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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메네이 제거, 첩보전 승리지만 더 큰 실패의 시작?

한승동 에디터

sudohaan@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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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

  • 입력 2026.03.06 06:50

  • 수정 2026.03.06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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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시간 알아내 미사일 30발 퍼부어 폭사시켜

미국 첨단정보기술+이스라엘 휴민트 합작품

휴민트보다 첨단정보기술 비중이 점점 더 커져

암살은 문제 해결이 아닌 새로운 갈등의 시작

기회 엿보던 이스라엘에 트럼프 말려들었을 수도

3월 5일, 이란 이스파한에서 미국-이스라엘 합동 군사 작전으로 숨진 사람들을 위한 장례식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조문객들이 관에 손을 뻗고 있다. 2026.3.5. AP 연합뉴스

2월 28일 오전 9시 40분께 이스라엘 미사일 30발이 날아들어 이란 최고지도자 아아툴라 알리 하메네이의 거처를 완전히 파괴했다. 이코노미스트 4일 기사(‘이란전쟁의 시작은 첩보활동 성공에 따라 결정됐다’)에 따르면, 당시 그곳에서는 두 차례의 이란 고위급 회의가 예정돼 있었고, 미국과 이스라엘 정보기관은 며칠 전부터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메네이 회의시간 알아내 미사일 30발로 폭사

공격 전날 밤을 자택에서 보낸 이스라엘 장군들은 당일 아침 일찍 평소와 다른 차량을 이용해 사령부로 이동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 첩보원들이 임박한 공격정보를 입수할까봐 불안했다. 정보 교란을 위해 미국은 공격 36시간 전까지 이란과 협상을 계속했고, 추가 회담 계획까지 흘렸다.

그 전에 미군이 이란 주변 중동지역으로 전력을 집결시키자 이란 관리들은 86세의 하메네이를 설득해 지하 벙커로 대피시키려 했다. 몇 년에 걸쳐 그의 일거수 일투족을 추적해 온 미국과 이스라엘 정보기관은 그런 움직임을 파악하고 있었다. 그들은 하메네이의 행적과 측근, 그리고 그에게 보고하는 이란 고위관리들의 움직임을 포착해 분석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날 두 차례 회의가 열린다는 것을 확인했고, 그 시각에 맞춰 이스라엘 미사일 30발이 회의장소로 날아갔다.

그것으로 전쟁이 시작됐다. 하메네이의 참수(decapitation)로 전쟁이 끝안 것이 아니라 시작된 것이다.

 

3월 3일, 영국 공군 아크로티리 기지(키프로스 리마솔 인근)에서 U2 정찰기가 이륙하고 있다. 2026.3.3. AP 연합뉴스

미국 첨단정보기술+이스라엘 휴민트 합작품

미국과 이스라엘 모두 정보 출처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런 정보자산은 살아남은 이란 지도자들을 감시하는데 여전히 활용되고 있기 때문에 출처를 밝힐 수 없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하메네이 살해 사실을 발표하면서 “우리의 정보력과 고도로 정교한 추적 시스템” 덕분이라 찬사를 보냈고, 미국 관리들은 뉴욕타임스에 이란 최고위급의 테헤란 회의에 관한 세부 정보를 입수해 이스라엘에 넘긴 것은 미국 중앙정보국(CIA)이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군(IDF)도 자국 군사정보부의 공로를 인정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두 나라 정보기관은 그날 공격 몇 개월 전부터 이란 지도자들과 그들의 측근들을 추적하며 이동 패턴을 파악했다. 이스라엘은 그 전에 이미 테헤란의 이란 고위층에 깊숙이 정보원들을 침투시켜 놓았다. 첩보활동은 사람(정보 요원)에 의한 정보수집 활동(humint)과 첨단기술과 장비 활용 모두를 통해 수행됐다.

2024년 이란 혁명수비대(IRGC) 소유의 게스트하우스에 숨겨둔 폭발물을 이용해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를 암살하고, 2025년 6월 전쟁 발발 초기에 이란 핵 과학자들과 혁명수비대 사령관들을 공습으로 제거한 것도 그런 첩보활동이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두 나라 정보기관들은 이번 전쟁 시작과 하메네이 암살 과정에서 긴밀하게 협력했다. 지난해 미국은 처음으로 이스라엘군에 미국 감시위성에서 전송되는 실시간 영상에 대한 접근 권한을 부여했다. 그 전에는 필요에 따라 제한적으로만 정보를 제공했다. 이스라엘도 자체 위성을 갖고 있지만 감시범위는 제한적이다. 한 이스라엘 정보 관계자는 이코노미스트에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 처음으로 우리 본부에서 미국이 보고 있는 것을 동시에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첨단 신호정보 수집가들(advanced signal-intelligence collectors)이 활용할 수 있는 정보재료들은 전례없이 많아졌다. 그것은 정보수집 대상(표적)과 그 주변 사람들이 갖고 있는 휴대전화뿐만 아니라 내비게이션 입이나 최신 차량에 설치된 카메라와 같은 ‘스마트’ 기기들에서도 수집된다. 미국과 이스라엘 정보기관은 모두 이런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기 위해 인공지능 도구에 투자해 왔다. 미국이 첨단산업단지 실리콘 밸리를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이런 일의 효율을 크게 높였다.

결국 하메네이 살해는 이스라엘의 휴민트와 미국 첨단 정보기술의 합작품인 셈이다.

휴민트보다 첨단정보기술 비중이 점점 더 커져

첨단기술의 발전은 양날의 칼과 같다. 생체인식 여권과 국제 신원 데이터베이스의 보급으로 스파이들이 적국에서 활동할 때 가짜 신분증을 사용하는 것이 더 어려워졌다. 전통적인 요원 작전(휴민트)들이 더는 불가능해지면서 이스라엘 모사드와 같은 정보기관들이 업무방식을 바꾸고 있다. 오늘날 목표물 추적의 돌파구는 현장 요원보다는 책상에 앉아서 분석하는 분석가, 또는 그 두 가지 모두를 통해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새로운 방식은 암살 시도의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1992년에 사담 후세인 당시 이라크 대통령을 암살하려던 이스라엘의 계획은 작전 예행연습 중 특수부대원 5명이 숨지면서 실패로 돌아갔다. 이는 휴민트를 통한 공작의 위험성을 여실히 보여 주었다. 휴민트는 여전히 중요하지만, 이스라엘은 암살 임무에 전투기와 무인 항공기를 점점 더 많이 활용하고 있다.

조작된 장비도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 2024년 9월에 헤즈볼라 대원 수십 명을 살해하고 수많은 대원들을 다치게 만든 공작은, 정보 유출을 겁낸 헤즈볼라 대원들이 휴대전화가 아니라 무선 호출기(‘삐삐’)를 집단적으로 사용하는 점을 노린 이스라엘의 호출기 조작을 통해 이뤄졌다. 이스라엘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있는 페이퍼 컴퍼니(유령회사)를 통해 헤즈볼라 대원들 호출기 생산과정에서 소량의 폭탄과 기폭장치를 심어놓게 하는 공작을 2년여에 걸쳐 수행한 뒤 그것을 잇따라 터뜨려 휴대하고 있던 헤즈볼라 대원들을 살상했다.

 

3월 5일, 이스라엘 공습으로 레바논 남부 크파르 티브니트 마을에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레바논은 지난 3월 2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주말 공습으로 이란 최고 지도자가 사망한 데 대한 보복으로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공격하면서 중동 전쟁에 휘말렸다. 2026.3.5. AFP 연합뉴스

암살은 문제 해결이 아닌 새로운 문제의 시작

하지만 이런 요인 암살은 그 자체로 논란의 여지가 많고, 늘 애초에 목적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스라엘은 종종 반이스라엘 무장단체 지도자들을 그런 방식으로 제거해 왔다. 예컨대 하마스의 창설자인 셰이크 아흐메드 야신을 비롯한 하마스 지도부를 거의 모두 폭사시켰지만, 하마스는 살아남았고,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을 공격해 1천 명 이상을 살해함으로써 ‘가자전쟁’의 문을 열었다. 하마스의 존재 자체가 이스라엘의 폭압적인 팔레스타인 제거 내지 추방 정책이 낳은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스라엘은 그런 폭압을 제거한 것이 아니라 폭압의 결과물인 하마스의 지도부 제거에 집착함으로싸 오히려 문제를 키웠다. 하마스의 반격은 결국 7만 명에 가까운 팔레스타인인들이 이스라엘의 보복공격으로 살해당하는 ‘제노사이드’로 이어졌다.

이스라엘은 1992년에는 공격 헬리콥터로 헤즈볼라 지도자 아바스 무사위를 살해했지만 그의 뒤를 이은 하산 나스랄라는 이후 30년 동아 헤즈볼라를 더욱 강화시켜, 레바논 정치를 장악하고 막강한 무기로 이스라엘을 위협하는 세력으로 만들었다. 무사위의 암살이 오히려 더 큰 화를 부른 결과가 됐다.

마찬가지로 하메네이의 살해가 트럼프 대통령이 바랐던 신속하고 결정적인 결과를 가져다 줄 가능성은 애초부터 낮았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그 이유 중의 하나는 이스라엘 정보기관의 전 수장이 얘기했듯이 “하메네이 이후 누가, 무엇이 뒤를 이을 것인지”를 미국도 이스라엘도 제대로 몰랐기 때문이라고 했다.

미국이 중동지역에 대규모 전력을 집중시키자 이스라엘 장교들은 이란 요인들을 제거하는 것이 “작전상의 기회”(operational opportunity)라며, 하메네이를 제거하고 미국에 더 순종적인 인물로 교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니콜라스 마두로를 체포해 미국에 압송하고 미국에 좀 더 호의적인 마두로체제 고위관리 출신의 델시 로드리게스를 임시대통령에 앉혀 간접통치하듯이.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공격이 이스라엘 주장에 말려든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 이유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 핵 개발을 막을 절호의 기회라고 트럼프를 설득했고 모사드는 휴민트로 얻은 정보를 제공했다.

하지만 하마스와 헤즈볼라 지도자들 암살이 결과적으로 화를 더 키웠듯이 하메네이의 제거는 사태를 더 악화시킬 수도 있다. 이미 이란의 확전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그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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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마음 들킨 트럼프의 다급함...이러다가 미국 무너진다

[최경영의 돈과 시간 이야기] 트럼프는 왜 전쟁을 일으키는가?

26.03.06 06:37최종 업데이트 26.03.06 06:3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자택에서 이란을 상대로 한 ‘에픽 퓨리 작전’을 지켜보는 이 사진은 백악관 X(옛 트위터) 계정에 2일 공개되었다.AFP 연합뉴스

2012년 도널드 트럼프는 "오바마의 지지율이 급락하니 그가 이란을 공격할지 지켜보라"라고 했다. 그 다음해인 2013년에도 오바마 대통령을 공격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협상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란을 공격할 것이라고 제가 오래전에 예측했던 것을 기억하세요"라고 말했다.

2016년에는 "우리는 무모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정권 교체 정책을 중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2024년 대통령 선거 개표 당일 밤, "저는 전쟁을 시작하지 않을 겁니다. 저는 전쟁을 멈출 겁니다"라고 선언했다.

그런데 연이어 전쟁을 일으켰다. 베네수엘라의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를 납치했고, 이란을 공격해서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와 그의 며느리, 손주까지 다 죽였다. 공격대상에서 수백 미터 떨어진 이란의 초등학교를 폭격해 초등학생 백여 명이 폭사했다.

이제 다급해진 것은 트럼프다

트럼프는 왜 전쟁을 일으키는가? 엡스타인 파일, 급락한 지지율, 협상 능력의 부족, 이란 정권교체에 대한 욕심도 작용했겠지만 경제적 동인을 찾으라면 그건 무엇보다 석유다. 원유다.

트럼프는 계산했을 것이다.

'이제 미국의 경제성장을 이끌고 있는 건 AI 투자야. AI 투자에 핵심은 에너지지. 막대한 전력이 필요해. 그런데 재생에너지와 핵발전소는 시간이 걸리고, 난 어차피 지구온난화 따위는 믿지도 않아. 내가 늘 말했잖아. 드릴, 베이비, 드릴(drill, baby, drill)이라고.

그런데 미국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두 나라가 있네. 석유가 많아. 엄청나게 많지. 베네수엘라 한 국가만으로도 사우디아라비아의 매장량을 능가해. 매장되어 있는 건 3032억 배럴이래. 세계 최대 매장량이야. 초중질유 중심이라서 미국의 화력발전에도 적합해. 산업용이란 뜻이지. 그렇다면 데이터센터에 전력 대기도 쉽겠다. 저걸 다 차지할 수 있다면. 이란도 2086억 배럴이나 되지. 중동에서도 사우디아라비아 다음으로 매장량이 많아.

사우디아라비아는 전통적 친미 정권이고, 베네수엘라와 이란의 기존 정권을 없애버리고 새로운 꼭두각시 정권을 세울 수 있다면, 미국 내 셰일가스와 더불어 미국은 전 세계 원유를 사실상 완전히 손에 넣게 되는 거지. 그럼 유가를 하락시키고 인플레이션이 진정되면 연준을 독촉해서 금리를 떨어뜨리고 그럼 주택모기지금리가 낮아지니까, 미국 물가지수에 가장 핵심적인 변수 두 가지를 다 잡을 수 있게 되는 거네. 게다가 유가하락으로 AI투자가 더 활발해지면 경제성장률도 계속 이례적으로 3% 안팎의 고공행진을 할 거야. 최고네. 이거야!'

오판이었다.

마치 사자가 자라를 건드렸다가 혀를 물리고 끙끙대는 형국이다. 어차피 죽은 목숨인 자라는 사자의 혓바닥을 물고 늘어진다. 최대한 상처를 내야 한다. 그래야 나중에 협상을 해도 조금이라도 유리한 위치에서 한다.

이란 입장에서 미국은 협상을 약속하고 자신들의 최고 지도자를 폭사시켜버린 나라다. 믿을 수 없다.

오히려 다급해진 쪽은 미국 트럼프가 됐다. 이란은 호르무즈해협 봉쇄라는 전통적 방식뿐만 아니라 두바이 호텔까지 공격해 버렸다. 선박은 물론 항공까지 최대한 물동량을 묶어버리겠다는 뜻이다. 따뜻한 날씨, 조세회피처로 각광받을 정도의 낮은 세금, 럭셔리한 부티크들이 즐비해서 영국을 비롯한 유럽의 백인 부자들이 장기 체류하는 두바이를 공격한 것은 서방 진영 전체에 보내는 분노의 신호다. 직접 당해보고 느껴보라는 뜻이다.

트럼프가 최대 전쟁은 1~4주라고 말한 것도 실수였다. 중동에서 전쟁을 일으키고, 지상군을 파병하는 것을 결사적으로 반대해 온 차기 대권 주자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은 절대 긴 전쟁(longer war)은 안 하실 분"이라고 마지못해 인터뷰한 내용도 빨리 전쟁을 끝내고 싶어 하는 미국의 속마음을 여실히 드러냈다.

지난 2일 이란 테헤란 상공에서 벌어진 두 차례의 동시 공습으로 인해 연기가 치솟고 있는 모습.AP=연합뉴스

전문가들도 한결같이 말한다. 단기전으로 끝나면 큰 충격이 없다. 그러나 장기전으로 가면 오히려 유가가 100달러선을 넘어 폭등하고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가 동시에 찾아올 수 있다고. 급한 건 트럼프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탄약은 떨어져 간다. 트럼프도, 트럼프를 편들어 온 미국의 우파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도 "탄약은 충분하다"라고 말하고 있지만 그렇게 주장한 월스트리트저널 사설 어디에도 근거를 찾을 길이 없다. 2028년까지 록히드 마틴이 수천발의 미사일을 생산할 것이라는 먼 미래의 이야기만 하고 있다.

그러면서 전비 충당을 위해 국방비 증액을 해야 하는데 미국 민주당이 찬성하지 않으면 두고 보자는 식의 선전선동에만 열을 올린다. 더군다나 대통령이 미 의회에 국방비 증액요구까지 하면 미국의 우방들이 가만히 있겠냐, 앞장서서 도울 것이라는 허무맹랑한 말만 하고 있다.

탄약이 떨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돈도 없다는 말이다. 우방에게 또 기대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영국도 마지못해 정말 안 해주려다가 미군의 공군 기지 사용을 허락했다. 중동에 있는 미군 기지들은 이란의 공격으로 벌집이 됐다. 중동의 친미국가들이 미군 기지들을 둔 이유는 자국의 안보를 위해서였는데 오히려 미군 기지 때문에 같은 이슬람 국가에게 공격을 받는 처지가 됐다.

이란의 우방인 중국은 가만히 쳐다만 보고 있다. 말로만 미국을 공격할 뿐 이란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군사적 원조도 하지 않는다. 이란의 원유 90%가 중국으로 수출되지만, 중국 입장에서는 전체 원유 수입액의 12%에 불과하다. 중국은 친미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와도 왕성한 교역을 한다. 그동안 싼값에 이란 원유를 산 만큼의 손실은 있겠지만, 미국이 어떤 식으로 전쟁을 치르는지를 지그시 바라보고 있는 건 정보전이라는 측면에서는 큰 이익이다.

트럼프가 무너뜨리는 미국의 '신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일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백악관에 도착한 모습.EPA/연합뉴스

트럼프는 결국 패할 것이다. 처음부터 전쟁의 목표가 불분명했기 때문이다. 트럼프에게 승리란 무엇인가?

- 불나방 같은 미국 언론의 고개를 이란전으로 돌리게 해서 엡스타인의 추문으로부터 잠시나마 벗어나는 것.

- 미군을 지상전에 투입하지 않고 원유에 대한 사실상의 지배권을 획득하는 것.

- 잘하면 유가와 인플레이션을 잡고 AI 투자를 독려해서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장기전으로 갈수록 유가는 폭등하고,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가 올 가능성이 크다. 빨리 끝내야 하는데 이란이 계속 반격을 한다. 탄약은 떨어져 간다. 관세 폭탄을 맞아온 우방들도 예전같지 않다. 친미 중동 국가들은 애초에 미국에 대한 신뢰는 없었다.

결국 상당수의 유대인으로 구성된 내각의 아첨꾼들과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의 말에 이끌려 별생각 없이 전쟁을 일으켜버린 트럼프는 또 다시 가장 중요한 미국의 자산을 잃어버리고 있는 형국이다. 바로 '신뢰'다. 미국이 중국보다는 믿을 만하다는 신뢰. 그래도 자유주의 민주국가 미국이라는 신뢰. 트럼프의 깡패짓에 그 신뢰가 점차 무너지고 있다.

미국은 아직도 개인까지 수표를 쓴다. 개인의 신용은 오랜 기간의 신뢰에 의해 형성된다. 자본주의의 전형적 나라였다. 자본주의가 지속될 수 있는 원칙이 신용이다. 그래서 더욱 신뢰가 무너지면 미국 주도의 자본주의가 작동하지 못한다. 트럼프는 시야가 좁고, 단기적 성과에 집중한다. 게다가 이기적이고 흉포한 심성을 지닌 것 같다. 나쁜 지도자의 전형이다. 소탐대실할 것이다. 그래야 한다. 그래야 자본주의가 산다.

#트럼프 #이란 #최경영의돈과시간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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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최대 관심사는 '경제발전'..."최고 지도자의 지향, 산업발전계획, 발탁 인사"

민화협, '북한 제9차 당대회 분석과 남북관계 전망' 주제 '2026 통일정책포럼' 개최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6.03.05 02:50
  •  
  •  수정 2026.03.05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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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0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대표상임의장 김삼열)와 윤후덕김준형·이재강·홍기원 국회의원실이 공동 주최하고 민화협 정책위원회(정책위원장 전영선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가 주관한 '북한 제9차 당대회 분석과 남북관계 전망' 주제의 '2026 통일정책포럼'이 4일 오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대표상임의장 김삼열)와 윤후덕김준형·이재강·홍기원 국회의원실이 공동 주최하고 민화협 정책위원회(정책위원장 전영선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가 주관한 '북한 제9차 당대회 분석과 남북관계 전망' 주제의 '2026 통일정책포럼'이 4일 오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제9차당대회를 통해 확인된 북한의 최대 관심사는 '경제의 질적 발전'이다.

"간고한 투쟁으로 전취한 값비싼 결실들과 고귀한 총화에 토대하여 전당의 배가된 전투력과 공세적인 전진 방식으로 새로운 5개년계획 기간에 사회주의건설 전반을 확고한 질적 발전과 획기적인 도약의 궤도 우에 올려세우자는 것"

[노동신문] 3월 2일자 사설이 압축 요약한 김정은 총비서의 제9차 당대회 중요보고의 진수이다.

물론 '경제건설'에 필수적인 '안전환경'을 지키기 위한 '국가핵무력 확대 강화와 핵보유국 지위 행사'는 전제 조건이다.

김일한 동국대 북한학연구소 연구초빙교수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일한 동국대 북한학연구소 연구초빙교수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일한 동국대 북한학연구소 연구초빙교수는 4일 오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북한 제9차 당대회 분석과 남북관계 전망' 주제의 '2026 통일정책포럼'에서 '경제부문' 평가를 통해 "당과 국가, 최고지도자가 지향하는 기조와 산업 발전계획, 그리고 인사가 맥락적으로 잘 연결되어 맞아 떨어지고 있다"며 경제발전에 대한 북의 관심과 의지를 확인했다.

김일한 교수는 제9차당대회 개회사를 통해 김정은 총비서가 "경제분야에서 인민경제발전 5개년계획이 기본적으로 완수"되었다고 밝힌 것에 대해 "국내총생산(GDP) 기준 매년 6~7%씩, 5년간 40% 성장"한 것으로 해석했다.

지난 2022년 9월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7차회의 시정연설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25년말에는 2020년 수준보다 국내총생산액은 1.4배 이상, 인민소비품생산은 1.3배 이상 장성'하는 성장 목표를 제시한 것을 근거로 들었다.

이같은 성과는 '모든 부문에서 실패'했다고 자평한 지난 제7기(2016~2020)와 구별될 뿐만 아니라 1990년대 초 '고난의 행군' 이후 30여 년간 경제분야에서 최초로 가장 뚜렷하고 의미있는 결과라고 짚었다. 

일반적 오해와 달리 북 내부에서는 경제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김 총비서가 9차당대회 폐회사에서 경제를 국방에 앞세워 "경제와 국방, 문화를 비롯한 각 분야에서 진일보를 이룩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한 언급을 상기시켰다. 이는 북이 실리 중심의 경제발전 전략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보았다.

9기 5개년 산업별 주요 과제로는 △기간공업(기계공업)+경공업(지방공업) △수산업 △농업(밀농사와 온실농장) △축산업 △(평양)건설 △정보산업 △대외무역 △새로운 산업으로서의 관광업 △지방발전 △자연 에너지산업 △우주산업 △인공지능 △교육 순서로 제시하고, 자립경제의 쌍기둥으로 일컫는 금속 및 화학공업 부문에서 김책제철연합기업소 및 황해제철연합기업소의 산소열법용광로 추가 설치, 탄소하나화학공업의 지속적인 추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기계공업분야에서 룡성기계연합기업소와 대안중기, 락원기계 등 주요공장의 현대화가 추진되는 중에 컴퓨터로 조종하는 공작기계인 'CNC'의 대대적인 보급이 눈에 띈다고 하면서 "실제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식량문제 해결을 위한 3대 핵심고리인 농업, 축산업, 수산업의 순서가 이번 9차당대회에서 수산업, 농업, 축산업의 순서로 바뀐 것으로 보아 바다를 끼고 있는 전국 60여 개 시, 군에 바닷가양식기지건설을 추진하는 양식업을 중심으로 한 수산업에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았다.

1년 수산물 생산량은 약 100만 톤으로 추정되는데, 이중 80만 톤이 양식업에서 나오는 수산물이고 그중에서도 70만 톤이 다시마인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확장 노력이 이뤄질 것이며, 최근 김 위원장이 조업식에 참석해 '도달하려는 사회주의 농촌발전의 전망'이라고 극찬한 삼광축산농장의 경우 처음으로 대형 사일로가 등장해 사료의 공업화를 이룬 사례를 확대하는 사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짚었다.

향후 5년간 중요 산업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 위해 김 위원장은 인사문제에 있어 앞선 김정일시대와 다른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김정일시대에는 내각총리 한 사람만 당 중앙위원회 위원이고 나머지 상(相, 장관)들은 중앙위원회 구성원이 된 적이 없었는데, 김정은시대에서 두번째 열린 제8차당대회부터 내각의 모든 장관급이 당 중앙위원회 위원 및 후보위원을 겸하게 됐다.

전체 250명의 당 중앙위원회 위원 및 후보위원 중 내각 장관급 60여 명이 모두 당 중앙위원회 성원이면 24%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내각총리가 당 정치국 상무위원을 겸하도록 제도화하고 내각 장관급 전원을 당 중앙위원회 성원으로 받아들여 내각의 권한을 키우며 주요 연구기관과 주요 공장기업소 지배인 등 다수를 당 중앙위원회에 포함시키는 등 '내각책임제'를 실질적으로 강화한 것은 김정은 체제 등장 이후 가장 뚜렷한 시스템 개혁이고  경제성과의 주요 요인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당 정치국 위원 중 박태성 현 내각총리를 포함해 전 총리인 김덕훈, 김재룡 등 3인이 포진된 것도 경제부문을 중요시하는 입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겉으로 드러난 결과를 보면, 이같은 인사가 지난 5년의 경제성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고 이같은 유형의 인사는 제9기에도 그대로 이어질 것 같다는 것이 김 교수의 생각이다.

여기에 더해 권한이 막강해진 당 중앙검사위원회가 '경제계획 수립과 집행과정에서 법적 통제를 강화'하는 역할을 하도록 하는 등 경제발전을 위해 국가거버넌스 시스템을 개선한 것도 경제성과에 한몫한 것으로 보았다.

김 교수가 주목한 인물은 국방상을 지낸 김정관 건설담당 내각부총리, 평안남도당위원회 책임비서를 역임한 안금철 금속공업상, 김승두 교육상이다.

모두 제9차당대회 중 열린 당중앙위원회 제9기 제1차전원회의에서 선출된 당 정치국 위원이고 11명으로 확대한 당비서국 비서로도 임명된 인물들이다.

내각 지도급 간부이면서 당 정치국 위원이고 당 비서를 겸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인데, 이들을 중요 인물로 발탁한 것은 앞으로 5년간 건설, 금속공업, 교육 세 분야를 핵심적인 산업분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로 보아야 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김 교수는 김정관 부총리의 전임자인 박훈 전 건설건재공업상이 당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선출된 것에 대해서는 건술부문 내각부총리를 군과 민간으로 나눈 투톱체제로 구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방상 출신인 김정관이 앞으로 더욱 커질 러시아 재건을 위한 공병부대 파견 등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정창현 평화경제연구소 소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정창현 평화경제연구소 소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에 대해 정창현 평화경제연구소 소장은 김정관이 당 건설담당 비서가 됐다는 것은 부총리는 사표를 냈다는 의미라며, 최고인민회의 이후 박훈 전 건설건재공업상이 건설담당 부총리를 맡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소장은 또 이번에 당 정치국 결정을 실행하는 당 비서국은 기존 7개 분야에 4개 분야가 신설되고 11명의 비서를 임명했는데, 이중 가장 높은 급의 새로운 비서로 임명된 인물인 신영일이 당 규율담당 비서라고 말했다. 

북이 당규약개정은 이루어지긴 했는데, 김 위원장이 제시한 독자적 당 강화 이론인 '새시대 5대 당건설 강령'에 기초해서 당 운영과 관련된 문구를 수정했다는 정도가 확인된다고 하면서 정치건설, 조직건설, 사상건설, 규율건설, 작풍건설 등 5대 방향 중 핵심은 당내 부정부패, 이권사업 관련 부분에 대한 강도높은 검열과 사정, 당원들의 인민대중제일주의에 기초한 작풍 확립 등을 실행하는 '규율건설'이라고 풀이했다.

한국의 부총리급에 해당하는 당 비서는 김정관, 신영일과 더불어 새로 2명이 더 임명됐는데, 오랫동안 당 선전선동부장으로 일한 주창일이 근로단체담당 비서로, 군 총정치국장을 한 정경택이 군정비서로 승진했다고 했다.

각각 당 부장만 있던 분야인데 당 비서직을 신설해 새로 임명한 것은 대중단체와 군에 대한 당의 조직 정치적인 통제와 교육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파악했다.

새로운 세대에게 새로운 시대에 맞는 선전과 교육을 하기 위해, 군사적 긴장이 높은 한반도 정세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군에 대한 정치적 지도를 확고히 함으로써 우발적 충돌을 예방하기 위한 인사로 풀이했다.

정소장은 이어 아직 개정 당규약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남북관계와 통일, 전국적 범위에서 자주화와 사회민주화를 이룩하겠다고 하는 내용은 삭제했을 것이라고 판단하는데, 곧 최고인민회의가 열리고 헌법 개정이 된다면 영토 문제도 구체적으로 거론됐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날 통일정책포럼은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대표상임의장 김삼열)와 윤후덕·김준형·이재강·홍기원 국회의원실이 공동 주최하고 민화협 정책위원회(정책위원장 전영선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가 주관하여 라운드토론 형식으로 열렸다. 전영선 정책위원장의 진행으로 김일한 동국대 북한학연구소 연구초빙교수, 성기영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정창현 평화경제연구소 소장, 최순미 총신대 평화통일연구소 객원연구원이 발표와 토론에 임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기념촬영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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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때보다 급락한 코스피…한겨레 “전쟁 최대 피해국 한국이라 해도 과언 아냐”

[아침신문 솎아보기] 코스피 지수 12.06% 급락, 지속적 상승세 머물다 급락해 더 큰 충격

‘최악의 하루’, ‘폭락’ 등 급하락 강조하는 동시에 한국이 큰 타격 받은 이유 분석도

AI로 달라진 전쟁 양상…국민일보 ‘AI가 바꾼 전쟁터’에서 주목

기자명정민경 기자

  • 입력 2026.03.05 07:42

▲코스피가 미국과 이란 간 전쟁 발발 여파로 역대 최대 폭으로 폭락해 5,100선마저 내준 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 전쟁 파장으로 4일 서울 증시가 크게 하락한 가운데, 조선일보를 제외한 주요 일간지들이 1면에서 해당 이슈를 다뤘다. 4일 코스피 지수는 12.06%, 코스닥 지수는 14.0% 하락했는데 두 시장 모두 하락 폭이 역대 최대였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 두 시장에서 주가 급락으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고 서킷 브레이커까지 차례로 발동됐다. 서킷 브레이커는 모든 종목의 매매를 20분간 중단하는 것으로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모두 1년 7개월 만에 발동됐다. 주요 일간지들은 이같은 급락을 2001년 9월11일 테러 다음날 12.02%가 떨어졌을 때와 비교하면서 이를 뛰어 넘는 역대 최대 하락률이라고 보도했다. 원·달러 환율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야간거래에서 장중 한때 1500원을 웃돌았다.

이날 신문들이 1면 기사에 쓴 표현은 ‘최악의 하루’, ‘폭락’, ‘최악의 폭락장’, ‘증시 패닉’ ‘증시 최악의 날’, ‘빚투 개미 패닉’ 등이었다. 최근 한국 증시가 오랜 기간 동안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 온 만큼 하락폭이 컸기에 이러한 표현들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코스피 급락 상황을 다룬 주요 일간지의 1면 기사 제목이다. 이 가운데 조선일보는 1면에 주식 관련 기사를 배치하지 않았으며 2면 머리기사로 코스피 관련 기사를 실었다.

경향신문 <코스피 사상 최대 12%↓…‘9·11’보다 큰 충격>

국민일보 <한국증시 최악의 날…공포가 시장 삼켰다>

동아일보 <코스피 사상최대 폭락…‘9·11’때보다 잔인했다>

서울신문 <‘증시 패닉’…9·11때보다 더 빠졌다>

세계일보 <코스피 12% 대폭락…‘9·11’때보다 더 빠졌다>

조선일보 2면 <코스피 한달 상승분 이틀만에 날아가…반도체 직격탄>

중앙일보 <12.06% 폭락, 9·11때보다 더 아팠다>

한겨레 <12.06% 폭락…코스피 ‘최악의 날’>

한국일보 <이틀긴 1200P 주르륵, 코스피 ‘패닉셀’>

경향신문은 1면 기사에서 “코스피는 이날 오전 9시6분 전날에 이어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유가증권시장에 2거래일 연속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2020년 3월 이후 6년 만이다. 오전 11시19분엔 서킷 브레이커도 발동됐다. 서킷 브레이커는 전날 대비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될 때 발동된다. 유가증권시장에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이번이 역대 7번째로, 2024년 8월5일 이후 1년7개월 만이다. 이날 코스피 시가총액은 440조원 넘게 증발했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2면 기사에서 “코스피는 연초 이후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직전인 지난달 27일까지 48%나 오르며 전 세계 증시에서 가장 뜨겁게 달아올랐다”며 “그런데 이후 18.4% 하락하며 세계에서 가장 큰 하락률을 기록했다. 무역 의존도가 높고 반도체 ‘쏠림’이 강한 한국 경제 구조의 취약성을 그대로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분석했다. “한 달 오름폭을 이틀 만에 까먹은 셈”이라고도 했다.

▲5일자 조선일보 2면.

특히 세계가 공통적으로 이란 사태라는 돌발변수를 맞았으나, 한국 증시의 하락이 매우 컸던 점은 분석 대상이 됐다. 조선일보는 2면 기사에서 “이 같은 배경에는 한국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 유가 변동에 민감한 경제 구조를 안고 있는 점이 자리 잡고 있다. 유가(두바이유)는 전쟁 직전 배럴당 71.81달러 수준이었는데, 3일에는 80달러를 넘어섰다. 중동산 원유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70%에 달하는 우리나라는 유가가 급등할 경우 기업 부담이 증가하고, 이로 인해 무역 수지 악화와 물가 상승이라는 악재가 동시에 터질 우려가 크다”고 했다. 또한 “크게 올랐기 때문에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 것도 한 요인”이라 전했다.

동아일보 역시 1면 기사에서 “하락장에서 ‘저가 매수’로 지수를 떠받쳤던 개인 투자자들은 공포에 질려 손을 놓았다”며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확전 양상으로 치닫는 가운데, 세계 금융 시장에서 한국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짚었다.

한겨레의 경우 1면 지면기사의 제목은 <12.06% 폭락…코스피 ‘최악의 날’>이었지만 온라인판 1면 기사 제목은 <코스피·코스닥 ‘낙폭 사상 최대’…증시 최악의 날, 빚투 개미들 패닉>이었다. 온라인 기사에서는 최근 증시가 계속 상승하면서 주식 투자에 뛰어든 개인 투자자들을 우려하는 관점을 강조한 것이다. 다만 3면 기사에서는 “과거 패닉 매도 사례를 보면,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아 극복됐다는 분석도 나온다”고 전했다.

▲5일자 한겨레 1면.

한겨레 사설 “금융시장만 보면 전쟁 최대 피해국 한국이라해도 과언 아냐”

이날 주요 일간지들은 사설에도 급락한 증시에 대해 썼다.

경향신문 <중동발 증시 패닉, 과도한 공포보다 냉철한 자세로>

국민일보 <호르무즈 해협 봉쇄 따른 유가·주가·환율 충격 대비해야>

동아일보 <17년 만에 1500원 찍은 환율… 3高 위기관리 나설 때>

세계일보 <환율 한때 1500원 돌파…비상한 경각심 필요한 때>

조선일보 <주가 이틀 새 18% 급락, 위기 때 드러나는 한국 경제 실력>

중앙일보 <중동 전쟁이 흔드는 금융시장, 실물경제 전이 막아야>

한겨레 <이틀째 요동친 주가·환율, 시장안정에 총력 대응해야>

한국일보 <증시 붕괴, 환율·유가 급등…경제 파장 막을 총력전을>

사설에서도 유독 한국의 증시가 큰 타격을 받은 것에 대한 분석이 공통적으로 나왔다. 경향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문제는 전 세계가 공통적으로 이란 사태라는 돌발 변수를 맞았지만 충격파가 한국에서 가장 심했다는 점”이라며 “그간 상승률 전 세계 1위 급등세에 따른 ‘고점 부담’ 심리, 누적됐던 ‘빚투 자금’의 대규모 청산 등이 더해졌을 수 있다. 하지만 반도체 호황과 수출 증가세가 여전히 유효하고, 기업들 실적을 볼 때 코스피 5000 부근에서 저점이 형성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고 전했다.

▲5일자 경향신문 사설.

국민일보도 이날 사설에서 “한국처럼 에너지 자원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나라에는 충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며 “한국의 원유 수입은 여전히 중동 의존도가 높고 정유 공정 역시 중동산 원유에 맞춰 설계돼 있다. 주요 수송로가 흔들릴 때마다 유가와 환율, 금융시장이 동시에 출렁이는 구조적 취약성이 반복되고 있는 것”고 전했다.

동아일보도 이날 사설에서 “단기 급등에 따른 경계감과 중동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경제·산업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다른 나라 증시에 비해 낙폭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해법으로는 “문제는 갈등이 장기화하면 세계 경제에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진행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 수출이 위축되고 소비가 침체할 수 있다. 위기 장기화를 대비해 농수산물·식품 등의 유통구조를 점검하고 에너지 가격 안정을 통해 가계 부담을 덜어줄 고물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한국 충격이 더 큰 것은 증시 비중이 큰 대기업이 대외 변수에 흔들리면 증시 전체가 가라앉는 취약성 탓이 크다. 산업 생태계가 다변화된 일본과 달리, 특정 이슈가 시장 전체의 리스크로 쉽게 전이되는 것”이라며 “증시가 단기 급등하면서 경제 펀더멘털과 괴리가 커진 측면도 있다. 코스피는 최근 8개월 만에 3000에서 6000까지 파죽지세로 상승했지만, 실제 경제 지표는 부진했다”고 짚었다.

중앙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정부는 그간 언론의 거듭된 ‘빚투’ 경고에도 ‘이제는 주식에 투자할 때’라며 주가 띄우기에 주력해 왔다. 그런데 깡통계좌 속출이 우려될 만한 증시 패닉 상황에도 외환보유액이 충분하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사태가 심각한 만큼 정부는 위기감을 갖고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해야 한다. 무엇보다 금융 불안이 실물경제로 번지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전했다.

▲5일자 한겨레 사설.

한겨레는 1면 기사에 이어 개인 투자자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 한겨레는 이날 사설에서 “최근 급등장에 뒤늦게 뛰어들었다가 손실을 본 개인 투자자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만 놓고 보면 이번 전쟁의 최대 피해국은 한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라고 썼다.

다만 다른 일간지들이 증시 폭락이 실물 경제 타격으로 이어지지 않아야 한다고 큰 우려를 보였던 반면 한겨레는 이날 사설에서 “과도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 달러 유동성은 안정적이고,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과거 경제위기 때처럼 달러 확보 자체가 어려운 상황은 아니라는 뜻이다. 주가도 그동안 단기 급등해 조정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시장의 공포가 실물경제로 번지기 전에 선제 대응해야 한다”고 전했다.

AI로 달라진 전쟁 양상…국민일보 ‘AI가 바꾼 전쟁터’에서 주목

미국과 이란 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전되고 있는 가운데, AI로 달라진 전쟁 양상을 주목하는 기사들이 나왔다. 국민일보는 1면 <AI가 바꾼 전쟁터>라는 기획을 통해 AI로 달라진 전쟁 양상을 분석했다.

관련기사

▲5일자 국민일보 1면.

국민일보 1면은 “2011년 5월 미국은 9·11 테러를 일으킨 오사마 빈 라덴의 은신처를 찾아 사살했다. 이 작전이 성공하기까지 10년이 걸렸다”며 “그러나 지난달 28일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를 제거하는 데는 ‘원샷 원킬’로 족했다. 이를 가능케 한 것이 인공지능(AI) 기술이다. AI가 급성장하면서 적을 찾아내고 타격하는 속도와 정확도는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졌다”고 전했다.

국민일보는 “AI가 전쟁의 풍경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이 최초의 AI 전쟁 신호탄을 쏘아 올렸고, 이듬해 가자전쟁은 AI 무기의 시험장이 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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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파’ 전광훈, ‘여의도파’ 손현보, ‘스피커’ 전한길···모두 피의자·피고인 신세

수정 2026.03.05 07:04

극우 인사 6인, 불법행위 혐의로 재판·수사 중

특수공무집행방해 교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지난 1월13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으로 출석하던 중 입장을 밝히고 있다. 성동훈 기자

아스팔트 극우(광장이나 길거리에서 집회와 시위로 정치적 주장을 하는 극우 세력) 주요 인사들 대부분은 이미 재판을 받고 있거나 경찰 수사 대상이다. 반헌법적이거나 극단적·비상식적 주장을 하고, 나아가 서울서부지법 폭력·난입 같은 불법 행위의 배후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4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아스팔트 극우 주요 인사 7명(고성국씨, 김상진 국민의힘평당원협의회 대표,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 신혜식 신의한수 대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전한길씨, 황교안 자유와혁신 대표) 중 6명은 재판이나 수사를 받고 있다.

‘광화문파’를 이끌던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는 서울서부지법 사태를 선동한 배후(특수건조물침입교사·특수공무집행방해교사 등 혐의)로 지목돼 지난 1월 구속됐다. 다만 경찰이 함께 구속영장을 신청한 광화문파 유튜버 신혜식 신의한수 대표는 검찰이 영장 신청을 반려해 구속을 면했다.

‘세이브코리아’ 집회를 열며 여의도파를 이끌던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는 지난해 9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구속됐다. 지난해 대선·부산 교육감 재선거 기간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등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를 받은 그는 지난 1월 1심에서 징역 6개월·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항소심 재판 중인 그는 대외활동을 자제하고 있다.

부산지법 앞에서 손현보 부산 세계로교회 담임목사(가운데)가 지난 1월30일 부산지법 앞에서 징역형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고 풀려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여의도파의 ‘스피커’ 격인 전한길씨도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지난해 8월 미국으로 출국했던 그는“경찰의 출석 요구에 응하겠다”며 지난달 3일 귀국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에 대한 허위사실 공표 혐의 등으로 지난 12일 경찰 조사를 받았고, 지난 27일에도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등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부정선거부패방지대 등을 이끄는 ‘부정선거파’의 황교안 자유와혁신 대표는 계엄 선포 직후 우원식 국회의장·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을 체포해야 한다고 주장해 내란 특검의 수사 대상이 됐다. 지난해 10월 특검은 내란선동 등 혐의로 황 대표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려다 실패하기도 했다. 황 대표는 지난해 11월 체포됐고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풀려났다.

내란 선전·선동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지난해 11월12일 서울 용산구 자택에서 체포 후 내란특검으로 압송되고 있다. 문재원 기자

유승익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은 “(아스팔트 극우 인사들은) 종교활동·표현의 자유, 집회·결사의 자유 등 헌정질서가 보장하는 기본적 권리를 이용해 민주주의를 부식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용대 변호사(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12·3 내란 진상규명·재발방지TF단장)는 “이들의 언행은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 말 그대로 ‘내란 선동’ 범죄 수준”이라며 “정치적 표현을 선동으로 처벌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어 신중해야 하지만, 이들은 허용 수준을 넘어섰다. 단호한 처벌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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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기아차 강성호 지부장, 현대차와 10년 만에 ‘공동투쟁’ 선포… “양재동 가이드라인 돌파할 것”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6/03/05 08:34
  • 수정일
    2026/03/05 08:34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 기자명 강호석 기자
  •  
  •  승인 2026.03.05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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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 원 성과급? 본질은 공정한 성과 분배”
“66년생부터 정년연장, 즉시 시행의 상징”
격주 금요일 휴무로 ‘워라밸’ 쟁취
“트럼프 관세는 수탈... 국내 공장 사수해야”
“아틀라스 도입, 노조와 협의 없었다”
지방선거, ‘완전한 내란 심판’... 단결과 연대 다짐

사진: 김준 기자
사진: 김준 기자

기아자동차 노동조합이 현대차 노조와 10년 만에 공동투쟁에 나선다. 강성호 기아차 지부장은 “단사별 투쟁으로는 ‘양재동 가이드라인’(현대기아 자본의 벽)을 돌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그룹사 10만 공동 투쟁을 만들어낼 결심을 했다”고 밝혔다.

강 지부장은 “현대차가 먼저 하고 기아차가 나중에 하는 교섭 방식은 조합원들이 식상해하고, 노동조합을 관심 없게 만드는 큰 장애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2013년 그룹사 공동투쟁으로 주간연속 2교대를 완성해 ‘심야노동 철폐’를 이끈 경험을 언급하며 “사회적 의제를 풀기 위해 공동 투쟁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정년 연장, 주 4.5일제와 관련해 “정부가 친노동을 얘기하지만 사실상 희망고문”이라며 “올해 사회적 의제를 풀지 못하면 내년엔 더 어렵다”고 말했다.

“천만 원 성과급? 본질은 공정한 성과 분배”

2025년 기아차는 313만 대 역대 최대 실적과 12조 6천억 원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회사는 전년 대비 성과급을 620만 원가량 적게 지급했다. 강 지부장은 이에 대한 ‘차액분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그는 “국민들은 기아차 사람들이 돈 많이 버는데 1,000만 원을 더 받는 것으로 보겠지만, 임금 구조를 들여다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지부장은 “우리를 ‘귀족 노동자’라고 비난하지만, 성과급을 빼고 기본급만 보면 연차 대비 임금이 적정하지 않다”며 “4인 가족 기준 사실상 마이너스가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성과급으로 충족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가 요구하는 ‘1,000만 원’은 영업이익의 약 2.4%를 산출한 금액이다. 강 지부장은 “본질은 특별한 보상이 아닌 ‘공정한 성과 분배’”라고 못 박았다.

“66년생 부터 정년연장, 즉시 시행의 상징”

‘1966년생부터 즉시 정년 연장’ 공약에 대해 강 지부장은 “정치권의 단계적 도입으로는 소득 공백과 절벽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며 “올해 퇴직하는 1,800여 명의 66년생 선배들에게 바로 적용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정년 연장이 청년 일자리를 줄인다는 우려에는 “지난 5년간 1,700명의 신입사원이 들어왔고, 퇴직 후 계약직(베테랑)으로 근무하는 인원도 3,500명에 달한다”며 “이는 그만큼의 인력이 실제 필요하다는 뜻이며 회사는 정년 연장과 신규 채용을 동시에 할 여력이 충분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대기업 노조가 관철한 ‘심야노동 철폐’가 협력업체까지 확산된 사례처럼 정년 연장도 그렇게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격주 금요일 휴무로 ‘워라밸’ 쟁취

주 4.5일제와 관련해 강 지부장은 "노동시간 단축으로 워라밸을 찾아야 한다"며 "(기아차) 화성공장은 출퇴근 거리 80~100km, 시간 3시간으로 피로도가 크다"고 말했다. 임금 삭감이 발생하지 않는 선에서 '격주 금요일 휴무' 방식으로 4.5일제 근무를 추진 중이다.

 

그는 이것이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 사항임을 언급하며 “친노동계라고 하면서 노동자들을 희망 고문하는 정치 행보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더 이상 정부만 믿고 가만히 있을 게 아니라 사회적 의제를 들고 거리로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관세는 수탈... 국내 공장 사수해야”

트럼프발 관세 폭탄에 대해 강 지부장은 “우리가 땀 흘린 성과를 미국에 바치는 관세 수탈 문제”라고 지적했다. 회사가 미국 현지 생산 물량을 늘리는 것에 대해 “국내 공장 조합원들은 고용 위협을 느끼게 된다”며 “헐값에 팔린 러시아 공장 사례를 되풀이하지 말고 국내 공장에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틀라스 도입, 노조와 협의 없었다”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에 대해 강 지부장은 “회사가 노조와 단 한마디 협의도 없이 언론을 통해 일방적으로 공개했다”며 “전형적인 노이즈 마케팅”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노조가 AI 시대를 거부한다는 오해에 대해 “명백한 왜곡”이라며 “노조는 고용 안정을 지키기 위해 ‘협의 없이는 들여올 수 없다’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일 뿐, 대화할 준비는 다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지방선거, ‘완전한 내란 심판’... 단결과 연대 다짐

강 지부장은 이번 6월 지방선거를 “완전한 내란 심판의 장이 돼야 한다”라고 강조하면서도, “4인 선거구 확대 등을 통해 진보정당의 진출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동자들이 단결하면 노동자를 위해 일해줄 정치인을 더 뽑을 수 있지만, 현실은 노동자 정치세력화가 점점 힘들어지는 구조”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노동자 정치 세력화는 통합과 연대가 우선되어야 한다”며 지방선거 대응을 논의할 계획임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노동조합이 약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현장으로 들어가 내부 단결을 강화하겠다”며 “사회 공헌과 연대 사업을 통해 ‘귀족 노조’라는 오해를 벗고 국민과 손잡는 노동조합으로 바뀌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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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침공 닷새나 지났는데…아직도 전쟁 명분 확정 못하고 있는 트럼프

이스라엘, 테헤란 대규모 공습…카타르 "이란, 레드라인 넘었다" 보복 가능성 언급

김효진 기자 | 기사입력 2026.03.04. 21:31:0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공격에 대한 명분도, 정권 전복 뒤 이란 미래에 대한 구상도 확정하지 못했음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며 에너지 공급망 우려가 치솟자 트럼프 대통령은 호위를 제안하며 유가 안정을 시도했다. 이란의 타격 대상이 된 걸프국 일부에선 "보복" 목소리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이하 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의 양자회담 자리에서 취재진에 미국이 이란을 공격한 것이 이란이 먼저 공격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린 이 미치광이들과 협상을 벌이고 있었고 내 생각에 그들이 우릴 먼저 공격할 거라고 봤다. 만일 우리가 하지 않았다면 그들이 우릴 먼저 공격했을 거다. 난 그 점에 대해 확신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 압박 때문에 미국이 조치를 취했냐는 질문을 받고 "내가 이스라엘에 조치를 압박했을지도 모른다"고 반박했다.

이는 전날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계획이 미국의 이란 공격을 이끌어냈다는 설명과 상반된다. 루비오 장관은 "우린 이스라엘이 군사 행동을 취할 걸 알고 있었고 그게 미군에 대한 (이란의) 공격을 촉발할 거란 걸 알고 있었다. 또 그들(이란)이 공격을 개시하기 전 선제적으로 공격하지 않으면 더 많은 사상자가 발생할 걸 알고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로이터> 통신을 보면 루비오 장관은 3일 취재진에 관련 질문을 받자 "핵심은 이거다. 대통령은 우리가 먼저 공격 받지 않도록 결단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트럼프 정부가 아직 이란과의 전쟁 개시 명분을 확정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이란 차기 지도부 염두 뒀던 사람들 대부분 사망"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를 포함해 이란 지도부 대거 살해 뒤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미래 구상이 불분명하다는 점도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백악관에서 취재진에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한 질문을 받고 "최악의 경우는 우리가 이렇게 했는데도 전임자만큼 나쁜 인물이 권력을 잡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이란을 누가 통치했으면 좋겠느냐는 질문엔 "우리가 염두에 뒀던 사람들 대부분이 죽었다"고 말했다. 이어 "또 다른 집단"이 있지만 "보고에 따르면 그들도 죽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를 보면 메르츠 총리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 뒤 취재진에 "오늘 내가 알고 이해한 바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이 나라(이란)의 미래 민간 지도부에 대해 명확히 수립된 전략을 갖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트럼프가 호르무즈 호위 지원 언급했지만…업계 여전히 불안·코스피 또 12% 폭락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며 에너지 공급망 차질 우려가 커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호위 제공을 언급하며 유가를 안정시키려 시도했다.

그는 3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필요시 미 해군은 가능한 빨리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 호위를 시작할 것"이라며 "어떤 상황에서도 미국은 에너지가 세계에 자유롭게 공급되도록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또 "미 국제개발금융공사(DFC)에 매우 합리적인 가격으로 모든 해상 무역, 특히 걸프 해역을 통과하는 에너지 운송의 재정적 안전 보장을 위한 정치적 위험 보험 및 보증 제공을 지시했다. 이는 즉시 효력을 발휘한다"고 했다. 호르무즈 해협 통과 위험이 커짐에 따라 보험사들이 이 지역을 항해하는 선박의 보험을 취소하거나 보험료를 크게 올리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 중이다.

유가 상승세는 계속됐다. 3일 뉴욕상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4.67% 오른 배럴당 74.5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9% 이상 급등했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호르무즈 해협 호위 발언 뒤 상승폭이 축소됐다. 이날 런던 ICE선물거래소 에서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4.71% 오른 배럴당 81.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에너지 수입 비중이 큰 유럽과 아시아 시장 흔들림도 계속됐다. 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을 보면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시작 뒤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은 약 70% 급등했다. 신문은 유럽의 가스 저장량이 용량의 30%밖에 차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연료에 의존하던 유럽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뒤 연료 수입처를 다변화했지만 위기 상황에선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3일 영국(-2.75%), 독일(-3.44%), 프랑스(-3.46%) 등 유럽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한국과 일본 시장 하락세도 이어졌다. 한국 코스피지수는 전날 7%대 하락에 이어 4일에도 12.06% 폭락한 5093.54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일본 니케이225지수도 전날보다 3.61% 떨어졌다.

<로이터>는 해운업계에선 미군의 호르무즈 해협 호위 지원 제안이 불안 해소에 충분치 않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전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유조선 호위에 투입할 수 있는 미국 함정 수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테헤란·베이루트 공습…이란, 역내 미군기지 향해 미사일

양쪽 공격이 잦아들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미 중부사령부는 3일 미군이 잠수함을 포함한 이란 선박 17척을 격침하고 이란 내 약 2000개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4일 이스라엘방위군(IDF)은 이란 수도 테헤란에 대규모 공습이 진행 중으로 이란혁명수비대(IRGC) 산하 바시지 민병대 사령부와 내부 보안 사령센터를 공습했다고 밝혔다. 또 자국 F-35 전투기가 테헤란 상공에서 러시아제 이란 YAK-130 전투기를 격추했다고 했다.

이란이 지원하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근거지인 베이루트에 대한 이스라엘 공습도 이어졌다. 4일 <AP> 통신은 이스라엘이 밤새 레바논 전역에 공습을 가했고 베이루트 남동부 외곽의 한 호텔 2층에도 공습이 강타했다고 보도했다. 레바논 보건부는 4일 오전 이스라엘 공격으로 베이루트 인근 마을들에서 6명이 사망했다고 집계했다.

이란은 역내 미군기지 및 미국 군함에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AP>는 이란 국영 방송을 인용해 이란혁명수비대가 이라크 이르빌 미군기지와 쿠웨이트의 미군기지 2곳, 미군함 2척을 향해 탄도미사일 40발을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카타르, 이란에 "보복" 언급…BBC "이란이 핵심 산업 무기 삼아· 장기화 땐 걸프국들 돌아설지도"

자국 내 미군기지 뿐 아니라 미국 대사관, 에너지 시설 및 일부 민간 시설까지 공격 받은 걸프국 일부에선 이란이 "금지선(레드라인)"을 넘었다는 경고 목소리가 나왔다.

3일 <유로뉴스>를 보면 마제드 알안사리 카타르 외무부 대변인은 이란이 군사시설 뿐 아니라 도하 공항과 가스 시설까지 공격해 "이미 모든 금지선을 넘었다"며 "우린 보복할 권리가 있다"고 으름장을 놨다. 그는 "이런 식으로 우리 주권을 침해하는 데 대해 더는 그냥 넘어갈 수 없다"고도 했다.

영국 BBC 방송은 이란은 이들 국가가 미국에 공격 중단 압력을 넣기를 바라는 것으로 보이지만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지역 핵심 산업인 석유와 가스의 무기화가 역내 국가들을 자극해 오히려 미국 편에 서도록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방송은 걸프국들이 이스라엘 편처럼 보이는 것을 꺼리는 등의 이유로 "아직"은 방어에만 집중하고 있지만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상황이 바뀔 수 있다고 전망했다.

▲4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교외 공습 뒤 연기가 솟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김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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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이의 20년을 결정한 전화 한 통...충격으로 말을 잃었다

[보이지 않는 아이들] 아동복지심의위원회 절차는 생략되고 시설로 간 아이들

26.03.04 06:59최종 업데이트 26.03.04 06:59

부모에 의해 양육이 포기된 아이들, 세상에 나오자마자 '보호대상아동'이라는 행정 용어로 분류되는 아이들에게 국가는 어떤 존재였을까요? 대한민국은 유엔 아동권리협약 등을 지지한다고 말하지만, 현실에서는 행정 편의주의와 국가적 직무 유기로 보호대상아동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습니다. 통계 속에 가려진 아이들의 목소리를 기록하고 아이들이 당당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행정 시스템의 대안을 모색하고자 합니다.[기자말]

2021년 서울시 관악구 난곡동 베이비박스 보호소의 모습이다. 아이들은 여기에서 잠시 머물다 세 가지 경로로 흩어지는데 원가정 복귀, 입양, 아니면 시설이다.김지영

2021년 여름, 취재차 서울시 관악구 난곡동 베이비박스를 찾았다. 거기서 처음으로 이 아이들의 존재를 알았다. 부모로부터 양육이 포기된 아이들. 이 아이들이 어디에서 왔고, 어떤 연유로 이 상자 앞에 놓였으며, 이후 어디로 가는지 알고 싶었다.

그렇게 알게 되었다. 이른바 '유기아동'에 대한 보호조치가 법과 제도로 빼곡히 규정되어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곧이어 그보다 더 충격적인 사실도 알게 되었다. 마땅히 작동해야 할 그 법과 제도가 현장에서는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는 현실을.

한 번은 부모에게 포기되고 다시 한 번은 국가에게 사회의 가장 그늘진 곳으로 은폐되는 아이들. 그 현장을 확인하고 나는 충격으로 한동안 말을 잃었다. 지금부터 쓰는 것은 그에 대한 기록이다.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아이들에 관한 이야기다.

유명무실한 가정 보호 우선 원칙

2020년 이후 아동복지심의위원회 상황은 많은 진전을 이루었지만 2019년 이전 심의 대상임에도 정상적인 심의 절차 과정 없이 시설로 직행 당했던 아이들은 지금도 시설에 살거나 자립준비청년으로 힘겹게 산다. 국가의 방임으로 빚어진 일이다.김지영

2022년 가을, 어느 시의 구청 공무원이 부모가 사라진 다섯 살 아이를 인계받았다. 아버지는 연락이 끊겼고 어머니는 양육을 포기했다. 그는 과거 관행에 따라 익숙하고 신속하게 아동양육시설에 전화를 걸었다. 그날 저녁, 아이는 처음 보는 어른들이 가득한 시설 침대에 눕혀졌다. 아이 이름 앞에 성이 붙은 건 시설장이 법원에 성본창설을 신청한 몇 달 뒤의 일이었다.

아동복지법은 보호아동이 발생하면 우선 일시보호시설에서 아동 상태를 점검하고, 아동복지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가정위탁이나 입양 등 가정형 보호를 우선 검토하도록 정한다. 성본창설 역시 시설장이 아닌 지자체가 주도해야 할 행정 절차다.

그 어느 것도 이 아이에게는 적용되지 않았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2021년 신규 보호 조치된 아동 3657명 중 63.1%가 시설에 입소했고, 가정형 보호를 받은 아동은 36.9%에 그쳤다. 2023년에야 비로소 시설 입소와 가정위탁 수치가 비슷한 수준으로 좁혀졌지만, 그 '개선'이 나타나기까지 수십 년이 걸렸다.

한국이 유엔 아동권리협약을 비준한 지 30년이 넘었지만, 가정 보호 우선 원칙은 현장에서 오랫동안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지켜질 이유도 없었다.

아동복지법 제12조는 지자체마다 아동복지심의위원회를 두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보호아동의 조치 방향을 심의하는 법정 기구다. 2016년에서 2019년까지 보건복지부 실태조사 결과 226개 시군구 중 연간 단 1회도 개최하지 않거나 서면으로 대체한 지자체가 상당수였다.

심지어 전국 지자체의 30~40%는 연간 개최 횟수가 0이거나 1회에 그쳤다. 위원회가 열리지 않은 지자체는 담당 공무원이 전문 심의 없이 단독으로 아이의 거처를 결정하게 된다. 아이의 삶을 결정짓는 가정위탁이나 입양 가능성을 따져볼 절차 자체가 아예 없었다.

담당 공무원은 과거 선임자들이 해왔던 방식대로 아무런 가책 없이 관련 시설에 연락하고 자신의 업무를 종결시켰다. 이것으로 아이의 남은 삶이 결정되었다. 유엔아동권리협약과 헤이그국제아동입양협약의 정신을 토대로 마련된, 법과 제도는 한낱 활자로만 존재하는 겉치레로 취급되었다.

일반아동과 시설아동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처방률은 시설관리의 편의가 작용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집단 시설에서의 양육은 선진국에서는 이미 지양되고 폐기된 보호 방식이다. 김지영

시설이 아이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하나의 통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2025년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시설거주 아동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약물 처방률은 23.3~27.8%를 기록했다. 같은 시기 일반 아동의 처방률은 0.94~1.5%였다. 시설 아동의 처방률이 일반 아동의 15~20배라는 충격적인 결과였다.

연구진은 처방률이 높은 이유로 '대안의 부재'를 꼽았다. 일반 가정의 부모라면 운동치료, 놀이치료, 미술치료를 시도해 볼 수 있지만, 시설에서는 의사가 약물치료를 권고하면 그것이 곧 결정이 된다. 보호자가 없다는 것은, 아이의 필요를 세심하게 살피고 치료 옵션을 비교해 줄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시설에서 산만한 아이는 집단생활의 질서를 흐트러뜨리는 존재로 인식된다. 약은 빠르고, 저렴하며, 관리가 용이하다. 아이의 정서가 아니라 집단 시설의 관리 방식이 치료의 방향을 결정하는 구조다. 약물처방을 받은 시설아동의 입소 사유는 학대(32.5%), 가정해체(18.7%), 빈곤·실직(16.7%), 유기(9.4%) 순이었다. 이 아이들이 산만하고 충동적인 것은 뇌의 문제가 아니라 시설에서 삶의 문제였을 수 있다.

공무원의 도덕성 아닌 구조의 문제

취재 과정에서 연결된 한 통의 전화가 아직도 머릿속에 남아있다. 시에서 운영하는 일시보호소 담당자와의 통화였다. 일시보호소는 보호조치가 완료될 때까지 아이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곳이다. 심의위원회가 가정위탁이나 입양 등 최적의 보호 방향을 결정하는 동안, 아이가 안전하게 머물 수 있어야 할 공간이다.

그런데 취재 당시 그 일시보호소는 아이를 인계받은 지 24시간 도 채 지나지 않아 곧바로 양육시설로 아이들을 떠넘기고 있었다. 내가 물었다. "왜 보호조치 결정 전에 아이를 시설로 보내느냐, 근거가 무엇이냐." 전화기 너머 목소리가 잠시 멈췄다가 답했다.

"제가요, 여기 온 지 일주일밖에 안 됐고요. 선임자가 하던 대로 그저 따라 할 뿐입니다."

법도, 매뉴얼도, 아이의 권리도 아니었다. 그냥 선임자가 하던 대로였다. 그것이 이 나라가 부모 없는 아이를 다뤄온 방식의 정직한 고백이었다. 이 문제는 개별 공무원의 도덕성이 아니라 구조의 문제였다. 아동복지 담당 공무원은 1인당 수십 명의 보호아동 사례를 담당한다.

인력은 부족하고, 가정위탁 연계는 시간이 걸리며, 시설은 바로 연락이 된다. 위원회를 열려면 위원을 소집하고 일정을 조율해야 한다. 더군다나 2년 단위로 순환되는 공무원 인사 체계는 업무를 분절하고 전문성을 단절시킨다. 시설 중심의 아동복지체계는 공무원에게는 너무 편리한 업무처리 방식이었다.

게다가 아동복지심의위원회 운영 현황을 지자체별로 공시하거나 점검하는 시스템은 없었다. 국가는 오랫동안 이 구조를 방치했다. 2020년 이후로 아동복지 공공성 강화 이후 심의위원회 산하에 사례결정위원회를 두면서 개최 주기가 짧아졌지만 여전히 지역별 편차가 존재하고 시설보호 중심의 보호조치 관행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동 인권 분야에서는 여전히 후진국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시설 보호율과 대한민국의 시설 보호율은 아직 격차가 크다.김지영

2020년 보건복지부 조사에서 보호종료아동의 50%가 극단적 선택을 고려해 본 적 있다고 답했다. 일반 청년의 같은 응답이 2.4%라는 사실과 비교하면 절망적인 수치다.

2022년 광주에서 보육원 출신 20대 청년 두 명이 일주일 새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한 명은 자립 정착금 700만 원을 다 쓴 뒤 삶의 벼랑 끝에 몰렸고, 다른 한 명은 중도 퇴소를 이유로 자립 지원금조차 받지 못한 상태였다. 시설을 나온 아이에게 주어지는 정착금 최소 1000만 원과 월 50만 원의 자립 수당은 주거비와 생활비를 동시에 감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문제는 돈이 아니다. 어린 시절 단 한 번도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경험하지 못한 사람에게, 세상은 처음부터 낯설고 적대적이다. 더군다나 낯선 세상에서 어리둥절해하는 사이 어수룩한 그들을 노리는 범죄자들의 쉬운 먹잇감이 되기도 한다. 두 청년의 죽음은 잠깐 사회적 공분을 불렀지만, 그뿐이었다.

시설에서 자란 자립준비청년들은 묻는다.

"내 삶은 왜 거기에서 출발했는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은 많은 경우 정해진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시보호소에서 충분히 보호되고 입양이나 가정위탁이 먼저 검토됐더라면, 위원회가 제대로 열렸더라면. 다른 삶의 경로가 가능했을 아이들이었다. 국가가 방치한 제도의 사각지대에서 희생된 아이들이었다.

그들의 삶에 절실했던, 법이 요구하는 절차를 건너뛰는 데는 전화 한 통으로 5분도 걸리지 않았다. 그러나 그 5분이 한 아이의 20년을 결정했다. 알고 보면 너무 허망한, 되돌릴 수 없는 그 시간의 무게 앞에서, 국가는 지금이라도 대답해야 한다.

오늘도 우리나라 우리 땅 어딘가에서 한 아이가 부모를 잃고 운다. 그 아이가 지금 있는 지역이 어디인지, 곧이어 만나게 될 공무원이 누구인지에 따라 아이의 남은 평생의 삶이 결정된다. 그 결정이 무엇인지는 당장이라도 지역별 보호조치 결과를 통계로 확인할 수 있다. 그 차이가 말하는 지역 간 편차가 그 아이의 운명을 가른다.

아동최우선의 이익이라는 웅장한 표어는 공적기관에서 발행한 보호아동매뉴얼 곳곳에 선명하게 적혀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부모 없는 아이에게 이 표어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헌 구호다.

국제간 모든 아동 관련 협약은 아동의 가정보호를 최우선의 가치로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 시설 보호율은 20~25% 내외다. 그것도 대부분은 일시보호 개념이다. 2023년 기준 우리나라의 시설 보호율은 60%로 OECD 평균보다 세배가 높은 극강의 기록을 보여주고 있다.

다른 국가와의 또 다른 차이는 우리나라의 시설은 대부분 장기양육시설이라는 점이다. 통계적으로 시설 아이들은 그 안에서 10.9년을 산다. 아동복지 선진국에서는 경악할 만한 수치다. 경제 선진국 대열에 올라선 대한민국이 아동 인권 분야에서는 여전히 후진국이다. 유감스럽지만 이는 명백한 사실이다.

#시설보호 #가정보호 #아동복지심의위원회 #일시보호시설 #보이지않는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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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국힘 장외투쟁, ‘윤어게인’ 향한 비겁한 꼬리 흔들기”

  • 김미란 기자

  • 업데이트 2026.03.03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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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병도 “국익 내팽개치고 극우 품으로…공당 자격 없어”

국민의힘이 여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른바 ‘사법3법’에 반대하며 3일 장외 여론전에 돌입한다. 국회의사당을 출발해 광화문 정부서울청사를 거쳐 청와대까지 이어지는 ‘대국민 호소 도보행진’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에 대해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사법파괴’ 운운하는 장외투쟁은 ‘윤어게인’을 향한 비겁한 꼬리 흔들기”라며 “참으로 가당치도 않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국힘을 향해 “헌정질서를 무너뜨린 과거의 내란과 폭거에 맞서 단 한 번이라도 광장에 나간 본 적이 있느냐”며 “사법독립과 헌정수호라는 거창한 구호는 어울리지도 않는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이번 행진은 사법 정의를 위한 실천이 아니라 ‘윤어게인’을 외치는 아스팔트 극우 세력에게 우리가 이렇게 열심히 싸우고 있다며 꼬리를 살랑거리는 것, 내부 논란 수습용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한 원내대표는 “국익을 내팽개치고 국회를 마비시킨 채 극우의 품으로 달려가는 야당은 더 이상 공당이라고 불릴 자격이 없다”며 “민심을 아스팔트가 아니라 민생 현장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전했다.

또 한정애 정책위원장은 “당장 중동 지역 긴장 고조와 미국의 관세정책 등으로 수출을 둘러싼 대외 불확실성은 확대되고 있다”며 “지금 대미투자특별법 처리에 가장 큰 리스크는 국민의힘의 갈지자 행보”라고 지적했다.

한 위원장은 “대미투자특별법과 아무 관련 없는 사안을 빌미로 특위를 파행시키고 걸핏하면 상임위 보이콧에 필리버스터를 일삼더니 오늘부터는 장외 투쟁을 한다고 한다”며 “국익이 걸린 대미투자특별법을 정쟁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국가 경쟁력을 스스로 훼손하는 자해행위”라고 성토했다.

이어 “대미 투자 특위는 내일인 4일부터 실질적인 법안소위를 가동해 3월 9일 전체 회의에서 법안 처리를 하겠다고 이미 합의한 바 있다”고 상기시키고는 “약속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다. 국민에 대한 약속”이라고 강조하며 “여야가 합의한 만큼 차질 없는 조속한 심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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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성태 "이재명에게 돈 안줘…검찰 장난쳐" 녹취 나와

탐사보도그룹 워치독

watchdog@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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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보도그룹 워치독, 쌍방울 전 회장 접견록 확보

법무부 문건에 이재명 기소 전제로 수사 정황

"이재명에게 돈 준 게 있어야 줬다고 하지"

"검사들 수법 똑같네, XX들 정직하지 못해"

"박상용이 시켜서 검사실서 배상윤과 통화"

"높은 놈, 결국 이재명 기소하려는 게 목표"

쌍방울 다른 임원도 "우리는 검찰의 먹잇감"

검찰 회유에 "이재명 모른다"→"대북 송금"

이화영 전 부지사 옥중 비망록 기록과도 일치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수사 과정에서 제기된 '연어·술파티 회유 의혹'과 관련해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인권침해점검 태스크포스(TF)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6.1.8. 연합뉴스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측근에게 "(쌍방울이) 이재명에게 돈 준 사실 없다"며 "이재명이 말도 안되는 것들에 엮였다"고 직접 털어놓는 녹취 내용을 법무부가 '대북송금 수사 감찰' 과정에서 확보했다. 김성태 전 회장이 측근에게 "검찰이 조사실에서 (나와) 배상윤을 통화시켰다"고 인정하고, "우리는 검찰의 먹잇감" "검찰 마음대로 기소권 갖고 장난친다"고 털어놓은 사실 등도 확인됐다.

이재명 대통령 관련 검찰 수사에 대해 민주당이 국회 국정조사를 추진하고 공소취소를 주장하는 가운데 적잖은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김성태 "이재명에게 돈 준 게 있어야 줬다고 하지"

4일 권력감시 탐사보도그룹 워치독이 확보한 1600여 쪽 분량의 법무부 특별점검팀 문건을 보면, 김 전 회장은 2023년 3월 10일 수원구치소로 면회온 측근(쌍방울 비상임 이사)에게 "진짜로 XX, 이재명이 돈 줬다고 있으면 줬다고 하고 싶다. 거짓말 아니고. X까고. 열받아 가지고"라며 "검사들이 하는 짓들이 수법들이 똑같네. 직업이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XXX들이 정직하지 못해"라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2023년 12월 기록한 옥중 비망록에 "2023년 3월부터 김성태, 방용철이 '대북송금은 이재명과 경기도를 위해서 했으며, 나하고 늘 상의하였다'고 허위진술을 시작했다"고 쓴 바 있다. 이 전 부지사 옥중 기록대로 김 전 회장은 2023년 1월 태국에서 국내로 압송되었을 때 "이재명을 잘 모른다"고 언론에 밝혔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재명을 위한 대북송금이었다"고 말을 바꾸었다.

2023년 3월 이전과 이후 김 전 회장의 태도가 180도 바뀐 이유에 대해 이 전 부지사는 그동안 "검찰의 강압수사로 허위자백이 이뤄졌다"고 주장해왔는데, 이 전 부지사의 주장과 일치하는 정황이 녹취를 통해 구체적으로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법무부 특별점검팀은 김 전 회장이 수원구치소에 수용돼 있을 때인 2023년 1월 17일부터 2024년 1월 23일까의 접견 196건의 녹음 파일을 전수 분석했다. 녹음 파일에는 검찰의 전략이 변호사비 대납 사건에서 대북송금 사건으로 옮겨가는 것을 눈치 챈 김 전 회장이 검찰의 사건 조작 의도를 인식하면서도 수사에 협조해주며 돌파구를 찾아가려 한 정황과 이 대통령 기소를 전제로 수사를 한 정황들이 곳곳에 담겼다.

 

 

SBS와 인터뷰하는 배상윤 KH그룹 회장의 모습. 2025.6.27. SBS 보도 갈무리

"박상용 검사가 시켜서 검사실서 배상윤과 통화"

김 전 회장은 2023년 3월20일 수원구치소로 면회온 측근에게 "북한 그것(대북송금 사건 지칭)이 워낙 방대하니까 조사가 하루 종일 10시간을 해도, 내가 보기에는 오늘도 10시간은 할 것 같은데"라고 말하고, 다음 날인 21일 "몇 달 만에 검사실(수원지검 1313호실)에서 검사가 배상윤 회장한테 전화해보라고 해서 통화했거든. 어제 병원에 입원했더만. 당뇨가 500까지 올라가 가지고"라고 말했다. 이어 김 전 회장은 "배 배 배 (회장), 통화했어요. 검사실에서. 통화했다고 XX들을 하는 거야. 이 XX들(교도관 지칭)이. 어제 엄청 스트레스 받아서 잠을 못잤네"라고 덧붙였다.

배상윤 케이에에치(KH)그룹 회장은 대북송금 조작 수사 의혹을 풀 열쇠를 쥔 또다른 인물이다. 배 회장은 지난해 6월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에 돈을 주는데 경기도가 어떻게 끼겠나. 이재명 경기도지사와는 전혀 무관한 일"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배 회장의 또다른 측근인 조경식 전 KH그룹 부회장도 지난해 국회 청문회와 국정감사 등에 나와 비슷한 취지의 주장을 했다.

이후 김 전 회장은 2023년 4월 28일 검찰의 대북송금 수사 정황을 좀더 구체적으로 털어놓았다. 김 전 회장은 구치소로 찾아온 또다른 측근에게 "오후에 (검찰 출정) 가면은 다음주나 미스터 리(이화영 암시) 수사할 거 같애. 그렇게 되면 아마 기소할 것 같애. 그쪽으로 태풍 싹 물러가버리는 거지 뭐. (중략) 이화영 아니고 이재명 (구속)한대. 이재명. 거의 5월달 되면 6월달, 7월달에 저 XX가. 그게 제일 크지. 사실은. 나중에 세상은 난리나 버리지. 내가 볼 때는 그게 될려나 의심스럽더라고. (검사가) 된다고 하더라고. 또 북한놈들이 없어도 정황이 나오면 된다고 그러는데"라고 말했다.

"검찰 징그러워…이재명 말도 안되는 것들에 엮여"

이 전 부지사는 "2023년 5월부터 거의 매일 검찰의 출정 요구에 시달렸다"며 "김성태 회장으로부터 직접 설득을 받았다"고 옥중 비망록을 통해 밝힌 바 있다. 또 "김성태가 (검찰 조사실) 면담에서 '형님! 평생 징역살 수도 있어요. 이재명은 어차피 끝났어요. 검찰 말 듣고 협조해서 빨리 나갑시다' 라고 말했다"고 적기도 했다. 이런 옥중 기록과 일치하는 내용의 김 전 회장 녹취도 법무부 감찰 과정에서 새로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2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 방북을 위한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사건' 관련 조사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2023.9.12. 연합뉴스

김 전 회장은 2023년 5월 3일 구치소에 면회온 측근에게 "징그럽네. 징그러워. XX. 더러운 거 걸려가지고. 이재명이 괜히 거 말도 안되는 그런 이상한 것들에 엮여가지고"라고 말했고, 2023년 5월 9일엔 "그게 북한에 돈 준 것이 어떻게 될란가 법원에서 판단할 일이지. 그걸 듣도 못헌 얘기를 해버리고. 그걸 제3자 뇌물이라고 해 버리고. 북한 놈들 어떻게 되는 거야"라고 말했다.

또 2023년 5월 6일엔 "이달 말쯤에는 매스컴 많이 나갈 것 같애. 미스터 리(이화영) 결국에는 진술할 것 같애. 거시기 북한 돈 준거. 제3자 뇌물. 그렇게 하려고 지금 폼 잡고 있는 것 같애. 차라리 그걸로 가버리는 게 낫지. 그 새끼도. 6월 초까지면 끝날 것 같애. 그 놈 있잖아. 이 높은 놈 말여. 성남시장. 그 사람 결국에는 기소할려고 하는 것 같애. 목표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쌍방울 다른 임원도 "우리는 검찰의 먹잇감"

법무부는 김성태 전 회장 외에도 김 전 회장과 같은 시기 수원구치소에 수용돼 있던 다른 쌍방울 임원들의 접견 녹취도 확인했다. 녹취에는 쌍방울 임원들이 받았던 압박수사 정황들이 곳곳에 담겼다. 조경식 전 KH그룹 부회장도 워치독과 인터뷰에서 "김성태 회장이 박상용 검사를 안고 창밖으로 뛰어내리고 싶어할 정도로 괴로워 했었다"고 밝힌 바 있다.

김태헌 전 쌍방울 재경총괄본부장은 2023년 5월 26일 수원구치소로 면회온 측근에게 "그 XX들(수원지검 지칭) 어차피 가. 박상용이가 카바를 칠 수 있게 키가 있어야 되는데. 이화영이가 그걸 안들어줘버리니까. 우리만 지금 여기 당하지 저기 당하지 계속 (수원지검) 왔다갔다 왔다갔다 당하고 있다니까" 라고 말하거나 2023년 5월 30일 "어제(2023년 5월 29일, 석가탄신일 대체공휴일)도 늦게까지 (검사실에) 있는데 이거만 할려고 하면 (이화영이) 딴 얘기하고. 다 인상을 쓰고 있잖아. 자기도 씩씩 거리고 가만히 있으면 우리끼리 막 이야기를 해야하는데 눈치 봐야 하잖아. 전달 존X 좋다가 다음날 와 갖고 이 XXX가 해 갖고 밥먹을 때까지 눈치보면서 있다가 갔다가 저녁밥 먹고 (중략)"라고 말했다.

김 전 본부장은 2023년 6월 26일엔 "내일은 검찰 조사 받으러 가야 해. 우리는 그냥 먹잇감이야. 이렇게 되든 저렇게 되든. 그냥 자기네들(수원지검) 마음 꽂히는 대로 하는 거야. (중략) 그냥 지들이 카드 가지고 압박하는 거야. 쟈(김성태 지칭)만 조용히 있으면 돼. 지가 다 정치를 밖에까지 다 정치를 할려고 하니까. (중략) 희망고문하는 거야. 안에 있는 사람 또. 있는 그대로 이야기를 하면 되는데"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무부 등에 대한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왼쪽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대북 송금 사건을 수사했던 박상용 법무연수원 교수. 2025.10.14. 연합뉴스

법무부가 확보한 김 전 회장 등의 녹취록은 이 전 부지사가 그간 해왔던 주장, 조경식 전 부회장의 증언 등과 일치하는 내용이 많다. 김 전 회장 스스로조차 지난해 7월 수원지법 형사 11부(송병훈 재판장)에서 열린 '대북송금 사건' 공판준비기일에서 "800만불 대북송금은 이화영과만 공범 관계를 인정할 뿐 이재명과의 공모 관계는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법무부는 김 전 회장이 측근들과 나눈 녹취내용을 입증하는 접견기록, 교도관 복수의 진술 등을 함께 확보한 상태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 관련 재판에 대해 검찰이 스스로 공소를 취소해야 한다"며 국회 국정조사를 추진하고 있다.

허재현 리포액트 대표기자·김성진 시민언론 민들레 기자·김시몬 뉴탐사 기자 watchdog@mindlenews.com (권력감시 탐사보도그룹 워치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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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해영 교수 “12.3내란, 미국이 몰랐다? 기술적으로 불가능”... 윤석열과 미국의 그림자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6/03/04 09:17
  • 수정일
    2026/03/04 09:18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 기자명 강호석 기자
  •  
  •  승인 2026.03.04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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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인터뷰 통편집... 12.3과 미국 관계는 반드시 응답해야 할 주제”
“NSA 감청망, 한국 안보실 도청은 드러난 ‘스모킹 건’일 뿐”
“미 대사가 자고 있었다? 소가 웃을 일”
“미국에 중요했던 것은 민주주의 가치가 아니었다”

최근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이해영 교수와 ‘윤석열 쿠데타를 미국이 과연 몰랐을까’라는 주제로 2시간 가까이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하지만 실제 방송에서는 두 컷 남짓만이 방영되었을 뿐, 나머지 발언은 모두 ‘통편집’되었다. 이에 본지는 방송되지 못한, 그러나 우리 국민이 반드시 알아야 할 미 정보기관의 실체와 12.3 쿠데타의 이면을 이해영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재구성했다. [편집자]

“SBS 인터뷰 통편집... 12.3과 미국 관계는 반드시 응답해야 할 주제”

이해영 교수는 인터뷰 시작과 함께 방송 편집에 대한 아쉬움과 의무감을 토로했다. “SBS 측에서 먼저 제안해 장시간 인터뷰를 했지만, 속사정은 알 길 없이 대부분 편집됐다”며, “하지만 이 주제는 언젠가 반드시 응답해야 할 주제이기에 그 골자라도 기록해 둬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몰랐다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NSA 감청망, 한국 안보실 도청은 드러난 ‘스모킹 건’일 뿐”

이 교수는 윤석열의 쿠데타 과정을 3단계(전조-결심-실행)로 구분하며, 미 정보기관의 개입 여부를 설명했다.

1단계 '전조' (2022년 하반기~): 이 단계에서는 NSA(미 국가안보국)의 감청(SIGINT)이 주효했다. 이 교수는 “한국의 군, 정치인, 행정부 핵심 관료 등 주요 인물의 모든 통화 내역은 그냥 다 감청한다고 보면 된다”며, 과거 바이든 행정부 시절 드러난 한국 국가안보실 도청 문건을 그 증거로 제시했다. “그 문서는 NSA가 도청해서 작성한 것이며, 동일한 표기 방법에서 그 실체가 드러난다”는 지적이다.

2단계 '결심' (2023년 9월~): 김용현 경호처장을 국방부 장관으로 임명하는 등 인사이동을 통해 쿠데타가 구체화되던 시기다. 이 교수는 “한국 사회 국가 요직에는 CIA의 휴민트(HUMINT, 인적 정보)가 작동하고 있다”며, 이 단계에서 이미 이상 징후가 미 NSC(국가안보회의)까지 보고되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3단계 '실행' (2024년 12월 3일): 이 교수는 “실행 직전 미국이 포착한 것은 확실하다”고 단언했다. 당시 아프리카 순방 중이던 바이든 대통령이 “방금 보고받았다”고 말한 것은 정식 보고 절차일 뿐, 이미 국방·국무장관급까지는 정보가 공유된 상태였다는 것이다.

“미 대사가 자고 있었다? 소가 웃을 일”

이 교수는 필립 골드버그 미 대사의 행보에 대해서도 강한 의구심을 표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볼리비아에서 쿠데타 시도에 연루되어 추방당한 전력이 있고, 필리핀에서도 쿠데타 시도설이 있는 자”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특히 그는 미국의 정보력을 과거 사례와 비교하며 현재의 ‘모른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10.26 당시 박정희 사망 시간 20분 만에 미 8군 지하 벙커에서 비상회의가 소집됐고, 5.16 때는 실행 45일 전에 이미 미국이 파악하고 있었다”며, “지금 미국의 정보자산은 그때와는 비교 불가 수준인데 몰랐다는 것은 파렴치한 논리”라고 비판했다.

“미국에 중요했던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었다”

그렇다면 미국은 왜 침묵했는가. 이 교수는 그 답을 ‘국익’에서 찾는다.

“미국에게 중요했던 것은 바이든이 표방한 가치외교가 아니라 한미일 삼각 군사협력(동맹)이라는 실체적 국익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보고를 받은 후에도 민주주의나 인권에 대해 일체 언급하지 않았던 점을 주목하며, “민주니 인권이니 하는 것은 애초에 안중에도 없었다”고 꼬집었다.

“미숙한 음모가들이 감당할 수 없었던 한국 사회의 진화”

마지막으로 이 교수는 이번 친위쿠데타의 실패 원인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그는 촛불 시민의 저력뿐만 아니라 “한국 민주주의 진화 수준과 복잡성”이 쿠데타를 좌초시켰다고 보았다.

“이번 사태는 군부, 행정부, 동맹국 그 어디로부터도 지지를 끌어내지 못한 소수 음모가 중심의 쿠데타였다”며, “한국 민주주의 발전를 감당하기엔 그들이 너무나 미숙했기 때문에 스스로 무너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이번 사태를 통해 “결국 한국의 주권이 미국의 정보망 아래 완전히 포획되어 있음이 역설적으로 드러났다”며, “한 20년이 지나 정보공개를 통해 관련 문서들이 공개되어야 그 실체가 온전히 드러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문 일답 요약본]

Q: 교수님,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인터뷰가 거의 통편집되었습니다. 당시 가장 강조하셨던 ‘미국의 인지’ 문제는 무엇입니까?

이해영 교수: 질문 자체가 우문입니다. 우리가 추적해야 할 본질은 ‘미국이 알았나 몰랐나’가 아니라, ‘미국의 누가, 어느 기관이 인지했고 이를 어떻게 해석했는가’입니다. 미국이 몰랐다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Q: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근거는 무엇입니까? 평택 미 8군 501 정보여단 같은 자산이 윤석열의 움직임을 놓칠 리 없다는 말씀인가요?

이해영 교수: 그렇습니다. 현재 미국의 정보 자산은 5.16이나 10.26 당시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만큼 압도적입니다. NSA(미 국가안보국)는 한국의 군, 정치인, 행정부 핵심 관료 등 주요 인물의 모든 통화 내역을 그냥 다 감청한다고 보면 됩니다. 특히 평택 미 8군 501 정보여단에 파견된 NSA 인력들이 이를 실시간으로 포착합니다. 과거 안보실 도청 사건이 그 명백한 ‘스모킹 건’입니다.

Q: 쿠데타 징후를 단계별로 나누어 본다면, 미국은 어느 시점에 개입했습니까?

이해영 교수: 사건은 3단계로 구분됩니다. 1단계 전조(2022년 하반기~) 단계에선 이미 NSA의 감청망에 걸려들었습니다. 2단계 결심(2023년 9~10월~) 단계에선 CIA의 휴민트(인적 정보)가 작동했습니다. 한국 권력 핵심부와 주요 부처 곳곳에 뻗어 있는 미국의 인적 네트워크가 이상 징후를 감지하고 미 NSC(국가안보회의)까지 보고했을 것입니다.

Q: 실행 당일, 골드버그 미 대사는 “자고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발언을 어떻게 보십니까?

이해영 교수: 지나가던 소가 웃을 소리입니다. 골드버그 대사는 과거 볼리비아에서 쿠데타 연루로 추방당했고, 필리핀에서도 쿠데타 시도설이 있었던 인물입니다. 그런 자가 실행 직전 바이든에게까지 보고된 긴박한 상황에서 자고 있었다는 건 어불성설입니다. 당시 대사관 공식 트윗이 상황을 ‘유동적’이라고 표현한 것 자체가 이미 알고 있었다는 정황 증거입니다.

Q: 45일 전에도 쿠데타를 알았던 미국이 왜 이번에는 ‘몰랐다’고 강변하며 파렴치한 태도를 보일까요? 무엇을 숨기려는 것입니까?

이해영 교수: 결국 ‘미국의 국익’ 때문입니다. 바이든 행정부에게 가장 중요한 국익은 민주주의나 주권이 아니라 ‘한미일 삼각 군사협력’이었습니다. 미국은 쿠데타 실패 이후에도 집요하게 이 군사협력을 확인하고 관철시켰습니다. 민주나 인권은 그들에게 언제나 후순위입니다.

Q: 이번 사태가 한국 주권이 미국에 완전히 포착되어 있음을 보여준다는 지적에 대해, 이재명 정부의 대응은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이해영 교수: 이번 사태로 우리 안보 체제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이번 친위쿠데타는 한국 사회의 진화 수준과 복잡한 경제적 토대를 감당하지 못한 미숙한 소수 음모가들의 자멸이기도 합니다. 미국에 의존적인 안보 체제를 극복하고 주권을 회복하는 것이 이재명 정부와 우리 사회의 시급한 과제가 되었습니다.

Q: 마지막으로, 이 사건의 실체는 언제쯤 명확히 드러날까요?

이해영 교수: 5.18 관련 ‘체로키 파일’처럼 한 20년쯤 지나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문서들이 공개되어야 그 실체가 온전히 드러날지도 모릅니다. 그때까지 우리는 이 우문을 멈추지 말고 본질을 캐물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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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불 지르고 국민은 '각자도생'? 자국민에게 '대피'하라는 美정부, 방법은 '알아서'

미국 대사관 공격 받은 이후 쿠웨이트 대사관도 폐쇄…개인이 대피 방법 찾기 어려워

이재호 기자 | 기사입력 2026.03.04. 05:11:21

사우디아라비아에 위치한 미 대사관이 공격 받은 이후 미국은 중동 지역 대사관을 연이어 폐쇄하고 미국인들에게 대피를 권고했다. 그러나 중동 지역의 항공편 운영이 원활하지 않아 대피가 어려운 가운데,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는 대사관이 대피를 도울 수 있는 입장이 아니라고 말했다.

3일(이하 현지시간) 주사우디아라비아 미국 대사관은 이란 소행으로 추정되는 드론(무인기) 공격을 받은 후 모든 영사 업무를 중단한다고 밝혔다고 미국 방송 CNN이 전했다. 사우디 국방부 역시 공격 사실을 확인하면서 "소규모 화재와 경미한 물적 피해"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방송은 현재까지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보고됐다고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대사관은 이번 공격으로 인해 "모든 정기 및 긴급 서비스 예약이 취소됐다"며 사우디아라비아 내 모든 공관에서 영사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대사관은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대사관 방문을 삼가 달라"며 "모든 미국 시민은 개인 안전 계획을 세울 것을 권고한다"라고 당부했다. 대사관의 입장문에는 피해나 사상자 등에 대한 여부는 언급되지 않았다.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쿠웨이트 주재 미국 대사관도 폐쇄됐다. 방송은 대사관이 이날 전쟁으로 인해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문을 닫는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방송은 앞서 1일과 2일 주쿠웨이트 미국 대사관이 공격을 받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주이라크 미국 대사관은 정부 직원들에게 출국을 명령했다. 미 정부는 이라크 여행 경보를 갱신하면서 "안보상의 이유"로 비상 상황이 아닌 미국 정부 직원들은 출국하라고 지시했다. 그런데 바그다드에 있는 미 정부 직원들의 경우 보안 위험을 이유로 바그다드 국제공항 이용이 금지된다고 밝혀 실제 출국 방법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 국무부는 "심각한 안전 위험"을 이유로 미국 시민들에게 중동 지역을 떠날 것을 촉구했는데 바레인, 이집트, 이란, 이라크, 이스라엘, 서안 지구와 가자 지구, 요르단, 쿠웨이트, 레바논, 오만,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시리아, 아랍에미리트, 예멘 등에서 "이용 가능한 상업 항공편을 이용해" 출국할 것을 당부했다.

문제는 이용 가능한 항공편을 구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방송은 항공편 정보 사이트인 '플라이트어웨어'(FlightAware)를 인용해 3일 오전 현재 1000편 이상의 항공편이 취소됐다고 전했다.

항공편 추적 웹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Flightradar24)에 따르면 이날 오전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쿠웨이트, 이스라엘, 바레인, 이라크, 요르단 상공은 거의 운행하는 항공편이 없을 정도로 비어 있었다.

방송은 "2일 늦은 시간 아랍에미리트에서 몇몇 항공편이 출발했지만, 인도에서 두바이로 향하려던 최소 한 편의 항공편은 회항해야 했다"며 중동 지역의 항공편 운영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마이크 허커비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는 이스라엘에 있는 미국인들이 출국할 수 있는 "선택지가 매우 제한적"이라며 미국 대사관은 "현재로서는 미국인들의 대피를 돕거나 직접 출국을 지원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한편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의 지휘통제시설, 방공 시설, 미사일 및 드론 발사 기지, 비행장 등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사령부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렇게 주장했으나 실제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못했다고 카타르 방송 알자지라가 전했다.

▲1일(현지시간)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킹 칼리드 국제공항 터미널이 비어있다. ⓒ AFP=연합뉴스

이재호 기자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남북관계 및 국제적 사안들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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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 소유는 무주택자 권리 침해하는 '늑대의 자유'

김현철 변호사

parao_mo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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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 입력 2026.03.03 08:15

  • 수정 2026.03.03 08:22

  • 댓글 0

무주택자의 주택 소유 기회 방해하는 약탈 행위

나의 자유가 남의 부자유가 되는 '기본권 충돌'

다주택 규제는 헌법에 근거한 기본권 제한 조치

서울 아파트 가격은 청년 세대가 감당 못할 금액

유주택자가 추가 매수 통해 집값 상승 초래한 탓

주택보급률 100%에 국민 절반이 무주택 상황도

이재명 대통령과 청와대가 연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오는 5월9일로 종료한다는 입장을 확인하며 다주택자들이 보유 주택을 매도하라는 메시지를 내는 가운데 서울 일부 지역에서 호가를 낮춘 급매물이 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3일 서울 송파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 2026.2.3. 연합뉴스

2026년 2월 16일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주택 6채 보유 기사를 공유하면서 “장 대표께 여쭙겠다. 국민의힘은 다주택자를 규제하면 안 되고, 이들을 보호하며 기존의 금융 세제 등 특혜를 유지해야 한다고 보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다음 날 장 대표가 이대통령을 향해 다음과 같이 답변했습니다.

<장동혁 “다주택자 마귀로 몰아…李대통령 SNS 선동 애처롭다”>(2026년 2월 19일자 조선일보)

“(다주택자를) 마귀로 몰아세우며 숫자놀음으로 국민의 배 아픔을 자극하는 행태는 하수 정치”라고 반박하고서, “다주택자를 무조건 사회악으로 규정하고 SNS 선동에 매진하는 대통령의 모습이 참으로 애처롭기도 하고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대한민국헌법 제119조 제1항은 “대한민국의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의할 때 경제적으로 능력이 있다면 ‘주택을 여러 채 소유할 자유’가 헌법상 보장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현재 대한민국에서 집이 없는 사람들은 경제적으로 무능한 것일까요? 장동혁 대표의 말처럼 무능한 무주택자들이 능력 있는 사람들에 대해 배 아파하는 것인가요? 결국 이재명 대통령이 헌법이 규정한 ‘경제상의 자유’를 무시하고 다주택자를 근거 없이 마귀로 몰아세우는 것인가요?

KB부동산 기준 서울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2025년 7월 14억 572만 원에서 12월 기준 15억 810만 원으로 상승했습니다. 5개로 나눈 분위별 값은 2025년 8월 기준 1분위 평균 4억 9298만 원, 5분위 평균 32억 6250만 원으로 6.6배에 이릅니다. 3분위 평균값 11억 4000만 원은 실수령액 1000만 원의 월급을 받는 회사원이 10년 동안 하나도 쓰지 않고 저축해야 모을 수 있는 불가능한 돈입니다. 세후 1000만 원의 급여를 받는 사람을 경제적으로 무능력하다고 폄하할 수 있을까요? 결국 지금의 시장은 근로소득자가 주택을 매수하는 것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설사 집이 없는 장년 세대는 무능력하다고 치더라도, 지금 사회에 진입한 청년 세대는 무슨 이유로 이렇게 턱 없이 높은 집값을 감당해야 할까요? 왜 이렇게 됐을까요? 주택가격이 이렇게 비정상적으로 폭등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다주택자의 추가매수가 ‘집값 폭등’의 주범

2026년 2월 10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 기조에 대해 “시장 본질과 반하는 정책”이라며 “지속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공격했습니다.

<오세훈 “정부 다주택자 규제, 시장 본질과 반하는 정책”>(2026년 2월 10일자 조선비즈)

오세훈 서울시장은 10일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 기조에 대해 "시장 본질과 반하는 정책"이라며 "지속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했다. 오 시장은 이날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다주택자에 대한 강도 높은 규제가 집값 안정에 의미 있을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오 시장은 "정부에서 내놨던 이런 식의 대책은 보통 2~3개월 정도 효력이 있다"면서 "그러나 이는 시장의 본질과는 반하는 정책임이 분명하다"고 했다. 그는 "단순 다주택 소유자와 임대 사업자는 구분을 해야 된다는 게 평소 제 지론이다. 부동산도 하나의 재화임은 분명하다"며 "어떤 재화든 공급을 충실히 충분히 해야 되는데 공급을 오히려 억제하고 위축시키는 정책은 길게 보면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했다. 이어 "주택을 짓는 사업자도 중요하지만 그걸 공급하는 과정에서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들이 분명히 있다"며 "이런 기업들의 이윤 추구 동기를 충분히 자극하고 오히려 유인해 내 많은 주택을 공급할 수 있도록 시장 질서를 조성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 정책이고, 바람직한 정책"이라고 했다.

위 주장은 지금까지 전 세계 보수당 정부의 기본적인 주택정책을 함축하고 있습니다. 주택 역시 ‘하나의 재화’이며, 이윤 동기를 자극해서 가격을 높여야 기업이 이윤 추구를 위해 많은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 그 요지입니다.

 

주택을 다른 재화와 동등하게 보는 보수당의 시각은 틀렸습니다. 왜냐하면 주택은 절대적으로 공급이 한정된 토지에 부착하여 건축되는 것으로, 공장에서 막 찍어낼 수 있는 다른 재화와 다르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대한민국의 주택보급률은 이미 100%를 넘었습니다. 그럼에도 주택을 왜 더 공급하는 건가요? 단지 기업의 이윤을 보장하기 위해 주택을 더 공급하는 것이라면, 추가 공급되는 주택은 실질적으로 자원을 낭비하는 것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아주 이상한 현상이 있습니다. 주택보급률 100%를 넘는 공급과잉의 상태에서 어떻게 집값이 폭등할 수 있었을까요?

신규 주택이 공급되어 무주택 가구가 줄어들면, 주택에 관한 잠재적 수요가 줄어들어 주택가격은 경향적으로 하락해야만 하며, 이것이 일반적인 수요-공급법칙에 따른 가격결정 과정이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주택의 용도는 ‘자연인의 거주’이므로, 1가구가 주택을 매수하면 1개의 주택으로 그 사용 가치는 충족되고, 잉여 주택은 더 이상 사용 가치를 가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주택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는 사람은 무주택 가구이지만, 현실적으로 시장에서 주택에 관한 수요량은 무주택 가구수에 비례하지 않고 실제로 주택을 구매할 수 있는 사람의 숫자, 다시 말해 구매력이 뒷받침되는 수요, 즉 유효수요로써 결정됩니다. 그런데 신규 주택이 5년 단위로 대략 150만 호 이상이 공급되었음에도 무주택 가구는 계속 늘어나고 집값은 폭등했고, 오히려 3주택 이상 소유자가 더 늘어났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이미 주택을 소유한 자들이 추가매수를 함으로써 주택시장의 유효수요를 증대시켜 집값 상승을 초래한 것입니다. 국민 절반에 가까운 무주택 가구의 존재는 ‘부동산 불패 신화’의 중대한 재료가 되었고, 다주택자의 탐욕은 가격 하락의 공포를 압도하며 추가매수를 감행케 했습니다. 심지어 그들이 손쉽게 주택을 구매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구매력의 근간이 종전 주택을 담보로 한 대출금이었기 때문입니다. 보수당 정부는 다주택자들이 담보대출로 주택을 추가 매수할 수 있도록 LTV(Loan to Value ratio : 담보인정비율)는 높이고 DTI(Debt to Income : 총부채상환비율)는 완화하는 정책을 취하였습니다. 이로써 분양시장의 활황을 유도하여, 건설회사의 이익을 보장함과 동시에 손쉽게 가시적인 경기부양을 획책했던 것입니다.

<“박근혜 정부 부동산정책, 다주택자 ‘7배’ 더 양산했다”…아파트 3채 이상 소유자 4년간 73.2% 급증>(2018년 10월 10일자 뉴데일리경제)

박근혜 정부 4년 동안 아파트 3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의 증가속도가 아파트 1채 소유자 증가 속도보다 7배 정도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무주택자보다 다주택자에게 유리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규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아파트를 3채 이상 소유한 사람은 2012년 6만6587명에서 2016년 11만5332명으로 4만8745명(73.2%) 늘었다. 아파트 1채 소유자는 같은 기간 689만9653명에서 764만9048명으로 10.9% 증가해 7배의 차이를 보였다. 아파트 5채 이상 소유자 역시 1만7350명에서 2만4789명으로 42.9% 늘어 1주택자의 4배 가량 높은 증가율이다. 이 의원은 "박근혜 정부 부동산 정책은 성공했지만 집 가진 자가 집을 더 가지는 '아파트 독식화' 현상을 심화시켰다"며 "가진 자와 그렇지 않은 자가 아무런 제재 없이 경기하는 '정글의 시대'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2014년 최경환 경제부총리 취임 이후 정부는 LTV(주택담보인정비율)는 최대 60%에서 70%로, DTI(총부채상환비율)는 서울 지역 50%에서 60%로 완화했다. 기준 금리 역시 박근혜 정부 4년 동안 총 4차례 인하해 2.25%에서 1.25%로 낮아졌다.

정부 정책의 영향으로 국민들은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을 이용해 집을 사기 시작했다. 주담대 증가율은 2013년 3.4%에서 2014년 10.2%로 증가한 후 2016년 11.2%의 증가율을 보였다. 금액 또한 2012년 404조원에서 2016년 546조원으로 141조원이나 늘었다.

먼저 주택을 선점한 소수가 위와 같은 방식으로 독점을 확대하여 가격을 상승시키고, 주택 자체가 토지에 부착되어 비탄력적으로 공급될 수밖에 없는 이유로 가격을 다시 또 상승시켰던 것입니다. 이러한 독점적 매수 행위를 결코 헌법 제119조 제1항이 규정한 ‘경제적 창의’에 의한 ‘경제상의 자유’라고 부를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생산적 부가가치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제한된 부를 약탈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주택보급률이 이미 100%를 넘겼음에도 국민 절반 가까이가 무주택 상태여서, 정부와 기업으로 하여금 신규 주택을 계속 건설하게 하고, 이로써 자원의 추가적인 낭비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2024년 기준 무주택 가구와 1주택 가구를 합친 비율이 전체 가구의 85.38%입니다. 그리고 2주택은 248만 1515가구로 11.13%, 3주택 이상자는 77만 8060가구로 3.5%입니다. 그런데 전체 가구의 3.5%에 불과한 3주택 이상자가 전체 주택 수의 37%에 해당하는 855만 2246호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결국 2주택 이상 소유자의 잉여 주택이 1103만 3761호입니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서 [주택소유지분별 주택소유 가구수]라는 항목을 2015년도부터 작성한 탓에 2015년 이전과 비교하기는 어렵습니다. 앞서 “아파트 3채 이상 소유자가 박근혜 정부에서 73.2% 증가”했다는 2018년 10월 10일자 뉴데일리 기사로 미루어 보건대, 2010년경 3주택 이상자가 소유한 주택은 대략 400만 호 정도로 추정됩니다. 위 통계치가 시사하는 가장 강력한 사실은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증가한 주택 수 338만 700호 중에서, 2주택 소유 주택이 90만 5,800호 증가했고, 3주택 이상 소유 주택이 107만 4,962호가 증가하여, 다주택자에게 10년 동안 약 300만 호가 귀속되었다는 점입니다.

‘다주택 소유’는 ‘무주택자의 권리’를 빼앗는 약탈적 행위

경제학에서 ‘트레이드-오프(trade-off)’는 ‘희소한 자원 때문에 한 가지를 선택하면 다른 선택지를 포기해야 하는 관계’라고 정의됩니다. 일반적으로 하나의 경제주체를 기준으로 발생하는 ‘선택의 상충관계’로 설명되는데, 예를 들어 공부 대신 아르바이트를 선택했다고 가정할 때, 포기하는 행위 자체가 트레이드-오프, 포기한 것의 가치가 기회비용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2001년 노벨상을 수상한 미국의 경제학자 조지프 스티글리츠는 그의 저작 <자유의길 : 경제학은 어떻게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는가>에서 복수의 경제주체 사이의 상충관계를 ‘트레이드-오프’의 또 다른 사례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누구를 위한 자유인가? 한 사람의 자유가 다른 사람의 자유를 해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옥스퍼드 대학교의 철학자 이사야 벌린(Isaiah Berlin)의 말은 이 문제를 잘 보여 준다. “늑대를 위한 자유는 흔히 양에게 죽음을 의미한다”(10).…한 사람의 자유가 종종 다른 사람의 부자유가 될 수 있다는 것, 다시 말해 한 사람의 자유를 증진하기 위해 종종 다른 사람의 자유가 희생된다는 것이다(30).…자유롭고 고삐 풀린(unfettered) 시장은 ‘선택할 권리’보다 ‘착취할 권리’에 가깝다. 착취는 피착취자의 희생으로 착취자를 풍요롭게 만든다(41).

대한민국의 주택시장은 조지프 스티글리츠가 설명한 트레이드-오프의 전형적인 사례입니다. 좁은 국토로 인해 그 공급이 절대적으로 제한되는 상황에서, 소수가 선제적으로 주택을 독점하여 그 가격을 비정상적으로 폭등시키고, 이로써 나머지 무주택자들로 하여금 주택구매를 불가능하게 만든 지금의 상황이 바로 그것입니다.

토지와 주택을 다량으로 모으는 행위는 봉건시대 귀족이 무력으로 장원을 선취한 것과 경제적으로 유사하며, 그래서 그로 인한 이득은 지대(rent)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첫째 다주택 소유는 무주택자가 집 1채를 소유할 기회를 방해함으로써 무주택자의 권리를 침해하였습니다. 두 번째로 비정상적인 경로로 집값은 폭등하는 데에 반하여 무주택자의 전세금 가치는 인플레이션과 동반하여 하락함으로써 ‘부의 상대적 전이’, 즉 약탈행위가 진행되었습니다. 다주택 소유는 위와 같은 두 측면에서 ‘무주택자의 권리’를 폭력적인 방식으로 침해하였습니다.

시야를 돌려 35억 원을 호가하는 아파트 1채를 소유한 A와 6억 원짜리 아파트 5채, 합계 30억 원짜리 아파트를 소유한 B가 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어떤 이는 B씨가 A씨보다 더 비난받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1가구가 1주택을 소유하는 것은 국가가 보장해야 할 권리이고, A로 인해 무주택 가구가 주택소유 기회를 잃은 것도 아니어서 A를 비난하는 것은 적절치 않습니다. 단지 A씨 소유의 주택가격 자체도 앞서 본 것같이 비정상적 과정을 통해 상승한 것이므로, A씨가 주택을 매각할 때 세법에 따른 세금을 납부해야 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문제는 B씨입니다. 그가 잉여 주택 4채를 소유함으로써 무주택 네 가구가 주택매수 기회를 박탈당했으며, 무주택 가구는 자산가치 상승에 반비례하는 전세금 가치 하락의 손해를 입었습니다.

기본권 충돌과 기본권 제한

한 사람의 자유가 다른 사람에게 부자유가 되는 ‘경제학에서의 트레이드-오프 현상’을 헌법학에서는 ‘기본권 충돌 사례’라고 부릅니다. ‘기본권 충돌’이란 서로 다른 기본권이 동시에 주장되면서, 한쪽 기본권을 완전히 보장하면 다른 기본권을 침해하는 상황을 말합니다. 이러한 기본권 충돌이 발생한 경우, 헌법은 침해하는 기본권을 제한함으로써 이를 조정합니다.

좁은 국토로 인해 주택의 공급이 절대적으로 제한되는 우리의 경우, 무주택 상황이 보편적으로 해소되기 전까지 ‘주택 여러 채를 소유할 자유’는 불가피하게 ‘무주택자가 최소한 집 한 채를 소유할 자유’를 침해할 수밖에 없습니다. 더구나 최근 20년 사이에 정부가 유주택자에게 유리한 대출 정책을 시행하여 유주택자의 주택 추가매수가 이루어지고, 이로써 집값이 더욱 폭등했다는 점에서 ‘다주택을 소유할 자유’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국민 과반에 육박하는 무주택 가구가 존속하는 상태가 가져올 사회적 불안과 갈등비용을 비교할 때, 다주택 소유를 보장해야 할 경제적 가치는 없습니다. 즉 1가구 1주택이 보편적으로 확립되기 전까지, ‘다주택을 소유할 자유’는 이사야 벌린이 말한 ‘늑대를 위한 자유’일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집값이 비정상적으로 높게 형성되어 발생한 수익을 세금으로 환원시키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조치 및 보유세 강화는 대한민국헌법 제119조 제2항 및 제37조 제2항에 근거한 기본권 제한 조치입니다.

대한민국헌법

제37조 ②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ㆍ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

제119조 ②국가는 균형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

따라서 2026년 3월 1일 “집을 팔고 사는 것은 개인의 자유지만, 그것이 이익이나 손실이 되게 할지는 정부가 정할 수 있다”고 밝힌 이재명 대통령의 언급은 지극히 합헌적인 주장입니다.

<장동혁 겨냥?...李대통령 “다주택, 팔기 싫으면 둬라. 정부정책 불신 선택, 이익 없게 할 것”>(2026년 3월 1일자 헤럴드경제)

이재명 대통령은 “집을 사 모으거나 팔지 않는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사는 것이 이익이 되도록 정부가 세금, 금융, 규제를 만들었기 때문”이라며 “결국 투기는 투기한 사람이 아니라 투기가 가능하도록 제도를 만든 정치인, 정부가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세금, 금융, 규제 등 국가 제도를 운용함에 있어 부동산 투기가 불가능하도록, 집을 많이 가지거나 살지도 않을 집을 보유하고 초고가 주택에 사는 것이 경제적 이익을 낳는 것이 아니라 사회공동체에 미치는 부작용에 상응하는 부담이 되게 했다면 부동산투기는 일어날 수 없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다주택이나 투자용 비거주 주택의 매도를 유도하는 것은 도덕적 의무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의 정부의 실패 또는 방임을 믿으며 이익을 취해 온 그들에게 불의의 타격을 가하지 않고 피해를 회피할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라며 “그것이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길이기도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지금까지와는 달리 앞으로는 과거와 같은 선택이 손실이 되도록 세금, 금융, 규제를 철저히 설계할 것이고 그 어떤 부당한 저항과 비방에도 흔들림 없이 시행할 것이라 새로운 합리적 선택의 기회를 주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객관적으로 올바른 정책이란 무엇일까요? 그것은 정책 수혜자인 국민 다수의 입장에 서서 그 이익에 부합하도록 정책을 설계하는 것입니다. 현 정부의 주택정책은 지금까지 극단적 소수가 누렸던 ‘다주택을 소유할 자유’를 제한하고, 나머지 대다수가 원했던 ‘최소한 집 한 채를 소유할 자유’를 보장하려는 것입니다. ‘늑대를 위한 자유’를 제한함으로써 나머지 대다수 사람의 자유를 확보하는 것이 정부의 올바른 조치이며, 이것이 ‘민주주의의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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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강한 바람 ‘광고판 등 낙하물 주의’…강원 산지엔 많은 눈

김규원기자

  • 수정 2026-03-03 08:26등록 2026-03-03 08:14

지난 2일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의 한 도로에서 한 시민이 높이 쌓인 눈을 치우고 있다. 연합뉴스.

3일 화요일은 낮까지 강원 산지에 많은 눈이 내리고, 영남 해안을 중심으로 강한 바람이 불 전망이다.

이날 기상청은 “오늘 낮까지 강원 산지를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릴 전망이다. 또 오늘까지 영남 해안을 중심으로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불고 그밖의 전국에도 바람이 강하게 불 것으로 보인다. 내일까지 남해와 제주해, 동해에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불고, 물결이 매우 높게 일 것”이라고 예보했다.

이날 아침 9시까지 경기 북동부에, 오전까지 강원 중 · 북부 내륙과 경북 내륙, 부산 · 경남에, 오후 6시까지 경북 북동 산지 · 동해안, 울산, 제주 에, 밤까지 강원 동해안 ·산지에 비나 눈이 내릴 전망이다. 또 오늘 아침까지 그 밖의 경기 내륙과 강원 남부 내륙, 충청, 전북에 이보다 적은 비나 눈이 내릴 것으로 보인다.

적설량은 경기 북동부 1㎝ 미만, 강원 산지 5~20㎝, 강원 중·북부 내륙 1~5㎝, 강원 북부 동해안 1㎝ 미만, 경북 북동 산지 1~3㎝로 예상된다. 오늘 낮까지 강원 산지를 중심으로 습하고 무거운 눈이 내리니 눈으로 인한 피해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강수량은 경기 북동부 1㎜ 안팎, 강원 동해안·산지 5~20㎜, 강원 중·북부 내륙 5㎜ 미만, 경북 동해안, 경북 북동 산지 5~10㎜, 울릉도·독도 5㎜ 안팎, 부산·울산·경남 5㎜ 미만, 경북 내륙 1㎜ 안팎, 제주 5㎜ 안팎으로 예상된다.

하늘은 전국이 흐리다 수도권과 충청, 호남, 영남 서부는 저녁부터 차차 맑아질 전망이다. 낮 최고 기온은 5~16도로 당분간 평년보다 높을 전망이다. 주요 도시별로는 서울 12도, 인천 11도, 백령도 6도, 춘천 9도, 강릉 5도, 청주 13도, 대전 13도, 세종 13도, 전주 13도, 광주 16도, 제주 11도, 대구 12도, 울릉도 6도, 부산 12도, 울산 9도로 예상된다.

김규원 선임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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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끝내겠다”던 트럼프…임기 1년 만에 10여 개 전선 무력개입

  • 기자명 박재산 기자
  •  
  •  승인 2026.03.02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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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0
 
   

“끝없는 전쟁을 멈추겠다”던 공약은 사라졌다. 트럼프 2기 집권 1년, 현실은 전 세계로 확산된 군사개입과 반복된 침략행위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공습 이후 8개월 만에 이란을 상대로 다시 전면 공세에 나섰다. 스스로 “대규모 전투 작전”이라고 규정한 이번 공격은 핵 협상이 진행되던 국면에서 단행됐다. 외교적 해법을 배제한 채 군사력을 앞세운 노골적인 침략전쟁이다.

이란 적십자사에 따르면 28일 미·이스라엘 합동 공격으로 최소 201명이 사망했다. 앞서 2025년 6월 이란 핵시설을 겨냥한 공격에서도 600명 이상이 숨졌다. 협상이 진행되던 상황에서 감행된 공습은 중동 정세를 다시 전쟁의 문턱으로 밀어 넣었다.

군사적 개입은 이란에만 그치지 않았다.

2026년 1월,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를 폭격하고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납치했다. 베네수엘라 국방부는 군·보안 인력과 민간인을 포함해 83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를 마약 카르텔에 대한 조치라고 주장했지만, 한 국가의 수도를 폭격하고 현직 대통령을 납치한 사건은 명백한 주권 침해이자 국제질서에 대한 정면 도전이다.

중남미와 카리브해에서는 ‘마약과의 전쟁’을 명분으로 선박 공습이 이어졌다. 감시단체 에어워즈에 따르면 2025년 9월 이후 최소 45차례의 공습으로 151명 이상이 사망했다. 미국 측은 마약 밀매를 미국에 대한 무장 공격과 동일시하며 외국 범죄조직을 테러단체로 지정했다. 그러나 유엔 관계자들과 국제법 전문가들은 이를 무력 충돌과 범죄 단속을 혼동한 초법적 살해라고 비판했다.

아프리카에서도 군사적 개입은 확대됐다. 2025년 12월 나이지리아에서는 ISIL 계열 조직을 겨냥한 공습이 이뤄졌다. 그러나 공격 목표가 실제 ISIL과 연관이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나이지리아 내 복잡한 내전을 반기독교 박해로 단순화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말리아에서는 공습이 급증했다. 뉴 아메리카 재단에 따르면 2025년 한 해에만 최소 111건의 공습이 이뤄졌다. 이는 이전 여러 행정부의 공습 횟수를 합친 것보다 많다는 평가다.

예멘에서는 2025년 3월부터 5월 사이에 후티 반군을 겨냥한 해상·공중 공격이 수십 차례 단행됐다. 휴먼라이츠워치는 호데이다의 라스 이사 항구 공습으로 80명 이상이 사망했다며 전쟁 범죄 조사 필요성을 제기했다.

미국은 2025년 12월 시리아 팔미라에서 발생한 공격으로 미군 병사 2명과 통역사 1명이 사망한 이후, 시리아 내 ISIL 목표물에 대한 보복 공습을 단행했다. 같은 해 3월에는 이라크 안바르 주에서도 공습을 감행해 ISIL 고위 사령관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선에서는 대규모 무기·정보 지원을 통해 전쟁의 지속을 뒷받침했고, 가자지구에서는 이스라엘의 군사·외교적 방패 역할을 수행했다. 미국은 병력이 참전하지 않았을 뿐, 두 전선 모두에서 교전 당사자나 마찬가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행위를 “힘을 통한 평화”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이름을 무엇으로 바꾸든, 명분을 어떻게 꾸미든 세계 곳곳에서 자행되는 침략 행위가 보여주듯 군사력을 앞세운 제국주의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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