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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반복된 ‘내란 영장 기각’… 사법부는 내란의 방패인가

 
사법부의 반복된 선택이 던지는 신호
 
임두만 | 2025-11-17 09:05:10  
 


 

내란특검이 신청한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과,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특검은 12·3 비상계엄 사태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박성제 전 장관에게 거듭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결과는 두 번 모두 기각했으며, 증거가 분명하여 법원도 ‘사실관계는 확인된다’는 황교안 전 총리도 기각했다.

그런데 이번 사태는 “예상 가능한 기각”이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이 위험하다. 사법부가 단순히 ‘증거 부족’을 이유로 한 번 놓친 것이 아니라, 내란 수사의 주요 연결고리를 체계적으로 절단하는 듯한 흐름이 누적되고 있다는 점이기 때문이다.

이제 질문은 단 하나다. 사법부는 민주공화국의 마지막 보루인가, 아니면 내란범의 마지막 방패막인가.

▲ 정면으로 본 대법원 전경...사진, 대법원    

■ “위법성 인식 없었다?” 전 법무부 장관에게 적용된 전무후무한 면죄부

박성재 전 장관의 첫 번째 영장 기각 사유는 충격적이었다. 법원이 내세운 논리는 이랬다. “비상계엄이 불법인지 몰랐을 수 있다.”

대한민국 법무부 장관이, 대통령이 위법한 계엄을 선포했을 가능성을 인지하지 못했을 수 있다는 주장, 계엄 선포 두 시간 전 대통령실로 긴급 호출돼 설명을 듣고, 문건을 주머니에 넣고, 메모를 했고, 법무부로 돌아가 ‘계엄 대응 지시’를 내린 사람에게 말이다. 이런 주장은 법적 판단이라기보다 세계관의 붕괴에 가깝다.

특검이 추가 압수수색과 포렌식으로 ‘계엄 합리화 문건’, 삭제 파일, 교정시설 수용 계획 등을 더 확보했고, 영장을 다시 청구했다.

그러나 법원은 똑같이 말했다. “여전히 혐의 다툼의 여지가 있다.” 법원에게 묻는다. ‘내란 브레인’으로 지목된 사람에게 그가 내란인지 몰랐다는 여지만 있으면 구속할 수 없다고?

그렇다면 앞으로 대한민국의 어떤 고위 공직자도 “몰랐다”고 말하면 그만인가. 이것이 지금 대한민국 사법부의 공식 태도인가. 국민은 이것이 궁금하다.

■ 황교안 영장 기각, “사실관계는 상당 부분 확보… 그러나 기각”

황교안 전 총리의 경우는 더 기이하다. 법원 스스로 “사실관계가 상당 부분 확보되었다”고 인정했다. 그런데도 결론은 기각이다.

황 전 총리의 SNS에 직접 적은 글은 명백하다. “비상계엄령 선포됐다” “종북·부정선거 세력 척결하라” “국회의장 체포하라” “한동훈 체포하라” 그럼에도 공안검사 출신이 계엄의 위법성을 몰랐다고 인정하는 법원. 이쯤 되면 정치논리가 아니라 사법부가 자기보호 본능이 작동하고 있다는 의심을 피하기 어렵다.

■ 판사 4명이 돌아가며 ‘내란 수사 방어막’? 조희대 대법원장의 그림자

더 심각한 문제는 구조적 패턴이다. 서울중앙지법의 영장전담 4명, 모두 조희대 대법원장이 계엄 사태 직후 발령한 판사들이다. 그 4명이 번갈아가며 특검이 청구하는 영장을 모두 막고 있다.

특검이 새 증거를 가져오면, 판사는 “그래도 혐의 다툼 있다”고 말한다. 특검이 삭제 파일을 복구하면, 판사는 “주거·경력 고려 시 위험 없다”고 말한다. 이쯤 되면 의문이 생긴다. 법원이 구하고자 하는 것은 법인가, 동료 집단의 안위인가?

조희대 대법원장이 ‘내란의 밤’에 대법원 간부들과 계엄 대응 회의를 했다는 보도는 여전히 반박되지 않았다. 당시 대법원 내부 발언도 충격적이었다. “계엄사령관 지시에 따라 대응하겠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법원은 당시 불법 계엄에 협조했다는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렇다면 지금의 영장 기각은 단순한 판단이 아니라 수사로부터 대법원을 보호하는 구조적 방어막일 수 있다.

사법부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민주주의를 위험에 빠뜨리는 순간, 그것은 헌정질서 수호 기관이 아니라 헌정질서 위협 세력이 된다.

■ “주거·가족관계 안정”… 힘 있는 자만 누리는 기각 논리

두 사람의 영장 기각 사유에는 똑같은 문장이 등장한다. “주거·가족관계·경력 안정성 고려할 때 도주 우려 없다.” 이 말은 무엇인가? ‘권력 있고, 직업 있고, 재산 있으니 구속할 필요 없다’는 뜻인가?

그렇다면 반대로 묻자. 주거가 불안정하면 구속인가? 직업이 없으면 도주 우려가 큰가? 돈이 없으면 증거인멸 가능성이 많아지는가? 이런 판단은 법적 기준이라기보다 전형적인 특권 존중의 논리일 뿐이다.

■ 사법부의 반복된 선택이 던지는 신호

민주당은 “사법부는 내란범의 방패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고, 조국혁신당은 “특권 계급을 보호하는 퇴행적 결정”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가장 본질적인 비판은 ‘여야’가 아니라 ‘헌정주의자’라면 누구나 던질 수 있는 것이다.

사법부의 지속적 영장 기각은 내란 범죄에 대한 사회적 경고음을 지우고 있다. 그 신호는 곧, ‘내란을 저질러도 구속되지 않는다’는 위험한 메시지로 변질된다.

박성재·황교안은 지금 ‘죄가 없다’고 판단받은 것이 아니다. 오히려 범죄 혐의는 상당 부분 인정되면서도 구속 필요성만 부정된 것이다. 이것은 법적 판단이 아니라 정치적 선택이다.

■ 민주공화국의 최후 보루는 어디인가

사법부는 권력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독립을 보장받았다. 그러나 그 독립은 헌법 수호를 위한 독립이지, 특권 수호를 위한 독립이 아니다.

지금 사법부가 보내고 있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내란에도 자의적 기준을 적용할 수 있다.”
“특권층에게는 ‘위법성 인식 부재’를 들이댈 수 있다.”
“사법부 스스로를 향한 수사는 원천 봉쇄할 수 있다.”

이런 나라에서 내란은 어떻게 처벌되는가? 처벌되지 않는다. 역사에서 반복돼 왔고, 지금 다시 반복되고 있다 이제 묻는다. 법원은 누구를 지키려 하는가? 헌법인가? 아니면 사법부 내부의 기득권인가?

민주주의의 마지막 보루는 사법부다. 그러나 지금 그 보루가 스스로 문을 닫고, 장벽을 세우고 있다. 대한민국이 내란의 밤을 지나 민주공화국으로 돌아오는 길목에서 사법부는 두 갈래 길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여기서 제대로된 선택을 하지 못한다면 지금 민주당이 주장하는 내란전담재판부 구성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나올 것이다.

헌정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가 될 것인가, 내란범의 최후 방패가 될 것인가. 지금 법원의 판단은 그 선택의 방향을 너무나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m/mainView.php?kcat=2028&table=c_flower911&uid=1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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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빛둥둥섬, 한강택시...오세훈 시장의 기막힌 실패, 이렇게 탄생했다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5/11/17 09:42
  • 수정일
    2025/11/17 09:42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우리가 꿈꾸는 한강] 한강사업본부 해체하고 한강재단 만들자

25.11.17 06:57최종 업데이트 25.11.17 06:57
오세훈 서울시장이 한강을 막개발 중이다. 이대로 둬도 되는 것일까? 서울시의 랜드마크이자, 서울 면적의 6.7%에 해당하는 중요한 공유지가 서울시장의 전유물로 전락하고 있다. 현재의 한강의 모습을 알리고, '우리가 꿈꾸는 한강'을 함께 모색하고자 한다.[기자말]
한강버스 정식 운항 시작일인 9월 18일 오전 한강 여의도 선착장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한강버스를 기다리고 있다.연합뉴스

사업이 조직을 만들고 조직이 사업을 만든다. 일반적으로 행정조직은 사업을 위해 만들어진다. 성과 중심의 사업 구조는 제한된 자원을 정책의 우선순위에 맞춰 집중하도록 하고 이에 따라 조직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번 만들어진 조직은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 규모가 생긴 조직은 그만큼 새로운 사업을 원래 있었던 사업인 것처럼 흡수하여 자가발전 한다. 정책의 우선순위가 바뀌면 그에 따라 조직 구조도 변해야 하지만 어느 정도 규모가 갖춰진 조직은 정책 변화에 저항하는 자기 힘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한강사업본부라는 조직의 등장

2006년 11월 오세훈 서울시장이 제안한 '서울시 행정기구 설치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의 핵심은 민선4기 서울시의 핵심과제에 맞춰 조직을 개편하는 것이었다. 임시기구였던 맑은서울추진본부, 균형발전추진본부, 경쟁력강화기획본부를 한시기구로 전환하는 것도 눈에 띄지만 기존 한강시민공원사업소를 한강사업본부로 바꾸는 것이 핵심이었다.

기존 사업소 조직은 조직도에서 볼 수 있듯이 시설의 관리와 운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실제 조직이 개편되기 직전인 2006년 7월 기준으로 총 485명의 정원이 있었는데, 각 지역의 한강공원을 직접 관리하는 지구사무소 인력이 319명, 본부가 166명으로 관리 운영 중심의 조직 구조를 볼 수 있다.
 
서울시의회 업무보고 자료에 첨부된 한강시민공원사업소 조직도. 전체적으로 시설 관리와 운영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을 알 수 있다.서울시의회

그런데 2006년 조직개편으로 기존 사업소는 성격이 완전히 바뀌었다. 오세훈 시장의 '한강 재창조 마스터플랜 총괄 기획 및 효율적 추진'을 위한 전담조직으로 한강사업본부가 만들고 이 조직에 한강사업기획단을 만들어 한강 이용활성화를 위한 정책개발 및 시행을 맡겼다. 이 사업은 이후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라 불리게 되는데, 조직개편은 조례가 제안된 지 안되어 시의회를 통과함으로써 한강사업본부라는 거대 조직이 등장했다.

기존 관리, 운영 중심의 조직에 '한강사업기획단'이라는 거대 기획 부서가 만들어졌다. 기존 사업소는 3개의 부서로 구성되었는데 신설된 한강사업기획단은 한 번에 3개 부서를 가진 조직으로 구성된 것이다. 새롭게 만들어진 한강사업기획단은 기존 한강에 대한 관리나 일부 시설에 대한 유지, 운영보다는 오히려 한강을 매개로 하는 사업개발과 특화사업을 집중하는 조직이 되었다.

2006년 조직 전환이 된 시기에는 정원이 238명으로 기존보다 줄어들었지만, 기존에 지구 사업소에서 직접 관리했던 한강공원에 대한 관리를 외부화하면서 기존 300명 이상의 현장 직원들은 사라지고 모두 본부 소속의 공무원들로 채워진 탓에 기존 166명 수준이었던 인력이 절반 이상 늘어났다.
 
한강사업본부 조직도. 기존 운영 관리 기능에 한강사업기획단이라는 사업부서가 추가되었다.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가 구체화되면서 조직 형태가 완전히 정비된다.서울시의회

이렇게 조직이 만들어지면 없던 사업도 만들어질 수밖에 없는데, 그렇지 않으면 조직의 존재의의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야심 찬 기획이었던 세빛둥둥섬이 부실한 사업 구조 탓에 지지부진하게 되고, 한강운하 조성 사업은 무리한 양화대교 공사로 엄청난 교통체증을 불러오면서 오세훈 시장의 한강르네상스 사업에 대한 서울시민들의 피로감은 커졌다.

실제로 한강변에는 특화공원을 조성한다는 명목으로 오세훈 시장 임기 시기에 공사를 하지 않는 지구가 없을 정도로 난장판이었고 한강사업본부는 바로 이런 사업으로 조직을 존속시켰다.

사라진 정책, 버티는 조직

무상급식 실시 여부에 대한 주민투표를 계기로 오세훈 시장이 사임하자 그동안 서울시가 했던 문제성 사업을 검토하기 위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한강르네상스 사업은 그 중 핵심적인 대상이었다. 2012년 8월 국회에서 열린 '세빛둥둥섬 사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라는 토론회는 서울풀시넷과 진선미 의원실이 공동 주관했다.

이 자리에선 서울시 감사보고서를 바탕으로 새롭게 밝혀진 세빛둥둥섬(원 사업명 플로팅아일랜드) 추진 과정의 문제점이 공개되었고 이런 문제의 재발 방지를 위한 법·제도적 대안이 논의되었다. 그 자리에 같이했던 대한변호사협회는 공식적으로 '지자체 세금낭비조사특별위원회'를 출범했다는 소식을 알리면서 세빛둥둥섬을 태백 오투리조트사업, 용인경전철사업 등과 함께 주요한 세금낭비 사례로 지정하고 이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알렸다.

이후 2013년 2월 대한변협은 세빛둥둥섬에 대해서는 오세훈 전 시장을 비롯하여 12명의 서울시 공무원을 수사 의뢰하는 것으로, 경인 경전철에 대해서는 주민감사를 청구하는 것으로 하였다.

박원순 시장이 취임하면서 해당 사업에 대한 감사와 별개로 사업의 존폐 여부에 대한 검토가 이뤄졌지만 이미 민간사업자의 투자가 진행된 상태에서 서울시가 해당 사업을 백지화할 경우 법적 책임과 더불어 한강에 남게 되는 시설물 처리 문제에 답을 못 찾았다.

결국 2014년에 개장하지만 2020년에는 완전히 자본 잠식 상태가 되고 손님이 늘수록 비용이 늘어나는 통에 서울시는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공사)가 추가로 대여한 자금을 출자금으로 전화시키는 등의 특혜를 통해 재무구조 개편을 도왔다.

그나마 2023년에 일부 흑자가 났다고 하지만 기존의 천문학적 적자를 고려하면 온갖 특혜를 받고 방문객이 이토록 늘어도 겨우 가능한 수준의 흑자라는 점에서 사실상 실패한 사업이다. 한강 운하 사업은 말할 것도 없이 사회적 비용만 잔뜩 남겼고 한강택시 사업은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가장 대표적인 실패 사례가 되었다.

이처럼 애당초 조직 확대의 이유였던 한강르네상스 사업이 원래의 정책 효과를 보지 못했음에도 한강사업본부라는 조직은 살아남았다. 원래대로라면 기존의 한강정책사업에 대한 조정에 맞춰 조직 개편이 있어야 했지만 박원순 시장은 기존 조직을 그대로 두면서 사업만 바꾸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 선택이 현재의 한강 문제를 반복하게 만든 가장 주요한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금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한강버스는 한강택시의 실패를 서울시 재정지원 방식으로 보완하는 모델이다. 원래는 사업자가 부담해야 하는 선착장 조성 비용을 서울시 떠맡고 운영상의 재정지원이 가능하도록 억지스럽게 대중교통이라고 포장했다.

대중교통이라면 대중교통 통합을 위해 도시교통실이 주관하는 것이 나았을 것이고, SH공사의 도움이 필요했다면 주무 부서인 주택실이 협력해야겠지만, 한강버스 사업은 이상하게도 교통 부문이나 SH공사와 별 상관없는 한강사업본부가 총괄하는 것은 억지스러운 조직이 억지스러운 사업을 만들어 냈다는 생각을 갖도록 한다.

한강사업본부 폐지, 한강재단 설립으로

2001년 당시 고건 서울시장은 여성사업 인프라로 서울여성플라자를 조성하면서 이를 운영하기 위한 조직으로 재단법인 서울여성을 설립하기로 한다. 1997년에 서울여성플라자 건립계획을 수립할 때는 직영 운영을 전제로 추진했으나 기존 중부여성발전센터 등의 운영평가를 통해 직영 체제보다는 민간의 책임운영제 방식이 더 효과적이라는 평가를 통해 운영 방식이 바뀌게 된 것이다.

특히 당초 상임이사를 시장이 임명하도록 했던 것을 이사회 제청을 통해 시장이 임명하도록 바꾸면서 가급적 재단의 독립성을 강화하도록 했다. 재단법인은 민간의 기부금이나 출자가 있어서가 아니라 서울시 여성정책이 가지는 한계를 전제로, 서울여성플라자라는 공간을 매개로 하는 여성사업들이 기존 행정사업의 틀에 갇히지 않게 추진되었으면 하는 정책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재단법인 서울여성의 여성기업 지원사업 구조도. 기존에 사업부서가 직접 수행했던 사업을 재단 사업으로 이관하고 관련한 사업기금을 직접 관리하도록 하면서 자율성을 높였다.서울시의회

여성정책이 시장의 교체 등과 상관없이 일관된 원칙과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하고 무엇보다 당사자에 의한 사업이 보장될 때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정책 의지는 서울시의 직접 사업을 줄이고 독립기관으로서 재단을 설립하도록 했다. 사실 중앙집권적 행정 구조에 익숙한 한국 사회에서는 이와 같은 분권적 방식이 낯설지만 어느 정도 성숙해진 도시에서는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조직 형태다.

이 점에 착안해 볼 필요가 있다. 현재 오세훈 시장이 벌이는 다양한 사업들은 이를 전담하는 조직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애당초 한강르네상스를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 자연성 회복 운운하면서 몸을 사릴 때도 있었지만 결국 가장 최적화된 것은 그레이트한강 프로젝트와 같은 개발사업이라는 것이 다시금 증명되었다.

즉 조직은 그것이 만들어진 태생적 요인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그런 점에서 오세훈식 한강개발 정책에서 벗어나려면 비대해진 한강사업조직에 대한 개편을 반드시 고민해야 한다. 마치 한강이 이들의 사업을 위해 존재하는 것과 같은 양상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

앞서 재단법인 서울여성의 창립에서 볼 수 있듯, 이제 한강 역시 시장에 따라 자신의 목적 사업을 위해 공유자원인 한강을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관행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좀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강을 유지하고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며 지금과 같이 조직을 유지하기 위해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낭비적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를 위해서 기존 한강사업본부를 해체하여 최소화하고 한강의 보전과 관리 그리고 시민참여를 위한 별도의 조직이 만들어져야 하고 한강재단이 그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본다. 기본적으로 한강변이나 한강 다리에 설치된 이용시설 등에 대한 관리를 모두 이관하고 보존과 시민 이용을 지원하도록 하면 된다. 지금과 같이 한강에서 자연을 가꾸는 행위에 대해 '누구 허락을 받고 그러냐?'는 자격과 허락의 구조에서 벗어나 '한강이 소중하니까 내가 기꺼이 한다'는 시민을 조직하고 응원할 수 있어야 한다.

서울시 공무원의 허가가 아니면 비어 있어도 사용할 수 없는 시설은 공유의 원칙에 따라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하되, 스스로 운영의 규칙을 찾아가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누군가는 관리하고 누군가는 이용하는 분리된 관리-이용체계가 아니라 이용하면서 관리하는 커먼즈로서 한강을 만들 수 있다. 이런 일을 하는데 한강르네상스를 위한 실행 부서로서 한강사업본부는 적절하지 않다. 서울시와 한강을 사랑하는 시민들이 협력하여 한강재단을 만들자.

마침 내년이 지방선거다. 현재 한강을 둘러싼 문제는 단지 특정 시장의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과거의 오세훈 시장과 현재의 오세훈 시장 사이에 긴 시간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한강의 자연성 회복을 위한 노력이 한 순간에 한강개발 사업으로 뒤집힐 수 있었던 것은 원래 그런 사업에 최적화된 조직구조가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난 시간에서 조금이라도 교훈을 얻을 수 있다면 새로운 정책을 위해서는 새로운 조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개별 사업을 넘어서 한강과 시민들의 새로운 관계 맺음을 위한 우리의 준비를 제대로 해보자.
덧붙이는 글 글쓴이는 김상철 시시한연구소 공동소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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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관세협상, 방어 잘 해냈다"…이재용 "기업들 큰 안도"

 정부 "국내 투자 안 줄어들도록 잘 조치해달라"…삼성 "적극 협조, 5년간 6만명씩 고용"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한미 관세협상 후속 논의를 위해 기업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미 투자가 너무 강화되면서 국내 투자가 줄어들지 않을까 걱정들을 하는데, 그 걱정들은 없도록 여러분들이 잘 조치해 주실 걸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업인들과 '한미 관세 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를 갖고 "이번 한미 통상·안보 협상 과정에서 많은 분들이 계시겠지만, 가장 애를 많이 쓰신 것은 역시 여기 계신 분들을 포함한 기업인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여승주 한화그룹 부회장 등 7명의 기업인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서는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김용범 정책실장, 하준경 경제성장수석 등이 배석했다.

이 대통령은 회의를 시작하며 "누가 그런 얘기를 하더라. '지금까지 정부와 기업이 이렇게 합이 잘 맞아 가지고 공동 대응을 한 사례가 없었던 것 같다', 그것은 전적으로 우리 기업인 여러분들 정말 헌신과 노력 덕분"이라며 감사 인사를 우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 협상팀에도 격려의 뜻을 전하며 특히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에게 " 우리 '터프 사나이' 김 장관, 정말 애 많이 쓰셨다"고 치하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안타깝게도 국제 질서 변경에 따라서 불가피하게 우리가 수동적으로 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의 협상이어서, 어쨌든 좋은 상황을 만들기보다는 나쁜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게 최선이었기 때문에 매우 어려운 과정이었다는 건 여러분도 잘 아실 것 같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남들이 예상하지 못한 성과라면 성과, 방어를 아주 잘 해낸 것 같다"고 자평했다. 이러한 이 대통령의 말에 이재용 회장과 정의선 회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이 대통령은 "이제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제가 자주 말한 것처럼 국민들이 먹고사는 문제만큼 중요한 게 없고, 이 경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첨병은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들이 자유롭게 창의적으로 힘 있게 전 세계를 상대로 활동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정부의 주요 역할이기 때문에 그 점에 대해서는 최소한 이 정부에서는 부족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약속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국내 투자에 대한 기업의 역할을 강조하며 "경제라고 하는 게 사실 주관적 의도보다는 객관적 상황에 따르지 않을 수 없는 측면이 더 강한데, 경제적인 상황에 따라서 의사 결정을 하겠지만 비슷한 조건이라면 가급적이면 국내 투자에 지금보다는 좀 더 마음 써 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대한민국 균형 발전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지역 지방 지방의 산업 활성화를 위해서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도록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고 했다.

 

나아가 이 대통령은 "좌우간 정부는 우리 기업인들이 기업 활동을 하는 데 장애가 최소화되도록 정말 총력을 다할 생각"이라며 "예를 들면 규제 완화 또는 해제, 철폐 중에서 가능한 것 어떤 게 있을지 실질적으로 좀 구체적으로 지적해 주면 제가 신속하게 정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노동과 경영이 양립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노동계와 적대적 양상으로 흐르는 경영계 일각의 분위기에 당부의 말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근본적으로 노동 없이 기업 하기도 어렵고, 기업 없이 일자리 노동이 존립할 수도 없는데 상호 보완적이고 상생적인 요소가 언제부터 너무 적대화되고 있는 것 같다"며 "기업 측면에서도 '임금 착취'라는 소리를 들어가면서 노동 비용을 줄여서 국제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겠냐, 그런 점은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첨단기술 산업 같은 경우는 사실 역량이 문제지, 인건비 액수 차원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며 "대기업 같은 경우는 그 비중도 매우 적을 거고, 그래서 그 문제에 대해서 조금 더 관용적이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어 "있는 대로 터놓고 사회적인, 대대적인 논쟁을 통해서 일정한 합의를 이루어야 되지 않을까. 이 사회적 대토론과 대타협에 이르러야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좀 한다"고 덧붙였다.

 

이재용 회장은 "관세 협상 타결로 저희 기업들이 크게 안도하고 있다"고 이 대통령 말에 화답했다. 이 회장은 "기업들은 후속 작업에도 차질이 없도록 정부와 적극 협조하겠다"며 "국내 투자 확대, 청년의 좋은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 벤처기업과의 상생도 더더욱 노력하겠다"고 했다.

 

또한 이 회장은 "상황이 어렵더라도, 지금 경제 상황이 녹록지만은 않은데 지난 9월에 약속했던 대로 향후 5년간 매년 6만 명씩 국내에서 고용을 하겠다"며 "R&D도 포함해서 국내 시설 투자, 더욱 적극적으로 해나가겠다. AI 데이터 센터는 수도권 이외 지역에 짓는 걸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 대통령 오른편 옆자리에 앉은(사진상 왼쪽) 이재명 삼성전자 회장의 모습도 보인다. ⓒ연합뉴스
김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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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항소 포기’ 해명 요구했다고 강등? 전례 드문 사실상 징계”

[아침신문 솎아보기] 경향·한겨레 등 ‘대장동 항소 포기 반발’ 평검사 전보 방침 비판

중앙일보 논설위원, 李 비판하며 “‘국무위원도 피해자’ 항변, 변명으로만 보기 어렵다”

 
▲사진=대통령실
▲사진=대통령실
 

정부가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의 항소 포기 결정에 반발해 집단 행동에 나선 검사장 전원을 평검사로 전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보 성향으로 불리는 경향신문, 한겨레 등은 1면에 정부 방침에 대한 비판적 기사를 배치했다.

검사들의 대장동 항소 포기 반발, 정부 대처에도 비판

한겨레는 1면 머리기사 <집단반발 검사장 전원 평검사 강등 검토 파문>에서 여권 관계자가 한겨레에 “정부가 집단 행동에 나선 검사장을 형사처벌, 감찰 및 징계, 전보 조치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검찰청법 6조는 검사의 직급을 검찰총장과 검사, 두 종류로만 구분하고 있어 평검사로의 보직 이동은 법률상 불이익 조처로 보기 어렵다. 하지만 실제 평검사로 전보하는 것은 일선에서 검찰청을 지휘하던 검사장의 지휘권을 박탈하는 것이기 때문에 ‘강등’과 다름없다”며 “법조계 일각에서 이런 방안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가 나온다”고 했다.

한겨레는 이어진 3면 <‘항소 포기’ 해명 요구했다고 강등?…전례 드문 사실상 징계> 기사에서 “직급 강등은 전례를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사실상의 징계로, 법조계에선 대장동 항소 포기 논란을 계기로 정부가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라며 “대장동 항소 포기 뒤 검사들의 반발을 계기로 삼아 더불어민주당이 탄핵이나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 받지 않아도 검사를 파면할 수 있도록 입법 논의(검사 징계법 폐지 및 검찰청법 개정)에 착수한 상황을 놓고도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고 지적했다.

▲한겨레 1면
▲한겨레 1면

경향신문은 1면 하단 <정부, ‘대장동 항소 포기’ 집단 항명 검사장 ‘평검사 전보’ 검토> 기사로 관련 소식을 전하면서 “앞서 2007년 3월 권태호 전 법무연수원 기획부장(검사장급)이 로비 사건에 연루돼 평검사로 강등된 사례가 있다. 권 전 검사는 인사발령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임용권자의 인사 재량권을 인정했고 2010년 대법원에서 원고 패소가 확정됐다”고 덧붙였다.

서울신문 사설 <검사 파면법·검사장 평검사 강등… 검찰 겁박 도 넘었다>도 “개혁의 명분 아래 일련의 조치들은 과연 사법 정의 회복을 위한 것인가. 불편한 기관들을 길들이기 위한 것은 아닌가. 민주당은 가슴에 손을 얹어 보기 바란다”라는 비판을 전했다.

보수 신문들 “신상필벌” 발언 비판적 집중

소위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6일 X(구 트위터)에 “신상필벌은 조직 운영의 기본 중 기본이다. 설마 ‘벌만 주던가 상만 줘야 한다’는 건 아니겠지요? 내란극복도 적극행정 권장도 모두 해야 할 일”이라고 올린 대목에 주목했다. 이 대통령은 뉴시스의 <“내란 색출” 다음날 “파격 포상”… ‘병 주고 약 주나’ 공직 혼란 계속될듯> 기사를 공유하면서 이런 발언을 올렸다. 정부가 지난 11일 공직자의 불법계엄 가담 여부를 조사하기 위한 ‘헌법존중 정부혁신 TF’를 구성하기로 의결하고, 다음날인 12일 대통령실이 ‘공직활력 제고 성과와 추진 과제’를 발표했다는 내용의 기사였다.

동아일보는 10면 <李 “신상필벌은 기본, 내란극복-적극 행정 모두 해야” TF논란 반박> 기사에서 이 대통령 발언을 “공직사회가 혼란에 빠졌다는 일각의 비판을 직접 반박한 것”으로 해석하면서 여권의 비판과 대통령실의 반박을 함께 다뤘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7월 국무회의 때도 ‘대책 없이 행동하는 정신 나간 공직자들에 대해서는 아주 엄히 단속하기를 바란다. 공직사회는 신상필벌이 참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고 부연했다.

▲이재명 대통령 X
▲이재명 대통령 X

중앙일보는 8면 <대통령 “신상필벌은 조직운영 기본” 내란공무원 조사에 힘 실어줘> 기사를 통해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 ‘모든 국민을 아우르고 섬기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 ‘분열의 정치를 끝낸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지만 ‘내란 가담자’는 처음부터 통합 대상이 아니었다. 이번 TF는 이 대통령의 이 같은 인식이 구체화된 결과”라고 썼다.

나아가 중앙일보는 사설 <‘내란 극복 ’이유로 공직사회 위축은 없어야 한다>, 논설위원 기명칼럼 <[장세정의 시시각각] ‘내란 가담 공직자’ 색출과 마녀사냥> 등에서도 이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했다. 특히 장세정 논설위원은 “박상우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법정에서 ‘국무위원들도 피해자’라고 항변했는데, 변명으로만 보기 어렵다”면서 “국회의 신속한 계엄 해제 결의로 계엄을 6시간 만에 막았는데, 극소수가 작당한 계엄을 이유로 공직사회 전체를 잠재적 내란 동조자로 몰아가면 국민이 공감하겠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장동혁 국힘 대표에 ‘내란 비호, 지지율 끌어내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서는 성향을 막론하고 신문들의 비판이 모이는 모양새다.

경향신문 사설 <보수들마저 외면하는 장동혁의 내란 비호 ‘자해정치’>는 장 대표가 “극우세력과 당장 절연해야 한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국민의힘의 민심 이탈은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을 면회하고, 내란을 선동한 황교안 전 국무총리 옹호에 나선 장동혁 대표의 기행이 만든 자업자득”이라며 “위헌적 내란을 반성하지 않고 내란 세력을 비호해 온 것이 국민의 힘 위기 아닌가. 위기의 본질을 깨닫고 당을 쇄신해야 할 당대표가 납득 못할 기행을 벌이고 있으니 지지율 하락은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성한용 한겨레 정치부 선임기자는 연재 코너(성한용의 정치 막전막후) <장동혁의 역설…“이재명” 거칠게 때릴수록 이 대통령 돕는다>에서 “우리가 황교안이다”라는 발언은 장동혁 대표가 흥분 상태에서 한 말이라고 저는 생각한다”며 “심지가 약하면 분위기에 휩쓸리기 쉽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자칫하면 장동혁 대표도 황교안 전 대표의 길을 갈 수 있다. 어쩌면 지방선거 전에 대표직에서 쫓겨날 수도 있다. 국민의힘 지지도가 올라가지 않으면 승산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고 했다.

세계일보는 사설 <무당층보다 적은 국힘 지지자, ‘尹 단절’ 없이 미래 있나>에서 “아직도 불법 계엄을 주도한 윤 전 대통령과 손절하지 못하고 있으니 누가 국민의 힘을 수권 정당으로 인정하겠는가. 국민의 힘은 윤 전 대통령과 계엄 사태 등에 관한 명확한 입장 정리 없인 미래도 없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고 했다. 서울신문도 <무당층보다 지지율 낮은 국민의힘, 수권정당 포기했나> 제목의 사설을 썼다.

▲중앙일보 8면
▲중앙일보 8면

중앙일보 또한 8면 <부동산·대장동 터졌는데 … 국민의힘 지지율, 민주당 절반수준> 기사에서 “(국민의힘) 내부엔 부동산, 항소 포기 논란이 잇따라 불거진 ‘골든 타임’에서 ‘지도부가 민심과 괴리된 행보를 보였다’(중진 의원)는 불만이 누적되고 있다”고 전했다.

용산 찾은 재계 총수들, 800조 투자 계획 밝혀

다수의 주요 신문 1면에는 삼성전자, SK, 현대자동차, LG그룹이 2028~2030년까지 총 800조 원 이상의 국내 투자를 하겠다고 밝힌 일이 실렸다. 지난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합동회의에서 밝힌 계획이다. 세계일보 <4대그룹, 국내에 800조 ‘통큰 투자’>, 중앙일보 <삼성 450조 현대차 125조, 사상최대 국내투자> 등은 1면 기사와 함께 이 대통령이 재계 총수들과 국민의례를 하는 사진을 배치했다.

국민일보 <李 “국내 투자에 신경”... 재계 “833조 투자”>, 동아일보 <삼성-SK-현대차-LG, 800조 국내 투자한다> 등은 1면 기사와 함께 이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이 한 테이블에서 회의하는 모습의 사진을 썼다. 동아일보는 회의 참석자들과 이 대통령이 좌우로 앉아 있는 구도의 사진을 썼다.

▲동아일보 1면
▲동아일보 1면

논쟁에 오른 ‘쿠팡 새벽배송’

한국일보는 쿠팡 위탁 택배기사들이 새벽 배송 금지에 반대한다고 밝힌 설문 결과로 현실을 왜곡해선 안 된다는 분석을 보도했다. 지난 9월 택배 노조와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가 쿠팡 퀵플렉스 배송기사 679명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65.3%는 수입이 일정 정도 보장되면 심야근무를 회피하겠다고 답했고, 야간 배송을 회피하기 어려운 현실적 여건들이 있다는 지적이다. 11면 <쿠팡 기사들이 새벽배송 좋아서 선택?... 현실은 강제된 노동이었다> 기사다.

딥페이크 ‘성명 불상자’에 솜방망이

딥페이크 범죄에 관여한 이들 상당수가 검거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일보는 한민경 경찰대 교수가 2020년 3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딥페이크 편집·반포 판결문 124건을 수집해 분석한 결과 피고인 129명 중 39명(30. 2%)의 판결문에서 ‘성명 불상자’가 등장했으며, 범죄 분담에 따라 범인들의 처벌 수위가 낮게 이뤄지는 경우가 확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8면 <딥페이크 ‘성명불상자’ 낀 범죄 분담에 처벌 ‘솜방망이’> 기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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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가 더 많은 '윤미향들'에게 희망의 밧줄 되도록

윤미향 김복동평화센터 공동대표·전 국회의원 다른 기사 보기

재정 어렵다는 소식에 남은 활동비 털어 후원

언론과 검찰, 심지어 같은 편까지 '화살촉' 꽂아

살아야 한다 간절할 때 '지푸라기' 돼준 민들레

'이 언론은 진실 보도하는구나' 일어설 힘 얻어

덕분에 살아 숨쉬고 다시 '나비의 꿈' 날갯짓

민들레 통해 더 많은 사람이 희망 붙들 수 있길

윤미향 김복동평화센터 공동대표가 지난 5일 수원시청 앞 평화의 소녀상 옆에서 수원평화나비 주최로 열린 독일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강제 철거 규탄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윤미향 페이스북
윤미향 김복동평화센터 공동대표가 지난 5일 수원시청 앞 평화의 소녀상 옆에서 수원평화나비 주최로 열린 독일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강제 철거 규탄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윤미향 페이스북

며칠 전, 시민언론 민들레 김호경 에디터가 그의 SNS에 올린 민들레 재정의 어려움에 대해 쓴 긴 글을 읽었다. 별다른 수입이 없이 카타콤교회(양희삼 목사)의 선교비 후원과 가끔씩 있는 강연료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나였지만, 그 글을 읽으며 내 가난한 계좌를 열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 한 달 활동비 남은 것을 다 털어 넣었다. 재정의 어려움이 있다고 해서 시민언론 민들레가 문을 닫지는 않겠지만 혹시나 그러면 안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민들레는 나에게 그랬듯이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어야 하고, 기댈 수 있는 언론으로 계속 남아야 하기 때문이다.

사람을 살리는 지푸라기 같은 희망

한 사람이 고통의 늪에 빠져 있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될 때, 고통이 깊은 만큼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살고 싶다는 간절함 역시 들기도 한다. 내가 그랬다. 상황은 다르겠지만 나와 같은 경험을 한 사람이 많이 있을 것이다. 그럴 때 지푸라기 같은 미약한 줄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건네며 잡고 일어서 보라고 하는 이가 곁에 있다면 죽음보다는 사는 것을 선택하게 될 것이다. 지푸라기라 할지라도 그것은 희망을 잡는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그랬다. 나에게 시민언론 민들레는 지푸라기였다.

언론과 검찰, 정보기관, 국민의힘, 극우 유튜버들, 보수 논객들, 심지어는 같은 편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에게서조차 쏟아진 말들, 그것은 나에게 심장에 피를 철철 흐르게 하며 꽂히는 화살촉과 같았다. 다양한 말로 포장되어 있었지만 내게는 한 가지 말로 들려왔다. '윤미향이는 죽어라, 웃지도 마라, 내 옆에 오지 마라' '우리 공동체에서 나가라' 였다. 아, 여전히 지난날은 나에게 꿈이었던 것인가, 정말 나에게 일어난 현실인가? 그런 생각을 갖게 했다.

 

윤미향 김복동평화센터 공동대표를 향한 언론의 '화살촉' 기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네이버 뉴스 갈무리=김호경 에디터
윤미향 김복동평화센터 공동대표를 향한 언론의 '화살촉' 기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네이버 뉴스 갈무리=김호경 에디터

지금도 계속되고 있지만 2020년 3월 이후 내게 구토증을 일으키는 말들을 쏟아내던 자들의 얼굴이 TV 등 공중매체에 나오면 그로부터 5년이 지난 지금도 채널을 돌리거나 고개를 돌리게 된다. 그들의 얼굴을 보는 것조차 내 심장에 인두질을 해대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신문지를 내 손에서 떼어낸 지도, 공영방송 TV 뉴스를 끊은 지도 5년이 지났다. 유튜브를 통해서 MBC 뉴스와 가끔은 주제를 선택해 JTBC 뉴스를 보는 것이 전부이다. 계속 구독하고 있던 한겨레신문마저 끊었다.

5년 이전까지 나의 습관은 아침 일찍 사무실에 출근하여 가장 첫 번째 하는 일이 국제·국내 기사들을 검색하고, 모니터링하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운동에 대응할 것들을 노트에 기록하는 것이었다. 기사를 통해 우리 사회를 그대로 볼 수밖에 없었다. 그랬던 나였는데, 2020년 그날부터 더 이상 기사들은 우리 사회를 그대로 보도하는 '진실'이 아니라 기자와 언론사가 요리해서 내놓는 독이 되는 음식과 같은 것이라고 규정짓게 된 것이다.

'출근하는 윤미향' '나비 배지를 달고 출근하는 윤미향' '웃고 있는 윤미향'과 같은 제목의 기사들이 연일 포털 메인을 장식했다. 스토커 같은 짓을 해도 그것이 기사라고 수많은 사람이 클릭을 하고, 그 밑에 살해와 같은 댓글들을 달아댄다. 후원금으로 딸 유학시키고, 남편 일감 주고, 현금으로 집을 다섯 채 사고, 할머니들을 앵벌이로 팔아 배를 불려온 악당 등 차마 입에 담아 표현하기조차 구토증 나는 기사 제목들이 신문지 지면을 채웠다. 그러는 가운데 "기자들이 무섭다"고 말하던 할머니들의 쉼터 '평화의 우리집' 손영미 소장님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나는 살아야 한다는 간절함이 컸다. 살아야 이기는 것이라고, 살기 위해 내가 한 일은 지푸라기를 찾는 것이었고, 그 지푸라기를 잡고 일어서서 걷는 것이었다. 그때 나에게 들어온 것이 시민언론 민들레의 기사들이었다. '아, 이 기자는 진실을 알고 있구나.' '아, 이 언론이 진실을 보도하고 있구나.' 그때부터 매일 저녁 집에 들어와 평온한 잠을 자기 위해, 내일 아침 다시 일어설 힘을 얻기 위해 민들레 홈페이지를 열고 기사들을 검색하고 읽었다. 덕분에 지금 나는 살아 숨쉬고 윤미향과 나비의 꿈을 향해 날갯짓을 하고 있다. 참 고마운 일이다.

 

민들레 일러스트. 챗지피티=김호경 에디터
민들레 일러스트. 챗지피티=김호경 에디터

시민언론 민들레의 더 넉넉한 날갯짓을 바라며

나는 시민언론 민들레가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시민의 언론 민들레가 되어 더 넓고 더 넉넉한 날갯짓을 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진실을 빼앗긴 채, 온몸의 정기를 다 빼앗긴 채, 살아 있으되 살아있는 목숨이 아닌 그런 삶을 사는 이 땅의 '윤미향들'에게 지푸라기보다 더 강한, 쉽게 끊어지지 않는 희망의 밧줄이 되기를 바란다. 시민언론 민들레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이 희망을 잡고 살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나는 적지만 내 한 달 활동비 남은 것을 탈탈 털었어도 아깝지 않다. 오히려 다음 달에도 나에게 활동비가 생긴다면 주저 않고 가장 먼저 민들레 후원계좌에 탈탈 털어낼 것이라는 것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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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협상 최종 타결에 노동·시민사회 “주권과 평화, 민생 내어준 협상”

자주통일평화연대·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동, 광화문서 시민 행진

자주통일평화연대와 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동이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의정부터 앞에서 '미국의 경제-안보 수탈 저지 ! 주권과 생존권을 지키는 시민행진'을 진행했다. ⓒ민주노총

한미 관세·안보 분야 협상이 최종 타결된 뒤 구체적 내용을 담은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가 발표된 가운데, 노동·시민사회에서는 15일 “주권과 평화, 민생을 내어준 협상”이라는 반발이 나왔다.

자주통일평화연대와 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동은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 의정부터 앞에서 시민 행진을 열고 이번 합의 내용에 대해 규탄했다.

이들은 “미국의 대미 투자, 비관세 장벽 완화, 국방비 증액, 주한미군에 대한 48조원 지원, 미국산 무기 34조원치 구매 등 미국의 요구를 모조리 받아들였다”며 “미국의 부흥을 위해 한국 경제를 거덜 내고, 미국의 패권 유지를 위한 군사 정책에 호응해 한반도 평화의 문을 닫은 한미 합의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홍정 자주통일평화연대 상임대표의장은 “이재명 정권에 좌절과 분노를 담아 묻는다. 이제 또다시 어디로 가라는 신호인가”라고 지적했다.

이 의장은 “그 어디에도 자주와 평화와 통일로 가는 대한민국의 길은 보이지 않고, 종속 경제 동맹과 전쟁 안보 동맹의 대로만 활짝 열려져 있다”며 “국가와 기업과 가계의 총체적 부채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환율은 고공행진 하며 물가 위기, 민생 위기, 실업 위기, 부동산 위기, 인구 위기, 기형적 경제구조의 위기는 날로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경제 주권과 안보 주권을 볼모로 잡힌 채 천문학적 국민 혈세가 미국의 탐욕을 채우기 위해 출혈된다면, 대한민국의 살림은 빈사 상태에 빠지고 주권자 대한국민의 생존은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하원오 의장도 “어제 공개된 설명자료 내용을 살펴보면, 상호 존중도 호혜도 상식도 이성도 찾아볼 수 없다. 미국의 노골적인 수탈 야욕을 그대로 수용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하 의장은 “농업 분야도 예외는 아니었다. 식품 및 농산물 무역에 영향을 미치는 무관세 방벽을 해소하기로 했다는 것”이라며 “당초 미국은 우리 농업을, 건강한 먹거리를 지키기 위한 최후의 보루인 검역 주권을 무역장벽이라고 걸고넘어졌다. 애초부터 미국의 요구는 검역 완화였던 것이며 그 요구를 그대로 받아안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 의장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 땅의 농업과 우리 국민의 먹거리를 지키기 위한 마지막 보루마저 포기하는, 노동자의 일자리와 국민의 혈세를 팔아넘기는, 한반도 평화를 파괴하고 전쟁의 위기를 고조시키는, 이 굴욕 협상을 인정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민주노총 함재규 통일위원장도 “경제주권도 군사주권도 모두 내어준 꼴”이라고 규정했다.

함 위원장은 “없던 관세 15%는 경쟁에서 밀리고 국내에선 최소 15% 이상의 구조조정을 의미한다”며 “더 이상 미국에 올인하면 국내 산업은 공동화를 넘어 구조조정은 턱밑까지 들어오게 될 칼날이 될 것이다. 왜 미국 때문에 우리가 구조조정을 당할 위기에 놓여야 하나. 왜 미국 때문에 우리가 살길을 걱정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이연희 평화주권행동 평화너머 공동대표는 안보 협의 내용 중 핵추진잠수함 건조 승인이 명문화된 것과 관련해 “핵추진잠수함은 자주국방이 아니다. 이대로 가서는 한반도는 대중국의 전쟁기지가 되고 만다”고 우려했다.

이 대표는 “그래도 미국이 강한데 어쩔 수 없지, (라는 의견도 있지만) 강하지 않다. 동맹 삥 뜯어서 패권을 유지하는 깡패 나라”라며 “종속적 동맹을 더 강화하는 길이 아니라 주권을, 우리 자신의 힘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우리가 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각계 발언이 끝난 뒤 광화문 의정부터에서 종각을 거쳐 주한미국대사관 앞까지 행진하는 것으로 집회를 마무리했다.    

 

 

 

자주통일평화연대와 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동이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의정부터 앞에서 '미국의 경제-안보 수탈 저지 ! 주권과 생존권을 지키는 시민행진'을 진행했다. ⓒ민주노총

자주통일평화연대와 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동이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의정부터 앞에서 '미국의 경제-안보 수탈 저지 ! 주권과 생존권을 지키는 시민행진'을 진행했다. ⓒ민주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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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면, 우리도 미국식 의료 민영화로 간다

 

25.11.15 17:52최종 업데이트 25.11.15 17:52


보건복지위에 와 있는 원격의료 법제화... 서민 건강엔 관심 없는, 기업 돈벌이 위한 것에 가까워

김재헌(freemedical) 

 

무상의료운동본부는 2010년, 삼성이 원격의료를 운운하기 시작하던 시절부터 원격의료는 노동자와 서민을 위한 대안이 아님을 주장하며 영리 기업들을 위한 원격의료 법제화 시도를 저지해 왔다. 그럼에도 윤석열 정권에서 원격의료 법제화가 급물살을 타며 다시 한 번 한국 사회가 미국식 의료 민영화로 흘러들어갈 위기에 처해 있다. 이에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영리플랫폼이 주도하는 원격의료의 실체를 더 널리 알리고 문제점과 대안을 논하기 위해 몇 차례에 걸쳐 원격의료 법제화를 다루는 글을 연재하고자 한다. 많이 읽고, 주변에 권해주길 바란다.
 Stethoscope on a pastel blue background.
Stethoscope on a pastel blue background. ⓒ etactics on Unsplash

  • '어떻게 하면 환자들 주머니 털어 돈 벌 수 있을까'하는 궁리만 수십 년 해 온 기업들의 숙원 사업인 '원격의료 법제화'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지금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원격의료 법제화를 위한 의료법 개정안이 올라와 있고, 11월 중순에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이에 십수 년간 원격의료 법제화를 반대해 온 시민사회의 우려가 크다. 재벌들을 위한, 환자는 없고 돈벌이뿐인, 마침내 미국식 의료 영리화로 빠질 위험까지 있는 위험천만한 법안이기 때문이다.

    원격의료가 처음 등장한 때로 돌아가 보자. 그것은 2010년 공개된, 이명박 정부가 발주하고 삼성경제연구소가 작성한 '미래복지사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산업 선진화 방안' 보고서였다. 이때부터 지금까지 원격의료는 IT재벌을 비롯한 경제계가 주구장창 요구하는 숙원 사업이 되었다.

    정부와 경제계의 원격의료 추진론자들은 호시탐탐 원격의료 법제화를 위한 분위기 조성에 최선을 다했다. 십수 년이 지나면서 IT 기술이 빠르게 발전했지만 원격의료가 의료 영리화 세력의 이해를 위한 것이라는 사실만은 변하지 않았다. 원격의료가 서민 건강에는 눈곱만큼도 관심 없는 재벌들의 돈벌이를 위해 영리적인 의도로 주창되고 추진되어 왔기에, 지금까지 시민사회는 원격의료가 의료 민영화와 다르지 않음을 밝히며 법제화를 반대해 왔다.

    '재난자본주의', 원격의료
    그러다 최근 수년간 원격의료 법제화가 급물살을 탄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비상 상황을 이용해 한시적으로 광범위하게 원격의료를 실시한 것이 좋은 구실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코로나19 이전의 시범사업은 원격의료의 안전성, 유용성을 증명하지 못했고 여전히 완강한 반대에 직면해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를 틈타 원격의료를 대거 실시할 명분이 생기자 전통적 의료 영리화 세력들은 물론 우후죽순 새로 등장한 스타트업 기업들과 여기에 투자한 투기 자본까지 나서서 법제화를 강력히 요구했다. 이른바 '재난 자본주의'의 공세가 시작된 것이다. 이들은 이용자들의 편의성을 핵심 근거로 내세웠지만 정작 의료 이용의 형평성이나 안전성, 유용성 등 의료의 본령상 중요한 가치들은 생략했다.

    코로나19 감염병 사태 시기 원격의료는 일부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화상 면담이 아니라 진짜 의사와 진짜 병상이었다. 정작 충분한 공공 병원과 인력이 없었다. 원격의료로는 정말 치료해야 할 중환자들과 감염병 환자들을 치료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정부는 공공 의료 확충보다는 원격의료를 택했다. 정작 정부가 즉각 취했어야 할 조치인 코로나19 치료를 위한 공공 의료 인프라 확충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비상 사태' 해결과는 거리가 먼 영리적 원격의료만 활개친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이렇게 정부가 공공 의료에 대한 책임을 방기하면서 열어준 '시장'에 뛰어든 민간 영리 플랫폼들이 우후죽순 자라나고 성장했다는 점이다. 정부는 이를 거의 규제하지 않았다. 실제로 코로나19 기간 동안 전면 확대된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은 비급여 과잉 진료와 개인정보 보호 위반 등의 문제를 일으켰다.

    그러나 비상 사태라는 구실이 영원할 순 없었다. 2023년 6월 1일 코로나19가 위기 대응 '심각' 단계에서 '경계'로 조정되면서, 원격의료가 불법이 될 위기에 처하자 영리 플랫폼들은 원격의료를 중단하면 '우리는 모두 죽는다'며 정부를 강하게 압박했고, 원격의료를 추진해 오던 윤석열 정부도 이를 냉큼 받아들이며 언제 끝날지 기약없는 이상한 시범사업을 재개했다.

    2022년 봄부터 시작된 전공의 파업에 의한 '의료 대란' 상황에서도 재난자본주의는 반복되었다. 전공의들의 부재와 원격의료는 아무런 관계가 없었지만(의사가 없는데 원격의료가 무슨 소용인가), 이들은 의료 대란조차 원격의료를 전면 실시하는 기회로 삼았다. 의료 대란 상황도 진정되자 원격의료 법제화 추진자들은 2020년 2월부터 2025년 2월까지 492만 명이 원격의료를 이용해 왔다는 사실을 띄우며 시범사업을 연장하고 법제화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원격의료를 가장 간절히 원하는 것은 환자가 아니다

    정부와 원격의료 산업계는 이제 원격의료가 국민에게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수단이 된 것처럼 말한다. 그러나 2025년 8월 14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5년간의 원격의료 실시 통계를 보면 이것이 크게 과장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전체 외래 진료 대비 원격의료가 차지한 비중은 0.2~0.3%밖에 되지 않았다. 그만큼 원격의료를 경험해 본 국민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마치 많은 국민들이 원격의료를 원하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사실과 다른 것이다.

    대부분의 국민은 원격의료가 법제화 전 단계에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오직 영리 플랫폼들을 비롯한 산업계와 정부(윤석열에 이어 이재명 정부에서도)만 원격의료가 당장 법제화돼야 할 것처럼 말하고 있다.

    지금 원격의료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영리 플랫폼들이다. 이들의 목적은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지금은 법제화 전이라 수익 추구를 뒷전으로 미뤄 놓았지만 법제화된다면 본격적으로 수익 모델을 만들어 수익을 추구하기 시작할 것이다. 배민 등의 플랫폼들이 했던 수법을 생각해 보면 된다. 영리 플랫폼들이 수익을 극대화할수록 누군가는 이들의 수익을 위해 희생돼야 한다.

    원격의료가 본질상 기술 혁신을 이뤄 추가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므로 - 그저 기존 기술을 이용해 환자와 의료 기관 중간에서 중개를 빌미로 중개료를 받는 것이다 - 이들의 수익은 누군가에게 빼앗아 오는 것이 될 수밖에 없다. 그 대상은 먼저 원격의료를 이용하는 환자들과 건강보험 재정이다.

    친기업 성향이었던 윤석열 정부는 원격의료 시범사업의 수가를 30% 가산해 줬고 이 때문에 건강보험 재정 약 2500억이 낭비됐다. 이 돈이면 좋은 공공병원을 하나 세울 수 있다. 원격의료가 법제화 되면, 30% 가산이 없다고 해도 영리 플랫폼들에 흘러가는 건강보험 재정은 훨씬 더 늘어나 건강보험 재정을 압박할 것이다.

    미국식 의료 민영화 막기 위해 필요한 공공 플랫폼

    가장 우려되는 점은 거대 민간보험사들이 원격의료 체계를 장악하는 것이다. 지금은 플랫폼들이 난립해 있지만 결국 한두 곳이 독과점하게 될 것이고 그 주체는 거대 민간 보험사들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 거대 민간 보험사들이 의료 기관과 환자들 사이에서 이 둘을 통제하고 지배하는 미국식 의료 체계로 가는 길이 열릴 수도 있다. 이미 거대 보험사들은 플랫폼을 인수하거나(KB손해보험 자회사 KB헬스케어가 '올라케어' 인수) 공동 사업을 한 바 있다('굿닥'에서 진료를 받으면 삼성생명 특정 보험상품 무료 가입 가능). 최근 원격의료 법제화를 걱정하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한 의원도 이 점을 걱정했다.

    해외엔 영리 플랫폼이 아니라 정부에서 책임지고 운영, 관리하는 공공 플랫폼으로 원격의료를 실시하는 곳도 있다. 이 나라들은 미국이나 잉글랜드처럼 영리 플랫폼들의 수익 추구로 인해 의료 체계가 왜곡되지 않고, 수익을 추구하지 않는 공공 플랫폼이 양질의 공공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다. 스코틀랜드와 웨일스가 그렇다.

    또한 영리 플랫폼들은 의료 취약지나 의료 취약 계층은 신경쓰지 않는다. 돈이 안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은 대도시의 상대적으로 젊은 층들을 대상으로 돈을 벌게 된다. 5년간의 시범사업 동안 이 점이 드러났다. 읍면 지역 거주자 중 약 5%, 60대 이상의 2.5%만 원격의료를 이용했다. 이들 의료 취약층을 위해서도 수익만 추구하는 영리 플랫폼이 아니라 공공 플랫폼이 필요하다.

    충분한 사회적 공론화 없이 대다수 국민들 모르게 지금의 원격의료를 법제화해서는 안 된다. 민간 의료 기관이 95%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영리 플랫폼 원격의료를 도입하는 것은 의료를 더욱 영리화·민영화하는 것이다. 따라서 원격의료 법제화는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무상의료운동본부 사무국장입니다.

    #원격의료#비대면진료#의료민영화#윤석열의료#이재명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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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시트, 미국을 더 위대하게 만드는 한미동맹

기자명

  •  문장렬 전 국방대 교수
  •  
  •  승인 2025.11.15 18:56
  •  
  •  댓글 0
 
 

미국은 자신이 챙긴 ‘돈’에 대하여 고마워 할까?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과 한미연합훈련 문제
핵농축과 재처리 문제는 다른 양보의 대가가 될 수 없다
상업적 합리성뿐 아니라 ‘안보적 합리성’ 추구해야

대의제 민주주의란 참 묘한 것이다. 인구가 많아지면 대의제가 불가피하지만 그것이 진정 민의를 대표하는지는 항상 논란거리다. 국민은 일단 대표를 뽑고 나면 국가정책의 결정에 직접 관여할 수 없다. 근본적으로 ‘국민’이란 추상적 개념이기에 ‘민의’라는 것도 실체를 파악하기 어렵다. 반면 정책은 돈이고 피와 땀과 눈물로 연결되는 실체다. 지난 10월29일 한미정상회담의 결과로 11월14일에 나온 (공동)팩트시트와 이어 발표된 제57차 한미 연례안보협의회의(SCM) 공동성명을 보고 든 생각 한 조각이다.

트럼프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정책은 한국에서 꽃을 피울 모양이다. 한국은 미국을 ‘항상’ 위대한 나라로 보기 때문에 그 구호는 “미국을 ‘지금보다 더’ 위대하게”로 들리는 것 같다. 이번 회담들에서 미국은 ‘말’을 주고 ‘돈’을 챙겼기에 그것은 한국보다는 미국을 더 위대하게 하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관세와 투자 관련 협상은 그쪽 전문가들의 평가를 들어보기로 하고 이 글에서는 안보분야에 초점을 맞추어 보자.

미국은 자신이 챙긴 ‘돈’에 대하여 고마워 할까?

미국의 ‘말’은 일관성이 있다. 한국에 대한 변함없는 방위공약을 확인 또 재확인 해준다. 지속적인 핵우산 제공도 잊지 않고 주한미군 감축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한다. 이 정도만 해도 한국은 안도감과 사의를 표하면서 미국이 원하는 것을 들어줄 준비가 되어 있음을 미국은 누구보다도 잘 안다. 한국은 국방비를 GDP 대비 3.5%로 인상하겠다고 약속한다. 지금 2.4% 수준이니 거의 50% 인상하는 셈이다. 금액으로는 30조원 정도다. 그걸 5년에 걸쳐 한다면 매년 6조원 이상씩 (전년 대비 8~9%) 인상해야 한다.

국방비 증액의 대부분은 미국산 무기 구매에 할당될 것임은 모두가 짐작하는 바다. 아니나 다를까. 구체적 숫자가 나온다. 한국은 미국 무기를 250억불(37조원) 어치 구매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으로도 국방비 증액분을 대략 커버할 듯한데 하나의 숫자가 더 나온다. 주한미군을 위한 330억불 상당의 포괄적 지원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5년에 걸쳐 한다면 매년 66억불(약 10조원). 이거 어디서 많이 들어본 수치다. 트럼프가 1기 재임시부터 한국 안보 무임승차론을 제기하면서 주한미군 주둔비를 (당시) 1조원에서 10배 인상할 것을 요구하지 않았던가. 물론 이 돈은 주한미군 주둔을 위해 제공하는 직접 및 간접 비용을 모두 합산한 것이고 그렇게 보면 현재도 이미 3조원이 넘는다. 그렇다 해도 추가로 7조원 가량 더 들어간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국 참 (미국에게) 고마운 나라다. 사실 미국의 ‘언약’은 미국의 이익을 위한 것이다. 한국의 ‘화력(firepower)’은 세계 5위, 자주국방을 위한 ‘방위충분성’ 이상을 이미 확보했다. 하여 미국의 방위공약은 립서비스 이상의 의미가 없다. 주한미군 감축은 의회에서 제정한 소위 ‘국방수권법(NDAA)’의 금지조항 상 어차피 어려운 일이다. 게다가 미국의 인태전략을 위해 나가라 해도 나갈 수 없을 만큼 군사전략 상 필요한 전력이다. 이 즈음에서 반드시 제기되는 것이 북한핵 위협이다. 그러나 핵무기는 정치적 무기이고 외교적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핵억제’라는 것은 원천적으로 효력 검증이 불가능한 전략이다. 군사적 해결 즉, 핵전쟁은 그냥 공멸이다. 그 해결 가능성을 1994년 제네바합의부터 6자회담에서의 2005년 9·19 공동성명, 남북정상회담들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등에서 여러번 목격했다. 아, 인간이 기억력이 이다지 허약한 것이가.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과 한미연합훈련 문제

한국 정말 고마운 나라다. 핵추진 잠수함이라는 대단해 보이는 무기를 갖겠다고 간청해 오니 미국은 짐짓 놀라는 척하면서 수많은 이익을 덤으로 취할 수 있게 되었다. 일단 몇 가지 조건을 걸고 ‘승인’해 준다. 농축도 80%이상의 핵연료는 한국도 인정하다시피 미국이 전적으로 제공한다. 손도 못 대고 볼 수도 없는 물건이다. 핵추진 엔진은 한국이 꽤 연구를 많이 했다 하니 재미있는 구경거리가 될 터. 연료든 엔진이든 미국의 국내법과 한미원자력협정(일명 123협정), 특허와 비용 문제 등 수없이 많은 ‘난관’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미국은 여유있게 기다리며 천천히 진행하면 된다. 필요하면 ‘급행료’를 받거나 추가적인 요구플 한국에 제기하여 이권을 취할 수 있다. 만들었다고 하자. 그걸 어디에 쓰겠다는 것인가. 얕고 좁은 남한의 연해와 근해에서는 별 효용이 없다. 멀리 멀리 나가야 한다. 거기서 누구를 겨냥할 것인가? 핵무장을 하지 않은 핵잠수함(SSN)은 원해에서 핵무장잠수함(SSBN)을 방어하는 역할을 하기에 적합하다. 따라서 ‘대양해군’의 일원으로 미국 핵잠수함들과 함께하는 것이 좋겠다. 작전통제는 물론 미국이 할 것이다. 멋진 그림이지만 전략적으로 맞는지는 따져볼 일이다. 핵추진 잠수함 말고도 해전의 게임체인저가 될 만한 것들이 많다. 예컨대 무인잠수정과 수중탐지체계를 유무인 수상함들과 AI로 연결하는 것이다. 한국은 부자이고 머니머신이라는데 돈 쓸 줄 좀 알아야 할 텐데 그렇지 못한 듯하다. 미국에게는 나쁘지 않다.

 

연합훈련 문제는 미국이 한국에게 고마워할 또 하나의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이번 SCM에서 한미 양 국방장관은 핵억제를 위한 훈련, 재래식-핵통합(CNI:한국군 첨단 재래식 전력이 미국의 핵전력 지원) 훈련, 을지자유의방패(UFS), 한미일 연합훈련 등을 강화하거나 ‘실효성’을 높이기로 합의했다. 미군에게 가장 절실한 현실적 요구 중 하나가 훈련이다. 한국만큼 좋은 곳이 없는데 한국은 이를 대북억제를 위해 필요하다고 여기면서 고마워한다. 사실은 연합군사훈련이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남북관계 복원을 결정적으로 저해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게다가 그렇게 안보환경이 나빠지면 작전통제권을 환수하고 싶어도 환수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 모순이 생기기도 한다. 그러니 미국에게 이보다 고마울 수 있을까.

핵농축과 재처리 문제는 다른 양보의 대가가 될 수 없다

기술과 경제 분야이면서 안보적 성격을 가진 것이 농축 및 재처리 문제다. 얼핏 핵추진 잠수함과 연계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별개 문제다. 1972년에 체결되어 최근 2015년에 개정된(2035년까지 유효) ‘123협정’은 한미간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에 관한 협력 협정”이다.. 협정 11조는 “20% 미만의 농축”을 “양자 간의 합의”에 의하여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른 말로 미국의 ‘승인’ 없이는 안 된다는 뜻이다. 한국이 이를 개정하여 농축과 재처리를 독자적으로 할 수 있게 된다면 ‘주권’ 측면에서 찬양할 만한 일이다. 물론 한국이 핵주기 주권을 확보하더라도 농축시설을 지을 부지 선정과 생산된 농축 우라늄의 경제성 문제는 극복할 과제다. 특히 재처리 시설은 환경과 안전, 경제성 검토가 한층 더 어려운 문제다. 요컨대 이 문제는 순수히 주권 차원에서 접근한다면 누구도 비판할 수 없겠지만 그것을 위해 다른 것을 양보하거나 다른 양보들을 덮기 위해 성과로 포장하는 일은 용납될 수 없다.

상업적 합리성뿐 아니라 ‘안보적 합리성’ 추구해야

한국은 미국한테 진짜 고마운 나라다. 이렇게 아낌없이 주고도 오히려 미국에게 고마워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정부와 국회와 언론의 변함없는 미국 사랑은 눈물겹다. 여론조사를 해도 아름다운 결과가 나온다. 그러니 ‘정치하는 내가 어쩌란 말이냐’ 하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긍정적으로 보려고 애써보자. 미국에게 돈을 ‘강탈’당하지 않을 수 없다면 그런 김에 국방비라도 화끈하게 늘려 안보라도 튼튼히 하는 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 한미동맹 현대화가 활용되는 것이 자랑스럽지 않은가. 미국을 버리고 어디로 갈 수 있는가. 미우나 고우나 현실적으로 협조해야 하지 않는가. 이렇게 해야 그래도 국민 다수가 안보에 대하여 안심하고 주식시장도 커지고 ‘상대적으로’ 민주적인 정권도 유지되지 않을까.

돈 얘기를 많이 했으니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짚고 마치자. 국방비 증액은 핵추진 잠수함에 소용될 비용과 미국 무기 구매, 주한미군 지원비 등을 모두 포함할까. 국방비 증액은 대미 투자액과는 별도로 간주될 듯한데 이걸 연계하면 어떨까. 미국은 한국이 사용할 ‘꼼수’를 미리 계산하고 있지 않을까. 한국은 그런 창의적 꼼수라도 부릴 지혜와 용기가 있을까. 대미투자는 ‘상업적 합리성’이 보장된다고 한다. 믿어보자. 그런데 안보에서의 합리성은 그보다 더 중요하지 않은가. 투자가 이윤을, 국방비 증액이 평화를 보장한다면 아까울 게 있을까. 반대로 국방비 증액, 군사력 증강, 동맹현대화와 주한미군 지원 확대, 훈련 강화 등이 오히려 평화를 해친다면? 응답하라, 책임있는 누군가여. 참으로 애써 봐도 긍정적으로 보기 어려워진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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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시민들, 대법원 집결…"내란 최후 보루 조희대 탄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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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포문 "조희대 최후 방어선으로 마지막 발악"

조희대 탄핵, 내란 청산 특별재판부 설치 요구

"틈을 주면 살아난다, 검찰 난동 진압하자" 구호

김준형 "법원이 국민 기대 가장 저버리고 있어"

후속 대미 협상 위해 이재명 대통령 지지 호소

국회 추천 특별재판부 촉구 범국민 서명 돌입

"내란 세력 최후 보루 조희대를 탄핵하자!" "내란 세력 청산 위해 특별재판부 설치하자!"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 상임대표 김민웅)은 15일 발표한 '범국민항쟁으로 조희대의 사법 내란 진압하자!'란 <촛불항쟁 선포문>을 통해 "조희대 사법부가 내란중요임무종사자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또다시 기각했다. 내란 선동 황교안 전 총리에 대한 구속영장도 기각했다. 내란공범 조희대 사법부의 대국민 전쟁 선포다"라면서 이렇게 호소했다.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 상임대표 김민웅)은 15일 오후 3시 서울 서초역 2번 출구 인근 대법원 앞에서 165차 내란청산 국민주권 실현 전국집중촛불대행진을 열고 내란 세력의 최후 보루 조희대를 탄핵하고, 국회 추천 특별재판부의 설치를 요구했다. 2025. 11. 15 이호 작가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 상임대표 김민웅)은 15일 오후 3시 서울 서초역 2번 출구 인근 대법원 앞에서 165차 내란청산 국민주권 실현 전국집중촛불대행진을 열고 내란 세력의 최후 보루 조희대를 탄핵하고, 국회 추천 특별재판부의 설치를 요구했다. 2025. 11. 15 이호 작가

조희대에 분노한 시민들, 대법원 앞 대거 집결
조희대 탄핵, 내란 청산 특별재판부 설치 요구

촛불행동은 선포문에서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과 이를 비호하는 '윤 어게인' 세력에 대해 "국민에게 버림받고 법적 심판을 피할 길이 없는 이 자들은 지금 조희대 사법부를 최후의 방어선으로 삼고 마지막 발악을 하고 있다"며 "이재명 대통령 재판 재개를 준비하고 내란 무죄 판결을 노리는 사법부, 조희대 사법부를 결사적으로 지키려는 국민의힘, 이 악당들의 목표는 12·3이후의 대한민국을 12·3이전으로 돌려놓겠다는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저들의 헛된 꿈을 우리가 용납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한 뒤 "우리는 절대 12·3이전으로 돌아갈 생각이 없다. 우리는 80년 적폐 기득권 세력을 청산할 역사적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는다"라고 다짐했다. 특히 촛불행동은 "사법부 독립이라는 방어막을 치고 국힘 당과 한 몸이 된 조희대 사법부, 지귀연 재판부를 앞세워 내란 세력 면죄 판결문을 흔들고 있는 조희대 사법부를 제압해야 내란 세력 단죄가 시작된다"면서 조희대 탄핵과 특별재판부 설치를 위한 범국민촛불항쟁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 상임대표 김민웅)은 15일 오후 3시 서울 서초역 2번 출구 인근 대법원 앞에서 165차 내란청산 국민주권 실현 전국집중촛불대행진을 열고 내란 세력의 최후 보루 조희대를 탄핵하고, 국회 추천 특별재판부의 설치를 요구했다. 2025. 11. 15 이호 작가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 상임대표 김민웅)은 15일 오후 3시 서울 서초역 2번 출구 인근 대법원 앞에서 165차 내란청산 국민주권 실현 전국집중촛불대행진을 열고 내란 세력의 최후 보루 조희대를 탄핵하고, 국회 추천 특별재판부의 설치를 요구했다. 2025. 11. 15 이호 작가

조희대·지귀연·영장판사들 규탄, 국힘 성토
"조희대를 최후 방어선으로 마지막 발악"

토요일인 이날 오후 3시 촛불행동은 대법원 앞 서울 서초역 2번 출구에서 165차 내란청산 국민주권 실현 전국집중촛불대행진을 열었다. 서초 경찰서 양옆 인도에는 시민들로 가득 찼으며, 조희대 대법원장과 지귀연 판사, 2명의 서울지방법원 영장판사들을 규탄하고 여전히 내란 옹호에 여념이 없는 국민의힘 정당 해산을 요구하는 외침이 울려 퍼졌다.

한 여성 참석자가 든 조희대 대법원장과 지귀연 판사의 이름을 이용해 지은 삼행시 플래카드들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조희대는 "조만간, 희희낙락하던 인간들, 대가를 치를 것이다"라고 했고, 지귀연은 "지긋지긋하다, 귀신같은 인간아, 연기처럼 사라지거라"라고 돼 있었다.

'조일권의 노래'로 시작한 이날 촛불대행진은 △ 김한봄 청년총불행동 대표. 기조 발언 △ 격문 낭독 △ 이상민 대구 달서달성 촛불행동대표.발언 △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 발언 △ 촛불항쟁 선포문 낭독 △ 여러 노래패 공연 △ 거리 행진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참석 시민들은 서초역 – 서울교대 입구 – 서울교대 교차로를 거쳐 거리 행진을 벌인 뒤 강남역에서 정리 집회를 가졌다.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 상임대표 김민웅)은 15일 오후 3시 서울 서초역 2번 출구 인근 대법원 앞에서 165차 내란청산 국민주권 실현 전국집중촛불대행진을 열고 내란 세력의 최후 보루 조희대를 탄핵하고, 국회 추천 특별재판부의 설치를 요구했다. 2025. 11. 15 이호 작가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 상임대표 김민웅)은 15일 오후 3시 서울 서초역 2번 출구 인근 대법원 앞에서 165차 내란청산 국민주권 실현 전국집중촛불대행진을 열고 내란 세력의 최후 보루 조희대를 탄핵하고, 국회 추천 특별재판부의 설치를 요구했다. 2025. 11. 15 이호 작가

"역시 조희대가 문제…내란 부역 법비들 물 흐려"
"틈을 주면 살아난다, 검찰 난동 진압하자" 구호도

'집회 사회를 맡은 김지선 서울촛불행동 공동대표는 "역시 조희대가 문제다. 내란에 부역했던 법비들이 자신의 범죄 사실을 덮기 위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식으로 내란 청산의 물을 흐리고 있다. 조희대가 내란범들의 최후 보루임이 확실해졌다. 이대로 가다가는 재판을 질질 끌다가 대법원 가서 무죄를 선고할 게 명백하다"며 "내란 청산의 민심은 압도적. 당장 사법 내란 수괴 조희대를 탄핵하고 특별재판부 설치하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조작 수사를 일삼고 최근 대장동 항소 포기를 구실로 불법 집단행동을 한 검찰들에 대해 "세상 바뀐 걸 알게 해줘야 한다"고 강조한 뒤 "틈을 주면 살아난다, 검찰 난동 진압하자"란 구호를 선창했다. 김한봄 청년촛불행동 대표도 "조희대가 줄줄이 (구속영장을) 기각해 내란 세력을 풀어주고 있다. 내란 세력을 단죄해야 하는데, 조희대 사법부에 막혀 있다"면서 "국민들은 울화통이 터진다. 이러다 윤석열 석방되게 생겼다"고 말했다.

촛불행동은 극단 '경험과 상상'의 윤희성 배우가 낭독한 '내란 1년을 내란 청산의 항쟁으로 맞이하자'란 제목의 격문을 통해 "법정에는 법복 입고 꼬리 치는 법비들, 조희대, 지귀연, 이정재, 정재욱, 박정호! 판사의 권위와 양심을 그깟 정치검찰 캐비넷과 맞바꾼 더러운 인생들! 감히 주권자 국민이 심판한 내란범들에게 함부로 면죄부를 주려는 자들. 누가 주인이고 누가 공복인지 구분하지 못하는 한심한 법비들! 바로 이 법비들 때문에 오늘도 우리는 싸우고 있다"고 일갈했다.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 상임대표 김민웅)은 15일 오후 3시 서울 서초역 2번 출구 인근 대법원 앞에서 165차 내란청산 국민주권 실현 전국집중촛불대행진을 열고 내란 세력의 최후 보루 조희대를 탄핵하고, 국회 추천 특별재판부의 설치를 요구했다. 2025. 11. 15 이호 작가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 상임대표 김민웅)은 15일 오후 3시 서울 서초역 2번 출구 인근 대법원 앞에서 165차 내란청산 국민주권 실현 전국집중촛불대행진을 열고 내란 세력의 최후 보루 조희대를 탄핵하고, 국회 추천 특별재판부의 설치를 요구했다. 2025. 11. 15 이호 작가

김준형 "법원이 국민 기대를 가장 저버려"
대미 협상 위해 이재명 대통령 지지 호소

단상에 오른 김준형 의원은 "분노와 절망 속에서 이 자리에 섰다. 대한민국 헌정을 짓밟고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포기한 윤석열 일당의 내란, 국가 배신행위가 모두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데도, 아직 내란 청산이 끝나지 않고 있다. 통탄할 일이다"라면서 "바로 법원이 우리 국민의 기대를 가장 저버리고 있다"고 조희대 사법부를 비판했다. 김 의원은 "한반도를 전쟁터로 만들어 국민들을 학살하려 했던 자들을 아직 청산하지 못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향후 녹록지 않을 한미 후속 세부 협상에 대비해 "이재명 대통령을 더 지지하고 도와줘야 한다. 이제부터 진정한 실행의 투쟁이 있다. 국익을 지키고 미국의 강요를 막기 위해 지금부터라도 온 국민이 대통령을 도와 같이 돕자"라고 호소했다.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 상임대표 김민웅)은 15일 오후 3시 서울 서초역 2번 출구 인근 대법원 앞에서 제165차 내란청산 국민주권 실현 전국집중촛불대행진을 열고 내란 세력의 최후 보루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과 국회 추원 특별재판부 설치를 요구했다. 2025. 11. 15. 이호 작가.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 상임대표 김민웅)은 15일 오후 3시 서울 서초역 2번 출구 인근 대법원 앞에서 제165차 내란청산 국민주권 실현 전국집중촛불대행진을 열고 내란 세력의 최후 보루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과 국회 추원 특별재판부 설치를 요구했다. 2025. 11. 15. 이호 작가.

한편 촛불행동은 '국회 추천 특별재판부 설치 촉구 범국민서명' 캠페인도 호소하고 있다. 촛불행동은 "사법개혁을 방해하는 기득권 세력들의 저항이 거세지만, 특별재판부를 설치하고 제대로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특별재판부 설치 과정에 내란, 국정농단 세력들이 끼어들지 못하게 해야 한다"며 "그러나 현재 발의된 법안에는 특별재판부 판사 추천 권한을 내란에 동조하거나 내란 청산에 소극적이었던 법무부, 판사회의, 대한변협에 주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특별재판부가 구성된다면 죽 쒀서 개 주는 꼴이 된다. 이에 우리는 민심을 대변해 내란 저지에 앞장섰고 탄핵을 성공시킨 국회가 추천하는 특별재판부 설치법 통과를 위한 범국민 서명운동을 시작한다"고 소개했다.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 상임대표 김민웅)은 15일 오후 3시 서울 서초역 2번 출구 인근 대법원 앞에서 165차 내란청산 국민주권 실현 전국집중촛불대행진을 열고 내란 세력의 최후 보루 조희대를 탄핵하고, 국회 추천 특별재판부의 설치를 요구했다. 2025. 11. 15 이호 작가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 상임대표 김민웅)은 15일 오후 3시 서울 서초역 2번 출구 인근 대법원 앞에서 165차 내란청산 국민주권 실현 전국집중촛불대행진을 열고 내란 세력의 최후 보루 조희대를 탄핵하고, 국회 추천 특별재판부의 설치를 요구했다. 2025. 11. 15 이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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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공동설명자료’ 안보 분야 내용은?

이 대통령, “핵추진 잠수함 건조와 농축·재처리 확대는 진전”

  • 기자명 이광길 기자 
  •  
  •  입력 2025.11.14 11:42
  •  
  •  수정 2025.11.14 21:44
  •  
  •  댓글 1
 
13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이 공개한 '공동 설명자료'. [사진 갈무리-백악관]
13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이 공개한 '공동 설명자료'. [사진 갈무리-백악관]

14일 한국과 미국이 ‘공동설명자료’(Joint Fact Sheet)를 공개했다. 경제·통상 분야 주요 내용은 지난달 29일 경주 한미정상회담 직후 공개된 바 있어 안보 분야에 담긴 내용에 눈길이 간다.  

한국 대통령실과 미국 백악관이 공개한 ‘공동설명자료’에 따르면, 안보 분야는 크게 세 부분으로 이뤄졌다.

첫째, 한미동맹 현대화. 

미국은 “지속적인 주한미군 주둔을 통한 대한방위공약을 강조”하면서 “핵을 포함한 모든 범주의 능력을 활용하여 확장억제를 제공한다는 공약”을 재확인했다. 양 정상은 핵협의그룹(NCG) 등을 통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가능한 한 조속히 한국의 법적 요건에 부합하게 국방비 지출을 GDP의 3.5%로 증액한다는 한국의 계획을 공유”하였다. 한국은 2030년까지 250억 불 규모의 미국산 군사 장비 구매하기로 하였으며, 330억불 상당의 주한미군 지원 계획을 공유했다.

특히 “양 정상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한 동맹 차원의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하였다. “한미 양국은 북한을 포함하여, 동맹에 대한 모든 역내의 위협에 대한 미국의 재래식 억제 태세를 강화할 것”이며, “사이버 공간과 우주에서의 협력을 확대하기로” 약속했다.

둘째, 한반도 및 지역 사안에 대한 공조.

양 정상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안정 의지를 재확인하고, 2018년 ‘싱가포르 북미 정상 공동성명’을 이행 협력을 약속하였다. 대북 정책 관련 긴밀히 공조하기로 하였으며, 북한에게 의미 있는 대화로 복귀하고 국제적 의무를 준수하라고 촉구했다.

일본과의 3자 협력 강화와 항행·상공비행의 자유 등 수호 노력 등을 확인하고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도 강조하였다. “양 정상은 양안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독려하였으며, 일방적 현상 변경에 반대하였다”고 명시했다. 

셋째, 해양 및 원자력 분야 파트너십 발전.

미국은 “미국 조선소와 미국 인력에 대한 투자 등을 통해 미국 조선 산업을 현대화하고 그 역량을 확대하는데 기여하겠다는 한국의 공약”을 환영하고, 한국은 “미국이 한국 민간 및 해군 원자력 프로그램을 지지해 준 것”을 환영하였다.

한미 양국은 ‘조선 분야 실무협의체’를 통하여 유지·정비·보수, 인력 양성, 조선소 현대화, 공급망 회복력을 포함한 분야에서 협력을 진전시키기로 하였다. 이를 통해 “최대한 신속하게 미국 상업용 선박과 전투수행이 가능한 미군 전투함의 수를 증가시킬 것”이라고 기대했다.

미국은 “한미 원자력 협력 협정에 부합하고, 미국의 법적 요건을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한국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민간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로 귀결될 절차를 지지한다”고 명시했다.

나아가 설명자료는 “미국은 한국이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하는 것을 승인하였다”면서 “미국은 이 조선 사업의 요건들을 진전시키기 위해, 연료 조달 방안을 포함하여, 한국과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적시했다.

14일 한미 공동설명자료에 대해 브리핑하는 이 대통령. [사진 갈무리-KTV 유튜브]
14일 한미 공동설명자료에 대해 브리핑하는 이 대통령. [사진 갈무리-KTV 유튜브]

14일 오전 직접 브리핑에 나선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두 차례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합의한 내용이 담긴 공동설명자료 작성이 마무리됐다”면서 “이로써 우리 경제와 안보의 최대 변수 가운데 하나였던 한미 무역·통상협상 및 안보협의가 최종적으로 타결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의미 있는 협상결과를 도출함에 있어 트럼프 미 대통령의 합리적 결단이 큰 역할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용단에 감사와 존경의 말씀을 전한다”면서 “한미 모두가 상식과 이성에 기초한 최선의 결과를 만들었다”고 자평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수십년 숙원이자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필수 전략자산인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추진하기로 함께 뜻을 모았다.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에서 대해서도 미국 정부의 지지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면서 “매우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강조했다.

‘공동설명자료 발표가 늦어진 이유’에 대해서는 “우라늄 농축이나 핵 재처리 문제, 또 핵추진 잠수함 문제에 대해서 미국 정부 내에서 약간의 조정 과정이 필요하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이 든다”고 대답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많은 (후속)협의가 필요할 것이나 농축·재처리 문제, 원잠(원자력 잠수함) 문제에 대한 큰 줄거리와 방향이 합의되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까지 많은 논의가 된 부분은 농축·재처리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논의과정에 한때 원잠을 어디서 건조하느냐 문제가 제기된 적 있지만, 일단 우리 입장을 설명했고 그게 반영이 됐다”면서 “그 문제에 대한 정상 간의 논의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국에서 건조하는 것을 전제로 진행됐고 우리 원잠을 미국에서 만드는 얘기는 거론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위성락 실장은 “대화의 모든 전제가 한국의 원잠은 한국이 건조한다라는 것이었고 우리가 협조 요청한 것은 핵연료에 관한 부분이었다”라고 거듭 강조하고 “그래서 건조 위치에 대해서는 일단 정리가 되었다고 본다”고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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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명품백 사건, 우리 사회 왜곡된 가치 드러내

Thomas Kim 시민기자시인. 작사가. 디지털스토리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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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시형 소비 선호하는 여성층 집중 공략

외모·소유품으로 평가하는 풍토가 문제

경제 관념 붕괴…청년 명품 소비도 급증

진정한 가치 인정 받아야 건전 소비 정착

지난 2023년 말 김건희의 명품백 수수 영상을 최재영 목사가 공개하면서 우리 사회는 명품 논란에 휩싸였다. 300만 원짜리 백 하나가 정치적 스캔들을 넘어 한국 사회의 명품 열풍이라는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2025년 11월 6일에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자택(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을 압수수색해 디올 재킷 16벌, 허리띠 7개, 팔찌 1개 등 총 24점을 추가로 확보했다. 이쯤 되면 김건희는 명품 중독에 빠져 살았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이런 일련의 사건은 우리 사회 전반에 퍼져있는 명품에 대한 맹목적 집착의 극명한 단면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는 2023년 9월 13일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지하에 위치한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300만 원 상당의 디올(Dior) 명품 파우치를 선물 받았다. 김 씨가 받은 쇼핑백에 디올 글자가 보인다. 2023.11.28. 서울의 소리 유튜브 채널 갈무리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는 2023년 9월 13일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지하에 위치한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300만 원 상당의 디올(Dior) 명품 파우치를 선물 받았다. 김 씨가 받은 쇼핑백에 디올 글자가 보인다. 2023.11.28. 서울의 소리 유튜브 채널 갈무리

불명예스럽게도, 한국은 현재 1인당 명품 소비액이 325달러로 세계 1위다. 미국의 280달러, 중국의 55달러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더 충격적인 것은 1인당 GDP가 미국의 절반도 안 되는 상황에서 이런 소비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국제 명품업계에서는 한국 소비자를 어리석은 '호구'로 취급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21조 원 규모의 명품 시장, 그 화려함 뒤에 가려진 우리 사회의 문제를 들여다볼 때가 됐다.

명품 소비는 왜 유독 여성들에게 더 집중되는가? 2006년 한국심리학회지에 발표된 박희랑·한덕웅의 연구는 한국 여성의 명품 구매 행동을 설명하는 통합 모형을 제시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여성들의 명품 구매는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복잡한 심리적 매커니즘의 산물이다. 명품에 대한 태도, 주관적 규범, 명품 구매 행동의 통제력 지각, 과거 구매 행동, 심지어 구매하지 않아야 한다는 당위성까지도 모두 구매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았다.

우리는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왜 여성들이 남성보다 명품 소비에 더 몰두하는가? 2013년 여성의 명품 구매 행동 연구에서는 IMF 금융위기 이후 소득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상위 1% 소득층을 겨냥한 'MVG(Most Valuable Guest) 마케팅'이 활발해졌다고 분석한다. 명품 기업들은 백화점 매출의 20%를 차지하는 이 상류층 고객에게 마케팅을 집중했고, 이것이 '명품=성공의 상징'이라는 인식을 만들어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런 풍조가 여성들에게 더 강하게 작용한다는 점이다. 2020년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KO) 조사에 따르면, '플렉스(Flex) 소비'에 대한 긍정적 태도는 남성보다 여성이 높았다. 여기서 말하는 '플렉스 소비'란 자신의 경제력이나 소비 능력을 타인에게 과시하기 위해 고가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고 이를 SNS 등을 통해 드러내는 소비 행태를 말한다. 젊은 세대일수록, 그리고 여성이 더 과시형 소비를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이는 우리 사회가 여성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이 여전히 외모와 소유물에 치우쳐 있다는 간접 증거이기도 하다.

 

우리 사회의 명품 집착을 AI가그린 이미지.
우리 사회의 명품 집착을 AI가그린 이미지.

특히 명품을 처음 접하는 연령대가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2023년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Embrain TrendMonitor) 조사에 따르면, 명품을 처음 접하는 시기가 대학생(35.8%)과 20대 사회초년생(45.6%)에 집중돼 있다. 고등학생이 26%, 심지어 중학생도 17.6%나 된다.

2020년 명품 패딩 구매 조사에서는 20대 여성이 평균 113만 원을 지출하며 가장 많은 돈을 썼다. 이 조사는 더 놀라운 사실을 보여준다. 20대의 명품 구매 건수가 2017년 6000건에서 2019년 4만 4000건으로 2년 만에 7배 이상 급증했다. 구매력이 낮은 청년 세대가 어떻게 이런 소비를 할 수 있을까? 답은 간단하다. 빚을 내거나, 생활비를 줄이거나, 부모에게 의존한다.

청소년 명품 소비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K팝 아이돌들이 명품 브랜드 앰배서더로 활동하면서 10대들의 명품 욕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블랙핑크는 샤넬과 셀린느, 뉴진스는 버버리와 디올의 앰배서더다. 단국대 임명호 교수는 "청소년은 정체성 확립이 완전하지 않아 모방 심리가 강하다"며 "아이돌이 가진 명품을 똑같이 가지면서 성공한 사람이 된 것 같은 심리적 자극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명품 브랜드는 이런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다.

 

서울의 한 백화점 명품 매장 진열대. 2025.1.2. 연합뉴스
서울의 한 백화점 명품 매장 진열대. 2025.1.2. 연합뉴스

한국의 명품 열풍은 단순히 개인의 허영심 문제가 아니다. 이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다. 첫째,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끊임없이 남들과 비교하며 사회적 위치를 확인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 둘째,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주택 구매가 불가능해지자, '작은 사치'로 보상심리를 채우려 한다. 셋째, SNS의 발달로 자신의 소비를 과시하고 인정받으려는 욕구가 커졌다.

'베블런 효과(Veblen Effect)'와 '밴드왜건 효과(Bandwagon Effect)'가 동시에 작용한다. 베블런 효과는 가격이 올라도 과시욕 때문에 수요가 줄지 않는 현상이고, 밴드왜건 효과는 유행을 따라 소비가 확산하는 현상이다. 명품 브랜드들은 이런 심리를 정확히 파악하고 지속해서 가격을 인상한다. 루이뷔통 코리아는 2021년 매출 1조 6923억 원, 영업이익 4177억 원을 기록하면서도 기부금은 '0원'이었다. 한국 소비자에게서 막대한 이익을 거두면서도 사회적 책임은 전혀 지지 않는다.

인천대 이영애 교수는 "경기가 어려우면 소비가 양극단으로 갈린다"며 "기능적인 물건은 10원, 100원이라도 더 저렴한 것을 구매하지만, 명품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20대가 명품을 소비하는 이유는 남들과 달라지고 싶은 욕망 때문"이라며 "SNS가 활성화되면서 남들에게 비치는 자신에게 더 몰두하고 구별되고 싶어 한다"라고 분석했다.

물론 명품 소비 자체를 맹목적으로 비난할 수는 없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이 자신의 만족을 위해 고급 제품을 구매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다. 하지만 현재 한국의 명품 열풍은 명백히 병리적 현상이다. 소득 수준을 넘어서는 무리한 소비, 10대 청소년까지 확산한 과시욕, 명품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천박한 문화는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변화는 개인적 차원과 사회적 차원에서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맹목적 명품 소비를 경계하고, 자신의 소득 수준에 맞는 합리적 소비를 해야 한다. '그 제품이 정말 필요한가' '현재 내 경제 상황에서 감당할 수 있는가'를 먼저 물어야 한다. 명품을 소유하는 것이 성공의 증거도, 행복의 조건도 아니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사회적으로는 과시적 소비를 부추기는 문화를 바꿔야 한다. 사람을 평가할 때 외면의 소유물이 아닌 내면의 인품과 능력을 중시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야 한다. 특히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명품 마케팅을 규제하고, 미성년자 아이돌의 명품 앰배서더 선정을 구조적으로 제한할 필요가 있다. 또한 명품 기업들이 한국에서 거두는 막대한 이익에 상응하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제도적 장치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김건희 명품백 사건은 단순한 정치 스캔들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왜곡된 가치관을 명징하게 보여주는 거울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우리는 명품이 아닌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성찰해야 한다. 명품백 하나가 사람의 가치를 절대로 높여주지 않는다. 진정한 명품은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 정직한 삶의 태도, 자신의 능력을 키우려는 노력 속에 있다. 우리 사회가 이런 진정한 가치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문화로 나아갈 때, 비로소 건강한 소비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명품 환상곡 (https://youtube.com/shorts/uCFP6K6Gv2A?feature=share)

 

Luxury Fantasy (https://youtube.com/shorts/7l6Ch7rtJoM?feature=sh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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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배송 중 숨진 30대 택배노동자 유족 “과로 내몬 쿠팡의 잘못, 사죄하라”

“주 6일 12시간씩 일해, 사과하고 재발방지책 마련해야”…산재 신청 예고

14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지난 10일 사망한 쿠팡 기사 고(故) 오승용 씨(향년 33세)의 유족이 기자회견을 갖고 "쿠팡은 제대로 사과하고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2025.11.14 ⓒ뉴스1

 
제주에서 쿠팡 새벽배송을 하던 중 사고로 숨진 30대 택배노동자 오승용 씨의 유가족이 14일 첫 공식 입장을 내고 쿠팡의 사과와 재발 방지책을 촉구했다.

오 씨 유가족은 이날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 제주지부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고는 최악의 과로 노동에 내몰아 왔던 쿠팡의 잘못”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쿠팡 제주1캠프에서 새벽배송을 해 온 오 씨는 지난 10일 오전 전신주를 들이받는 사고로 병원에 이송됐지만, 같은 날 오후 결국 사망했다. 경찰은 오 씨의 사고를 졸음운전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고 당시 오 씨는 부친의 장례를 막 치르고 난 뒤였다. 그는 5일 연속으로 새벽배송을 하던 중 부친의 임종 소식을 듣게 됐고, 이후에도 4시간가량 더 일해야 했다. 5일부터 7일까지 장례를 치른 뒤에도 쉴 수 있는 날은 단 하루에 불과했다. 장례 마지막 날인 7일 대리점 관계자는 “오늘까지 쉬고 내일 출근할 거야?”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오 씨는 “내일까지만 부탁드린다. 아버지상이라 힘드네요”라고 답했다. 유족에 따르면, 고인은 장례 후 이틀간 휴무를 요청했으나, 대리점에서 거절했다고 한다.

오 씨는 지난 4월에도 한 차례 휴무를 요청했지만, 이때도 거부당했다. 대리점 관계자는 “안 됩니다. 원하시는 대로 하시려면 다른 곳으로 이직하셔야 할 것 같네요”라고 말했다. 고인은 “아닙니다 죄송합니다”라는 답장을 보내야 했다.

택배노조가 유족과 동료들의 증언, 고인의 휴대전화에서 사용한 쿠팡 어플리케이션과 업무 카톡방 대화 내용을 확인해 자체 진상조사를 한 결과 고인은 일상적인 과로에 시달리고 있었다.

주 6일간 연속적, 고정적으로 새벽배송 업무를 해온 고인의 하루 노동시간은 11시 30분으로, 주 평균 노동시간은 69시간으로 조사됐다. 밤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의 시간은 30%를 가산하는 법적 과로사 인정 기준으로 계산할 경우, 고인의 노동시간은 83.4시간으로 늘어난다.

고인이 속해 있던 대리점에는 주 6일 근무가 만연했던 것으로 보인다. 대리점 관리자가 올리는 근무표를 보면, 대부분의 택배노동자들이 주 6일 연속 근무했으며 심지어는 다른 택배노동자의 경우에는 7일 연속으로 근무한 사례도 많았다.

쿠팡의 택배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는 그간 택배노동자의 휴무 보장을 위해 대리점과의 계약 단계에서부터 백업 인력을 확보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고 홍보해 왔지만, 이 대리점의 근무표를 보면 백업 기사가 충분하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고인이 부친의 장례에도 단 하루만 쉴 수밖에 없었던 이유 역시 부족한 인력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노조는 보고 있다.

오 씨 유가족은 “일주일에 6일을 계속 밤마다 12시간씩 일해야 했고, 아버지의 임종도 보지 못한 채 장례를 책임져야만 했다. 그리고 장례를 치르고 충분한 휴식도 취하지 못한 채 일하러 나갔다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말았다”며 “지금이라도 쿠팡 대표는 과로로 숨진 승용이의 영정과 유가족 앞에 직접 와서 사죄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제2, 제3의 오승용이 나오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을 세워 국민과 택배노동자 앞에 제시해 달라”고 촉구했다.

유가족은 “다시는 우리 사회에 출근했다가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가족이 더 이상 생기지 않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산재 신청을 진행할 것이고, 쿠팡의 책임 있는 태도가 나올 때까지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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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협상 팩트시트에 적힌 '안전장치'들... 대통령실의 설명은?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5/11/15 09:00
  • 수정일
    2025/11/15 09:04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이재명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기자회견장에서 한미 팩트시트 타결과 관련해 발표를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용범 정책실장, 이재명 대통령,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이재명 대통령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기자회견장에서 한미 팩트시트 타결과 관련해 발표를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용범 정책실장, 이재명 대통령,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 연합뉴스

 외환시장 안정화 조치에 반도체 최혜국 대우, 그리고 쌀·쇠고기 추가개방 방어까지

"(한미 양국은) MOU 상 공약의 이행이 원화의 불규칙한 변동 등 시장불안을 야기할 우려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한국은 조달금액과 시점을 조정할 것을 요청할 수 있으며..."


  •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 발표한 한미 관세·안보 협상 공동설명자료(조인트 팩트시트) 내용 중 일부다.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이른바 한미 양국의 '략적전 투자 MOU'로 인한 외환시장 불안정성에 대한 안전장치 내용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이날 브리핑에서 "한국과 미국은 양국 간 전략적 투자 MOU가 한국의 외환시장 안정에 미칠 잠재적 영향에 대하여 충분히 논의했다"면서 다시 짚은 내용이다.

    그만큼 국익을 최대한 지키기 위한 협상을 했고 그에 따라 나름의 결과물을 도출했다는 취지였다.

    "반도체 관세는 대만보다 불리하지 않게... 쌀·쇠고기 추가 시장 개방 안 담아"

  • 먼저 반도체 관세 분야다. 앞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반도체 관세 인하는 한미 관세 합의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팩트시트에는 반도체 장비를 포함한 반도체 관세와 관련해 "미국이 판단하기에 한국의 반도체 교역규모 이상의 반도체 교역을 대상으로 하는 미래 합의에서 제공될 조건보다 불리하지 않은 조건을 부여하고자 한다"고 명시돼 있다.

  • 이에 대해 김 실장은 "추후 한국보다 반도체 교역 규모가 큰 국가와의 합의가 있다면 한국에는 이보다 불리하지 않은 조건을 부여하도록 함으로써 사실상 주요 경쟁 대상인 대만에 대비해 불리하지 않은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농업·디지털서비스 등 비관세 분야 합의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

    미국 연방 자동차 안전기준을 준수하는 미국 원산지 자동차를 연간 5만 대까지 추가 개조 없이 수입 가능하도록 한 기존 조치에서 '5만 대 상한'을 폐지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는 "지난해 미국산 자동차의 총 수입 대수가 4만 7천 대 정도라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농업 분야에 대해서는 "쌀, 쇠고기 등 우리 농업의 민감성을 고려하여 추가 시장 개방은 담지 않았으며 양국 간 협력과 소통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합의했다"고 했다. 팩트시트에는 "식품 및 농산물 교역에 영향을 미치는 비관세 장벽을 논의하기 위해 미국과 협력한다"고 돼 있다.

    디지털서비스 분야에 대해서는 "망 사용료, 온라인플랫폼 규제 등 디지털 법 제도와 관련해 미국 기업을 (국내 기업과 비교해) 차별하지 않도록 하는 원칙적인 내용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관련해 "현재 구글이 요구하고 있는 고정밀지도반출 등의 규제가 해제될 수도 있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이퀄 트리트먼트(equal treatment) 정도 원칙에 합의했다"며 "그 원칙에 따라 질문하신 사항들이 개별적으로 또 계속 협상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그는 "고정밀지도 같은 경우, 애플사 입장이 다르고 구글사 입장이 다르고 그렇다. 애플사는 지금 우리나라가 제시한 안에 대해서 수용하는 입장인데 구글은 아직도 이견이 있어서 또 (관련 결정이) 연기가 되지 않았나"라면서 우리 입장을 관철하는 협상을 진행하겠다는 취지의 답변도 덧붙였다.

    "수익 배분 구조는 MOU에 담을 것... 원리금 상환 불투명해지면 한국 더 유리하게"

    전략적 투자에 따른 양국의 수익 배분 구조는 현재 발표된 팩트시트에 명시되지 않았다.

    앞서 한미정상회담 직후 대통령실 설명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은 원금 회수 전에는 절반씩 수익을 나눠 갖고, 원금을 회수한 후에는 한국이 수익의 10%, 미국이 수익의 90%를 갖는 것으로 결정됐다고 설명한 바 있다.

    김 실장은 관련 질문에 "(원금 회수 전 수익 배분 구조가) 5 대 5인데 20년 내에 원리금 상환이 불투명해지는 경우에는 그 비율을 한국에 더 유리한 방향으로 조절할 수 있는 문구가 MOU에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자동차 및 부품 관세 인하 시점에 대해서는 "전략적 투자 MOU 이행을 위한 별도의 우리 법이 국회에 제출된 날의 1일부터 소급해 적용하기로 했는데 법안은 지금 마련돼 있다"라며 "조만간 그렇게 길지 않은 기간 내에 MOU에 대해 상호 간 사인을 해서 교환하고 나면 법안은 바로 제출할 수 있다. 11월에 제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김 실장은 이번 팩트시트에 대해 "전략적 투자 MOU와 관세 인하 등 양국 간 관세 합의 사항에 대해 명확하게 합의문으로 발표되었다는 점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주요 비관세 사안들에 대해 원칙적 합의를 도출함으로써 양국 간 교역의 불확실성을 줄였다"며 "농업시장 개방을 비롯하여 우리 측에 과도한 부담이 될 수 있는 사항은 포함하지 않았으며, 한국에 진출한 미국 투자 기업이나 우리 기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제도 개선 사항들도 반영했다"고 강조했다.
     
    #한미관세협상#팩트시트#김용범#반도체관세#수익배분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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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사관 앞에서 ‘미국 체납금 징수’ 위한 국민징수단 발족식 열려

박명훈 기자 | 기사입력 2025/11/13 [21:47]
  •  
 

“국민징수단이 앞장에서 미 대사관 체납 임대료 징수하자!”

“주한미군기지 사용료 징수하자!”

“대한민국 주권자가 직접 나서 국유재산 지켜내자!”

 

13일 저녁 7시 주한 미국 대사관 앞에서 ‘국유재산 무단 점유 미국 불법 체납 국민징수단’(이하 국민징수단) 발족식이 열렸다.

 

  © 박명훈 기자

 

국민주권당 당원과 자민통위 회원으로 구성된 국민징수단은 미 대사관 임대료와 주한 미군기지 사용료, 역대 주한 미국 대사와 미 정부 관계자 등으로부터 ‘밀린 체납금’을 징수하는 활동을 오늘부터 시작했다.

 

사회를 맡은 박대윤 국민주권당 홍보위원장은 미 대사관을 가리키며 “건물을 쓰고 있으면 당연히 임대료를 내야 하지 않겠는가? 저 땅(미 대사관 용지와 건물)은 우리나라의 국유재산”이라면서 “사용료를 단 한 푼도 내지 않은 미 대사관에 정당한 사용료를 내라, 임대료를 체납하지 말고 세금을 납부하라는 내용으로 국민징수단 활동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국민징수단은 미 대사관 사용료 징수 등의 활동이 국내법에 따른 것이라며 법적 근거를 세세하게 제시했다.

 

우선 미 대사관이 45년간 임대료를 단 한 푼도 내지 않은 것에 관해, 국유재산법은 국유재산의 무단 점유나 무상·무기한 점거를 금지하고 있다며 이를 근거로 징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조세범 처벌법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 제8조(조세 포탈의 가중처벌)에 근거해 탈세액이 연간 10억 원 이상인 때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탈세액이 연간 5억 원 이상 10억 원 미만인 때에는 3년 이상의 유기 징역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국제징수법에 따른 강제 압류 징수 조치, 고액·상습 체납자에 대한 출국 금지, 고액 상습 체납자 명단 공개 등을 거론했다.

 

박대윤 홍보위원장은 “우리는 이러한 국내법에 준하여 직접적인 징수 행동을 할 것이며 법률가들과 국내법 적용을 검토하고 법원 소송도 적극 타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 박명훈 기자

 

오주성 자민통위 집행위원은 주한미군이 국내법을 어기고 무상·무기한으로 군대를 배치하면서 최소 연간 13조 4,552억의 사용료를 내지 않았다고 추산했다. 이 밖에도 1953년부터 2025년 현재까지 72년간 주한미군이 받은 특혜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969조 원에 달한다는 점, 미 대사관이 45년간 부지와 건물을 무단 점거하며 체납한 금액은 약 1조 300억 원에 이르는 점 등을 지적했다. 

 

또한 2022년 국방백서 발표 자료를 기준으로 가스비, 환경오염 정화 비용, 한국군 훈련장 사용료, 도로·공항·철도 이용료 등에서 미군이 각종 면제 혜택을 받은 금액이 약 1조 1,858억 원이라고 지적했다. 오주성 집행위원은 물가 변동과 현재 가치, 건물 가격 등까지 더하면 미국으로부터 징수할 실제 비용은 대폭 증가하게 된다고 밝혔다.

 

오주성 집행위원은 “미군기지의 과도한 특혜를 없애고 사용료를 징수하는 것은 단순히 밀린 돈을 내라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트럼프와 미국의 지나친 횡포와 국익 강탈 시도에 맞서는 투쟁”이라며 “임대료 징수를 시작으로 미군이 부당하게 누려온 특혜를 없애고 불평등한 한미관계를 바로잡아 국익을 수호하고 주권을 바로 세워가자”라고 밝혔다.

 

이해연 국민주권당 상임위원은 1980년부터 2025년까지 제12대 주미 대사 윌리엄 글라이스틴부터 제25대 주미 대사 대리 케빈 김의 이름을 일일이 열거하며 이는 ‘1차 명단’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1조 원이 넘는 우리 국유재산과 국민 혈세를 탈취한 고액 상습 체납자들의 명단이니 꼭 기억해 주시기 바란다”, “전직 대사 중에는 사망한 자들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사망했다고 해도 파렴치한 탈세범들에 대해 면죄부를 줄 의향은 전혀 없다”라고 강조했다.

 

국민징수단은 앞으로 미국 정부 관계자와 미 대사관의 전·현직 임원 등을 전수 조사해서 2차 명단을 발표하고 추가 징수에 나설 계획이다.

 

배서영 자민통위 집행위원장은 미국인 고액 상습 체납자를 단속하기 위한 현장 조사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온라인과 거리에서 관련자 명단, 얼굴, 은닉 재산 등을 공개하고 ▲시민들의 신고, 제보를 받아 국내법에 근거해 고액 상습 체납자들의 차량 단속과 압수에 나설 것이며 ▲체납자들을 상대로 한 법적 소송 ▲국회 특별법 입법 운동 ▲체납자 단속 동참을 호소하는 범국민 서명 등도 추진한다고 밝혔다.

 

국민징수단의 활동은 단장과 단속반장을 중심으로 단원들이 함께하며 진행된다.

 

신동호 국민주권당 서울시당위원장이 국민징수단 단장, 윤숙희 국민주권당 당원이 국민징수단 단속반장을 맡았다. 

 

참가자들은 미국은 한반도 분단에 개입했으며, 현재까지 한국을 식민지 취급하면서 주권 침해를 일삼고 있다며 “미국을 상대로 징수 활동을 당당하게 펼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미 대사관 선전물에 압류 스티커를 붙이는 상징의식을 진행했다.

 

힘찬 구호와 함께 발족식을 마친 국민징수단이 앞으로 이어갈 활동이 주목된다.

 

  © 박명훈 기자

 

  © 박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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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완공됐을 종묘 앞 재개발, 아직 시작도 못한 이유

[세운 재개발, 오세훈의 집착 1]박원순 재임하던 2018년 개발계획 확정...오 시장 취임 뒤 전면 백지화

서울 종로구 종묘와 세운 4구역 모습. ⓒ뉴스1


종묘를 마주 보고있는 세운4구역 재개발을 둘러싸고 서울시와 문화체육관광부가 갈등을 벌이고 있다. 서울시가 기존 재개발 계획을 변경하고 142m의 초고층 빌딩을 세우겠다고 나서자, 문체부, 국가유산청(구 문화재청) 등이 종묘의 경관을 훼손한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나섰다.

세운4구역에 대한 개발 계획은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시절인 지난 2018년 확정돼 지난 2023년 완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었다. 그러나 2021년 교체된 오세훈 시장이 재개발 계획을 변경하면서 세운4지구는 다시 갈등 속으로 던져졌다.

 

애초에 정부 반대에 막혔던 세운 재개발 '초고층빌딩'

복합단지 설계까지 확정했지만...오세훈 이후 '급변'


서울 도심 속 마지막 대형 재개발 사업지로 불리는 '세운재정비촉진지구'는 세운상가부터 시작해 남쪽으로 청계상가, 대림상가, 삼풍상가, 풍전호텔, 신성상가, 진양상가까지 이어지는 세운상가군의 양쪽 8개 구역이다. 2004년 도시환경정비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재개발 사업이 시작됐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세운4구역은 종로를 사이에 두고 종묘와 마주보고 있는 곳이다. 세운지구 재개발은 지난 2004년 이명박 시장 시절, 청계천 복원 이후 가장 먼저 재개발 사업이 시작된 곳이다. 당시 이명박 전 시장은 세운4구역의 재개발을 빠르게 진행하기 위해 공공기관이 직접 시행사를 맡는 공공재개발 방식을 택했다. 공공재개발 방식은 땅 주인 등이 조합을 결성해 시행사를 선정하는 기존 재개발 방식과 달리 조합 결성 과정을 거치지 않고 공공이 시행사를 맡는 방식이다. 이해관계자들의 갈등 과정을 거치지 않고 빠르게 재개발을 진행하겠다는 생각이었다. 이에 세운4구역의 시행사는 SH(서울도시주택공사)가 맡고 있다.

후임 오세훈 시장은 세운지구에 대한 재개발 구상으로 현재 세운상가군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남북을 잇는 녹지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가장 먼저 현대백화점이 소유하고 있던 세운상가 앞에 위치한 현대상가를 철거했다. 세운4지구에는 높이 122m의 초고층 주상복합 빌딩 4채를 짓겠다는 계획을 내놓으면서 사업에 박차를 가했다.

세운4지구의 초고층 주상복합 계획을 막은 것은 종묘였다. 2009년 오세훈 시장 재임 당시에는 122.3m 높이의 주상복합 건축안이 제안됐지만 종묘의 경관을 훼손한다는 문화재청의 반대로 무산됐다. 애초에 세운지구 재개발을 시작했던 이명박 전 대통령 정부에서도 세운4구역 초고층 빌딩엔 반대 입장을 낸 것이다.

 

세운재정비촉진지구 구역도(2020년 기준) ⓒ서울시


이후 문화재청의 심의가 이어지면서 세운4구역의 재개발도 중단됐다. 지난 2017년 장기간 심의 끝에 종로변 55m, 청계천변 71m로 고도가 확정됐다. 당시 박원순 시장은 문화재청의 심의를 수용해 세운4구역 재개발 계획에 대한 설계공모를 진행, 2018년 네덜란드 건축사무소 KCAP의 '서울 세운 그라운즈'를 선정했다. 해당 계획은 최고 18층, 9개 동에 호텔, 오피스텔, 상업시설 등으로 구성된 복합단지로 구상했다. 새로 지어질 건물에는 옛상점들로 이뤄졌던 골목의 모습을 최대한 보존할 계획이었다. 해당 계획은 2021년 착공, 2023년 완공할 예정으로, 용적률은 66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10년 가까이 질질끌던 세운4구역 재개발 계획이 확정되자 드디어 세운지구의 재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예상됐다. 세운4구역의 철거도 2019년부터 시작됐다.

그러나 2021년 오세훈 시장이 다시 시정에 복귀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오 시장은 당선된 해 11월 "세운상가 위에 올라가 종로2가부터 동대문까지 내려다보며 분노의 눈물을 흘렸다"며 기존 개발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후 2022년 서울시는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을 발표했다. 세운상가군 자리에 남북을 잇는 녹지를 조성하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오 시장이 15년 전에 구상했던 세운지구 재개발 구상을 다시 추진하겠다는 선언이었다. 2023년에는 '세운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을 통해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당시 서울시가 내놓은 조감도를 보면 세운4구역에 초고층 빌딩이 들어선 것이 보인다.

다만 '세운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이 나올 때만 해도 세운4구역은 문화재청 심의 결과인 70m 고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2023년 10월 서울시 의회가 '서울시 문화재보호 조례'에서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국가지정유산 100m 이내) 밖이더라도 건설공사가 문화유산에 영향을 미칠 것이 확실하다고 인정되면 영향을 검토해야 한다는 19조 5항이 삭제하면서 세운4구역 재개발 계획 변경의 배경을 조성했다. 이어 올해 10월 서울시가 세운4구역 건물 높이 기준을 종묘 쪽은 55m에서 98.7m로, 청계천 쪽은 71.9m에서 141.9m로 완화하는 재정비촉진계획 변경 고시를 하면서 2023년에 완공해야 했을 계획을 완전히 백지화했다.

결국 이미 진행 중이던 세운지구 재개발을 틀면서 오 시장이 2년 전에 끝났을 할 세운4구역의 재개발은 더 늦춰진 셈이다. 오히려 기존의 문화재청 심의를 뒤엎는 재개발 계획 변경으로 갈등을 유발하면서 장기간 표류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022년 4월 21일 오후 녹지생태도심 재창조전략 현장 기자설명회를 진행하고 서울 중구 청계천로 세운재정비촉진지구 5구역 일대에서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2022.04.21. ⓒ뉴시스

이미 완료됐어야 할 재개발...계획 변경으로 '원점 회귀'

서울시 "토지주 요구와 건설 불황으로 변경 불가피"

과거 박원순 시장은 세운지구 재개발 계획은 재검토해 2014년 보존 중심의 계획으로 변경했지만, 이는 세운상가군에 한정됐다. 세운4구역을 포함한 주변 구역의 재개발은 큰 변화 없이 진행하기로 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2023년에 세운4구역의 재개발은 완료됐어야 한다는 것이다. 세운4구역 철거 과정에서 유물 발굴 절차에 2년이 소요된 것을 감안 해도 올해 즈음에는 완공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은 자신의 계획인 녹지 조성을 위해선 지금보다 세운4구역의 용적률이 더 높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오 시장은 세운4구역 초고층 빌딩이 논란이 된 지난 5일 "빌딩 높이를 높이는 과정에서 거두는 경제적 이득을 세운상가를 허무는 데 필요한 종잣돈으로 쓸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세운상가군 자리에 녹지를 조성하기 위해 필요한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세운4구역에 초고층빌딩을 지어야 한다는 것이다.

오 시장이 과거 자신의 계획이었던 세운지구의 초고층빌딩과 녹지를 고집하면서 원래대로라면 이미 완공됐을 세운4구역 재개발은 오히려 수년간 지연된 셈이다.

서울시는 세운4구역의 재개발 계획의 변경은 토지주들의 요구와 경제위기 때문에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세운4구역의 지주들은 문화재청 심의 결과인 최대 고도 71m, 용적률 700% 이하의 재개발로는 수익성이 나오지 않는다며 지속적으로 계획 변경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재개발 계획이 승인됐지만 사업성이 안 나왔다. 사업비 책정은 2018년에 했는데 2021년, 2022년 건설비는 올라서 사업이 아예 자빠질 지경이었다"면서 "이미 건물은 철거하고 있는데 상황은 안 좋아지자 토지주들이 계획 변경에 대한 민원을 넣어왔다"고 설명했다.

또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건설자재값 증가, 건설 불황 등이 겹치면서 건설비가 늘어난 것도 이유라고 서울시는 주장했다. 해당 관계자는 "재개발이 질질끌리면서 SH에서 나간 비용도 많았다"면서 "이전에 인가된 계획대면 SH는 공사만하고 돈은 손실만 날 판"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사업성 약화와 토지주의 손해는 굳이 문체부, 문화재청과 맞서서 용적률을 높이는 방법이 아니더라도 '용적률 이양제' 등 제도적 대안을 모색할 수 있다.

결국 오 시장의 세운지구 재개발 계획 변경으로 세운4구역 재개발은 2009년 문화재청과 갈등이 시작된 원점으로 돌아갔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완료되었을 재개발을 더 지연시킨 꼴이기 때문이다. 세운4구역 토지주들은 20년 가까운 개발 지연으로 누적 채무가 7,250억 원에 달하고, 월 20억원의 금융비용을 감당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시가 조례 변경으로 법적인 절차를 해결했다고 하더라도, 시민 모두의 재산인 종묘의 경관에 영향을 주는 재개발을 제대로 된 공론화도 없이 밀어붙이면서 오히려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비판은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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