 또한 이 대통령의 직설적인 톤이 공직자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거나, 조직 내의 사기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관료사회는 공포와 긴장만으로 지속적인 쇄신과 개혁이 어렵다. 이 시스템을 통해 발굴된 유능한 인재를 중용하고, 그들이 조직을 변화시킬 수 있는 권한과 동기를 부여하는 내부 혁신 메커니즘이 마련되어야 한다. 나아가서 업무보고가 일방적 질문-답변에 머물지 않도록 국민의 실시간 질문을 국정에 반영하는 장치를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또 다른 고려사항은 이 보고 방식의 지속 가능성 여부다. 대통령이 모든 보고회의에서 수백 페이지의 자료를 완벽히 숙지하며 예리한 질문을 던지는 것은 엄청난 에너지 소모가 따른다. 장기적으로는 핵심 쟁점에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국민의 지속적인 관심과 성숙한 비판 필수적

 

그러나 이 대통령의 새로운 문답식 생중계 업무보고는 '국민주권정부'에 걸맞은 새로운 국정 운영 스타일임은 틀림없다. 국정 운영의 투명성과 시민 검증을 결합한 파격적인 실험이며, 국정이 더 이상 밀실에서 진행될 수 없다는 원칙을 확립했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행정 과정을 시민에게 직접 공개하는 이 방식은 과거 어느 정부에서도 완전히 실현하지 못했던 길이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토론식 국정 운영을 디지털 시대에 맞게 업그레이드했고, 문재인 정부가 넘지 못한 국정 공개의 장벽을 돌파했다. 또한 윤석열 정부에서 일어난 극단적 국정 난맥을 단시일 내에 바로잡으려는 자구책이기도 하다. 이를 계속 발전시켜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새로운 국정운영의 패턴으로 정착되도록 하고, 업무보고 때 제기된 문제점과 해결 방안이 실제 행정 시스템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국민에게 알리는 '피드백 시스템'도 필요하다.

 

이재명 대통령의 생중계 업무보고를 보면서 그가 공공성의 원칙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얼마나 중시하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다. 그의 이같은 철학은 모든 질문에 짙게 배어 있다. 남산 케이블카 장기 독점 문제 지적, 정규직·비정규직 격차 추궁, 지역대학 예산 불평등 질타 등에는 특정 개인의 이익이 아닌 공익을 최우선으로 하고 사회적 약자를 우선적으로 배려해야 한다는 철학이 담겨 있다. 이처럼 이 대통령은 자신의 실용 정치의 근간이 공공성과 사회적 약자 보호에 있음을 국정의 현장에서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형식의 업무보고가 민주주의의 내실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려면 국민의 지속적인 관심과 성숙한 비판이 필수적이다. 또한, 단순한 '질문-답변'을 넘어 진정한 '국민 대화'의 공간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주요 안건을 사전 공개하여 국민 의견을 수렴하거나, 실시간으로 핵심 질문을 선별하여 소통하는 방식 등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그럴 때 이 시스템은 국민이 정책 현장에 직접 참여하는 직접 민주주의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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