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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에 각세운 김동연, 한미 관세협상은 극찬 "일본은 백지수표"

5박7일 미국 투자 출장 김동연 "미국도 한국으로서는 성공적인 협상이라 호평"

경제부총리를 지낸 '경제통'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미 대통령 간 '관세협상'을 두고 "일본은 백지수표를 써서 줬다"며 대성공이라고 평가했다.

 

김동연 지사는 2일 JTBC에 출연해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 불안정성, 마지막으로 외환과 금융시장의 안정을 가져왔기에 성공적인 협상이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미국과 관세협상을 진행한 일본을 언급하며 "우리는 투자 규모, 분할상환, 투자처의 결정, 투자수익의 배분 등 모든 면에서 아주 성공적인, 어려운 현실 속에서 현실적인 성과를 거두었다"고 비교했다.

"미국도 한국으로서는 대단히 성공적인 협상이라고 호평"

 

김 지사는 이번 협상 관련 미국의 반응을 두고 "제가 트럼프 1기 때 협상했다"며 "미국에서도 대단히 한국으로서 성공적인 협상이었다고 호평을 많이 했다"며 설명했다.

김 지사는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1일까지 5박 7일간 미국에 투자를 받기 위해 출장을 떠났다. 이번 출장에서 김 지사는 글로벌 반도체기업 2개사로부터 총 164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파라마운트·신세계프라퍼티와 함께 하는 화성 국제테마파크 사업에 5조 79억 원의 추가 투자를 이끌어냈다. 이로써 방미 전 94조8844억 원이었던 누적 투자유치 실적이 100조 원을 돌파했다.

 

김 지사는 "반도체, 바이오와 같은 미래 먹거리와 관련된 것이었기에 두 가지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하나는 경기도와 대한민국의 경제 안정화와 경제활성화에 큰 도움을 주었다"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이어 "두 번째는 미래 먹거리와 관련된 산업들이 앞으로의 발전에 큰 디딤돌이 됐다는 측면에서 제 임기를 앞당겨서 이와 같은 목적을 달성하게 돼서 도민 여러분께 감사하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1일까지 5박7일간 미국 보스턴과 워싱턴을 방문해 글로벌 기업들과 회담을 갖고 대화하고 있다. ⓒ경기도

 

"10.15 대책, 긴급 상황에서 잘했다고 생각"

 

한편 김 지사는 10.15 부동산 대책을 두고는 "긴급 상황에서 긴급 처방을 잘했다고 생각한다"며 "이와 같은 조치로 인해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집값 안정세가 지금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그렇기에 일단 긴급 처방으로서는 적절한 조치였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좋은 공급, 확대가 필요한데 그 키는 경기도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앞으로 좋은 공급을 경기도가 적극 중앙정부와 협조함으로써 또 이와 같은 부동산 대책에 대한 구체적인 보완대책도 함께 협조함으로써 효과를 내게끔 만드는 것이 앞으로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이재명 정부의 소비쿠폰 발행으로 지방재정을 악화시켰다는 오세훈 서울시장 주장을 두고는 "어불성설"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김 지사는 "지방재정을 망친 것은 그동안의 긴축재정과 잘못된 재정 운영을 한 윤석열 정부"라며 "그로 인해 가장 피해를 본 주체는 지방정부"라고 주장했다.

 

"소비쿠폰으로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 말이 안 되는 소리"

 

김 지사는 "윤석열 정부로 지방 재정을 망친 그런 정당이 '소비쿠폰으로 지방재정이 잘못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소리"라며 "더 나아가 소비쿠폰으로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고 이야기하는데 그건 더군다나 (말이 안 된다). 여러 지역으로 부동산 가격이 인상됐다"라고 주장했다.

 

오세훈 시장은 지난달 5일 서울시의회 시정연설에서 "지난 3년간 긴축재정을 통해 서울시 채무를 6000억 원 줄였지만,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반면 김동연 지사는 지난 2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서울이나 경기도 정도 되면 그 정도로 (재정이) 무너질 리 없다"면서 "(경기도는)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통해서 민생이 살고 경제가 활성화되는 기회가 되게끔 (중앙정부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강조했다.

허환주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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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내린 APEC 정상회의, ‘AI 협력’·‘인구구조 변화 대응’ 최초 합의

이 대통령 “한반도 평화, 아태지역 번영 위한 필수조건” 지지와 협력 호소

이재명 대통령이 1일 경북 경주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열린 2025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제2세션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 ⓒ뉴시스

경주에서 1박 2일 동안 진행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1일 공식 마무리됐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APEC 최초로 'AI 협력', '인구구조 변화 대응'에 합의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열린 APEC 정상회의 두 번째 세션인 '리트리트'를 주재했다. 한국을 포함한 총 21개 APEC 회원 정상들은 형식적 절차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지역 현안을 논의했다. 이번 회의 의제는 한국의 제안으로 아태 지역이 공통으로 직면한 도전 과제인 'AI 기술 발전',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였다.

전날 첫 번째 세션인 초청국과의 비공식 대화에서는 '무역·투자 촉진',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경제적 연결성 강화', '민간 부문의 잠재력을 이끌어내기 위한 민관 협력' 등에 관한 방안을 논의했다.

APEC 정상회의 결과, 'APEC 정상 경주선언'과 'APEC AI 이니셔티브', 'APEC 인구구조 변화 대응 공동 프레임워크' 등 총 3건의 문서가 채택됐다.

'APEC 정상 경주선언'은 올해 APEC의 3대 중점과제인 연결·혁신·번영'을 기본 틀로, 무역·투자, 디지털·혁신, 포용적 성장 등 APEC의 핵심 현안에 대한 주요 논의를 포괄했다. 또한, 인공지능(AI) 협력 및 인구구조 변화 대응에 대한 회원들의 공동 인식과 협력 의지를 집약했다. 문화창조산업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신성장동력으로 인정하고 협력 필요성을 명문화하기도 했다.

'APEC AI 이니셔티브'는 모든 회원이 AI 전환 과정에 참여하고, AI 기술 발전의 혜택을 공유할 수 있도록 ▲AI 혁신을 통한 경제성장 촉진 ▲역량 강화 및 AI 혜택 확산 ▲민간의 회복력 있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APEC 최초의 명문화된 AI 공동비전이자, 미국과 중국이 모두 참여한 AI에 관한 최초의 정상급 합의문이다.

'APEC 인구구조 변화 대응 공동 프레임워크'는 저출생·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가 역내 공통의 도전과제라는 인식에 따라 마련된 것으로 ▲회복력 있는 사회시스템 구축 ▲인적자원 개발의 현대화 ▲기술기반 보건·돌봄 서비스 강화 ▲모두를 위한 경제역량 제고 ▲역내 대화·협력 촉진 등 5대 중점 분야별 정책 방향과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이는 APEC 최초의 포괄적 인구협력 이니셔티브다. 한국은 내년 'APEC 인구정책포럼'을 개최해 동 분야에서의 역내 협력과 정책 연계 강화를 지속 선도해 나갈 예정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1일 경북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공식 기념촬영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각국 정상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11.01. ⓒ뉴시스

이 대통령은 이날 APEC 정상회의 일정을 모두 마친 뒤 미디어센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 세 가지 문서는 아태지역을 평화와 번영의 지역으로 만들겠다는 APEC 경제지도자들의 뚜렷한 의지가 함께 모였기에 가능했던 '우리 모두의 성과'라며 "이들 문서가 향후 APEC이 나아갈 길을 분명히 제시할 것으로 자부한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앞으로도 APEC의 발전과 아태지역 번영을 위한 여정에 함께할 것"이라며 "차기 의장국인 중국을 포함해 모든 APEC 회원이 경주에서 모은 의지를 행동으로 이어가 주시기를 기대한다. 그렇게 '내일의 변화'를 실현해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APEC 회원국들의 지지와 협력을 호소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만들어가는 '지속가능한 내일'의 토대가 바로 평화라고 생각한다. 평화가 뒷받침돼야 우리의 연결이 더욱 확대되고 모두가 함께 누리는 번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그런 의미에서 한반도 평화야말로 아태지역 번영을 위한 필수조건"이라고 밝혔다.

이어 "군사적 대립과 긴장, 핵문제는 한반도는 물론 아태지역의 안정과 협력을 제약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은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의 원칙 아래 평화공존과 공동성장의 한반도 새시대 열어가고자 한다. 한반도의 평화공존은 동북아를 넘어 아태 전체의 협력과 상생을 통한 공동번영의 길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를 위해 대한민국 정부는 남북간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회복 위한 조치를 선제적으로 취해왔으며 앞으로도 평화를 위한 대승적이고 더욱 적극적인 선제적 조치를 지속해 나가겠다"며 "APEC 회원 여러분의 지지와 협력이 동반될 때 한반도 평화공존의 길도 실현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1일 경북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 내 마련된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국제미디어센터(IMC)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5.11.01. ⓒ뉴시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두 번째 세션을 마친 뒤 차기 APEC 의장국인 중국의 시진핑 국가 주석에게 의장직을 인계했다.

이 대통령은 우선 "아태 지역의 새로운 이정표가 필요한 중차대한 시기에 대한민국이 APEC 의장국을 맡게 된 것은 큰 기쁨이고 영광이었다"며 "적극적으로 지원해 준 지도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제 시 주석의 리더십 아래 APEC이 새로운 순항을 시작할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올해의 성취를 바탕으로 내년 APEC의 성공을 위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시 주석은 "의장직을 맡게 돼 영광이다. 회원국들의 지지에 감사드린다"며 "아태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장기적인 역내 발전과 번영을 위한 가장 확실한 길이라고 생각한다. 2026년 APEC 의장국으로서 중국은 모든 당사자들을 하나가 되게 하여 아태 공동체의 성장과 번영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 경주=최지현 기자 ” 응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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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 군인들 넘쳐나던 그 때... 대한민국 구한 전쟁 영웅

[어떤 어른] 한국전쟁의 명장 김홍일

민족·국제 김종성(qqqkim2000)

25.11.01 19:16최종 업데이트 25.11.01 19:16

지난 100년간의 역사적 사건들은 우리 사회의 가치체계 형성에 기여했다. 3·1운동과 8·15 해방은 항일투쟁을 했거나 지지한 사람들의 가치관을 우리 사회의 보편적 가치관으로 정착시켰다. 홍범도나 김구 등이 영웅으로 부각된 것은 그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 반대편 사람들이 명분도 없이 부와 권력을 거의 독차지했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친일청산이 과제로 남아 있다.

4·19혁명과 6월항쟁은 민주화 투쟁을 했거나 지지한 사람들의 가치관에 보편성을 부여했다. 이 투쟁을 통해 부각된 김대중·김영삼은 대통령이 됐고, 그 외 사람들은 새천년 들어 정치권 주류세력이 됐다. 그러나 반대편 사람들이 부와 권력을 여전히 점유한 채 사회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그래서 2016년에는 촛불혁명이 타오르고, 8년 뒤에는 빛의 혁명이 발사됐다.

인민군의 진격 막아내고, 대한민국을 구하다

김홍일 장군위키미디어 공용

한국전쟁은 대한민국을 위해 싸운 사람들의 가치관이 그 뒤 오랫동안 보편적 가치관이 되도록 만들었다. 이런 속에서 백선엽이 한국전쟁의 영웅으로 추앙됐다. 그러나 실제로 이 전쟁에서 대한민국을 구한 군인은 독립투사 김홍일(1898~1980)이다.

국가보훈부가 발간한 <독립유공자공훈록> 제5권 김홍일 편은 황해도 경신학교 교사였던 그가 1919년 3·1운동 이전에 학생비밀결사사건 때문에 상하이로 망명했으며, 1921년 이후에 독립군단체인 대한의용군사회를 거쳐 중국 국민혁명군에 들어가 사단 참모 등을 역임했다고 기술한다.

김홍일은 중국 군관학교 교관 시절인 1937년에는 "한인 학생 100여 명을 훈련시켜 이들을 조선의용대로 편성하여 항일투쟁에 참여"시키고, 1944년에는 임시정부 한국광복군 참모장이 되어 국내상륙작전을 준비했다. 이처럼 3·1운동 이후부터 전쟁 무대를 누빈 김홍일의 관록이 투영된 무대가 1950년 6·25전쟁이다.

파죽지세로 내려오는 인민군의 진격으로 인해 대한민국 영토는 낙동강 방어선까지 밀려났다. 낙동강 전선으로 철수하라는 명령이 하달된 것은 8월 1일이다. 인민군의 진격은 그처럼 빨랐다.

인민군이 부산을 점령했다면, 유엔군은 한국이라는 성곽 밖에서 공격을 해야 했다. 이렇게 됐다면 미군이 성 안의 인민군을 제압하기가 곤란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유엔군이 일본 등에 진을 쳐야 하므로 전쟁의 범위와 파급력이 더 커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부산은 함락되지 않았다. 유엔군이 전열을 갖출 때까지 인민군의 진격이 지체됐기 때문이다. 이것이 전쟁의 향방을 갈랐다. 이는 김홍일이 인민군의 발목을 한강 이북에 묶어놓은 직접적 결과다.

개전 사흘 만인 6월 28일, 인민군은 서울을 점령했다. 이날 한강인도교와 한강철교가 폭파된 것이 인민군의 도강을 지연시켰지만, 이것이 주된 원인은 아니다. 주원인은 한강 이남의 국군이 여러 날 동안 버틴 점에 있다.

국방부 국방홍보원이 발행한 <국방저널> 2021년 제569호 기사 '6·25 개전 초 한강방어전으로 대한민국을 구하다'는 전쟁 발발 직전만 해도 육군참모학교(지금의 육군보병학교) 교장이었던 김홍일 소장이 야전사령관으로 전격 발탁되는 극적인 상황을 기술한다.

"6월 28일 새벽 미아리 방어선이 무너지고 나서야 채병덕 참모총장은 뒤늦게 시흥지구전투사령부를 설치하고 김홍일 소장을 사령관으로 임명했다. 김홍일 소장은 이때부터 일분일초를 쪼개 흩어진 병력을 수습하며 한강 이남에 방어선을 구축했다."

개전 직후에 김홍일은 '서울을 빨리 포기하고 한강 이남에 방어선을 구축하자'고 제안했지만, 국군 지도부는 상황을 오판해 이 건의를 무시했다. 그랬다가 전방 병력을 대거 상실하고 사흘 만에 서울을 빼앗기자 김홍일에게 구원투수 역할을 맡겼던 것이다.

처음부터 김홍일 말대로 했다면, 국군 정예부대가 한강 이남에 일찍 진을 칠 수 있었다. 그러나 국군 전력이 삼팔선에서 대거 와해됐기 때문에, 김홍일은 패잔병을 모아 한강 이남을 방어할 수밖에 없었다. 훨씬 약화된 전력으로 한강을 지키게 됐던 것이다. 이런 상태로 길이 24km짜리 방어선을 구축한 김홍일은 그야말로 기적적인 결과를 연출했다. <국방저널>의 설명이다.

"30일 새벽부터 북한군은 한강 도하를 시도했다. 하지만 완강한 국군의 저항에 실패했다. 북한군은 도하 첫날에는 노량진 부근에서 전투를 벌이다가 점차 여의도와 영등포까지 전선을 확대했지만, 번번이 국군의 방어전에 막혀 꼼짝없이 묶이고 말았다."

미국 육군 제24사단 선발대인 스미스특수임무부대가 부산에 상륙한 것은 7월 1일이고, 이 부대가 경기도 평택·안성에 진지를 구축한 것은 7월 2일 밤이다. 6월 28일에 서울을 점령한 인민군이 한강을 넘은 것은 7월 3일이다. 인민군이 한강을 넘기 직전부터 미군이 한강 남쪽 지역에서 대기했던 것이다. 그래서 7월 3일 이후에는 인민군의 진격이 더딜 수밖에 없었다.

김홍일은 6월 28일부터 7월 3일까지의 닷새 동안 패잔병들과 함께 인민군의 도강을 저지했다. 이것이 밑받침이 되어 유엔군이 반격을 가했으니, 더글러스 맥아더의 전공도 김홍일의 전공에 기초했다고 볼 수 있다.

육군본부가 발행한 <유엔군 전사(戰史), 낙동강에서 압록강까지> 제1집은 "6월 25일 현재 98,000명이었던 한국군은 6월 말에는 22,000명"이었다며 "제6사단과 제8사단을 제외한 전 부대는 최초 공격을 받아 와해되었으며 반격 작전 능력은 전혀 없었다"고 평가한다. 이처럼 한국군이 현저히 약화된 6월 말부터 김홍일은 기적을 연출했다. 이로써 국군은 전열을 재정비하고 유엔군은 전열을 정비할 수 있었다.

"후퇴하라"는 김홍일의 말 거부한 백선엽

1995년 8월 8일 오전 동작동 국립묘지에서 거행된 김홍일 장군 제15주기 추모식.연합뉴스

서울 함락 전날인 6월 27일 오후, 채병덕 총참모장(참모총장)은 문산지구 제1사단장인 백선엽 대령에 대한 작전지도권을 김홍일 소장에게 부여했다. 이에 따라 김홍일은 백선엽 부대의 전투 상황을 관찰하다가 그 부대가 포위망에 들어가고 있음을 알게 됐다.

그래서 김홍일은 한강 이남으로 신속히 후퇴할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백선엽은 거부했다. 총참모장이 김홍일에게 부여한 것이 백선엽 자신에 대한 지휘권이 아니라 지도권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위 책은 "제6사단과 제8사단을 제외한 전 부대는 최초 공격을 받고 와해"됐다고 기술한다. 백선엽이 지휘한 부대는 제1사단이다.

그 뒤 백선엽이 거둔 전공은 유엔군과의 공조하에서 나온 것이다. 김홍일은 그런 지원 없이도 닷새간이나 대군을 강 건너에 묶어놨다. 누구의 역량이 더 큰지를 증명하는 대목이다. 김홍일은 전공과 역량을 인정받아 제1군단장으로 승진했다.

대통령 이승만이 군을 지휘할 자격이 없다는 점은 얼마 뒤 증명됐다. 그는 한국전쟁 최고의 명장을 이유도 없이 갈아치웠다. 이때가 9월 1일이다. 이날 한국군은 김홍일이라는 노련한 야전지휘관을 잃었다.

국방부 군사(軍史)편찬연구소의 <군사> 2016년 제99호에 수록된 이동원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연구원의 논문 '6·25전쟁 초기 김홍일의 활동과 예편'은 백선엽·정일권 같은 친일군인들을 통해 군부 장악력을 높이고자 했던 이승만의 구상과 더불어 김홍일이 작전 수행 중에 미군과 마찰을 빚은 것이 김홍일 퇴진의 원인이었다고 설명한다.

지난 29일 경주 한미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가 '공식적인 전쟁 상태'에 있다는 말을 했다. 휴전 상태를 환기시키는 발언이다. 트럼프의 말처럼 한국전쟁이 '휴전'으로 끝나게 만든 핵심 인물은 김홍일이다.

한국전쟁의 한국측 최대 공로자는 독립군 출신 김홍일이다. 백선엽의 과오를 명확히 적시하고 김홍일을 이 전쟁의 명장으로 기억해야 우리 사회의 가치관이 올바로 설 수 있다.

#한국전쟁 #휴전 #정전 #김홍일 #백선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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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시진핑 대좌…경주 APEC 정상회의 대미 장식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5/11/02 08:29
  • 수정일
    2025/11/02 08:29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이유 에디터

yooillee2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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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

  • 입력 2025.11.01 21:45

  • 수정 2025.11.02 05:32

  • 댓글 1

97분 회담, 한중 관계 파국 딛고 정상궤도 복귀

이재명 "대북 대화 재개 위해 한중 전략 소통"

북중 결속 심화에 "대북 관여에 매우 긍정적"

시진핑 "지역 평화 위해 더 많은 에너지 투입"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문제는 거론 안 한 듯

위성락 "국익 실용 외교로 전면적 복원 성과"

'혐중' 의식한 듯 "긍정 메시지 더 많이 내자"

한중 정상회담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대미를 장식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국빈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APEC 폐막 직후인 1일 오후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첫 만남을 갖고 만찬도 함께 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경북 국립경주박물관에서 한중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5.11.1 연합뉴스

한중 관계, 파국 딛고 정상궤도 복귀

"국익 실용 외교로 전면적 복원 성과"

이재명-시진핑 회담은 오후 3시 48분부터 97분간 진행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미 정상회담(87분)보다 10분, 한일 정상회담(41분)보다는 56분 각각 더 길게 만났다. 미중 회담(100분)보단 짧았지만, 그만큼 할 얘기가 많았단 뜻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회담장과 만찬장은 시종일관 훈훈한 분위기였다고 한다.

먼저 이 대통령이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을 초대하고, 시 주석도 이에 호응한 건 그 자체로 두 정상 모두 전임 윤석열 정권의 '자해적' 반중 정책으로 1992년 수교 이래 최악의 상황에 몰렸던 한중 관계의 정상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회담 모두발언에서 이 대통령은 "직접 만나 뵙기를 참으로 기다려왔다"고 했고, 시 주석도 "11년 만에 다시 국빈 방한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화답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저녁 국제미디어센터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이재명 정부의 국익과 실용에 기반한 대중국 외교를 통해 한중 관계를 전면적으로 복원하는 성과가 있었다"고 자평했다. 그는 2016년 박근혜 정권의 사드 배치와 중국의 '한한령', 그리고 윤 정권의 반중 정책 등을 염두에 둔 듯 "지금까지 한중 관계 발전에 부침이 있었던 건 사실"이라면서 "(일제) 국권피탈 시기 어려움을 함께한 역사적 경험과 양국 모두의 경제 성장을 견인했던 호혜적 협력의 성격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경북 국립경주박물관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25.11.1 연합뉴스

이재명 "한중, 상호 보완적인 협력 관계"

시진핑 "떼려야 뗄 수 없는 협력 동반자"

이 대통령은 "지난 30여 년간 한중 양국이 발전시켜 온 상호 보완적 협력 관계는 중국이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 부상하고, 우리나라가 글로벌 산업 경쟁력을 갖춘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한중 간 경제협력은 수직적인 분업구조에서 수평적 구조로 변화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시대의 흐름에 맞춰 양국 관계도 호혜적 구조로 더욱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시 주석도 "중한 양국은 이사 갈 수 없는 중요하고 가까운 이웃이자 떼려야 뗄 수 없는 협력 동반자"라며 "수교 이래 양국이 사회 제도와 이데올로기적인 차이를 뛰어넘어 각 분야의 교류와 협력을 추진함으로써 서로의 성공을 도와주면서 공동번영을 이뤘다"라고 말했다. 만찬 답사에서도 시 주석은 "양국은 우호적인 이웃 나라이자 전략적 협력 동반자로, 중국은 한국을 일관되게 중시해 왔고, 중한 우호를 주변 외교의 중요한 위치에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지난날 중한 간에 우호 미담들이 많이 있다"면서 진시황의 명을 받고 불로초를 구하러 제주도에 갔다는 서복과 통일신라 최치원의 한시 '범해'(泛海)를 거론한 뒤 "오늘날의 중한 우호도 계속해서 생기와 활력을 발산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경북 경주 소노캄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2025.11.1 연합뉴스

이재명 "대북 대화 재개 위해 한중 전략 소통"

시진핑 "지역 평화 위해 더 많은 에너지 투입"

정작 회담에선 이 대통령이 '한반도 비핵화'를 거론하지는 않았다. 다만 "역내 안정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해 한중 양국이 전략적 소통을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반발을 고려해 중간에서 곤혹스러울 중국을 배려한 게 아닌가 한다.

눈길을 끈 건 이 대통령이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참석(9월 3일), 북한 노동당 창건 80주년 열병식 때 리 창 중국 총리의 참석 등 최근 북·중 결속 심화 흐름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대목이다. 이 대통령은 "최근 중국과 북한의 고위급 교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며 "이는 대북 관여 조건이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시 주석은 "한국 측과 소통을 심화하고 도전에 함께 대응해 중한 전략적 관계의 안정적이고 장기적 발전을 추진하면서 지역의 평화 발전을 위해 더 많은 에너지를 불어넣을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 이번 회담에서도 역시 중국 측은 '비핵화' 관련 언급을 하지 않았다. 북한 핵보유국 지위에 대한 암묵적 인정 행보를 이어나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9월 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의 리셉션 장에서 함께 서 있는 시진핑 주석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일본경제신문 9월 3일

이재명, 북중 결속에 "대북 관여에 긍정적"

"한반도 새 시대에 중국 역시 건설적 역할"

이 대통령은 회담 후 주 소노캄 호텔에서 열린 국빈 만찬 발언에서도 "저와 시진핑 주석님은 흔들림 없이 평화를 위한 길을 함께 나아가기로 뜻을 모았다"면서 "공동번영의 기본적 토대는 바로 평화다. 양국이 어떤 상황에도 평화를 지향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가 평화공존과 공동성장의 새 시대를 열어나가는 과정에서 중국 역시 건설적인 역할을 맡아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한중 관계의 새로운 국면을 개척하기 위한 네 가지 제안으로 △ 전략적 소통·신뢰 강화 △ 호혜협력과 이익 유대 강화 △ 민심 교류 촉진 △ 다자간 협력과 평화 발전 촉진을 들었다. 그러면서 "상호 이익과 윈-윈 원칙을 고수해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을 가속화하고, AI·바이오제약·녹색산업·실버 경제 등 신흥 분야의 협력 잠재력을 발굴해 경제·무역 협력을 업그레이드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온라인 도박과 보이스피싱 등 신종 범죄 공동 대응, 양국 국민 감정 개선과 민간 교류 증진을 강조하고 '혐중 집회'를 의식한 듯 "여론과 민의의 건전한 방향을 이끌고, 긍정적 메시지를 더 많이 내며 부정적 흐름을 억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이 대통령,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 크리스토퍼 럭슨 뉴질랜드 총리,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 뒷줄 왼쪽부터 존 리 홍콩 행정장관, 존 로쏘 파푸아뉴기니 부총리, 알렉세이 오베르추크 러시아 국제부총리,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 르엉 끄엉 베트남 국가주석,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테레사 메라 페루 통상관광부 장관,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경제부 장관, 린신이 대만 총통 선임고문. 2025.11.1 연합뉴스

연합뉴스에 따르면, 중국 매체가 보도한 시 주석의 정상회담 발언에는 한국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 도입 계획과 관련한 직접적 우려나 대만 문제에 대한 언급은 없었지만, 장기적으로 한중 관계 강화와 상호 존중을 강조하며, '핵심 이익'을 배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고 한다. '핵심 이익'이란 중국이 대만 등 영토와 국가 주권에 관한 걸 일컬을 때 사용한다.

끝으로 위 실장은 민생이 가장 중요하다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한중 경제협력의 구조 변화를 반영한, 수평적 협력에 기초한 호혜적 협력을 추진해 국민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민생 분야의 실질적 협력 성과물을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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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는 우리 인간에게 감사한 존재이다.

 
우리가 사는 길에는 ‘비움의 길’과 ‘채움의 길’이 있다
 
박한표  | 등록:2025-10-31 09:42:09 | 최종:2025-10-31 09:46:43  
 
 


 

나무는 우리 인간에게 감사한 존재이다.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지
(2025년 10월 28일)

1
<<나무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리즈 마빈 글, 박은진 역)라는 책을 샀다. ‘꾸준히, 천천히, 묵묵히 삶을 키우는 나무의 지혜’를 얻고 싶어서 이다. 가급적 <인문 일지>에서 나무 이야기를 당분간 이어갈 생각이다. 복잡하고 때로는 혼란스러운 삶 속에서 차분한 이성과 따스한 마음을 지켜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나무는 무려 4 억 년 가까이 이 땅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왔다. 그 나무들에 대해 10월 초부터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아침 산책 길이 더 흥미롭다. 나무들을 더 잘 살펴보게 된다. 우선 나무에 관한 시를 한 편 공유한다.

나무 / 김현승

하느님이 지으신 자연 가운데
우리 사람에게 가장 가까운 것은
나무이다.

그 모양이 우리를 꼭 닮았다.
참나무는 튼튼한 어른들과 같고
앵두나무의 키와 그 빨간 뺨은
소년들과 같다.

우리가 저물녘에 들에 나아가 종소리를
들으며 긴 그림자를 늘이면
나무들도 우리 옆에 서서 그 긴 그림자를
늘인다.

우리가 때때로 멀고 팍팍한 길을
걸어가면
나무들도 그 먼 길을 말없이 따라오지만,
우리와 같이 위으로 위으로
머리를 두르는 것은
나무들도 언제부터인가 푸른 하늘을
사랑하기 때문일까?

가을이 되어 내가 팔을 벌려
나의 지난날을 기도로 뉘우치면,
나무들도 저들의 빈 손과 팔을 벌려
치운 바람만 찬 서리를 받는다, 받는다.

나무는 우리 인간에게 감사한 존재이다. 이산화탄소를 들이마시고 산소를 내뿜어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무가 보여주는 지혜는 길게 나열해 볼 수 있다.
▪ 나무는 다른 나무들과 보이지 않는 관계 망을 이루고, 위협을 감지하면 적극적으로 대응도 한다.
▪ 나무는 바람에 쓰러져도 끝이라 여기지 않는다. 포기하기는 커녕 땅에 누운 채로 기발하고 정교한 방식으로 성장을 이어간다.
▪ 나무는 변화에 적응하고, 풍파를 견디며, 마침내 생명을 활짝 피워내는 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2
오늘 선택한 나무는 주목(朱木)이다. 주목은 상록 침엽수이다. 침엽수이긴 하지만 전나무나 소나무에 비하면 비교적 넓은 잎을 가진 것이 특징이다. 나무 껍질이 붉은 빛을 띠고 속살도 붉어 주목(朱木)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주목은 주로 해발 700m 이상의 고산 지대 경사 지에서 서식하는 아한대성 수종이나, 저 지대에서도 잘 적응하며, 흔히 관상 수로 기른다. 대한민국 전역에서 자라며, 러시아 동부, 일본, 중국 동북부 등에 분포한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오래 살고, 죽어서도 썩지 않고 그 자리를 지키고 서있는 나무로 유명하다. 한국에서도 나이가 가장 많은 나무는 주목이다. 그만큼 성장 속도도 느리다. 유럽에서도 오래 사는 나무로 알려져 있다.

주목은 오랜 삶의 지혜를 품은 할머니 같은 나무이다. 서두르지 말 것, 차분히 계획할 것, 걸어온 길을 되돌아볼 것, 이런 삶의 자세는 우리가 어디를 행해 나아가야 할 지를 알려준다. 예로부터 주술적 상징을 지닌 신비로운 나무로 여겨졌고, 오랜 생명력을 자랑하며 2000년까지도 산다고 한다.

하지만 이 나무의 정확한 나이를 알기는 어렵다. 자기 나이를 감추는 듯 세월이 흐를수록 속이 텅 비는 경우가 많아 나이테를 알 샐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나무의 장수 비결은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자라면서 뿌리를 넓게 뻗어 내리는 데 있다. 혹시라도 나무가 훼손될 경우를 대비해 뿌리에 영양분을 저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주목처럼 느긋하게 가되 조금은 신비스러워도 괜찮지 않을까?

3
우리가 사는 길에는 ‘비움의 길’과 ‘채움의 길’이 있다. 버린다는 것은 아무래도 조금은 서운한 일이다.  그러나 한편 생각 해보면, 버린다는 것은 상추를 솎아 내듯이, 더 큰 것을 키우는 손길일 수도 있다. 노자의 <<도덕경>> 제15장의 마지막 구절이 기억난다. “도(자연의 길)를 아는 사람은 채워짐을 원하지 않는다. 오직 채워짐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멸망하지 않고 영원히 새로워진다.” 원문은 다음과 같다. “保此道者(보차도자) 不欲盈(불욕영), 도를 간직하고 있는 사람은 채우려 하지 않는다. 夫唯不盈(부유불영) 故能蔽不新成(고능폐불신성): 굳이 채우려 하지 않기 때문에, 자신을 너덜너덜하게 하지 새로운 모습으로 완성치 않는다.”

‘도’를 간직하고 있는 사람은 채우려 하지 않는다. 그리고 또 채워 지길 바라지 않는다. 인간이란 생래적으로 ‘채움의 길’을 간다. 뭐든지 모자란다고 생각하고 더 채우고 더 가지려 한다. ‘도’를 알고 따르는 사람은 ‘채움의 길’을 버리고 ‘비움의 길’을 걷기에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 로다”하고 노래할 수 있다. ‘있음 그대로(being)’에 자족하는 삶을 살게 된다.

마지막 문장은 어렵다. 夫唯不盈(부유불영) 故能蔽不新成(고능폐불신성)는 ’그래서 도를 아는 사람은 굳이 채우려 하지 않기 때문에, 자신을 너덜너덜하게 하지, 새로운 모습으로 완성치 않는다’로 풀이한다.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도올은 “그러므로 능히 자기를 낡게 하면서, 부질없이 새롭게 작위(作爲)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로 풀이한다. 허(虛)를 극대화 시키면서 자꾸 채우려 하지 않는다는 테마를 강조한 것이라 본다. 나는 “불신성(不新成)”이란 단어는 혁신을 부정하기 위해 쓰인 것이 아니라, 자연에 인위를 덧댈 필요가 없다는 의미로 읽는다. 그러면서도 “불신성(不新成)”을 “이신성(而新成)”의 오사(誤寫)로 보고, 이렇게 풀이 하기도 한다. “능히 자기를 낡게 하면서 또 새롭게 생성한다.” ‘끊임 없는 생성(becoming)’의 창조력을 강조한 것으로 본다.

어쨌든 노자의 철학에서는 이 세상의 어떤 것도 특정한 ‘본질’ 안에 갇혀 있지 않다. 즉 자신 안에 자신의 존재 근거를 두고 있지 않는 것이다. 모든 것은 그 반대편 것과의 관계 속에서 비로소 존재하며, 그 반대 방향을  향해 열려 있다. 그래서 어떤 특정한 본질을 최대로 발휘 시키려 하거나 그 본질을 꽉 채우려 하는 행위 자체가 무의미 해진다. 이런 의미에서 노자의 철학은 해체적이다. 주목에서 노자의 생각을 읽었다. 아침 사진은, 산책 길에서 주목 빨간 열매를 만나 찍은 것이다.

4
우리는 인문학을 ‘익숙한 것을 낯설게, 낯선 것을 익숙하게 만드는 연습’이라 한다. 낯선 것은 곧 내 삶의 경계 밖의 다른 모습이며, 그것을 열린 마음으로 기꺼이 받아들이는 태도가 그러니까 인문적 삶이다. 사람은 낯선 경험 속에서 비로소 깊이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한겨울 수도관이 얼어 물이 나오지 않을 때 우리는 물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고난과 고립 속에서 친구가 내 일처럼 도와줄 때, 우리는 관계의 귀함을 새삼 느낀다.

화순 불암사 주지 법인 스님이 가르쳐 준 다음의 일화가 인문적 삶이 무엇인 지를 알려준다. “사리불”은 석가모니 붓다의 10대 제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지혜가 뛰어난 수행자였다. 그러나 그는 처음부터 붓다의 제자는 아니었다. 사리불은 친구 목건련과 함께 [붓다가] 산자야라는 수행승의 제자로 그의 가르침을 따르고 있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스승의 가르침에 만족하지 못했고, 깨달음과 해탈로 이끌어 줄 참된 스승을 간절히 찾고 있었다. 어느 날, 사리불은 탁발하러 마을로 갔다가 유난히 맑은 기운을 지닌 한 수행승을 보았다. 사리불은 물었다. “당신의 스승은 누구이며, 그분 가르침의 핵심은 무엇입니까?” 그 수행승은 자신이 붓다의 제자 앗사지 비구라 밝히며 말했다. “나의 스승께서는 ‘모든 법은 원인에 의해 생겨나고, 원인이 다하면 사라진다. 이것이 위대한 사문의 가르침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을 들은 사리불은 전율했다. 그는 곧 목건련에게 이 말을 전했고, 둘은 산자야를 따르던 250명의 동료들과 함께 붓다의 승단에 귀의했다.

이 일화의 의미는 단지 붓다의 위대함이나 제자들의 개종에 있지 않다. 핵심은 사리불의 남다른 시선과 경청의 태도다. 그는 일상적 풍경 속에서 단정하고 고결한 수행자의 낯선 기운을 알아보았다. 평범한 나날 속에서 새로움을 발견하고 겸허하게 물었기에 깨달음에 이를 수 있었다.

남다른 시선은 낯섬 속에서 새로운 기운을 찾아내는 거다. 시선의 높이가 삶의 높이라고 주장했던 최진석 교수의 담론이 소환된다. 최 교수는 “훈련된 지성적 시선의 높이가 그 사람의 철학 수준”이라 주장했다. 그런 사람은 자신의 시선과 활동성을 철학적 높이에서 작동시킨다. 그 때 작동되는 것이 다음의 세 가지이다. (1) 창의력과 상상력 (2) 윤리적 민감성 (3) 예술적인 영감. 인문(人文)은 ‘인간이 그리는 무늬’로 인간의 동선(動線)이다. 인문적 활동이란 인간의 동선을 파악한 후, 그 높이에서 행위를 결정하는 것이다. 상상이나 창의는 인문의 높이에서 튀어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낮은 단계에서는 실현되지 못한다. 인문적 시야를 가지려면, 시선의 높이를 상승시켜야 한다. 그건 전략적 높이에서 자기 시선으로 세계를 보고 자신이 직접 그 길을 결정하는 일이다. 시선의 높이는 생각의 높이이고, 생각의 높이가 삶의 높이라고 최진석 교수는 자주 말한다.

시선이 바뀌면 보이는 게 달라진다. 땅 위의 아웅다웅하는 삶이 쪼잔해 보이고, 큰 틀에서 오히려 쪼잔한 싸움의 두 당사자 모두에게 귀를 기울이는 여유도 생기고, 혹여 나 자신이 싸움의 당사가 된다면 통 크게 한발 물러설 용기를 주기도 한다. 무엇보다, 더 이상 땅 위의 삶에 집착하지 않게 된다. 지금까지 우리의 삶을 지배해 온 규칙의 구속을 더 이상 받지 않게 되는 것이다. 땅 위의 삶을 하늘에서 바라봤기 때문에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 거다. 그러다 보면, 내가 옳다고 여겨 온 신념, 나를 가둬온 고정관념을 바로 시선의 높이로 깨어 버릴 수 있다.

익숙한 것이 새로워지고 낯선 것이 다정하게 다가올 때 우리는 틀을 벗어나 활력이 생긴다. <금강경>의 핵심은 이렇다. “그 무엇에도 갇히거나 얽매이지 말고, 마주하는 사람과 일에 기꺼이 마음을 내라.” 법인 스님이 말하는 사례들을 더 들어 본다. “‘낯선 사람들을 보고 세상 사람들을 존귀하게 보게 되었다’는 어느 스님의 고백이 있다. 조계종의 스님들은 매년 의무 연수를 받는다. 경학 심화, 인문, 복지시설 연수다. 그 스님은 별 기대 없이 장애인 복지관에서 조리와 배식, 청소 봉사를 했다. 그러나 사흘의 봉사 후 세상을 새롭게 보게 되었다. 늘 받던 공양에서 벗어나 음식을 해주는 입장이 되자 밥과 반찬, 사람들의 얼굴이 새삼 다르게 보였다. 특히 경제적으로 어려우면서도 환한 얼굴로 봉사하는 이들에게 큰 감동을 받았다. 스님은 그 모습을 보고 자신이 누리고만 살아왔음을 부끄럽게 느꼈다. 봉사라는 낯선 규칙 속에서 그는 자신의 허물과 세상 사람들의 고마움을 동시에 깨달었다. 이후 그는 ‘내가 서 있어야 할 곳은 세상의 낮은 자리’임을 알고, 하심과 공경의 마음으로 봉사할 때 가장 평온하고 기쁨이 넘친다고 고백했다.”

미셸 푸코는 익숙한 질서의 해체 속에서 사유의 공간이 열린다고 했고, 질 들뢰즈는 사유는 만남과 충격 속에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라캉은 인간은 언어가 구축한 ‘상징 질서’ 속에서만 사고하고 욕망한다고 보았다. 그 속에서 계급과 차별을 정당화하는 언어가 내면화된다. 결국 인간의 굴레란 편견과 고정된 사고의 반복이다. 우리는 익숙한 환경과 가치관에 갇혀 살아간다. 알고리즘의 굴레는 유튜브에만 있지 않다. 다양성의 시대 같지만, 실제로는 안이한 범주 안에서만 수많은 변주가 반복될 뿐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익숙한 영역을 넘어 낯선 규칙 속으로 건너가 새롭게 사고하고 실천해야 한다. ‘사는 대로 생각할 것인가, 생각하며 살아갈 것인가’는 결국 각자의 몫이다. “고요히 앉아 본 뒤에야 평상시의 마음이 경박했음을 알았네. 침묵을 지킨 뒤에야 지난날의 언어가 소란스러웠음을 알았네.” 명나라 문인 진계유의 시 ‘뒤에야’의 일부다. 지금 당장 낯선 규칙을 만들어 보자. 그곳에서 고요한 깨우침이 피어날 것이다.

뒤에야 / 중국 명나라 문인 陳繼儒(진계유)

고요히 앉아 본 뒤에야
평상시의 마음이 경박했음을 알았노라.

침묵을 지킨 뒤에야
지난날의 언어가 소란스러웠음을 알았노라.

일을 돌아본 뒤에야
시간을 무의미하게 보냈음을 알았노라.

문을 닫아건 뒤에야
앞서의 사귐이 자나쳤음을 알았노라.

욕심을 줄인 뒤에야
이전의 잘못이 많았음을 알았노라.

마음을 쏟은 뒤에야
평소에 마음씀이 각박했음을 알았노라.

5
오늘은 성 시몬과 성 유다(타대오) 사도 축일이고, 말씀은 <루카 복음> 6,12-19 “열두 사도를 뽑으시다” 이다. 그 무렵 예수님께서는 기도하시려고 산으로 나가시어, 밤을 새우며 하느님께 기도하셨다. 그리고 날이 새자 제자들을 부르시어 그들 가운데에서 열둘을 뽑으셨다. 그들을 사도라고도 부르셨는데, 그들은 베드로라고 이름을 지어 주신 시몬, 그의 동생 안드레아, 그리고 야고보, 요한, 필립보, 바르톨로메오, 마태오, 토마스,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 열혈당원이라고 불리는 시몬, 야고보의 아들 유다, 또 배신자가 된 유다 이스카리옷이다. 예수님께서 그들과 함께 산에서 내려가 평지에 서시니, 그분의 제자들이 많은 군중을 이루고, 온 유다와 예루살렘, 그리고 티로와 시돈의 해안 지방에서 온 백성이 큰 무리를 이루고 있었다. 그들은 예수님의 말씀도 듣고 질병도 고치려고 온 사람들이었다. 그리하여 더러운 영들에게 시달리는 이들도 낫게 되었다. 군중은 모두 예수님께 손을 대려고 애를 썼다. 그분에게서 힘이 나와 모든 사람을 고쳐 주었기 때문이다.

<홀로 너머 함께> / 상지종 신부님
“예수님께서는 기도하시려고 산으로 나가시어, 밤을 새우며 하느님께 기도하셨다.”(루카 6,12)“예수님께서 그들과 함께 산에서 내려가 평지에 서시니”(루카 6,17)

홀로 오른 산
벗들과 함께
내려오시다

홀로 머문 밤
벗들과 함께
새벽이시다

홀로 걷던 길
벗들과 함께
나아가시다

성경에서 숫자 12는 완전함, 충만함, 그리고 조직의 완결을 의미하며, 이는 이스라엘 12지파와 예수의 12사도를 통해 나타납니다. 이 숫자는 단순히 개수를 넘어 하나님의 백성 전체와 그들을 이끄는 권위를 상징한다.

“우리의 삶은 얼마나 많은 적을 정복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친구를 만들었느냐로 평가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 종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숨은 비결이다”(브라이언 헤어·버네사 우즈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중에서).

박한표

프랑스 파리 10대학에서 박사를 받고 국내에 들어와 대전 알리앙스 프랑세즈, 프랑스문화원장을 하다가 와인을 공부하였습니다. 경희대 관광대학원에서 강의를 하며, 또한 와인 및 글로벌 매너에 관심을 갖고 전국 여러 기관에서 특강을 하고 있습니다, 인문운동가를 꿈꿉니다. 그리고 NGO단체 대전문화연대 공동대표로 활동하다 그만두고, 지금은 인문운동에 매진한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마을 활동가로 변신중이다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m/mainView.php?uid=6269&table=byple_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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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펙 정상회의 마지막날…이 대통령, ‘성과’ 오늘 오후 직접 설명한다

신형철기자

  • 수정 2025-11-01 09:20
  • 등록 2025-11-01 09:11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1일 경북 경주시 라한셀렉트호텔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갈라만찬에 참석한 뒤 함께 걸어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1일 경북 경주시 라한셀렉트호텔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갈라만찬에 참석한 뒤 함께 걸어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일정을 공식 마무리한다. 오후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중 정상회담을 연다.

이 대통령은 이날 시 주석과 양국의 민생문제 해결,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실현 등을 의제로 정상회담을 진행한다. 시 주석이 국빈 방한한 건 11년 만이다. 두 정상은 정상회담, 친교 일정, 기업인들이 참석하는 국빈만찬 순으로 회담을 이어갈 예정이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이날 아펙 두 번째 세션 회의를 끝낸 뒤 의장국 자격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한다. 회견에서는 올해 아펙의 주요 성과, 의의, 향후 협력 방향 등에 대한 설명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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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렬 교수, “핵추진 잠수함, 전략 목표 없이 도입, 관세 협상 실책 가리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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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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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5.10.31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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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칙연산도 제대로 못하는 아이가 미분 방정식을 풀겠다고 나서는 꼴”
“전략적으로 전혀 필요가 없는 핵추진 잠수함”
“핵은 군사무기가 아니라 정치무기…해법은 외교와 대화”

문장렬 전 국방대 교수
문장렬 전 국방대 교수

문장렬 전 국방대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정부의 핵추진 잠수함 사업을 “전략 목표 없이 법석 무기만 가져온 것”으로 규정했다. 그는 핵추진 잠수함이 국익과 한반도 평화에 기여하지 못할 뿐 아니라 동북아 군비경쟁을 촉발할 위험이 크다고 지적하며, ‘자주국방’의 본질은 첨단무기가 아니라 완전한 작전통제권과 정책 자율성 확보라고 강조했다.

도대체 어디에 쓸 건가?

문장렬 교수는 핵추진 잠수함 사업의 본질을 “전략적으로 전혀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어떤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걸 하느냐가 핵심인데, 중국이나 러시아 견제를 위해서라거나, 미국이 투입할 전력을 대신 맡겠다는 논리는 우리 평화와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 억제와의 관련성에도 선을 그었다. “북한은 지상 전력만으로도 남한을 초토화할 수 있는데, 북한의 핵추진 잠수함 보유 여부와 상관없이 우리 안보 상황의 본질이 달라지는 건 아니다.”

핵추진 잠수함, 동북아 군비경쟁 촉발 우려

그는 핵추진 잠수함 도입이 역내 확전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문 교수는 “우리가 핵추진 잠수함을 갖게 되면 일본이 가지겠다고 할 때 이를 막을 명분이 약해진다”라며 “그러면 동북아가 핵추진 잠수함과 핵전력이 빈번히 움직이는 지역이 되고, 이미 높은 군사적 긴장이 더 치솟는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핵추진 잠수함 도입을 “백해무익한 선택”이라고 규정했다.

‘자주국방’의 조건은 무기가 아니라 정책 자율성

문 교수는 ‘자주국방’이란 구호가 실제 내용과 동떨어져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자주국방의 핵심은 두 가지다. 하나는 능력, 다른 하나는 제도, 즉 정책 자율성”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국방력은 이미 초과 상태”라면서도 “그러나 정책 자율성, 특히 완전한 전시작전통제권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의 핵추진 잠수함 홍보를 다음과 같이 비유했다. “사칙연산도 제대로 못하는 아이가 미분 방정식을 풀겠다고 나서는 꼴이다. 지금 급한 건 완전한 전작권 환수다. 유엔군사령부 문제까지 포함해 전면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핵은 군사무기가 아니라 정치무기…해법은 외교와 대화

핵 문제의 성격에 대한 진단도 분명했다. 문 교수는 “핵무기는 냉전을 거치며 군사적 무기에서 정치적 무기로 성격이 바뀌었다”라며 “군사적으로 쓸 수도 없고, 써봐야 큰 효과가 없기 때문에 핵 문제는 정치·외교로 풀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남북 대화의 필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남한에 핵을 쓸 필요가 없도록 만드는 게 해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자체 핵무장’이나 ‘핵추진 잠수함 기반 억제’ 주장은 “신기루”라고 일축했다.

“목마르다고 신기루를 쫓아봐야 점점 멀어질 뿐이다. 우물을 파서 물을 마셔야 한다. 외교와 대화가 그 우물이다.”

핵추진 잠수함 도입, 관세 투자협상 논란 덮기용

문 교수는 핵추진 잠수함 추진 배경에 국내외 현안을 가리는 ‘포장’의 동기가 깔려 있다고 봤다. 그는 “엉망이 된 관세·투자 협상을 덮기 위한 기만극의 요소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략 목표에 대한 숙의 없이 ‘대단해 보이는 무기’로 국정을 포장하는 건 잘못된 협상”이라며, 국가 전략은 “오랜 기간 국민 동의와 전문가 검토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핵추진 잠수함은 한반도 평화와 국익에 기여하지 못하고, 동북아 군비경쟁만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 ‘자주국방’의 실체는 첨단무기 보유가 아니라, 완전한 전작권을 포함한 정책 자율성의 확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신기루 같은 핵추진 잠수함이 아니라, 주권을 기반으로 한 결정권을 확보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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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민간업자들 전원 법정구속, 이 대통령 연루 인정 안 해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핵심 인물인 민간업자 5인에 대한 1심 선고가 10월 31일 오후 2시에 내려진다. 사진은 왼쪽부터 김만배, 정영학, 남욱, 정민용, 유동규. ⓒ 권우성 이희훈 이정민 사진공동취재

법원이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민간업자 일당의 업무상 배임 혐의를 인정하며 중형을 선고하고 전원 법정구속했다.

관심이 주목됐던 이재명 대통령과 대장동 개발업자들과의 연루 의혹에 대해는 "성남시장은 유동규, 정진상 등과 민간업자의 유착이 어느정도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비교적 자유롭게 수용방식을 결정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사실상 유착 관계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31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2부(재판장 조형우)는 ①김만배씨 징역 8년, 추징금 428억 원 ②유동규 전 본부장 징역 8년, 벌금 4억 원, 추징금 8억 1000만 원 ③남욱 변호사 징역 4년 ④정영학 회계사 징역 5년 ⑤정민용 변호사 징역 6년, 벌금 38억 원, 추징금 37억 2200만 원을 선고했다. 2021년 10월 21일 법원에 사건이 접수된 후 1472일 만의 결론으로, 특경법상 배임이 아닌 형법상의 업무상 배임만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도망 염려가 있다"며 피고인 전원을 법정 구속했다.

재판부는 "예상이익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확정이익을 정한 공모 과정을 그대로 체결해 공사로 하여금 정당한 이익을 취득하지 못하게 하고, 나머지 이익을 내정된 사업자들이 독식하게 하는 재산상 위험을 초래했다"며 "위험이 실제 현실화돼 지역주민이나 공공에 돌아갔어야 할 막대한 택지개발 이익이 민간업자들에게 배분됐다"고 밝혔다.

재판부, 유동규·정민용에게 검찰 구형보다 높은 형량 선고

재판부는 다섯 명의 피고인 중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있었던 유 전 본부장과 정 변호사에게 이례적으로 검찰 구형보다 높은 형량을 선고했다. 검찰은 두 사람에 대해 징역 7년과 5년을 각각 구형했는데, 재판부는 징역 8년과 6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두 사람을 질책했다.

재판부는 "(대장동 사건은) 공사 실세인 기획본부장 유동규, 정민용이 민간업자들과의 유착관계에 따라 결탁해서 벌인 부패범죄"라면서 "개발사업 초기부터 유동규에게 금품을 제공해 유착했고 유동규는 민간업자들을 사업시행자로 내정했고 유동규와 정민용은 이익배분 등 사업골격 구조를 주요 내용들마저 민간업자들 얘기 들어서 우선 선정되도록 했다. 이는 적절한 공사와 성남시민의 이익을 제대로 반영하는 사업시행자를 선정할 의무에 위반한 것으로 비난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또 "유동규와 정민용은 공사 보유자산인 성남의뜰 경제적 가치를 합리적인 의사결정에 따라 확보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도 예상이익 절반에 못 미치는 확정이익을 정해 사업이익 초과배분 의견마저 묵살한 채 체결되게 해서 공사가 확정이득만 취득하게 하고 나머지 이득은 업자들이 독식하게 했다"며 "지역주민과 공공에게 돌아가야 할 택지개발 이득이 민간업자들에게 배당됐다"라고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재판부는 소위 '이재명 저수지 자금' 등으로 불렸던 428억 원에 대해서도 '유동규 자금'으로 결론을 내렸다. 또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뇌물혐의 사건에서 유죄가 된 3억 원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유동규가 사용했다고 단정했다. 향후 김 전 부원장 사건 재판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유동규가 남욱에게 적극적으로 뇌물을 요구해서 (2013년) 3억 1000만원 수수했다. 지분을 확보해서 428억 분배 약속받는 등 사적이익을 도모했다. 이후 김만배 등을 사업자로 내정했고 공사 본부장의 지위에서 그들의 요청사항을 반영해서 확정이익 방침을 수용해서 막대한 손해를 가할 위험을 초래했다."

재판부, '이재명-대장동 개발업자 유착' 인정 안 해

대장동 본류 사건에서 이목이 집중된 사안은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대통령 연루 의혹이다.

검찰은 이 대통령이 측근들을 동원해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해 대장동 개발업자들에게 유리하도록 공모 지침서를 작성하고, 화천대유가 참여한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도록 해 성남도시개발공사에 4895억 원의 손해를 끼쳤다고 봤다.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대장동 개발사업은 처음부터 막대한 이익이 예상되던 사업이었다. 대장동 개발사업의 최종 인허가권자인 이재명도 스스로 '황금알을 낳는 사업'이라고 부르기도 했다"며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막대한 이익이 보장된 사업권을 취득할 수 없었던 민간업자들은 선거운동을 돕거나 뇌물을 주는 등 성남시와 공사의 공직자들에 부정한 방법을 동원했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 나듯이, 공직자들도 거절하기는커녕 오히려 적극 호응했다"라고 이 대통령의 책임을 강조했다.

그런데 이날 재판부는 "당시 성남시장은 유동규, 정진상 등과 민간업자의 유착관계가 어느정도 형성됐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비교적 자유롭게 (수용방식을) 선택할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즉, 이 대통령과 민간업자들의 유착관계가 존재하지 않았음을 정확하게 밝힌 것이다.

다만 재판부는 유 전 본부장 비위행위를 서술하면서 '수뇌부'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피고인은 공사에서 실질적 책임자로 민간업자 사이에 조율한 내용을 수뇌부로부터 승인받았고 오히려 배임을 주도한 걸로 보인다.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하긴 했지만 모든 걸 단독으로 결정할 위치는 아니었고, 수뇌부가 결정하는 데 중간 관리자 역할만 한 점도 있다."

수뇌부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명확하지 않아, 향후 항소심이 진행될 경우 관련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재판부는 선고 직후 피고인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고 집행했는데, 이례적으로 발언 기회를 부여했다. 유 전 본부장은 고개를 숙인 채 "없습니다"라고 짧게 말했고, 김씨는 "변호인을 통해서 항소하겠다"라고 답했다. 남 변호사는 "이미 판단하신 거라면 할 말 없다"라 했고, 정 회계사 역시 "변호인을 통해서 말씀드리겠다"라는 답을 남겼다. 정 변호사는 별다른 말을 남기지 않았다.

#이재명#대장동#유동규#남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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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주권 잃으면 다 잃은 것…관세 협상은 실패했다

[사설] 주권 잃으면 다 잃은 것…관세 협상은 실패했다

  • 기자명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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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5.10.30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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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파병 때도 그랬다. 노무현 대통령은 전투병 파병을 거부했다. 공병을 전장에 파병하지도 않았다. 끝까지 버텨서 결국 비전투지역에 건설병력을 보내는 것으로 협상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이라크 파병 소식이 전해지자, 노무현 정부에 대한 지지 철회가 줄을 이었다. 정부의 협상 노력을 국민이 몰라준 걸까? 아니다. 미국의 파병 요구에 굴복해 주권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주권국가라면 부당한 압력 앞에 ‘노(NO)’라고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주권은 경제적 손익과 달리 양으로 계산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주권은 흥정 대상이 될 수 없다.

이재명 정부가 이번 관세 협상에서 빼앗긴 것은 3,500억 달러가 전부는 아니다. 달러보다 더 귀중한 경제주권을 잃었다. 이번 협상으로 한국경제는 무너지는 미국경제에 다시 편입했고, 산업주권마저 포기해버렸다. 그래서 지금 국민들은 협상 결과에 앞서 수치심을 느낀다. 

이재명 정부는 미국보다 국력이 부족했던 것이 아니라, 우리 국민에 대한 믿음이 부족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키지 못한 것은 외환보유고가 아니라 지난 겨울 광장을 자랑스러워 했던 시민의 자존감이다.  그래서 협상은 실패했다. “외환 위기는 피했다, 일본보다는 나은 협상이다, 한국 조선업에도 도움이 된다” 등으로 포장하지만 모두 말장난일 뿐이다.

현실은 지금부터 해마다 외환보유고에서 200억달러(약 28조원)를 예치해 두고 미국의 승인하에 미국에 투자해야 한다. 최소 10년 간 족쇄를 찬 셈이다. 미국 조선업 부흥을 위해 우리 기술과 자금, 그리고 인재를 미국에 바쳐야 한다.

더구나 이번 협상이 선례가 돼 트럼프는 걸핏하면 관세를 올리겠다고 협박할 테고, 그때마다 조공 바치듯 대미투자를 늘려야 한다. 모두들 미국에서 벗어나려고 하는데, 우리는 제 발로 미국이 파놓은 덫으로 기어들어간 형국이다. 

 

우리 국민이 뭐 대단한 것을 바란 것도 아니다. 그저 주권국가 대통령답게 당당하길 바랬다. 미국 힘이 센 거야 누가 모르나. 하지만 조공을 바치라는 데, “분할 납부하면 안 될까요?, 조금만 줄여주시면 안 될까요?”라고 사정해야 하는 제후국은 아니지 않나.

정부와 여당은 “쾌거”, “외교천재 이재명”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자화자찬에 여념이 없다. 그게 국민들을 더 비참하게 만드는지 모르는 것 같다. 협상 결과를 극찬하는 이들에게 묻고 싶다. “만약 윤석열 정부가 이런 협상 결과를 가져왔어도 똑같은 평가를 했겠는가?”

협상 결과를 칭찬하는 이유는 사대주의에 찌들었기 때문이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난 이들은 해방이 뭔지 모른 채 해방을 맞았다고 했던가. 지난 80년 미국에 사대하며 살다보니, 이제 굴욕감조차 느끼지 못하는가 보다.

이 대통령은 협상 초기 “트럼프의 가랑이 사이를 기어서라도 국익을 지키겠다”고 했다. 미리 주권국가의 면모를 포기하는 것 같아 느낌이 ‘쌔’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우려가 현실이 되고 말았다. 결국 돈도 잃고 경제주권도 잃어버렸다.

더 한심한 현실은 지금 이재명 정부는 협상에서 무엇을 잃었는지조차 모른다. 사실, 주권을 잃으면 다 잃은 것이다. 나라 곳간은 주권자 국민이 노력하면 메울 수나 있지만, 한 번 잃어버린 주권은 되찾기 힘들다. 더구나 주권자 국민이 믿고 맡긴 정부여서 실망이 더 크다.

이제라도 국민주권정부답게 주권자 국민 편에 서라. 그리고 국민을 믿고 국민과 함께 날강도 트럼프에 맞서보자. 아직 늦지 않았다. 국회에서 협상안을 부결하고, 재협상을 시작하자. 국민주권정부에는 주권자 국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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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인번호 '3617' 윤석열 비웃어도... 눈물 글썽인 '증인' 곽종근

[26차 공판] '질서유지 목적' 또 주장한 전직 대통령-'북 오물풍선' 정황까지 언급한 전직 사령관

사회 박소희(sost)25.10.30 21:45최종 업데이트 25.10.30 21:45

윤석열 전 대통령이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사건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형사 법정에서 윤 전 대통령의 모습이 공개된 것은 지난 4월 내란 사건 재판 이후 약 5개월 만이다.사진공동취재단

4개월 만이었지만, 여전했다.

전직 대통령 윤석열씨가 30일 '내란우두머리' 재판(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 부장판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7월 10일 재구속 후 줄곧 불출석하던 그는 이날 '핵심 증인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과 마주했다. 앞서 변호인단은 윤씨의 건강문제와 내란특검 수사의 부당함 등을 이유로 불출석을 정당화하면서도, '주요 증인이 나오면 가급적 출석하겠다'고 했다. 곽 전 사령관은 여기에 딱 해당하는 인물이었다.

눈물 보인 곽종근 "'의원 끄집어내라' 그걸 어떻게 잊나"

곽 전 사령관은 12.3 비상계엄 당시 윤씨로부터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요구안 의결을 막기 위해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고, 부하들에게 하달했다. 윤씨 쪽은 헌법재판소 탄핵심판부터 일관되게 그의 신빙성을 탄핵하고자 했으나 실패했다. 곽 전 사령관은 형사법정에서도 '대통령이 아직 의결정족수가 채워지지 않은 것 같다.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국회의원들을 끄집어내라고 지시했다'던 진술을 사수했다. 복잡한 심경을 드러내며 울먹이기도 했다.

"음... 이것도 트라우마 아닌 트라우마 같다. 지금도 TV를 보면 그게... 그 생각이 계속 든다. 잠을 자다가도 생각이 든다. (대통령이) 의결정족수를 얘기할 때 YTN 화면을 같이 봤다. 국회의사당과 국회의원이 보이는 모습을 그때 같이 봤다. 이 말씀을 하실 때. 그걸 제가 어떻게 잊나. '문을 부수고'란 얘기도 마찬가지다. 이게 시간이 지나간다고 잊히는 게 아니다. (중략) 저는 부하들을 못 속인다. 결국 그 부분은 그래서 제가 사실대로 가야 되고, 정직하게 얘기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곽 전 사령관은 특전사의 임무가 '국회 의결 방해'임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그는 당시 국회로 간 김현태 707특수임무단 단장에게 '전기를 끊을 수 있냐'고 얘기한 까닭을 "국회의사당 안에 있는 의원들이 표결하는 거, 그게 전기를 눌러(전자투표) 들어가지 않나. (단전하면) 그게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의 직접 지시사항은 아니었지만, 큰 틀에서 '국회의원의 표결을 막는 것이 임무'라고 생각한 데에서 나온 행동이라는 설명이었다.

곽 전 사령관은 계엄 전 상황에 관해서도 상세한 증언들을 내놨다. 지난해 11월 9일, 그는 국방부 장관 공관에서 김 전 장관과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 저녁을 먹었다. 그런데 이날 식사 도중 윤석열씨가 합류했고, 시국상황을 얘기하며 '특별한 방법이 아니고선 해결할 방법이 없다'는 얘기를 꺼냈다.

- 이찬규 검사 "피고인이 '특별한 방법'을 언급했는데, 비상계엄으로 이해한 것은 맞는가."

- 곽종근 전 사령관 "없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 같다. 머릿속에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다."

수인번호 '3617'을 달고 피고인석에 앉아있던 윤석열씨는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곽 전 사령관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날 김용현 장관은 특전사와 수방사, 방첩사에 각각 '특별한 조치'가 있으면 어떻게 할 것인지 물었다. 곽 전 사령관은 "임무복창을 하는 것처럼 느꼈다"며 "(사령관들의) '대비태세를 잘하겠다는 말들이 그런 결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식사 후 김 전 장관과 사령관들만 모인 자리에선 방첩사가 선관위에, 수방사가 국회로 간다는 얘기가 나왔다.

수상한 장관의 지시... "오물풍선이 자꾸 오면 뭔가 생기겠구나"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2월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남소연

곽 전 사령관이 계엄을 떠올렸던 배경은 더 있었다. 그는 그해 10월 김용현 전 장관이 전화로 '북한 오물풍선 상황이 생기면 강력하게 원점타격하겠다. 합참 지휘통제실에 내려가서 직접 지휘하겠다'면서 오물풍선 대응을 강조했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특전사는 오물풍선과 무관한 부대다. 곽 전 사령관은 "그래서 이례적으로 받아들였고, 오물풍선이 자꾸 오면 뭔가 상황이 생기겠구나 해서 '전방 상황 체크해봐라'는 얘기를 계속 예하 지휘관들한테 했다"고 말했다.

이 대목은 윤석열씨의 외환유치 혐의로 이어질 수 있다. 내란특검은 좀더 파고들었다.

- 김형수 특검보 "북한 오물풍선에 대한 우리 군의 대응, 그로 인한 여러 가지 상황이 발생했을 때 비상계엄의 명분이 될 수도 있겠다는 것인가."

- 곽종근 전 사령관 "바로 되는 건 아니고 (상황이) 확대되면 (계엄이) 될 수도 있겠다. 그게 확대되면, 더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는데 민간 피해가 되거나 통상 도심지역 시위나 테러로 연계된다. 그러면 사회가 경찰력으로 통제가 안 되는 상황까지 생기면 비상계엄 관련 상황으로 연계될 수 있다."

- 김수길 검사 "평상시 계엄이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증인 입장에선 김용현 얘기에 '오물풍선과 연계해서 이런 경로로 비상계엄이 선포되려나' 예측했다는 것인가."

- 곽종근 전 사령관 "그렇다. 가장 의문이 있고, 가능성이 있는 것은 첫 번째 경우의 수(오물풍선 대응 관련 상황의 확대)다. 그렇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10월부터 들었고. '아무리 그래도 (계엄은) 안 될 거다.' 이게 두 번째 경우의 수였다. 그런데 세 번째는, '이거 무시하고 그냥 해버리면 어떡하지?' 이 세 가지 경우의 수를 제가 쭉 생각해왔다. 비상계엄 당일까지도 그랬다."

세 번째 경우의 수가 현실이 됐다. 곽 전 사령관은 12월 3일 오후 10시 23분 대통령의 대국민담화가 시작된 후 장관의 전화를 받았다. 이미 하루 전 '내일 보자'는 말이 있었다. 곽 전 사령관은 "김용현 장관이 콕 집어서 '707 두 개 지역대를 헬기로 투입하라'고 얘기했다"며 "(707특임단에는) 본관하고 의원회관을 확보하라고 임무를 줬다"고 했다. 다만 707특임단에 "유리창을 깨라고 한 기억은 없다"며 "저도 TV를 보다가 '쟤들이 유리창 깨고 있네' 얘기한 기억은 있다"고 덧붙였다.

윤석열씨는 이때 707특임단이 국회에서 시민들과 대치했던 점을 강조하며 '경고성 계엄이라서 질서유지 목적으로 군 병력도 최소한으로 동원했고, 무력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김용현 전 장관과 협업했으나 헌재에서 실패했던, 그럼에도 아직 포기하지 못한 전략이다. 물론 곽종근 전 사령관은 넘어가지 않았다.

- 윤석열씨 "당시 YTN 화면이나 이런 걸 보면, 특전사 요원이 마당에 70몇 명이 있었고, 불 꺼진 창을 깨고 들어가서 김현태를 비롯한 11명 정도의 요원이 있었는데 다 도망다닌다. 소화기를 쏘니까 다 도망다니고, 마당에선 엄청난 인원들이 달려들어서 총을 뺏으려고 하고, 특전사 요원 20여명 이상 진단서를 끊을 정도로 폭행을 당하고 했단 말이다. 그런 상황이 보고됐겠죠."

- 곽종근 전 사령관 "실시간 보고라는 게... (TV) 화면으로 보고 있었기 때문에..."

- 윤석열씨 "이 상황에서 어떻게 되는지, 어떤 조치를 하고. 그걸 보면서 '민간인하고 충돌하지 마라, 가급적.' 그런 얘기를 한 것 아닌가. 그러니까, 그런 지시가 있으니까 특전사 90몇 명 요원들이 그 지시를 받고 지침에 따라서 국회 관계자나 마당에 있는 민간인과 충돌하지 않기 위해 도망도 다니고, 멱살잡이를 해도 당하고 있는 것 아닌가."

- 곽종근 전 사령관 "(제가) 출발하기 전부터 사람을 다치지 말라고 하게 해서..."

- 윤석열씨 "거점을 확보하라는 것도 다 맥락에 들어가는 것 아닌가."

- 곽종근 전 사령관 "그건 결이 다른 얘기고."

"공공 질서유지 위해 들어가서..."-"도저히 수긍할 수 없다"

윤석열씨는 "장관한테 그 지시 받았죠? '실탄을 장병들한테 개인 휴대시키지 말아라"라는 얘기도 꺼냈다. 역시 헌재부터 '경고성 계엄이어서 이런 지시도 내렸다'고 주장해온 내용이다. 하지만 곽 전 사령관은 "네? 김용현 장관이 그렇게 얘기했다고 하는가?"라더니 "그런 지시를 하지 않았다. (실탄은) 제가 개인 휴대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공포탄 휴대만 이야기했다"고 반박했다. 윤씨는 포기하지 않았다. 곽 전 사령관도 물러서지 않았다.

- 윤석열씨 "그러면 스스로 '실무장을 시키지 말라'고 했다고 하면, 그 '확보'라는 게 결국은 공공의 질서유지라는 걸 위해서, 어떤 민간인이라든가 이런 데에 억압적인 것을 안 하고 질서유지하라고 들어갔다는 게 머릿속에 있는 것이네. 거점확보라는 게."

- 곽종근 전 사령관 "말씀하시는 질서유지는 제가 도저히 수긍할 수 없고, (계엄) 전이든 후이든 '질서유지 시민보호'라는 걸 들어본 적 없다."

윤씨는 "전세계로 중계방송되는데, 그 국회 본회의장에 특수부대가 들어가서 의원을 끄집어내고 그러면 진짜 아무리 독재자라도 성하겠나"라며 장관에게 계엄의 목적이나 군 투입 규모 등을 물어본 적 없냐는 질문도 던졌다. 그는 "(장관으로부터) 반국가세력이라든지, 외부의 적대세력보다는 군내 안보위협세력들에 의해서 대한민국의 실질적 안보와 국정이 굉장히 위태로워졌다 이런 얘기들을 (계엄의 이유로) 보통 생각해볼 수 있지 않겠나"라고 했다. 곽 전 사령관은 이렇게 답했다.

"만약 김용현 장관이 중간과정에 '야 이번 비상계엄이 정말로 들어가서 경고하고, 시민보호하고, 짧게 하고 빨리 빠질 거야'라고 그 얘기를 꺼냈다면 군복입은 사람이 '아니 거기 군이 왜 들어갑니까? 경찰 부르면 되죠. 왜 그렇게 됩니까?'라고 되물었겠죠."

재판부는 다음 기일인 11월 3일 곽 전 사령관의 증인신문을 이어가기로 했다.

#윤석열 #곽종근 #내란재판 #비상계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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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대통령을 원한다

박철 시민기자

pakchol@empas.com

샘터교회 원로목사. 부산예수살기 대표.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전 상임의장. 탈핵부산시민연대 전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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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과 신념에, 인간의 품격을 지닌

한계 직시하되, 선과 정의 포기 않는

약자의 한숨과 자연의 신음을 보듬는

그런 지도자 바라면 그런 국민 되자

나는 이런 대통령을 바란다. 하늘에서 떨어진 완벽한 존재도, 신성하게 거룩한 이도 아니다. 인간은 본디 흠 없는 존재가 아니며, 흠 없는 삶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실수를 피하는 능력이 아니라, 실수 속에서 배우고, 깨닫고, 자신을 돌아보며 성장할 줄 아는 용기다. 특별히 대통령이란 자리가 그래 보인다. 자신의 한계를 솔직히 직시하면서도, 그럼에도 선과 정의를 향한 길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어야 한다.

 

인공지능이 그려낸 바람직한 대통령상. (챗GPT 이미지)

나는 사상과 신념이 있는 사람에게 나라를 맡기고 싶다. 사상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며, 신념은 그 눈으로 본 세상을 살아가는 의지다. 사상과 신념이 없는 권력은 바람에 흔들리고, 여론의 파도에 휩쓸리며, 결국 아무것도 지켜내지 못한다. 신념 없는 정치는 탐욕과 안일의 다른 이름이다.

그가 진정 신념의 사람인지 알고 싶다면, 말이 아니라 그의 삶의 궤적을 살펴야 한다. 그는 정의를 위해 어떤 선택을 해왔는가. 약자와 소수자를 대할 때 평등과 존엄을 지켰는가. 옳고 그름을 판단할 때 타인의 눈치를 보기보다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였는가. 권력의 달콤한 유혹 앞에서 침묵하지 않았는가. 그의 삶과 행적 속에 모든 답이 들어 있다.

만약 그가 인간을 차별하고, 집단의 이익을 위해 소신을 버리며, 눈앞의 계산된 이익에 길들여진 사람이라면, 그는 결코 나라를 위해 일할 사람이 아니다. 그는 지도자가 아니라 단지 관리자일 뿐이다.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 인간의 자유로운 혼을 이해하며, 미래를 향한 낙관을 품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

나는 또한 그가 이익보다 의(義)를, 강자보다 약자를, 효율보다 인간의 품위를 중히 여기는 사람이기를 바란다. 차별과 불평등의 어둠을 직관할 줄 알고, 권력을 행사하되 그것이 자기 것이 아님을 늘 기억하는 사람. 불의한 타협 앞에서 손해를 감수할 줄 알고, 의로움을 사랑하되 자랑하지 않는 사람. 명예보다 진실을, 성공보다 양심을 중히 여긴 사람. 그런 사람만이 국민에게 "아름답게 살자"고 말할 자격이 있다.

나는 또한 대통령이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며, 그 안에서 사람과 세상을 이해할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의 서가에는 시집 몇 권이 꽂혀 있고, 바쁜 일정 속에서도 잠시 음악에 귀 기울이며 마음을 다스릴 줄 아는 사람. 말보다 침묵의 힘을 알고, 단어보다 정서를 읽을 줄 아는 사람. 그런 사람만이 국민의 아픔과 사회의 숨결을 온전히 감지할 수 있다.

그는 약자들의 한숨 소리뿐 아니라, 탐욕과 무관심으로 병든 문명이 파괴한 자연의 신음까지 들을 줄 알아야 한다. 도시의 불빛 아래 잊힌 산의 고요, 이윤 논리에 가려진 강의 흐름, 사람보다 기계 소리가 더 커진 세상 속에서도 여전히 들을 줄 아는 귀. 이 귀는 단순한 청각이 아니라 마음의 감각이다. 생태의 울음, 가난한 이들의 고통, 무명한 이들의 땀 냄새 속에서 한 사회의 아픔을 느낄 줄 아는 사람. 그런 이가 나라를 이끌어야 한다.

또한 그는 자기 생각이 선명한 사람이어야 한다. 그의 말이 정치적 수사가 아니라, 오랜 사유와 성찰 끝에 길어 올린 진심이기를 바란다. 시류에 흔들리지 않고, 권력의 유혹에도 양심을 잃지 않으며, 다수가 원한다고 해서 그릇된 길을 가지 않는 사람. 자기 생각의 뿌리를 깊이 박은 사람. 그런 사람이 나라의 중심에 서면, 국민은 다시 희망을 품을 수 있다.

우리 근현대사는 사상과 신념 없는 권력자들로 인해 겪은 고통의 역사였다. 우리는 생각없이 살다가 주권을 빼앗겼고, 양심 없는 권력자들에게 나라를 맡겼다가 무고한 생명을 잃었다. 권력을 술수로 채운 자들이 진실을 조작하고, 국민을 분열시켰다. 그 대가를 우리는 세대를 걸쳐 치렀다. 이제는 그 역사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나는 욕심 많은 국민이고 싶지 않다. 그저 인간의 양심과 품위를 지닌 대통령 한 사람을 바랄 뿐이다. 그는 권력을 자신을 위해 사용하지 않고, 그것이 국민이 위임한 공적 책임임을 잊지 않아야 한다. 자신의 신념을 국민의 뜻에 맞춰 겸손히 다듬을 줄 아는 사람, 그런 대통령이라면 나는 기꺼이 그를 신뢰하겠다.

그러나 나는 또한 안다. 그런 지도자는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그는 국민의 품에서 자란다. 우리가 어떤 언어를 쓰고, 어떤 진실에 귀 기울이며, 어떤 가치에 마음을 두느냐가 바로 그 지도자를 만들어낸다. 지도자는 국민의 거울이고, 국민은 지도자의 뿌리다.

좋은 대통령을 바란다면, 먼저 우리가 좋은 국민이 되어야 한다. 양심을 잃지 않고, 진실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권력보다 정의를, 편리보다 진리를 선택하는 시민이 되어야 한다. 그런 시민들의 뜻이 모여 언젠가 이 나라의 품격을 다시 세워줄 대통령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는 단지 정치인이 아니라, 한 사회의 양심이요, 우리 모두의 희망이 될 것이다. 그가 오면 우리는 다시 아름답게 살 수 있다.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고, 진실이 언어가 되는 나라. 그날을 위해 나는 오늘도 조용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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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협상은 불평등·종속 자체...원천뮤효, 당장 철회해야

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동, "원금회수 방안도 없이 투자강요에 굴복한 것"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5.10.30 18:11
  •  
  •  댓글 0
 
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동(준)은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이순신장군 동상 앞에서 '한미 대미투자 및 관세 협상 타결 관련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3,500억 달러의 막대한 대미 투자, 투자처의 결정도 미국이, 투자금의 50~90%도 미국이 가져간다는 불평등 협상 당장 철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동]
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동(준)은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이순신장군 동상 앞에서 '한미 대미투자 및 관세 협상 타결 관련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3,500억 달러의 막대한 대미 투자, 투자처의 결정도 미국이, 투자금의 50~90%도 미국이 가져간다는 불평등 협상 당장 철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동]

전격적으로 발표된 한미 관세협상과 대미투자 타결에 접한 시민사회는 '불평등 협상'이고 '원천무효'라고 반발했다.

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동(준)은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이순신장군 동상 앞에서 '한미 대미투자 및 관세 협상 타결 관련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3,500억 달러의 막대한 대미 투자, 투자처의 결정도 미국이, 투자금의 50~90%도 미국이 가져간다는 불평등 협상 당장 철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미 국민의 80%가 미국 트럼프 정권의 강도같은 대미투자요구를 반대하고 있으며, 막대한 국가 재정이 소요될 협상 결과를 정부간 MOU 수준에서 갈무리하려는 것도 문제"라고 하면서 "제 정당은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지 못한 한미간 통상협상, 대미투자를 국익과 주권 중심으로 철저히 검증하고 반드시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미FTA체결로 양국 관세가 0%대로 수렴되는 규칙을 파괴한 일방적 관세부과 △매년 200억 달러로 투자한도를 제한했다고는 하지만 직접 국가재정을 투입해야 하는 투자강요를 수용한 결과 △고정적인 대규모 외화 유출 요인이 되어 한국 경제의 대외적 불안정성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다시 한번 제기됐다.

"막대한 외화유출로 원화약세와 수입물가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등 심각한 경제난에 직면"할 수 있는 위험을 무릅쓰고 향후 10년간 국민 1인당 540만원 규모의 돈을 미국에 보내면서도 미국의 상무장관이 투자위원회를 주도해 스스로 투자처를 결정하는 불평등한 구조를 받아들였으니 "기가 막힐 뿐"이라고 개탄했다.

"투자자가 원금 회수도 불분명한 채 강제로 투자해야 하는 이런 종속의 구조가 지닌 부조리가 핵심"이라고 10.29 합의의 문제를 제기했다.

박석운 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동 공동대표는 "규모가 다소 줄었다고는 하지만 변하지 않는 본질은 '마피아 수법의 강탈'이라는 것"이라고, 이태환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한 해 200억 달러는 작은 돈이 아니다. 한해 우리 노동자들이 피땀흘려 번 돈이 고스란히 미국으로 들어간다는 이야기"라고 미국의 '약탈적 투자강요'를 규탄했다.

이재명 정부가 결국 국민을 믿지 못하고 굴욕적인 협상을 한 것에 대해서도 분노를 표시했다.

김재연 징보당 상임대표는 " '이정도면 할만큼 했다'는 반응이 있지만 세부 내용을 꼼꼼히 들여다 보면 대규모 대미투자는 필연적으로 외화유출과 국내투자 위축, 산업공동화, 그리고 노동자 일자리 감소를 초래할 수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또 "관세 인하로 얻는 이익은 연 2조 원 수준인데, 투자는 28조 원에 달하니 아무리 생각해도 손익이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공 여부도 불확실한 미국의 제조업 부활을 위해서 한국 경제를 희생해야 하는 어떠한 명분도 없다"고 하면서 "정부는 협상 결과과 경과를 국민앞에 상세히 보고하고 반드시 국회 비준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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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보다 반공’, 조선일보의 ‘여순사건 왜곡보도’에 대해

 
언론의 탈을 쓴 ‘냉전의 잔재’, “역사를 거꾸로 돌리는 신문”
 
임두만 | 2025-10-30 08:37:24  
 


 

‘진실보다 반공’, 조선일보의 ‘여순사건 왜곡보도’에 대해


희생자와 유족의 고통 위에 다시 찍힌 낙인
언론의 탈을 쓴 ‘냉전의 잔재’
“역사를 거꾸로 돌리는 신문”
국가폭력을 ‘정당한 토벌’로 둔갑시켜

“국민을 보호해야 할 군인이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눌 수 없었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의 여순항쟁 77주기 추모사의 일부다. 이 대통령의 이 메시지에 담긴 뜻은 ‘국가폭력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다짐이었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이 메시지를 “반국가적 역사관”으로 매도했다. 희생자와 유족의 명예를 짓밟으며, 국가의 공식 사죄를 ‘반란 옹호’로 왜곡했다. 조선일보는 또다시 70년 전 반공독재의 유령을 불러냈다.

이에 20일 더불어민주당 전남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조선일보의 왜곡은 희생자와 유족의 존엄을 짓밟는 행위이며, 언론이 저지를 수 있는 가장 잔혹한 폭력이다.” 라고 비판했다.

▲ 더불어민주당 전남지역 국회의원들이 조선일보 비판 기자회견을 열었다  ©인터넷언론인연대

조선일보의 10월 27일자 기사 제목은 “이승만 정부 분쇄 내걸고 1200명 살해”다.

이어 “14연대에 침투한 남로당 세포들이 무장 반란을 주도했다”, “병사들이 ‘인민공화국 만세’를 외쳤다”고 단정했다.

하지만 이 내용들은 그 어떤 1차 사료에도 존재하지 않는 허구다. 여순사건 연구자 주철희 박사에 따르면, 당시 병사위원회 성명은 “동족상잔 결사반대”와 “미군 즉시 철퇴” 두 문장뿐이었다. ‘인민공화국 만세’는 조선일보의 창작일 뿐이다.

그뿐인가. 조선일보는 이미 학계에서 폐기된 ‘남로당 지령설’과 ‘인민군 연계설’을 다시 끄집어냈다. 진실화해위원회 조사 결과조차 “남로당 전남도당도 봉기를 사전에 몰랐다”고 밝혔지만, 신문은 뉴라이트 성향 인사들의 입을 빌려 ‘공산 반란’ 프레임을 되풀이했다. 이는 단순한 해석의 차이가 아니라, 국가적 합의를 부정하는 역사 퇴행이다.

2021년 여야 합의로 제정된 「여순사건특별법」은 “정부 수립 초기, 여수 주둔 국군 제14연대 일부가 제주 4·3사건 진압 명령을 거부하며 일으킨 사건으로, 그 진압 과정에서 전남·전북·경남 지역의 다수 민간인이 희생된 사건이다.”라고 분명히 말한다. 국가가 법으로 ‘군사반란이 아닌 국가폭력에 의한 민간인 학살 사건’으로 인정한 것이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이를 뒤집어 “좌익의 폭동”이라 부르고, “국가는 부당한 명령을 내린 적이 없다”는 과거 군 지휘관의 인터뷰를 되살려냈다. 가해자의 입을 빌려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한 역사폭력이다.

조선일보는 과거에도 그랬다. 5·18 광주항쟁을 ‘폭도 난동’으로 왜곡했고, 이승만 정권의 학살과 고문을 “질서 회복”이라 미화했다. 그리고 2020년대, 뉴라이트의 언어로 또 한 번 역사를 도려내고 있다.

이 신문은 이미 영화 〈건국전쟁〉을 띄우며 “이승만은 자유의 영웅”이라 치켜세웠다. 이제는 ‘반공의 구령’으로 대통령의 국민통합 메시지를 공격한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가폭력은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는 이 한 문장을 ‘국가 부정’이라 뒤집는 것이 조선일보의 논리다. 그 논리의 이름은 언론이 아니라, 이념 장사다.

여순사건의 진실은 이미 수많은 법적·사료적 검증을 거쳤다. 무고한 민간인이 ‘좌익 의심’만으로 끌려가 총살당했다. 그중엔 29세 철도기관사 장봉환 씨도 있었다.

그는 공산당이 아니었다. 단지 “의심받았다”는 이유로 22일 만에 총살됐다. 72년 뒤 법원은 그에게 무죄를 선고하며 “국가의 잘못을 사죄한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그 희생의 무덤 위에 다시 ‘반공의 깃발’을 꽂았다.

이것은 저널리즘이 아니다. 이것은 사실을 가공해 이념을 판매하는 산업, ‘기억을 죽이는 폭력’이다. 여순의 땅은 여전히 피와 눈물의 기억을 품고 있다. 그 기억을 더럽히는 것은 국가폭력의 재연이다. 조선일보가 ‘언론’을 자처한다면, 지금 당장 그 왜곡을 멈추고 진실과 희생자 앞에 사죄해야 한다.

역사는 망각하지 않는다. 진실을 짓밟은 신문은 결국 역사의 법정에서 심판받는다. 조선일보는 이제 선택해야 한다  ‘언론’으로 남을 것인가, ‘반공 독재의 기관지’로 기록될 것인가. 이제 그 답을 국민앞에 내놓아야 한다. 민주당 전남의원들의 기자회견문을 싣는다.

다음은 29일 더불어민주당 전남 의원들이 발표한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 [기자회견문] “조선일보는 여순사건 왜곡 중단하고 사죄하라”

조선일보가 또다시 반공독재라는 유령을 소환했습니다. 여순사건 77주기를 맞아, 대통령의 추모 메시지를 왜곡하고 희생자와 유족의 명예를 짓밟았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메시지에서 이렇게 밝혔습니다.

“1948년 10월 19일, 제14연대 장병 2천여 명이 제주 4·3사건 진압 명령을 거부했다.국민을 보호해야 할 군인이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눌 수 없었다.부당한 명령에 맞선 결과는 참혹했다.다시는 국가폭력으로 인한 무고한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대통령으로서 모든 조치를 다하겠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대통령의 메시지를 ‘반국가적 역사관’으로 왜곡하고, ‘남로당 반란 옹호’로 몰아갔습니다.

1948년 당시 여수 제14연대 장교였던 최석신 씨의 발언을 인용해 “국가는 부당한 명령을 내린 적이 없었고, 여순사건은 좌익 공산주의자들의 반란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국가폭력 가해자의 입을 빌린, 역사 왜곡이자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모욕입니다.

조선일보의 왜곡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조갑제, 정규재 등 보수논객들을 동원해 여순사건을 “반란”, “좌익 폭동”, “집단 테러”로 규정하며 대통령의 발언을 “거짓말”이라고까지 비난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공격이 낯설지가 않습니다. 조선일보는 과거 독재정권 시절에도 국민의 피로 얼룩진 역사를 반공의 이름으로 덮어왔습니다.

이승만 미화 영화 〈건국전쟁〉의 흥행을 부추긴 것도 바로 조선일보였습니다. 국민통합의 메시지를 던진 대통령의 입을 막기 위해 조선일보는 다시 낡은 반공의 언어를 꺼내든 것입니다.

조선일보의 이런 행태는 윤석열 정권과 닮아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꾸린 뉴라이트 성향의 역사기획단 역시 같은 논리로 여순사건을 왜곡했습니다.

그들은 보고서에서 ‘봉기’를 ‘반란’으로, ‘진압’을 ‘토벌’로, ‘민간인 협력자’를 ‘민간인 가담자’로 바꾸려고했습니다. 단어 몇 개의 문제처럼 보이지만, 이는 역사를 반공 논리에 맞게 뒤튼 왜곡 행위였습니다. 여순사건을 ‘공산 반란’으로 덧칠하고, 수많은 민간인 학살을 ‘정당한 토벌’로 미화한 것입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이미 법으로 여순사건을 규정했습니다. 2021년 6월 29일, 여야 합의로 제정된「여순사건특별법」 제2조 제1항은 다음과 같이 명시하고 있습니다.

“정부 수립 초기, 여수 주둔 국군 제14연대 일부가 제주 4·3사건 진압 명령을 거부하며 일으킨 사건으로, 그 진압 과정에서 전남·전북·경남 지역에서 다수의 민간인이 희생된 사건이다.”

즉, 여순사건은 군사반란이 아니라 ‘다수의 민간인이 희생된 현대사의 비극’으로 국가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사건입니다. 조선일보의 주장은 이 국가적 합의를 부정하는 역사 퇴행입니다.

더 큰 문제는 조선일보가 사실 자체를 왜곡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여순사건 연구자 주철희 박사는 조선일보 보도를 조목조목 반박했습니다.

조선일보 27일자 기사 〈“이승만 정부 분쇄 내걸고 1200명 살해”〉에서 “14연대에 침투한 남로당 세포들이 주도한 무장 반란으로 시작됐다”, “병사들이 ‘인민공화국 수립 만세’를 외쳤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14연대 병사위원회가 발표한 성명에는 “동족상잔 결사반대”와 “미군 즉시 철퇴” 두 문구만 있을 뿐, ‘인민공화국 수립 만세’라는 구호는 그 어떤 1차 사료에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또한 조선일보가 반복 인용한 ‘남로당 지령설’과 ‘인민군 연계설’은 이미 학계에서 폐기된 주장입니다. 당시 남로당 전남도당조차 14연대의 봉기를 사전에 알지 못했다는 사실이 진실화해위원회 조사로 확인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조선일보는 뉴라이트 성향의 심지연 경남대 명예교수의  “남로당 세력이 인민군과 함께 행동했다”는 발언, 뉴라이트 성향의  강규형 명지대 교수의 “우익 1,200명을 살해한 반란”이라는 주장을 인용해 허위로 판명된 ‘공산 반란 서사’를 재탕했습니다.

조선일보는 심지어 22일자 기사 〈여순사건의 마지막 생존 장교 “국민에 총 겨눈 건 남로당 세력”〉에서 최석신 예비역 소장의 발언을 제목으로 내세워 “좌익 공산주의자들은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눴다”고 단정했습니다. 피해자들의 증언과 진실화해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완전히 거스르는 왜곡입니다.

2009년 진실화해위원회는 이미 ‘무고한 민간인 희생 중심의 사건 구조’를 공식 확인했습니다. 여순사건은 좌익 봉기나 군사 반란이 아닙니다. 국가폭력에 의해 무고한 민간인이 희생된 비극입니다. 당시 군경은 ‘좌익 협력 의심’만으로 체포했고, 재판도 없이 총살했습니다.

1948년, 순천역 철도기관사였던 29세 청년 장봉환 씨는 단지 의심만으로 계엄군에 체포돼 22일 만에 처형당했습니다.

그는 공산주의자도, 반역자도 아니었습니다. 가족을 부양하던 평범한 철도원이었습니다. 72년이 지난 2020년, 법원은 재심에서 그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당시 법령은 위헌·무효이며 범죄사실도 증명되지 않았다”며 “너무 늦은 정의에 대해 사죄한다”고 밝혔습니다.

광양 주령골에서도 수많은 청년이 군경의 총에 쓰러졌습니다. 누이들은 시신 앞에서 울부짖었고, 가족들은 이름조차 새기지 못한 채 그 자리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순의 땅은 지금도 피와 눈물의 기억을 품고 있습니다. 그런데 조선일보는 그 상처 위에

다시 반공의 낙인을 찍고 있습니다. 이는 희생자와 유족의 존엄을 짓밟는 행위이며, 언론이 저지를 수 있는 가장 잔혹한 폭력입니다.

우리 전남 국회의원들은 엄중히 경고합니다. 여순사건의 진실을 왜곡하는 어떠한 시도도 용납할 수 없습니다. 정부는 「여순사건특별법」의 정신에 따라 진상을 명확하고 신속히 규명해야 합니다. 그리고 희생자와 유족의 명예를 온전히 회복해야 합니다. 이것이 국민통합과 민주주의를 위한 국가의 책무입니다.

조선일보는 역사 왜곡을 즉시 중단하고 여순사건의 영령 앞에 사죄하십시오. 진실을 짓밟은 언론은 역사의 법정에서 반드시 심판받을 것입니다.

조선일보는 지금이라도 진실 앞에 서십시오. 희생자와 유족 앞에 머리 숙여 사과하십시오. 그것이 언론으로서 최소한의 양심입니다.

2025년 10월 29일
더불어민주당 전라남도 국회의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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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 한미 관세협상, 나라 경제를 미국에 넘겼다

기자명

  •  김성혁 민주노동연구원 원장
  •  
  •  승인 2025.10.30 07:58
  •  
  •  댓글 0
 

10.29 한미 정상이 관세 협상을 타결했다. 8.25 한미 정상회담 이후 한국은 국익을 지킨다며 3,500억 달러의 현금 투자와 수익 배분의 문제성을 제기하면서 버텼으나, 결국 한 달 만에 트럼프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하고 백기를 들었다. 트럼프는 타결 후 수조 달러를 미국으로 가져오는 여정! 정말 멋진 여행이었다고 트위터에서 자랑했다.

첫째, 한국은 3,500억 달러 투자에서 현금 투자와 5대5 수익(원금 상환 전) 배분의 강도 같은 미국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했다.

완화된 것은 200억 달러씩 투자하여 10년까지 기간을 연장한 것이나, 국부 유출에는 변함이 없다. 상업적 합리성 있는 사업에 투자하며 투자 매니저의 한국인 채용 등은 구속력 없는 입발림에 불과하다. 원리금 회수의 안전장치는 펀드 구조의 설계에서 수익 배분, 원금 회수 기간, 투자처 등을 명시하는 것이다. 그러나 펀드 운영권을 가진 미국 러트닉 상무 장관이 투자처를 결정하며 원금 보장 문구는 보이지 않는다.

둘째, 조선업 협력의 1,500억 달러는 주로 민간 기업이 투자하고, 보증도 포함한다. 한국의 투자로 미국으로 기술과 일자리가 이전될 것이다. 백악관은 이날 미국 조선산업의 현대화와 생산능력 확충 차원에서 HD현대와 미국 서버서스캐피털이 50억 달러, 한화오션이 50억 달러, 삼성중공업과 미국 조선사 비거마린이 MRO, 조선소 자동화, 선박 설계·건조 협력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국내에 설치하는 조선업 특화단지는 미국에 무상대여하여 치외법권 지대가 될 것이고, 블록 및 반제품 생산 등 하청기지화 우려는 공개하지 않고 숨겨져 있다.

셋째, 의약품과 목재의 최혜국 대우는 큰 의미 없는 내용이다. 보편관세는 나라마다 다르지만, 품목별 관세는 대부분 같으며, 예외적인 경우에만 차이가 있다. 미국은 철강 50%, 자동차 15%, 구리 50% 등으로 발표한 바 있다.

넷째, ‘항공기 부품’, ‘복제약’, ‘미국 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천연자원’ 등에 무관세 적용은 수출 규모가 각각 3~4억 달러 수준도 되지 않는 미미한 액수로 별 의미가 없다.

다섯째, 농축산물 시장에서 추가 개방이 없고, 자동차 15% 관세 약속은 이미 7.30 한미 무역 합의 때 정리된 내용으로 이번 정상회담의 의제가 아니다.

 

여섯째, 백악관은 이날 조선업 외에 한국 국방부와 민간자본의 투자도 발표하였다. 대한항공은 1,030억 달러 규모의 보잉 항공기 103대 구입으로 미국 내 일자리 13만5천개를 지원하며, GE로부터 137억 달러의 엔진을 구매한다. 한국 공군은 L3해리스를 공중조기경보 통제 개발 사업의 주계약자로 선정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국 리엘리먼트와 희토류 분리·정제·자석 생산을 위한 단지를 미국에 건설한다. 한국가스공사는 연간 천연가스 330만 톤를 구매할 예정이다. LS그룹은 2030년까지 미국 전력망 인프라에 30억 달러를 투자한다.

자본주의에서는 주주는 당기순이익의 20~25% 정도를 보유 주식에 비례하여 배당받고, 언제든지 매매하여 시세차익을 낼 수 있다. 채권 투자 시에는 원금과 이자를 보장받는데,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4% 정도이다. 펀드에 투자하면 원금 회수 기간을 명시하고 수익은 보통 투자자와 운영자가 8대2로 나눈다.

그런데 2,000억 달러(284조 원)를 현금으로 투자한 한국은 어떤 이익을 보장받았는가?, 미국 국채처럼 연 4%(11.2조 원)의 수익을 보장받는가? 전혀 아니다, 수익이 날 경우 5대5 배분이고 손실이 나면 원금도 날린다. 투자처를 미국이 정하므로 원리금 보장의 확실성보다는 미국 경제의 필요성을 우선할 것이다.

20년이 지나도 원리금 회수가 안 될 수 있다. 이런 국부 유출을 누가 책임질 것인가? 이재명 정부는 임기가 끝나면 그 책임을 차기 정부로 넘겨 폭탄 돌리기가 될 것이다. 2,000억 달러로 쓸 수 있는 한국의 복지, 공공요금 인하, 산업과 인프라 투자, 일자리 창출 등의 기회가 사라질 것이다.

날강도 미국 앞에서 줏대 있게 말 한마디 못 하고 미국과 유럽까지 따라다니며 굴욕 협상에 매달려 온 김정관 산업부장관,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김용범 정책실장 등의 관료들과 트럼프에 훈장까지 주면서 아부하는 대통령은 경제주권을 포기했고, 국부 유출은 국민의 부담이 될 것이다. 이번 합의는 국회에서 거부되어야 하나, 매국적인 국민의힘과 원칙 없는 민주당에게 희망을 찾기는 어렵다.

윤석열 일당의 쿠데타를 막아내고 정권교체를 이룩한 위대한 한국 민중은, 또 다른 벽인 미국의 군사·경제적 쇠사슬을 깨뜨려야 진정한 민주주의와 해방에 이를 수 있다. 한미동맹을 찬양하는 허약한 이재명 정부는 이런 과업을 수행할 수 없다. 역사는 자주권 수호를 전면에 내건 새로운 정치세력의 출현을 갈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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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오늘 일본 총리 등 6개국 정상과 양자회담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5/10/30 09:31
  • 수정일
    2025/10/30 09:31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신형철기자

  • 수정 2025-10-30 09:16
  • 등록 2025-10-30 09:16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대통령 주최 정상 특별만찬에 앞서 크리스토퍼 럭슨 뉴질랜드 총리를 영접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대통령 주최 정상 특별만찬에 앞서 크리스토퍼 럭슨 뉴질랜드 총리를 영접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취임 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양자회담을 한다.

대통령실은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일정 중 다카이치 총리와 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는 온건 성향의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와 달리 강성 보수 성향으로 알려졌다. 이시바 전 총리와 형성한 한·일 친선 기조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크리스토퍼 럭슨 뉴질랜드 총리,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 르엉 끄엉 베트남 국가주석,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도 각각 양자회담을 한다.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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