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屍즙 혹은 詩즙

  • 등록일
    2010/05/19 22:17
  • 수정일
    2010/05/19 22:17

屍즙 혹은 詩즙


한때,내 몸을 간질거리며 돋아나던 초록이파리들
달콤한 시가 되고 흥얼거릴만한 노래가 되던 시절이 있긴 했다.

이젠, 낙엽들만이 내 온몸 더덕더덕 장식하고
바람에 매달려 흔들거리고 있다.

떨어져야할때 떨어지지못한
버리지못한 욕망들 물큰거리며
가슴 시리게 한다.

후드득 잠시 빗방울 지나고 나면
날개를 쉬던 영혼의 작은 새
다른 하늘 저편으로 날아가겠지.

생의 봄과 여름, 가을 겨울은
단 한번의 계절일뿐

생의 재미났던 봄 지나고
서늘하기만 했던 여름을 추억한다.

뿌리는 더 깊히 뻗지 못하고
열매 맺기 위해 피워 냈던  꽃엔
서리서리 서리가 일찌감치 내렸다.

봄도 여름도 가을도 겨울도 아닌
내 삶의 뭉텅뭉텅한 한 시절,

시즙이 자꾸만 땀방울처럼 흘러내린다.
시즙이 고여 썩기만 한다.

 

 

요새 연습하는 노래는

 

 

아마추어 증폭기의 금자탑

 

 

  어디라도 좋아요

 

  당신은 외로운 별 아닌가요

 

 

  아니아니 아니예요

 

 

  나는 그저 탐욕스런 소년이지요

 

 

  수화기에 입을 대고

 

 

  달콤한 목소리로 속삭였어요

 

 

  금은보화 나와라 뚝딱

 

 

  녹음 짙은 숲 속을 둘이 같이 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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