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닥거리...

from 나홀로 가족 2005/02/28 12:46

늦게 들어온 동명이한테 저녁 먹었냐고 했더니 먹었단다.

그래도 치킨 시켜 달란다. 치킨 시키라고 만원 주고 잠시 마루에서 텔레비전을 본다.

치킨배달이 오고, 동명이가 나가서 그걸 받더니 자기 방으로 그냥 들어간다.

동명이를 불러서 '먹을게 있으면 같이 먹어야지, 혼자 먹으려고 하느냐?'면서 한소리 했더니, '알았다'면서 치킨도 내오고, 컵도 가져오고, 냉장고에서 음료수도 꺼내서 마루에 앉는다. 동희도  불러서 같이 앉았다.

 

 



같이 앉은김에 산오리가 한 마디 했다.

 

산오리 - 야, 아빠가 권고 겸 강요 하나 하는데,  욕실에서 치약쓰고 나면 제발 뚜껑 좀

             닫아라!

동희 - 나는 항상 닫아 놔.

동명 - 나도 닫는데...

산오리 - 그럼 아빠, 엄마가 열어 두냐?

동희 - 좆까지마, 개새끼야!

(순간 이게 무슨 소린가 했다...그래서 )

산오리- (동희한테) 야, 너 뭐라 했냐?

동희 - ...............

산오리 - 야 이새끼야! 뭐라고 했어?

동희 - 아빠도 들었잖아.

산오리 - 그거 누구한테 한건데?

동희 - 동명이한테 했지...

 

열이 확 올랐고, 탁자에 있던 뭔가를 들어서 동희를 향해 집어 던지려다 그건 내려 놓았다. 그리고 신발장에 가서는 먼지털이개를 찾아 왔다.

산오리-야, 이새끼야! 너는 아빠가 여기 앉아 있는데도 그런 욕이 나오냐?

           학교 가면 선생앞에서도 그렇게 욕할 거고, 길거리에 아무나 지나가는

            사람한테도 그렇게 욕하나?

동희 -.....

 (이 새끼를 팰건지 말건지 그 순간에도 고민이 되었다. 그리고 이새끼가 한마디라도

  잘못했다라든지, 그건 실수였다라든지 뭔말이 있었다면 말로 끝났을 수도 있었을 거다.)

 

산오리 - 야 씹새끼야! 좆같은 새끼야! 그래, 개새끼야, 고작 동생한테 하는 말이 그따위냐? 나이 먹고 이제 고등학교 2학년이나 되는 놈이 고작 아빠 앞에서 그따위냐? 도대체 너 얼마나 잘났는데, 아빠가 방에들어가도 아는체도 안하고, 말 붙여도 대꾸도 안하냐?

개새끼야, 씹새끼야! 아빠는 욕 못해서 안하는줄 아냐? 이 씨팔놈아!, 좆같은 놈아!

 

그러면서 닥치는 대로 줘 팼다. 등짝이고 배고, 다리고 닥치는대로 패고, 먼지털이개 자루가 휘어서 성이 차지 않아서 실내화 슬리퍼를 벗어서 얼굴이고 목이고 줘팼다.

 

동명이 한테도 '너도 새끼야 먹을거 혼자 처먹을 궁리나 하고, 그래서 인간이 되겠냐?'고 하면서 한대 때리고....

 

다행이도 아내는 옆집에 커피마시러 간다고 없었다. 있었으면 또 잔소리가 많았겠지.

 

그리고는 경고를 했다.

"1. 앞으로 치약 뚜껑 닫아 놓는다.

  2. 현관에 들어오면 신발 가지런히 정리해 놓는다.

  3. 옷 벗으면 제자리에 걸어 놓거나 빨래통에 넣는다.

 

이거 안지키는 놈은 무조건 조 팰거다. 엄마는 말로만 떠들고 대충 지나가지만, 아빠는 지독하게 찾아서 끝까지 괴롭힐수 있다. 엄마, 아빠가 너네 뒤꽁무니 쫒아 다니면서 시중이나 드는 노예인줄 아느냐? 이거 할수 있겠지?"

 

두 새끼는 그러겠다고 대답한다.

 

한참이 지나서 '치킨은 먹자'고 했는데, 동희는 일어나서 들어가려 한다.

"야 이새끼야 어딜가? 이거 먹고 가.."

다시 앉아서 입에다 집어넣는 시늉을 한다.

"보기 싫어 들어가 이 새끼야!"

 

그리고 동명이와 산오리는 둘이서 치킨을 열심히 먹는다.

한참을 먹다가 물었다.

"야! 너 왜 이렇게 많이 먹고 있냐?"

"그만 먹고 싶은데, 그만 먹으면 아빠가 또 '왜 다 먹지도 않을 걸 시켰냐?'고 할 거잖아"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만 먹어라! 먹기 싫으면..."

 

사람들은 애들 버릇없어 진다고 가끔은 때려야 한다는 말을 한다.

산오리는 그것도 자기가 크면 알아서 할 일이지 때린다고 되랴? 생각하고 거의 손대지 않으려고 애쓴다. 그런데,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자식이라고 그저 애정이 있는 게 아니라 이제는 정말 이 자식이 꼴보기조차 싫어진다.  

 

언제쯤 푸닥거리 했나 했더니 그것도 한 4년 되었나 보다.

http://go.jinbo.net/commune/view.php?board=산오리-2&id=53&page=1&s2=subject&s_arg=푸닥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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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28 12:46 2005/02/28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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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주전(?)에 평화바람 운영위원회에서 오늘 집회 참석하겠다고 얘기한 바람에,

노말헥산 공대위가 주최한다는 이주노동자 집회에 참석했다.

 

1. 노조 전임 끝나고는 처음으로 참가하는 대중집회이다. 더구나 서울 종묘공원까지 나와서는...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은 집회문화(?)다. 2시에 시작한다던 집회는 우리가 밥 먹고 30분이나 늦게 갔는데도 시작하지 않았고, 결국 3시가 넘어서 시작...

그리고 추운 날씨에도 끊임없이 이어지는 연설, 연설,,, 연설...

참가자 200여명. 그래도 이런 재미없는(?) 집회에 꾸준히 참석하는 내외국인들이 존경스럽다.

그나마 가수 박준이 결혼식에 다녀온다면서 양복 차림으로 나타나서 참가자들이 환호.

 

2. 평등노조 이주지부장은 자신의 연설을 마치고서 옆쪽에 가서 웅크리고 앉아 있었는데,

산오리가 눈길을 돌려 쳐다 봤더니, 정말 '사시나무 떨듯이' 덜덜 떨고 있었다.

얼마나 추웠으면 얼굴과 온 몸이 덜덜 떨리고 있는지, 보기에도 참 안스럽기 그지 없었다.

그런데 그 광경을 보는 산오리는 안스럽다기 보다는 왜 그리 웃음이 나오던지...

그럴만도 한 것이, 집회시작전에 악수도 하면서 봤는데, 겨우 쉐타 하나에 학생복 외투같은 것 하나 더 입었고, 그 위에 빨간 조끼를 입고 있었다.

혼자서 키득키득 웃었다.

햇살 따뜻해서 어떻까 했는데, 산오리는 집을 나설때 아랫도리 2개, 위도리 4개(속옷빼고)를 껴입고 나간데다, 모자와 장갑까지 챙겨서 나갔으니 그모습을 보고 웃을 수밖에..

 

3. 원당에서 전철을 타고 가는 도중에 이주노동자 한 친구는

"이주노동자 권리 찾자고 집회하는데, 왜 이주노동자들이 안모이는지 알수가 없다.

 1만명만 모이면 한국정부가 움직일텐데..."

산오리가 그랬다.

"이나라 노동조합도 10만명만 제대로 파업하면 세상을 바꿀거 같은데, 그게 안되서 못한다네..."

 

4. 파키스탄에서 왔다는 한 친구는, 집회장에 도착해서도 연신...

"파키스탄 친구는 하나도 없어요.."

"잘 찾아 봐요.."

"없어요, 한국에 몇명도 오지도 않았고..."

"그렇겠네요. ...."

"한국에서는 혼자 있어요?"

"예..."

"혼자 사시느라 외롭겠어요.."

"외롭긴요,,, 여기 데모하러 온 사람들이 다 친구인걸요..."

"............."

(그래, 맞다, 나는 왜 같이 데모하는 사람들이나 한 직장에서 만나는 사람들이나,

 길거리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다 내친구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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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27 21:56 2005/02/27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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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한심한 스머프...님의 [행복했던 1박2일..]과 

간장 오타맨...님의 [소백산... 느림과 여유롭고, 먹거리가 풍성한 산행 2] 에 관련된 글입니다.

오타맨이 번개를 때리나, 산오리가 번개를 때리나 마찬가지라고 했지만,

예상했던 대로 마찬가지(?)였나?

너댓명까지는 함께 가리라 생각했는데, 셋이서 오붓한 산행이 되었다.

 

천동의 민박집을 나와 세시간 가까이 느긋하게 걸어서 올라선 주목감시초소 뒷 능선...

왼쪽으로는 비로봉과 국망봉, 오른쪽으로는 연화봉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비로봉은 눈을 쓴채 언제나 그자리에 있었다.

 




연화봉과 천문대 쪽을 바라보니..

 

비로봉에서 국망봉을 바라보니, 국망봉이 아득하게 보인다...

저기까지 걸어갔다가는 얼어죽겠다는 생각이..

 

영주방향의 산맥들..

 

단양방향의 산맥들..

 

천동에서 비로봉을 오르내린 길은 끝까지 완만하고, 여유로왔다.

 

옷을 벗은 나무와 눈...

 

사람들의 모습은...

비로봉에서

스머프...

 

김밥과 김치..

 

컵라면에 심취(?)한 스머프

 

햄 깡통에다, 김담은 프라스틱까지 그 기름기 흐르는 그릇에 커피를..

 

그 추위를 막아줬던, 주목감시초소.  물 끓여 먹더라도 제발 쓰레기만 가져가 달라고 관리인은 말했다. 범칙금 50만원이라고 버젓이 붙어있는데도 버너 피우고, 담배 피우고...

추우니 어쩔수 없는 모양.

 

오타맨... 여름철엔 이 곳이 참 아름다운데,,,이름모를 꽃들이 얼마나 많은지.

 

컨디션이 안좋은지 오르내리면서 가장 힘들어 한 스머프

야영장 앞에서 사과를 먹었다..

 

오타맨....다음에는 텐트 가지고 와서 야영하자구요? 글쎄...

 

 

같이 간 두 친구가 '먹고 노는 산행'에 만족한다니 다행이다.

 

1. 민박집 방바닥은 왜 그리 뜨거운지, 그냥 바닥에 앉아 있을 수가 없다.

그러니 소주를 많이 마시지도 않았는데, 앉아서 시름시름 졸다 그냥 퍼졌다.

민박집 이름이 '전원민박'이었구나.. 예전 산행기록을 찾아 보니까

샬롬 민박에서 잤는데, 엄청 추웠다는 걸 남겨 두었구나..

 

2. 추울거라는 예상을 깨고 날씨가 너무 좋았다. 주목감시초소에서 비로봉까지의 산등성이만 엄청 추웠을 뿐 나머지 오르내리는 길은 눈길을 따뜻한 햇볕이 함께 있었다.

오타맨은 산신령한테 날씨 좋게 해달라고 빌어라 했지만, 나는 빌지도 않았고,

오타맨이나 산오리나 둘다 '내가 산에 가면 날씨가 좋다'면서

서로 자기 칭찬만 했다나 어쨌다나...

 

3. 산에까지 가서 밥 챙겨 먹고, 배 부르게 먹는 게 꼭 좋은건 아니다.

그런데도 나중에 남겨서 그대로 가지고 오더라도 가지고 간다.

나는 그걸 밥심으로 간다고 한다. 그래서 빵이나 다른 걸 먹고서는

먹은 거 같지 않아서 못견디는 편이다. 이것도 자신의 편견일텐데.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먹는 것에 대한 집착도 좀 버려야 한다.....

 

4. 수안보온천이라고 처음 가 봤는데,

길거리서 장사하는 아저씨한테 "어디가 좋아요?"했더니, "여긴 다똑같아요."

그래서 어느 호텔이름 붙은 사우나엘 갔는데,

아이구,,, 이렇게 좁고(좁은 건 좋은데..) 수증기가 자욱...

온천수인지 어쩐지 물의 상태는? 모른다.

요즘 동네 목욕탕도 이렇게 해 놓은 곳은 없는데...

물어봐도 별 수 없나 보다.

 

목욕하고 나와서 이번에는 곶감 파는 아줌마에게 또 물었다.

"어느 집에 가면 밥이 맛있어요?"

"저 슈퍼 옆에 쉼터식당.."

속는셈 치고 또 갔다, 그랬는데, 이집 음식은 맛이 좋았다.

그래도 물어봐야 하는건가?

 

소백산 돌아 보면 참 여러번 갔다. 산행기를 쓰기도 했고, 안 쓰기도 했는데,

뒤져 보니까...

 

역사와 산을 따라서 2001년 2월 10-11일

http://historymt.org//next-board/nextboard.cgi?db=feel1&mode=read&num=23&page=16&ftype=6&fval=&backdepth=1

 

2002년 2월

http://go.jinbo.net/commune/view.php?board=산오리-1&id=351&page=1&s2=subject&s_arg=소백산

 

2001년 6월 10일

http://go.jinbo.net/commune/view.php?board=산오리-1&id=105&page=1&s2=subject&s_arg=소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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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27 11:08 2005/02/27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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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들이 추천한 책이던가?

쉽고도 재미 있는 책을 오랫동안 붙잡고 있었다.

 

 

 

1. 어린 시절 우리 들의 모습을 그대로 그려 놓은 듯하다.

    모두다 내 얘기이고, 우리들의 얘기다.

 

2. 중국소설을 번역했는데도, 번역했다는 느낌이 안들 정도로 깔끔하게 읽힌다.

   

3. 문화혁명 과정을 그린 소설들은 대부분 힘겹거나 눈물나는 투쟁을 그렸는데,

   어린 나이에 바라본 문혁은 또다른 모습으로 그려진다.

   따뜻하고, 재미있고...

 

4. 학생시절의 사랑얘기는 정말 잘 묘사되어 있다.

    -마지막 부분에 좋아하는 여학생과 함께 배를 타고 가는 기회가 있는데,

      이때도 왜 가는지 언제 되돌아 오는지도 물어보지도 못한다. - 눈물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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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25 16:28 2005/02/25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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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아내가 여러번 자기 생일이 16일이라고 얘기해 왔다.

얼마 전에는

"당신 내 생일이 언젠지 알지?"

"응...."

"생일선물 뭐 해줄 건데?"

"글쎄, 뭐 해줄까?"

"여기 앞동의 21**호 아저씨는 천만원짜리 보석을 사 줬다던데...

 당신도 그런 보석이나 하나 사주지..."

"남편 팔아서 살 수 있다면 팔아서 사 줄게."

 



그러니 생일을 이제는 16일로 기억하고 있다.

아침에 밥 먹다가

"당신 생일인데 저녁에 같이 밥이나 먹을까?" 라고 물었다.

그런데 식탁앞에 동명이가 앉아 있어서 동명이 얼굴을 보면서 이렇게 물었더니

(엄마가 무슨 대답을 하나 동명이하고 눈짓으로 알아맞춰보라는 듯이...)

동명이가,

"아, 그런걸 왜 나한테 물어봐?"이렇게 사람 무색하게 대답해서 할말을 잃었다.

아내는 내가 예상했던 대로, 

"생일이 무슨 대단한 거라고....밥은 무슨 밥이야..."(짜증이 반쯤은 묻어 있는 소리.... 정답이다.)

 

퇴근하고서는 그래도 생일인데, 빵이라도 하나 사서 촛불이라도 켜 줘야겠다고 생각했고,

케잌 하나와 와인 한병 사서 들어왔다. 케잌 사는데 보니까 고구마 케잌이란게 있어서, 산오리는 생전 처음 보는 거라 저건 무슨 맛일까 하고 그걸 사왔다. 케잌과 와인 사서 들고 오는 것도 주위에 조금은 쭈뼛거려지더군...

 

케잌을 보고서 아내가 하는말이,

"무슨 케잌이야?"

"고구마 케잌인데, 첨 보는 거라 사 왔는데..."

"아이구, 나도 케잌 하나 얻어 왔는데, 똑 같은 거네."

"누가 줬는데..."

"보험 아줌마가 고구마 케잌을 사 줬지... 근데, 사주면서 하는 말이 '아저씨한테 전화해서 케잌 사오지 말라고 해!' 라고 하길래 내가 뭐라 그랬는지 알아?"

"..........?"

" '우리 남편 절대로 그런 일 하지 않으니까 아무 걱정 말라' 고 그랬지. 그런데 케잌을 사오고 웬일이야? 평소에 안하던 짓을 하고..."

 

평소에 안하던 짓도 힘들게 했는데... 좋은 소리 듣기도  참 어렵다.

 

지난해 아내의 생일에는 당연히(?) 모르고 지나갔다..그게 어디 지난해 뿐이었으랴?

http://go.jinbo.net/commune/view.php?board=산오리-2&id=317&page=1&s2=subject&s_arg=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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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24 21:41 2005/02/24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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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바람에서 한달에 한번 하는 회원정기모임이 22일 저녁에 있었다.

김대권 동지의 전화 강요(?)때문인지 오는 사람들마다 봉지 하나씩 들고 들어오는데,

모두다 땅콩만 사들고 들어온다.

땅콩 말고도 군 고구마와 호떡, 과자 등 먹을 건 푸짐하다.

 

운영위원인 맹제영 신부가 '환경 위기 시대에 요구되는 새로운 삶의 가치들'이란 주제로 강의를 하고 질의응답시간을 가졌다. 강의 내용은 에너지가 고갈되어 가는 시대에 이를 타개할 방안으로 줄이고 적게쓰고, 새로운 공동체를 확대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강의중 찍은 몇장의 사진이다.




엔트로피 이론을 가지고 설명을 하시는데, 환경분야에 관심이 많은 분이다.

그리고 실제로 평화바람의 최대의 후원자 이기도 하다.

 


 

학생들의 태도도 사뭇 진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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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23 09:45 2005/02/23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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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전임을 나가기 전에는 점심시간에 국선도를 했다.

그리고 나서 12시 50분쯤에 같이 운동한 사람들과 구내식당으로 갔으니까 점심시간에 밥을 누구와 어떻게 먹을지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그런데 2년만에 돌아오니 국선도는 거의 해산했고, 점심시간엔 밥 먹으러 가는 게 고민거리가 되었다.

같이 밥먹으러 다니는 패거리들도 그렇고, 실 사람들도 모두다  점심시간이면 어김없이 차를 몰고 울타리를 벗어나 일산시내로 나간다.

산오리도 1월달까지 이들을 따라서 바깥의 식당으로 밥을 먹으로 다녔는데, 한달도 안가서 질리기 시작했다.

 



우선, 밥값이 장난이 아니다, 예전의 4천원짜리는 눈 씻고 봐도 없고, 보통 5천원에 공기밥이나 볶은 밥 값을 따로 받으면 6-7천원이 된다. 매일 점심을 이렇게 먹는 건 아무리 경기활성화를 위해서 기여한다지만, 도저히 따라잡기 쉽지 않을 거 같다. 구내식당은 2천8백원이다.

 

밥값이 비싸면 또 맛있거나 먹고 싶거나 특별한 게 있다면 그런대로 감수할 만 하지만, 이상하게도 별로 맛있는 것도 없고, 별로 먹고 싶은 것도 없다. 맛있는 걸 찾아서 산천을 돌아다니는 미식가들도 있다지만, 산오리 생각에 우리나라의 어디나 특색있는 음식이나 맛이 없는 거 같다. 그러니 음식의  세계화(아니, 국내화인가?)가 확실하게 이루어진 것이다.

사실 산오리는 후각장애인 이지만, 음식맛에 있어서는 좀 까다로운 편이다. 조미료나 설탕으로 범벅해 놓은 것은 금새 입안에서 거부반응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아마도 어릴때부터 지금까지 그런 음식에 길들여 지지 않아서 그럴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산오리가 '먹을만하다'고 하면 우리노조 지부장은 '맛있는 집'이라고 인정한다. 그런데, 나가보면 정말 맛있는 집은 찾기 어렵다.

 

산오리는 군대 있을때도 짬밥을 잘 먹었다. 다른 친구들은 고추장이나 깻닢 절인 걸 사서 밥에다 비벼먹는다고 법썩을  떨었는데, 산오리는 두부 콩나물 된장국이 그렇게 맛있었다. 그리고 어쩌다 하얀 돼지비계만 둥둥 떠있는 고추장 푼 '돼지고기 국'은 정말 얼마나 맛있었는지...

돼지고기 국 먹고 싶다.

 

또 밖에 나가면 이상하게도 과식하게 된다.  밥 한공기 다 먹어도 항상 모자르는 거 같아서 한공기 더 시켜서는 한두 숟갈 떠먹고는 남긴다. 그러나 구내식당에서는  밥의 양을 적당하게 조절해서 먹는다. 자기가 먹을 만큼 밥과 반찬을 스스로 식판에 떠서 먹으니 적당히 먹게 된다.

나가서 배부르도록 밥 먹고 들어오니까 오후 내내 졸리기만 했는데, 구내식당에서 먹은 이후로 이런 졸림이 사라졌다.

 

음식점의 필수요소인 청결은 또 어떤가? 한달동안 돌아다닌 식당 가운데, 무려 3곳에서 머리카락이나 쑤세미 조각(이건 같이 간 친구 음식에서)이 나왔다. 처음 한집에서는 그냥 모른척 버렸고, 또다른 두집에서는 나중에 주인(종업원)한테 보여줬더니, 미안하다면서 서비스 반찬(?)을 주거나 나중에 와서 먹으라고 음식 상품권(?)을 주기도 했다.

그런 것에 비하면 구내 식당은 주방이나 일하는 사람들이 깨끗하다고 느껴 진다. 구내식당에서 머리카락이나 쑤세미 조각 나오면 당장 게시판에 올라오고, 난리가 날 것이다.

 

또 시간도 엄청 걸린다. 일단 차를 타고 나가면 왕복하는데, 30분, 음식 나오길 기다리는데 10-15분, 먹는데 10-15분, 그러니까 빨리 와야 1시간에 점심을 해결하는 것이고, 보통은 10분가량 늦게 들어오게 된다.

근데, 구내 식당까지 걸어서 5분(왕복 10분), 줄서서 5분, 밥 먹는데 10분, 기껏해야 30분이면 모든게 끝난다. 덤으로 10분간 산책을 했고, 여유가 있다면 이렇게 점심시간에 포스팅도 할수 있다. 날씨 따뜻하면 산책을 더 할수도 있겠다.

 

그런데, 우리 실 20명 가운데 한 명도 짬밥을 먹으러 가는 사람이 없다. 산오리가 '짬밥먹으로 가자'고  큰 소리로 떠들어 대도 아무 소용이 없어서, 산오리는 밥먹으로 가는데 완전한 '왕따'가 되었다.

그래서 어쩌랴, 혼자라도 짬밥 먹으러 가기로 했고, 혼자서 가거나 그렇지 않으면 옆의 다른 부서 사람들에 끼어서 가게 된다. 그래도 짬밥이 좋다.

 

친구들아, 짬밥 좀 같이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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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22 12:52 2005/02/22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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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의 뜻이 산 봉우리가 하얗다는 뜻이라던가요?

봉우리는 꽤 오래도록 눈을 쓰고 있어서 따뜻한 봄에도 하얀 정상이 보이죠.

마지막 눈구경을 소백산으로 가려 합니다.

이번 주말에 25일(금) 저녁(6시쯤 서울)에 출발해서 산밑에서 하룻밤 자고,

26일(토) 산에 올랐다가 돌아올 계획입니다.

'게으른 산행'이나 '먹고 노는 산행'이 산오리의 산행원칙(?)이므로

힘들거나 무리한 산행은 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교통편과 숙박은 가실 분들을 고려해서 목요일쯤 정해도 될거 같구요.

아무 대책없이 떠나도 이 땅에서야 어딘들 못가겠어요?

 

'간장공장' 님은 자기가 번개를 때리면 사람들이 안온다는데,

산오리가 번개를 때린다고 해서 뭐 얼마나 달라진다고?

 

하튼 소백산에 함께 가실 분들은 덧글을 붙여 주세요!!

24일(목) 낮 12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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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22 09:32 2005/02/22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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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산'(www.historymt.org) 을 따라 오대산엘 갔다.

올겨울 눈에 굶주렸는데, 다행이 며칠전 강원도에 눈이 많이 내렸다고,

오대산에도 50센티이상의 눈이 내려서 눈구경은 실컫 하겠다는 기대를 가지고 갔다.

 

서울에서 세시간만 차를 타고 가면 딴 세상이 나온다.

강원도는, 그리고 오대산은 딴세상이었다.

'강원도의 福' 이라 생각했다.

 


아침 햇살을 받아서 눈꽃도 붉게 보였다.



정상을 조금 못미쳐 해가 떠올랐다.


 

정상 아래에 눈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박준성 선생님과 함께,

역사와 산의  탐스런 일꾼 김인모..

정상에서 그 추위를 무릎쓰고 이리저리 사진을 찍었지만, 맘에 드는 건 없다.

정상,,,, 비로봉...

 

산의 아침 기온이 영하 18도가 된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그래도 올라가는 도중에는 아랫도리가 싸늘하긴 했지만 그런대로 견딜만 했다.

그러나 정상을 지나 상왕봉을 향해 산등성이를 따라 걷기 시작했을때

'이게 장난이 아니네'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길을 계속갈게 아니라 아예 되돌아 가서 비보봉에서 왔던길로 바로 내려가야 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눈이 무릎, 허벅지, 엉덩이까지 빠지는데다, 매서운 칼바람이 불어와서 손발을 꼼짝못하게 마비시켰고, 조금 내놓은 눈 주변의 살까지 서서히 마비되어 가는 느낌이었다.

모자를 두개나 눌러썼는데도 귀가 시리고 아팠다. 몇년전 태백산 갔을때 이후에 가장 추운 산행이었다.  그래도 사방의 전경이 다 들어오는 곳에 이르러 너무 멋있다고 사진을 찍으려고 디카를 꺼냈더니 작동불능이었다.

이렇게 추운날은 기계도 작동을 멈추는데, 인간들은 정말 지독하게도 이 추위속을, 눈속을 헤집고 다니다....

 

그렇게 한시간인지, 두시간인지 모르게 추운 능선을 타고 오니까 제법 비닐  썰매를 탈 곳도 있고, 햇살이 따뜻한 곳도 있다. 또 한참을 지나서 겨우 상원사로 내려오는 도로를 만났다. 도로는 완전히 눈에 덮여서 차는 커녕 사람이 지나다니기도 어려웠다.

 

그 찻길에서 사람들은 눈내린날의 '강아지'와 마찬가지였다.

드러눕고, 뛰고, 기고., 빠지고, 소리지르고, 노래부르고...

그즈음에 다시 카메라는 작동을 시작했다. 조금 따뜻해 진 것이다.

 

내 얼굴은 어땠을까?

길은 이렇게 눈으로 덮였고,

 

바람따라 눈싸라기도 모래처럼 휘날려 사막의 바람무늬를 만들었다.

 

내려오다 되돌아 본 비로봉 방향... 하늘은 왜 그리도 푸르던지.

사진을 찍었는데, 얼굴은 없다...

 

일행 중 2명이 얼굴에 동상을 입었다.

한 친구는 물집이 생겼고, 한 친구는 볼이 푸르게 바뀌었다.

나는 오른쪽 엄지발가락이 그렇게 시리고, 감감이 없더니,

집에 와서 보니 벌겋게 바뀐데다 여전히 감감이 다르게 느껴진다.

 

비록 손발에 동상이 온다 할지라도 또 그렇게 걸어라면 가겠다고 하지 않을까?

히말라야를 오르는 사람들이 부럽지 않은(?),

그런 산행이었다...

으..........추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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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20 22:09 2005/02/20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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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난 아내...

from 나홀로 가족 2005/02/18 08:41

야밤에 전화 스토킹에 시달려서 잠도 잘 못잔 날

저녁에 팀원들하고 소주 한잔 마시고,

지구당 선본 모임에도 갔다가 집에 갔더니 그래도 10시즈음이었던가..

그전날 못 잔 잠이나 자야겠다고

일찌감치 11시쯤 잠들었는데...



오줌도 마려운 듯하고,

아내가 들어온 소리가 들려서 잠에 깨어

화장실에 갔다 와서는 아내에게 물었다.

"지금 왔어?"

"응...."

"어디 갔다 오는 거야?"

"어,,, 카바레에 갔다가..."

"근데, 지금 몇시야?"

"3시 넘었어......"

 

그리고 뭔가를 아내와 한참 얘기하고 있었는데,

저 발치아래 옷걸이와 이불을 가려 놓은 놓은 천을 들치고는

한 남자가 나왔다.

"아니, 누구세요?"

"................."

대답이 없이 잠간 바라보던 사내는 아내에게

"오늘은 그냥 가야겠네, 나 간다"

고 한마디만 남긴채 창문을 훌쩍 넘어 나간다.

"이봐! 거기 잠간 좀 있어

 야! 임마! 너 누구야!"

소리지리고 손짓을 하는데,  쫓아 가지는 못한다.

아마도 카바레에서 같이 놀다가 집에까지 같이 온 모양이다. 그렇다고 해서 남편과 애들까지 있는 단칸방 집에까지 끌고 오냐고 열받아서 한마디 하려는데...

 

자명종이 울었다. 그래서 잠에서 깨었다. 꿈이었다.

 

꿈한번 드럽네... 내가 좋아했던 여자들이 꿈속에서 나타나기는 했지만,

아내가 바람피는 꿈은 생전에 처음이었다.

 

낮에 사무실에서 옆에 아줌마 동료에게 꿈얘기를 했더니,

"산오리가 바람피우고 있거나 피우려고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지뭐.

  그런 생각이 꿈에 다르게 나타난 거지."

'나야, 항상 바람기로 충만(?)해 있는데, 새삼스럽게 무슨....'

 

밤에 집에 와서 아내에게 꿈얘기를 했더니,

"에~구, 바람 피우려면 진작에 피웠지..."

".....그건 무슨 말이야?"

"당신 대전가고 없을때 바람 피웠을 거라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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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18 08:41 2005/02/18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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