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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외교, “공공연히 주권국가 지도자 살해 용납 못해”

1일 전화 통화서 미·이스라엘 규탄...“군사행동 즉각 중단해야”

  • 기자명 이광길 기자 
  •  
  •  입력 2026.03.02 15:27
  •  
  •  수정 2026.03.02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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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전화 통화한 중.러 외교장관이 미국과 이스라엘을 규탄했다. [사진-러 외교부]
1일 전화 통화한 중.러 외교장관이 미국과 이스라엘을 규탄했다. [사진-러 외교부]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이 1일(현지시간) “이란 영토에 대해 미국과 이스라엘이 감행한 대규모 군사공격”을 규탄했다. 

러시아 외교부에 따르면, 두 장관은 “이러한 침략 행위는 국제법과 유엔헌장의 기본 원칙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고 지역 전체 정세를 불안정하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특히 “합법적으로 선출된 주권 국가의 정권을 전복하려는 정책은 용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두 장관은 “적대행위 즉각 중단”을 촉구하고 “걸프 국가들의 정당한 안보 이익을 비롯한 이란 관련 모든 사안을 당장 정치·외교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중·러의 제안으로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에서 양국의 입장이 일치했음을 확인했으며,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상하이협력기구(SCO), 유엔헌장수호우호국그룹(GFDC) 내 협력을 강화하여 상황 안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1일 저녁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부장은 “중국은 유엔헌장의 목적과 원칙 준수를 일관되게 옹호하며 국제관계에서 무력사용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란 협상 와중에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것은 용납할 수 없고 주권국가 지도자를 공공연히 살해하고 정권 교체를 선동한 행위 또한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이러한 행위는 국제법과 국제관계의 기본 규범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왕 부장은 “이번 분쟁은 페르시아만 전체로 확대되었고 중동 정세가 위험한 심연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중국은 이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그는 “군사행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군사행동 즉각 중단이 전쟁의 확산과 여파를 막고 통제 불가능한 상황으로 악화를 방지하는 데서 매우 중요하다”며 “중국은 걸프만 국가들의 안보를 중시하고 그들의 자제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또한 “신속하게 대화와 협상으로 복귀하라”고 요구했다. “모든 당사국들은 마땅히 평화를 권하고 전쟁을 막아야 하며 당사국들이 신속하게 대화와 협상의 길로 돌아오도록 촉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일방적 행위를 공동으로 반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엔 안보리의 승인 없이 주권국가를 공격한 건 제2차 대전 이후 확립된 평화의 기반을 허무는 것”이라며 “국제사회는 세계가 ‘정글의 법칙’으로 퇴보하는 데 분명하고 단호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구촌 질서를 좌우하는 ‘3강’ 중 두 나라가 공동 입장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국 정부가 귀를 기울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중국은 미국의 전략 경쟁국이고, 러시아는 4년 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국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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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게임' VIP 파티보다 더하다, 미국서 벌어지는 섬뜩한 일들

[세계의 극우] 테크노그라트와 미국 정치... 좌와 우가 아닌, 위와 아래의 싸움이다

26.03.03 06:49최종 업데이트 26.03.03 06:49

바야흐로 '극우의 시대'입니다. 도널드 트럼프는 배타주의와 인종주의를 극대화하며 세계를 혼란에 몰아넣었고, 유럽에서는 이민자들을 몰아내려는 정당이 세력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남미인 칠레와 아르헨티나에선 극우 지도자가 선출되는 모습도 심상치 않습니다. 무엇보다 윤석열의 12.3 내란 이후 극우세력이 본격적으로 가시화된 한국의 상황에도 주목해야 합니다. <세계의 극우> 기획은 세계 곳곳에서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평화적 질서를 무너트리는 극우의 모습을 추적하며, 이에 맞서기 위한 방법을 모색합니다.[편집자말]

2020년 1월 6일 남부연합기를 들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가 미국 워싱턴 D.C. 국회의사당에서 조 바이든 차기 대통령 인준을 반대하는 시위를 하던 중 상원회의장 밖에서 찍힌 모습. EPA/연합뉴스

평화로운 일요일 오전, 러닝을 위해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데 요란한 컨트리 음악 소리가 귀청을 때린다. 소리 나는 쪽을 두리번거리는데 요란한 국기가 펄럭이는 중형 트럭 하나가 다가오고 있다. 성조기, 파란 X가 박힌 남부연합기와 더불어 붉은 글씨로 'TRUMP 2026'을 인쇄한 깃발이 가장 앞에서 펄럭인다.

뭔가를 더 얘기하고 싶어 안달인 낡은 트럭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는데 운전석에 앉아 있는 백인 남자 둘이 가운뎃손가락을 쳐들고는 클랙슨을 울리며 지나간다. 방금 내가 본 게 뭐지? 헛웃음이 나왔다. 그리곤 공포가 엄습했다. 세상이 험악해지면 가장 먼저 총을 들고 설칠 이들이 방금 내 앞을 지나간 것이다. 그런 이들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고 있는 나라의 한복판에 서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들어지는 영웅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9월 21일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스테이트 팜 스타디움에서 열린 보수 활동가 찰리 커크의 추모식 무대에서 연설하고 있다.AFP/연합뉴스

"그는 미국의 위대한 영웅이자 순교자였습니다."

2025년 9월 21일, 7만여 명의 관중이 들어찬 애리조나 글린데일 스테이츠팜 스타디움에선 국장급 규모의 장례식이 펼쳐졌다. 시신은 미 부통령이 타는 에어포스 투로 운구됐고 대통령과 부통령, 국무장관, 국방장관 등 행정부 고위인사들과 유명 보수 언론인들이 추도 연설자로 나섰다. 5시간에 걸친 장례 행사는 미 전역에 생방송 됐다.

십 여일 전, 유타주 밸리 대학 교내에서 울린 한 발의 총성. 탕 소리와 함께 모여있던 3천여 명의 학생들 앞에 연설하던 남자가 고꾸라졌다. 나이 서른 하나의 찰스 제임스 커크(찰리 커크)는 130m 거리에서 쏜 스물두 살 청년의 총에 급소를 맞고 그 자리에서 숨졌다. 그는 보수주의 단체 터닝 포인트 USA를 설립·운영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창한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운동의 가장 저명한 인사 중 한 명이자, 극우 성향에 가까운 보수주의 정치의 대표 격인 인물이었다.

대선 캠프 내내 긴밀히 협력하며 선거 운동과 메시지 확산에 주요한 역할을 했던 젊은 인플루언서의 죽음에, 트럼프 대통령은 깊은 애도를 표했다. 대체 불가능한 인물이고 자유를 위한 전사였다고. 죽은 커크에겐 대통령이 주는 자유 훈장이 수여됐고 미 전역엔 조기가 게양됐다. 사흘 동안 미 곳곳의 관공서는 물론이고 아이들이 공부하는 학교와 주민 시설들에서도 찰리 커크의 조기가 펄럭였다. '위대하고 전설적인' 찰리 커크가 세상을 떠났다는 대통령의 트윗처럼, 극우 보수 인사였던 서른한 살 남자는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순교자'가 되었다.

우익단체 창립자 찰리 커크의 2025년 1월 연설 모습AFP/연합뉴스

찰리 커크는 18살에 자유주의 성향의 미국 대학가에, 보수적 가치를 확산시키겠다는 취지로 터닝 포인트 USA를 만들었고, 수백 곳의 대학에 지부를 두는 성과를 거두었다. 나아가 트랜스젠더 정체성이나 기후 변화에 대한 반감 등 오랜 세월 미국이 일궈온 인문학적, 과학적 성찰에 반기를 들어, MAGA 운동의 풀뿌리 지지층 확장에 앞장섰던 인물이었다.

그의 사후, '찰리 커크'라는 이름으로 운영하던 유튜브 채널은 피살 직전 380만 명이던 구독자가, 현재는 570만 명으로 더 늘어났다. 현재 미 보수 정치 유튜버 중 여전히 최상위권을 유지하며, 그의 아내가 단체와 계정 운영을 이끌고 있는 중이다.

미 연방 검찰은 사건 발생 이틀 후 체포된 범인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지만 반년이 넘은 지금까지 암살 동기조차 찾지 못한 상태이다.

극우들의 해방구, ICE

미국 매체 <슬레이트>의 로라 제디드 기자는 텍사스에서 열린 ICE(미국이민세관국) 채용박람회에 참석했다. 트럼프 정부에 반대하는 기사를 써왔고, 이와 관련된 SNS 글도 수없이 올렸기에 떨어질 게 분명했다. 굳이 제대로 된 이력서를 작성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고, 빈칸을 그대로 둔 허술한 이력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정확히 6분 후, 그는 합격 메일을 받는다.

"축하합니다! 귀하는 ICE 형사사법 전문가 직무에 최종 선발 되었습니다."

첨부된 문서에는 서류에 사인을 하면 바로 1만 불의 입사 축하 보너스를 주겠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다. 정부가 ICE 요원들을 어떻게 모집하고 관리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지난 1월 8월, 세 아이의 엄마인 미국 시민권자 르네 니콜 굿이 실랑이하던 ICE 요원에게 건넨 마지막 말은 "난 괜찮아요. 당신 때문에 화나지 않았어요"였다. 하지만 차를 빼고 돌아가려던 이 여성에게 총을 쏴 살해한 요원의 대시캠에 기록된 말은 "빌어먹을 년"이었다.

ICE 요원에게 밀침을 당해 넘어진 여성을 도우며 알렉스 프레티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Are you okay?(괜찮아요?)" 그런 프레티를 끌어내 얼굴에 최루가스를 뿌리며 바닥에 제압한 5명의 요원들은 몸수색을 하다가, 그 자리에서 10발의 총을 발사해 그를 사망케 한다. ICE 주변에서 핸드폰을 들고 활동 상황을 찍고 있었을 뿐이었던 37살의 알렉스 프리티는, 보훈 병원에서 환자들을 돌보던 간호사였다.

지난 1월 24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ICE 요원들이 한 남성을 체포하려다 여러 차례 총격을 가한 후, 시위대가 경찰과 대치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연방 요원들이 시위자를 체포하고 있는 모습.EPA/연합뉴스

지난 1월 4일 <가디언>은 2025년 한 해 동안 ICE에 의해 구금 중 사망한 이가 32명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정부의 이민 단속 강화 조치와 함께 사상 최대 규모의 구금 작전이 벌어지며 발생한 결과였다. 그중 '호세 카스트로 리베라'라는 25살 청년은 홈디포(집수리 관련한 물건을 파는 대형 마켓) 매장에 들이닥친 단속원들을 피해 도망치다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비영리 민간단체인 미국 이민 위원회(American Immigration Council)에 따르면 2월 11일 기준 올해에만 벌써 6명이 ICE에 의한 구금 중 사망했다. 르네 굿이나 알렉스 프리티처럼 대중이 지켜보는 장소가 아닌 외부와의 연락이 차단된 수용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권유린 상황이다.

현재 ICE는 정부의 정책에 따라 이민 단속 인원을 대규모 충원 중이다. 지난해 11월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은 ICE 신규 지원자가 20만 명을 돌파했다며 대대적인 혜택을 자랑했다. 최대 5만 달러의 채용 축하금, 학자금 대출 상황을 비롯해 근무 가산 수당의 경우 기본급의 25%가 추가 지급된다. 더불어 지원 연령 제한도 18세 이상으로 완화한다. 혜택에 비해 자격 요건은 허술하다. ICE가 극우 보수 청년들에게 최고의 스펙이 되고 있는 이유다.

민주주의를 혐오하는 억만장자들

지난 1월 22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발언하고 있다.AP 연합뉴스

테크노크라트(Technocrat), '기술 관료'라 순화해 부르는 이들은 '과학자, 엔지니어, 경제학자 등 기술 전문가로서, 고위 행정직이나 정부직을 맡아 정치적 고려보다는 데이터와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의사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다(미리엄-웹스터 사전 정의).

선거제도와 우편투표에 대한 부정을 주장하며 '깨어있는 엘리트'에 대한 비판과 '민주주의 제도를 조작하는 엘리트'에 대한 문제를 지적한 일론 머스크는 2024년 트럼프 당선에 누구보다 앞장선 인물이다. 현 시스템이 민주주의 본질에서 벗어나 관료주의적 폭정으로 변질되었다고 주장하는 그는, 트럼프 정부 시작과 함께 정부 효율성 부서(DOGE) 수장으로 연방정부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했다. 무리한 인력 감축으로 정부 역할의 급격한 저하라는 비판과 함께, 테슬라 주가와 판매량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머스크는 취임 4개월 만에 사퇴했지만 그는 초기 트럼프 행정부의 가장 강력한 파워맨 중 하나였고 그 영향력은 지금도 무시할 수 없다.

일론 머스크와 함께 페이팔을 만든 팔란티어 공통 창업자 피터 틸. 실리콘밸리에서 트럼프가 인기 없던 2016년부터 일찌감치 트럼프를 지지한 인물이다.

"나는 더 이상 자유와 민주주의가 호환 가능하다고 믿지 않는다."

2009년 에세이를 통해 민주주의에 흥미를 잃었다는 발언을 하던 그는, 머스크와 함께 현 정부의 군사 계약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팔란티어는 수입의 상당 부분을 정부로부터 벌어들이고 있다.

미국 등 서구 사회를 뒤흔들고 있는 엡스타인 파일은 지금까지 겨우 2%가 공개되었다고 한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 속 VIP 파티는 장난으로 보일 일들이 정말로 세상에 존재하고 있었다. 그런 커넥션의 정점에서 법과 규율과 도덕 위에 군림하는 이들이, 미국 정부가 소유한 정보·기술·자금까지 컨트롤할 수 있는 세상을 상상해야만 하는 시점에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2025년 3월 21일 자 <뉴욕타임스>에 실린 컬럼비아 법대 교수인 팀 우의 칼럼 '일론 머스크는 정부뿐만 아니라 그 이상을 부패시킨다'는 제목부터 섬뜩하다. 그는 "실리콘밸리가 미국 정부에 미치는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점은 우리가 우려해야 할 너무나 명백한 사실"이라고 지적한다.

"위를 올려다보지 말고, 서로 싸워라"

한국이 내란의 내홍을 겪고 있을 무렵, 도서관에서 빌려 온 영화 하나를 보고 며칠 동안 악몽에 시달린 적이 있다. 1시간 49분 상영 시간 내내 머리를 쥐어뜯으며 몇 번이나 숨을 골라야 했던 '공포' 영화는 지금 할리우드에서 가장 핫한 제작사 A24가 만든 <시빌 워>.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이 아니라, 정치 뉴스나 진지한 토크쇼에서 왜 이 저예산 로드무비 영화가 이렇게까지 큰 화제였는지, 보는 내내 고통스럽게 실감했다.

"What kind of American are you?" ("어느 쪽 미국인이냐?")

3선에 성공한 독재 대통령과의 인터뷰를 위해 워싱턴 D.C.로 향하던 주인공 기자 일행은 시신을 집단 매립하고 있는 정체불명의 무장 군인들과 마주친다. 두 손을 올리고 자신들은 미국인이라고 말하지만 빨간 고글을 쓴 AR-15 반자동 소총을 든 남자는 태연히 묻는다. "어느 쪽 미국인?"

출신 지역을 묻는 거라 짐작하고 하나씩 답하는 기자들. 콜로라도, 미주리... 홍콩 출신인 토니에서 대답은 막히고 떨고 있는 이 아시안 기자를 향해 남자는 가차 없이 자동 소총을 난사한다. 영화 속에서 가장 긴장되고 경악스러운 장면이었지만, 내가 살고 있는 지역 어느 후미진 공간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일처럼 보였다.

조란 맘다니 뉴욕 시장은 치열했던 선거의 승리 수락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억만장자 계급은 시간당 30달러를 버는 사람들에게 시간당 20불 버는 사람이 적이라고 믿게 만들려고 합니다."

텍사스주 하원의원 제임스 탈라리코가 지난 26일 텍사스주 리처드슨 소재 텍사스대학교 댈러스 캠퍼스에서 열린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의 검열로 자신이 출연한 CBS 심야 토크쇼가 방영되지 못했다고 주장한 민주당 소속 제임스 탈라리코 텍사스주 하원의원(상원의원 후보자)도 같은 이야기를 한다. "예수님은 가난한 자를 돕고 소외된 자를 사랑하라 했지, 교실 벽에 십계명을 붙이고 이교도를 차별하라 하지 않았다"라고.

우리를 정당별로, 인종별로, 성별로, 종교별로 갈라놓는 이들이 있다. 그래야 학교 예산을 깎고 건강보험을 파괴하며, 자신과 부유한 이들의 세금을 감면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것이야말로 '분할 통치' 아닌가라고.

이렇게 영화처럼 어느 편인지 묻고 있는 미국인들의 싸움에 탈라리코는 이렇게 말한다.

"이 나라의 가장 큰 분열은 좌와 우의 대결이 아닙니다. 위와 아래의 대결입니다... 억만장자들은 우리가 위를 쳐다보는 대신, 좌우로 서로를 쳐다보며 싸우길 원합니다."

왜 지금 미국이 이렇게 극단적으로 갈라지고, 서로 혐오하며 죽이고 있는지에 대한 대답이다.

#ICE #TECHNOCRAT #탈라리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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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미국의 이란 공습, 주권 유린한 명백한 전쟁범죄... 양비론은 공범

  • 기자명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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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6.03.01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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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메네이 최고지도자 사망 보도와 ‘장대한 분노’ 작전의 실체
침략의 현장: 화염에 휩싸인 테헤란, 여자초등학교 공습
협상은 기만이었다... “장식물에 불과한 외교”
47년 제국주의 파괴 공작의 정점
누가 진짜 압제자인가
침략전쟁에 양비론은 공범... 이란과 함께 서야 한다

2월28일(현지시간) 이란 남부의 호르모즈간주 미나브의 한 여자초등학교가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습을 받았다고 이란 당국이 밝힌 가운데 구조대원들과 주민들이 폭격으로 무너진 잔해 속에서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 뉴시스
2월28일(현지시간) 이란 남부의 호르모즈간주 미나브의 한 여자초등학교가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습을 받았다고 이란 당국이 밝힌 가운데 구조대원들과 주민들이 폭격으로 무너진 잔해 속에서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 뉴시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사망 보도와 ‘장대한 분노’ 작전의 실체

미국과 이스라엘이 2월 28일(현지 시각) 이란을 향해 대규모 군사 침략을 감행했다. ‘장대한 분노(Operation Epic Fury)’라는 작전명 아래 자행된 이번 공격으로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제국주의 침략 세력의 무도한 폭격이 이란의 주권을 유린한 가운데, 중동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전쟁의 소용돌이로 빠져들었다.

침략의 현장: 화염에 휩싸인 테헤란, 여자초등학교 공습

이란 현지 언론과 외신을 종합하면, 미·이스라엘 연합군은 28일 낮 기습적인 공습을 시작했다. 테헤란에 위치한 최고지도자 집무실을 비롯해 타브리즈, 콤, 카라지, 코람아바드, 케르만샤, 일람 등 이란 전역의 주요 도시가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받았다. 이란 남부의 호르모즈간주 미나브의 한 여자초등학교도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습을 받았다.

이란 국영 ‘이란의 소리’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이번 공습으로 사망한 사실을 보도했다. 이와 함께 정보부 고위 관리 4명과 알리 샴카니 최고지도자 고문, 그리고 다수의 혁명수비대(IRGC) 지휘관들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번 작전이 정밀 타격이라고 주장하지만, 주권 국가의 지도부를 겨냥한 명백한 참수 작전이자 테러 행위다.

이란 역시 즉각적인 보복에 나섰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텔아비브를 향해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으며, 카타르의 알 우데이드 미군 기지와 이라크, 시리아 내 미군 시설을 타격했다. 특히 아랍에미리트(UAE)의 두바이 국제공항이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시설 일부가 파괴되고 부상자가 발생하는 등 전쟁의 불길은 국경을 넘어 번지고 있다.

협상은 기만이었다... 진보당 “장식물에 불과한 외교”

이번 사태에서 가장 분노를 자아내는 지점은 미국의 비열한 기만술이다. 미국은 지난 6월에 이어 또다시 ‘협상’이 진행 중인 와중에 선제공격을 감행했다.

진보당 신미연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미국과 이스라엘에게 ‘협상’은 군사행동을 위한 장식물이었음이 다시 한번 확인되었다”라고 강력히 규탄했다. 이란은 NPT(핵확산금지조약) 회원국으로서 평화적 핵 이용 권리를 행사해 왔고, 우라늄 농축도를 20% 이하로 희석하겠다는 타협안까지 제시하며 대화에 임했다. 하지만 미국이 이란에 요구한 것은 양보가 아닌 ‘일방적 굴복’이었다.

국제법과 외교적 절차를 무시하고 협상 테이블 밑에서 칼을 갈아온 미국의 행태는 국제 사회의 신뢰를 뿌리째 흔드는 범죄다. 신 대변인은 “이번 사태의 책임은 명백히 미국과 이스라엘에 있으며, 이들이 자행한 선제공격은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47년 제국주의 파괴 공작의 정점

 

미국의 이란 침략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미국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이란을 파괴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1980년대 이라크를 대리인으로 세워 100만 명을 살해한 전쟁, 1988년 이란 민간 여객기를 격추해 290명을 살해하고도 “결코 사과하지 않겠다”라고 선언한 조지 H.W. 부시의 오만함이 오늘날 트럼프의 ‘이란 침공’으로 이어진 것이다.

미국은 물리적 폭격에 앞서 경제적 살인을 먼저 저질렀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이 자백했듯, 미국은 의도적으로 달러 부족을 야기해 이란 경제를 파괴하고 민중의 고통을 정권 교체의 도구로 이용했다. CIA와 NED는 스타링크와 소셜 미디어를 동원해 이란 내부의 혼란을 부채질했다. 이번 공습은 이러한 장기적인 파괴 공작의 종착역이자, 제국주의 질서를 강요하기 위한 악랄한 발악이다.

누가 진짜 압제자인가

서방 언론은 이란의 인권을 들먹이며 이번 침략을 미화하려 하지만, 정작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을 가두고, 이주민 아이들을 철창에 가두며, 팔레스타인 학살을 지원하는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 제국주의는 주권 국가가 스스로 어떤 체제에서 살 것인지 결정할 권리, 즉 ‘자결권’을 원천적으로 부정한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오직 미국에 복종하는 ‘사대 정권’이거나, 미국의 이익을 우선하는 ‘매판 정권’일 뿐이다.

침략전쟁에 양비론은 공범... 이란과 함께 서야 한다

미국 제국주의의 본질은 침략과 파괴이며, 이들에게 평화적 협상은 침략을 위한 기만 전술에 불과하다. 침략자가 지른 불길은 이란 국경 안에서 멈추지 않을 것이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사망 보도 이후 이란 혁명수비대는 차기 지도자 선출을 서두르며 결사항전을 다짐하고 있다. 침략자 미국과 이스라엘은 모든 군사 공격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우리는 ‘양비론’을 읊조리는 기회주의를 거부한다. 자주권을 지키기 위해 피 흘리는 이란 민중과 함께 서는 것만이 제국주의의 광기를 멈추는 유일한 길이다. 침략자의 폭탄은 이란의 건물을 무너뜨릴 수 있을지언정, 자주를 향한 민중의 의지를 꺾을 수는 없다. 국제사회는 전범 트럼프와 네타냐후를 강력히 규탄하고, 주권 수호를 위한 연대의 길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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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 선생님, 입학식 복종 서약은 받지 말아주세요

민주시민, 민주시민 교육과는 거리가 먼 교칙(생활규정)을 중심으로 학생자치의 실태, 교육 정책과 제도 학교 문화 등을 두루 살피며 학생과 학교를 짚어보려고 한다.

곧 3월이요, 개학이다. 봄꽃 피듯 일제히 모든 초중고교에서 입학식을 '거행'할 것이다. 새로운 학교 구성원을 맞이하는 환대식이자, 통과의례의 입문 의식이 입학식이다. 그렇다면 과연 정말 학교는 신입생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구성원을 '환대'할까.

안타깝지만 학교 입학식에서 환대는 없다. 교문이나 입학식장에서 '신입생 여러분을 환영합니다'라거나 '입학을 축하합니다' 혹은 학교 이름을 붙여 'ㅇㅇ인이 된 것을 축하합니다' 등과 같은 현수막을 볼 수는 있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입학식은 '식순'에 따라 진행된다. '개회사-국민의례-애국가 제창-내빈소개-입학허가선언-신입생 선서-학교장 축사-담임소개-교가제창-폐회' 등의 차례이다. 일장기 대신 태극기, 기미가요 대신 애국가로 바뀐 것 말고는 식순이 일제강점기와 같다. 졸업식도 마찬가지다. 일제 잔재는 건재하다.

입학식 식순은 전국 모든 초·중·고교가 거의 비슷하다. 아주 작은 차이가 있을 뿐이다(일본 학교들 역시 이와 동일한 식순으로 입학식과 졸업식을 하고 있다). 심지어 종교 기반으로 설립했다는 사립학교들은 입학식을 종교 의식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신앙이 없거나 다른 신앙을 지닌 신입생들에게는 날벼락일 수 있지만 학교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 아주 사나운 방식의 환대다.

어느 고교의 신입생 선서 장면. 신입생 모두는 오른손을 들고 '선서'로서 교장에게 다짐과 맹세를 바쳐야 한다. ⓒ 임정훈

[장면 1] '학교장 입학 허가 선언' 안 하면 입학 취소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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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공·사립, 초·중·고교를 가리지 않고 모든 학교에서 벌어지는 비극적인 식순은 따로 있다. 첫 번째가 '학교장 입학 허가 선언'.

내용은 아주 짧고 간명하다. 단상에 오른 학교장이 신입생들을 향해 "○○○○학년도 신입생 △△△외 00명의 □□□학교 입학을 허가합니다"라고 선언하는 것이다.

입학식에서 학교장이 입학 허가 선언을 하지 않으면, 신입생들의 입학은 불법이거나 불가능할까. 신입생들은 이미 법적 절차에 따라 혹은 시험에 합격해 해당 학교에 배정받거나 구성원으로서 자격과 권리를 갖췄다. 더욱이 의무교육 과정은 헌법으로 보장하는 것이다. 그런데 왜 학교장은 입학식이 돼서야 생뚱맞게도 이들의 입학을 '허가'한다고 '선언'까지 하는 것일까. 학교장은 헌법보다 높은 지위에 있는가.

[장면 2] 충성과 복종 강제하는 서약 '신입생 선서'

'학교장 입학 허가 선언'에 바로 이어지는 다음 차례가 '신입생 선서'다. 새로운 학교의 구성원이 돼 처음으로 하는 공식 행위다. 학교장이 입학을 허가했으니 신입생 모두는 오른손을 들고 '선서'로서 교장에게 다짐과 맹세를 바쳐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신입생-새로운 구성원'으로서 공식 지위와 자격을 부여받는다.

'신입생 선서'의 내용도 학교 급별을 가리지 않고 전국이 대체로 비슷하다. 실제 사례를 보면 다음과 같다.

"선서! 저희 ○○중학교 신입생 00명은 교칙을 준수하고 열심히 공부하여 정직하고 슬기로운 사람이 될 것을 엄숙히 선서합니다. 0000년 0월 0일 신입생 대표 000."

"선서! 오늘 교장선생님으로부터 입학을 허가받은 저희들은 00대학교 부설 000학교 학생으로서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교칙을 준수하며 선생님의 가르침에 충실한 것을 엄숙히 선서합니다. 0000년 0월 0일 00대학교 부설 000학교 신입생 대표 000."

이 밖에도 "학교의 명예를 드높이는 00인이 되겠"다거나 "열심히 공부하여 학교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엄숙히 선서"한다는 등의 내용을 더한 학교도 있다. "본교 3년 과정을 마치기 전에 2개 이상의 국가기능자격증을 취득하여 국가 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도록 전심전력을 다하겠습니다"라며 1960~1970년대를 떠올리게 만드는 마이스터고도 있다.

모두 '교칙 준수'와 '학생 본분을 지켜 성실히 학교생활 하겠다'라는 내용이 '신입생 선서'의 핵심 내용이다. 학교가 정한 규칙에 따라 학교와 국가의 명예를 위해 성실히 공부하겠다는 복종 서약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양심의 자유, 신입생 개인에 대한 존엄이나 주체성, 개인의 권리 등에는 전혀 눈길을 주지 않는다.

기이하게도 이 선서문은 신입생 대표는 물론 신입생 어느 누구도 직접 쓴 게 아니라는 것도 공통점이다. 학교 측에서 미리 준비한 것을 시키는 대로 식순에 따라 낭독할 뿐이다. 입학식에서 거행하는 '민주시민 교육'의 실상이기도 하다.

대학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지난 2025년 서울대학교 입학식에서도 신입생 대표 학생이 '우리의 다짐'이라는 제목의 글을 낭독했다고 한다. '진리 탐구와 지적 성장, 융합적 사고, 사회적 책임과 공감, 미래를 향한 용기' 등의 포부를 밝히며 이를 신입생 모두 함께 다짐하고 약속하는 집단의식이다. 아마도 입학식에 참석한 대부분의 신입생들은 자신들이 이런 내용의 다짐과 약속을 하게 될 줄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자신들이 왜 똑같은 다짐과 약속의 집단의식을 거행해야 하는지 의문을 품은 이들도 있지 않았을까.

입학식 선서는 물론 동일한 내용의 종이 서약서 제출을 학생과 학부모에게 강요하는 학교들도 있다. '서약서' 혹은 '입학 등록 서약서' 같은 이름으로 학생과 학부모에게 서명해 제출하도록 강제한다. 이 역시 일본 학교에서도 현재진행형이다. 학생과 학부모에게 요구하는 서약서는 '입학을 허가받았으므로 학교 규칙을 굳게 지킬 것을 맹세한다'라는 내용으로 한국과 비슷하다.

학생과 학부모에게 서약(서)을 받는 행위는 일제 강점기 보통학교 때부터 있었다. 학생과 학부모를 통제하고 식민통치에 복종하도록 만드는 강력한 통제장치로 기능했다. 그런데 21세기 대한민국 학교에서 이를 왜 해야 하는가?

어느 학교의 신입생 선서문. '교칙 준수'와 '학생 본분을 지켜 성실히 학교생활 하겠다'라는 내용이 핵심이다. 학교가 정한 규칙에 따라 학교와 국가의 명예를 위해 성실히 공부하겠다는 복종 서약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 임정훈

민주시민교육의 지향점 : 부적절하고 부당한 학교 권위 삭제

입학식에서 거행하는 '학교장 입학 허가 선언'과 '신입생 선서'는 식민 교육 통치 방식을 비판적 검토 없이 받아들인 결과다. 일제강점기 이래 한국 학교가 성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민주시민 교육의 가치와 지향에 대해 학교가 여전히 무지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한때는 교육부가 앞장서서 "민주시민 의식을 함양하는 중요한 교육활동"이라면서 '서약식'을 하라고 공문을 시행하기도 했으니 이제라도 반성하고 돌이켜야 한다. 부적절하고 부당한 학교의 권위를 삭제해야 한다. 민주시민 교육의 지향점이다.

계엄과 내란을 딛고 다시 시작하는 교육 당국과 전국의 학교장에게 바란다. 당장 3월 입학식부터 '학교장 입학 허가 선언'과 '신입생 선서'라도 하지 말자. 서약 강요하지 말자. 신입생을 규칙 준수와 복종의 대상이 아닌 양심과 환대의 주체로 인정하자. 결코 어려운 일 아니다.

덧붙이는 글 | 기사 내용 중 일부는 필자가 쓴 책 <학생자치 민주시민 교육의 마중물>을 인용했습니다.

#민주시민#민주시민교육#학생자치#입학식#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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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탄핵 불참’ 국힘 의원들 얼굴 박제… 파격적인 신문 1면

[미오레터 : 이주의 미오픽] 신문 주목하게 만드는 1면 편집

기자명금준경 기자

  • 입력 2026.03.02 07:20

▲ 가판대 신문. 사진=미디어오늘.

미디어오늘이 미디어 전문 뉴스레터 미오레터를 시작합니다. 수요일에는 한 주간 미디어 기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지면 기사 몰아보기 콘텐츠를, 금요일에는 주제별 리포트 '이주의 미오픽'을 제공합니다. ‘이주의 미오픽’은 뉴스레터를 통해 우선 공개됩니다. https://media.stibee.com를 통해 구독하실 수 있습니다. <편집자주>

신문 지면을 거의 안 보는 시대입니다. 한국제지연합회 자료에 따르면 한국 신문 용지 내수 생산 규모는 2016년 60만3411톤에서 2025년 29만4460톤으로 절반 가량 급감했습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에 따르면 종이신문 열독률은 2016년 20.9%에서 지난해 8.4%를 기록해 절반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이런 신문이 사람들의 주목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파격적인 편집을 선보일 때인데요. 응당 채워야 할 공간을 비우고, 빼곡해야 할 기사 대신 광고카피 같은 짧고 강렬한 메시지를 넣고, 때로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지면에 심기도 합니다. 이번 미오레터에서는 파격적인 편집으로 신문의 생명력이 불어넣어지는 순간에 주목합니다.

영남일보의 검은 1면

가장 최근 사례입니다. 지난 24일 TK통합법 법사위 처리 불발에 대구·경북 언론인 영남일보가 1면을 기사 내용이 아닌 검은색으로 채우고 비판하는 입장을 냈습니다. “野(야)는 막았고 與(여)는 눈감고 또 누군가는 딴지 걸었다. 캄캄한 미래 우린 묻는다. TK 통합법 불발 책임을”이라고만 썼습니다.

▲ 지난달 25일 영남일보 1면

영남일보는 이날 설명기사를 통해 “일부 정치인들이 보인 행태는 그야말로 ‘목불인견(目不忍見)’이었다. 시·도민과 지역의 미래를 위해 건강한 협상과 양보의 자세를 견지 못하고 한편의 정치 막장극을 보는 듯 했다”며 “이에 영남일보는 파격을 택했다. 기사에는 담기 어려운 지역의 절망감과 암담함을 강렬한 편집을 통해 표현했다”고 밝혔습니다.

[관련기사: TK언론 1면에 “캄캄한 미래” 쓰고 검정색 지면 발행한 이유는?]

매일신문의 백지 1면

영남일보가 검은 1면을 냈다면 같은 TK지역 신문인 매일신문은 영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이 사실상 백지화됐던 2019년 신문을 백지로 발행한 적 있습니다. 매일신문은 이날 1면에 ‘신공항 백지화, 정부는 지방을 버렸다’는 작은 글씨의 문장만 남기고 1면 기사와 광고 모두 비운 채 백지로 내보냈습니다.

▲ 2019년 매일신문 1면.

매일신문은 백지 발행 이유를 “신공항 건설 백지화로 가슴이 무너지고 통분에 떠는 대구경북 시도민들의 마음을 헤아린 것”으로 “신공항 건설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린 정부에 대한 시도민의 강력한 항의·규탄 뜻을 명확히 전달하기 위해”라고 설명했습니다.

2000년 1월1일에 백지 낸 한국일보

신문이 메시지를 담기 위해 역설적으로 1면을 비우는 편집은 여러차례 있었는데요. 2000년 1월1일 한국일보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2000년 1월 1일”이라는 제목만을 내보낸 채 백지상태로 편집했습니다.

▲ 2000년 1월1일 한국일보 1면.

이 아이디어를 냈던 편집부 이주엽 차장은 ‘기자수첩’을 통해 “한달 가량 고민하다 어떤 제목과 어떤 사진이 천년의 무게를 떠받칠 수 있을까. 차라리 비우고 그 가능성의 공간을 독자들에게 바치자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때만 하더라도 파격적 편집은 논쟁적이었다고 합니다. 한국일보에서 찬반격론이 있었다고 하고요. 초판에는 정상적으로 일출 사진을 실었다가 배달판에서 ‘작전’을 전격단행했다고 합니다. 가판에서부터 ‘백지 1면’을 내보낼 경우 사방에서 문의와 항의전화를 받아 편집국의 확신이 흔들릴 수도 있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관련기사: 한국 신년호 1면 ‘백지’낸 사연]

함께 1면 광고를 백지로 채운 신문들, 왜?

신문들이 같은 날 함께 광고를 비운 적도 있습니다. 2011년 조선·중앙·동아·매일경제의 종합편성채널이 개국하는 날 한겨레, 경향신문, 경남도민일보, 국제신문이 1면 하단에 백지광고를 냈습니다. 한국일보는 2면 하단에 백지광고를 냈습니다. 정부가 보수신문에게만 신방 겸영을 허용한 결과 종합편성채널이 개국하던 날입니다. 이들 신문은 항의의 의미로 백지광고를 냈습니다.

▲ 2011년 한겨레 1면.

[관련기사: 종편 대재앙 경향·한겨레 백지광고 내며 반발]

국회의원들 박제 1면

종종 쓰이는 방식으로 정착한 1면 파격 편집도 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폐기 직후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신문 1면에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국회의원 105명의 얼굴과 이름을 담았습니다. 과거 한미FTA 비준안 처리 때 경향신문이 선보였던 편집입니다.

오관철 경향신문 편집국장은 미디어오늘에 "대통령이 내란죄로 국회 탄핵소추안이 올라와 표결이 이뤄진 게 헌정사에 처음 있는 일이고, 집단적으로 투표를 거부한 국민의힘 의원들을 역사적인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했습니다.

▲ 2024년 12월9일 한겨레 1면.

▲ 2024년 12월9일 경향신문 1면.

이주현 한겨레 편집국장은 미디어오늘에 “일단 기록으로 남겨두자, 어떤 사람들이 실제로 국회의원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는지”라며 “시민들의 상처를 돌아보기보다 자신들의 정권을 연장하기 위해, 자신들의 보수 정당을 지키기 위해 표를 던지지 않은 행태를 기록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관련기사: 尹탄핵안 불참 국힘 의원 얼굴 1면… 경향·한겨레 국장 “기록으로 남긴다”]

신문에 뭐가 묻었나? 경향신문의 파격 1면

2016년 10월 경향신문 창간 70주년을 맞아 신문 활자 위에 컵라면과 삼각김밥 이미지를 배치했습니다. 라면 국물이 튄 상황까지 묘사됐습니다. 기사 하단에는 ‘오늘 알바 일당은 4만9000원... 김영란 법은 딴 세상 얘기 내게도 내일이 있을까?’라는 문구를 담았습니다. 청년의 시각에서 신문을 디자인한 것이죠. 온라인상에서 가장 화제가 됐던 1면 편집으로 기억합니다.

▲ 2016년 경향신문 1면.

경향신문은 ‘창간특집 1면 제작노트’를 통해 “신문은 일상이다. 시대를 기록하는 엄중한 사초이면서 때로는 누구나 바닥에 깔고 쓰는 800원짜리 간편 도구이기도 하다”며 “1면 기사 ‘공생의 길 못 찾으면 공멸…시간이 없다’는 제목과 기사, 사진을 가린 한 끼 먹거리는 기성세대의 형식적인 엄숙주의를 조롱하며 청년 문제보다 더 중한 것이 무엇이냐고 반문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디자인은 ‘광고 천재’로 불리우는 광고 디자이너 이제석씨가 제작했습니다.

[관련기사: “1면 톱은 가장 중요한 사건? 생각할거리를 던져야”]

투표 당일 간결하지만 선명했던 1면

2012년 선거 당일 경향신문은 1면을 텅 비운 채 투표용지에 찍는 마크를 지면 중앙배치했습니다. 1면에는 아무런 기사도 없었습니다. 투표 마크 아래 단지 선거가 세상을 바꿔놓은 역대 사례만 적어뒀습니다. 반드시 투표를 하라는 메시지를 담지 않고도 투표를 독려한 것이죠.

▲ 2012년 경향신문 1면.

[관련기사: 어? 신문 1면이 비었네?" 경향 선거날 파격 편집”]

1200명의 이름 띄운 경향신문

2019년 경향신문은 노동자 1200명 이름을 쓴 파격적인 1면을 냈습니다. ‘오늘도 3명이 퇴근하지 못했다’는 문구와 함께였습니다. 그들은 끼임, 깔림·뒤집힘, 부딪힘, 물체에 맞음 등 주요 5대 원인으로 사망한 노동자들입니다.

▲ 2019년 경향신문 1면.

[관련기사: 사망 노동자 1200명 이름으로 채운 경향 1면]

관련기사

서울신문의 아무도 쓰지 않은 부고

2020년엔 서울신문이 1면을 부고기사로 채웠습니다. ‘아무도 쓰지 않은 부고’라는 이 름의 이 기사는148건의 야간노동에서 일어난 죽음에 대한 부고 기사였습니다.서울신문은 “산재 야간노동자 148명 (사고, 과로, 질병 등)의 사망 경위 등에 대한 정보를 모아 부고 기사로 이들의 죽음에 대한 사회적 의미와 위험성 등을 전한다”고 밝혔습니다.

▲ 2020년 서울신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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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안중근 '동양평화론'이 세계 평화에 초석"

김성진 기자

mindle1987@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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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와대

  • 입력 2026.03.01 11:40

  • 수정 2026.03.01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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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107주년 기념사] "선열들 바랐던 평화, 한반도부터"

"남북 신뢰 회복…무인기 재발 제도적 방지"

"북미 대화 재개 위해 '페이스 메이커' 역할"

"엄혹한 정세 속 협력…일본과 셔틀외교 지속"

"동북아 3국 평화를 세계 평화로 이어갈 것"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107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6.3.1.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3·1절 107주년인 1일 "3·1혁명은 독립선언이자 평화선언이었으며 우리가 나아갈 평화와 공존의 미래를 제시한 나침반이었다"면서 "선열께서 간절하게 바랐던 평화와 공존의 꿈을 지금 여기 한반도에서부터 실현해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또 "엄혹한 국제정세를 맞이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한일 양국이 현실에 대응하고 미래를 함께 열어나가야 할 때"라며 "격변의 시대를 슬기롭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동북아의 화합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합동으로 이란을 공습하고 관세 전쟁으로 세계의 긴장이 극에 달한 현실 속에서, 3·1혁명의 평화 정신을 통해 한반도와 역내에 평화·공존을 강조하고, 동시에 세계 10위권 경제력과 세계 5위 군사력을 달성한 대한민국이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메시지를 발신한 것으로 풀이된다.

"선열들 바랐셨던 평화와 공존, 한반도에서부터"

"남북 신뢰회복 노력…무인기 재발 방지 제도화"

"북미 대화 조속한 재개 위해 '페이스 메이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107주년 3·1절 기념식 기념사를 통해 "3·1혁명이 일어났던 한 세기 전의 세계는 강자가 약자를 수탈하는 격변의 시대였다"며 "한 세기가 지난 오늘날 세계는 또다시 격변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2차 세계대전 이후 80여 년간 확립됐던 국제 규범은 힘의 논리에 의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같은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우리는 지난 역사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면서 "3·1혁명은 독립선언이자 평화선언이었으며 우리가 나아갈 평화와 공존의 미래를 제시한 나침반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107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6.3.1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세계 10위권의 경제력,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한 세계 5위 군사력을 갖춘 우리 대한민국은 세계 영향력 7위에 달하는 높은 문화의 힘으로 이해와 공감의 폭을 넓히고 평화를 확산하며 선열들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 가고 있다"면서 "선열께서 간절하게 바랐던 평화와 공존의 꿈을 지금 여기 한반도에서부터 실현해 나아가자"고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이를 위해 먼저 "그동안 수차례 밝힌 것처럼 우리 정부는 북측의 체제를 존중하며 일체의 적대 행위도 어떠한 흡수 통일 추구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낮추고 상호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여러 조치를 선제적으로 취해왔던 것처럼 한반도 평화와 남북 간 신뢰 회복을 위해 필요한 일들을 일관되게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이 정부의 뜻과 전혀 무관하게 벌어진 작년 무인기 침투 사건은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는 심대한 범죄 행위이자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다. 남북이 함께 살아가는 이곳 한반도에서 긴장과 충돌을 유발하는 행위는 그 어떤 변명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신뢰 조치의 일환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하고 제도적 방지 장치를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북측과의 대화 재개 노력도 계속해 나가겠다. '페이스 메이커'로서 북미 간의 대화가 조속히 재개될 수 있도록 미국은 물론 주변국과 충실하게 소통하겠다"며 "남북 간의 실질적인 긴장 완화와 주변국 협력을 통해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해 나갈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북측을 향해서도 "새로운 5개년 계획을 수립 시행해 나가는 만큼 조속하게 대화의 장으로 나와 어두웠던 과거를 뒤로하고 새로운 미래를 향해 앞으로 함께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107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고 헨리 닷지 아펜젤러의 유족인 증손녀 로라 아펜젤러 스가릴리아에게 건국훈장 애족장을 수여하고 있다. 2026.3.1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과거 직시하며 현재 과제 함께 푸는 실용외교"

"엄혹한 정세 속 협력…일본과 셔틀외교 지속"

"동북아 3국 평화를 세계의 평화로 이어갈 것"

이 대통령은 일본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과거를 직시하면서도, 실용외교를 통해 엄혹한 국제정세에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일본과의 '셔틀 외교' 의지를 다졌다.

이 대통령은 "한일 양국은 굴곡진 역사를 함께 해 왔다. 아직 우리 사회 곳곳에는 가슴 아픈 역사의 흔적이 남아 있고, 고통받는 피해자와 유가족 분들이 계신다"면서도 "엄혹한 국제 정세를 마주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한일 양국이 현실에 대응하고 미래를 함께 열어나가야 할 때"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주권정부는 실용외교를 통해 과거를 직시하며 현재의 과제를 함께 풀고,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앞으로도 일본과 셔틀외교를 지속하며 양국 국민들께서 관계 발전의 효과를 더욱 체감하고, 새로운 기회를 함께 열어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했다. 일본 정부를 향해서도 "양국이 '진정한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사이좋은 새 세상'을 열기 위해 호응해 주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나아가 이 대통령은 "격변의 시대를 슬기롭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동북아의 화합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일찍이 안중근 의사께서는 '동양평화론'을 통해 한중일 3개국 간의 협력이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길임을 역설한 바 있다"며 "동북아 평화와 화합의 의의를 되새기며 저는 올해 초부터 중국과 일본을 연이어 방문하여 한중일 3국이 공통의 접점을 찾아 소통하고 협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북아의 평화를 세계의 평화로 이어가고자 했던 선열들의 바람대로 화합과 번영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고 힘주어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107주년 3·1절 기념식에서 3·1절 노래를 제창하고 있다. 2026.3.1.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끝으로 "선열들께서는 작은 차이를 넘어 하나로 통합하여 독립을 이루고 대한민국의 기틀을 다졌다. 그 정신을 이어받은 위대한 대한국민들께서 함께 힘을 모아 우리가 가진 잠재력을 온전하게 발휘한다면 선열들께서 꿈꾸던 평화로운 세상을 현실로 만들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우리 순국선열과 애국지사께서 목숨을 바쳐가며 바라셨던 선진 민주 모범국가, 전쟁 걱정 없는 평화로운 한반도, 문화가 꽃피고 번영하는 대한민국을 우리가 함께 힘을 합쳐 만들어 나아가자. 3·1혁명의 정신으로 평화와 민주, 상생과 공영의 길을 함께 열어가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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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선 넘는’ 트럼프의 군사력 동원…언제까지 ‘치고 빠질’ 수 있을까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6/03/02 07:54
  • 수정일
    2026/03/02 07:54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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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6.03.01 16:11

  • 기사를 재생 중이에요

미국의 이란 공격 당시 상황을 함께 지켜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 참모진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수십 년 만에 새로운 전쟁을 일으키지 않은 최초의 대통령”이란 슬로건을 걸고 재선에 성공했다. 1기 행정부 시절 단 한 건의 전쟁도 발발하지 않았다는 것은 그가 내세운 가장 큰 치적 중 하나였다.

하지만 2기 행정부 들어 트럼프 대통령은 1년여 만에 소말리아·이란·예멘·시리아·이라크·나이지리아·베네수엘라 등 무려 7개 국가에 공습을 감행했다. 그중에서도 이번 이란 공격은 ‘정권 교체’를 목표로 내건 이란 전역 공습이었다는 점에서, 가장 전쟁에 가까워진 선택을 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군사작전을 거듭할수록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의 막강한 화력에 점점 더 도취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을 개시하면서 공개한 8분짜리 연설 동영상에서 “이란의 핵과 미사일이 미국에 ‘임박한 위협’을 초래해 선제공격에 나서게 됐다”고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이란이 중동 내 미군기지나 동맹국을 공격할 것이란 징후는 전혀 없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도 해당 영상에서 ‘임박한 위협’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

앤디 김 상원의원(민주·뉴욕)은 “만약 그토록 임박한 위협이 있었다면 왜 그동안 스티브 윗코프 미국 특사와 제러드 쿠슈너의 몇 차례 회담 외에 아무런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나”라며 “협상 후 며칠 만에 의회 승인도 없이 공습을 감행해선 안됐다”고 비판했다.

앞서 미국은 이란 정부가 반정부 시위대를 무참히 학살하자 지난 1월 26일부터 중동에 항공모함을 집결시키는 한편, 지난해 6월 이란 핵시설 폭격 이후 8개월 만에 핵 협상을 재개하는 냉온 양면작전을 펼쳤다. 그러나 핵 협상을 이끈 윗코프와 쿠슈너는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 평화협상까지 맡고 있어서, 미국이 과연 이란과 진지하게 협상할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을 자아냈다. 이 같은 의구심은 현실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우라늄 농축 권리를 포기하지 않자, 3차 협상만에 공격을 감행했다.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사망 소식에 오열하는 이란 시민들. 로이터연합뉴스

미 싱크탱크인 외교협회(CRF) 전 회장인 리처드 하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공격 시점을 지금으로 택한 것은 공격할 필요가 있어서가 아니라, 공격할 기회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처럼 ‘임박한 위협’이 있어서라기보단,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하메네이를 비롯한 이란 수뇌부들을 한꺼번에 사살할 수 있는 타이밍이 포착되자 공격을 감행한 것이란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보당국 관계자들을 인용해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 수뇌부들이 한꺼번에 모이는 회의 3건이 포착됐고, 오래 기다려온 끝에 잡은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 없다고 판단해 대낮에 공습 작전을 개시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공격으로 하메이니 뿐만 아니라 아지즈 나시르자데 이란 국방장관, 모하마드 파크푸르 이슬람혁명수비대 총사령관, 최고지도자 군사고문인 알리 샴카니 전 최고국방회의 사무총장 등이 숨졌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율 하락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면 전환용으로 이란 공격이란 카드를 꺼내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프리 엡스타인 파일,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무리한 단속에 이어 미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로 코너에 몰린 상황이다. 이란 공격을 통해 ‘강한 미국’을 과시할 경우 단기적으로 지지율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문제는 ‘힘을 통한 평화’에 도취된 트럼프 대통령이 얼마나 선을 넘을 것인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이란 핵시설 폭격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생포 작전이 예상과 달리 큰 후폭풍 없이 마무리되자 자신감을 얻고 이번엔 아예 이란 전면 공습으로 그 판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앞선 이란 핵시설 폭격과 마두로 대통령 생포는 ‘치고 빠지는’ 공격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작전과 차이가 있다. 만약 이란의 반격으로 미군 사망자가 발생하거나, 이란 정권 교체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결심 하에 공격을 장기화할 경우 공화당과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지지층 내에 큰 분열이 일어날 수 있다.

이미 마가 유명인사들 사이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미국 우파 논객이자 전 폭스 뉴스 앵커인 터커 칼슨은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이란 공격에 대해 “정말 역겹고 악랄한 행위”라고 규탄했다. 극우 인플루언서인 잭 포소비액도 “젊은 미국인들은 국내 정책에 훨씬 더 관심이 많다. 미국 중간선거가 있는 해에 이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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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트럼프 “하메네이 사살 성공…이란 국민, 조국 되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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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 림
  • 등록일
    2026/03/01 09:51
  • 수정일
    2026/03/01 09:51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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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6.03.01 07:54

  • 기사를 재생 중이에요

아야톨라 하메네이 소셜미디어 계정에 그의 죽음을 암시하는 듯 시아파 종교적 상징을 담은 이미지가 게시됐다. 엑스 계정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하메네이를 사살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역사상 가장 악랄한 인물 중 하나인 하메네이가 사망했다”며 “이는 이란 국민뿐 아니라 하메네이와 그의 피에 굶주린 폭력배 집단에 의해 살해되거나 불구가 된 위대한 미국인들, 그리고 전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을 위한 정의”라고 밝혔다.

그는 하메네이가 “이스라엘과 긴밀히 협력한 우리의 정보 역량과 고도로 정교한 추적 시스템을 피할 수 없었다”며 “다른 이란 지도자들 역시 속수무책이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이야말로 이란 국민이 자신의 나라를 되찾을 수 있는 가장 큰 기회”라며 “우리는 이란혁명수비대, 이란군, 그리고 기타 안보·경찰조직과 더 이상 싸우길 원치 않는다”고 회유했다. 이어 “그들 역시 면책을 바라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며 “지금 (투항하면) 면책받을 수 있지만, 나중에는 죽음뿐이다!”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라건대 이란혁명수비대와 경찰은 평화적으로 이란의 애국 세력과 합류해 하나의 단위로 협력하며, 그 나라가 마땅히 누려야 할 위대함을 되찾는 데 함께하라”고 강조했다.

이상한 과학의 나라 ACE

그는 “(우리의 공격으로) 하메네이의 사망뿐 아니라 단 하루만에 이 나라는 크게 파괴됐고, 초토화됐다”며 “중동 전역, 나아가 전 세계의 평화를 달성한다는 우리의 목표가 이뤄질 때까지, 강력하고 정밀한 폭격은 이번 주 내내, 필요하다면 그 이상 중단 없이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정부는 아직까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하메네이의 공식 엑스 계정에는 시아파 종교적 상징으로 가득한 이미지가 게시됐다. 이 이미지에는 불타는 칼을 든 성직자의 형상과 이맘 알리의 칭호인 ‘하이데르’(Hyder)가 쓰여 있는데, 이는 시아파 무슬림들이 전쟁 때 외치는 전투 구호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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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지지율 17% 쇼크…대구경북서도 민주당과 동률

이재명 정부 국정지지율 6개월 내 최고치 64%, 서울서만 16%p 급등

2026-02-28 10:52:26

 

국힘 17%·민주 45%, 대구경북서 28% 동률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이 장동혁 대표 취임 이후 최저치인 17%를 기록했다. NBS 전국지표조사(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2월 23~25일) 결과다. 직전 조사보다 5%p 떨어졌다. 민주당은 45%로 5%p 올랐고, 국민의힘은 20%대가 무너졌다. 콘크리트 지지층이 쇼크 상태라는 말이 당 안팎에서 나온다. 대구경북에서 국민의힘과 민주당 정당 지지율이 28% 대 28%로 동률이 나왔다. 서울은 민주당 41% 대 국민의힘 19%, 인천·경기는 민주당 49% 대 국민의힘 16%다. 대구경북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민주당에 열세였다. 장동혁 대표 직무수행 긍정평가는 23%에 그쳤고, 62%가 "잘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러다 영남 자민련 되는 것 아니냐"는 자조 섞인 우려가 흘러나오고 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64%로 최근 6개월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NBS 조사에서는 67%로 취임 후 최고치다. 조사기관에 따라 60% 중반에서 후반까지 올라와 있다. 정권 출범 직후와 1~2%p 차이에 불과하다. 지역별로는 서울 64%, 인천·경기 62%, 대전·세종·충청 68%, 광주·전라 82%, 부울경 61%다. 대구·경북에서도 긍정 평가 48%가 부정 평가를 10%p 이상 앞질렀다. 전 연령대, 전 지역에서 긍정이 부정을 앞서고 있다. 중도층도 53% 대 35%다.

서울 48%→64%, 부동산 승부수가 먹혔다

지난해 10월 한국갤럽 조사와 비교하면 변화가 선명하다. 서울은 48%에서 64%로 16%p 뛰었다. 대전·세종·충청은 55%에서 68%로, 부울경은 53%에서 61%로 올랐다. 대구·경북도 42%에서 48%로 상승했다. 핵심 지지 기반인 광주·전라는 80%대의 견고한 지지율을 유지했다. 주로 서울, 충청권, 부울경에서 급격한 상승이 나타났다.

서울 상승의 동력은 부동산 정책이다. 선거를 앞두고 집값 잡기는 통상 무모한 카드로 분류된다. 아파트값이 올라도 속상한 사람이 있고, 떨어지면 서민이 힘들어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퇴로를 차단하고 "이 정권의 명운을 걸겠다"고 했다. 승부수가 먹혔다. 대전·세종·충청의 상승은 행정통합 추진 효과로 읽힌다. 한겨레도 '이재명 전성시대'라는 분석 기사를 냈다. 부동산 투기 근절 정책을 높이 평가하면서 "무능한 여의도가 대통령을 돋보이게 하는 조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썼다. 과거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 박한 논조를 유지해왔던 한겨레와 경향신문의 변화 자체가 하나의 뉴스다.

국힘, 장동혁·한동훈 갈등 속 존재감 실종

국민의힘은 지금 뭘 해도 뉴스가 되지 않는 상황이다. 윤석열 1심 무기징역 선고 직후 장동혁 대표는 하루 고민 끝에 윤석열을 버리지 못했다. 무죄 추정의 원칙을 내세우며 상고심까지 보겠다고 했다. 콘크리트 지지층 20%를 사수하겠다는 판단이었는데, 그 20%마저 무너져 17%가 됐다.

장동혁 대표는 두 가지 선택지 앞에 서 있다. 지방선거 패배를 감수하고 당권을 지킬 것인가, 당권을 내려놓고 지방선거를 택할 것인가. 여기에 한동훈 전 대표가 대구에 내려가 재기를 모색하고 있다. 전통시장을 돌며 쇼츠 촬영도 하고, 모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지방선거까지 국민의힘 뉴스는 장동혁과 한동훈의 대립으로 채워질 공산이 크다. TK가 갑자기 당내 각축장이 됐다.

대전충남 통합, 국힘 반대의 이면에 '강훈식 포비아'

대전충남 통합법이 법사위 상정 보류됐다. 다음 주가 사실상 마지막 시한인데, 통과가 쉽지 않아 보인다. 원래 대전충남 통합은 국민의힘이 먼저 주장했던 이슈다. 국민의힘 소속 지자체장들과 의원들이 적극적으로 드라이브를 걸었다. 그런데 이재명 정부가 "괜찮은 것 같다"며 받아들이자 국민의힘이 반대로 돌아섰다. 대통령이 "반대하시면 강행할 생각 없다"며 한 발 빼니, 대전충남 주민들이 난리가 났다.

충청권 지역 언론인들 사이에서는 다른 분석이 나온다. 대전충남이 메가시티가 되면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비서실장을 내려놓고 통합 단체장 선거에 나올 가능성이 높았다. 누가 봐도 당선이 유력한 인물이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통합하면 강훈식에게 통째로 내주고, 분리된 상태에서 군소 지자체라도 몇 개 가져가는 편이 낫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정치 판단의 중심에 국민이 아니라 정당의 이해관계가 있다는 비판이 대전충남에서 들끓고 있다. 국민의힘 17% 지지율 폭락의 주요 원인으로 이 문제가 지목된다.

반면 대구경북은 분위기가 다르다. 여기는 주민들도 지역 의원들도 통합에 찬성한다. 국민의힘 당원들이 비밀투표까지 해서 찬성으로 뒤집었다. 다음 주 법사위 상정이 유력하다. 광주전남은 이미 통합이 확정됐다. 대구경북과 광주전남이 통합하는데 충청만 국민의힘이 막고 있으면 체면을 구기게 된다.

공취모, "출범 즉시 국정조사를 끌어냈다"

공소취소 의원 모임(공취모)을 둘러싼 논란은 정리 국면에 들어갔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미친 모임"이라고 했고, 청와대와 당 지도부가 중재에 나서면서 공취모 활동은 당 공식 기구로 흡수됐다. 한병도 원내대표가 단장을 맡는 공소취소 국정조사 추진위원회가 출범했다.

그런데 공취모가 만들어진 배경을 들여다보면 풍경이 달라진다. 지난해 12월부터 검찰 조작 기소 TF 소속 의원들이 고발을 하고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는 말도 기사 한 번 나오고 끝났다. 그 사이 2개월이 합당 논란과 1인1표 이슈, 특검 추천 파동으로 날아갔다.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의 피해자들은 구치소에서 시간만 보내고 있었다. 법무부장관이 공소취소를 지휘하면 되지 않느냐는 지적도 있지만, 검찰 내부에서 집단적인 반발 기류나 소극적인 태도가 감지된다는 관측이 나온다. 장관 혼자 조중동의 공격을 맞서 싸울 수 없고, 국회에서 함께 싸워줘야 하는데 당 지도부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래서 의원들이 외곽 모임을 만든 것이다.

공취모는 출범하자마자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국정조사가 당 공식 기구로 추진되기 시작했다. 조중동과 한겨레는 "공취모를 자제하라"는 데 에너지를 쏟았고, 국정조사 자체에 대해서는 더 이상 비판 기사를 쓰지 못하는 구도가 만들어졌다. 공취모가 없었다면 민주당이 국정조사를 시작하겠다고 발표하는 순간 "이재명 방탄 국회"라는 사설이 쏟아졌을 것이다.

청와대 내부 반응도 취재됐다. 공취모 출범 초기, 청와대 참모들은 따뜻한 온도로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한겨레·조선일보가 연일 비판하고 유시민 작가까지 가세하면서 일주일 사이에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규연 홍보수석이 MBC에 나와 "제도적인 틀 안에서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첫 입장과 마지막 입장이 달라진 것이다. 당정 간 협의를 거쳐 공취모를 당 공식 기구로 전환하는 출구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인터뷰에서 "정치인들이 먼저 더 열심히 했어야 될 문제인데 시간이 너무 지나서 안타깝다"며 "이미 성과를 냈고, 민주당은 이걸 더 움직이도록 도움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법왜곡죄 수정안, 정청래 강행에 김용민 표결 불참

법왜곡죄 수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했다. 법관·검사 처벌 대상을 형사사건에 한정하고, 합리적 범위 내 재량 판단은 해당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추가했다. 문제는 과정이었다.

법사위에서 3개월 넘게 내부 토론을 거쳐 만든 법안이었다. 그런데 본회의 표결 하루 전, 정청래 대표가 의원총회를 열어 수정안을 밀어붙였다. 법사위원들의 의견을 따로 묻지 않았다. 김용민 의원이 법사위 의견 존중을 요구하자 정청래 대표는 "나도 법사위원장 해봤지만 갑자기 조정하는 일도 있다"고 했다. 김용민 의원은 결국 본회의 표결에 불참했다. 본인이 주도한 법안이었다.

이재명 대표 시절에는 법사위 의견을 항상 들어가면서 처리했다는 증언이 나온다. 박찬대 원내대표 시절에는 의견이 안 모아지면 다음 날 또 의원총회를 열었다. 또 안 되면 그다음 날 또 열었다. 의원들이 지쳐서 "당 지도부에 위임하겠다"고 하면 그때 추진했다. 지금과 리더십이 다르다는 지적이 당 안에서 나온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전국 법원장 회의를 열어 무언의 시위를 했고, 법조 출입 기자들을 통한 로비, 참여연대의 위헌 논란 제기가 이어졌다. 본회의 하루 전 이런 파상적 압력에 정청래 대표가 밀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송영길 복당 확정, 차기 당대표 지형 흔든다

송영길 전 대표의 복당이 확정됐다. 탈당에 따른 공천 20% 감점 페널티도 적용되지 않는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패널티를 없애는 방식을 고민하느라 시간이 길어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제주지사 출마를 준비 중인 친정청래계 인사 중 탈당 경력이 있는 인물이 있어, 이 사람의 패널티 면제를 위한 명분 쌓기가 아니냐는 관측도 정가에서 나온다.

뉴스토마토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층 한정 차기 당대표 지지율은 송영길 전 대표가 28%로 1위를 차지했다. 복당도 안 된 시점의 조사다. 8월 전당대회의 변수가 커지고 있다. 계양을 지역구를 놓고 김남준 전 대변인과 미묘한 기싸움이 벌어지고 있지만, 박찬대 전 원내대표의 인천시장 출마로 연수갑이 재보궐 선거구로 확정되면서 양쪽이 각각 나누어 출마하는 방식으로 3주 안에 교통정리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강원지사 후보는 우상호 전 정무수석으로 확정됐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가 확정한 1호 공천이다. 지방선거 모드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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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는 광복절인데, 3월 1일은 왜 삼일절이라고 부를까

AI로 생성한 3.1 운동 이미지 ⓒ 오마이뉴스

삼일절이 다가오고 있는 와중에, 예로부터 궁금한 점이 있었다. 8월 15일은 '광복절'이고, 10월 3일은 '개천절'이며, 7월 17일은 '제헌절'이다. 모두 그날의 의미가 이름 속에 담겨 있다. 그런데 유독 3월 1일만은 숫자로만 기억된다.

'삼일절'. 우리는 왜 독립을 선언한 날을 숫자로만 부르고 있을까.

1919년 3월 1일, 조선의 독립을 세계 만방에 알리기 위해 작성된 기미독립선언서는 이렇게 시작한다.

"오등(吾等)은 자(玆)에 아(我) 조선(朝鮮)의 독립국(獨立國)임과 조선인(朝鮮人)의 자주민(自主民)임을 선언(宣言)하노라."

이 문장은 요청이 아니다. '독립하게 해 달라'가 아니라 '독립국임을 선언한다'는 문장이다. 주권의 주체 역시 분명하다. 조선이라는 나라의 황제도, 지배층인 양반도 아닌, 조선인 자신이다. '자주민'이라는 표현은 혁명적인 개념이었다. 신민도, 백성도 아닌, 스스로 주인인 '사람'이라는 선언이었다.

3·1 독립선언은 일본 제국에 무언가를 요구한 문서가 아니라, 조선이 어떤 나라가 될 것인지를 스스로 규정한 선언이었다. 선언서 어디에도 왕정 복고를 요구하는 문장은 없다. 대신 '독립국', '자주민', '민족'이라는 말이 반복된다. 이는 3월 1일의 선언이 국민이 주권의 주체가 되는 나라를 선택한 선언이었음을 보여준다.

이 선언을 바탕으로 같은 해 4월 11일 상하이에서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수립된다. 임시정부는 임시헌장 제1조에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제로 함"이라고 명시했다. 이건 동아시아 역사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중국이 신해혁명으로 공화정을 선택한 게 1912년이었고, 일본은 여전히 천황제 국가였다. 조선은 왕조가 무너진 지 10년도 안 돼 민주공화국을 선언한 것이다.

그 기원이 바로 3월 1일이었다. 3월 1일은 시위의 시작이 아니라, 국가 구상의 출발점이었다. 임시정부는 이 날을 '독립선언일'로 불렀다. 임시정부는 수립된 그해부터 3월 1일의 의미를 명확히 하고, 1920년에 3월 1일을 국경일로 정식 지정했다. 그리고 그 명칭을 '독립선언일'로 정했다.

1921년 3월 1일, 독립선언 2주년 기념식이 상하이에서 열렸다. 이른 아침부터 상하이 곳곳의 한인들은 상점에 태극기를 걸어 이 날을 기념하고 축하했다. 공식 명칭은 분명했다. '독립선언일'이었다. 일제강점기 내내 3월 1일은 독립운동가들과 광복을 염원하는 민족 전체의 가장 큰 기념일이었다. 1945년 광복 이후에도 이 전통은 계속됐다.

그런데 어느 순간, '독립선언일'이라는 이름은 사라지고 '삼일절'만 남았다. 하지만 헌법은 이미 3·1의 의미를 분명히 하고 있다. 대한민국 헌법 전문은 이렇게 말한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고..."

헌법은 대한민국의 출발점을 1948년 정부 수립이 아니라, 1919년의 독립선언과 임시정부에 두고 있다. 이건 단순한 수사가 아니다. 법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 헌법이 1919년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명시함으로써, 우리는 법적으로도 일제강점기 내내 주권국가였다는 정통성을 확보한다.

이름은 기억의 방식이다

▲기미독립선언서1919년 3월 1일 민족대표 33인이 공표한 기미독립선언서(己未獨立宣言書). 앞면 상단에 태극기 문장을 중심으로 좌우에 독립만세(獨立萬歲)가 인쇄되고, 중앙에 선언서 본문과 공약 3장, 민족대표 33인의 명단이 기재되어 있다. ⓒ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현행 '국경일에 관한 법률'을 보면 차이가 분명하다. 광복절, 제헌절, 개천절은 모두 의미가 드러나는 이름을 갖고 있다. 반면 3월 1일만 유독 숫자로만 불린다.

이 차이는 사소하지 않다. 이름은 기억의 방식이기 때문이다. '삼일절'이라는 명칭은 그날이 무엇을 선언한 날인지 설명하지 않는다. 그 결과, 3월 1일은 점점 만세운동, 거리 시위, 유관순 열사의 이미지로만 기억된다.

실제로 젊은 세대에게 삼일절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만세 부른 날", "독립운동한 날" 정도의 답이 돌아온다. 독립을 '선언'한 날이라는 답은 잘 나오지 않는다. 그날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시작점이었다는 인식은 더욱 희미하다.

'광복절'이라는 이름은 빛을 되찾은 날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고, '제헌절'은 헌법을 만든 날이라는 사실을 바로 알려준다. 하지만 '삼일절'은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는다.

세계는 '선언의 날'을 독립기념일로 기념한다

미국의 독립기념일은 1776년 7월 4일이다. 이날은 전쟁이 끝난 날도, 영국이 독립을 승인한 날도 아니다. 독립선언문을 채택한 날이다. 실제로 미국 독립전쟁은 1783년까지 계속됐다. 하지만 미국인들은 전쟁이 끝난 날이 아니라, 독립을 선언한 날을 기념한다.

베트남은 1945년 9월 2일, 호찌민이 하노이 바딘 광장에서 독립선언문을 낭독한 날을 국경일로 기념한다. 프랑스와의 전쟁은 그 후에도 9년이나 계속됐지만, 베트남인들은 선언의 날을 택했다.

아일랜드는 1916년 4월 24일 부활절 봉기를 독립운동의 상징으로 기억한다. 이 봉기는 실패로 끝났고, 주동자들은 처형 당했다. 하지만 이 봉기에서 낭독된 '아일랜드 공화국 선포문'이 훗날 아일랜드 독립의 법적, 정신적 기반이 됐다. 그래서 아일랜드인들은 성공한 독립의 순간이 아니라, 선언과 희생의 날을 역사의 시작점으로 삼는다.

식민 지배를 경험한 나라 대부분이 독립을 '완성된 순간'이 아니라 선언된 순간으로 기억한다. 주권은 누군가 허락해서 생기는 게 아니라, 스스로 선언함으로써 시작된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 기준에 따르면, 우리에게 해당하는 날은 분명하다. 1919년 3월 1일이다. 그리고 임시정부가 이미 그렇게 명명했다. '독립선언일'이라고.

광복절과 3·1의 역설

우리는 8월 15일을 '광복절'이라고 부른다. 광복절은 일제가 항복한 날이지, 우리가 독립을 선언한 날이 아닌데도 의미 있는 이름을 갖고 있다.

반면 3월 1일은 우리가 스스로 독립을 선언한 날인데, 숫자로만 불린다. 어쩌면 우리는 '독립을 되찾은 날'보다 '독립을 선언한 날'을 더 어색하게 생각해 왔는지도 모른다. 선언은 능동적 행위다. 주체적 결단이다. 반면 광복은 결과다. 국가의 기원을 말할 때 우리는 우리 스스로의 능동적 결단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1919년 3월 1일, 사람들은 독립을 '요청'하지 않았다. 선언했다. 일본 제국의 허락을 구하지 않았다. 조선이 독립국임을 스스로 규정했다. 그 선언이 당장 현실이 되지 않았어도, 선언 자체가 이미 정치적 행위였고, 역사를 바꾸는 시작점이었다.

3월 1일을 독립선언기념일로 부르는 것은 단순히 과거를 바로 부르자는 문제가 아니다. 이건 현재를 어떻게 살 것인가의 문제이기도 하다. '독립선언기념일'이라는 이름은 우리를 다른 위치에 놓는다. 선언하는 사람, 스스로 규정하는 사람, 권리를 주장하는 사람.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도 시민들은 끊임없이 선언한다. 광장에서, 법정에서, 일상에서. 부당한 현실에 맞서 "이건 아니다"라고 말하고, "우리에겐 권리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게 민주주의다. 누군가 허락해줄 때까지 기다리는 게 아니라, 스스로 선언하는 것.

3월 1일을 독립선언기념일로 부르는 것은, 바로 그 정신을 기억하자는 뜻이다. 우리는 기념하는 사람이기 이전에, 선언하는 사람이라는 것.

삼일절의 이름을 바로 세우는 일, 정명(正名)

3월 1일은 이미 헌법 속에 있다. 문제는 우리가 그 사실을 어떻게 부르고, 어떻게 기억하느냐다. '삼일절'이라는 이름은 그날의 의미를 담기에는 너무 작다. 3월 1일은 만세의 날이기 이전에, 대한민국이 말로 먼저 태어난 날이다. 민주공화국이라는 꿈이 처음 선언된 날이다.

법을 바꾸는 건 어렵지 않다. '국경일에 관한 법률' 제2조 1항을 "삼일절: 3월 1일"에서 "독립선언기념일: 3월 1일"로 고치면 된다. 정확히 말하면 임시정부가 정했던 이름을 되돌리는 일이다.

하지만 이름을 바꾸는 건 단순히 조문을 수정하는 일이 아니다. 우리가 우리 역사를 어떻게 이해하고, 어떻게 계승할 것인지를 다시 묻는 일이다. '삼일절'이 아니라, 독립선언기념일로 불릴 충분한 이유가 이미 역사와 헌법 안에 있다. 이제 남은 것은 그 사실을 외면할지, 정면으로 받아들일지에 대한 우리의 선택이다.

그리고 그 선택 역시, 어쩌면 하나의 선언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어떤 시민으로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삼일절#기미독립선언#독립선언기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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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혁명 107주년 615개 단체 시민선언, "역사정의가 바로 서야 평화도 가능" (전문)

이홍정 평화연대 상임대표, "동맹현대화·한미일 군사협력 거부하고 동북아 평화안보체제 구축나서라"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6.02.28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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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0
 
한일역사정의행동과 615개 연명 단체들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평화의소녀상 앞에서 △일본 극우정권 규탄과 사죄 촉구 △국내 친일·극우 적폐 청산 △평화 수호 및 3.1혁명 정신 계승을 다짐하는 '3.1혁명 107주년, 한일 역사정의와 평화를 위한 시민선언'을 발표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한일역사정의행동과 615개 연명 단체들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평화의소녀상 앞에서 △일본 극우정권 규탄과 사죄 촉구 △국내 친일·극우 적폐 청산 △평화 수호 및 3.1혁명 정신 계승을 다짐하는 '3.1혁명 107주년, 한일 역사정의와 평화를 위한 시민선언'을 발표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107년 전 오늘은 국권을 침탈한 제국주의 일본에 맞서 온 민족이 자주독립국가의 염원을 안고 떨쳐 일어선 3.1혁명의 전야이다.

한일역사정의행동과 615개 연명 단체들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평화의소녀상 앞에서 107년이 지나도록 마주한 현실은 참담하기 그지없다는 감회와 함께 △일본 극우정권 규탄과 사죄 촉구 △국내 친일·극우 적폐 청산 △평화 수호 및 3.1혁명 정신 계승을 다짐하는 '3.1혁명 107주년, 한일 역사정의와 평화를 위한 시민선언'을 발표했다.

참가자들은 시민선언문을 통해 일본 다카이치 시나에 내각은 △침략전쟁 미화 △식민지 전쟁범죄 부정 △평화헌법 개정 공언 등 거침없는 극우적 행보를 통해 동북아시아를 전쟁 위기로 몰아넣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여전히 위헌·위법한 내란을 옹호하는 친일 적폐세력들이 결집을 시도하는 등 엄중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과 강제동원 피해자를 비롯해 관동대지진과 사할린 등에서 학살당한 수많은 조선인 희생자들의 한은 아직도 풀리지 않고 있다며, "침략을 미화하고 전쟁을 부추기는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 시도에 맞서고, 우리 안의 친일 잔재와 내란 옹호세력을 단호히 청산"하는 제2의 3.1혁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일본 다카이치 정권의 군국주이 폭주와 역사부정에 대해 엄중한 경고를 보내고 △친일·뉴라이트 적폐 청산과 역사정의 실현 △역사정의회복위원회의 신속한 구성 △한반도 평화 위협하는 한미일 군사동맹 반대 등 결의를 밝혔다.

시민선언 참가자들이 한반도 평화 만세! 민족 자결, 자주 독립 만세!를 외치며 기자회견을 마쳤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시민선언 참가자들이 한반도 평화 만세! 민족 자결, 자주 독립 만세!를 외치며 기자회견을 마쳤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은 "3.1혁명은 단순한 독립운동이 아니라 제국주의와 식민주의 궁국주의에 맞선 민중주권의 선언이었다. 착취의 억압에 맞서 인간의 존엄과 평화를 선택한 혁명이었다"고 하면서 107년이 지난 지금도 끝나지 않은 3.1혁명의 정신과 과제를 언급했다.

한반도 불법강점을 인정하지 않고, 성노예제와 강제동원, 민간인학살 등 중대 전쟁범죄에 대해 역사적·법적 책임을 피하고 있는 일본 정부가 재무장을 시도하는 것은 "동아시아를 다시 긴장과 대결의 시대로 밀어넣는 위험한 선택"이라며, "식민주의와 군국주의, 전쟁범죄를 부정하고 미화하는 모든 시도에 맞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이홍정 자주통일평화연대 상임대표의장은 다카이치 총리의 자민당이 △선제공격을 위한 방위비증액 △헌법9조의 전수방위원칙 무력화 △미일 군사일체화를 통한 반격능력 실천배치 현실화 △한반도와 대만해협 유사시 미군과 즉시 개입할 수 있는 작전준비 완료 등 더 이상 전후체제에 머물지 않고 '전쟁가능한 보통국가'로 진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한미일 3국 군사협력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은 일본의 재무장과 함께 한미동맹 현대화를 통해 주한미군의 성격을 대북 견제용에서 대만 사태나 남중국해 분쟁에 투입될 수 있는 유연한 전력으로 재편함으로써 이제 대한민국은 미중 분쟁의 발진 기지로 연루되어 중국의 1차 타격 목표가 되는 공포를 현실화하게 되었다"고 하면서 "일본이 주권행사라고 주장하며 한국의 사전 동의 없이 북한에 반격능력을 행사한다면 한반도는 다시 핵 전쟁을 불사하는 대리 전쟁의 장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권은 한국의 평화 안보 주권을 위협하는 한미일 신냉전 군사협력체제와 한미동맹현대화 전략을 거부하고 동북아시아 공동의 평화안보 체제를 구축하는 전략적 균형자로 적극적 평화 외교에 나설 것", "트럼프 정권은 동맹국을 대중국 인도·태평양 패권 전략에 종속시켜 전쟁 도구화하는 제국주의 만행을 중단하고 한미, 미일 동맹을 적극적 평화를 구축하는 평화 동맹으로 전환할 것", "다카이치 정권은 극우정치, 역사부정 세력과 결별하고 평화헌법을 준수하여 전쟁가능한 군사대국화 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제국주의 침략전쟁의 역사와 역사정의 부정, 독도영토 주장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할 것"을 촉구했다.

이연희 평화주권행동 평화너머 공동대표는 "2024년부터 제주도 남방 남중국에서 진행되는 한미일연합훈련, 다영역훈련, 프리덤엣지훈련이 정례화되었고 이 훈련은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대결과 전쟁을 선동해서 극우 파시즘 정권이 강화되고 있다"고 우려하고, 박세희 진보대학생넷 서울인터넷 대표는 "전범국으로서 일말의 책임과 반성도 외면한 채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평화헌법 개정을 시도하는 행보를 이어가는 일본의 도발적인 움직임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자명하다"며 다카이치 내각의 극우정치를 규탄했다.

김영환 민족문제연구소 대외협력실장은 "지난 19일 일본 국회의 안보법제 통과 기념일에 맞춰 1천여 명의 일본 시민들이 '응원봉'을 들고 이를 규탄하는 행동을 벌였다"는 소식을 전하고는 "과거 선열들이 3.1혁명을 통해 동양의 평화를 이루려고 했던 것처럼 이제 우리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의 평화를 생각하며 앞으로 일본의 시민들과 연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2018년 강제동원 대법원 판결과 2021년, 2023년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들의 기념비적 판결을 이미 역사에 기록했다. 이제 이를 실현하는 일만 남아 있다"고 하면서 "다카이치 정권도 평생가지 않는다. 언젠가는 역사정의를 바로 세우고 식민지를 극복할 날이 올 것"이라고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야노 히데키 일본 강제동원 문제해결과 과거청산을 위한 공동행동 사무국장은 최상구 지구촌동표연대 대표가 대독한 발언을 통해 "윤석열의 내란을 저지하고 민주주의를 지켜낸 한국 시민들에게 연대의 인사를 전한다"며, "다카이치 정권의 대규모 군비 확장과 개헌시도를 저지하고 강제동원 및 성노예제 피해자의 인권과 존엄 회복을 위해 일본 시민사회도 결코 포기하지 않고 연대하여 싸우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이상규 진보당 서울시장 후보는 "윤석열 정권의 첫째까는 중점사업 중 가장 뚜렷한 성과를 낸 영역이 바로 한일군사동맹이다. 한일군사동맹이 실질화되자 일본의 군국주의는 날개를 달았다"고 비판했다. 

"내란종식과 극복은 안으로는 사회대개혁으로, 밖으로는 동북아 평화로 이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 선언문] 3.1혁명 107주년, 한일 역사 정의와 평화를 위한 시민 선언 (전문)

 

"다시 3.1혁명의 정신으로, 침략과 역사 부정의 시대를 넘어 정의와 평화의 새 역사를 쓰자!"

오늘 우리는 3.1혁명 107주년을 맞이하여, 일본 제국주의의에 폭압에 맨몸으로 항거했던 선조들의 숭고한 민중항쟁 정신을 되새기며 이 자리에 섰다.

그 날의 자주 독립과 평화, 민주공화정의 기치는 오늘날 대한민국의 뿌리가 되었고, 불의에 항거하는 민주 시민들의 항쟁으로 면면이 이어져 왔다.

그러나 107년이 지난 지금 우리가 마주한 한일 안팎의 현실은 참담하기 그지없다.

일본에서는 아베 정권을 능가하는 최악의 극우 정권인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이 출범하여 폭주하고 있다. 이들은 침략 전쟁을 '자존자위(自存自衛)의 전쟁'으로 미화하고, 강제 동원과 일본군 성노예제라는 명백한 식민지 전쟁 범죄를 부정하며 역사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고 있다. 중의원 선거 압승을 등에 업은 다카이치 정권은 평화헌법 개정을 공언하고 '반격능력' 확보와 대만 유사시 개입을 운운하며 동북아를 전쟁의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독도 침탈 야욕은 단순한 우려를 넘어 현실적인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으며, 굳건했던 '비핵 3원칙'마저 흔들리고 있다.

국내 상황 또한 엄중하다. 

'국민주권 정부'가 들어섰음에도 사회 곳곳에 똬리를 든 친일 뉴라이트 세력은 여전히 건재하다. 시민과 국회의 끈질긴 노력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보호법'이 통과되고 수요 시위가 평화의소녀상 곁으로 돌아오는 등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으나, 극우 세력은 일본 우익과 연대하며 파렴치한 역사 왜곡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분노스러운 것은 이들 역사 부정 세력이 윤석열 정권 당시의 위헌 위법한 내란 시도를 여전히 미화하며 결집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극우 내란을 옹호하는 자들의 눈치를 보는 국킴의힘 등 정치권의 작태는 우리 사회 내 적폐가 얼마나 뿌리 깊은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그 사이 피해자들의 고통은 깊어만 가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은 가해국 일본을 상대로 한 항소심에서 값진 승소를 거두었고, 강제동원 피해자들 역시 구마가이구미, 미쓰비시중공업 등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 잇따라 승소했다. 그러나 일본의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은 여전히 요원하다.
가해 기업들은 배상 책임을 철저히 무시한 채 기만적인 교류사업으로 본질을 흐리고 있으며, 이제 단 여섯 분만 생존해 계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시간은 속절없이 흐르고 있다.
나아가 관동대지진과 사할린 한인 학살, 조세이 탄광의 차가운 바다에 방치된 수많은 희생자의 한(恨)은 아직도 풀리지 않았다.

지금 우리에게는 '제2의 3.1 혁명'이 필요하다.

우리는 침략을 미화하고 전쟁을 부추기는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 시도에 맞서고, 우리 안의 친일 잔재와 내란 옹호 세력을 단호히 청산하기 위해 굳게 연대할 것이다. 이재명 정부 역시 일본의 부당한 도발에 맞서 주권자인 시민의 뜻을 받들어 역사 정의와 주권을 당당히 수호해야 한다.

이에 오늘 모인 615개 시민사회단체와 주권자들은 안팎의 역사 부정 세력과 다카이치 정권의 폭주에 엄중한 경고를 보내며 역사 정의와 평화 실현을 위해 다음과 같이 결의한다.

하나. 일본 다카이치 정권의 군국주의 폭주와 역사 부정을 강력히 규탄한다.

일본 정부는 침략 전쟁 미화와 강제 동원·일본군 '위안부' 범죄를 범죄 부정을 즉각 중단하고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에 나서라.

독도 영유권 주장과 '전쟁 가능한 국가'를 향한 평화헌법 개정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

하나. 친일·뉴라이트 적폐를 청산하고 역사 정의 실현하라.

이재명 정부는 반헌법적 친일·뉴라이트 인사를 즉각 파면하고, 일본군'위안부' 역사를 왜곡하고 피해자를 모욕하는 역사 부정 세력을 엄단해야 한다. 또한 굴욕적인 '강제동원 제3자 변제안'을 공식 철회하라.

하나. 역사정의회복위원회를 신속히 구성하라.

식민지 과거사 문제를 정권이나 사안별 대응이 아닌 근본적이고 올바른 해결을 위한 항구적이고 체계적인 국가 시스템을 통해 역사정의 실현을 위한 (가칭)역사정의회복위원회를 구성하라.

하나. 한반도 평화 위협하는 한미일 군사동맹 반대한다.

일본의 군사 대국화를 용인하고 동북아 신냉전과 전쟁 위기를 부추기는 한미일 군사협력을 즉각 중단하라.

 

2026년 2월 28일 

3.1혁명 107주년, 한일 역사 정의와 평화를 위한 시민 선언 참가자 및 615개 연명 단체 일동


공동주최 단체 615개

KIN(지구촌동포연대), ncck 인권센터, S.P.RING 스프링 세계시민연대, 감리교목회자회, 강동구평화의소녀상시민위원회, 강제동원시민모임, 강진군농민회, 거제시농민회, 거창군농민회, 거창군여성농민회, 거창진보연합,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광주전남지부, 겨레하나, 경기광주여성회, 경기민중행동,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경기자주여성연대, 경기진보연대, 경남겨레하나, 경남여성연대, 경남진보연합, 경산시농민회, 경산시여성농민회, 고령군농민회, 고성군농민회, 고성군여성농민회, 고창군농민회, 고창군여성농민회, 고흥군농민회, 곡성군농민회, 공주시농민회, 광양진보연대, 광주시농민회, 광주여성회, 광주전남 추모연대, 광주전남겨레하나, 광주전남추모연대, 광주진보연대, 괴산군농민회, 교수노조 대경지부, 교육희망울산학부모회, 구례군농민회, 구례군여성농민회, 구속노동자후원회, 국민주권연대, 국민주권연대 광주지역본부, 군산시농민회, 김복동의 희망, 김제시농민회, 김제시여성농민회, 김천시농민회, 김포시농민회, 김해시농민회, 김해진보연합, 나주시농민회, 나주시여성농민회, 나주진보연대, 남양주여성회, 남원시농민회, 남해군농민회, 남해군여성농민회, 남해민중연대, 남해여성회, 노동당제주도당, 노동문예창작단 가자, 노동희망발전소, 녹색당, 논산시농민회, 논산시여성농민회, 단양군농민회, 담양군농민회, 당진시농민회, 당진시여성농민회, 당진어울림여성회, 대구경북겨레하나, 대구경북대학생진보연합, 대구경북주권연대, 대구경북진보연대, 대전기독교교회협의회(NCCD) 정의평화위원회, 대전기독교윤리실천운동, 대전민예총, 대전산내사건희생자유족회, 대전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전청년회, 대전충남겨레하나, 대전충청5.18민주유공자회, 대전통일의병, 대전평화여성회, 대학생역사동아리연합, 대학생자주모임’한가람’,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대한예수교 장로회 광주노회 인권위원회, 독일 베를린 코리아협의회 Korea Verband e.V., 독일 함부르크 촛불행동, 동학천도교보국안민실천연대, 디아스포라연구소, 디자인 밝은세상, 무안군농민회, 무안군여성농민회, 무주군농민회, 민들레, 민족문제연구소, 민족문제연구소 대전지부, 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단체 광주전남연대회의, 민족자주평화통일중앙회의, 민족통일애국청년회, 민주노동자전국회의, 민주노동자전국회의 경남지부, 민주노동자전국회의 광주지부, 민주노동자전국회의 울산지부, 민주노동자전국회의 전남지부, 민주노련 광성지역, 민주노련 광주상무지역, 민주노련 광주양동지역, 민주노련 구로금천지역, 민주노련 김포지역, 민주노련 남동지역, 민주노련 노량진지역, 민주노련 노량진수산시장지역, 민주노련 동대문중랑지역 , 민주노련 동작지역, 민주노련 무안지역, 민주노련 북동부지역, 민주노련 북부지역, 민주노련 서강지역, 민주노련 서부지역, 민주노련 송파지역, 민주노련 시흥지역, 민주노련 안산지역, 민주노련 안산동부지역, 민주노련 여수지역, 민주노련 영등포지역, 민주노련 용인지역, 민주노련 인천지역, 민주노련 인천서부, 민주노련 중부지역, 민주노점상전국연합, 민주노련 충청지역, 민주노련 푸른길지역, 민주노련 경산지역, 민주노련 부산기장지역, 민주노련 울산지역, 민주노련 지산지역, 민주노련 신매지역, 민주노련 오천지역, 민주노련 동울산지역, 민주노련 함안지역, 민주노련 구포지역, 민주노련 대변항지역, 민주노총 강원지역본부, 민주노총 경기지역본부,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 민주노총 경북지역본부,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 민주노총 부산본부,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 민주노총 세종충남지역본부,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민주노총 인천지역본부, 민주노총 전남지역본부, 민주노총 전북지역본부, 민주노총 제주지역본부,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 민주노총제주본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민주평등사회를위한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 4ㆍ19문화원, 5.18민족통일학교, 6.15남측위원회 언론본부, 6.15학술마당, 6월 민주항쟁계승사업회, AOK(Action One Korea), 가톨릭농민회, 경기자주통일평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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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수당한 王 찰스1세와 '손바닥 王' 윤석열의 무기징역을 보며

[박세열 칼럼] 찰스1세를 돌이켜보며 우리의 민주주의를 생각한다

박세열 기자 | 기사입력 2026.02.28. 03:58:22

윤석열의 내란 수괴 재판에서 참수형을 당했던 17세기 영국의 왕 찰스1세가 언급됐다. 뜬금없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역사에서 교훈을 찾는다는 점에서 이 사례는 지귀연 재판부의 인용 목적 외에도 다양하게 사용될 수 있다.

지귀연 판사가 찰스1세를 언급한 건 지난 2월 윤석열이 1심 결심 공판의 최후 진술에서 한 다음의 주장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의 법정 최후 진술은 온갖 파렴치한 거짓말과 정신병리학적 허위 망상으로 점철돼 있어서 상세히 언급할 필요가 없고, 지귀연 판사가 주목한 것으로 추정되는 구절만 떼 온다.

"전 세계 헌정사에도 대통령의 국가긴급권 행사와 관련하여 형사법정에 선 전례가 없다. 물론 계엄선포 이후 유혈사태가 발생하여 개별 행위들에 대하여 그 상당성과 책임 문제를 논하는 것은 별론이다.(...) 대통령의 국가긴급권 행사는 내란이 될 수 없다."

지귀연 판사는 이 말을 듣고 아마 전 세계 헌정사를 뒤진 모양이다. 그러나 남미 등 저개발 국가의 사례는 떨어지는 게 없고 선진국의 사례는 찾을 수 없으니(당연하다. 민주주의 시스템이 공고화된 어느 선진국의 대통령이 내란을 벌이겠는가.) 근대법 원칙(법 아래 평등)의 탄생 설화로 간주되는 '찰스1세 사례'를 가져온 것 같다. 지귀연 판사는 이렇게 말했다.

"영국에서 의회가 생기고 왕과 의회 사이에 세금 징수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는 일이 생기게 되다가, 결국 잉글랜드 왕 찰스 1세가 의회가 자신의 잘못 200가지를 시정해달라는 취지의 결의문을 낸 것에 분노하여 직접 군대를 이끌고 의회 의사당에 난입하여 그 자리에서 의회를 강제로 해산시키는 일이 발생하였고, 그 결과 왕과 의회 사이에 내전이 벌어져 결국 찰스 1세는 반역죄(왕이 국가에 대해 반역을 하였다고 인정하였음) 등으로 사형을 선고받고 죽게 되었다. 이때부터 종래의 반역 개념, 즉 왕에 대한 범죄라는 생각이 점차 바뀌어 국민으로부터 주권을 위임받은 의회에 대한 공격을 하는 것은 왕이라 하더라도 주권을 침해한 것이 되어 반역죄가 성립된다는 개념이 퍼지게 되었다."

첫번째로 지적할 점은, 윤석열의 주장에 귀한 판결문의 귀퉁이를 굳이 내어 줄 필요가 없었다는 점이다. 윤석열의 내란 사건은 고도의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가 지도자가 스스로 헌법상 요건에 맞지 않는 비상계엄을 통해 친위 쿠데타를 획책한 것이 본질이다. 지귀연 판사 본인이 언급했듯 민주주의 이후 세계사에서 그 유례가 없는 일이다. 그래서 윤석열의 "전 세계 헌정사에도 대통령의 국가긴급권 행사와 관련하여 형사법정에 선 전례가 없다"는 주장은 "전 세계 헌정사에서 찾아볼 수 없는 초유의 국가긴급권 남용을 통해 친위 쿠데타를 획책했기 때문에 더 중한 처벌로 다스려야 한다"는 말로 반박돼야 한다.

또 하나는 군대를 일으켜 의회를 침공한 찰스1세를 언급해 놓고 왜 윤석열의 비상계엄이 "원칙적으로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자체는 내란죄에 해당할 수 없"다는 모순된 판단을 내렸냐는 것이다. 애초에 시대의 변화를 거스르려던 찰스1세의 의지에 일말의 정당성을 부여한다면 왕정복고를 추진했던 '왕당파'들이 모두 무덤에서 일어나 반길 일이다. 전두환의 불법 계엄에 대한 한국 법원의 판단 사례가 존재하는데 굳이 400년 전 영국의 사례를 들고 올 필요가 있었는지도 의문이다.

사실 찰스 1세의 사례에서 재미있는 부분은 뒷 이야기다. 근대 공화국의 탄생과 백래시, 그리고 입헌군주제와 민주주의가 정립되는 어지러운 영국사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1649년 찰스1세가 참수형을 당하고 의회파가 승리했지만, 왕당파(Cavalriers)들은 찰스1세를 '순교자'로 포장하고 영국 최초로 세워진 올리버 크롬웰의 공화국에 반기를 든다. 올리버 크롬웰의 공화국은 왕당파의 저항이 아니라 군사 독재 정치로 인해 스스로 무너졌다. 크롬웰 사후 왕당파는 찰스1세의 아들 찰스2세를 다시 왕으로 세웠다. 왕정복고다. 찰스2세는 크롬웰의 무덤을 파내고 교수형을 언도한 후 시신을 참수했다. 그리고 그는 25년간 통치했다. 그의 별명은 '즐거운 왕(Merry Monarch).

이 '즐거운 왕'은 평화로운 시대를 열고 천부 왕권을 누리며 대대손손 잘 살았을까? 아니다. 뒤를 이은 찰스2세의 동생 제임스2세는 절대 왕정을 지지했던 카톨릭 교도임을 스스로 내세우며 세상의 시곗바늘을 거꾸로 돌리려 했다. 결국 의회는 영국 왕위 계승권을 가진 네덜란드의 빌렘3세를 끌어들였고, 제임스2세에 의해 추방된 군인들과 네덜란드 군인이 연합해 영국에 상륙하자 제임스2세는 프랑스로 도망쳐 루이14세의 왕궁에서 평생 연금으로 살아가게 된다.

역사 속에서 보여지는 혁명→백래시→재혁명의 순환사다. 이 혼란은 1688년 명예혁명으로 이어지고 입헌 군주제가 확립되는 계기를 만들어낸다. 무려 39년간 피로 점철된 정치사를 겪은 영국인들은 '절대왕정'과 '과격한 공화주의'를 모두 배격하기로 하고 시대의 변화를 받아들이며 '점진적 혁명'을 일궈냈다. 100년 후에 벌어진 프랑스 혁명은 방식도 달랐고 훨씬 폭력적이었지만, 역시 수십년간 혁명→백래시→재혁명의 비슷한 절차를 거치게 된다.

기왕 지귀연 판사가 찰스1세의 사례를 꺼냈으니, 한국의 현대 민주주의에서도 비견해 볼 만한 구석을 찾아보자. 요컨대, 찰스1세에는 윤석열이 아니고, 박근혜를 대입해 볼 수 있겠다. 무능과 폭정이 대통령 탄핵을 불러왔고, 폐위된 왕의 자리에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으나, '왕당파'의 집요한 복고 노력은 최악의 대통령 윤석열 정권을 기어이 탄생시켰다. 윤석열 정권의 폭정은 한국을 명예혁명(무혈혁명)으로 이끌었고, 지금 한국의 민주주의는 공고화 과정을 밟아가고 있는 중이다. 지난 10년간 우리가 겪은 혁명과 백래시, 그리고 재혁명의 과정이다. 민주주의의 역사 역시 도전과 응전의 반복이다. 영국과 프랑스가 수십년 걸려 달성한 일들을 21세기 아시아의 작은 나라에서 10년동안 겪어낸 셈이다.

지귀연 판사가 이런 스토리까지 염두에 두고 찰스1세를 인용하진 않았겠지만, 우린 여전히 '윤어게인'을 외치고 윤석열에 대한 단죄를 '순교'로 미화하려는 현대판 '왕당파'들과 함께 호흡을 하고 있다. 두번의 탄핵을 겪고도 장동혁 체제의 국민의힘은 여전히 '미몽'에 빠져 있는 상태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민주주의를 되돌리려는 노력은 언제나 실패했다는 걸 우린 알고 있다.

역사에서 반동은 언제나 두 번 나타났다. 첫번째 개혁은 항상 실패했다. 윤석열의 존재는 한국 현대사의 암흑기이자 반동적 체제였다. 국민의힘은 과거 왕당파처럼 권력 그 자체를 위해 윤석열이란 폭군을 세웠으나, 역사는 또 다른 '명예혁명'으로 낡은 잔재를 청산하고 있는 중이다. 민주주의란 이렇게 어려운 것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전 대통령 ⓒ연합뉴스

박세열 기자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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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솔·김준형 의원, ‘서해 미중 전투기 대치’ 관련 국회 청문회 개최 요구

이영석 기자 | 기사입력 2026/02/27 [20:04]

 

손솔 진보당 의원과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이 지난 18~19일 있었던 서해 상공 미중 전투기 대치와 관련한 국회 청문회 개최를 요구했다.

 

두 의원은 27일 오후 2시 20분 국회 소통관에서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다.

 

© 손솔 의원실

 

손 의원은 “이번 사태에 다수 국민이 불안해하고, 주한미군의 주권 침해 행위에 명확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우리 국회가 나서서 이 사태에 대해서 명명백백 투명하게 밝히는 것”이라면서 국회 청문회를 요구했다.

 

손 의원은 청문회를 통해 ▲주한미군이 한 사전 통보의 실질적 내용과 공유 범위 ▲국방부 및 합참 보고 체계의 적정성 ▲한미 간 협의 절차의 적법성 ▲SOFA 협정상 한국 정부의 통제권 범위 ▲주한미군의 대중국 견제 전력화 여부 등 다섯 가지 핵심 쟁점을 반드시 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손 의원은 지난해 5월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한반도는 가라앉지 않는 항공모함’이라고 한 발언을 언급하며 “우리 국민의 삶의 터전을 미국의 대중국 전진기지로 보는 인식이 드러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를 단순한 해프닝으로 볼 수 없다”라며 “우리가 원하지 않는 분쟁에 우리 땅이 전초기지로 활용될 수 있는 매우 엄중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 김준형 의원실

 

김 의원은 “(미국) 펜타곤과 군부는 ‘동맹의 현대화’라는 이름으로 전략적 유연성을 밀어붙이며 군사작전의 범위를 동아시아 전역으로 확대하려 기를 쓰고 있다”라며 “더 이상 미국의 선의에 기대어 훈련의 사전 통보를 기다리는 방식으로는 안 된다. 이번 사태를 통해 그 기대와 신뢰가 이미 무너졌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땅에서 일어나는 군사훈련이라면, 미군을 포함해 누구라도 훈련의 목적, 시기, 방식에 대해 사전에 설명하고 우리 정부의 심의와 동의를 받아야 한다”라며 “국회 청문회라는 자리를 통해 이러한 절차와 제도를 점검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우리도 모르는 사이 전쟁에 연루될 위험을 감수하며 살아갈 수는 없다”라며 “국회 차원의 청문회를 통해 사실을 밝히고,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대해 대한민국의 확고한 원칙과 태도를 세워야 한다”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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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농사꾼' 향한 선전포고...이런 대통령은 지금껏 없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 탈출"을 선언한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문제를 주택에서 농지로 넓혀가기 시작했다. 주택이나 상가·빌딩뿐만 아니라 농지도 투기의 대상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국정 운영 스타일로 볼 때 농지투기에 대한 그의 언급은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천명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 정말 놀랍다. 일찍이 정부수립 이래 농지투기 문제까지 직접 거론하고 해결하겠다고 나선 대통령은 없었기 때문이다.

농지에 대한 투기는 어느 정도일까? 가장 간단하게는 비농업인의 농지 소유 비율로 투기 실태를 파악할 수 있는데, 2015년 당시 비농업인의 농지 소유 비율은 43.8%였으니 11년이 지난 2026년 현재는 50%를 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 특별위원회 2020. "농지 소유 및 이용제도 정비방안").

즉 농지의 절반 이상을 비농업인이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까닭에 대통령은 농지투기 문제 해법의 원칙을 제헌헌법부터 명기된 '경자유전'에서 찾았다. 농사짓는 사람이 농지를 보유해야 한다는 헌법의 정신으로 우리 사회가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경자유전 원칙을 허문 근본 원인 '불로소득'

경자유전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이유, 다시 말해서 도시민들이 농지를 소유하려는 이유는 그들이 농지와 농업을 사랑해서가 아니다. 대통령이 정확히 지적했듯이 그 이유는 농지 보유와 매각을 통해서 막대한 불로소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불로소득을 노리는 농지투기로 인해 농지 가격이 폭등했고, 이 때문에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산골짜기에 버려지다시피 한 밭도 5만 원, 10만 원, 심하게는 20만~30만 원씩"이나 된 것이다.

이 지점에서 분명히 해야 할 것이 하나 있다. 농지를 투기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것이나, 도시에서 집을 여러 채 보유하고 있는 것이나 그 본질은 똑같다는 점이다. 자기가 직접 거주하지 않을 집을 여러 채 보유하는 이유가 불로소득에 있듯이, 농사짓지 않은 사람이 농지를 보유하는 이유도 시세차익인 불로소득 때문이라는 것이다.

만약 불로소득이 발생하지 않으면, 도시의 부동산도 농촌의 농지도 실제 사용할 사람이 소유하게 된다. 주택은 돈벌이 수단이 아니라 거주 용도로 자연스럽게 전환되고 농지는 농민이 보유하게 된다. 그래서 대통령은 농지든 도시에 있는 부동산이든 "세제, 규제, 금융 등 부동산을 투기·투자용으로 보유하는 것이 '하나 마나 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것이 부동산 개혁의 목표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농림업 토지가격은 농림업 생산액의 무려 28.1배

그러면 장기간 투기로 인해서 농지 가격은 얼마나 오른 걸까? 비싸다, 혹은 싸다는 건 상대적이기에 농림업 생산액과 농림업 토지가격과의 배율을 통해 가늠해보는 것이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다행히 한국은행에서 농경지와 임야의 시가를 제공하고 있고 농축산식품부가 농림업 생산액 통계를 제공하고 있는데, 그것을 활용하여 배율의 추이를 보여주는 것이 바로 아래 <그림 1>이다.

<그림1> ‘농경지임야가격/농림업 생산액’과 ‘지가총액/GDP‘ 배율 추이 ⓒ 한국은행 지표누리 e-나라지표

<그림 1>에서 보듯이 자료확보가 가능한 해인 1995년부터 배율은 다음과 같은 추이를 보여주고 있다. 1995년부터 2001년까지 10에서 15 사이의 배율을, 2002년 이후에는 2007년 28.9를 제외하고 2015년까지 15에서 25 사이의 배율을, 2016년부터 2024년 현재까지는 25에서 31 사이의 배율을 기록하고 있다. 배율이 가장 높았던 해는 2020년 31.2이고 2024년 기준으로는 28.1이다.

30 가까이 되는 이 배율은 과연 얼마나 큰 것일까? 그 정도는 GDP 대비 지가총액과 비교해보면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그림 1>에서 보듯이 우리나라 GDP 대비 지가총액은 1995년에서 2019년까지 3.5배에서 4.5 사이에 머물렀고, 2020년부터 2024년까지는 4.8에서 5.5 사이에 머물렀으며, 2024년 기준으로는 4.7이다.

GDP 대비 지가총액 배율과 농림업 생산액 대비 농경지임야가격 배율을 비교하면 우리가 예상했듯이 농지 가격의 비싼 정도는, 다시 말해서 거품이 낀 정도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임을 알게 된다. 사용가치인 지대(地代)와 교환가치인 지가(地價)의 괴리가 가장 극심한 부동산이 바로 농지라는 것이다.

'개발 기대 가치'가 농지 가격 폭등·휴경지 증가 원인

그렇다면 농지 가격에 이렇게 거품이 많이 낀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서 분명히 할 건 비싼 수도권 농지와 상대적으로 싼 비수도권 농지의 농업적 사용가치(land rent)는 비슷하다는 점이다. 매년 그 농지를 이용해서 벌어들일 수 있는 소득이 위치에 크게 영향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비옥도나 규모화 정도로 인해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경기도에서 농사짓나 호남에서 농사짓나 재배 면적과 노력이 비슷하면 소득도 비슷하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러면 수도권과 지방의 농지 가격이 크게 차이 나는 이유는 뭘까? 무슨 까닭에 서울과 경기도 농지의 평균 가격은 ㎡당 각각 94만 원과 20만 원을 약간 상회하는데, 전남의 농지 가격은 ㎡당 2만 6천 원 밖에 안 되는 걸까? 왜 서울과 경기도의 농지 가격이 전남의 36.3배와 7.8배나 되는 걸까?(뉴스1. 2022.9.26. "충북 농지 가격 서울과 16배 차이…㎡ 5만 7299원") 그건 수도권 농지엔 개발에 대한 기대가 가격에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현재는 농지지만 나중엔 대지로 전환될 것이라는 '기대' 말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농지 가격을 다음과 같이 정식화할 수 있다.

농지 가격 = 사용가치 반영 가격 ① + 개발 기대 가치 반영 가격 ②

앞서 말했듯이 사용가치를 반영하는 '가격 ①'은 그 농지의 위치와 무관하게, 즉 수도권에 있으나 지방에 있으나 비슷하다. 따라서 위 식에 따르면 수도권의 농지가 비싼 이유는 개발 기대 가치를 나타내는 '가격 ②'가 비수도권보다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수도권에 있는 어떤 농지가 100년 후에도 농지로 존재하는 것이 변할 수 없는 사실이라면 아무리 수도권이라도 '가격 ②'는 제로에 가깝게 되고 결과적으로 농지 가격은 매우 낮게 된다. 요컨대 농지투기 문제 해결의 관건은 100% 불로소득이라고 할 수 있는 '가격 ②'을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에 달린 셈이다.

그런데 문제는, 농지소유자는 '가격 ②'을 실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매우 강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욕구가 강할수록 농업 활동에 대한 의지는 약해지고 휴경 가능성은 올라간다는 점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개별 농지소유자의 휴경 결정은 합리적인 의사결정이기도 하다. 힘들게 농사 져서 먹고 사느니 개발 바람 불어서 시세차익을 누리는 게 훨씬 이익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면 휴경지는 얼마나 될까? 또 경작 가능 면적에서 휴경지가 차지하는 비중 추이는 어떨까? 아래 <그림 2>를 보면 우리나라의 경작 가능 면적은 2008년 171만 3600㏊에서 2024년 146만 1000㏊로 16년 만에 무려 25만 3400ha나 줄어든 반면, 휴경면적은 오히려 4만 4700ha가 늘었다. 만약 휴경률이 일정하면 휴경면적도 경작 가능 면적이 줄어드는 것에 비례해서 줄어들어야 함에도, 오히려 늘었다. 그런 까닭에 휴경률은 2008년 2.2%에서 2024년 5.7%로, 무려 2.6배나 는 것이다.

휴경에는 여러 가지 경우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농지소유자가 고령으로 농사를 짓지 못하는 경우 ▲농지 상속인이 도시에 거주하는 경우 ▲투기 목적으로 보유하면서 그냥 방치하는 경우 등 다양한데, 여기서 중요한 건 시세차익, 즉 개발 기대 반영 가격인 불로소득에 대한 기대가 모두 밑바닥에 깔려 있다는 점이다.

<그림2> 경작가능면적과 휴경률 추이 ⓒ 국가통계포털

대통령이 강조한 헌법의 경자유전의 원칙을 구현하려면 농지 불로소득을 확실하게 환수 및 차단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농지 영역에서 단행해야 할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 탈출 방법이다. 농지 불로소득을 누리는 게 불가능하면 투기는 사라져서 농지는 자연스럽게 농민이 보유하게 된다. 또한 농지 가격이 안정되면 귀농·귀촌 인구가 늘어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이것은 점진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다.

여기에 필자는 농민 전체에게 농민 기본소득을 실시하면 농지투기 차단의 가능성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도시 거주자가 주택 불로소득을 누리지 않듯이 농촌의 농민도 농지 불로소득을 누리지 않는 대신 농업의 생태 환경적 기여와 같은 다원적 기능을 고려하여 농민 기본소득을 지급하게 되면, 투기도 막고 농업도 살릴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물론 이 '패키지형 개혁'은 치밀하게 설계되고 진행되어 할 것이다.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 탈출을 향하여

망국병인 부동산 투기의 진원지는 건물이 아니라 토지다. 건물은 시간의 경과에 따라 낡아서 가치가 하락하지만, 토지는 일정한 제도적 장치를 갖춰 놓지 않은 상태에서 시간이 지나면, 그리고 위치가 좋아지면 땅값이 올라가고 일정한 조건이 갖춰지면 투기적으로 상승한다. 한마디로 말해서 부동산은 토지의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생각해보라. 토지는 우리의 삶 모든 영역에서 사용되고 있다. 토지에 문제가 생기면 집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는 문제 이외에도 빈부격차 문제가 발생하고, 정부가 적기(適期)에 알맞은 규모로 도로와 같은 기반시설을 설치하기 어려운 문제가 야기되며,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창업하기 어려운 문제가 발생하고, 농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의 농업 기회가 사라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렇게 우리 사회 문제의 원인의 원인을 파고 들어가면 부동산 문제, 더 정확히 말하면 땅 문제가 도사리고 있음을 알게 된다.

무엇보다 이런 관점에 있을 때라야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 탈출의 관점을 비로소 획득하게 된다는 점도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다. 필자가 보기엔 이재명 대통령은 이런 인식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하여튼 이 나라의 모든 문제의 원천은 부동산 문제"라고 한 것에서 그런 인식이 강하게 묻어난다.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 탈출은 세 가지 조건이 갖춰져야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정책의 최고 책임자가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지 않는 것, 둘째는 국민을 믿는 것, 셋째는 일관성과 입체성과 체계성을 갖춘 정책 패키지 제시와 추진인데, 만약 첫째와 둘째 조건을 만족시키고 있는 이재명 정부가 셋째 조건도 온전히 충족시키게 되면 이 원대한 목표를 임기 내에 달성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재명#부동산#농지투기#불로소득#공화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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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송’ 내세웠던 대만 쿠팡 ‘빨간불’···성장 공식도, 위기 대응도 닮은꼴

입력 2026.02.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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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건물. 성동훈 기자

쿠팡이 ‘제2의 한국’으로 공을 들여온 대만 시장에서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한국에서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의 여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만에서도 약 20만 명의 고객 정보가 불법 접근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면서 ‘K배송’을 앞세운 쿠팡의 대만 내 성장세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미국 뉴욕증시 상장사인 쿠팡 아이엔씨(Inc)는 26일(현지시각)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연결실적 보고서에서 2025년 연결 매출이 약 345억3400만달러(약 49조1197억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302억6800만달러)보다 14% 증가한 수치다.

이 같은 성장 배경에는 대만 사업의 외형 확대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쿠팡 Inc 의장은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대만 사업과 쿠팡 이츠 등 성장 사업(Developing Offerings)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대만 사업이 세 자릿수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의장은 지난해 11월 콘퍼런스콜에서도 “대만에서의 성장 동력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이번 분기에도 전년 대비 및 전 분기 대비 매출이 매우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만 고객들의 이용 행태는 과거 한국에서 리테일 사업을 구축하던 초기 단계와 유사하다”며 장기 성장 가능성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27일 대만 경제일보 보도에 따르면 쿠팡은 대만에서 자체 라스트마일 물류망을 빠르게 구축해 현재 약 70% 지역을 커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약 75% 주문이 ‘익일 배송(次日達)’을 달성했다. 판매 상품군도 생활소비재(FMCG) 중심에서 다양한 카테고리로 확대됐으며 12월에는 약 75%의 배송이 자사 차량을 통해 이뤄졌다.

서울 시내 한 주차장에 쿠팡 배송 차량이 주차되어 있다. 권도현 기자

쿠팡이 글로벌 확장의 첫 단추로 대만을 선택한 것은 치밀한 계산의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쿠팡의 대만 진출은 2021년부터 시작돼 빠르게 성장했다. 경상도와 비슷한 면적에 약 2300만 명이 거주하는 대만은 인구 밀도가 ㎢당 640명으로 한국보다 높다. 물류 거점 집중도가 높아 이커머스 및 배달 서비스 효율이 극대화될 수 있는 환경이다. 인터넷 이용률은 94%를 상회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편의점 밀도(인구 1500명당 1개)는 온라인 주문 후 편의점 수령 모델이 정착돼 있다.

주대만 미국상공회의소가 발행하는 ‘타이완 비즈니스 토픽’은 지난해 12월 보고서에서 대만 내 쿠팡 인기 품목으로 한국산 신선식품, 생활용품, 화장품, 전자제품 등을 꼽았다. 줄리아 투 대만 시장정보컨설팅연구소(MIC) 애널리스트는 “쿠팡의 공격적인 확장은 장기적 야망과 대만 시장의 전략적 가치가 맞물린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쿠팡이 2021년 중반 대만 진출 당시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층을 겨냥해 적극적인 보조금 전략을 펼쳤다고 설명했다. 특히 유아용품 구매 부모, 생활필수품 소비자, 간식 구매층 등을 공략해 초기 이용 습관을 형성하고 사용자 기반을 빠르게 확대하는 데 주력했다는 분석이다.

쿠팡은 2022년 ‘로켓배송’과 ‘로켓직구’를 시작했고, 2023년 타오위안에 두 번째 물류센터를 열었다. 2024년에는 해외 배송 자회사를 설립하고 세 번째 물류센터를 구축했다. 올해는 대만에서 와우(WOW) 멤버십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한국에서의 성공 공식을 대만에 그대로 적용한 셈이다.

그러나 ‘로켓’처럼 빠르던 성장세는 보안이라는 벽에 부딪혔다. 대만 디지털발전부 디지털산업서는 26일 공고에서 전날 법률 및 정보보안 전문가, 형사 경찰국, 국가사이버보안연구원으로 구성된 행정조사팀이 쿠팡 대만 법인을 찾아 행정 검사를 한 결과 “쿠팡 대만 법인의 개인정보 관리에 결함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쿠팡 한국 법인 퇴직자인 공격자는 2000여개의 서로 다른 IP 주소를 통해 20만4552명의 쿠팡 대만 사용자 개인정보에 접근했다. 접근된 정보에는 이름, 이메일, 전화번호, 배송 주소, 일부 주문 기록 등이 포함됐다.

대만 측은 쿠팡 대만 법인이 앞서 대만과 한국의 사용자 데이터베이스가 분리됐다고 밝혔으나, 조사 결과 서로 다른 데이터베이스의 백업 키가 동일해 접근이 가능했다는 점이 확인됐다.

디지털산업서는 지난해 11월 개인정보 유출 사건 발생 직후 쿠팡 대만 법인에 설명을 요청했는데 당시 쿠팡은 “대만 소비자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지난해 12월 24일 행정 검사에서도 그리고 올해 1월 12일·26일, 이달 9일에도 쿠팡은 “대만 사용자 영향 증거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다는 것이 대만 당국 설명이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2월 10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는 공격자가 지난해 11월 쿠팡 한국 법인에 보낸 이메일에서 한국·일본·대만 사용자 모두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언급한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대만 디지털산업서는 쿠팡 대만 법인이 2월 23일이 돼서야 대만 측에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통보했다고 지적했다.

초기 부인, 뒤늦은 인정이라는 대응 방식 역시 한국 사례와 판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공상시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쿠팡 대만은 24일 사과문을 발표하며 총 2억 대만달러 규모의 보상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피해 고객 1인당 1000대만달러 상당의 쇼핑 할인 쿠폰을 지급한다는 내용이다.앞서 쿠팡은 한국 개인정보 유출 사태 당시 쿠팡·쿠팡이츠·쿠팡트래블 등을 합쳐 총 5만원 상당의 구매 이용권을 보상책으로 제시한 바 있다.

쿠팡 대만은 고도의 민감 정보는 유출되지 않았고 유출 경로는 차단됐으며, 관련 장비는 모두 회수됐고 현재까지 자료 악용 정황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명 방식에 대한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황페이성(黃沛聲) 리친국제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비즈니스넥스트에 “쿠팡이 ‘저장(retained)’과 ‘접근(accessed)’ 개념을 구분해 설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설령 소수 데이터만 저장됐더라도 단일 직원이 20만 건 이상 계정에 접근할 수 있었다면 권한 분리와 최소 필요 원칙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대만 개인정보보호법 체계에서는 실제 저장 여부뿐 아니라 무단 접근 자체와 기업 내부 통제 체계의 적절성이 핵심 쟁점이 된다.

디지털산업서의 행정조사 결과는 이르면 10영업일 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에서와 동일한 성장 전략을 펼쳐온 쿠팡이 위기 대응에서도 유사한 전철을 밟으면서 현지 신뢰에 균열이 생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즈니스 넥스트는 제재 수위와 관계없이 이번 사태로 쿠팡이 대만 소비자 신뢰에 상당한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은경 기자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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