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비서실장이 6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UAE체류 국민 귀국 지원과 원유 확보와 관련된 브리핑을 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18일 “UAE(아랍에미리트연합)로부터 총 1800만 배럴의 원유를 도입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강 실장은 “나프타를 적재한 선박 한 척은 현재 한국으로 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 실장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중동 상황 진행에 따라 필요한 경우 UAE로부터 원유를 긴급 구매할 수 있도록 합의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 실장은 전략경제협력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지난 16일 UAE로 출국해 이날 귀국했다.
강 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세계적인 원유 수급 비상 상황 속에서 UAE는 한국에 최우선적으로 원유를 공급할 것임을 약속했다”면서 “(UAE 측은) 한국보다 먼저 원유를 공급받는 나라는 없을 것, 한국은 원유 공급에서 최우선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강 실장은 “지난번 공급받은 600만 배럴까지 고려한다면 우리나라는 UAE로부터 총 2400만 배럴을 긴급 도입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실장은 “우리가 구입하는 원유의 70%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기 때문에 지금의 에너지 수급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호르무즈 해협이 아닌 대체 공급선을 통한 원유 수입이 시급하다”면서 “이에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대통령과 UAE 한국 담당 특사인 칼둔 알 무바라 행정청장, 아부다비 국영 석유회사 CEO인 술탄 알 자베르 산업 첨단 기술부 장관을 만나 원유 긴급 도입을 협의했다”고 말했다.
개그맨 황현희 씨가 다주택자들을 옹호하는 발언을 해서 논란이 됐다. 지난 10일 방영된 <PD수첩>에서 황 씨는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두고 "보유세를 강화할 듯 하다"면서도 "우리는 이 게임을 해봤기에 버틴다"라고 말해 부동산 투기 심리를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사실 황 씨의 말은 틀린 부분이 없다. 역대 민주 정부는 부동산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쏟아냈다. 다만 그 계획은 늘 실패로 돌아갔다. 시장 가격과 거리가 있는 공시가격의 현실화부터 종합부동산세 강화 등 쉴새 없이 부동산 정책이 쏟아졌지만, 결과는 참패였다.
'정부는 시장을 이길 수 없다'는 말이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진 것도 이즈음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부동산 정책이 실패했다고 자인했다.
주목할 점은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면서 또다시 부동산이 화두가 됐다는 점이다. 부동산을 건드리면 '필패'라는 금기를 스스로 건드리는 모양새다. 대표적인 정책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다. 5월 9일까지 집을 팔지 않으면 그 이후에는 세금 폭탄을 맞을 수도 있다. 수요와 공급의 조절, 즉 다주택자들을 압박해 그들의 매물을 시장에 공급함으로써 부동산 가격을 안정화하겠다는 것이다.
만약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종료되는 5월 9일 이후에도 집값이 안정되지 않을 경우, 정부는 재산세 강화, 공시가격 현실화 등 보유세 강화로 또다른 압박을 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는 시각도 짙다. 물론 여기에는 불공정하고 왜곡된 부동산 시장을 바로잡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다.
▲ 황현희 씨. ⓒPD수첩 캡처
하지만 이들 부동산 정책은 이미 문재인 정부에서 사용한 방법이다. 결과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좋지 않았다. 정부가 보유세를 올리자 다주택자들은 월세 인상 등으로 이에 대한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했고, 소유 주택을 자녀들에게 증여하는 식으로 파훼했다.
반면 공시가격을 올리다 보니 1주택자들의 세금 부담이 높아지면서 여론은 매우 좋지 않게 흘러갔다. 결국 부동산 정책은 실패했고,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이전 정부가 강하게 쏟아냈던 부동산 정책들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황현희 씨가 "버티면 된다"라고 말한 이유다. 황 씨는 <PD수첩>에 출연해 "부동산은 보유의 영역"이라며 "저는 개인적으로 제가 보유했던 부동산은 (팔지 않고) 계속 보유하고 있다. 한번 사면 10년 이상은 가지고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황 씨는 이번 정부를 두고 "보유세가 (규제 정책으로) 나올 거라고 예상된다"면서 "그런데 이 게임을 전전 정권에서 한번 해보지 않았나. 보유세도 많이 내보고 양도소득세도 엄청 올렸다. 공정시장가액비율도 80~90%까지 올리겠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그때 어떻게 했냐. 버텼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다주택자들은) 부동산은 버티면 된다고 다 똑같이 얘기할 것"이라며 "부동산을 단기간에 묶어놓고 거래가 활발하게 안 되게 만들어 (집값이) 떨어진 것처럼 보이는 상황은 몇 번 봤지만, 전체적인 그림을 봤을 때 부동산 시장을 완벽하게 잡은 사람은 아직 없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좋은 곳에 살고 싶은 게 인간의 욕망"이라며 지금의 부동산 안정화 정책은 실효성을 얻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방송에서 주택 3채를 가지고 있다고 밝힌 황 씨의 이 같은 발언은 현재 다주택자들이 부동산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는지 알 수 있는 바로미터다. 황 씨에게 부동산만큼 안정적이고 장기 수익을 가져오는 물적 자산은 없을 것이다.
지방소멸에 따른 수도권 과밀화, 강남 불패가 지속되는 한 황 씨의 생각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다만, 황 씨 역시도 지금의 상황이 잘못됐다는 것은 인지하는 듯하다.
그의 발언을 두고 '다주택자를 옹호하는 것인가'라는 비판이 쏟아지자 그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집값이 오르면 누군가는 기뻐할 수도 있지만, 그 상승이 우리 사회 전체를 더 건강하게 만든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집값이 올라가면 결국 세금 부담이 늘어나고 사회 전체의 부담과 갈등이 커지는 모습도 우리는 여러 번 경험해 왔다"고 자기 역시 지금의 상황이 잘못됐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그러면서 "집값이 크게 오르거나 크게 떨어지는 시장보다는 사람들이 미래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는 안정된 시장이 더 건강한 사회라고 생각한다"며 "부동산이 누군가의 불안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삶의 기반이 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쉬운 점도 있다. 이런 현실을 인정해버리면, 누가 열심히 일하면서 장밋빛 미래를 꿈꿀 수 있을까. 경실련은 지난 3일, 15년 동안 부동산 시세차익으로 내야 하는 양도세와 근로소득으로 내야 하는 소득세의 차이를 발표했다. 이 내용을 보면 압구정 현대 3차 82.5㎡의 경우 15년 동안 42.5억 원이 올랐는데, 장특공제액은 26.6억 원으로 최종 세액은 2.4억 원(5.6%)이었다.
반면 15년 동안 근로소득으로 42.5억 원을 벌었다면 매년 2.7억 원씩 꾸준히 벌어야 하는데 이에 대한 근로소득세는 7983만 원이었다. 이를 15년 치로 계산하면 약 12억 원이다. 불로소득인 부동산 이익은 5.6%의 세금을 내면서 일하면서 번 소득은 30%를 세금으로 내는 셈이다. 이런 사회를 공정하다고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대다수 국민들이 지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으리라 생각한다. 부디 이재명 정부가 부동산 시장의 안정화를 이뤄서 황 씨 같은 생각을 하는 이들의 마음을 돌려주길 바랄 뿐이다.
허환주 기자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원유의 약 70%는 중동에서 온다. 이 원유의 90% 이상은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들어온다. 2월 28일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이 해협이 사실상 막혔다. 전 세계 석유 해상 수송량의 20%가 다니는 길이 끊긴 것이다.
3월 11일 국제에너지기구(IEA)는 32개 회원국 만장일치로 4억 배럴의 전략비축유를 방출하기로 결정했다. 1974년 IEA 설립 이래 역대 최대 규모다. 우리나라도 2,246만 배럴을 풀기로 했다. 1990년 걸프전 당시 494만 배럴,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두 차례 합산 1,165만 배럴보다 많다. 역대 최대다.
그런데 이 발표 이후 유가는 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올랐다. 브렌트유는 3월 13일 배럴당 100.46달러로 마감했다. 2022년 8월 이후 처음으로 100달러를 돌파했다. 사상 최대 비축유를 풀겠다는데 왜 시장은 반응하지 않았을까.
4억 배럴은 4일치다
숫자를 따져보면 이유가 보인다. 전 세계는 하루에 약 1억 500만 배럴의 석유를 쓴다. 4억 배럴은 산술적으로 4일치에 불과하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하루 약 2,000만 배럴과 비교해도 20일치다.
게다가 이 4억 배럴이 한꺼번에 시장에 나오는 것도 아니다. 가장 큰 몫을 맡은 미국의 1억 7,200만 배럴은 120일에 걸쳐 방출된다. 대통령 명령이 나와도 실제로 시장에 원유가 도달하려면 13일이 걸린다. 파이프라인을 타고 정유소까지 가야 하기 때문이다.
더 정확하게 따져보자. 4억 배럴을 120일에 걸쳐 풀면 하루에 시장에 나오는 양은 약 333만 배럴이다. 호르무즈 봉쇄로 실제 빠진 물량은 하루 약 1,500만 배럴로 추정된다. 333만 배럴은 이 빈자리의 22%에 불과하다. 빠져나간 기름의 5분의 1도 못 채운다는 뜻이다.
에너지 컨설팅사 래피던에너지그룹의 밥 맥낼리 대표는 14일자 CNBC 인터뷰에서 "비축유 방출로는 호르무즈 봉쇄로 빠진 하루 1,500만 배럴의 극히 일부만 메울 수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 전략가 나이프 알단데니는 15일자 알자지라에 이번 방출이 "큰 상처에 붙인 작은 반창고"라고 평가했다.
시장은 IEA의 역대 최대 방출 결정 자체를 "이 전쟁이 수주 이상 갈 수 있다는 신호"로 읽었다. 립로우오일의 앤디 립로우 대표는 12일자 CNBC 인터뷰에서 "IEA가 이 정도로 행동한 것 자체가, 분쟁이 상당 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해석을 낳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해협인데 유럽은 빠져나갔다
여기서 한국 언론이 거의 다루지 않는 사실이 하나 있다.
프랑스 공영매체 프랑스앵포(franceinfo)는 3월 15일 팩트체크 기사를 냈다. 제목은 "호르무즈 해협은 유럽에 정말 중요한가?"(Le détroit d'Ormuz est-il si crucial pour l'Europe ?)였다.
직접 원유 공급은 끊기지 않는다는 것이 답이었다. 다만 가스와 산업 공급망 충격은 별개의 문제라는 단서가 달려 있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자료를 보면, 2024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원유의 84%가 아시아로 향했다. 중국·인도·일본·한국 네 나라가 전체 호르무즈 원유 흐름의 69%를 가져갔다. 아시아가 몰려 있는 것이다.
반대편을 보자. 독일 경제연구소 이포(ifo)에 따르면 EU 원유 수입 중 호르무즈를 거치는 비중은 6.2%다. 액화천연가스(LNG)는 8.7%다. 프랑스 지중해전략연구재단(FMES) 분석에 따르면 프랑스의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은 2024년 기준 11.9%에 불과하다. 유럽은 미국산(16%), 노르웨이산(13.5%), 카자흐스탄산(11.5%) 등으로 수입처를 나눠놓았다.
우리나라는 다르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중동 원유 의존도는 약 69%다. 한국무역협회 통계로는 원유의 70.7%, LNG의 20.4%가 중동산이다. 이 중동산 원유의 90%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온다. 일본은 더 심하다. 중동 의존도가 90%를 넘는다. 일본 다카이치 총리는 11일 비축유 방출을 발표하면서 "중동에 대한 극도로 높은 의존도"를 직접 언급했다. CNBC가 이를 보도했다.
유럽에게 호르무즈 봉쇄는 가격 충격이다. 직접 수입이 막히는 건 아니지만 글로벌 유가가 뛰니 영향을 받는다. 우리나라에게는 물리적 공급 단절이다. 기름이 오는 길 자체가 끊기는 것이다.
유럽의 안전판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유럽이 처음부터 호르무즈에 안 묶여 있었던 건 아니다. 1970~80년대에는 유럽도 중동 석유에 크게 의존했다. 그 뒤 수십 년에 걸쳐 노르웨이 북해유, 미국산 셰일오일, 북아프리카에서 송유관으로 들어오는 원유로 수입처를 나눴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에는 러시아산 의존도를 급격히 줄이면서 다시 한번 공급망을 재편했다.
다만 유럽도 완전히 안전한 건 아니다. 브뤼겔연구소에 따르면 유럽의 가스 저장량은 2026년 2월 말 기준 460억 입방미터다. 2년 전인 2024년 같은 시기 770억 입방미터의 60% 수준으로 줄었다. 아시아 국가들이 대체 물량을 사들이려 경쟁하면 유럽 LNG 시장도 가격이 뛴다. 석유와 가스는 글로벌 시장에서 거래되기 때문이다.
프랑스 학술매체 더컨버세이션에 실린 분석이 직설적이다. "2022년 이후의 다변화 정책은 근본적 문제를 해결한 것이 아니라, 의존 대상을 러시아에서 걸프와 미국이라는 '지정학적 지진대'로 옮긴 것에 불과하다."
그래도 유럽은 호르무즈 직접 경유 비중이 10% 이하다. 우리나라는 70%다. 이 차이가 이번 위기에서 드러난 구조적 격차다.
한국의 의존도는 왜 다시 올랐나
우리나라도 다변화를 시도하지 않은 건 아니다. 중동 원유 의존도는 2016년 85.2%에서 2021년 59.5%까지 떨어졌다. 미국산 셰일오일 수입을 늘린 덕이다.
그런데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자 상황이 뒤집어졌다. 서방 제재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흔들리자 국내 정유사들은 장기 계약으로 안정적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 중동으로 다시 눈을 돌렸다. 의존도는 2022년 67%, 2023년 71.6%로 반등했고 2025년에도 69% 수준이다.
위기 때마다 안전한 곳을 찾는 정유사의 선택이, 역설적으로 에너지 안보의 구조적 취약성을 심화시키는 악순환이다.
이번에 대통령이 "호르무즈를 경유하지 않는 대체 공급선을 신속히 발굴하라"고 지시했다. 같은 주문이 1979년 이란 혁명 때도, 1990년 걸프전 때도, 2003년 이라크전 때도, 2019년 호르무즈 긴장 때도 나왔다. 47년째 같은 지시가 반복되고 있다
중국은 왜 여유로운가
이번 위기에서 가장 눈에 띄는 나라가 중국이다. 중국은 IEA 회원국이 아니라 이번 공동 방출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런데 참여할 필요도 크지 않아 보인다.
CNBC에 따르면 2026년 1월 기준 중국의 육상 원유 비축량은 약 12억 배럴이다. 미국 전략비축유(약 4억 1,500만 배럴)의 약 3배다. 3~4개월 치 수요를 자체 비축만으로 버틸 수 있다.
노무라증권의 수석이코노미스트 루팅은 9일자 CNBC 인터뷰에서 중국의 호르무즈 의존도가 낮다고 분석했다. 호르무즈를 통과하는 석유가 중국 전체 에너지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6%에 불과하다. 여기에 LNG 경유분 0.6%를 합해도 7.2%다. 미국 외교협회(CFR) 중국전략국장 러쉬 도시도 같은 매체에서 "지난 20년간 중국이 해상 수송 의존도를 낮춰온 결과, 호르무즈는 중국 해상 원유 수입의 40~50%만 담당하게 됐다"고 말했다. 러시아·중앙아시아에서 송유관으로 들어오는 물량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중동 원유 의존도 69%, 일본의 90%와는 구조가 근본적으로 다르다. OCBC 애널리스트들도 같은 매체에서 "중국이 아시아 동료 국가들보다 호르무즈 장기 봉쇄에 덜 민감하다"고 분석했다.
국가별 중동·호르무즈 원유 의존도 비교
원유 수입 중 중동산(호르무즈 해협 경유) 비중
일본
~90%
한국
~69%
중국
~40%
EU
~13%
출처: 한국석유공사(KNOC) / 에너지경제(2026.03.07) / CNBC(2026.03.09) / 이포연구소·유로뉴스(2026.03.13) / FMES(2026.03)
※ 중국은 호르무즈 경유 원유가 전체 원유 수입의 약 40~50%(UBP·Kpler 추정). EU는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사우디+이라크 등 합산, 유로뉴스 기준).
이유가 있다. 중국은 수년간 유가가 낮을 때 선제적으로 비축량을 늘려왔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중국이 2026년에도 하루 약 100만 배럴씩 전략비축을 확대할 것으로 내다봤다. 거기에 전기차(2024년 신차 판매의 절반이 전기차), 풍력·태양광 발전 설비 약 14억 킬로와트(2024년 말 중국 국가에너지국 기준), 러시아·중앙아시아에서 육지로 연결된 송유관까지 갖추고 있다. 해상 수송이 끊겨도 다른 경로가 있다.
3월 16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자국 에너지 공급이 "상대적으로 강하다"고 밝혔다. CNBC가 이를 보도했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호르무즈 해협 석유 흐름 복원을 도와달라고 요청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에너지 자급 여력이 외교적 협상력으로 바뀌는 장면이다.
우리나라와 비교해보자. 3일자 CNBC 보도에서 노무라증권은 한국을 유가 상승에 가장 취약한 아시아 국가 중 하나로 꼽았다. 석유 수입에 쓰는 돈이 국내총생산(GDP)의 2.7%에 달해, 유가가 뛰면 무역수지가 곧바로 악화되는 구조다. LNG 비축량은 약 350만 톤으로 2~4주치에 불과하다. 중동 의존도가 90%인 일본도 사정이 나쁘지만, 일본은 비축량이 260일치로 우리(약 165일치)보다 여유가 있다.
비축유 2,246만 배럴 이후 남는 질문
산업통상자원부는 3월 11일 비축유 2,246만 배럴 방출을 발표하면서 "국민경제 부담과 민생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전체 전략비축유 약 1억 4,600만 배럴의 15.4%를 한 번에 풀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방출에는 시간이 걸린다. 레이먼드제임스의 파벨 몰차노프 선임전략가는 14일자 CNBC 인터뷰에서 비축유가 시장에 유의미하게 도달하려면 60~90일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시아 정유소에 실제 원유가 닿는 시점은 5월 중순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IEA 파티흐 비롤 사무총장은 11일 방출 발표 현장에서 "호르무즈 해협 통행 재개가 가장 중요한 조건"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CNBC가 이를 보도했다. KPMG 글로벌석유가스리더 앤지 길디아는 같은 날 NPR에 "비축유를 풀고, 수출 경로를 돌리고, 바다 위에 떠 있는 재고를 동원해도 호르무즈가 열리지 않으면 소용없다"고 말했다.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호르무즈 봉쇄를 유지하겠다고 선언했다. 미국 에너지부 장관 크리스 라이트는 해군이 유조선 호위에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12일자 CNBC가 두 사람의 발언을 모두 보도했다. 해협이 언제 열릴지 아무도 모른다.
비축유 방출은 고통의 시작을 늦출 수 있다. 하지만 고통의 구조를 바꾸지는 못한다.
우리 언론은 비축유 규모, 유가 전망, 주유소 가격에 집중하고 있다. 정작 빠진 질문이 있다. 중동 의존도 69%, 호르무즈 경유 비중 90%라는 구조는 왜 수십 년째 반복되는 위기에도 근본적으로 안 바뀌었는가. 2016년 85%에서 2021년 59%까지 내려간 의존도가 왜 다시 70% 가까이로 올라왔는가. 유럽은 어떤 경로로 호르무즈 직접 의존도를 10% 이하로 낮추었고, 우리나라는 왜 그 길을 가지 못했는가.
2,246만 배럴을 푸는 것은 결정이다. 이 질문에 답하는 것은 정책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는 결정은 있었고 정책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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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미할 마틴 아일랜드 총리와의 회담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군사지원 요청을 거부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 유럽 동맹국들을 향해 “매우 어리석은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우리는 우크라이나를 위해 나설 필요가 없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과 연계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유럽뿐만 아니라 한국과 일본, 호주 등 아시아 태평양 지역 동맹국을 향해서도 “누구의 도움도 필요 없다”고 노골적인 불만을 표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연방 상원의원(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은 “평생 그가 그렇게 화가 난 것을 본 적이 없다”며 유럽 동맹을 정조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미할 마틴 아일랜드 총리와의 회담 중 기자들에게 “모든 나토 동맹국이 우리가 한 일에 전적으로 동의했지만, 우리를 돕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며 “나토는 매우 어리석은 실수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에 대해 “그들 모두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인정했고, 아무도 ‘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하지 않았다”면서도, 정작 호르무즈 해협 안전 확보를 위한 후속 지원에는 소극적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특히 “우리는 그들이 필요하지 않았지만, 그들은 거기 있었어야 했다”며 이번 사안을 미국이 동맹의 실질적 의지를 시험한 사례로 규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나는 오래전부터 나토가 과연 우리를 위해 나설지 의문이라고 말해왔다”며 “이번은 훌륭한 시험대였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미국으로서 그것을 기억해야 한다. 꽤 충격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동맹국들의 태도를 오래 기억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나토 탈퇴 가능성을 직접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나토에 수조 달러를 써왔다. 그들이 우리를 돕지 않는다면 분명 생각해봐야 할 일”이라며 “그 결정을 위해 의회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로써는 구체적으로 염두에 둔 것은 없다”고 덧붙여 수위를 일부 조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별도로 올린 트루스소셜 글에서도 불만을 재차 드러냈다. 그는 “미국은 대부분의 나토 ‘동맹국들’로부터 중동의 테러 정권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에 관여하고 싶지 않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나는 놀라지 않는다. 나토는 늘 일방통행이라고 생각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그들의 도움이 더 이상 필요하지도, 바라지도 않는다. 사실 애초에 필요 없었다”며 “일본, 호주, 한국도 마찬가지”라고 적었다.
이날 백악관 발언에서는 영국과 프랑스를 향한 불만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적대행위가 끝날 때까지 호르무즈 관련 임무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힌 데 대해 “그는 매우 곧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것이다. 지켜보자”고 말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에 대해선 “우리가 사실상 승리한 뒤 항공모함 2척을 보내겠다고 했다”며 “나는 그를 좋아하고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실망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는 측근을 통해서도 확인됐다. 대표적 친트럼프 인사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이날 엑스에 “방금 대통령과 호르무즈 해협의 기능 유지를 위해 유럽 동맹국들이 자산 제공을 꺼리는 문제에 대해 대화했다”며 “살면서 그가 이렇게 화가 난 것은 본 적이 없다”고 적었다. 이어 “호르무즈 해협을 작동 가능하게 유지하는 일은 미국보다 유럽에 훨씬 더 큰 이익이 된다”며 “핵무기를 가진 이란이 별문제가 아니고, 아야톨라의 핵폭탄 보유를 막기 위한 군사행동은 미국의 문제일 뿐 자신들의 문제는 아니라는 식의 동맹 태도는 불쾌함을 넘어선다”고 비판했다. 그는 “유럽의 대이란 핵억지 접근은 처참한 실패였다”며 “이런 진짜 시험의 순간에 동맹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이렇게 느끼는 상원의원이 나뿐만은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호르무즈 해협 기능 유지에 지원이 거의 제공되지 않을 경우 유럽과 미국 모두에 광범위하고 심대한 파문이 초래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 시점에 대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해안과 바다를 맹렬히 공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종전 시점에 대해선 “아직 떠날 준비는 되지 않았지만, 매우 가까운 미래에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문제가 중국보다 더 큰 외교 우선순위냐는 질문에는 “이란은 내게 군사작전일 뿐”이라며 “중국과는 좋은 실무 관계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말 예정됐던 중국 방문과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과 관련해서는 “회담 일정을 다시 잡고 있고, 약 5주 또는 6주 후 열릴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도 괜찮다고 했다”고 밝혔다.
바야흐로 '극우의 시대'입니다. 도널드 트럼프는 배타주의와 인종주의를 극대화하며 세계를 혼란에 몰아넣었고, 유럽에서는 이민자들을 몰아내려는 정당이 세력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남미인 칠레와 아르헨티나에선 극우 지도자가 선출되는 모습도 심상치 않습니다. 무엇보다 윤석열의 12.3 내란 이후 극우세력이 본격적으로 가시화된 한국의 상황에도 주목해야 합니다. <세계의 극우> 기획은 세계 곳곳에서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평화적 질서를 무너트리는 극우의 모습을 추적하며, 이에 맞서기 위한 방법을 모색합니다.[편집자말]
▲2016년 3월 27일 일요일, 벨기에 브뤼셀 증권거래소 광장(Place de la Bourse)의 '브뤼셀 테러 추모 현장'에서 극우 시위대가 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습. 한 시위자가 시민들이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놓고 간 꽃을 밟고 있다.AP/연합뉴스
오늘날 세계 정치에서 '극우'라는 말은 너무 쉽게 사용된다. 의회를 점거하는 폭력부터 단순한 보수 정치까지 서로 다른 현상이 하나의 단어 아래 묶인다. 그 결과 정치적 입장과 사회적 병리가 같은 이름으로 불리게 된다. 그러나 민주주의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는 먼저 이 둘을 분명히 구별할 필요가 있다.
정치에서 흔히 말하는 좌익과 우익은 사회를 바라보는 기본 태도의 차이를 가리킨다. 좌익이 사회 변화와 평등의 확대를 더 적극적으로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면, 우익은 질서와 공동체의 연속성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우익 정치의 핵심은 현재의 제도를 전면적으로 부정하기보다 그 안에서 사회를 조정하려는 태도에 있다.
그러나 극우는 단순히 우익의 강한 형태가 아니다. 극우 정치의 특징은 현재의 체제를 이미 타락하거나 오염된 질서로 규정하고, 그 바깥에 하나의 상징적 모델을 세운 뒤 사회 전체를 그 모델에 맞게 재편하려 한다는 점이다. 우익이 현실을 조정하려는 정치라면, 극우는 상징적 질서로의 회귀를 지향하는 정치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정치 형태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19세기 유럽에서는 왕정복고가 극우 정치의 대표적 모습이었고, 20세기 전반에는 파시즘과 군국주의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그러나 21세기 들어 극우는 하나의 고정된 이념이라기보다 서로 다른 정치적 상상들이 모여 있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오늘날 극우라고 불리는 정치도 단일한 흐름이라기보다 여러 정치적 토폴로지(지형)의 총칭에 가깝다.
21세기 극우의 정치적 유형
▲프랑스 국민연합(RN) 대표이자 유럽의회 내 '유럽을 위한 애국자'(극우성향 정치그룹) 의장인 조르당 바르델라(가운데)와 유럽의회 의원이자 유럽을 위한 애국자 제1부대표인 킹가 갈(가운데 오른쪽)이 2024년 12월 6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의회 건물에서 열린 유럽을 위한 애국자 회의 중 단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21세기 세계 정치에서 극우는 하나의 얼굴로 나타나지 않는다. 서로 다른 정치적 상상들이 몇 가지 유형으로 나타난다.
첫째는 복고적 국가주의형이다. 이 유형은 과거의 국가 질서를 이상화한다. 국경이 더 안정적이고 공동체 내부의 질서가 더 단단했다고 여겨지는 시기를 정치의 기준점으로 삼는다. 정치의 목표는 현재의 체제를 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잃어버린 국가 질서를 되찾는 데 있다.
서유럽의 극우 정치가 이 유형의 대표적인 사례다. 프랑스의 국민연합(RN), 독일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 이탈리아의 이탈리아의 형제들(Fratelli d'Italia) 같은 정당들은 이민 통제와 국경 강화, 그리고 공동체 내부 질서의 회복을 정치의 핵심 의제로 내세운다. 이들이 말하는 정치의 목표는 단순한 정책 조정이 아니라 과거의 국가 모델을 회복하는 것이다.
둘째는 문명·이념 방어형이다. 이 유형에서는 정치의 중심 갈등이 정책이 아니라 정체성이다. 특정 종교, 민족, 역사 서사, 또는 반공 같은 이념이 공동체의 핵심 원리로 제시된다. 정치의 목표는 그 정체성을 외부와 내부의 위협으로부터 지키는 것이다.
동유럽에서는 이런 정치 언어가 강하게 나타난다. 헝가리의 피데스(Fidesz) 정권이나 폴란드의 법과 정의당(PiS)은 '기독교문명'과 '국가 주권'을 정치의 핵심 가치로 내세운다. 일본에서도 일본회의(Nippon Kaigi)나 참정당 같은 세력이 국가 정체성과 역사 서사를 정치의 중심 의제로 끌어올린다. 한국에서도 반공 이념은 단순한 정책 입장이 아니라 정치 질서를 해석하는 기본 틀로 작동한다.
셋째는 권위주의적 대중동원형이다. 이 유형에서는 민주주의의 복잡한 절차보다 강한 지도자와 직접적인 대중 동원이 더 중요한 정치 수단으로 등장한다. 기존 제도는 부패했거나 무력하다고 간주되고, 사회의 혼란을 정리하기 위해 강력한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정치적 상상이 등장한다.
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루의 정치가 이 유형을 잘 보여준다. 기존 정치 체제를 부패한 체제로 규정하고, 강한 지도자의 권력과 대중 동원을 통해 국가 질서를 회복해야 한다는 정치적 주장이다. 선거 결과와 제도적 절차에 대한 불신이 거리 정치와 결합하는 것도 이 유형의 특징이다.
넷째는 기술귀족주의형이다. 이 유형에서는 민주주의의 평등성과 숙의보다 효율과 기술적 통치 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여겨진다. 정치적 토론과 합의보다 기술과 데이터, 그리고 전문 엘리트의 판단이 사회를 더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믿음이 중심에 놓인다.
이 흐름은 특히 미국의 실리콘밸리 주변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일부 기술 기업가와 투자자들은 민주주의 정치가 지나치게 비효율적이라고 보고, 기술과 시장의 논리에 기반한 새로운 통치 모델을 상상한다. 흔히 테크노리버테리언 정치나 기술 엘리트 정치로 불리는 흐름이다.
이 점에서 미국의 극우 정치 내부에서는 흥미로운 분열이 나타난다. 도널드 트럼프를 중심으로 형성된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운동 역시 하나의 단일한 정치가 아니다. 초기의 MAGA, 즉 MAGA v.1은 종교, 애국, 국경 통제를 중심으로 과거의 미국적 질서를 회복해야 한다는 정치다. 이는 전형적인 문명·이념 방어형에 가깝다.
그러나 최근에는 다른 흐름이 등장했다. 실리콘밸리 기술 엘리트와 투자자들 주변에서 형성된 MAGA v.2는 민주주의 정치보다 기술과 효율을 강조한다. 국가의 문제를 정치적 합의가 아니라 기술적 설계와 시장의 논리로 해결하려는 상상이다. 이 흐름은 극우 정치 내부에서 기술귀족주의형의 성격을 보여준다.
문제는 이 두 흐름이 서로 다른 정치적 상상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하나는 전통적 공동체 질서를 복원하려는 정치이고, 다른 하나는 기술 엘리트가 사회를 재설계해야 한다는 정치다. 트럼프라는 인물은 이 서로 다른 지지층을 동시에 묶어 왔지만, 이 내부의 이질성은 결국 트럼프 정치의 미래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러시아의 경우는 문명·이념 방어형이 제국적 형태로 확장된 사례에 가깝다.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과 그 주변의 민족주의 담론은 러시아를 단순한 국민국가가 아니라 하나의 독자적 문명권으로 이해한다.
여기서 정치의 목표는 국민국가의 복원이 아니라 제국적 질서의 회복이다. 러시아가 서구와는 다른 문명적 공간을 대표한다는 주장, 그리고 그 영향력을 다시 확장해야 한다는 정치적 서사가 이 흐름을 지탱한다.
정치적 대안으로서의 극우
▲2025년 5월 24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극우 단체 시위에서 한 참가자가 “우리는 국민이다”라고 쓰인 문구와 극우 독일대안당(AfD) 색깔로 된 깃발을 들고 있다.연합뉴스
이러한 극우 정치의 유형들은 서로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하나의 정치적 위치로 존재한다. 국경을 더 강하게 통제해야 한다거나, 국가 정체성을 더 강조해야 한다거나, 기술 엘리트가 사회를 더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 자체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논쟁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정치적 극우는 비판과 반박의 대상이 될 수 있지만, 원칙적으로는 민주주의 안에서 논쟁할 수 있는 정치적 위치다. 실제로 여러나라에서 극우 정치 세력은 구체적인 정책 프로그램을 제시하며 경제와 금융 정책을 둘러싼 정치적 논쟁에 참여하고 있다.
예를 들어 프랑스의 국민연합(RN)은 외국 자본의 기업 인수를 제한하고 국가 전략 산업을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운다. 은행의 초과 이익에 대한 과세나 공공 금융기관을 통한 산업 투자 확대 같은 정책도 주장해 왔다. 이는 단순한 반이민 정치가 아니라 국가가 금융과 산업을 더 적극적으로 통제해야 한다는 경제 정책 논쟁의 형태를 띤다.
이탈리아의 이탈리아의 형제들(Fratelli d'Italia) 역시 비슷한 논리를 전개한다. 조르자 멜로니 정부는 외국 자본에 대한 기업 인수 규제를 강화하고, 은행의 초과 이익에 세금을 부과하는 정책을 추진했다. 이는 금융 시장을 완전히 부정하는 정책이라기보다 국가가 금융 흐름을 자국 산업에 더 강하게 연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독일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나 오스트리아의 자유당(FPÖ)은 또 다른 방식으로 금융 정책을 제시한다. 이들은 금융 시장 자체를 부정하기보다 국내 자본 시장을 강화하고 국민의 저축을 자국 기업 투자로 연결하는 정책을 강조한다. 독일에서는 '독일식 주식 문화'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등장했다.
미국에서도 이런 논쟁은 나타난다. 도널드 트럼프가 이끄는 공화당은 금융 규제 완화와 감세 정책을 통해 자본 시장의 확장을 지지해 왔다. 동시에 해외에 축적된 미국 기업의 이익을 국내로 환류시키는 세제 개편을 추진하기도 했다. 이러한 정책은 금융 자본과 국가 권력의 관계를 둘러싼 또 다른 형태의 극우 경제 정치로 해석될 수 있다.
정치에서 병리로 : 극우의 변질
▲2021년 1월 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 시위대가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 서쪽 벽을 기어오르고 있다. 당시 상·하원은 이날 합동회의를 개최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인증할 예정이었으나 시위대가 의사당에 난입하는 초유의 사태로 회의가 전격 중단됐다.연합뉴스/AP
이처럼 정치로서의 극우는 정책적 완성도나 세련됨의 정도와 무관하게 서로 다른 경제적 상상과 정책 프로그램을 제시하기도 한다. 어떤 세력은 국가가 금융을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다른 세력은 오히려 금융 시장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런 정책 제안 자체는 민주주의 정치 안에서 충분히 논쟁될 수 있는 정치적 입장이다.
그러나 극우라는 이름이 폭력적이거나 배타주의적 병리현상으로 나타나는 순간 그 성격은 완전히 달라진다.
특정 집단을 공동체의 경쟁자가 아니라 오염원이나 제거 대상으로 묘사하고, 폭력이나 불법적 행동을 공동체 보호의 수단으로 정당화하는 정치가 등장하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정치적 입장이 아니다. 바로 이것이 비논리적이고 비상식적인 행동을 정치적 입장의 이름으로 보호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이런 장면은 이미 여러 나라에서 나타났다. 미국에서는 선거 결과를 부정하는 군중이 의회를 점거하는 사태가 벌어졌고, 독일에서는 극우세력이 의회를 무력으로 장악하려는 쿠데타 음모가 드러나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이 경계의 붕괴는 이미 구체적 장면으로 나타났다. 윤석열의 계엄 선포와 내란 혐의 수사가 이어지자 일부 강경 지지층은 사법 절차 자체를 정당한 법 집행이 아니라 '체제를 탈취하려는 세력의 음모'로 해석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서울서부지법 난입과 기물 파손, 판사실 침입, 경찰 폭행까지 벌어졌고 관련자 수십 명이 기소되었다.
이런 순간 정치적 갈등은 정책 경쟁이 아니라 제도 자체에 대한 공격으로 변한다. 특정 집단을 공동체의 적으로 규정하고, 음모론과 비상권력의 언어가 결합하며, 물리적 공격마저 정치적 권리처럼 정당화되기 시작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민주주의는 의견을 보호하는 체제라는 자신의 원리를 역이용당하게 된다.
관용의 한계 : 극우라는 이름의 알리바이
극우는 정치적 대안의 형태로 등장할 수도 있다. 그러나 폭력과 음모론, 제도 불복이 결합하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정치가 아니다.
민주주의는 다양한 의견을 보호하는 체제다. 그러나 제도를 파괴하는 행동까지 정치적 권리의 이름으로 보호하는 체제는 아니다. 병리적 행동이 정치적 입장의 언어 뒤에 숨는 순간 민주주의는 스스로를 방어할 기준을 잃는다.
극우라는 정치적 이름이 그런 행동의 알리바이가 되어서는 안 된다. 관용의 이름으로 그것을 받아들이는 순간 민주주의는 자신의 원리를 스스로 무너뜨리게 된다.
이란 “미국·이스라엘 제외한 모든 국가 통행 보장”
외교 접촉으로 해협 통과…인도·튀르키예 사례
트럼프 ‘호르무즈 연합’ 압박…각국은 ‘신중’
우리 정부도 ‘신중’… 명분 없는 전쟁에 누가 나서겠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을 보내자며 다국적 연합 전력 구성을 몰아붙이고 나섰다. 반면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을 제외한 제3국 선박의 통행은 안전하게 보장되고 있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군사적 대결을 부추기는 미국과 외교적 해법을 찾는 각국의 움직임이 엇갈리고 있다.
이란 “미국·이스라엘 제외한 모든 국가 통행 보장”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미국 CBS 방송 등과의 인터뷰에서 미국과의 협상 가능성을 잘라 말하며 항전 의지를 분명히 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우리는 휴전이나 협상을 제안한 적이 없다”며 “이 전쟁은 미국이 선택한 것이고, 우리는 끝까지 스스로를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이 승리할 수 없다는 점을 깨달을 때까지 방어는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 통행 문제와 관련해 “미국과 이스라엘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 개방돼 있다”며 제3국 선박의 안전한 항행은 보장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해협이 봉쇄된 것은 아니며 선박들이 통과하지 않는 것은 미국의 군사행동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외교 접촉으로 해협 통과…인도·튀르키예 사례
실제로 일부 국가들은 이란과의 외교 접촉을 통해 해협 통과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이란과 협의를 통해 자국 가스 운반선 2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장관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이란과의 대화가 실제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튀르키예 정부도 이란과 협의를 통해 자국 선박이 해협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튀르키예 교통인프라부는 자국 선박 15척 가운데 1척이 이란의 허가를 받아 통과했으며, 나머지 선박도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유럽에서도 외교 접촉이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에너지 수송 문제와 관련해 이란과 협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호르무즈 연합’ 압박…각국은 ‘신중’
그러나 이러한 흐름은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호르무즈 연합’ 구상과 충돌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사회관계망(SNS)을 통해 한국,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 등 5개국에 군함 파견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15일에는 추가로 2개국을 더해 총 7개국에 참여를 요청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참여 의사를 밝힌 국가 명단은 공개하지 않은 채 “누가 참여했는지 우리는 기억할 것”이라며 압박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도 동맹국을 향한 압박을 이어갔다. 그는 “우리는 원유 수입의 1% 미만만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들여오지만 일본은 95%, 중국은 90%, 한국은 35%를 이 해협을 통해 수입한다”며 “이들 국가가 나서서 해협 문제 해결을 도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어떤 나라에는 4만5천명의 미군이 주둔하며 그들을 보호하고 있다”며 사실상 한국과 일본의 미군 주둔을 거론하며 노골적인 참여 압박에 나섰다.
각국 반응은 대체로 신중하거나 부정적인 분위기다.
가디언에 따르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이란 전쟁과 관련해 “우리는 더 넓은 전쟁으로 끌려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며 확전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프랑스 외교부는 자국 해군의 중동 파병 보도를 부인하며 “프랑스 군은 갈등을 부추기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지역 안정을 위해 동지중해에 머무르고 있다”고 밝혔다.
독일 외무장관은 나토의 해상 작전을 호르무즈 해협까지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 “효과가 의문스럽다”며 참여 필요성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호주 정부 역시 군함 파견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중국은 미국의 연합 구상 자체를 비판했다.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전문가 평가를 인용해 “미국이 더 많은 국가를 분쟁에 끌어들이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왜곡하는 것”이라며 긴장의 근본 원인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 공격에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 정부도 ‘신중’… 명분 없는 전쟁에 누가 나서겠나
일본은 오는 19일 미국에서 열릴 미일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파병을 요청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다카이치 일본 총리는 국회에서 “미국으로부터 공식 요청은 없었다”며 즉답을 피하면서도 “일본 정부로서 필요한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 역시 “한미 간 긴밀히 소통하면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논의를 한 뒤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며 신중한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합 전력을 꾸려 동맹국들을 전쟁터로 내몰려 하지만 실제 파병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미국의 명분 없는 침략 전쟁에 당사자로 뛰어들 나라가 어디 있겠는가. 제 나라 젊은이들을 사지로 내모는 선택에 박수를 보낼 국민은 어디에도 없다.
▲김어준씨 유튜브에 출연했던 국무총리 후보자 시절의 김민석 총리.=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영상 갈무리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을 진행하는 김어준씨와 김민석 국무총리가 또 충돌했다. 김어준씨가 김민석 총리의 미국 방문을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이라고 규정하자 김 총리가 직접 페이스북에 “어처구니 없는 공상”이라고 반박한 것이다. 동아일보는 “당이 외부 스피커에 더 이상 좌우돼선 안 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며 “‘뉴이재명’은 ‘탈김어준’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는 사설을 냈다.
김어준씨는 지난 14일 방송에서 “왜 총리가 50일 밖에 되지 않았는데 (미국에) 또 왔느냐, 이 질문은 다들 궁금해한다”며 “대통령 방식의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의 일환이구나라고 저는 해석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주자 군들에 대해서도, 잠재적인 주자군들에 대해서도 저 영역에서 각자 성장하라는구나라고 느낀 대목들이 있었다”고 했다.
이에 김민석 총리는 페이스북에 “총리의 외교활동을 대통령님의 후계 육성 훈련으로 해석한 언론도 있더라”라며 “간담회 제 발언 어디에도 ‘외교 경험을 쌓아 국정에 활용하라는 대통령의 주문이 있었다’는 문구는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외교 경험을 쌓으라’는 말씀을 (대통령이) 하신 적도 없고. 더구나 이 모든 것을 차기 주자 육성 일환 운운하는 건 어처구니 없는 공상”이라고 했다.
동아일보 “김어준, 당 강경파들 주장에 힘 싣고 확산시키는 역할”
한국일보는 17일자 3면 <총리 방미 외교도 “차기 훈련” 깎아내린 김어준의 ‘뉴스 공상’> 기사에서 “총리 공식 순방 외교를 ‘국내 정치용’으로 깎아내린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국일보는 “여당 내에선 이른바 ‘공소 취소 거래설’과 관련해 김씨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쏟아지고 있다”고 했다.
김어준씨와 김 총리의 충돌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일 김씨는 이 대통령 해외 순방 당시 중동 정세 불안에도 “국무회의조차 없었다”며 국정운영을 지적하자 총리실이 보도자료를 내고 “순방 중 관계 장관회의를 매일 개최했다”고 반박했다. 지난 1월 김씨가 운영하는 여론조사꽃의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김 총리를 포함하지 말아 달라는 총리실 요청에도 김 총리가 계속 포함되자 총리실이 “매우 심각한 유감을 표시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 17일자 한국일보 3면 기사.
지난 16일 이재명 대통령도 김어준씨를 간접 언급했다. 검찰개혁 관련 김어준씨가 방송에서 이견을 드러낸 걸 소개한 중앙일보 기사 <李 정부안 주장에…김어준 “집권하니 관대, 설득되고 싶다”>를 자신의 엑스에 공유하며 이 대통령은 “검찰개혁에 대한 일각의 우려는 기우”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검찰개혁의 핵심은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 검사의 수사권을 배제하는 것”이라며 “수사기소 분리와 검찰의 수사배제는 국정과제로 이미 확정된 것이고 돌이킬 수 없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17일 <‘뉴이재명’은 곧 ‘脫김어준’… “檢개혁 본질과 괴리돼선 안 돼”> 사설을 냈다. 동아일보는 “여권에서 검찰개혁 관련 이견이 커지는 건 민주당 내부의 노선 갈등과 무관치 않다. 이 대통령은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면서 중도 확장을 시도하고 있지만 당내엔 이념적 선명성을 내세워 이런 기조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며 “특히 검찰개혁안을 두고 민주당 강경파 의원들이 반대해 왔고, 김어준 씨도 당 밖에서 강경파들 주장에 힘을 싣고 확산시키는 역할을 해 왔다”고 했다.
▲ 17일자 동아일보 사설.
동아일보는 최근 김어준씨 방송에서 불거진 ‘공소취소 거래’ 의혹을 가리켜 “검찰개혁 당정협의안의 정당성을 흔들려는 시도에 적극 대처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함께, 당이 외부 스피커에 더 이상 좌우돼선 안 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했다. 이어 “검찰개혁은 철저히 국민 실생활을 중심에 놓고 진행돼야 한다”며 “강경파의 소모적인 공세에 발목 잡히면, 민생엔 상대적으로 소홀해질 수밖에 없고 실용을 앞세운 국정동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뉴 이재명’은 ‘탈김어준’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했다.
김희원 한국일보 뉴스스탠다드 실장은 ‘공소취소 거래’ 의혹과 관련해 <김어준, 책임지지 않는 힘> 칼럼을 냈다. 김 실장은 “이제는 뉴스공장에 언론으로서 책임을 묻는 이들이 많아졌다”며 “(공소취소 거래설을 제기한) 장인수 전 기자는 대통령을 직권남용으로 수사하겠다는 검찰에 대한 경고가 핵심이라고 항변했는데, 이것이 문제의 근원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기자의 임무는 진영을 위한 경고가 아니라 권력 감시”라고 했다.
▲ 17일자 한국일보 칼럼.
김 실장은 “딴지일보, 나는꼼수다, 뉴스공장을 거치며 세를 확장한 김씨의 장기는 분방한 패러디와 음모론적 논평이었다. 그런 무책임은 더 이상 허용되지 않는다. 그의 영향력이 너무나 커졌기 때문”이라며 “뉴스공장은 스스로 언론 기능을 키웠다. 전직 기자들을 고정 출연시켜 취재의 폭을 넓혔고, 청와대 출입기자도 보유했다. 그 전부터 유시민 작가나 언론학자 겸 방송인 정준희씨는 기성 언론을 비판하며 김씨를 ‘진짜 저널리스트’로 치켜세우지 않았던가”라고 했다.
김 실장은 “언론인으로 인정받을수록 김씨에겐 큰 도전이 주어진다. 정파적 이익보다 사실을 우선시할 수 있는가, 통쾌한 논평보다 지루한 검증을 감당할 것인가, '우리 편'도 비판할 수 있는가”라며 “김씨가 정파적 시장을 버리기 쉽지 않겠지만 음모론과 조롱을 막 던져도 되는 시절로 돌아가기도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저널리즘 규범에 더 진지하기를 나는 바란다”고 했다.
파병 요구하는 트럼프에 한겨레 “부당한 압력에 꺾이지 말아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달 말로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방중하기 전 중국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여부를 알고 싶다고 밝혔다. 파병을 하지 않는다면 미·중 정상회담을 연기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국을 포함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는 데 도움을 주지 않는 동맹은 “나쁜 미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경고까지 했다. 17일 아침신문이 나오고 난 뒤 트럼프 대통령은 실제로 중국 측에 한 달 정도 정상회담 연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한겨레는 17일 <‘파병하라’ 위협한 트럼프, 부당한 요구에 응하면 안 된다> 사설을 통해 “UN은 물론 동맹들과 한마디 상의 없이 국제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예방 공격’을 감행한 뒤, 뒷감당이 어려워지자 팔을 비틀어가며 ‘책임 분담’을 요구하고 나선 꼴”이라고 해석했다.
▲ 17일자 한겨레 사설.
한겨레는 “미국의 보복이 신경 쓰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명분 없는 전쟁’에 함부로 젊은이들을 내보내 피를 흘리게 할 순 없는 일”이라며 “우리만의 확고한 원칙을 갖고, 비슷한 상황에 놓인 주요국들과 긴밀히 소통해가면서, 미국의 부당한 압력에 꺾이지 말아야 한다”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정상회담 연기까지 각오한 것을 두고 한겨레는 “해협 봉쇄가 이어져 국제 유가가 치솟는 상황에 대해 절박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며 “하지만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에 교전이 이뤄지고 있는 지역에 함선을 파견하면, ‘국제법 위반’임이 분명한 미국의 무력행사에 가담하는 꼴이 된다. 그로 인해 우호국인 이란과 관계가 파탄에 이르게 되고 우리 해군이 공격을 받아 큰 피해를 볼 수도 있다”고 했다.
조선 “일본은 백신 부작용 연결 고리 엄격하게 따지지 않아”
조선일보가 코로나19 백신 부작용 관련 기사를 17일 연달아 냈다.
1면 <“백신 부작용·이물질 확인됐는데 정부, 지금도 악성 민원인 취급”> 기사에서 조선일보는 김두경 ‘코로나19 백신 피해자 가족 협의회’ 회장을 인터뷰했다. 조선일보는 “이들의 목소리는 최근 감사원 감사 결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며 “정부의 관리 부실로 곰팡이·머리카락 같은 이물질이 발견된 코로나 백신과 같은 공정에서 만든 백신 1420만회분이 국민에게 접종됐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라고 했다.
8면 <“백신 맞은 아들 걷지도 못하는데, 정부선 한명도 사과하러 안 와”> 기사에서 인터뷰가 이어졌다. 조선일보는 “법원도 정부가 백신 부작용으로 인정하지 않던 뇌출혈, 급성 심근경색 사망에 대해 ‘백신과의 인과성이 인정된다’는 판결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며 “김두경 회장의 아들도 뒤늦게 법원으로부터 인과성을 인정받은 경우”라고 설명했다.
조선일보는 8면에 <정부서 부작용 아니라던 뇌출혈·심근경색 사망… 법원서 인과성 인정>, <美 관련 청구 1만여건, 실제 보상 44건 그쳐… 日은 대체로 피해 인정> 기사를 연달아 냈다. 조선일보는 “미국과 영국은 부작용이 백신 때문에 생겼다는 점이 분명하게 입증돼야 한다. 반면 일본은 백신 접종과 부작용 사이의 연결 고리는 엄격하게 따지지 않는다”고 했다.
유럽의 전장은 4번의 겨울을 넘기면서 지리한 소모전, 극한의 지구전 양상으로 뒤섞여 있고 중동에선 '더러운 전쟁'이 촉발한 지옥문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 '동맹'들은 철저히 거래중심으로 재편하려는 미국의 일방적 '동맹 블록화' 압박에 따라 선택을 강요당하고 있다.
서반구(Western Hemisphere)를 독점적 세력권으로 삼으려는 미국의 의지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쿠바를 향해서도 가차없는 군사작전을 예고하고 있으며, 대만해협을 둘러싼 동북아의 긴장도 고조시키고 있다.
세상의 혼란과 격동은 나라 안의 사정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당장의 위기에 대한 불안, 앞날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다.
미국연방대법원의 위법 판결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1월 14일 한국이 총 3,500억달러의 대미투자를 합의한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에 따른 이행절차는 예정대로 강행되고 있다.
국내 제조업 생산기지가 미국으로 이전하면서 국내 중소 제조업 약화와 산업 공동화를 비롯해 국내 투자와 일자리 감소, 지역산업 생태계 붕괴 등 여러 우려가 제기되었지만 결국 미국 의존을 벗어날 수 없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는 한국경제가 미국 중심 공급망에 참여하는 것은 전략적 필요라는 주장이 압도한 결과이다.
한미 동맹현대화, 주한미군 역할의 전력적 유연성에 합의함으로써 원치않는 지역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는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2024년 12월 3일 윤석열의 위헌·위법한 비상계엄 선포에 맞서, 햇수로 3년이 되는 2026년 3월까지 내란청산과 사회대개혁 과제를 위해 치열하게 대응해 온 한국 사회는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안팎의 격변에 직면해 있다.
분명 위기이되, 극복의 길을 따라 제대로 가고 있지 못하다면 그것이 더 큰 위기일 수 있는 상황이다.
[통일뉴스]는 북한의 제9차당대회가 끝나고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한지 닷새째 되는 지난 4일 진보민중진영이 생각하는 2026년 한국사회의 과제와 진보의 역할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해 상설 연대투쟁체인 전국민중행동의 김재하 공동대표를 만났다.
김 대표는 지난 연말 병치료를 위해 두어달 병원 신세를 진 뒤 이제 쾌차해서 몸을 추스리는 상황에서도 밝은 얼굴과 힘있는 목소리로 '투철한 진보 낙관주의'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안팎의 수구 기득권이 적나라한 실체를 드러내지 않을 수 없는 혼돈의 시대에, 사람들은 빠르게 현실의 문제를 인식하고 있으며 '중도보수'의 이념과 가치는 곧 한계에 봉착할 수 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진보진영은 비록 일시적 혼란을 겪고 있지만 문제 해결을 위한 투쟁을 통해 오랜 세월 누적된 대중의 '공포심'과 '패배주의'를 극복하고 '조직된 대중'의 힘을 키워 '진보의 공백'을 빠르게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철도기관사 출신의 김 대표는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장을 거쳐 민주노총 비대위원장(2020.7~12)을 지냈으며, 현재 한국진보연대와 전국민중공동행동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김재하 전국민중행동 공동대표는 진보진영이 비록 일시적 혼란을 겪고 있지만 문제 해결을 위한 투쟁을 통해 오랜 세월 누적된 대중의 '공포심'과 '패배주의'를 극복하고 '조직된 대중'의 힘을 키워 '진보의 공백'을 빠르게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아래는 [통일뉴스]사무실에서 지난 4일 진행한 김재하 전국민중행동 공동대표와의 인터뷰 일문일답이다.
중요한 건 대중의 지혜와 힘
□ 통일뉴스 : 상상도 못할 일들이 연일 터지고 있습니다. 여러 현안이 있겠습니다만 특별히 올해 주목해서 생각하고 있는 게 있으신지 먼저 말씀해 주시죠?
■ 김재하 전국민중행동 공동대표 : 특별한 사안이나 의제보다는 이제 대중의 의식화가 정말 중요한 때가 왔다는 생각이 들어요. 의제로 본다면 자주, 평화, 통일, 민생 등 여러가지가 있죠. 조금 더 넓게 보자면 요즘 AI(인공지능)과 관련한 미래 전망, 한국경제의 앞날에 대한 고민을 비롯해서 다양합니다. 결국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극복할 수 있는 건 대중의 지혜와 힘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건 대중들이 의식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죠. 그런 점에서 대중의 의식화가 핵심과제라고 봅니다.
문제는 시대의 과제가 바뀌었는데, 대중 의식화 수준은 아직 거기까지 못미치는 것 아니냐는 것이겠죠. 올해 내내 예상했던 투쟁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 못한 상황도 불거지겠지만 그 과정에서 노동자·민중의 의식을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높일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제일 큽니다.
□ 작년에 미국과 관세·통상협상하는 과정에서 좀 놀라웠던게, 우리 정부가 아주 폭력적인 압박을 가하는 미국의 부당한 요구를 받아들이는데 대한 반대가 그렇게 크지 않았습니다.
■ 제가 볼때 설문조사를 하면 90% 이상의 우리 국민들은 '미국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한국을 경제적으로 수탈하려고 하는 것이다, 나쁘다', 뭐 이렇게 생각할 것 같애요. 문제는 그렇게 생각은 하는데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가 하는 것이 중요하잖아요. 사실은 반대하는 행동을 보이진 않거든요.
그 이면에는 패배주의가 있고, 패배주의와 연결된 '숭미 사대주의'...요즘은 '숭미'는 많이 죽은 거 같긴해요. '세계 최대 강대국인데, 우리가 어떻게 해 볼려고 해도 안된다, 그럼 적당한 수준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자', 이렇게 되는 거죠.
미국의 일방적이고 폭력적인 행태는 다 싫어하는데, '그래서 어쩔래'라고 하면 결국 선택은 두 가지잖아요. 지금같이 미국의 속국처럼 아니꼬와도 참든지, 아니면 허리띠 졸라맬 각오를 가지고 '한판 붙자'고 하던지. 사람들이 전자의 길을 선택하는 이유는 뿌리깊은 공포심, 그리고 공포심에 기초한 패배주의인거죠.
아무리 해도 안된다는 거에요. 그러니까 '대충 잘했다'고 말하는 거죠. 저는 그렇게 봅니다. '빛의광장'에 같이 있었던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한판 붙자'는 마음은 여전히 굴뚝같애요.
조금 더 깊이 들어가보면, 자립경제와 같은 경제구조의 성격과도 연결될 것 같애요. 우리는 한번도 그런 경제구조를 경험해 보지 못했고 진보진영에서도 담론조차 제대로 꿈꿔보지 못한 그런 한계가 있는거죠.
분단 후 지금까지 우리는 지하자원도 부족하고 땅덩어리도 좁아서 수출로 먹고 살아야 한다는 세뇌를 당해왔잖아요. 사실 그런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힘은 우리 자체의 자립적인 기술능력을 높이는 것인데, 아직 거기까지 상상을 못하고 있으니까 수출주도경제인 우리는 뭘 먹고 살아야 할지 엄두가 안나는 거겠죠.
□ 지금 우리에게는 새로운 꿈이 필요하다는 것이겠군요.
■ 예를 들어 과거 열명의 노동력을 투입하던 일을 한명만 투입해도 가능하게 되는 AI(인공지능)시대가 본격 도래하면 고된 노동에서 해방되고 남은 시간엔 문화생활을 할 수 있으니 살기 좋은 세상이 될 수 있잖아요. 나머지 9명은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문제가 남겠죠. 외국자본이든, 국내자본이든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자본의 이윤은 더 커지니까.
결국 사회 전체적으로 노동의 재분배, 재배치가 되어야만 해결되는 문제에요. 예를 들면, 국가가 나서서 AI 도입으로 인해 늘어나는 사회적 부를 식량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귀촌 젊은이들에게 배분하는 거죠. AI 인프라를 조성하는데는 엄청난 국가예산이 들어가는데, 더욱 커지는 이윤을 자본이 독식하면 불평등이 심화되는 구조가 되는 것이죠.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건 현재의 체제나 정치에서 불가능에 가까워요. 워낙 복잡하긴 합니다만, 결정적으로 정부의 실행의지와 능력, 힘의 문제라고 봅니다.
□ 다시 조금 전 말씀으로 돌아가서 미국에 대한 패배주의나 공포심같은 것도 있겠지만 어쨌든 정책을 최종 결정하고 집행하는 건 우리 정부 아닙니까? 이재명 정부에 대해서는 전체적으로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 한계와 긍정성이 혼재돼 있다고 봐야겠죠. 긍정성을 먼저 보자면 윤석열 정권과 비교를 할 수 없을 만큼 '빛의광장'의 요구를 수용하려고 하는 것이겠고, 한계에 대해서는 대통령 개인이나 정부의 문제일 수는 있겠지만 그건 속속들이 알 수 없는 것이구요.
지금 미국에 맞서려면 베네수엘라나 이란의 경우처럼 목숨을 내놓아야 하는게 현실이에요. 국가안보실장과 통일부장관의 갈등도 보이지만 그런 문제를 가지고 쉽게 말할 수는 없겠죠.
당연히 한계는 비판하고 긍정성은 인정하면서 손잡고 같이 할 수 있다면 협력하는 것인데요. 그렇게 하거나 또는 하지 않는 것은 그들의 문제이겠구요. 이걸 정권에 대한 지지냐, 비판이냐 이렇게 하면 굉장히 운신의 폭이 줄어들어요.
다소 모호하기는 하지만 진보진영이 정부의 한계에 대한 비판을 하지 않으면 '위성전선'이 된다고 할 수 있죠. 여당의 뒤에서 독자성이 결여된 '위성정당'을 비판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에요.
정확하게 우리는 민중전선에서 해야 할 바 역할은 분명히 하되, 일각에서 주장하는대로 '미국의 품에서 벗어날 용기도 없다'고 하면서 정부를 배척하기만 할 문제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지난 설 명절이 끝날 무렵 주한미군이 우리 정부에 통보없이 서해에서 독자적으로 작전을 하다가 중국과 충돌위기까지 간 사실이 있었습니다. 한미 동맹현대화, 주한미군 역할의 전략적 유연성에 합의한 결과가 이렇게 나타나기 시작한 건데, 의도치않은 지역분쟁에 휘말려들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 통보를 했다, 안했다. 사과를 한다, 아니다. 뭐 말들이 많은데 한미연합 작전체계가 있고 거기 한국군 장성들이 있을 것 아니에요. 아마 미리 알았을 거에요. 그런 점에선 주한미군측에서 국방부장관한테 보고하지 않은 건 한국군의 문제라고 지적한게 틀린 건 아니죠.
오히려 더 근본적 문제는 유사시를 상상하더라도 미국과 중국이 서해 공해상에서 전투를 하는게 아니라 발진기지인 평택이나 오산, 군산이 공격을 받는 거라고 봐야겠죠.
이란이 주변 국가의 미군기지를 집중 공격하는 과정을 보면 충분히 그럴 수 있습니다. 전쟁은 게임이 아니잖아요. 오폭도 발생하고 오판도 있죠. 우리가 남의 나라 전쟁에까지 끌려들어갈 수도 있어요.
지금 정부의 스텝이 막 꼬이는 모습이 있습니다. 중국과의 관계도 좋게 해야 되는데, 중국이 예민하게 생각하는 서해에서 공중훈련을 하면서 '우리 의지와는 상관없다'는 말을 해서는 상대가 이해할 수 없죠.
러시아에 대해서도, 북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에요.
북극항로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하면서도 러시아를 공격하는데 사용되는 155mm 포탄을 미국에 제공하고, 남북관계는 엉망진창인데도 서울을 출발한 고속열차가 평양, 신의주를 거쳐 대륙으로 연결하도록 하겠다는 비현실적인 발표를 하고 있잖아요. 말이 안되는 행보죠.
□ 이렇게 말과 행동이 상충되는, 엇박자가 나는 상황은 어떻게 이해해야 됩니까?
■ 둘중 하나겠죠. 말이 안되지만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다거나, 아니면 설사 그렇다고 하더라도 중국이나 러시아, 북한이 우리 사정을 이해해 주겠지 라는 것 아닐까요.
주권과 평화가 핵심과제
"진보의 과제는 대체로 주권과 평화, 평등과 민생 문제를 중심으로 생각합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현재 세계 질서를 대개 무질서, 다극화, 대전환으로 정의하는 것 같습니다. 북에서는 혼란과 격변이라고 표현하는데요. 다시 한번 우리 사회 진보의 과제를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 문제는 식민지체제에 경제는 몇십년간 종속된 조건에서 답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는 거죠. 해명도 안되고...
진보의 과제는 대체로 주권과 평화, 평등과 민생 문제를 중심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평등과 민생문제 해결은 해방 이후 계속 이어져 온 문제이기도 하죠. 자주적 민주정부를 세워도 계속 설득하고 개조하는 과정이 수반되는 장기적 과제가 될 공산이 클겁니다.
우리의 경우 자본주의가 전일화된 기간도 오래되었고 워낙 이해관계의 충돌이 큰 일이어서 더욱 그렇습니다. 더군다나 우리는 주권이 없으니까 그 자체가 불가능하잖아요.
결국 평등사회로 가려고 해도 주권이 필요하다, 그 핵심은 정치권력의 성격에 관한 문제라고 봐야겠죠. 정권의 힘을 가지고 사회를 변화시켜야 하는데 아직은 거기까지 못가고 있는 상황이니까요.
지금 전 세계가 극심한 혼돈의 시대라고 하죠. 우리 내부도 그렇구요. 5년전의 세계와도 완전히 다른건데, 정치적 역량이나 전망을 포함해서 진보가 많이 부족합니다.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사상과 이념으로 무장한 정치집단이 대중을 묶어 세우고 그 힘을 발휘해서 전진해 나가야 하는데, 지금은 그런 것들이 부재하고 모색하는 중이라고 봐야겠죠.
거칠게 분류하면, 주권과 평화를 고민해 온 진보의 한 흐름은 제도권으로 들어가서 중도 보수화됐고, 평등과 민생을 강조하던 세력은 다원주의, 서구식 사민주의에서 대안을 찾으려고 하는 것 같애요.
□ 문제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욱 위기라고 볼 수 있겠군요.
■ 위기라는 생각까지 하진 않습니다. 기본적으로는 낙관합니다. 지금 대중들은 예전보다 아주 빠르게, 우리가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현실을 인식하고 문제도 파악하고 있어요. 아무튼 운동 주체 세력도 혼란을 겪고 있지만, 앞으로 얼마나 잘 하느냐에 따라서 해결의 방향과 방법을 찾아나갈 거라고 생각합니다. 몇 년 안에 해결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대중들은 엄청나게 지혜롭습니다. 남은 건 운동 주체세력의 역할이겠죠. 사회운동에서 진보의 재정립같은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과연 진보가 뭐냐?라는 거죠.
□ '진보의 재정립'이라는 측면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고민이 필요할까요?
■ 진보는 상대적 개념이어서 예전 박정희 시절에는 '유신독재 철폐'가 진보였다면, 지금 진보의 가치는 기본적으로 '주권과 평등'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중 핵심은 주권문제인데, 국가·정치·군사영역 뿐만 아니라 경제 영역까지도 실제로 좌우하고 있잖아요.
예를 들어 현대자동차나 삼성전자, 조선소같은 건 아주 중요한 우리의 재부이잖아요. 이 산업이 잘돼야 되는데, 그렇다고 전부 중소기업으로 하자고 해서는 안되거든요. 투자도 해야 되기 때문에 개별기업에만 맡길 일이 아니라 국가차원의 결정이 있어야죠. 그런데 지금 우리 경제는 이런 자립적 경제능력과 재부를 발전시킬 수 있는 주권 영역에서 가로막혀 있는 거죠. 삼성이나 에스케이하이닉스의 반도체산업을 발전시키는 건 맞는데 미국이 아니라 우리 것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잖아요.
중도보수의 이념과 가치는 한계 봉착할 것
□ 민주당은 중도 보수를 표방하고 나머지 거대 정당 중 한 곳은 극우의 길로 가고 있습니다. 진보의 자리가 공백처럼 느껴지는 상황이지 않습니까? 어떻게 그 공백을 메워야 할까요?
■ 진보가 더 크게 역량을 강화하려면 세 축이 있겠다, 먼저 정당으로 표현되는 정치역량입니다. 그 다음은 대중조직과 전선역량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제일 중요한 게 정치역량이죠.
특별한 왕도가 있는 것 같지는 않아요. 제가 보기에 대중들이 지금 이재명 정권에 환호를 보내는 건 지극히 정상적입니다. 윤석열 잔존세력이 버티고 있으니까 더욱 그런거에요. 뒤집어보면 드디어 오래된 식민지체제의 뿌리가 다 밝혀지고 있는 거죠.
사법부도 그렇습니다. 예전에는 대충 고상한 척하면서 본색을 드러내지 않고서도 체제를 유지할 수 있었는데, 이제 노골적으로 본심을 드러내고 있어요. 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적당히 국제규범이다 뭐다해서 체면도 차렸는데, 지금은 그렇게 감당이 안되는 거죠.
그런 점에서 완강한 식민지체제의 기득권 뿌리와 그에 부역하는 세력들이 아직 남아있는 조건에서 그것들과 대항하는 현 정권에 대중들이 환호를 보내고 지지하는 건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100% 만족하느냐고 물어보면 '뭐 한계가 있지, 그렇지만 어떻게 하겠느냐'는 것이 거든요.
그런데 진보진영이 부족하다는 것 아닙니까. 그렇지만 줄기차게 투쟁하고 의식화하며 힘을 키우는 과정은 아주 빠르게 진행될 거라고 봅니다. 먼저, 지금의 현 정권이 표방하는 중도보수의 이념과 가치로는 경제와 안보를 다루는데서 한계에 봉착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그래요.
안보문제만 보더라도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는 정책이 시행되고, 그에 대해 미국의 압박은 더 강해질 것 아닙니까. 미국의 이란 공격이 어떻게 끝날지는 모르겠는데, 지금 미국 입장에서는 이재명 정부의 사정을 봐 줄 여유가 없잖아요. 더 강압적이고 노골적으로, 아주 폭력적으로 나올 거애요.
경제문제는 더 말할 게 없죠. 주식시장이 6천을 향해 곡선을 그리든 말든 이미 기초가 허물어지고 있잖아요. 이럴 때 현 정부의 한계가 보이면 수구보수세력이 틈을 노리고 역전시키려고 나오겠죠. 그렇게 돼서는 안될 일이잖아요. 그게 좀 어려운 대목이긴 합니다.
□ 전국민중행동에서 대전환의 시대를 대비하는 연구활동같은 걸 준비할 필요도 있을 것 같습니다.
■ 아주 중요한 과제입니다. 진보적 지식인들이 노동자, 농민에 비견되는 중요한 역할을 해 주어야 하는데 이들이 몸담고 전체를 포괄할 수 있는 연구가 정말 필요합니다. 아쉽게도 아직까지 우리의 힘이 못미치네요.
□ 2년 전부터 시작해서 작년 1년과 지금까지 내란 청산, 사회대개혁이라는 과제를 실현하기 위해 달려왔는데요. 그동안 어떻게 진행됐는지 평가해 주신다면요.
■ 지금도 진행형이죠. 내란청산 과제는 워낙 많고, 사회대개혁도 각 영역이 있잖아요. 광장의 요구에 비해서는 많이 미흡한 내용이고 속도도 느립니다.
결국 내란청산과 사회대개혁 과제는 진보진영의 투쟁과 힘만큼 가게 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원래 기성 정치권은 광장에서는 다 약속하거든요. 그러다 나중엔 달라지죠. 노동자 민중의 투쟁과 힘이 그 수준을 좌우할 겁니다.
국무총리실 산하 사회대개혁위원회를 설치하고 정부, 시민사회단체, 정당들이 모여서 각 영역별로 한다고 하는데, 현실적으로는 조금 진척을 보이는 일도 있고 어떤 일은 속도가 안나거나 수위가 낮아지는 것도 있어요. 곧 지방선거인데, 그런 건 아직 손도 못대고 있죠.
정부 산하에 민관위원회를 만들었고, 그러면 정부 입장도 있는 것이기 때문에 불가피한 측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 그 추운 겨울에 광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간절하게 희망과 연대를 이야기했는데, 눈녹듯 사라져 버린 느낌도 있는 것 같습니다.
■ 결국은 조직화된 역량이 돼야 된다는 걸 절감하죠. 광장에서 자유발언에 나선 젊은이들에게 희망이 없다는 것이 안타까운 일입니다. 물려받은 재산이 많거나 아주 공부를 잘하는 사람은 예외이겠지만요. 노동자들 중에서도 공무원이나 공기업, 대기업에 취업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취업할 곳이 없거나 불안정합니다. 기껏 월급 3백만원을 받아도 집세 내고 밥 사먹고 하면 남는게 없어요. 희망이 절벽이라는 말이 그냥 나온게 아니에요.
희망이 절벽이라는 심정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조직화된 힘이 없으면 울분을 토로하는 것밖에 할 수 없어요. 그래서 조직화된 힘이 정말 필요합니다.
북, '적대적 두 국가론'...'자주권'이 요체
김 대표는 지난 몇년간 우크라이나, 가자, 베네수엘라, 이란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태를 전하는 언론 보도에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독자들에게 "절대 언론 보도를 그대로 믿어서는 안된다"고 하면서 [통일뉴스]에는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일이 벌어지는 격동의 세계를 균형감있게 전달하는 진보언론의 역할이 특별히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다른 질문입니다. 지난 달 19일부터 25일까지 북한은 제9차당대회를 개최했는데, 어떻게 보셨는지요?
■ 여러 곳에서 분석들을 하시는데, 저는 그 내용보다도 한달 넘게 아래로부터 총화를 하고 5천 명의 대표가 선출돼서 일주일동안 토론끝에 결론을 내는 과정이 참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북은 인구도 2,600만 명 정도로 그리 많지 않은데, 핵무기 개발, 대규모 건설, 제재속 자력갱생, 농업생산과 같은 일들을 어떻게 다 할까? 평소 궁금했어요. 이번에 그런 힘의 원천을 본 것 같애요.
지난 5년간 크게 성과를 냈다고 하면서 자신감을 보이는 것도 특징적으로 봤습니다.
□ 이번 제9차당대회를 보면서 남북관계는 꽤 긴 시간동안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고착될 것이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그 상황을 받아들여야 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되겠다'는 계획같은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 북에서는 대외부문 평가에서 대미정책과 대한(대남)관계 입장을 낸 거잖아요?
미국에 대해서는 대북적대시정책을 철회하고 핵보유국지위를 인정한다면 좋게 지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했는데, 그건 당연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트럼프는 여전히 대북제재를 하고, 참수훈련을 비롯한 군사훈련도 하면서 조건없이 대화하자고 했단 말이에요. 언론이 이런 상황을 보면서도 북미 관계 개선 신호 운운하는 보도를 하는 건 심각한 '오도'라고 생각해요.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관계'라고 한 건 한참 됐죠. 지난 2023년 12월 제8기 9차 당전원회의에서 처음 나왔는데 이번 9차당대회에서 다시 이야기했단 말이에요.
이번엔 그 어떤 여지도 남기지 않고 더 공고하게 두 국가관계로 가겠다고 한 건데...'그 다음엔 뭘 할 수 있지'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북의 발표를 좀 거칠게 정리하면, '꿈깨라, 6.15 같은 기준은 지난지가 한참인데 아직도 못 알아듣네', '제발 자주권을 행사해라. 나머지 이야기는 백날 해 본들 안된다'고 강조했다고 봅니다.
사람들이 이걸 두고 '통일이 물 건너 갔다거나 민족은 끝났다'라고 하는 건 불필요한 논쟁이라고 생각합니다.
몇 천년간 유지되어온 역사인데, 그런다고 민족이 없어지겠어요. 그런 논란보다는 대한민국에서 자주권의 문제, 특히 반제자주투쟁을 강화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하죠.
남북교류 같은 걸 원하는 사람도 있을 거에요. 뭐 열심히 하시면 되겠죠. 아마 잘 안될 겁니다. 자세히는 모르겠는데 '대외관계에서 당의 유일적 영도'를 강조하는 걸 보면 북 내부에도 당의 의도와 무관하게 그런 사람이 아직 있나봐요.
□ 끝으로 진보의 미래를 꿈꾸며 살아가는 [통일뉴스] 독자들에게 한 말씀 해 주십시오.
■ 제 생각에 올해는 6월 3일 지자체 선거가 제일 중요할 것 같애요. 선거가 다가오면 사람들은 광장보다는 투표장으로 가려고 합니다. 수구 보수세력을 청산하고 진보정치치 역량이 진출할 수 있도록 비약하는 선거가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수구보수세력을 심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진보정당이 약진하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민주당은 선거때만 되면 연대연합의 정신을 내팽겨치고 독식하려는 태도를 버려야 합니다. 반복된 그런 행태가 사람들의 마음을 멀게 한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선거시기에 활동의 제약이 있긴 합니다만, 전국민중행동은 노동자 민중의 반제자주의식, 계급의식을 높여서 주권과 평화 문제를 중심으로 현안에 제대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김 대표는 지난 몇년간 우크라이나, 가자, 베네수엘라, 이란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태를 전하는 언론 보도에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군사적 수단과 언론·SNS를 뒤섞어 일상과 전장의 경계를 허무는 '하이브리드 전쟁'은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 이미 서방 언론과 국내 주요 언론을 통해 현실화되고 있다는 것.
독자들에게 "절대 언론 보도를 그대로 믿어서는 안된다"고 하면서 [통일뉴스]에는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일이 벌어지는 격동의 세계를 균형감있게 전달하는 진보언론의 역할이 특별히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내부고발자 얼굴·실명 공개 2차 폭로…전·후임 군수 잇따라 '고발 사주'로 제거, 김산 군수 음주 사망사고 뺑소니 의혹까지
2026-03-17 01:02:15
더불어민주당 서삼석 전 최고위원이 20년 넘게 정적을 제거하기 위해 측근을 동원한 '고발 사주'를 반복해왔다는 내부고발자의 추가 폭로가 나왔다. 서삼석 의원의 꼭두각시로 무안군수 자리에 오른 김산 군수의 음주운전 사망사고 뺑소니 의혹과 엽기적 음주 행각도 함께 드러났다. 내부고발자 함성장 씨는 이번에 얼굴과 실명을 모두 공개하고 뉴탐사 카메라 앞에 섰다.
20년간 서삼석 캠프에서 몸바쳐 일한 내부자
함성장 씨는 1998년 지방선거에서 무안군 군의원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뒤 서삼석 당시 도의원과 인연을 맺었다. 2003년에는 서삼석 군수의 추천으로 무안군 체육회 사무국장을 맡았다. 이후 2006년 재선 선거, 2010년 선거, 2016년 총선까지 서삼석 의원의 선거 캠프에서 사조직 운영과 선거운동을 도맡았다.
함 씨는 2006년 재선 선거 때 사재 2억6500만 원을 털어 무안읍에서 사조직을 꾸리고 이장 40명 중 31명을 포섭하는 등 10개월간 불법 선거운동을 벌였다고 밝혔다. 서삼석 의원이 모래 채취 사업 허가를 내주겠다는 조건으로 선거운동을 지시했다는 것이다. 함 씨는 "그 돈을 서삼석 의원이 아직까지 갚지 않고 있다"고 했다.
2016년 총선 때는 선거 1년 전부터 불법 사무실을 차려놓고 사전 선거운동을 하다 적발됐다. 서삼석 의원을 포함해 5명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두 차례 모두 기각됐다. 함 씨는 "여러 방면으로 로비해서 기각됐다"고 증언했다. 서삼석 의원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았지만 피선거권은 유지했다.
2002년, 전임 군수를 '고발 사주'로 매장하다
함 씨의 폭로 중 가장 충격적인 대목은 서삼석 의원이 군수 취임 직후부터 정적 제거에 나섰다는 것이다. 서삼석 의원은 2002년 군수에 당선되자마자 전임 이재현 군수와 갈등을 빚었다. 이재현 전 군수가 자신의 군수 시절 업자들에게 약속했던 공사 두 건을 맡겨달라고 부탁했는데, 서삼석 의원이 거절한 것이 발단이었다.
이재현 전 군수는 서삼석 의원의 도의원 시절 비리를 알고 있었다. 1998년 지방선거 당시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재현 씨가 서삼석에게 5000만 원을 건네며 선거운동을 부탁했고, 서삼석은 그 돈을 받아 불법 선거자금으로 집행했다. 이재현 전 군수는 이 사실을 무기 삼아 서삼석을 압박했다.
함 씨는 이 과정을 서삼석 의원의 선대본부장이었던 박봉래 전 무안군의회 의장으로부터 "다섯 번 넘게" 들었다고 했다. 서삼석 의원이 부산에 있던 박봉래 씨를 급히 불러 자택에서 만난 뒤 "이재현을 보내버리시오"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박봉래 씨가 이재현 전 군수와 두 차례 접촉을 시도했으나 합의에 실패하자, 광주지검 특수부에 이재현 전 군수의 승진 비리(8000만 원 수수 혐의)를 제보했다. 이재현 전 군수는 결국 구속됐다.
뉴탐사는 당사자들에게 크로스체크를 했다. 박봉래 전 의장은 이재현 전 군수가 5000만 원을 건넨 사실, 공사 청탁 거절로 갈등이 생긴 경위를 대체로 인정했다. 다만 서삼석 자택 방문과 지시 부분에 대해서는 "그런 일 없다"며 말을 바꿨다. 이재현 전 군수는 "부도덕한 인간들이라는 것은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지금은 때가 늦었다"고 했다. 박봉래 씨가 전화해왔던 사실은 인정했다.
2016년, 후임 김철주 군수도 같은 수법으로 제거
서삼석 의원의 고발 사주 의혹은 이재현 전 군수에서 끝나지 않았다. 2016년에는 자신의 후임이자 정적이었던 김철주 군수를 제거하기 위해 같은 수법을 동원했다. 김철주 군수는 2016년 총선에서 서삼석의 경쟁자였던 박준영 의원을 도왔고, 두 사람 사이에 앙금이 깊었다.
함 씨에 따르면 2016년 11월 4일, 서삼석 의원이 갑자기 함 씨의 사무실에 들이닥쳐 직원들이 듣지 못하게 밖으로 데리고 나간 뒤 "김철주를 집어넣어버려. 검찰에 접수해버려"라고 지시했다. 함 씨는 당시 김철주 군수의 비리를 수집하고 있었지만 수사기관에 접수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고 했다. 서삼석 의원의 지시를 받고 결국 제보에 나섰고, 김철주 군수는 구속됐다.
서삼석 의원이 직접 김철주 군수의 비리를 캐러 다녔다는 정황도 있다. 지역 언론에 유출된 녹취록에는 서삼석 의원이 직접 관계자에게 "김철주한테 돈 준 거 있냐"고 물어보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함 씨는 "서삼석은 항상 자기 손에 피를 묻히지 않고 측근을 이용한다. 한번 써먹은 사람은 두 번 다시 쓰지 않을 정도로 교활하다"고 했다.
김산 군수, 만취 사망사고 내고 3일간 모텔에 숨었다
서삼석 의원이 2018년 가짜 미투 공작으로 꽂아넣은 김산 무안군수의 과거도 드러났다. 함 씨는 김산 군수가 군의원 시절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친구의 어머니를 치어 숨지게 한 뒤 현장에서 도주했다고 폭로했다. 사고 직후 김산 군수의 후배 경찰관이 무안읍의 한 모텔에 3일간 숨겨줬고, 술기운이 완전히 빠진 뒤에야 경찰 조사를 받았다는 것이다. 피해자의 아들은 이 사건의 충격으로 정신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뉴탐사가 당시 무안경찰서 교통과에 근무했던 경찰관에게 확인한 결과, 이 경찰관은 김산 군수의 음주운전 사망사고 자체는 부인하지 않았다. "합의가 됐기 때문에 불구속이 된 거지"라고 했다. 사고 직후 김산 군수가 "하루나 이틀 뒤에" 자신에게 연락해왔다는 사실도 인정했다. 다만 뺑소니와 모텔 은닉에 대해서는 "그렇게 될 수 있겠냐"며 부인했다.
폭탄주 60잔, 청둥오리탕, 폭우 속 만취 순시
김산 군수의 음주 기행은 한두 건이 아니다. 함 씨는 무안 갯벌축제장에서 서삼석 의원이 폭탄주 40잔, 김산 군수가 60잔을 마시며 밤 10시까지 공무원들에게 안주 심부름을 시켰다고 증언했다. 축제가 끝나고 공무원들이 퇴근해야 할 시간에도 술이 떨어지면 냉장고에서 맥주를 꺼내오게 하고, 안주를 다시 요리해 가져다주게 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는 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진 상황에서 공무원 20여 명과 술판을 벌였다. 안주는 야생동물 보호법상 수렵이 금지된 청둥오리였다. 이 사실은 2021년 1월 광주MBC와 MBN 뉴스파이터에 보도됐다.
2025년 8월 무안에 200년 만의 기록적 폭우가 쏟아졌을 때도 김산 군수는 술을 마셨다. 함 씨는 그날 밤 10시 반쯤 침수 현장에서 서삼석 의원, 김산 군수, 군청 간부들을 직접 목격했다고 했다. "20미터도 안 되는 곳에서 술 냄새가 진동했다. 얼굴이 홍당무였다." 주민들이 밤잠을 설치며 발을 동동 구르는 상황에서 만취 상태로 현장을 돌아다녔다는 것이다. 함 씨는 "김산 군수는 무안의 윤석열"이라고 했다. 술에 취해 출근하지 못하면 비서실에서 "군수님이 감기가 심해서 병원에서 링거 맞고 있다"고 둘러댔다는 증언도 나왔다.
서삼석·김산 모두 해명 거부
뉴탐사는 서삼석 의원과 김산 군수에게 각각 문자를 보내 해명을 요청했다. 서삼석 의원에게는 2002년 박봉래 씨를 불러 이재현 전 군수 제거를 지시했는지, 가짜 미투 사건의 자금 흐름에 대해 물었다. 서삼석 의원은 일부 문자를 읽고도 답변하지 않았고, 일부는 읽지도 않았다. 김산 군수에게는 음주운전 사망사고 뺑소니 의혹과 가짜 미투 관련 자금 문제를 물었다. 역시 문자를 읽고도 답이 없었다.
함 씨는 인터뷰를 마치며 '차도살인 토사구팽'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펼쳤다. "서삼석은 남의 칼을 빌려 사람을 죽이고, 목적을 달성하면 버린다." 서삼석 의원을 위해 온 재산을 바치고 51세에 세상을 떠난 측근 박O우 씨의 이름도 꺼냈다. "스트레스로 병이 악화돼 젊은 나이에 숨졌는데, 서삼석도 김산도 그 가족에게 해준 게 아무것도 없다."
▲서삼석 캠프에서 선거운동을 해왔던 함성장 씨가 일찍 세상을 떠난 박O우 씨의 생전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김산 군수는 이런 전과에도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 후보 적격 판정을 받았다. 김원이 전남도당위원장은 "공천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면접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김산을 경선에 넣어준다"고 발언한 것으로 확인됐다. 호남 주민들은 16일 민주당 중앙당 앞에서 '공천 5적'(정청래·서삼석·김원이·박지원·이개호) 명단을 발표하며 규탄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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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인 하승수 변호사가 16일 서울중앙지검찰청 앞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하 변호사는 이날 TV조선 방정오 부사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사진 : 최혜정 기자)
시민단체 '세금도둑잡아라'(공동대표 이영선, 이상선, 하승수)가 16일 TV조선 부사장 방정오 씨를 서울중앙지검에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방정오 씨는 조선일보 방상훈 회장의 둘째 아들이다.
지난 13일 뉴스타파는 방정오 부사장이 최대주주인 콘텐츠 업체 '하이그라운드'가 가상자산 라이센스 사업 목적으로 2019년 5월 아랍에미리트 회사 스톤포트로 송금한 500만 달러를 둘러싼 배임 의혹을 보도했다. 하이그라운드는 법인 목적에 맞지 않는 사업을 위해 거액의 돈을 해외로 보내면서 제대로 된 담보나 보증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 기사: 조선일보 둘째 아들, 회삿돈 500만 달러 배임 의혹)
특히 뉴스타파는 이 500만 달러 송금을 승인한 사람이 최대주주인 방정오 씨로 강하게 의심되는 증거 자료도 확보했다. 뉴스타파가 확보한 2019년 3월 당시 하이그라운드 대표 우 모 씨와 방정오 씨로 추정되는 'Mr.Big'의 대화에서 ▲우 씨가 Mr.Big에게 사업 개시를 보고하고 ▲Mr.Big이 우 씨에게 페이퍼컴퍼니 설립을 지시한 정황이 확인됐다. (관련 기사: “조용히 하려면 브릿지로” 방정오, 500만 달러 집행 직접 승인 정황)
세금도둑잡아라는 고발장에서 "500만 달러라는 거액의 회사자금을 회사 사업과 무관한 목적으로 해외에 송금하여, 송금받은 측에 그 금액에 해당하는 이익을 주고 회사에 손실을 입힌 것은 '업무상 배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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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4일 600mm 초정밀 다연장방사포 12문을 동원한 화력타격훈련을 진행했다. [사진-노동신문]
북한이 14일 600mm 초정밀 다연장방사포 12문을 동원한 사격훈련을 진행했다.
[노동신문]은 1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조선인민군 서부지구 장거리포병구분대의 화력타격훈련이 3월 14일에 진행되였다. 훈련에는 600㎜ 초정밀 다련장방사포 12문과 2개의 포병중대가 동원되였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김 위원장이 이날 훈련의 목적에 대해 "군대가 자기 할 일을 하게 하자는데 있는 것 뿐"이라고 짧게 말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 훈련이 목적한 바 이상의 파장으로 우리에 대한 적대심을 가지고있는 세력 즉 420㎞ 사정권 안에 있는 적들에게는 불안을 줄 것이며 전술핵무기의 파괴적인 위력상에 대한 깊은 파악을 주게 될 것"이라며 이번 사격훈련이 한미연합군사훈련을 겨냥한 위력시위임을 명확하게 밝혔다.
사정권 420km를 언급한 것은 평택 캠프 험프리스와 오산, 군산 등 주한미군 공군기지를 타격범위에 두었다는 것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0일 김여정 당부장은 전날(3.9)부터 시작된 한미연합군사훈련 프리덤실드에 대해 '침략적인 전쟁시연'이라고 비난하면서 "적수들에게 우리의 전쟁 억제력과 그 치명성에 대한 표상을 끊임없이 그리고 반복적으로 인식시킬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사격훈련에 딸을 동행했다. [사진-노동신문]
신문은 "김정은동지께서는 분명히 오늘의 훈련은 우리의 방위태세, 전쟁억제력을 검열하기 위한 정상적인 훈련이며 앞으로도 수시로 진행될 것이라고 확언하였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미연합군사훈련 일정에 대응해 추가 발사가 이뤄질 수도 있음을 시사하며, 실질적인 '전쟁억제력'으로 역할을 과시한 것으로 읽힌다.
사격훈련을 본 김 위원장은 포병구분대 군인들이 '최신식 방사포 무기체계'를 잘 다룰 수 있도록 준비되었다고 치하했으며, 600mm 초정밀 다연장 방사포의 성능에 대해서도 재차 높이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정말로 대단히 무서운 그리고 매력적인 무기이다. 세계적으로 이 무기체계의 성능을 릉가하는 전술무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앞으로 수년 간은 그럴 것"이라며, 국방과학자들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가 보유한 강력한 공격력은 이미 천명한 바와 같이 철저히 방위를 위한 것이다. 말 그대로의 전쟁억제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하지만 방위적 성격의 이 억제수단들이 국가주권 안전에 대한 외세의 무력도발과 침공을 예방하지 못할 경우 이 방위수단들은 즉시에 제2의 사명 즉 거대한 파괴적 공격수단으로 사용될 것"이라고 하면서 "루차 말했듯이 이 무기가 사용된다면 타격범위내에 있는 상대측 군사하부구조는 절대로 견디여내지 못한다"고 위협했다.
그러면서 "군대의 각급이 당의 훈련혁명방침을 틀어쥐고 실전환경에서의 실용적실동훈련을 강도높이 조직전개하며 적들의 그 어떤 도발도 강력한 힘의 압도로써 철저히 제압할수 있게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출" 것을 강조했다.
600mm 초정밀 다연장 방사포. 이동식 발사대(TEL: Transporter Erector Launcher)에 5연장 발사관을 갖추어 12문이 일제 사격할 경우 한 번에 60발의 포탄(미사일)이 특정구역에 집중된다. 한미 당국은 600mm 방사포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분류한다. [사진-노동신문]
신문은 이날 훈련에서 "발사된 방사포탄들은 364.4㎞ 계선의 조선 동해 섬목표를 100%의 명중률로 강타하며 자기의 집초적인 파괴력과 군사적 가치를 다시 한번 증명하였다"고 알렸다.
김 위원장은 장창하 미사일총국장에게 훈련지휘를 위임하고는 화선에 나가 사격방법에 대해 직접 지시했으며, 장창하 대장의 사격구령에 따라 방사포병 중대의 파도식 사격이 진행됐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한편, 합동참모본부(합참)는 14일 "오늘 오후 1시 20분께 북한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미상 탄도미사일 10여발을 포착했다"고 발표했다.
평화를 위협하고 민주주의를 훼손하며 인권을 침해하는 트럼프 정부의 공격이 더욱 노골화되고 있다. 미국은 자국민을 향한 공격부터 베네수엘라, 이란, 쿠바를 향한 군사적 침공과 정치적 개입까지, 세계 패권과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국제법 위반과 인간의 목숨을 앗아가는 것도 개의치 않는 듯하다. 이러한 미국의 만행에 대항해 민중은 단 한 번도 저항과 연대 행동을 멈춘 적이 없다.
국제전략센터와 트럼프 규탄 국제민중행동 조직위원회는 세계 곳곳에서 투쟁하는 민중과 연대하기 위해 이란, 쿠바, 베네수엘라, 미국의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활동가들과 네 차례의 국제간담회를 준비해 진행하고 있다. 첫 번째 간담회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군사적 공격을 감행한 이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으며 이란 현지 상황은 어떤지 알아보기 위해 준비해 3월 6일 진행했다.
원래 행사를 준비하면서 이란에서 40년 이상 정치 및 문화 활동가, 연구자, 작가로 활동해 온 하미드 샤흐라비를 온라인으로 초청해 이란 현지의 상황을 들어볼 계획이었다. 하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이란 내 인터넷과 통신 연결이 끊겨 연결할 수 없었다. 이에 국제연대간담회는 서울대학교 아시아언어문명학부의 시아바시 사파리 교수를 모시고 진행했다.
사파리 교수는 이란의 역사와 정치, 중동 지역의 이슬람 정치 운동, 식민주의와 탈식민주의의 세계사적 맥락을 연구하고 있다. 또한 다수의 학술 논문의 저자이며 북미, 이란, 한국의 여러 언론 매체에 기고하고 있다. 아랫글은 행사의 내용을 간결하게 정리한 것이다. 행사 전체 영상은 아래서 볼 수 있다.
"트럼프, 지난해 이란 핵시설 전멸시켰다 해놓고는..."
International Strategy Center
질문=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에 대한 군사 침공을 감행했다. 이 침공은 이란과 미국이 3차 핵협상을 마친 이후였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자국의 핵심 국가 안보 이익을 해치는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공격이라고 설명했지만, 이는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며 전쟁 유발 행위이다. 이번 공격으로 이란의 최고 지도자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그뿐만 아니라 170여 명의 초등학생을 포함해 많은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 외교적 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이루어진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적 공격의 진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이번 공격 이후 현재 상황에 대해 설명해 달라.
▲'평화 민주주의 인권을 위한 국제연대간담회: 이란에서는 무슨일이?'에 참석한 서울대학교 아시아언어문명학부의 시아바시 사파리 교수 ⓒ 국제전략센터
시아바시 사파리= 이란에서는 인터넷과 전화 연결이 매우 제한된 상황이기 때문에 정확한 상황을 알기 어렵다. 뉴스에서 이란의 현지 영상을 본 적이 있을 텐데, 이런 영상은 대부분 미국에서 이란 내부로 밀수해 들어간 스타링크 기기를 가진 사람들이 외부로 보내는 것이다. 매우 고가의 장비이기 때문에 소수만 소유할 수 있으며, 따라서 이런 영상이나 사진이 이란의 현 상황을 정확히 보여준다고 보기는 어렵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주류 언론을 통해 이번 전쟁을 정당화하기 위해 여러 이유를 제시하고 있지만, 모두 사실과 다르다. 그 이유를 하나씩 살펴보자.
첫째, 이란의 핵 프로그램이다. 트럼프는 이란이 몇 주만 있으면 핵무기를 확보할 것이며, 이란에 가한 강력한 제재가 없었다면 3년 전에 이미 핵무기를 확보했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이란은 1970년대부터 핵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으며, 이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른 합법적인 민간 비군사적 원자력 프로그램이다. 이란은 이러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권리가 있는 주권 국가이기도 하다. 또한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거나 확보하고 있다는 증거는 전혀 없다. 최근 IAEA 사무총장도 이란이 핵무기를 가지고 있거나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명확히 말했다. 세계에서 가장 면밀한 감시를 받고 있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은 유엔을 비롯한 다양한 국제기구 조사에서도 핵무기 보유나 개발 사실이 없다는 점이 밝혀졌는데도, 미국은 이를 침략의 근거로 삼고 있다. 2025년 6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트럼프는 전 세계에 이란의 핵 시설을 전멸시켰다고 말했는데, 갑자기 이란이 몇 주 내에 핵무기를 확보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둘째, 이란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을 개발 중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란이 보유하거나 개발 중인 미사일의 최대 사거리는 약 2,000km이다. 미국과 이란은 약 12,000km 떨어져 있다. 이란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셋째,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민중을 돕기 위해 이란을 공격했다는 주장이다. 지난 12월부터 1월까지 이란에서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을 때 트럼프는 이란 민중에게 거리로 나가 정부 건물을 공격하라고 말하며 자신이 돕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공격 이후 "약속했던 도움이 도착했다"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전 세계에 수많은 고통과 학살, 파괴를 가져온 미국이 갑자기 이란 민중에게 민주주의와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행동한다는 것을 믿기는 어렵다. 가자 지구의 도살자라 불리는 네타냐후가 이란 민중만을 돕기 위해 행동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없다. 미국의 제국주의적 본성에 여전히 환상을 가지고 있다면 전쟁 개시 첫날 미국이 이란의 초등학교를 여러 차례 폭격해 165명(대부분 7~12세 아동)의 목숨을 앗아간 사건을 보라.
이 전쟁의 이유는 단 하나, 바로 미국이 서아시아에서 자신의 지배를 공고히 하기 위함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걸프 국가들은 미국 제국주의 영향력 아래 들어갔지만 이란만은 유일하게 그렇지 않았다. 미국 정치인들은 전쟁 초기에는 이란의 핵무기를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지금은 공공연하게 정권 교체를 언급하고 있다.
"이란이 아무리 미국에 협조해도 미국은 이란 제거하려고만 해"
▲2026년 3월 9일 이란 적신월사가 공개된 배포용 영상에서 캡처한 화면. 이란 테헤란 레살라트 지역에서 공습을 당한 주거용 건물의 잔해 속에서 구조대원들이 작업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질문= 미국의 이란 공격은 최근 일이 아니다. 오늘의 이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정치, 경제, 사회, 그리고 역사적 맥락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한국에서는 서구 주류 언론의 영향으로 이란에 대해 왜곡된 정보가 많이 유통되었기 때문에 왜곡된 인식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이란에 대해서는 언론에서 주로 '악의 축', '핵무기 개발', '테러'와 같은 단어가 많이 연관되어 나온다. 현재의 이란과 이란·미국 관계를 이해하기 위한 정치, 경제, 사회 그리고 역사적 맥락을 설명해 달라.
시아바시 사파리= 이란에서 미국의 존재에 대해 알기 시작한 것은 약 150년 전으로, 당시 미국에 대한 인식은 긍정적이었다. 당시 러시아와 영국의 지배를 받고 있던 이란은 미국이 이러한 지배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국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 당시였던 1943년, 영국의 처칠, 소련의 스탈린, 미국의 루스벨트가 테헤란에 모여 세계를 어떻게 분할할지 논의하는 장면을 보면서 이란 사람들은 미국 역시 지금까지 이란을 지배해 온 나라들과 다를 바 없는 또 하나의 제국일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이후 1951년 모하마드 모사데그 총리가 선출되었다. 모사데그 총리는 자유주의자이자 민주주의자였으며 반 식민지 투쟁을 하는 민족주의자였다. 당시 영국이 소유하고 통제하던 이란의 석유 자원을 국유화하는 계획을 세우고 미국 정치인들을 만나 이 계획을 이행하는 데 미국이 도움을 줄 수 있는지 협상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이란과 협상하는 동시에 물밑에서는 영국과 내통하며 이란에서 쿠데타를 모의했다.
1953년 영국과 미국은 공모해 이란 군부를 매수하고 총리를 체포했으며, 이후 이란은 왕정 체제로 전환되었다. 이후 30년 동안 이란은 군사 독재에 가까운 절대 왕정 체제가 되었고, 이란 사람들은 미국을 독재 정권을 지원하는 제국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이란이 이라크와 전쟁을 치르는 과정에서 미국은 이라크를 지원하고 이란을 직접 폭격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미국에 대한 인식은 더욱 악화되었다. 이란 지도자들은 미국을 군사적으로 무너뜨려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며, 제재를 받는 상황에서 정상적인 국가 운영이 어렵다는 점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이란은 미국과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2000년대 초 미국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침공했을 때 이란은 미국에 협조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2004년 미국은 이란을 '악의 축'으로 규정했다.
당시 미국이 중동의 7개 국가를 침공해 정권을 교체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유럽동맹군 최고사령관이었던 웨슬리 클라크에 의해 밝혀졌다. 그 계획의 마지막 목표가 이란이었다. 즉, 이란이 아무리 미국에 협조적이었다 하더라도 이란을 제거하려는 미국의 전략에는 전혀 영향을 미칠 수 없었다는 것이다.
2004~2005년에는 미국의 공격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이란은 새로운 전략을 세우기 시작했다. 강력한 제재 때문에 재래식 정규군 군사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던 이란은 비대칭·분산 전략을 선택했다. 자국 방어를 위한 미사일 기술에 투자하고 역내 동맹 세력을 확대하려 했다. 이후에도 이란은 자국을 보호하기 위한 군사 전략을 추진하면서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미국과 협력하거나 협상하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이 전쟁을 멈추기 위해 목소리를 높여달라"
▲2026년 3월 7일, 이란 테헤란에서 폭발 후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휴대폰으로 촬영한 사진. 마지드 아스가리푸르/WANA(서아시아 통신사) ⓒ 로이터/연합뉴스
질문= 트럼프 2기 정부는 자국에 반대하는 국가에 대한 군사적 침공부터 대통령 납치, 지도자와 민간인 살해, 천연자원 약탈까지 국가의 주권을 서슴지 않고 짓밟고 있다. 이러한 트럼프의 노골적인 제국주의적 야욕에 맞서 국제 연대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미국의 공격을 받으며 이에 저항하는 이란 민중의 투쟁에 연대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무엇이 있는가?
시아바시 사파리= 우리는 제국주의에 맞서 싸우고, 전쟁에 맞서 싸우며, 연대 속에서 투쟁을 계속해야 한다.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이 전쟁을 멈추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행동하는 것이다. 집회를 조직하고 미국과 이스라엘이 즉각 폭격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후에는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의 즉각적인 철폐를 요구하는 행동을 이어 나가야 한다. 경제 제재는 이란 민중의 삶을 매우 고통스럽게 만들었고 의약품과 생필품을 구하기 어렵게 만들어 기본적인 인권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을 초래했다. 또한 한국의 사회운동 진영이 이란의 노동조합과 시민단체들과 관계를 구축하는 활동을 이어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질문= 이란이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격을 받은 이후 걸프 국가의 미군 기지뿐만 아니라 호텔이나 정유 시설을 폭격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사람들은 군 기지뿐 아니라 왜 민간 시설까지 폭격하는지 질문하기도 한다. 이런 질문에는 어떻게 답해야 할까?
시아바시 사파리= 이란이 호텔과 정유 시설을 공격했다는 뉴스의 사실 여부를 판단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 현재 이란 정부의 공식 입장은 이란군이 타격하고 있는 표적이 모두 미군 기지와 미군 군사 전력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란군이 오만의 유조선을 공격했다는 뉴스가 나왔지만, 이란 외무부와 혁명수비대는 이를 부인했다. 이란은 오만과 오랫동안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기 때문에 갑자기 오만을 공격할 이유가 없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정유 시설 공격에 대해서도 이란 정부와 이란군은 이를 부인했다. 무엇이 사실인지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독립적인 조사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다만 기억해야 할 점이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침공해 전쟁이 벌어질 경우 그 전쟁이 중동 전체로 확산될 것이라고 예측해 왔다. 이러한 가능성이 오래전부터 제기되었음에도 미국과 이스라엘은 공격을 감행한 것이다.
질문= 쿠르드 민병 세력이 이스라엘과 미국에 협조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시아바시 사파리=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의 국가 체제와 정권을 전복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공습만으로는 정권 교체를 이루기 어렵기 때문에 지상군 투입이 필요하다. 이들의 전략은 쿠르드 세력을 지상군으로 활용하려는 것일 가능성이 있다.
쿠르드족은 이라크, 시리아, 튀르키예 등에 살고 있는 소수 민족으로 오랫동안 자신들의 국가를 세우기 위해 투쟁해 왔다. 그러나 이들은 단일한 정치 세력으로 통합되어 있지 않으며 크게 세 개의 분파로 나뉘어 있다.
첫 번째는 미국과 이스라엘과 협력해 온 분파이다. 두 번째는 이란 이슬람 공화국 체제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분파이다. 세 번째는 이란 이슬람 공화국 체제와 미국, 이스라엘 모두에 맞서 저항하는 분파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첫 번째 분파를 활용해 이란을 공격하고 점령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이러한 상황이 이란을 내전으로 끌어들일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평화 민주주의 인권을 위한 국제연대간담회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전쟁에 반대하는 연사와 참가자들의 단체사진 ⓒ 국제전략센터
지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열렸던 후보자간 TV 토론회에서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최근 중국 대만 사이의 분쟁에 관여 말고 모두 ‘셰셰’하면 된다고 했는데, 너무 친중국적 아니냐?”고 물었다. 이재명 후보가 “국익 중심으로 판단해야 하고 양측 분쟁에 깊이 관여할 필요 없다”고 답하자 그는 다시 “양안 분쟁 발생시 개입하겠다는 거냐, 안 하겠다는 거냐?”고 다그치며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군사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통령 후보가 민감하고 유동적인 외교사안에 대해 ‘명백한 입장’을 밝히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지만, 그는 세간의 중국 혐오정서를 정치적으로 동원하기 위해 ‘외교적 금기’까지 무시했다.
이로부터 2년 전인 2023년 4월 19일, 당시 대통령 윤석열은 로이터통신과 인터뷰하면서 ‘대만 문제는 북한 문제와 마찬가지로 국제적 문제’라며, ‘무력에 의한 대만해협의 현상 변경에 절대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장은 “대만 문제에서 불장난을 하는 자는 반드시 스스로 불에 타 죽을 것”이라는 ‘비외교적 수사법’으로 대응했고, 한중 관계는 파탄지경에 이르렀다. 2025년 11월 일본 신임 총리 다카이치 사나에가 중의원에서 ‘대만 유사시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연설했을 때에도, 중국은 타협의 여지를 두지 않았다.
북한 대신 극우세력의 주적이 된 중국
지난 몇 년 사이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은 동북아시아 군사·외교의 핵심 의제가 되었다. 그에 비례하여 ‘북한의 남침 가능성’에 대한 언급은 줄어들었다. 담론의 영역에서 보자면, 최근의 한국인들은 ‘북한의 남침’ 가능성을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는다. 윤석열 일당이 전쟁을 유발하려 별짓을 다했음에도 북한이 반응하지 않았던 것, 북한 스스로 남북관계를 ‘적대적 2국가 체제’로 규정하고 통일 포기를 선언한 것 등이 영향을 미쳤겠지만, 그렇더라도 한국 극우세력의 담론 변화는 현기증이 날 정도이다. 아직도 거리 곳곳에는 중국이 한국의 ‘부정선거’에 개입했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무수히 걸려 있고, 중국인과 재중동포가 많이 사는 지역에서는 한동안 ‘혐중시위’가 일상적이었다. 한국에서 극우세력은 물론 자칭 ‘보수세력’ 일부도 ‘주적(主敵)’을 북한에서 중국으로 변경한 듯하다.
극우단체가 19일 오후 명동 주한중국대사관 인근에서 반중 집회를 벌이고 행진을 시작하자 경찰이 명동거리로 향하는 길목을 막고 있다. 2025.9.19. 연합뉴스
1997년, 중국은 아편전쟁 패배로 영국에 할양했던 홍콩에 대한 영토주권을 150년만에 수복했다. 중국 정부는 ‘일국양제(一國兩制)’를 표방하면서도 ‘홍콩의 중국화’를 은밀하고도 강력하게 추진했다. 중국 본토인들이 홍콩으로 밀려 들어갔고, 홍콩 주민들이 누리던 민주적 권리는 축소되었다. 홍콩 주민들은 시위와 탈주로 이에 대처했다. 미국으로 이주한 원 홍콩 주민 일부는 중국의 부상(浮上)에 불안을 느끼는 미국 내 정치세력과 연대하여 반중국 운동을 벌였다. 제국주의 침략으로 빼앗겼던 영토의 전면 수복을 국가적 과제로 내세운 중국의 다음 목표가 ‘대만 흡수’라는 사실은 분명했다. 당연히 미국 내 반중국 운동의 핵심 의제도 ‘대만 보호’가 되었다. 물론 중국의 미국 선거 개입설 등 극우 세력의 황당한 주장들도 반중국 담론의 한 축을 구성했다.
윤석열의 친일과 혐중몰이는 한일 군사동맹 기초 작업
‘중국의 대만 침공’을 가정한 미국의 전략 계획이 한미일 군사동맹을 전제로 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한미, 미일은 각각 군사동맹 관계이지만, 문제는 한일 군사동맹이었다. 과거 일본의 식민 지배를 받은 적이 있는 한국인들에게 한국과 일본의 군사동맹, 더구나 한국군을 일본군 휘하에 두는 수직적 군사동맹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윤석열 정부가 독립운동가들을 모욕하면서까지 국내에 친일 담론을 유포시키는 한편 ‘혐중’ 의식을 확산하려 주력한 것은, 한일 군사동맹 체결의 기초를 닦기 위한 작업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일본 신임 총리 다카이치가 ‘중국의 대만 침공시 집단 자위권 행사’를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한미일 삼국의 민간 극우세력 네트워크도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는 것은 시점이 문제일뿐 기정사실’이라는 확신을 공유하고 있다. 한국 거리에서 ‘반북’ 현수막이 급속히 줄어들고 그 자리를 ‘반중’ 현수막이 차지한 것도 이 확신의 결과다.
그런데 미국이 이란을 침공하자 한국에서는 ‘중국의 대만 침공설’이 오히려 잠잠해지는 역설의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은 반드시 대만을 침공한다’는 주장이 옳다면, 중국에는 지금이 적기(適期)이다. 미국 군사력의 20% 정도가 호르무즈 해협 부근에 배치되었고, 경북 성주의 사드를 비롯한 요격용 미사일들까지 한반도 밖으로 이동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나 베네주엘라와 이란을 침공한 미국은 ‘중국의 대만 침공’을 비난할 명분을 완전히 잃었다. 지금이야말로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때가 아닌가? 시진핑 생전에 중국이 지금보다 더 나은 ‘대만 침공’의 기회를 얻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럼에도 한국의 재래식 언론들은 중국이 이 기회에 대만을 침공할까 걱정하기보다는 이 달 말로 예정된 미중정상회담에서 중국이 중재하길 바라는 속내를 드러낸다. 자기들도 ‘중국의 대만 침공설’을 안 믿었다는 고백일까?
우리가 더 경계해야 할 건 주한미군의 위험한 독자행동
UAE, 카타르, 오만,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있는 미군기지들이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그러나 이들 나라는 자기 영토가 공격받았음에도 아직 대응 공격을 자제하고 있다. 현명한 짓일까, 어리석은 짓일까? 미국이 이란을 침공하자마자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다음 차례는 북한”이라며 “김정은 참수작전을 위한 707특임단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현명한 말인가, 어리석은 말인가?
14일 경기도 연천군 임진강에서 열린 한미 연합 도하훈련에서 제이비어 브런슨 한미연합사 사령관(가운데)이 장병들과 함께 다리를 건너고 있다. 2026.2.14.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을 지지하지만 더불어민주당 내 일부 진영과는 거리를 두는 이들을 일컫는 이른바 '뉴이재명'을 조명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사실상 '공소취소 거래설'로 불거진 범여권 내 갈등 국면에서 친청계를 겨냥한 날선 비판이 이어졌다.
15일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이 국회의원회관에서 연 '뉴이재명을 논하다 - 민주당 외연 확장 전략' 토론회에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친명계로 분류되는 김영배·서미화·안도걸·이건태·이훈기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 최고위원은 개회사에서 "뉴이재명은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지만 이후 지지하게 된 중도·중도보수층과 기존 지지층이 함께 형성한 흐름"이라며 "정치 평가 기준이 진영에서 성과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민주당도 변화하는 민심에 맞는 정치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최고위원은 "이 현상을 두고 '갈라치기' 등 해석이 나온다"며 "뉴이재명을 이상하게, 부정적으로 생각할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또 이 최고위원은 "대통령께서는 국무회의를 생중계해서 모든 걸 투명하게 열었다"며 "이제 음모론 같은 건 필요 없다. 음모를 꾸민다 해도 사람들이 믿지 않는다"고 했다.
사실상 김어준 씨 등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축사에서 송 전 대표는 "뉴 이재명은 어떤 분파나 정파의 싸움이나 내부의 분열, 갈라치기가 아니라 새로운 외연 확장을 통해 이 혼란스러운 국제 정세에 우리 조국의 주권을 지켜내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내는 중대한 정치적 토대"라고 했다.
서미화 의원은 "현재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0%를 웃돌지만 민주당 지지율은 이에 한참 못 미치는 것이 현실"이라며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분열이 아닌 포용과 통합"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 방청석에서는 보다 노골적으로 민주당 일부를 겨냥한 날선 목소리가 나왔다.
발제자로 나선 함돈균 명지대 객원교수는 "어제 구독자 200만을 믿고 이재명 정책을 흔든 대형 스피커가 진행하는 콘서트가 폭망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에 방청석에서 큰 환호성이 나왔다. 역시 공소취소 거래설로 논란이 된 김어준 씨를 노골적으로 겨냥한 발언이었다.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뉴이재명을 논하다'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앞줄 가운데), 김영배 의원(왼쪽), 송영길 전 대표 등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중국·프랑스·일본·영국이 호르무즈해협에 군함을 보내야 한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파병을 요구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침공으로 시작된 이란 전쟁에 동맹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을 끌어들이려는 전략이란 지적이 나온다. 16일 아침신문들은 한국의 군사 개입 시 벌어질 상황에 우려를 표하며 한국 정부의 ‘외교력’을 주문했다.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파병에 반대하는 입장을 사설로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4일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여러 국가, 특히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도로 영향을 받는 국가들은 해협을 개방되고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미국과 함께 군함을 보낼 것”이라며 “바라건대 중국, 프랑스, 일본, 한국, 영국, 그리고 이 인위적인 제약의 영향을 받는 다른 국가들도 이곳으로 함정을 보냄으로써 호르무즈 해협이 더는 위협받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을 파견해달라고 한국 등 5개국에 요구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올린 글에서도 “호르무즈해협을 통해 석유를 공급받는 세계 각국은 그 통로를 관리해야 하며 우리는 그들을 아주 많이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16일 한겨레 1면
한겨레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일부 국가가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주장했다고 했다. 그는 이날 미국 NBC와 전화 인터뷰에서 “이미 여러 나라가 참여를 약속했고 훌륭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다만 어느 나라가 약속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가진 유일한 힘은 기뢰 투하와 단거리 미사일, 즉 해협 봉쇄 능력뿐”이라며 “미군이 해안선 정리를 마치면 그 힘마저 사라질 것이고 이틀 안에 완전히 제거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CNN에 “중국은 즉각적 적대행위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모든 당사국은 안정적이고 방해받지 않는 에너지 공급을 보장할 책임이 있다”고 했다고 신문들은 전했다.
이란은 각국에 분쟁을 확대하는 행동을 자제하라고 경고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14일 장노엘 바로 프랑스 외교장관과 전화 통화에서 모든 나라를 향해 “갈등의 범위를 확대할 수 있는 어떤 행동도 자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이란 타스님 통신이 보도했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은 13일(현지시간) 일본에 배치된 강습상륙함 트리폴리함과 소속 해병 원정 부대가 중동으로 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동 지역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가 증파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NYT)도 약 2500명의 해병이 승선한 최대 3척의 군함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동으로 이동해 현지 5만 명 규모의 미군 병력에 합류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청와대는 15일 “한미 간에 긴밀하게 소통하고 신중히 검토하여 판단해 나갈 것”이라며 “우리 정부는 중동 정세와 관련국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우리 국민 보호와 에너지 수송로 안전 확보를 위한 방안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다각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16일 한국일보 1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만 해도 “우리는 이미 승리한 전쟁에 참전하는 사람들은 필요없다”고 주장했다. 신문들은 파병이 작전상 위험한 것은 물론, 미국의 대이란 전쟁에 참전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3면에서 “지금 호르무즈에 군함을 보내는 것은 미·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에 참전하는 것과 다름없고, 이란이 무인기(드론)나 자폭 보트, 미사일 등으로 호르무즈를 지나가는 군함을 공격할 경우 사상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 제3국이 작전 참여를 결정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미 에너지정보청에 따르면 호르무즈를 통과하는 원유 목적지가 중국(37.7%), 한국(12.0%), 일본(10.9%), 유럽(3.8%), 미국(2.5%) 순이다. 미국은 중동산 원유 수입국들이 호르무즈 봉쇄 해제 임무를 분담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경향신문은 풀이했다. 미국은 특히 이달 말 정상회담을 앞둔 중국도 압박했다. 경향신문은 “문제는 이란이 마음만 먹으면 호르무즈를 ‘죽음의 통로’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이 해협은 가장 좁은 지점의 폭이 약 34㎞에 불과하고 북부 항로는 해안선과 가까워 이란이 드론·미사일 등으로 손쉽게 공격할 수 있다”고 했다.
▲16일 경향신문 1면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지역센터장(중동학)은 동아일보에 “인명 피해 등 리스크가 큰 상선 호위 작전을 미국 단독이 아닌, 다국적군을 구성해 수행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동아일보는 이어 “외신들은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상선 보호 작전에는 큰 위험이 따른다고 지적했다”며 영국 일간 가디언도 영국 해군 제독 출신인 닐 모리세티를 인용해 “현재로선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의 안전을 보장하는 데는 위험이 너무 많이 따른다”고 전했다고 했다.
동아일보와 한겨레도 특히 호르무즈 해협은 가장 폭이 좁은 지점이 3.2km에 불과해 ‘킬 박스(kill box·집중 공격 구역)’로 평가받는 위험 지역이라고 했다. 한겨레는 “이란 혁명수비대의 드론, 대함 미사일, 고속정 공격이 거의 전 방향에서 가해질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동아일보는 “최대 6000개의 기뢰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부설하기 시작한 점도 미국을 다급하게 만들고 있다”며 “그만큼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군사 작전 위험도도 올라갔단 평가가 나온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또 청해부대가 호르무즈해협에 파병됐던 6년 전과 비교해 “지금은 상황이 판이하다”며 “우리 군의 ‘독자 작전’이었던 2020년과 달리 미국 주도의 다국적군으로 미국과 이란 전쟁의 최전선으로 부상하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에 청해부대를 파병하는 것은 작전 위험도가 훨씬 크다”고 했다. “청해부대는 대함·대공미사일과 어뢰 등을 장착한 4400t급 구축함과 해상작전헬기 등으로 구성돼 있으나 기뢰 제거를 위한 소해함이 배치되지 않아 기뢰 공격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16일 동아일보 1면
세계일보는 “당장 미국은 인도태평양에 배치했던 전략자산을 중동으로 집중시키고 있다. 주한미군의 패트리엇,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에이태큼스(ATACMS) 미사일 등도 중동으로의 차출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지난달 이란에 대한 공격이 시작된 후, 우리나라에 미국의 지원 요청이 올 것으로 보고 내부적으로는 이에 대한 대책을 준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며 “주로 1990년대 이후 이라크 전쟁, 아프가니스탄 전쟁 당시 한미 간의 협상, 지원 결과 및 효과 등을 검토해 왔다. 하지만, 당시의 파병이 주로 유엔 안보리 결의를 토대로 이뤄진 것과는 달리 파병 명분이 없다는 것 때문에 고심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파병 요청에 경향 “받아들일 수 없다” 한겨레 “후안무치”
경향신문은 <미국의 호르무즈 파병 요청, 받아들일 수 없다>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파병 요구가 “한국이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무리한 요구”라고 못 박았다. 경향신문은 “미국·이스라엘의 선제 공습으로 시작된 대이란 전쟁에 동맹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을 끌어들이려는 셈”이라고 했다. “이란과의 군사적 충돌이라도 벌어지는 경우 한국은 확산일로를 보이고 있는 대이란 전쟁의 복판에 끌려들어가게 되고, 호르무즈 해협을 경유하는 한국의 원유 수입 항로는 더욱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16일 경향신문 사설
경향신문은 이어 “더구나 이번 전쟁은 이란의 공격 징후가 전혀 없었는데도 미국·이스라엘이 국제법과 국제규범을 어기고 선제 공습을 전격 감행한 것이 발단”이라며 여기에 한국의 파병을 요청하는 것은 “당사국 중 일국의 정치적 독립 또는 안전이 외부로부터 무력공격에 의하여 위협받고 있다고 인정할 경우 언제든지 양국은 협의한다”는 한·미 상호방위조약과도 무관하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그러면서 “이런 전쟁에 군대를 보내는 건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한다는 대한민국 헌법에도 반한다”고 밝혔다.
경향신문은 “일방적으로 시작한 전쟁의 군사적 비용을 제3자인 동맹국에 떠넘기려는 미국의 행태가 도리어 동맹 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정부는 물론 비준동의권이 있는 국회도 오로지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중심에 두고 분명히 선을 그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겨레는 사설 <호르무즈 파병, 국익 해치는 전쟁 휘말리면 안 된다>에서 “확전 위험이 있는 군함을 보내는 것이 과연 효과적인 방안인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이란 군사 공격의 직접적 타깃이 될 수 있는 호르무즈 파병을 동맹국들에 요구하는 것은 ‘혼자서 친 사고에 애먼 이웃을 끌어들이려는’ 후안무치한 행태”라며 “국회 동의 절차를 통해 국민의 뜻을 묻는 게 정도”라고 했다.
동아일보는 파병과 관련해 우리 선박 26척이 페르시아만에 묶여 있고 “원유 공급처 확보를 위해 우리 상선을 보호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라고 한 뒤 “하지만 호르무즈 해협은 좁은 곳은 폭이 약 39km, 대형 유조선 운항 수역 폭은 약 10km에 불과해 이란의 드론이나 기뢰, 미사일 공격에 취약하다”고 했다. “우리 장병들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원하지 않는 분쟁에 휘말릴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우리가 성급하게 결정해서는 안 되는 이유”라며 “영국과 프랑스 일본 등이 즉답을 피하며 거리를 두고 있는 상황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항로 확보는 한국의 생존과 직결된 사안이다. 그러나 군사 작전에 직접 참여할 경우 이란과의 관계 악화 문제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군함 파견 요청에 대한 각국의 반응을 보면서 동맹에 대한 재평가도 할 것”이라며 “호르무즈 군함 파견은 한·미 동맹, 국익 확보, 이란과의 관계를 모두 고려한 전략적 결정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했다.
한국 “무책임한 언론 흉기보다 무섭다, ‘우리 편’ 예외 아니어야”
이재명 대통령이 SNS를 통해 “무책임한 언론은 흉기보다 무섭다”고 밝힌 것을 두고 아침신문들이 각기 해석을 내놨다. 이 대통령은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이 대통령의 ‘조폭 연루설’을 제기한 장영하 변호사가 최근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데 대해 14일 SNS에서 “(변호사 발언을) 무차별 확대 보도한 언론들이 사과는커녕 추후 정정보도 하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 “가짜뉴스 없는, 진실과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맑은 세상을 희구한다”고 했다.
세계일보는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조폭 연루설뿐 아니라 최근 논란이 되는 공소취소 거래설과 같은 허위주장들에 대해서도 우회적으로 비판하고자 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고 했다.
세계일보는 “홍익표 정무수석은 지난 13일 KBS와의 인터뷰에서 공소취소 거래설에 대한 질문을 받고 ‘너무 어이가 없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답했다”며 홍 수석이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언론사로 등록된 상태라 방미심위(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 등에서 적절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고 했다. 이후 정무수석실은 “인터넷 언론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이른바 ‘공소취소’ 논란과 관련해선 언론중재법에 따른 중재 대상이기에 발언을 바로잡는다”고 알렸다고도 전했다.
세계일보는 이를 두고 “그간 공소취소 거래설에 대해 ‘대응할 가치가 없다’며 언급을 피해온 청와대가 보다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고 했다. 세계일보는 한 시민단체가 장 기자를 고발했다며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공소취소 거래설’을 직접 수사한다. 서울청이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발된 장인수 전 MBC 기자 사건을 공공범죄수사대에 배당하면서다”라고 했다.
한국일보는 사설 <“무책임한 언론 흉기보다 무섭다”...‘우리 편’ 예외 아니어야>에서 “공적 채널인 대통령 SNS 계정에서 이 대통령이 자기 사건을 언급하는 건 공사 구분이나 대통령 메시지 관리 측면에서 적절하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16일 한국일보 사설
한국일보는 이어 “김어준 씨는 장씨 발언 내용(이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와 검찰 보완수사권 거래설)을 미리 몰랐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방송·보도 내용의 사실관계를 사전 검증해 보도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언론의 책무이자 기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 발언은 맞는 말이다. 다만 ‘우리 편 매체’에도 예외여선 안 된다. 민주당은 장씨만 고발했다”며 “정치적 유불리, 진영에 따라 언론에 이중 잣대를 들이대선 안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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