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를 해결하는 방식

2009/05/18 06:07

 

 

 

 

어제 여러가지로 매우 기분이 좋지않아 망연자실한 기분으로 영화를 보러나갔다.

 

그러나 영화를 보러 구리시내까지 걸어갈 기운도 없다는 것을 알고 돌아서서 집근처를 배회하며

 

열심히 운동을 했다.

 

운동을 하고나니 그나마 조금 기분이 나아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집에와서 이불속에 누워서 77년도 이상문학상 수상집을 읽었다.

 

 

(이상문학상이라고해서 딱히 뭐 특별하지 않은 것 같단 느낌이 드는 작품도 있었다^^)

 

 

 

그리고 한잠 잤나, 아니면 자려고 누워있었나, 하다보니 결국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게 걸려있는 문제의 70%는 내가 해결볼 수 없는 것이라고.

 

 

가족들과 부대낌의 골치아픔 내지는

 

내가 생각해도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가치관들과 시시때때로 마주쳐야 하는 정신적 스트레스

 

자주전화하여 나에게 시름을 얹어놓는 어떤 친구의 문제

 

어른스럽지 않아서  의지가 되기 힘든 또다른 친구의 문제

 

반듯하게 나아갈 수 있는 구심점이 되어줄 이상향내지는 멘토의 부존재

 

오랜수험생활에서 나오는  신경예민해짐 등.

 

 

 

모두 내가 해결볼 수 없는 문제이다.

 

물론 머릿속으로 이 문제들을 나에게 납득가능하도록 이해시키기 위하여 애써보면 그 문제

 

들이 마치 해결된것처럼 그 순간 느껴질수도 있겠지만,  또다시 비슷한 형식의 문제에 맞닥

 

뜨리게 된다면 사실상 나는 현재 그 문제를 해결하고 이해할 에너지를 전혀 갖고 있지 못하

 

다는 거다.  또한 그 문제들을 나에게 납득 가능하도록 이해시키기 위하여 생각하는데에

드는에너지소모가 너무 커서 오히려 휠씬더 피곤해져서 인생에 방해가 된다는 것이다.

 

 

 

결국 나는 어떠한 문제들도 해결 볼수가 없다.

 

내가 할수 있는 것은 오로지 공부나 하는 것.

 

그래서 이 상황에서 벗어나는것.

 

그것만 내가할 수 있는 것이라는 것이다.

 

혹시 그렇게 되면 위의 문제들이 한순간에 해결될수 있을지도 모른다.

 

가족, 친구들과 적당히 심리적 물리적 거리를 둘수 있을것이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삶을 만들어

 

나아가면서 생기는 다른 에너지들로 위에 나열한 문제들은 나에게 그다지 영향력이 없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런 방식으로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참 씁쓸하다.

 

내가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그 문제들을 생각하지 않고 회피하는 것이라는 것,

 

그리고 그 모든 것을 피할수 있도록 내가 물질적 기제를 가지지 못하면 결코 거기서

 

벗어나지를 못하게 된다는 것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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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새잎 2009/05/22 14:30

    아주 오랜만에 이곳에 왔다가.. 매우 공감가는 글이라 댓글까지 달고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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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오징어땅콩 2009/05/27 00:40

    새잎/ 새잎님! 오랜만이에요~ 블로그도 없얘시고 해서 자취를 찾아볼수 없었지만 그래도 잘살고 계실까 몇번 생각한적이 있었는데 반갑습니다^-^ 저도 포스팅을 자주 안한지 꽤 되었지만, 새잎님의 사는 흔적도 가끔 보고 싶군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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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비밀방문자 2009/06/01 23:09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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