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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친환경’이라던 한강버스, ‘내연차 3700대 수준’ 온실가스 내뿜는다···연 5674t 달해

수정 2026.04.21 09:40

12척 중 하이브리드 선박 8척, 연간 700t씩 배출

“온실가스 배출 상당한 증가 예상되는 사업” 분류

시, 인지 뒤에도 “모든 선박은 친환경 선박” 홍보

지난달 1일 서울 여의도 선착장에서 서울 한강버스 운행이 재개되고 있다. 문재원 기자

서울시가 ‘새로운 친환경 수상 대중교통수단’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한강버스 12대가 매년 내연기관차 3700대가 내뿜는 것과 비슷한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향신문과 그린피스가 20일 2024~2026년 서울시 기후예산서를 분석한 결과, 한강버스 12대 중 하이브리드(디젤·전기) 선박 8대가 운행하며 내뿜는 온실가스가 연간 5674t 수준으로 예산서에 명시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린피스가 이를 내연기관 승용차가 배출하는 온실가스로 환산한 결과, 이산화탄소 5674t는 승용차 3700대가 1년간 내뿜는 이산화탄소와 맞먹는 양인 것으로 추산됐다. 하이브리드 한강버스 한 대당 약 700t을 내뿜는 것으로, 한 대당 연간 81t의 탄소를 배출하는 천연가스 버스에 비해 약 8배 많은 수준이다. 나머지 선박 4대는 전기 선박이라 운항 중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

기후예산서는 서울시가 2022년 도입한 제도로, 공공 예산·기금이 10억원 이상 투입되는 사업을 온실가스 영향에 따라 감축·배출·혼합·중립 등 4가지 형태로 나눠 분류하는 일종의 ‘기후 성적표’다. 감축 사업은 예산 편성에 우선 반영하고 배출사업은 저감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서울시는 이 가운데 “사업 이행으로 온실가스 배출의 상당한 증가가 예상되는 사업”을 ‘배출사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한강버스는 2024년과 2025년 기후예산서에서 ‘배출’ 사업에 포함됐다. 그러나 서울시는 한강버스 등의 선착장 조성 사업이 온실가스의 배출 증가를 유발할 것으로 보고 이같이 분류했다. 서울시는 선착장 공사에 따른 배출량은 별도로 추산하지 않았다.

서울시는 기후예산서 작성 과정을 통해 하이브리드 선박 운항 과정에서 6000t에 가까운 온실가스가 배출된다는 사실을 인지한 이후에도 “한강버스 모든 선박은 친환경 선박”이라며 “디젤기관 선박과 비교해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52%가량 줄였고 전기 선박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고 홍보했다.

다만 서울시 미래한강본부는 최근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에 제출한 별도 산정 자료를 근거로 선박 한 척당 연간 약 645t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 예산서를 보면 2024년 208억원, 2025년 25억5889만6000원 등 총 233억6000만원가량이 한강버스 사업에 쓰였다. 2026년에도 최소 22억541만2000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민재 서울시 미래한강본부 수상교통사업과장은 “최근 운항시간이 6시간으로 줄어 온실가스 배출량이 더 감소했을 것”이라며 “한강버스를 친환경 선박으로 홍보한 이유는 기존 디젤 선박 대비 배출량을 절반 가까이 줄였기 때문이다. 선박은 물의 저항을 받는 구조적 특성이 있어 버스 등 기존 대중교통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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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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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2차 계엄’ 의혹 새 국면…“추가 병력 투입 검토 정황 확인”

  • 김미란 기자

  • 업데이트 2026.04.20 11:29

  • 댓글 0

특검, 전·현직 합참 관계자 진술 확보…“관여자 철저 규명해야”

‘12·3 내란’ 관련 추가 의혹을 수사하는 종합특검팀이 윤석열의 ‘2차 계엄’ 시도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종합특검(특별검사 권창영)은 최근 전·현직 합참 관계자를 조사하면서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통과 후, 계엄 해제 국무회의 의결 전에 합참에 추가 병력 투입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또한 합참이 후방 부대 등 일부 부대에 병력 추가 투입이 가능한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한 정황도 드러났다.

특검은 김명수 전 의장 등 12·3 내란 수사망 바깥에 있던 합참 지휘부가 2차 계엄 등에 관여했을 것으로 의심하며 수사를 벌이고 있다.

특검은 합참 관계자로부터 “김 전 의장이 국무회의 계엄 해제 의결 전 ‘국무회의에서 국회와 다른 내용으로 의결할 수도 있느냐’고 참모에게 물었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했다.

특검은 최근 박모 당시 합참 법무실장을 조사하면서 그가 “계엄사령관의 추가 병력 파견 요청이 있을 경우 거부해야 한다”는 취지로 김 전 의장에게 조언한 사실을 확인했고, 김 전 의장은 이를 수용해 추가 병력 투입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특검은 합참이 후방 부대 등 상황을 점검한 정황을 볼 때, 김 전 의장이 실제 병력 투입 요청을 거부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향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그동안 윤석열이 2차 계엄을 선포하려 했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은 여럿 나왔지만 추가 병력 투입까지 검토한 정황이 확인된 건 처음”이라며 “윤석열이 왜 국회가 요구안을 결의한 지 3시간 넘게 지나서야 비상계엄을 해제했는지 밝혀줄 중요한 단서”라고 강조했다.

윤석열(오른쪽 위)이 지난 2월 1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1심 선고기일에서 지귀연 부장판사의 판결문을 듣고 있는 모습. 법원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오른쪽 아래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사진제공=뉴시스>

윤석열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이 계엄 유지나 추가 조치를 검토한 정황은 재판에서도 일부 확인됐다.

앞서 1심 법원은 윤석열이 국회 결의안 통과 뒤에도 이진우 당시 수도방위사령관에게 “결의안이 통과됐다고 하더라도 내가 두 번, 세 번 계엄하면 된다”는 취지로 지시했다고 판단했다. 김 전 장관이 당일 새벽 추가 병력 투입 가능성을 확인한 사실도 인정됐다.

경향은 “1심 법원도 인정한 이런 사실에 추가 병력 투입을 검토한 정황까지 포개면 윤석열 측이 계엄을 지속하거나 2차 계엄을 선포하려고 궁리하다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마지못해 계엄을 해제한 걸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특검을 향해 “2차 계엄 의혹의 실체는 물론 누가 관여했는지까지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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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르트헤이트 전범 국가 이스라엘과 관계를 끊어야 한다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6/04/21 09:37
  • 수정일
    2026/04/21 09:38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기고] 3년째 이어지는 가자 집단학살을 멈추기 위해 전 세계가 노력해야 할 때

장영태 닻별 출판사 대표 | 기사입력 2026.04.21. 07:47:28

2월 28일(이하 현지시간) 이스라엘과 미국이 이란을 기습 침공하여 벌어진 전쟁이 일단 멈추었으나 불안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4월 7일 파키스탄이 중재한 2주간 조건부 휴전안을 미국과 이란이 받아들여 휴전이 이루어졌으나 4월 11일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이 대표단으로 참가한 휴전 협상이 결렬되고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전쟁이 다시 시작될 위험이 커지고 있다. 한편 이스라엘-레바논 간 휴전 협상이 4월 15일 합의되어 역시 열흘짜리 조건부 휴전이 발효되었다.

원래 파키스탄이 중재한 조건부 휴전안은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지역에서 전투를 중단하는 것이었으나, 이스라엘은 이를 무시하고 휴전이 발효된 첫날인 4월 8일, 전쟁이 벌어진 이후 최대 규모로 레바논을 공습했다. 단 몇 분 만에 레바논에서 최소 357명이 목숨을 잃었고 1200명 이상이 다쳤다. 세계보건기구(WHO) 발표와 외신 보도에 따르면 사망자 대다수인 300명 이상이 민간인으로 밝혀졌다.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는 이날 숨진 357명 중 어린이가 33명이라고 밝혔다. 확인된 사례만 집계하므로 실제로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스라엘군이 주거지역과 상업지역, 대낮에 사람이 붐비는 거리를 폭격한 탓에 민간인 희생자가 많았다. 공격 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한 후 휴전안에 레바논이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을 바꿨다. 이스라엘은 4월 15일 휴전 발효 몇 시간 전까지 레바논을 계속 공습했으며, 휴전이 발효된 뒤에도 레바논 쿠닌 마을에서 구급차를 공습하여 의료진을 죽이는 등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이란과 레바논에서 수많은 사람이 죽고 삶의 터전과 민간시설, 문화유산이 파괴되었다. 이란 협상단이 휴전 협상을 위해 파키스탄으로 향하는 비행기 이름을 미나브168로 지었다는 소식에서 전쟁 첫날 미나브 시 샤자레 타예베 초등학교에서 벌어진 학살을 떠올리게 된다. 미국은 이란 정권을 무너뜨린다는 전쟁 명분을 내세우고 그 어떠한 책임도 없는 어린이들을 학살했다. 미나브는 이 부당한 전쟁의 상징이 되었다.

이란 법의학기구는 이번 전쟁으로 이란에서 숨진 3375명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 중 미성년자는 383명이다. 샤자레 타예베 초등학교를 비롯해 파르스 주 라메르드 체육관에서 체육 활동 중 공습으로 숨진 21명 중 어린이 최소 네 명, 이스파한에서 학교 공습으로 숨진 유치원생을 포함한 초등학생 아홉 명 등 많은 어린이가 목숨을 잃었다.

트럼프가 이란을 석기시대로 돌려놓겠다고 말한 다음 날, 미국은 이란의 카라즈 B1 다리를 폭격해서 파괴했다. 이 공격으로 시즈다 베다르 명절을 맞아 놀러 나온 민간인 여덟 명이 숨졌다. 트럼프는 이 전쟁 범죄를 전쟁 성과로 소셜미디어에 올려 자랑하며 이란을 위협했다.

학교, 병원, 에너지 시설과 사회기반 시설에 대한 공격에 더해 문화유산과 종교시설도 예외는 아니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이란에서 100곳이 넘는 문화유산이 파괴되거나 피해를 당했다. 사파비 왕조 시대에 지어진 라슈케 제난(라슈크 궁전)이 공습으로 완전히 파괴되었으며, 테헤란 유대인 공동체의 핵심 종교시설인 라피-니아 시나고그(유대교 회당)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완전히 파괴되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의 코르니쉬 알 마즈라에서 한 가족이 레바논과 이스라엘 간의 10일간의 휴전 이후 4월 8일에 발생한 이스라엘 공습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REUTERS=연합뉴스

레바논에서는 3월 1일부터 4월 17일까지 어린이 177명을 포함해 2294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스라엘은 3월 4일 리타니강 남쪽에 거주하는 모든 주민에 대피 명령을 내린 뒤로 리타니강 남쪽의 모든 마을과 주거지역을 군사 목표물로 삼고 공격했다. 이스라엘은 리타니강 남쪽을 고립시키기 위해 리타니강 다리를 모두 파괴했다. 열흘간 휴전이 발효되었지만, 이스라엘은 리타니강 남쪽에 주둔하며 자흐라니강까지 공습을 통해 통제권을 확보하려 하고 이스라엘군에 맞서 헤즈볼라가 반격하고 있다. 휴전 직전까지 레바논에서 총피난민 수는 최대 120만 명에 이르렀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에서 1400여 채의 건물을 파괴하면서 이 지역을 가자 지구처럼 초토화하는 작전을 펼쳤다. 이스라엘은 병원을 공습하고 현장에 출동하는 구급차를 폭격해서 3월 2일부터 최근까지 90명 이상의 의료진을 살해했다. 레바논 보건부에 따르면 60대 이상의 구급차가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파괴됐다. 3월 1일 이후 이스라엘에 레바논 언론인 일곱 명이 살해되었다. 3월 28일 PRESS 표시 차량을 공습해서 기자 세 명을 죽인 사건은 가자 집단학살 동안 팔레스타인 언론인 최소 270명을 죽인 언론인 표적 살해 방식과 같다.

이스라엘은 레바논과 이란에 대한 공격 중에도 가자 집단학살을 멈추지 않았다. 가자 지구에서는 2월 28일부터 4월 17일까지 단 나흘만 공격이 없었다. 가자 휴전이 발효된 2025년 10월 10일부터 4월 17일까지 190일 동안 168일에 걸쳐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를 공격해서 팔레스타인인 766명을 죽였다. 이는 날마다 4~5명이 군사 공격으로 목숨을 잃은 것과 같다.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에서 2025년 10월 19일 45명, 10월 29일 109명, 11월 22일 24명 이상, 2026년 1월 31일 32명, 2월 4일 23명을 죽이는 등 휴전 간판과 트럼프의 평화위원회를 가림막 삼아 대량 학살을 저지르고 있다.

아홉 살 소녀 리타즈 압둘라흐만 리한은 4월 9일 가자 북부 베이트 라히아에 있는 학교에서 수업을 받다 이스라엘군의 총에 맞아 숨졌다. 4월 14일에는 가자 시티에서 이스라엘 전투기가 경찰차를 공습하여 세 살 사내아이 야히야 알-말라히를 포함한 네 명이 죽었고, 자발리아에서 이스라엘의 발포로 14살 소년 아담 아흐메드 할라아가 죽는 등 이날 어린이 두 명을 포함한 열한 명이 목숨을 잃었다. 4월 16일에는 가자 시티 자이툰 지역에서 아홉 살 소년 살레 바다위가 이스라엘 저격수의 총에 맞아 숨졌다.

구호•의료 인력도 이스라엘의 학살에서 예외가 아니다. 4월 6일에는 이스라엘군이 가자 남부에서 세계보건기구(WHO) 소속 차량에 발포해서 운전기사가 숨지고 의사를 포함한 여러 명이 다쳤다. 4월 17일에는 가자 북부에서 식수 공급을 위해 일하는 유니세프 계약직 트럭 운전기사 두 명이 이스라엘군의 총에 맞아 숨졌다.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역대 최대 규모로 공격을 벌인 4월 8일, 가자 지구에서 알자지라 특파원 모하메드 위스와시가 드론 표적 공격으로 살해됐다. 이로써 가자 휴전 발효 이후 가자 지구에서 최소 아홉 명의 언론인이 이스라엘군에 의해 살해됐다.

이스라엘은 휴전 합의에 따라 부상자 해외 이송과 원조 물자를 실은 트럭 통행을 보장해야 하지만, 일부만 통행을 허가해 왔고 그마저도 2월 28일 전쟁을 이유로 모든 통행 검문소를 폐쇄했다가 3월 19일 제한적으로 개방했다. 현재 가자 지구에는 집단학살 동안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크게 다친 중상자들과 가자 의료시설 파괴로 가자 지구에서 치료받을 수 없는 만성질환자 등 어린이 4천 명을 포함해 1만8500명이 넘는 중환자가 긴급한 의료 후송이 필요하다.

휴전 합의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하루 50명의 환자가 치료를 위해 해외로 이송되도록 허용해야 한다. 해외 이송이 필요한 환자 수를 볼 때 합의된 하루 50명도 터무니없이 적은 숫자지만, 이스라엘이 국경을 다시 봉쇄한 2월 28일 이후 이마저도 8%의 환자만 해외로 나갈 수 있었다. 3월 23일 가자 보건부 발표에 따르면 2024년 5월 라파 검문소를 봉쇄한 이후 약 1400명의 팔레스타인인이 해외 의료 이송을 기다리다가 사망했다.

식량과 의약품을 실은 원조 트럭 반입도 2월 28일 이후 약 20%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스라엘이 집단학살 동안 가자 지구의 거의 모든 농지를 파괴했으며, 바다에서 물고기를 잡는 어업 활동조차 금지하고 배를 공격하기 때문에 식량을 원조 물자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원조 물자조차 필요한 양에 미치지 못함에 따라 가자 지구에서는 다시 기근 위험이 커지고 있다. IPC(통합 식량 안보 단계 분류)에 따르면 거의 전 지역이 하루 한 끼로 생존해야 하는 Phase 4(긴급) 단계 이상에 접어들었다. 지난해까지 이스라엘이 봉쇄를 통해 조장한 기근으로 최소 459명이 기아로 사망한 일이 다시 벌어질 수도 있다.

서안 지구에서는 이스라엘 정착민을 앞세운 공격과 강탈이 멈추지 않고 있다. 무장한 정착민들의 공격이 날마다 일어나고 있으며, 4월 16일을 예로 들면 하루 동안에만 31건의 정착민 공격이 있었다. 이러한 공격은 팔레스타인인이 소유한 올리브나무 수백 그루를 뿌리 뽑거나, 상수도를 파괴하거나, 어린이를 차로 치려 하거나, 팔레스타인인을 폭행하거나 가축을 훔치는 일들이다. 올해 서안 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 33명이 살해되었으며, 그중 여덟 명은 정착민에 의해 살해되었다.

3월 30일 이스라엘 의회는 팔레스타인인에만 적용되는 사형법을 통과시켰다. 이 법에 따르면 이스라엘인을 테러 행위나 목적으로 살해한 경우 군사법원이 관할하는 사건에 한해 기본적으로 사형을 선고해야 한다. 이스라엘 법체계에서 이스라엘 시민은 민간 형사법원에서 재판받고 팔레스타인인은 군사법원에서 재판받는다. 그렇기에 이 법은 팔레스타인인을 겨냥한 법이다. 팔레스타인인을 살해한 이스라엘인은 여간해서는 체포되지도 않지만, 설령 체포되어 재판까지 가더라도 민간 형사법원에서 재판받으므로 사형법 적용 대상이 아니다. 반면, 정착민들의 공격을 막는 팔레스타인인은 곧잘 체포되어 구금된다. 이스라엘은 생존을 위해 저항하는 팔레스타인인을 '테러리스트'라고 불러왔다. 이스라엘 군사법원은 증거 조작과 고문으로 자백을 받아내고 유죄 판결을 내린다. 폴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이 법이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4월 초 현재 이스라엘 교도소에는 960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이 수감되어 있다. 이들 대부분은 '테러리스트' 정치범들이다. 이 중 3532명은 기소나 재판 없이 6개월 단위로 구금 기간을 무기한 연장할 수 있는 행정 구금 상태다. 이스라엘은 유죄 판결을 받을 수 있는 증거를 확보할 때까지 행정 구금을 연장한다.

이스라엘은 이미 1970년대부터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파르트헤이트 체제와 비슷하다고 평가받기 시작했다. 2001년 세계 인종차별 반대 회의(더반 회의)에서 이스라엘을 아파르트헤이트 국가라고 명시한 이래 오늘날 유엔 기관부터 국제적인 인권단체까지 이스라엘을 아파르트헤이트 국가라고 규정한다. 이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 사형법으로 아파르트헤이트 체제를 더 강화했다. 가자 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을 절멸하려는 의도로 3년째 집단학살을 진행하는 가운데, 서안 지구에서 불법 정착촌을 계속 늘리면서 팔레스타인 땅과 재산을 빼앗고 인종차별 정책으로 팔레스타인인의 삶을 파괴하고 있다. 전쟁과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사람이라면 이스라엘의 범죄를 막기 위해 이스라엘과 모든 외교, 무역 관계를 끊도록 하는 데 힘써야 한다.

장영태 닻별 출판사 대표 최근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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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86세 노인에게 고개 숙인 까닭

[재심: 바로잡은 역사] 통일운동가 김낙중의 인생궤적

26.04.19 18:50최종 업데이트 26.04.19 18:50

자신이 만든 평화통일 방안을 북에 전하기 위해 목숨 걸고 임진강을 건넜던 사람, 평화통일운동가 김낙중씨는 남북을 오가며 다섯 차례나 간첩으로 몰려 모두 18년여 동안 감옥살이를 해야 했다. 2005년 6월, 김낙중씨의 살아생전 사진.오마이뉴스 남소연

1992년 12·18 대선을 앞두고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는 고정간첩 김낙중을 또다시 붙잡았다며 그가 김일성으로부터 산삼과 녹용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그의 집 장독대 밑에서 달러 뭉치가 발견됐다고도 밝혔다.

10월 6일 발표될 남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 사건(이선실 사건)의 관련자로 부각될 김낙중은 산삼·녹용과 장독대 달러 같은 인상적인 표현들과 함께 거물급 간첩으로 부각됐다. 안기부 발표문에 기초한 그해 9월 8일 자 <조선일보> 보도다.

"김씨는 북한의 대남공작기구인 사회문화부(옛 연락부) 소속 거물 공작원이며, 90년 2월부터 92년 4월까지 세 차례 서울에 남파돼 1년 4개월간 서울 관악구 봉천동 등지에서 잠복하면서 비밀 지도부를 구성한 임모 등으로부터 수시로 공작지령을 하달받아 간첩 활동을 해왔다는 것이다. 김씨가 북한에서 받은 공작금은 모두 2백 10만 달러(한화 16억 상당)로 이 중 쓰고 남은 1백만 달러가 그의 집 장독대 밑에서 발견됐다. 이 공작금은 간첩사건 사상 최대 규모이다."

그해 4월 16일 자 <경향신문>에 따르면, 3월의 서울시 짜장면 평균값은 1590원이었다. 이를 감안하면, 위 공작금 16억 원에 4나 5를 곱해야 현재 가치가 대략 도출된다. 그런 돈의 절반 가까이가 그 집 장독대 밑에 숨겨져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안기부가 발표한 김낙중의 혐의는 그 돈을 갖고 민중당도 지원하고 세미나도 열고 양심수 석방 및 국가보안법 철폐운동도 벌이고 대학생 통일논문 현상모집도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활동들 자체는 간첩과 거리가 멀었다. 그렇지만 대법원은 무기징역 선고를 확정지었다.

김낙중의 통일운동... 그는 북한과도 충돌했다

김낙중은 훗날 전방지대가 될 경기도 파주군 탄현면에서 1931년에 출생했다. 할머니까지 식모살이를 해야 했던 가난한 소작농 집에서 태어난 그는 상당히 독특한 학생이었다.

<사림> 2003년 제19호에 실린 장숙경 교수의 '김낙중의 삶을 통해 본 분단과 평화, 그 영원한 평행선'에 따르면, 결핵에 걸려 중학교를 휴학한 김낙중은 인생의 의미를 찾고자 일요일마다 서울 새문안교회와 조계사(당시의 태고사)와 사상가 함석헌 집을 골고루 찾아다녔다. 주중에는 기독교 신학서와 불경과 철학서적 등을 읽었다.

그는 생활력도 있었다. 한국전쟁 중에 미군부대 취사부에 근무하며 주경야독을 해서 스물한 살 때인 1952년에 서울대 사회학과에 들어갔다. 그런 뒤, 자기만의 통일운동에 뛰어들었다. 눈물을 탐색하겠다며 통일 퍼포먼스를 벌인 일이 그 시작이다. 위 논문의 설명이다.

"1954년 2월, 그는 삭발을 하고 흰옷을 입고 탐루(探淚)라고 쓴 등불을 들고 광복동 거리를 다니며 이렇게 외쳤다. '눈물을 가진 사람은 없는가? 전선에서 피를 토하며 죄 없이 쓰러져 가는 가난한 이 땅의 아들들을 위하여 전쟁을 반대하며 눈물을 흘려줄 사람은 없는가? 무력북진 반대, 평화통일 만세! 무력북진 반대, 평화통일 만세!' 그의 첫 평화통일운동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중학교 휴학 이후로 많이 읽었던 책들의 영향을 받은 통일운동이었다. 현직 대통령의 북진통일정책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이 1인 시위 때문에 그는 체포됐다가 풀려났다.

그의 통일운동은 계속됐다. 대학을 자퇴한 뒤인 1955년 6월 25일, '고려민족' 통일 로드맵과 통일정부 조직도와 통일정부 조약문 등을 담은 <수립안>이라는 자료를 들고 그는 임진강을 건넜다. 김일성을 설득해 통일운동을 벌이기 위해서였다.

미군 보트를 타고 월북한 그는 그러나 그곳에서 간첩조작의 희생양이 됐다. 그는 자신이 미제 간첩이며, <수립안>은 한·미 당국이 작성했다는 허위 자백을 해야 했다. 북한 당국은 그를 간첩죄로 기소했다.

그러나 알 수 없는 이유로 기소중지처분을 받고 1956년 6월 20일 남쪽으로 추방된 그는 이번에는 미군수사대에 붙들리고 재판에 넘겨졌다. 1심에서 간첩죄 무죄 및 국가보안법 유죄를 받고 2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은 그는 4·19혁명 뒤에 대법원에서 면소판결을 받고 법적 부담을 덜었다.

그는 출소 3개월 뒤인 1957년 9월 고려대 경제학과에 편입해 1960년에 졸업하고 대학원에 진학했다. 그런 뒤 1961년 10월에 입대해 복무하던 중에 화를 입었다.

1962년 4월, 육군방첩대가 그를 연행했다. 북한의 무상의료와 자신의 월북 경로를 친구에게 말한 것이 화근이었다. "무슨 지령을 받게 하려고 월북 경로를 이야기해주었느냐?"는 추궁이 가해졌다. 이때는 간첩 혐의는 인정되지 않고 반공법 위반죄가 인정돼 징역 3년 6개월을 받았다.

김낙중은 36세 때인 1967년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에 적을 뒀다. 이는 1973년에 고려대 NH회 사건(고려대 민우지 사건)에 연루돼 서울 남산 중앙정보부에 끌려가는 원인이 됐다. 그는 고대 학생들이 민족주의(Nationalism)와 인간주의(Humanism)를 내걸고 간첩활동을 했다고 포장된 이 사건의 중심인물로 부각됐다. 중앙정보부와 검찰은 그가 NH회를 이끌고 반정부 봉기를 획책했다고 발표했다. 이 때문에 그는 7년 형을 받았다.

1980년대는 그에게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시기였다. 이때는 집필과 통일운동에 매진했다. 1989년에는 국회 통일정책특별위원회 공청회에서 '3차 7개년 계획에 의한 4단계 통일방안'을 발표했다. 스물넷 때 <수립안>을 품고 북한 당국을 설득하고자 임진강을 건넜던 그가 58세 때는 7개년 계획 통일방안을 들고 남한 국회를 설득하고자 한강을 건넜던 것이다.

그의 통일운동에서 나타나는 것은 자기만의 신념과 더불어 특유의 개성이다. 그의 조직 생활은 자신의 뜻을 따라주는 조직이 있을 때는 무난히 수행됐다. 자신이 주도하는 세미나나 자신이 지원하는 정당 활동에는 그의 열정이 발휘됐다.

대부분의 남한 통일운동가들이 북한 당국의 정책과 크게 충돌하지 않는 데 비해, 그는 북한과도 충돌해 미제 간첩으로 몰렸다. 북한이라는 조직과도 맞지 않았던 것이다. 남북 어느 정부에도 순응하지 않는 그가 북한 지령을 받고 통일운동을 했다는 수사 결과는 그의 인생 궤적과 어울리지 않는다. 그는 자신의 철학대로 통일운동을 하는 인물이었다.

조작된 간첩사건... 판사들은 고개를 숙였다

1993년 6월 17일, 조선노동당 간첩사건으로 구속기소된 김낙중 전 민중당 대표가 항소심 선고공판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다연합뉴스

그가 북으로부터 자금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위 장숙경 논문에 인용된 법정 진술서에 의하면, 그는 "북측 당국의 변화를 촉구하기 위해" 북한과 접촉하는 과정에서 돈을 받았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그들로부터 어떤 간첩 임무를 받거나 대한민국의 국가기밀을 탐지·수집해달라는 부탁을 받은 바도 없고, 또 본인이 자진해서 그와 같은 기밀을 수집·전달한 바도 없었음을 분명히 합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금품 수수와 간첩행위 사이의 대가관계가 없다는 점은 국가정보원의 사후 조사에서도 확인됐다. 국정원이 발간한 <과거와 대화, 미래의 성찰- 주요 의혹사건 편 하권(III)>은 "김낙중의 민중당 입당과 활동이 북한 공작원의 요구와 민중당 관련자들의 강력한 요청 중 어느 한 일방에 의해 전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임"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북의 돈을 받기는 했지만 간첩행위를 하지는 않았다고 국정원도 인정했다. 북한 역시 돈을 주면서 그런 요구를 한 적이 없다고 김낙중은 진술했다. 북을 도울 의사도 없이 북한 돈을 받아 자기 활동을 했던 것이다. 그의 인생 궤적을 감안하면, 이해할 수 없는 일도 아니다.

김낙중이 간첩이 아니라는 점은 국정원 보고서뿐 아니라 사법부 판결로도 확인됐다. 2017년 9월 22일, 서울고등법원은 고려대 NH회 사건에 대한 재심 재판에서 이 사건이 조작됐음을 인정했다. 판사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까지 숙인 이 재심사건에 대해 검찰은 상고를 포기했다.

이전의 판결들도 국가보안법 위반이나 반공법 위반은 인정하면서도 간첩죄 위반만큼은 인정하지 않았다. 김낙중은 신념이 독특해 국가보안법이나 반공법을 무시하고 살았지만, 북한을 위해 간첩 활동을 하지는 않았다. 툭 하면 간첩으로 몰려 감옥을 수시로 출입했던 이 통일운동가는 2020년에 8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김낙중 #간첩조작 #공안사건 #중부지역당 #통일운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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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코스트 피해의 역사가 '가해의 면허' 될 수 없다

유정길의 생명정치

ecogil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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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 학살 피해자에서 가해자가 된 이스라엘

기억을 팔아 권력을 잡는 ‘홀코코스트 산업’

이스라엘 정책 비판은 반유대주의가 아니다

이스라엘 우익의 정치자산이 된 홀로코스트

할리우드와 서사권력-500편 영화가 만든 세계

홀로코스트 기억의 독점으로 다른 학살 주변화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주권적 발언의 정당성

유대인 편들기 아닌 고통받는 이들 편에 서기

4월 16일, 레바논 나바티에에서 이스라엘군이 공습을 한 뒤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6.4.16. 로이터 연합뉴스

홀로코스트 자행하는 이스라엘 정책 비판은 반유대주의인가채

2023년 하마스의 공격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보복 공격으로 시작된 전쟁은 2026년 현재까지 가자지구에서 7만 2300여 명의 사망자와 17만 2000여 명의 부상자를 냈다. 서안지구에서도 약 1000여 명이 사망하였고, 레바논 역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4000여 명 이상이 숨지고 90만 명 이상의 피난민이 발생했다. 2024년 휴전 이후에도 이스라엘은 1653회 이상의 공격을 감행하여 하루 평균 5회꼴로 공습을 이어 갔으며, 이란·미국 간 휴전 논의가 시작된 이후에도 레바논을 재차 공격했다.

2026년 2월 28일에는 이스라엘과 미국이 이란의 핵시설 파괴와 정권 교체를 목표로 대규모 공습을 감행함으로써 본격적인 이란과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이스라엘은 테헤란과 이스파한 등 이란의 주요 도시를 공습했고, 이란은 이에 맞서 이스라엘 본토와 인근 미군 기지, 나아가 쿠웨이트·UAE 등 주변국에까지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퍼부었다. 그 이전인 2020년부터 2025년 사이에도 이스라엘은 시리아에 250여 차례 이상, 서안지구에 900회 이상의 군사 작전을 전개했으며, 예멘에 48회, 걸프 국가 카타르에까지 공격을 가했다.

가자지구 사망자 7만 2000여 명 가운데 80%가 민간인이며, 그 중에는 저널리스트 248명, 학자 120명, 구호 활동가 224명이 포함되어 있다. 전체 사망자의 56.2%가 어린이·여성·노인이었다. 레바논에 대한 공습은 헤즈볼라를 넘어 민간지역을 무차별적으로 강타했고, 이란에 대한 직접 군사 타격으로까지 이어지며 중동 전체가 전면전의 위기에 직면했다. 병원이 폭격당하고, 학교가 무너지고, 유엔 구호 시설이 표적이 되는 장면들이 전 세계 화면을 통해 생중계되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대한민국 이재명 대통령은 2026년 4월 10일 이스라엘의 행태를 '반인권적·반국제법적 행동'이라고 공개 비판했다. 이례적으로 분명한 정부 입장에 이스라엘은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홀로코스트 추모일을 앞두고 유대인 학살을 경시하는 듯한 발언은 용납할 수 없다"며 이재명 대통령을 규탄했다.

그렇다면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것은 과연 유대인 학살을 경시하는 행위인가? 홀로코스트 피해자라는 역사적 사실이 현재 자신들이 벌이는 살육을 정당화할 수 있는가? 이 글은 이스라엘 비판을 반유대주의로 환원하는 논리에 문제를 제기한다. 이 글은 유대인을 혐오하는 글이 결코 아니다. 오히려 반대로, 이스라엘이 홀로코스트를 정치적으로 도구화함으로써 그 희생자들을 어떻게 모욕하는지를 살피는 글이다.

 

나치 독일군의 유대인 집단학살. 구덩이를 향해 않혀 놓고 뒤에서 총을 쏘아 죽였다. 위키피디아

인류 최대의 비극, 홀로코스트 - 이스라엘의 강력한 정치적 자산

홀로코스트는 20세기 인류가 저지른 가장 끔찍한 범죄 중 하나다. 나치 독일은 1933년부터 1945년까지 약 600만 명의 유대인을 조직적으로 학살했다. 아우슈비츠, 트레블린카, 소비부르 등 절멸 수용소에서 벌어진 살육은 인간이 인간에게 가할 수 있는 잔혹함의 극한을 상징한다. 홀로코스트를 기억하고 이러한 살육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인류 전체의 도덕적 의무이다.

문제는 이 비극이 언제부터인가 이스라엘 국가 권력의 가장 강력한 '정치적 자산'으로 배타적으로 전용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홀로코스트가 이스라엘의 건국 서사를 정당화하는 핵심 논거가 되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은 곧 홀로코스트 부정 내지 반유대주의와 동일시하는 담론 구조가 형성되었다. 이것이 이스라엘에게 사실상의 '홀로코스트 면죄부'가 되었다.

이 구조는 매우 교묘하고도 공고하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 가하는 폭력을 비판하면, 즉각 '나치의 편에 서는 것'이라는 낙인이 찍힌다. 유대인의 역사적 고통을 강조하는 일이 현재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게 가하는 고통을 가리는 방패가 된 것이다. 이스라엘의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이자 평화 운동가 아모스 오즈는 생전에 이렇게 말했다. "홀로코스트를 이용해 팔레스타인 점령을 정당화하는 것은 홀로코스트 희생자들에 대한 모욕이다."

피해의 역사가 가해의 면허가 될 때, 그 피해의 기억은 치유가 아니라 무기가 된다. 그리고 그 무기는 지금 가자의 어린이들을 향해 겨누어져 있다.

기억을 팔아 권력을 잡는 ‘홀로코스트 산업’

홀로코스트의 기억이 정치적으로 도구화되는 현상을 가장 정면으로, 용감하게 비판한 사람은 아이러니하게도 유대인 학자였다. 미국의 정치학자 노르만 핀켈슈타인(Norman Finkelstein)은 2000년에 출간한 저서 『홀로코스트 산업』(The Holocaust Industry: Reflections on the Exploitation of Jewish Suffering. Verso, 2000. 한국어판: 『홀로코스트 산업—홀로코스트를 초대형 돈벌이로 만든 자들은 누구인가』 한겨레출판, 2004)』에서 미국 유대인 기득권 집단이 홀로코스트의 기억을 조직적으로 산업화하여 정치적·재정적 이익을 취해왔음을 정밀하게 분석했다.

핀켈슈타인의 부모는 모두 홀로코스트 생존자였으며, 그의 친척 대부분은 나치의 손에 살해당했다. 그는 어머니의 실제 경험과 미국 유대인 기관들이 공적으로 재현하는 홀로코스트 서사 사이의 극심한 간극이 있다고 판단하여 연구를 시작했다고 회고한다. 그의 논지는 충격적이다.

홀로코스트는 (1948년 건국부터) 1960년대 중반 이전까지 약 20여 년간 미국 유대인 사회에서 그다지 중심적인 의제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러다 거대한 정치적·문화적 산업으로 부상한 것은 1967년 이스라엘의 '6일 전쟁' 이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이집트·시리아·요르단 영토를 점령하여 국제적 비판을 받기 시작한 시점과 정확히 겹친다. 다시 말해, '홀로코스트 산업'의 본격적인 가동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 정책에 대한 국제 여론의 비판을 차단하고, 미국 내 유대인 기관들의 정치적·재정적 영향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적 필요에서 추동되었다는 것이다. 핀켈슈타인은 이 과정을 '기억의 착취(exploitation of memory)'라고 규정한다.

 

독일 베를린에 있는 유대인 학살을 기억하기 위한 기념물. 위키피디아

홀로코스트 산업의 구체적인 작동 방식-세가지 층위

첫째, 보상금 산업이다. 핀켈슈타인은 전후 독일 및 스위스 은행을 상대로 한 홀로코스트 배상 협상 과정에서 미국 유대인 기관들이 실제 생존자들에게 돌아갈 보상금을 조직적으로 착복했다고 고발한다. 수십억 달러의 배상금 중 실제 생존자들, 특히 노년의 가난한 생존자들에게 돌아간 몫은 극히 미미했고, 상당 부분은 각종 유대인 기관과 로비 조직의 운영 자금으로 흘러들어 갔다. 홀로코스트 피해자의 이름으로 거둔 돈이 정작 피해자가 아니라 그들을 '대표'한다고 자처하는 기관들에 의해 소비된 것이다.

둘째, 기억의 독점이다. 미국 홀로코스트 기념관(USHMM)은 연방 예산으로 운영되는 국가 기관이지만 사실상 미국 유대인 기관들의 영향력 아래 놓여 있다. 이 기관은 나치의 유대인 학살이 역사상 전례 없는 유일한 사건이며 다른 어떤 역사적 참사와도 비교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유일성 테제'가 만들어지면서 아르메니아인 학살, 르완다 학살, 캄보디아 킬링필드, 그리고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나크바 등 다른 집단학살과의 비교를 사실상 금기시하는 담론이 생산되었다. 이는 다른 학살 피해자들의 고통을 상대적으로 주변화하며, 이스라엘 국가 정책에 대한 비판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기제로 작동한다.

셋째, 이스라엘 국가의 절대성 강화다. 반유대주의의 위협을 과장·확대함으로써 유대인 공동체의 결속을 다지고,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을 즉각 반유대주의로 규정하는 낙인 찍기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졌다. 미국에서 이스라엘 정책을 비판한 정치인·학자·언론인은 '반유대주의자' 낙인과 함께 조직적인 압박을 받았다. 핀켈슈타인 자신도 이 연구로 인해 드폴 대학에서 종신 재직권을 거부당하고 사실상 해고되었다.

이리하여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 정책을 정당화하고 미국 내 유대인 기관의 정치적·재정적 영향력을 강화하는 이 과정이야말로 핀켈슈타인이 말하는 '홀로코스트의 이데올로기화'이다.

한편 미국이 중동을 통제하기 위해 강력한 친미 국가를 필요로 했고 그 역할이 이스라엘에게 주어졌다는 점에서, 미국은 이 이데올로기에 적극 부응하고 동조하는 역할에 자발적으로 동참했다. 그리고 이 '홀로코스트 산업'이 가장 완벽하게 작동하는 무대가 바로 미국 할리우드였다.

 

영화 '쉰들러 리스트'의 포스터들. 나무위키

할리우드와 서사 권력 - 500편 홀로코스트 영화가 만든 세계

이스라엘의 정치적 영향력은 군사력과 외교력에만 그치지 않는다. 미국 할리우드를 통해 형성된 서사 권력은 어떤 군대보다 더 넓은 영토를 지배해왔다. 홀로코스트 산업이 학술·정치 영역에서 작동한다면, 할리우드는 그것을 전 세계 대중의 감성과 무의식에 심어넣는 가장 강력한 전달 기제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지금까지 홀로코스트를 소재로 한 할리우드 영화는 약 500편에 달한다. 〈쉰들러 리스트〉(1993), 〈피아니스트〉(2002), 〈인생은 아름다워〉(1997), 〈사울의 아들〉(2016)에 이르기까지, 이 영화들은 유대인의 고통과 생존을 전 세계 관객의 가슴에 깊이 새겼다. 역사적 비극을 기억하는 예술의 역할은 소중하다. 그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주목해야 할 것은 이 방대한 서사 생산이 만들어낸 '인식의 불균형'이다. 수백 편의 홀로코스트 영화가 쌓아 올린 세계적 공감의 정서 위에서,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은 언제나 '비참한 역사를 딛고 선 정당한 자기 방어'로 프레이밍된다. 반면 팔레스타인의 삶과 역사, 그 서사는 주류 미디어에서 철저히 주변화된다. 아르메니아 학살을 다룬 영화는 몇 편이나 있는가? 가자의 어린이가 주인공인 영화는? 캄보디아 킬링필드, 벵골 대기근, 보스니아 스레브레니차 학살을 다룬 영화는 몇 편인가?

미국 영화산업과 주류 미디어 내 유대계 인사들의 영향력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음모론을 제기하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이 영향력이 특정 서사를 구조적으로 선호하고 반대 서사를 구조적으로 억압하는 방향으로 작동해왔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스라엘의 가자 침공 이후 할리우드 내에서 팔레스타인 지지 발언을 했던 배우·감독·작가 상당수가 에이전시 계약 해지, 캐스팅 배제, 소셜 미디어 압박 등의 불이익을 경험했다고 증언한다.

이 불균형한 서사 지형 위에서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목소리는 자동으로 '악당'의 위치에 놓인다. 비판자는 먼저 해명해야 하고, 결국 뒷전으로 밀린다. 이것이 서사 권력의 작동 방식이다. 미국 내 많은 대학에서 이스라엘의 가자 침공을 비판한 교수들이 반유대주의자로 고발당하고 해고 압력을 받은 사례가 이어졌으며, 영국 노동당 대표 제러미 코빈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정책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수년간 '반유대주의자'라는 낙인과 싸워야 했다. 핀켈슈타인이 예언하고 분석했던 이 메커니즘은 지금도 전 세계 곳곳에서 동일한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다.

비판을 혐오와 동일시하는 이 메커니즘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반드시 보장되어야 할 정당한 공론장을 봉쇄한다. 이스라엘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것과 유대인을 혐오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이 구분을 의도적으로 흐리는 것이야말로 가장 교묘한 형태의 여론 조작이며, 홀로코스트 산업의 가장 음험한 성과이다.

 

일본의 침략전쟁으로 촉발된 아시아태평양전쟁(2차 세계대전) 당시 점령지에서 학살을 자행하는 일본군. 나무위키

홀로코스트 기억의 독점과 다른 학살의 주변화

홀로코스트 산업의 또 다른 문제는 홀로코스트를 '비교 불가능한 유일한 비극'으로 성화(聖化)시킴으로써 다른 집단학살 피해자들의 고통을 상대적으로 주변화한다는 것이다. 20세기에 홀로코스트에 버금가는 집단학살은 여러 차례 있었다. 1915년 오스만 제국의 아르메니아인 학살(150만 명 추정), 1930~40년대 스탈린의 대숙청과 강제 집단화로 인한 대규모 아사 및 학살(700만 명 추정), 1975~79년 캄보디아 크메르루주의 킬링필드(200만 명 추정), 1994년 르완다의 100일 학살(80만 명 추정), 그리고 1948년 이스라엘 건국 과정에서 70만 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이 고향을 잃은 나크바(대재앙)까지. 이 모든 비극들은 홀로코스트 서사의 압도적인 문화적 존재감에 가려져 훨씬 적은 국제적 관심을 받아왔다.

특히 팔레스타인의 나크바는 이스라엘 건국의 이면에 있는 어두운 진실임에도 이스라엘에서는 오랫동안 공식적으로 부정되거나 은폐되어 왔다. '우리의 비극은 기억되어야 하지만, 우리가 만든 비극은 기억되어서는 안 된다'는 이중 기준이 국가 정책의 수준에서 실행되는 것이다.

홀로코스트 기억의 보편적 교훈은 '유대인을 다시는 박해하지 말라'는 특수한 교훈이 아니라 '어떤 민족이나 집단도 박해를 받아서는 안 된다'는 보편적 교훈이어야 한다. 홀로코스트 산업은 이 보편적 교훈을 특수한 면죄부로 축소시킴으로써 홀로코스트 희생자들의 진정한 유산을 배반하고 왜곡한다.

나치의 피해자가 나치가 되는 역설

역사는 때로 끔찍한 역설을 만들어낸다. 홀로코스트의 피해자들이 세운 국가인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이라는 또 다른 민족에게 자신들을 가해한 나치와 닮은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 앞에서 깊은 슬픔과 비애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나치 독일은 유대인의 이동을 통제·차단하는 게토(ghetto)를 만들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세계 최대의 '야외 감옥'으로 만들었다. 수십 년에 걸쳐 식량·의약품·연료 반입을 봉쇄해온 것이다. 나치는 점령지에서 레지스탕스 1명이 독일군을 죽이면 인근 마을 주민 50~100명을 무작위로 처형하는 집단 처벌(collective punishment)을 실시했다. 이스라엘군 역시 하마스 대원 한 명을 잡기 위해 아파트 전체를 폭격하는 동일한 논리를 적용한다.

나치는 유대인을 '해충'에 비유하는 비인간화 언어를 구사했다. 이스라엘의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은 팔레스타인인을 '인간 동물(human animals)'이라 불렀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아말렉(악마)을 멸절하라'는 구약성서의 구절을 가자 작전과 연결지어 인용했다. 비인간화 언어가 학살의 예비 단계라는 사실을 우리는 나치즘의 역사에서 이미 배우지 않았던가.

이 같은 비판은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왔다. 전직 총리 에후드 바라크는 "이스라엘을 유대 국가로만 유지하려 한다면 아파르트헤이트로 가게 될 것"이라 경고했다. 이스라엘 인권단체 베첼렘(B'Tselem)은 2021년 공식 보고서에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지배를 '아파르트헤이트'로 규정했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네타냐후 총리와 갈란트 국방장관을 전쟁범죄 및 반인도적 범죄 혐의로 체포 영장을 청구했다. 과연 이들(비판자들) 모두 반유대주의자인가?

'피해자성의 무기화'는 도덕적 무한 권력이 되어서는 안 된다. 과거에 당한 고통이 현재의 폭력을 정당화하지는 않는다. 홀로코스트 산업이 아무리 강력한 서사 권력을 구축했다 해도, 그 서사는 병원에 떨어지는 폭탄 앞에서, 잔해 속에서 아이를 안고 우는 어머니 앞에서, 굶어 죽어가는 어린이의 눈빛 앞에서 도덕적 정당성을 가질 수 없다.

 

이재명 대통령은 11일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이스라엘 외무부 측의 반발을 겨냥해 "끊임없는 반인권적·반국제법적 행동으로 고통받고 힘들어하는 전 세계인의 지적을 한 번쯤은 되돌아볼 만도 한데 실망"이라고 비판했다. 사진=이 대통령 엑스 게시글 갈무리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 - 주권적 발언의 정당성

이재명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격을 비판한 것은 외교적으로는 이례적이지만 도덕적으로는 지극히 정당한 발언이었다. 그간 한국 정부는 국제 분쟁에 신중한, 사실상 침묵에 가까운 태도를 유지해 왔다. 미국과의 동맹관계, 이스라엘과의 방산·외교 협력, 국내 보수진영의 친이스라엘 기조 등 여러 정치적 고려가 작동해 온 것이다.

이 침묵의 구조 속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은 의미 있는 균열이다. 국제법상 민간인 보호 의무를 명백히 위반하는 행위에 대해 주권 국가의 지도자로서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대한민국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이라는 역사 속에서 외세의 폭력과 점령이 무엇인지 체험한 나라다. 팔레스타인 민중의 고통에 대한 공감은 한국인의 역사적 경험과도 깊이 공명한다.

이스라엘 대사관의 항의는 예상된 반응이다. 이는 앞서 살펴본 '비판 봉쇄 메커니즘'의 전형적인 작동이다. 비판을 반유대주의로 등치시키거나 외교적 불이익을 시사하며 압박하는 방식으로 다른 나라의 정당한 비판을 잠재우려 하는 것이다. 이 압박에 굴복하는 것이야말로 국제 공론장의 민주주의를 해치는 일이다.

세계의 많은 나라들이 이미 이스라엘의 행태에 공개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이스라엘을 제노사이드 혐의로 제소했다. 노르웨이·스페인·아일랜드는 팔레스타인 국가를 공식 승인했다. 유엔 총회는 압도적 다수결로 가자 휴전 결의안을 채택했다. 한국이 이 흐름과 함께하는 것은 반유대주의가 아니라, 국제인도법과 기본적 인권 가치에 대한 지지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은 나아가 한국이 중견 국가로서 세계 평화를 위해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으로도 읽힌다. 그간 한국의 많은 시민단체·종교계·학계·예술계는 이미 팔레스타인과 가자 전쟁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내 왔다. 2026년 3월 19~21일에 진행된 ‘생명평화 전환 한마당’에서도 '생명평화 관점에서 본 이스라엘-가자 전쟁' 세션이 마련되었다. 이스라엘의 항의는 오히려 한국 정부와 시민사회가 더욱 분명한 입장을 갖도록 촉구하는 역효과를 낳은 것으로 보인다.

홀로코스트의 교훈 — 유대인 편들기가 아니라 고통받는 이들 편에 서는 것

노르만 핀켈슈타인은 이렇게 말했다. "홀로코스트를 신성시하는 것은 홀로코스트를 기억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홀로코스트를 이용하는 것이다." 진정한 홀로코스트의 기억은 유대인의 고통을 특권화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서든 자행되는 집단적 폭력에 저항하는 보편적 양심을 기르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아우슈비츠 생존자들이 목숨을 걸고 증언한 내용이기도 하다. 홀로코스트의 진정한 교훈은 '다시는 어떤 민족도 이렇게 다루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피해자의 기억은 새로운 폭력의 면죄부가 아니라, 폭력에 저항하는 동력이어야 한다.

유정길 불교환경연대녹색불교연구소 소장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을 지지하며, 동시에 더 많은 이들과 국가들이 이 침묵을 깨길 촉구한다. 진정한 반(反)나치즘의 정신은 유대인의 편을 드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고통받고 학살당하는 민중의 편에 서는 것이다. 그것이 오늘 우리가 홀로코스트로부터 배워야 할, 가장 고통스럽지만 가장 필요한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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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군 “미군이 우리 상선에 발포, 휴전 위반…보복할 것”

천호성기자

  • 수정 2026-04-20 09:24

18일 호르무즈해협 케슘섬 인근에 화물선들이 정박한 모습. AP 연합뉴스

이란군이 자국 상선에 대한 미국의 발포가 ‘휴전 위반’이라며 보복을 예고했다.

아에프페(AFP)·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란 군사작전을 총괄하는 이란군 중앙사령부 대변인은 20일(현지시각) 미군이 오만만에서 이란 상선에 발포해 휴전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란군은 ‘해적 행위’와 미군에 대해 곧 대응하고 보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19일 미군은 오만만에서 미군의 해상 봉쇄를 뚫으려던 이란 국적 화물선 ‘투스카’호를 무력으로 나포했다. 기관실에 함포를 쏴 선박을 정지시켰다고 미군 중부사령부가 밝혔다. 이란 매체들은 이 배가 중국에서 출발해 이란으로 가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란군이 자국 상선에 대한 미국의 발포가 ‘휴전 위반’이라며 보복을 예고했다.

아에프페(AFP)·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란 군사작전을 총괄하는 이란군 중앙사령부 대변인은 20일(현지시각) 미군이 오만만에서 이란 상선에 발포해 휴전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란군은 ‘해적 행위’와 미군에 대해 곧 대응하고 보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19일 미군은 오만만에서 미군의 해상 봉쇄를 뚫으려던 이란 국적 화물선 ‘투스카’호를 무력으로 나포했다. 기관실에 함포를 쏴 선박을 정지시켰다고 미군 중부사령부가 밝혔다. 이란 매체들은 이 배가 중국에서 출발해 이란으로 가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란이 미국의 호르무즈해협 ‘역봉쇄’와 이번 나포를 문제 삼아 미국과의 협상을 중단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이란 국영방송(IRIB)은 이날 이란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지금으로서는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예정된) 다음번 이란-미국 회담에 참여할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이란 파르스·타스님 통신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반적인 분위기가 매우 긍적적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며, 미국의 봉쇄 해제가 협상의 전제 조건이라고 했다.

두 나라 간 2주 임시 휴전은 오는 22일 종료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 2차 종전 협상을 예고했다.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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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부채비율 급등 우려"에 김용범 조목조목 반박 "재정 논쟁 이념 공방 넘어서야"

이대희 기자 | 기사입력 2026.04.20. 07:01:20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비율이 내년에는 선진 비기축통화국 평균을 넘어서리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대해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적극 반박했다.

19일 저녁 김 실장은 페이스북에 "국제통화기금(IMF)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부채 관련) 발표가 나올 때마다 다소 자극적인 제목의 보도가 국내 헤드라인을 장식하곤 한다. 그러나 국가부채비율을 둘러싼 논쟁은 종종 숫자 자체보다 정치적 프레임에 의해 과장되거나 단순화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같은 날 기획예산처 등에 따르면 IMF는 최근 발간한 '재정모니터(Fiscal Monitor)' 4월호에서 한국의 GDP 대비 일반정부 부채비율이 올해 54.4%에서 내년에는 56.6%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일반정부부채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채무에 비영리 공공기관 부채까지 포함한 지표다.

한국의 이같은 전망치는 비기축통화국 중 IMF가 선진국으로 분류한 11개국의 내년 평균치 55.0%를 웃돈다. 올해 한국의 부채비율(54.4%)은 이들 국가 평균치인 54.7%를 소폭 밑돌았으나 내년에는 평균을 넘어선다는 게 IMF 예측이다.

이는 고령화 등으로 인해 복지지출 수요가 갈수록 커지는 한국 상황에 대한 우려, 아울러 특히 이재명 정부의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재정정책 등에 대한 우려와 맞물리면서 국내에서 정치적으로 논쟁이 될 소지가 있다는 게 김 실장의 지적이다.

김 실장은 구체적으로 "한국 국가부채비율은 과연 보도대로 높은가"를 따졌다.

김 실장은 "2025년 결산보고서 기준 한국의 국가채무비율(D1)은 49% 수준인 반면, 2024년 OECD 평균은 109%에 달한다"며 "절대 수준만 놓고 보면 한국은 여전히 재정 여력이 있는 국가군에 속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외국환평형기금채권처럼 대응 자산이 존재하는 채무가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는 점도 함께 봐야 한다"며 "단순한 총부채 숫자만으로 재정 부담을 판단하는 것은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적극 반박했다.

'한국이 비기축통화국이어서 한국의 부채비율 증가는 더 우려스럽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김 실장은 현실과 동떨어진 우려라고 반박했다.

김 실장은 "최근 '한국은 비기축통화국이므로 같은 그룹 국가들과 비교해야 하며, 그 안에서는 부채비율이 높은 편'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일정 부분 참고할 만한 시각이지만, 기축통화 여부가 재정 건전성을 가르는 결정적 기준인지는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실장은 "2022년 영국의 이른바 '트러스 모먼트'"를 사례로 꼽았다. "기축통화국인 영국도 시장 신뢰를 잃자 국채 금리가 급등하고 파운드화가 급락했다"는 게 김 실장 지적이다.

'트러스 모먼트'란 영국의 최단 재임 총리 기록을 세운 리즈 트러스 전 총리의 정책 실패를 지적한다. 트러스 전 총리는 경제 건전성 재고를 목적으로 대규모 감세안을 발표했으나 오히려 시장은 즉각 국채를 투매하면서 파운드화 가치가 급락하고 국채 금리는 급등하는 부작용을 낳았다. 트러스 전 총리는 결국 취임 45일 만에 그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김 실장은 "최근 미국-이란 전쟁 발발 이후에도 영국·프랑스·독일·일본·미국 등 주요 선진국 국채 금리가 한국·인도 등 일부 국가보다 오히려 더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반박했다. "기축통화 보유 여부만으로 적정 국가부채비율을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게 김 실장 지적이다.

김 실장은 단순히 부채비율만으로 국가 재정 건전성을 평가하는 건 현실과 동떨어진 진단이라고도 강조했다.

김 실장은 "2011~2012년 남유럽 재정위기 당시 ‘PIIGS’라 불리던 국가들의 최근 국채 스프레드가 오히려 독일보다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며 "반대로 부채비율이 상대적으로 양호했던 독일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장기국채 금리가 크게 뛰었다. 국가부채비율의 절대치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나라 경제의 미래와 중기 재정 여건"이라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아울러 한국의 국가부채비율이 선진국 중 가장 빠르게 늘어날 우려도 크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는 "미국·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 일부가 최근 GDP 대비 6% 안팎의 재정적자를 이어가는 반면, 한국은 3% 내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최근 발표된 중기재정계획 역시 비교적 신중한 재정 운용 기조를 반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부채는 분명 관리해야 할 위험 요인"이지만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를 바라보는 성숙 경제에서의 재정 논쟁은, 단순히 부채비율 숫자 하나를 놓고 이념 공방을 벌이는 수준을 넘어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실장은 대신 "핵심은 성장 잠재력"이라며 "기업 경쟁력이 높아지고 자본시장이 성장하며 생산성이 개선된다면 세입 기반은 자연스럽게 확대된다. GDP가 커지고 차입 수요가 줄면 부채비율은 충분히 관리 가능한 범위에 머무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그 맥락에서 "최근 정부가 경기 대응을 위해 확장적 재정을 일부 활용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볼 수 있다"며 "경기 침체기에는 재정이 완충 역할을 해야 하고, 위기 상황에서는 신속한 대응도 필요하다. 다만 그 과정에서도 중장기 지속 가능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IMF의 이번 보고서에 관한 언론 보도에 대한 반박이면서 동시에 현 정부의 확장 재정 정책에 대한 우려를 일축하는 발언으로 풀이할 수 있다.

▲강훈식 비서실장(왼쪽)과 김용범 정책실장(오른쪽). ⓒ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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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얼굴 뒤에 숨지 마라

  • 기자명 이경렬 전 대사
  •  
  •  승인 2026.04.19 07:48
  •  
  •  댓글 0
 
   
 

네타냐후만이 아니라 트럼프도 함께 국제법정에 세워야

이란전쟁을 다루는 한국 언론의 보도 방식에는 맹점이 있다. 전쟁의 실체를 한 개인에 과도하게 초점을 맞춘다는 점이다. 네타냐후가 핵심 인물임은 분명하다. 가자지구에서 그랬듯 이란을 상대로도 초토화 전략을 먼저 세워놓은 후 이란과 레바논 공격에 앞장섰고 휴전을 방해하며 판을 흔들어왔다. 그래서 더 경계해야 한다. 네타냐후를 중심 괴물로 악마화하게 되면 정작 이 전쟁을 완성하고 있는 ‘절대악’이 안개 속으로 숨어버리기 때문이다. 트럼프다.

작년 6월 13일 이스라엘은 이란을 선제 타격했다. 그리고 열흘도 채 지나지 않아 미국은 ‘한밤의 망치 작전’으로 포르도와 나탄즈의 핵시설에 결정타를 날렸다. 미국이 마지못해 전쟁에 끌려 들어온 것이 아니다. 이스라엘이 문을 열고 미국이 들어가 방점을 찍는 정교한 합작품이었다. 이번 전쟁도 명분은 같았다. 이번에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동시에 습격했다. 전선은 넓어졌고 적의는 짙어졌으며 수많은 아이들과 무고한 민간인들이 죽어 나갔다. 이스라엘은 레바논으로 전장을 확장해 무차별 학살을 자행하고 100만 이상의 피란민을 발생시켰다.

이재명 대통령의 이스라엘을 향한 비판은 당연한 일이다. 다만 그 발언이 국내 언론보도의 흐름에 자칫 기이한 착시현상을 더할 수 있다는 점은 짚어야 한다. 한국 사회의 분노가 네타냐후와 이스라엘에만 쏠릴수록 미국은 이상하리만치 가벼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뒤에서 말리다 휩쓸린 조연처럼 보이고, 트럼프는 네타냐후의 꾐에 넘어간 얼간이로 묘사된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다. 전면에 나선 것은 이스라엘인지 몰라도 전쟁을 실질적으로 완성한 것은 미국의 승인과 군사력이다.

1982년 사브라와 샤틸라의 학살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당시 이스라엘군이 베이루트 서부를 장악한 상황에서 레바논 민병대가 팔레스타인 난민촌에 들어가 수천 명의 민간인을 학살했다. 세상은 먼저 민병대의 잔혹함에 분노했지만 그 학살은 이스라엘군의 철저한 통제 아래 벌어졌고, 이스라엘 내부 조사위조차 국방장관 아리엘 샤론의 책임을 인정했다. 앞줄에 선 것은 민병대였지만 몸통은 그 뒤에 있었다. 지금 한국 언론이 네타냐후의 얼굴에만 줌을 당길수록 트럼프와 미국은 그 뒤로 은근히 숨어버리고 있다.

1980년대 니카라과 콘트라 전쟁도 맥락은 같다. 마을을 파괴하고 민간인을 살상한 것은 현지 반군인 콘트라였지만 그들에게 총을 쥐어 주고 의회의 제한까지 우회하며 세력을 키운 것은 미국이었다. 손에 피를 묻힌 얼굴은 현지에 있었지만 그 손을 움직인 동력은 워싱턴에 있었다. 제국은 늘 이 방식을 선호한다. 언론이 직접적인 가해자의 얼굴에만 시선을 고정하면 책임의 본질적인 구조는 흐려진다. 이란전쟁을 네타냐후 개인의 광기로만 설명하게 되면 진짜 사탄은 교활한 비웃음을 흘리며 전쟁책임을 회피할 방법을 궁리할 것이다.

4월 16일 펜타곤 기도회에서 피트 해그세스 국방장관이 읊어댄 종교적 언어는 이 전쟁의 섬뜩한 배경을 드러낸다. 국가 안보라는 임무에 ‘섭리’와 ‘사명’이라는 포장지를 씌웠다. 구약 성경 에스겔 25장 17절이 등장한 것도 우연이 아니다. 악을 행한 자들에게 하나님의 분노와 응징이 임한다는 요지의 이 구절은 영화 <펄프 픽션>에서 살육을 행하는 자가 무고한 상대를 처단하면서 내뱉은 언사다. 미국은 폭력에 종교라는 외투를 입히면서 도륙행위를 심판의 집행으로 둔갑시키고 있다. 전쟁범죄와 신의 뜻을 동일시하는 방식은 미국의 면죄부 문법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 전쟁의 실상을 정확히 불러야 한다. 네타냐후의 전쟁만이 아니다. 트럼프와 네타냐후의 공동 책임 아래 진행된 전쟁이다. 누가 먼저 판을 깔았는지, 누가 더 잔인한 얼굴을 하고 있는지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핵심은 누가 실제로 국가권력을 동원해 총력 공격을 기획하고 국제법을 짓밟고 민간인 희생이 예견된 작전을 밀어붙였는지 여부다. 전쟁범죄와 반인도범죄 나아가 침략전쟁의 책임은 둘 다에게 지워져야 한다. 네타냐후는 이미 국제형사재판소의 체포영장 대상이다. 트럼프 역시 그 옆자리에 서야 한다.

국내에서 자주연합을 비롯한 시민사회가 국제형사재판소 제소와 범시민 서명운동에 나서는 것은 그래서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그것이 당장 법적 결과를 낳느냐를 떠나 인류가 최소한 어디에 선을 긋고 무엇을 용납하지 않을 것인지를 선언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국제형사재판소를 향한 요구는 결코 과한 것이 아니다. 탄핵이나 선거 심판은 국내적인 절차일 뿐이다. 그러나 국경을 넘어 벌어진 대규모 범죄는 별도로 국제 심판대에 세워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강대국 지도자가 벌인 전쟁은 늘 자국 정치의 소음 속에서 적당히 증발되고 말 것이다.

전례는 여럿이다. 2001년 세르비아의 전직 대통령 슬로보단 밀로셰비치는 집단학살과 반인도범죄 혐의로 헤이그 법정에 섰다. 재판 도중 사망해 유죄 확정은 피했으나 국가원수도 국제법정의 피고가 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겼다. 라이베리아의 전직 대통령 찰스 테일러 역시 2012년 전쟁범죄 방조 혐의로 50년형을 선고받고 지금도 복역하고 있다. 인간의 존엄과 인류 문명의 숭고함을 짓밟은 인간은 그 지위가 아무리 높다 해도 법망 바깥에 영원히 머물 수 없다는 원칙은 이미 수백 번도 더 확인됐다.

우리와 관계없는 남의 일이 아니다. 외세의 개입과 전쟁, 민간인 학살과 분단의 역사를 관통해온 우리가 국제법의 기준을 요구하는 것은 추상적인 도덕주의가 아니다. 오히려 처절한 역사적 경험을 가진 시민의 능동적이고 현실적인 감각이다. 지금 우리는 네타냐후를 향한 손쉬운 분노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네타냐후의 얼굴 뒤로 숨는 미국까지 함께 끌어내는 정밀한 분노가 필요할 때다. 그래야만 이 전쟁의 실체도, 책임의 순서도, 우리가 지켜야 할 문명의 마지노선도 흐려지지 않을 것이다. 인류는 트럼프와 네타냐후를 나란히 심판대에 올려야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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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게인 2018’ 승부처 경남…앞선 김경수, 따라붙는 박완수

강동형 에디터

yunbin60@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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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

  • 입력 2026.04.18 19:00

  • 수정 2026.04.18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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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꽃] 김경수 48.4%, 박완수 42.1%

김경수 가상 양자·다자 대결에서 모두 우세

김경수 개인역량 압도…박완수 조직표 견고

김경수 김해·창원, 박완수는 진주·밀양 우세

박완수 후보 확정되자 '샤이 보수' 지지 늘어

김경수 앞서지만 경남은 끝나지 않은 승부처

6·3 지방선거에서 경남 도지사 선거 역시 부산 못지않은 관심 지역이다. 민주당에서는 도지사를 경험한 김경수 후보가 실지 회복에 나섰고, 국민의힘은 현 도지사인 박완수 후보가 방어에 나섰다. 민주당이 부산과 울산, 경남에서 ‘어게인 2018’을 이루기 위해서는 경남에서의 승리가 관건이다.

여론조사 수치만 놓고 보면 부·울·경에서 경남이 가장 힘든 험지로 꼽힌다. 정당지지율이 오차범위내에 있고, 김경수 후보와 박완수 후보의 지지율 격차만 봐도 오차범위내에서 승부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김경수 후보는 다른 후보들에 비해 정당지지율이나 지방선거 인식조사보다도 더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 박완수 후보 역시 지역기반이 만만치 않다. 따라서 김경수 후보는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고, 늦춰서도 안 되는 상황이다.

어게인 2018을 이루기 위해서는 김경수 후보가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사진은 김경수(가운데) 후보가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지난 14일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 김상욱 울산시장 후보와 함께 부울경 메가시티 공동 출정식을 가진뒤 손을 맞잡고 있다.. 2026, 03,14 연합뉴스

여론조사꽃이 14일부터 15일까지 이틀동안 경상남도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상대로 실시한 무선자동응답전화조사(ARS, 표본오차 ±3.1% 포인트, 응답률 8%) 결과 경남지사 가상양자대결에서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후보가 48.4%의 지지를 받아 1위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박완수 후보는 42.1%로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6.3% 포인트로 집계됐다. 그 외 다른 인물은 3.7% , 투표할 인물이 없다는 3.7%였다.

민주당 김경수후보 , 국민의힘 박완수 후보 가상양자대결

두 후보간 지지율 격차 6.3% 포인트는 오차범위( 표본오차 ±3.1% 포인트에서 오차범위내 최고치는 6.2% 포인트) 밖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오차범위를 벗어났다”고 말하기에는 부족한 수치라 할 수 있다.

김경수 후보는 권역별로는 2권역(김해시, 양산시)에서 60.1%의 높은 지지율로 박완수 후보(29.9%)에 우세했고, 1권역(창원시 ) 에서도 47.5%로 박완수 후보 40.4%를 따돌렸다.

서부경남 남해안벨트인 4권역( 통영시 사천시 거제시 고성군 하동군 남해군)에서는 김경수 후보 48%, 박완수 후보 45.1%로 박빙의 접전을 벌였다. 진주시를 포함한 내륙 시군구 지역을 포함하고 있어 보수성향이 강한 3권역(진주시 밀양시 의령군 함안군 창령군 산청군 함양군 거창군 합천군) 에서는 김경수 후보가 36.3%, 박완수 후보는 56.1%로 박 후보가 우세한 양상을 보였다.

연령별로는 지지세가 뚜렷하게 갈렸다. 김경수 후보는 40대(67.3%)와 50대(57.1%)에서 압도적 우세를 보였고, 30대(46.9%)에서는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박완수 후보는 70세 이상(60.8%)에서 압도적 우세를 보였고, 18~29세(47.2%)에서 앞섰다. 60대에서는 두 후보가 초박빙 접전 구도를 형성했다.

여론조사 꽃은 올해 들어 민주당 김경수 후보와 국민의힘 박완수 후보의 가상양자대결을 이번 조사를 포함해 모두 세차례 실시했다.

약 한 달 전인 3월 18일부터 19일 이틀 동안 도민 1009명을 상대로 무선전화면접조사(CATI, 응답률 ±3.1% 포인트, 응답률 13.6%) 가상양자대결에서 김경수 후보는 44%, 박완수 후보는 33.4%의 지지를 받았다. 후보가 없다거나 잘 모른다, 그 외 인물은 22.6%였다. 물론 한 달 전 조사는 조사방법이 달라 단순 비교하는 데 무리가 따르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알 수 있다. 이번 조사와 비교하면 김경수 후보는 4% 포인트 증가하고, 박완수 후보는 11.7% 포인트 상승해 박완수 후보의 상승폭이 컸다. 경남 유권자 중에서도 부산과 마찬가지로 후보 선택을 주저하는 샤이보수가, 국민의힘 후보가 확정되자 자신들의 표심을 드러내면서 자연스럽게 박완수 후보의 지지율이 올라간 것으로 파악된다.

이런 상황에서도 김경수 후보의 지지기반은 흔들리지 않아, 김 후가 견고한 지지기반을 갖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꽃이 1월 27일부터 28일까지 이틀동안 경남도민 1005명을 상대로 실시한 무선자동응답전화조사(ARS, 표본오차 ±3.1% 포인트,응답률 6.5%) 가상양자대결에서는 김경수 후보가 47.7%, 박완수 후보가 37.4%로 두 후보간 지지율 격차는 10.3% 포인트였다. 1월 조사는 이번 조사와 같은 방식의 여론조사(ARS)_여서 서로 비교하면 지지율 등락이 왜 일어 났는지를 좀 더 분명히 파악할 수 있다.

꽃이 지난 1월 달에 조사한 데이터와 이번 조사를 비교하면 김경수 후보는 0.3% 포인트 증가했고, 박완수 후보는 7.7% 포인트 증가했다. 김경수 후보 역시 큰 폭은 아니지만 약간 증가했기 때문에 박완수 후보가 지지율 증가에 영향을 미친 집단은 적절한 후보가 없다거나 모른다거나 무응답층에서 옮겨간 유권자라고 할 수 있다. ‘내란옹호당’ ‘윤어게인을’ 외치는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할 수 없어 선택을 유보하며 숨어 있던 이른바 ‘샤이보수’가 국민의힘 후보가 확정되면서 국민의힘 지지를 드러낸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여론조사 분석을 하다보면 보수정권하에서는 무응답층에 샤이진보가 더 많이 숨어 있고, 진보정권에서는 샤이보수가 더 많이 숨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조사에서 가상양자대결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은 그룹은 약 10% 포인트 정도다. 이들 상당수는 샤이보수로 국민의힘 박완수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이 크다. 만약 후보 지지를 표명하지 않던 그룹이 모두 박완수 후보를 지지할 경우 김경수 후보의 당선은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선거에는 여론조사를 포함해 후보 개개인에 대한 평가 , 선거 구도와 공약 등 많은 변수들이 있다. 이들 변수들을 고려해 이번 경남도지사 선거를 분석해 보면 김경수 후보가 박완수 후보에 비해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아울러 김경수 후보는 진보당 전희영 후보를 포함 한 가상다자대결에서도 우세를 이어갔다. 꽃 조사 가상다자구도 대결에서 김경수 후보는 46.8%의 지지율을 얻어 1위를 기록했다. 박완수 후보는 39.3%로 뒤를 이었으며, 두 후보 간 격차는 7.5%포인트였다.

진보당 전희영 후보 함한 가상 다자대결

양자구도 보다 다자구도에서 1위와 2위의 지지율 격차가 더 벌어진 것은 이해하기 힘든 결과다.

이어 진보당 전희영 후보는 2.6%, 그 외 다른 인물 3.3%, 투표할 인물 없음은 5%로 집계됐다.

권역별로는 양자구도와 마찬가지로 다자구도에서도 1,2권역에서 우세하고, 4권역에서는 박빙우세, 3권역에서는 박완수 후보가 우세했다.

연령별 역시 가상양자대결과 마찬가지로 세대간 지지 구도가 뚜렷했다. 김경수 후보는 40대, 50대에서 우세했고, 30대에서도 앞섰다. 60대에서는 두 후보가 초박빙 구도를 형성했다. 박완수 후보는 70세 이상에서 우세했고, 18~29세에서도 앞섰다.

경남도 지방선거 인식조사

지방선거 인식조사에서 ‘정부 지지를 위해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은 46.1%, ‘정부 견제를 위해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은 42.1%로 집계됐다. 두 응답 간 격차는 4%포인트로, 오차범위 안에서 팽팽한 접전 양상을 보였다.

이 수치 보다 김경수 후보의 지지율(48.4%)이 더 높다. 후보 가운데 지방선거 인식조사 보다 민주당 후보 지지율이 높은 후보는 찾아보기 힘들다.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한 김부겸 후보가 손꼽힐 정도다. 김경수 후보가 개인 경쟁력으로 상당한 지지세를 확보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박완수 후보는 양자대결 지지율 42.1%와 지방선거 인식조사 수치가 동일해 개인 역량 보다는 전통적인 국민의힘 성향 유권자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당지지율은 민주당이 45.3%, 국민의힘 40.7%를 기록했다. 양당 간 격차는 4.6% 포인트로 오차범위 안에서 팽팽한 형국이다.

이어 진보당 3%, 개혁신당 2.5%, 조국혁신당 1.8%, 그 외 정당 2.5%, 지지정당 없음이나 모름은 4.2%였다. 정치 고관여층이 주로 응답하는 ARS 조사지만 범여권 정당의 지지율합이 50.1%여서 경남의 정당지지 구도에 큰 변화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경상남도 정당지지율

이재명대통령 국정운영평가

이재명 대통령 국정운영 평가는 긍정평가 63%, 부정평가 33.7%로 집계됐다. 긍·부정 격차는 29.3% 포인트로 나타났다. 권역별로는 경남 전 권역에서 긍정 평가가 부정평가에 비해 앞서거나 우세했다. 3권역에서도 54.3%로 과반을 기록해 경남도민의 이 대통령에 대한 변화된 민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꽃 여론조사의 이념성향 표본(가중치 적용사례) 구성비를 살펴보면 진보성향 표본 22.6%, 중도성향 34.5%, 보수성향 표본 28.7%, 잘모름 14.2%로 보수성향 표본이 다소 많은 편이다. 하지만 보수세가 강한 경상남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표본 추출이 양호한 편이다. 김경수 후보가 본선거에서 유리한 구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여론조사의 보다 상세한 내용은 여론조사꽃 보도자료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 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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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국제회의 참석..“호르무즈 항행 자유에 실질적 기여할 것”

  • 민일성 기자

  • 입력 2026.04.18 10:03

  • 댓글 0

영·프 주도 회의에 50여개국 참석..이 대통령 “관리 메커니즘 국제사회 함께 모색”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청와대에서 열린 공공기관 및 유관기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호르무즈 해협 자유항행에 관한 화상 정상회의에 참석하면서 “항행 자유 보장을 위해 실질적인 기여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밤 SNS를 통해 “대한민국은 원유 수입의 약 70%를 호르무즈 해협에 의존하는 핵심 이해 당사국이다. 해당 해역의 안정과 항행의 자유 보장은 우리 경제와 국민 생활에 직결되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글로벌 책임강국으로서, 국제법에 기반한 해협 내 항행의 자유 보장을 위해 책임 있는 역할을 수행해 나가겠다”며 “향후 상황 변화에 대비해 외교·군사적 협력 증진 방안도 적극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유로운 국제 통항 원칙과 글로벌 공급망 안정에 기여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주도적으로 동참하며, 우리 국민의 일상이 흔들림 없이 유지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9시 10분경 프랑스와 영국 주도로 열린 정상회의에 참여해 호르무즈 해협 항행의 자유를 위한 국제적 노력, 선원 안전 및 선박 보호, 전쟁 종식 후 항행 안전보장을 위한 실질적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회의에는 49개국 정상 및 대표들이 참석했으며 1시간 30분가량 진행됐다. 이란 전쟁 당사국인 미국과 이스라엘 등은 불참했으며 중국과 일본은 비정상급 인사가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화상으로 참석한 정상 중 가장 먼저 발언했다. 그는 “우리 국민들을 포함해 해협 안에 발이 묶여있는 선원들의 안전과 건강이 충분히 보장되기 어려운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며 “교착 상태를 조속히 해소하고 해협의 안정을 위한 관리 메커니즘을 국제사회가 함께 모색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또 “대한민국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원유의 약 70%를 수입하는 핵심 이해 당사국”이라며 “해협 내 항행의 자유 보장을 위한 실질적인 기여를 하겠다”고 밝혔다.

전은숙 청와대 대변인은 “이번 화상 정상회의는 중동 지역 평화를 촉구하고 전쟁 종식 이후 호르무즈 해협 내 항행의 자유를 확보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연대를 강조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앞으로도 정부는 자유로운 국제 통항 원칙과 글로벌 공급망 안정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주도적으로 동참함으로써 우리 국민의 일상이 안정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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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세 드러난 트럼프 '합의' 주장 허구...이란 “우라늄 이전·해협 개방, 모두 거짓”

  • 기자명 박재산 기자
  •  
  •  승인 2026.04.18 19:46
  •  
  •  댓글 0
 
   
 

“모두 거짓”…이란, 협상 내용 전면 부인
‘약속 위반 프레임’ 포석 의혹…추가 군사행동 명분?
50일간 전쟁 피해 극심…2차 종전협상 불투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사전 합의를 주장했으나, 이란 정부와 군 당국이 이를 즉각 부인하며 전방위적인 반박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의 농축 우라늄 해외 이전과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 개방 등 두 가지 핵심 사안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란 측은 해당 발언이 나온 직후 이를 "사실무근"이라며 일축했다.

“모두 거짓”…이란, 협상 내용 전면 부인

이란 타스님 통신에 따르면, 1차 종전 협상 대표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모두 거짓”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해협 통행은 이란의 승인과 지정된 항로에 따라 이뤄지며, 모든 결정은 현장 상황에 근거한다”고 강조했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 역시 농축 우라늄의 해외 이전 가능성을 전면 부정했다. 대변인은 공식 성명을 통해 “농축 우라늄은 어떤 상황에서도 외부로 이전되지 않을 것이며, 이는 협상 대상조차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이어 호르무즈 해협 개방 여부는 이란의 주권적 결정 사항임을 명시하며, 미국의 해상 봉쇄 시도는 휴전 위반으로 간주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약속 위반 프레임’ 포석 의혹…추가 군사행동 명분?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에서 존재하지 않는 합의를 기정사실화한 뒤, 이를 근거로 향후 ‘위반’ 프레임을 설정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나아가 이러한 방식이 추가 군사 행동의 명분을 확보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도발에 대비해 완전한 전투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혁명수비대는 육·해상 작전 및 드론·해상 감시 체계 등 전시 대응 능력을 점검하며 무력 대응 가능성을 시사했다.

특히 혁명수비대 해군은 호르무즈 해협 통과와 관련한 전시 통제 규칙을 강화해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민간 선박은 이란이 지정한 항로로만 이동할 수 있다.

▲모든 선박 이동은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군함의 해협 통과는 금지된다.

▲통행 시점은 전장 상황과 휴전 이행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

50일간 전쟁 피해 극심…2차 종전협상 불투명

미국과 이스라엘의 침공 이후 50일간 이어진 전쟁으로 이란 내 피해는 극심한 상태다. 이란 정부가 공식 발표한 집계(3월 26일 기준)에 따르면, 최소 1,750명 이상이 사망하고 약 2만2,000명이 부상했으며 어린이 사망자도 200명 이상으로 파악됐다.

주택 및 건물 파괴 12만여 채, 의료시설 400여 곳, 학교 600여 곳 등 공공 시설이 파괴되어 경제 손실은 2,700억 달러(약 397조 원)로 추산되고 있다.

한편, 양측은 오는 20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2차 종전 협상 개최를 타진하는 것으로 관측되나, 공식적인 일정 확정 소식은 아직 전해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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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조폭 범죄자' 누가 만들었나?…검찰의 실패를 따라간 언론의 실패

[박세열 칼럼] '기성 언론'이 다른 '수세식 스피커들'과 차별점을 갖기 위해

박세열 기자 | 기사입력 2026.04.18. 07:00:04

언론은 검찰의 거울이었다. 언론은 검찰을 '반영'하고 '재현'한다. 우리는 검찰의 내부 사정과 검찰의 수사 내용을 '언론'을 통해서 접할 수밖에 없다. 즉, 우리가 아는 검찰은 '언론'을 통해 전해지는 검찰이다. 언론은 검찰(검찰 수사)을 제대로 '반영'하는가 하는 문제가 중요한 이유다.

검찰과 언론의 '받아쓰기' 논란은 마치 문학의 유구한 주제인 재현(Representation)을 둘러싼 논쟁과 닮았다. 문학은 실제(present)를 '재(re-)현'할 수 있는가? 검찰은 '실제'이고, 언론은 '재현'이다. '실제'는 현실, 관념, 감정이 뒤섞인 있는 그대로의 세상이고, 언론은 그걸 구체화 해 언어로 전한다. 언론은 실제를 정확히 반영하는 듯 하면서도, 실제에 속아 넘어가기도 하며, 실제를 엉뚱하게 해석하기도 하고, 또 아예 재구성하기도 한다.

저널리스트가 유념해야 할 문제는 '언론이 실제를 반영한다'는 착각이다. '팩트 앞에 겸손해 지자'는 오래된 격언은 그 나름의 철학을 담고 있고 폄훼되어서도 안되지만, 언론이 '팩트'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점도 항상 동시에 고민해야 한다. '리얼리즘의 착각'에 빠질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하기 때문이다. 문학에서 한때 리얼리즘 작가들은 현실이 '거기'에 '존재'하고, 문학은 그걸 그대로 재현할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재현의 위기가 찾아오는 건 현실의 모순이 극대화될 때다.

이를테면 검찰수사에서 언론은 2차 가공물이다. 1차 가공물은 검사들에 의해 만들어진다. 검사가 재현한 현실을 언론이 다시 재현하는 것이다. '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의혹 사건' 재판 과정에서 이른바 ‘정영학 녹취록’에 "OOO 너(남욱) 결정한 대로 다 해줄 테니까"라는 내용이 있다. 검찰은 OOO를 '윗 어르신(이재명과 정진상으로 검찰은 추정)들이 너 결정한 대로 다 해줄 테니까'라고 공소장에 적었지만, 정작 당사자인 남욱은 법정에서 '위례신도시도 너 결정한 대로 다 해줄 테니까"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

위례신도시가 윗어르신이 된 것은 '실제'에서 글자 몇 개의 작은 변화지만, 검찰의 자의적 해석은 '이재명 일당'을 사건의 중대한 범죄자로 업그레이드시켰다. 이로써 현실의 '민간업자들의 비리 사건'은 거물 야당 정치인이 연루된 '권력형 비리 사건'으로 확장됐고, 언론은 검찰의 가공물을 다시 받아들여 '2차 가공물'을 재현하고 재생산해 냈다.

검찰은 스스로 현실을 왜곡하기도 하지만, 팩트의 물량공세를 통해 언론에 검증할 시간을 주지 않고 자신들의 의도를 담아 '재현'하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특수부 검사들은 '범죄자 이재명'이란 큰 그림을 그리고 윤석열의 정적을 겨냥했다. 어떤 반론도 허용하지 않는 '팩트 물량공세'가 검찰청에서 봇물 터지듯 흘러 나왔다.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 검사 사칭 사건 위증교사 혐의, 대장동·백현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의혹, 성남FC 불법 후원 의혹, 쌍방울 대북 송금 연루 의혹, 경기도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까지. 그리고 이재명의 측근인 정진상과 김용의 뇌물수수와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수사하면서 '윗 어르신(이재명)'이 타깃이라는 암시를 줬다.

그 결과 이재명은 8개 사건으로 기소돼 재판만 5개를 받았다. 어디까지 사실이고, 어디까지 조작이며, 어디까지 거짓인지 우리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이 물량공세를 정신없이 '재현'해 내기에 바빴던 언론들의 행태가 그야말로 검찰의 '받아쓰기 기계'였다는 논평은 최소한 뼈아픈 지적으로 다가온다.

리얼리즘 효과 (L'effet de réel)는 롤랑 바르트가 고안한 것으로, 이야기 전개와 직접적인 상관이 없는 사소한 묘사들(묘사 속의 낡은 시계, 장신구 등)이 서사적 기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이건 현실이다'는 느낌을 강화하는 기호로 작용하는 걸 말한다. 일종의 기술적 장치다. 대표적인 사례가 '노무현의 논두렁 시계'다. 그리고 이건 이재명의 '초밥 법카'라든지, '돈 봉투 부스럭 거리는 소리' 따위로 변주된다.

'리얼리즘 효과'를 극대화하는 장치들을 검찰이 고안해 내면 언론은 경쟁적으로 디테일을 따라가며 '현실을 재현한다'고 착각한다. 역시 마찬가지로 '재현의 함정'이다.

이런 작은 장치들은 모여서 '신화'가 된다. 특히 언론이 만든 이른바 '이재명 조폭 연루설'은 '신화화'의 정수다. 영화 <아수라>의 안남시는 이재명의 성남시가 아니지만, 언론은 '이재명의 성남시'로 암시한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 2018년 7월 21일자 "권력과 조폭-파타야 살인사건 그 후 1년" 프로그램이 반영된 후 일주일간 104개 주요 언론사에서 '이재명'과 '조폭'이 키워드인 기사 584건이 쏟아졌다.(미디어오늘 뉴스빅데이터 분석시스템 '빅카인즈' 인용 보도) 특히 '아수라' 영화와 비교한 기사는 69건. "'이재명 조폭' 의혹에 '아수라'도 역주행…'안남시·은실장' 다큐같은 디테일"(서울경제), "'그알' 이재명 조폭연루설 제기…영화 '아수라' 속 안남시=성남시라고?"(세계일보), "'재평가 시급' 이재명 보도 전·후 '아수라' 평점…다운로드 순위 역주행"(국민일보), "영화 아수라, 이재명 조폭연루설 암시했다?"(서울신문) 등이다.

영화 <아수라>와 이재명은 전혀 상관 없지만, 언론은 마치 무한증식 기계처럼 '썰'을 기사화하고 이를 통해 조회수를 올렸다. 이건 다시 '밈'으로 형상화돼 퍼지고, AI 알고리즘을 타고 확증 편향의 세계로 진입하게 된다. 초등학교밖에 안나오고 공장에서 거칠게 일하던 교련복 입은 소년공과 그의 불행한 가족사는 '조폭의 음험한 세계'와 결합해 낙인 효과를 일으킨다. 언론은 이를 '인터넷 트롤'들의 소행이라고 말하고 싶겠지만, 그 '트롤'들에게 먹이를 준 건 언론이라는 사실도 겸허히 인정해야 한다.

MIT 연구진이 2006년부터 2017년까지 12만6000건의 뉴스 기사와 450만 개 이상의 트윗을 분석한 결과 '잘못된 뉴스'(가짜 뉴스)가 사실에 근거한 뉴스보다 훨씬 더 빠르고 멀리, 더 널리 퍼져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달했다. 트위터 사용자들은 사실에 근거한 기사보다 잘못된 기사를 리트윗할 가능성이 70퍼센트 더 높았다. 그리고 '잘못된 기사'들은 주로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것들이다. 영양가 있는 음식이 아니라 맛있는 사탕일 뿐이다. 하지만 사탕이 우리의 영양가 있는 주식을 대체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역사적으로 대중은 언제나 진실보다 그럴듯한 거짓말을 선호해 왔다.

대중의 취향과 여론 환경을 탓하자는 게 아니다. 현실의 정보 유통 세계는 마치 보이지 않는 세균과 바이러스들을 상대해야 하는 일과 같다. 마셜 맥루한의 표현을 빌리자면, 저널리스트는 "의사들에게 가장 큰 적은 눈에 보이지 않고 식별할 수 없다고 말한 파스퇴르와 같은 입장"에 서 있다.

이런 세계에서, 그래도 기성 언론이 '유사 언론'과 다른 부분이 있다면, 스스로 성찰하고 고민하고 개선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모 인사는 '재래식 언론'이란 표현으로 기성 언론을 폄훼하지만, 그들이 대단한 새 시대의 언론처럼 여기는 '수세식 스피커'들이 하는 행태는 과거 '재래식 언론'들이 하던 '프레임 조작'과 별반 다를 게 없다. '수세식 언론' 역시 '리얼리즘 효과'의 함정에 빠져들고 있지만, 그들은 스스로 성찰하는 모습을 잘 보이지 않는다.

검찰 개혁의 시대, SNS 시대에 언론은 끊임없이 '재현 윤리'에 대해 더 성찰해야 한다. 검찰 수사, 폭력, 역사적 사건 등을 다룰 때, 언론은 대상을 어떻게 윤리적으로 '다시-드러낼'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실제'와의 거리를 인정하고, 아무리 정밀한 재현이라도 현실 그 자체가 될 수 없으며, 특히 인공지능(AI) 등 기술 발전 속에서 현실을 완벽하게 객관적으로 재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인식을 기본으로 세상을 대해야 할 것이다. '반성하는 언론'과 '성찰하는 언론'이 결국 가짜 언론들과 진짜 언론을 구분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글도, 그런 반성과 성찰의 일환이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 예고화면 갈무리

박세열 기자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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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함·딴청·핏대…'조작 기소' 청문회장의 오만한 검사들

김호경 에디터

haojing610@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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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정당

  • 입력 2026.04.17 23:15

  • 수정 2026.04.18 08:27

  • 댓글 1

강백신 "왜 설명 못 하게 하나!!" 위원장에 버럭

민주 "국회서도 고성, 안하무인…수사 어땠겠나"

박상용 영향받은 듯 불손·무책임한 태도 잇따라

송경호 "중앙지검장 권한" "정일권 100% 신뢰"

"사냥개 풀었다" 지적에 "모욕적…내가 사냥개?"

호승진 "의원님들 나중에 어떡하려고 이러는지"

김영남은 대북송금 유일한 물증에 "기억 안 나"

정청래 "검찰 깡패…수사권 손톱만큼도 안 준다"

강백신 대구고검 검사가 16일 국회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서 열린 대장동·위례 개발비리 및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관련 의혹 사건에 대한 청문회에서 서영교 위원장에게 고함을 지르고 있다. 2026.4.16. 채널A 현장 영상 갈무리

서영교 : "강백신 증인!"

강백신 : "왜 국민에게 설명을 못 하게 합니까!!"

의원들 : "뭐 하는 거야, 지금!" "국회 모욕죄로 고발해주세요!"

강백신 : "고함친 거는 죄송합니다. 중요한 부분에 대해서 설명을 못하게 하기 때문에 제가 말씀을 드린 것입니다."

강백신 대구고검 검사는 16일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 도중 서영교 국조특위 위원장에게 '왜 내 설명을 막느냐'는 취지로 버럭 고함을 질렀다.

지난 2022년 7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장으로 부임해 대장동 사건 2기 수사팀을 이끌며 이재명 대통령(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을 기소했던 강 검사는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윤 의원의 발언 시간이 초과돼 마이크가 꺼진 상태임에도 "이제 (발언을) 정리해달라"는 서 위원장의 당부에 아랑곳없이 '정영학 녹취록' 등을 들어 이 대통령 수사의 정당성을 장황하게 설명했다.

앞서 1기 수사팀의 책임자 중 한 명이었던 정용환 서울고검 차장검사(검사장 직무대리)는 지난 7일 청문회에 출석해 "1기 수사팀은 이 대통령과 정진상 전 민주당 정무조정실장,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요지로 증언한 바 있다. 그 때문에 강 검사는 윤석열 정권 출범 직후 투입된 2기 수사팀에서 1기 수사팀의 결론을 정반대로 뒤집은 과정을 강변하는 데 열중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서 위원장이 말을 가로막고, 나아가 2022년 10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의 내연녀 박모 씨에 대한 2기 수사팀의 압수수색 조서에 입건도 되지 않았던 이 대통령이 '피의자'로 적시된 연유를 캐묻자 돌연 흥분해 큰소리를 지른 것이다.

이에 청문회장에 있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깜짝 놀라 항의하고 국회 모욕죄로 고발해야 한다고 질타하자 강 검사는 "고함친 거는 죄송하다"며 한발 물러섰지만 "중요한 부분에 대한 설명을 못 하게 해서 말씀드린 것"이라고 끝까지 항변했다. 서 위원장도 기가 막힌 듯 "국민 여러분, 검사들의 민낯을 보시는 것"이라며 "국정조사를 받는 이 자리에서도 위원장에게 소리 지르는 모습 보셨느냐? (증인으로 출석해 있는) 이원석 전 검찰총장 지금 보셨느냐?"라고 좌중을 둘러보며 물었다. 민주당 이용우 의원은 "강백신 증인은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 나와서도 고성을 지르고 안하무인 행태를 벌이는데 수사 과정에서는 어땠겠느냐"고 개탄했다.

 

송경호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16일 국회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서 열린 대장동·위례 개발비리 및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관련 의혹 사건에 대한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4.16. 연합뉴스

이 밖에도 청문회 현장에서는 그간 일말의 자성도 보인 적 없는 박상용 검사의 국정감사 무시 태도에 영향을 받은 탓인지 특위 위원들, 나아가 국민에게 오만하게 비치는 전·현직 검사들의 불손하거나 무책임한 모습이 자주 연출됐다. 송경호 전 서울중앙지검장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22년 5월 각각 서울동부지검과 남부지검에 소속돼 있던 강백신·엄희준 검사를 대장동 2기 수사팀 정식 발령 두 달 전부터 서울중앙지검 공판5부 부부장검사 직무대리 자격으로 미리 파견해 수사 기밀을 들여다보게 한 이유를 따져묻는 이용우 의원 질의에 "중앙지검장의 권한"이라고 태연하게 답했다. 1기 수사팀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위법한 직무대리 발령을 그렇게 서둘러 낸 이유가 뭐냐고 이 의원이 재차 물었지만 즉답을 피했다.

송 전 중앙지검장은 심지어 "함께 근무하는 동안 경험한 정일권 검사의 인품이나 실력에 비춰볼 때 저는 정일권 부장의 해명과 입장을 100% 신뢰한다"고 장담하기도 했다. 반부패수사1부 부부장검사였던 정일권 부장검사는 2022년 9월 긴급체포된 대장동 개발업자 남욱 변호사를 서울중앙지검 구치감에 2박 3일간 가두고 남 변호사의 자녀 사진을 보여주며 "배를 갈라서 장기를 다 꺼낼 수도 있고 환부만 도려낼 수도 있다" "우리 목표는 (이재명) 하나다"라고 압박했다는 인물이다. 정 부장검사는 "남 변호사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인도적·도의적 차원에서 아이들 사진을 제시했다"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의 치료 방법에 비유를 해서 환부만 도려내는 수사를 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등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을 내놓은 바 있다. 송 전 중앙지검장은 또 "사냥감을 찍어놓고 사냥개(대장동 2기 수사팀 지칭)를 풀었다"고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지적하자 "그런 인간 모욕적 발언을 하지 말라. 제가 어떻게 사냥개인가?"라고 격한 반응을 보였다.

 

호승진 전 검사가 16일 국회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서 열린 대장동·위례 개발비리 및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관련 의혹 사건에 대한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4.16. 채널A 현장 영상 갈무리

역시 반부패수사3부 부부장으로 대장동 2기 수사팀에서 활약했던 호승진 전 검사는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청문회에서 느낀 소회를 말해보라고 하자 "지금 민주당 위원님들께 제가 한 가지 의문이 있는 건, 민주당 위원님들은 김용 피고인이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하고 있다"면서 "그런데 불법 정치자금이 8억 원이 넘어갔는데 만약 유동규가 공여자이고 김용 씨는 돈 받은 사실이 없다고 하면 이 사건은 공여자만 있고 수수자가 없는 사건이 돼버린다. 그건 불가능한 일"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만약 대법원에서 저희 주장이 받아들여진다면 의원님들은 나중에 어떻게 하려고 하는지 굉장히 놀랍다"고 했다. 이에 민주당 김동아 의원은 변호사로 개업한 호 전 검사를 향해 "본인 의뢰인한테 그렇게 말씀하라"고 소리쳤고, 김승원 의원은 "깨끗한 증거를 법원에 내야지 더러운 손으로 증거를 오염시켰다"고 비판했다.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전 민주당 정무조정실장의 변호인들은 지난해 12월 1일 이들 대장동 2기 수사팀의 강백신, 엄희준, 정일권, 호승진 등 전·현직 검사 4명을 모해증거위조,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등의 혐의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발한 상태다. 대장동 사건의 핵심 증거인 '정영학 녹취록' 내용 중 ▲원본 녹음파일에는 존재하지 않는 "용이하고"라는 표현을 임의로 추가해 김용 전 부원장이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과정에 관여한 것처럼 조작 ▲남욱 변호사의 발언인 "재창이형"을 정진상 전 실장을 연상시키는 "실장님"으로 조작 ▲남욱 변호사의 발언으로 문맥상 "위례신도시"로 추정되는 부분을 마치 이재명 대통령 등 윗선의 지시가 있었던 것처럼 보이도록 "윗어르신들"로 조작하는 등 허위 증거를 법원에 제출했다는 것이다. 민주당에서는 이들을 따로 공수처에도 고발했다.

 

14일 국회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서 열린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관련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김영남 전 수원지검 형사6부장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4.14. 연합뉴스

검찰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으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기소할 때 유일한 물증(비진술증거)이자 핵심 유죄 근거로 제시한 소위 '김태균 회의록'에 대해 당시 수사를 맡았던 박상용 검사의 직속상관인 김영남 전 수원지검 형사6부장은 "회의록에 대해 기억나는 게 별로 없다"고 시큰둥하게 답했다. 지난 14일 국정조사에서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이 "쌍방울 재판에서 혐의를 뒷받침하는 증거들은 김성태 회장과 방용철 전 부회장의 진술 말고는 없다. 유일하게 있는 게 김태균이라는 투자 유치한다는 사람의 회의록인데 상당한 의문이 제기된다"면서 이 부분을 집중 추궁하고 서영교 위원장도 "물증이라고는 회의록 하나다. 이게 말이 되느냐"고 거들었으나 김 전 부장검사는 "재판 중인 내용에 대해 말씀드리는 게 적절한지 의문이다. 문서는 제가 기억을 못한다"고 모르쇠로 일관했다. 서 위원장이 거듭 다그치자 "지금 기억을 되살린다고 해서 기억이 되살아날 리가 없지 않냐? 기억을 못 하는 걸 뭐라고 하시면 어떡하냐?"고 불쾌하게 대꾸하기도 했다.

이 같은 청문회 출석 전·현직 검사들의 전반적인 답변 태도에 분노한 듯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조사 청문회장의 증인이나 참고인들은 대체로 공손하다. 그러나 유독 국민을 대신해 질문하는 국회의원들을 향해 고개를 빳빳이 들고 삿대질하고 적반하장식으로 무리하게 구는 국가 공무원이 있다. 검찰 깡패들"이라며 "어제 국정조사 청문회장에서도 그런 일이 있었다. 참 구제 불능인 자들이다. 이번 국정조사를 지켜보면서 검찰에게 손톱만큼이라도 검찰 수사권을 주어서는 안 되겠다고 다짐했다. 티끌만큼이라도 검찰에게 틈을 주어서는 안 되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강조했다.

 

14일 국회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 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서 열린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관련 청문회에서 이 사건을 수사했던 박상용 검사가 증인 선서를 거부한 뒤 거부의 이유를 구두로 설명할 수 있는 기회를 요구하며 의원들을 지켜보고 있다. 2026.4.14.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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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기억식에서 이 대통령 손 잡은 학생들, 이 말 전하고 싶답니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6/04/18 08:38
  • 수정일
    2026/04/18 08:38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성미산마을에 살면서, 대안학교인 성미산학교에 아이를 보내고 있습니다. 마을주민이자 선생님·아이들과 학교를 함께 꾸려가는 양육자로서 겪은 일을 전합니다.

16일 밤 서울 마포구 망원역에서 성미산학교 학생을 비롯한 성미산마을 사람들이 세월호 참사 12주기 집중 선전전을 마무리한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선대식

"오늘은 세월호 참사 12주기입니다. 노란 리본 하나씩 받아 가세요."

16일 밤 서울 마포구 망원역 2번 출구 앞. 성미산학교 중등 과정 학생들은 행인들을 향해 큰 목소리로 외쳤다. 한 학생은 '기억과 약속의 4월 우리 모두는 세월호의 증인입니다'라는 노란색 팻말을 들었고, 옆에 선 학생들은 세월호 리본 키링과 노란 나비 종이를 사람들에게 건넸다.

많은 사람들은 그냥 지나쳤지만, 걸음을 멈추고 노란 리본과 나비를 받아 든 이들도 제법 있었다. 과자를 사와 학생들 주머니에 찔러 넣어준 사람도 있었고, "고맙습니다"라거나 "참 착하고 기특하네"와 같은 따스한 말을 건네는 이들도 있었다. 성인 자녀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 연배의 남성 둘은 노란 리본을 받아 들고선 "아이들이 살아 있다면, 서른쯤 됐겠지?"라는 말을 주고받았다.

"언제 적 세월호야. 학생들은 집에 가서 공부나 하지. 쯧쯧"

못마땅한 표정으로 혀를 차며 지나가는 사람도 있었다. 학생들은 개의치 않았다. 그렇게 1시간 동안 학생들은 마을 사람들과 함께 집중 선전전을 진행했다. 다 함께 '진실을 침몰하지 않는다' 노래를 부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세상이라는 큰 교실에서, 타인의 슬픔에 공감하고 이를 기억하고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게 더 큰 공부가 아닐까.

2014년에 태어난 아이가 세월호를 외치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시민들이 11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역 앞에서 열린 4.16 세월호 참사 12주기 기억·약속 시민대회에 참석해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며 진실 규명과 생명안전 사회를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누구나 그렇겠지만, 2014년 4월의 날들을 잊을 수 없다. 나에겐 특별한 경험과 함께였다.

그해 4월 1일, 아내 배 속에 생명이 깃들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봄의 따스함과 초록이 넘실대던 때라, '봄이'라는 태명을 지었다. 보름 뒤, 4대강 관련 취재를 위해 경기도 여주를 찾았다. 오전에 여객선 침몰 사고 뉴스를 보고 심장이 쿵 내려앉았는데, 점심을 먹기 위해 들른 식당에서 학생들이 전원 구조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안도했다. 취재를 마친 늦은 오후 참사가 발생했음을 깨달았다.

며칠 뒤 나는 진도 팽목항에 있었다. 단원고 학생들의 부모들은 세월호가 침몰한 바다를 향해 아이가 살아 돌아오기를 빌고 또 빌었다. 바다는 야속했고, 사망자 명단은 늘어만 갔다. 나중엔 아이의 흔적이라도 발견되길 바랐다. 진도 팽목항과 유가족들이 지냈던 진도실내체육관에서 내가 느낀 건 압도적인 슬픔과 절망이었다.

어쩌면 시간은 기억보다 세다. 시간이 흐르면서, 세월호는 내 마음에서 조금씩 잊혔다. 5주기, 8주기, 10주기, 11주기... 매년 4월이 돌아올 때마다 여기저기서 노란 리본과 나비가 피어올랐지만, 눈길을 제대로 주지 못했다. 언젠가는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자는 선전전을 지나치기도 했다.

그런데 올해는 달랐다. 아이는 지난주부터 세월호 기억 주간에 시민합창단의 일원으로 노래를 부른다면서, 긴장하면서도 들뜬 모습을 보였다. 아이를 포함한 성미산학교 중등 학생들은 지난주 토요일 서울 시청역 인근 세종대로에서 진행한 '세월호 참사 12주기 기억·약속 시민대회'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불렀고, 나도 그 자리에 함께했다. 기자가 아닌 참가자로 세월호 행사에 참여한 것은 오랜만이었다.

학생들은 15일 성미산마을 기억문화제에서도 노래를 불렀고, 16일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2주기 기억식에 참석했다. 전국에 생중계된 기억식 무대에서 학생들은 떠난 이들을 기억하고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군청_푸른빛 약속' 노래를 4.16 합창단과 함께 불렀다. 생중계 화면으로 아이를 포함해 우리 학생들의 얼굴을 보니, 몽글몽글한 마음이 피어올랐다.

그날 밤, 아이에게 어땠는지 물었다. 아이는 합창하기 직전 무대에서 4.16 합창단의 유가족들에게 노란 나비를 건넸을 때 뭉클함을 느꼈다고 했다. 세월호 참사 8개월 뒤인 2014년 12월에 태어난 아이가 마음속에 노란 나비를 품고 있는 것 같았다.

8학년 태경은 내게 말했다.

"2년 전 10주기 기억식에도 갔는데, 그때는 대통령 자리가 비어 있어 아쉬웠어요. 이번에는 이재명 대통령도 오시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합창하니까 뿌듯했어요. 합창할 때 유가족들을 보니 좀 슬펐는데, 그래도 저희 노래로 위로를 받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옆에 있던 6학년 아인과 8학년 다온도 거들었다.

"사람들이 세월호를 잘 기억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계속 노력할 거예요."

어쩌면 내가 틀린 것 같다. 기억은 시간보다 세다.

4·16합창단과 시민합창단이 16일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2주기 기억식에서 추모 공연을 하고 있다. 2026.4.16 ⓒ 연합뉴스

학생들은 합창을 끝낸 뒤 무대 한편으로 내려왔다. 마침 그곳은 이재명 대통령 퇴장 동선이었다. 기억식이 끝난 뒤 행사장을 떠나는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는 4.16합창단 유가족, 학생들과 일일이 악수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학생들에게 물었다.

"어느 학교에서 왔어요?"

학생들이 주춤하며 학교 이름을 말했지만, 이 대통령에게 닿지 못했다. 늦었지만, 학생들은 학교 이름을 대통령에게 꼭 전하고 싶다고 했다.

"성미산학교에서 왔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2주기 기억식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6.4.16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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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선에 호르무즈 개방"‥"해상봉쇄는 유지"

뉴스투데이

정병화

입력 2026-04-18 07:03 | 수정 2026-04-18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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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으로 머리를‥" 3살 아이 '2년 간' 학대 정황

앵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전격 발표했습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휴전 발효에 상응하는 조치로 보이는데요.

하지만, 미국은 여전히 이란 해상봉쇄를 유지하는 등 호르무즈를 둘러싼 긴장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닙니다.

정병화 기자입니다.

리포트

호르무즈 해협의 상업용 선박 통항을 전면 허용한다고, 이란 외무장관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밝혔습니다.

지난 2월 28일 개전 이후 사실상 처음 이뤄지는 조치입니다.

미국의 중재로 성사된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열흘 휴전에 상응하는 차원입니다.

이란 항만해사청이 사전에 공지한 항로를 따르도록 했습니다.

오만 무산담과 가까운 기존 항로가 아닌 이란 라라크섬 옆을 지나는 항로입니다.

이란 혁명수비대 해군의 허가도 받아야 합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곧장 "감사하다"고 소셜미디어에 반응했습니다.

하지만, 미 해군의 '역봉쇄', 이란 항구를 오가는 선박에 대한 봉쇄는 유지한다고 했습니다.

남은 협상을 위해 이란의 '돈줄'인 원유 수출과 물자 조달을 차단하는 압박 카드는 갖고 있겠다는 겁니다.

공교롭게 이란의 발표 직후 열린 호르무즈 항행 자유 관련 국제회의에서는, 이란의 개방 결정을 환영하면서 영구적인 개방의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유럽과 아시아, 중동 지역 약 50개국과 국제기구 정상급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공동 주재한 영국과 프랑스는 종전 이후 방어적 군사 계획도 밝혔습니다.

전후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통항을 위해 군사 호위와 기뢰 제거, 정보 공유 등 활동을 전개하겠다는 겁니다.

화상으로 회의에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도 "항행 자유 보장을 위한 실질적 기여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호르무즈 통항 허용에 국제유가는 급락했습니다.

서부텍사스산원유와 브렌트유 선물 가격이 10% 안팎 하락해 장중 80달러대를 오가며 지난달 초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습니다.

중대 분수령이 될 미국과 이란의 2차 종전 협상을 앞두고 호르무즈 해협이 일단 열렸지만, 미국의 해상 봉쇄 유지에 대해 이란이 휴전 위반으로 간주하겠다며 반발하고, 이스라엘이 휴전 첫날 레바논을 드론 공격해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여전히 긴장을 놓을 순 없는 상황입니다.

MBC뉴스 정병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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