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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 잘 생겼다-ㅁ-!
나의 기타노 다케시님의 아마도 데뷔작인 듯. 나는 50대를 넘어 늙고 뚱뚱하고 얼굴이 고무로 만든 것같은 기타노 다케시밖에 몰랐는데, 그에게도 젊은 시절이란 게 있었다! 젊고, 얼굴이 고무같지 않다! 표정이 있다! 무표정도 표정인데, 늙은 기타노 다케시는 물체처럼 얼굴에 표정이 없다 (물론 영화 속. 다른 속은 모름) 게다가 날씬하고, 이게 뭐야 그냥 평범하게 멋있는 남자였어 -ㅁ- 나의 기타노님도 그냥 남자였어 -ㅁ- 야구하는 폼은 그야말로 평범하게 아름답기까지 하다 -ㅁ- 이 점이 영화를 보는 내내 가장 놀라웠다. 그의 흉폭함과 비정함이, 평범한 어른 남자의 것일 수가 있다니...
총격씬에는 어릴 때 보던 홍콩 느와르의 허세가 이 영화에도 있었지만 계산적이지 않고 여기서도 직접 대결하고 있었다. 이것이 내가 일관되게 일부 남자 마초들을 좋아하는 이유인 것 같다. 한때 기절하게 좋아했던 마루야마 겐지도 군더더기없는 그 순수한 폭력에 도취됐었는데-_-
영화는 흉폭한 두 남자의 대결로 고조되지만, 어떤 것도 대결로 가기 위한 밑밥이 아니었다. 그냥 한 명은 정신적 문제를 겪는 여동생이 있고, 다른 한 명은 자기가 좋아한 보스가 있고, 그 둘 때문에 대결을 하게 되는 것 같지만, 실제로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았다. 어떤 가벼운 구실이 있었더라도 서로 대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 두 사람은 그냥 흉폭할 뿐이다. 피할 수도 있는데 두 사람에게 피한다는 선택의 옵션따위 없다. 그런 게 너무 좋다가 마지막에 (스포일러<) 여동생을 죽일 때는 어 이건 뭥미 이건 아닌데 이건 뭐지 이러고 있었는데 기타노 다케시도 곧바로 총을 맞으니까 납득이 되었다. 약물에 중독된 동생을 보고 무슨 생각을 했는지 정적이 흐른 뒤 동생을 죽이는데, 돌아서 나가면서 고민도 배려도 없는 총알에 관통당한다.
영화의 공간감이 좋았는데 거리나 주차장을 원근법(?)으로 소실점을 잡은 게 좋았다. 뭐래...; 소실점으로 빨려들어갈 것 같은 공간감이 좋았다. 주차장이 저렇게 좋은 공간이구나, 사방 어디를 봐도 빨려들어갈 것 같은, 그런 사실을 처음 알았음.
참 자막이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는데, 내가 다운받아본 자막은 영어 자막 중역이라서 별로였다. 번역 안 된 대사가 너무 많았다. 뉘앙스도 다르고, 틀린 부분까지 있었다. 다운받아 볼 것을 권하지 않음. 시간이 없어서 오며가며 지하철에서 보았는데, 정작 주말엔 막돼먹은 영애씨를 10편쯤 봐버렸네 후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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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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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노 다케시는 1994년에 있었던 오토바이 사고로 1년간 병상에서 보낸 적이 있습니다. 이때의 후유증으로 안면 근육이 마비되었는데, 이것이 기타노가 연기하는 캐릭터에게서 나오는 독특한 무표정을 가능하게 만든 측면이 있습니다(이러한 기타노의 연기를 두고 노能에서의 배우 또는 로베르 브레송이 [시네마토그래프의 단상]에서 말한 모델로서의 배우를 언급하기도 하죠). 물론 사고 당하기 이전의 영화에서도 거의 무표정에 가까운 얼굴이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안면 근육 마비에서 뿜어 나오는 무표정과는 느낌이 다를 수밖에 없겠죠.[그 남자, 흉폭함에 관하여]는 인상적인 데뷔작이죠(^-^). 이 영화 한 편을 보고 기타노가 일본에서 가장 흥미로운 동시대 영화감독 중 한 명이 될 거라고 예견한 비평가가 있었을 정도입니다(결국 그 예견은 맞았구요). 저는 작년에 [아웃레이지]를 보면서, 기타노의 [하나-비]와 [소나티네] 그리고 [그 남자, 흉폭함에 관하여]를 떠올렸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만, 그 중 하나는 폭력이 표현되는 방식 때문이었어요. 삶과 죽음에 관한 그 나름의 성찰과 우울함을 담고 있던 폭력의 장면들이 [아웃레이지]에서는 말 그대로 그저 비열하게만 휘둘려지고 있었거든요(그리고 이런 부분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남자, 흉폭함에 관하여]와 비교하면 폭력을 표현하는 방식이 꽤나 달라진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여튼 여러모로 흥미로운 감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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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ㅜㅜ 사고나셨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얼굴이 고무같으니 뭐니 그딴 소리는 하지 않았을텐데...ㅜㅜㅜㅜㅜㅜ 얄팍한 사랑의 정체가 탄로나는 순간이로군요 세상에 그런 고통이 있으셨구나 우리 기타노님...ㅜㅜㅜㅜ아웃레이지 이후로 기타노 다케시님 주간을 갖기로 했는데 의외로 폭력물보단 코미디/따뜻한 영화가 많아서 못 보고 있어요. 난 폭력물이 보고 싶으니까-_- 하나비랑 소나티네나 다시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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