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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망병. 폭주

얼마 전 악몽을 꾸었다.

 

짱 끔찍했어.

사람을 죽이는 꿈이었는데 아마도 그 때쯤이 지금은 변하긴 했지만

내 주위 사람 누군가가 개드립을 쳤었던 때였지 하하하하

 

집에 혼자 있었던 때였는데 그 때 아마 전날 진짜 술 엄청 먹고,

다음날 아침에 기어서 정왕 찍고 다시 돌아서 상록수에 내렸던 날이었지 허허.

 

그래서 여튼. 8시쯤 잠들어서

꿈을 꿨는데 그 꿈에서 난 어떤 20대로 보이는 남자였고,

나를 귀찮게 한다고 아빠를 총으로 쏴서 죽였어.

그리고 그 시체를 본 여자도 죽였어.

그 여자는 잘 안죽어서 총을 몇번이나 쐈어.

 

근데 다시 그게 나로 변해서 나는 방에 들어가서 어쩌지 엄마가 보면 엄마도 죽여야 되는 거 같아서.

엄마 방에 엉엉 울면서 들어가서 엎드려서 책보고 있던 엄마한테 엄마, 나 할말이 있어.

라고 이야기 했더니 엄마가 날 돌아봤지. 그래서 나 사람을 죽였어. 라고 이야기 하고 엄마가 대답하려는 순간 깨어났어. 새벽 한시였어.

 

너무 무서워서 몸을 꼼짝할 수 가 없었는데.

오빠는 전주 집에 내려가 있어서 전화를 걸 수가 없었어.

그래서 내가 선택한 건 형우였지. 형우한테 전화해서 막 질질 거리다가 어쓰도 있길래 어쓰랑도 얘기하고

엄마한테 전화를 걸었더니 아빠가 받았어. 아빠가 놀래서 엄마 바꿔주고 엄마한테 막 울면서 그랬떠니

엄마가 막 달래주다가 고모를 불러줘서 고모가 나를 데리고 고모네 집에 갔어.

 

난 참 꿈이 솔직한 사람이었는데.

꿈이 너무 솔직하게 다 보여줘버려서

내가 지금 이게 힘들구나. 내가 여기 시달리는 구나.

그런 게 보였는데 이 꿈을 꾸고나서는 그 사람의 드립밖에 이유가 없는 것 같은데

너무너무 끔찍해서 계속 무서웠어.

 

그래서...  나 꿈에 또 잘 시달리니까 경험이 있으니까.

분명 잠들면 또 꿀거 같아서 밤을 새고 집에 왔더니 곧 엄마가 왔어.

그래서 난 잠을 잤지? 그리곤 이번에는 아마도 마리학교 같은 느낌의 공간이 배경이었는데

사람들이 있는데 한명 한명 되게 잔인하게 죽어나갔어.

나중에 그 범인이 누군지 알았을 때에 그 사람이 앉아있는 걸 보고 깨어났어.

 

또 시달렸어.

 

그리고 이제야 알겠어.

 

나 요즘 원망병이 생겨버렸나봐.

사람들이 원망스러워 미워.

대학생들이 너무 싫어 화가나.

사람들은 우리에게 유예기간을 허락하지 않아.

근데 그 대학생들은 유예기간을 돈주고 사.

"대학생"이라는 강자의 명패도.

 

이걸 가장 처절하게 느꼈을 때는.

얼마전이었어. 내가 너무 좋아하는 장오를 봤을 때.

장오는 군대를 가. 군대를 간다고 왔어.

왜? 대학을 안갔으니까. 가야한데...

이제 막 21살인가 그럴 텐데. 장오는..

근데 옆에 누군가는 대학다니고 있어.

그 둘이 같은 공간에 있어.

 

화가 나.

뭔 잘못을 햇다고 왜 이래야만 하는거냐..

왜......

나에게 왜 허겁지겁 어느새 20살을 맞이하게 만들어?

니가 알아서 해. 라고 말하려고?

활동하겠다고. 무언가들에. 경쟁에. 권력에. 강함에. 저항하겠다고 싸우겠다고 하는 사람

그렇게 내치면서 왜 이런거 해야한다는 당위성들을 자꾸 부여하는 거야?

 

내 주위 사람들이 왜 그렇게 허겁지겁 20살 맞아들이도록 방치했어...?

그래서 손 하나 내밀어주는 사람 없이 방황하고 좌절하게 만들어.

 

이런 생각까지 드는거야.

그들은 대학 나왔으면서.

대학생이라는 명분 누려봤으면서.

너희가 선택한 거잖아 라고 느끼게 만들어?

 

지금 이 이야기가 대학가고싶다고 하는 말 아냐.

나 안갈꺼야.

가고 싶지도 않고, 거기에 쓸 돈도 없고, 가치를 못느껴.

어쨌든.

 

왜 지금 이시기의 또래들이 겪는 것들 우리는 못 겪어?

그게 좋은 거든 나쁜 거든 간에 다른 대안하나 없으면서...

우리가 다 만들라고만 하는 거지..?

또래들이 겪고 있는 것들 하려면 계속 자기검열하게 되어버렸는데 이미...

문화적 소비, 상술, 소비로 푸는 욕망 해소. 이런거.... 할 때마다 죄책감 느끼고 있게 되어서

뭐하나 즐겁게 놀 수 가 없어.

그 이외에 것들로 놀이 문화를 만들 수 있는 세상 아닌건데..

다 해본사람들은 그게 나쁜 거라는 걸 자꾸 이야기해.

 

어쩜 그렇게 당당하게

대학 너무 좋다고 너무 재밌다고.

놀기 너무 좋다고... 이야기해?

나다랑 만났었던 사람이....

 

그리고 또 당당하게..

대학 돈아깝다고 그렇게 얘기해?

아무리 우리랑 얘기해도 포기하지 않잖아.

난 놓기 싫다고 이야기하잖아.

 

왜 환상을 심어버려..?

 

대학생이 되려고 하면서.

그 권력 가지려고 하면서.

나한텐 이제 정말 없는데.

나는 정말 자꾸만 흔들리고 사회체제 편입에 혹하고 막막한데...

나의 정말 실날같은 희망까지 가지고 싶어해?

그것도 미웠어.

 

대학 가고 싶다는 얘기 아냐.

이 사람들 잘못 아니라는 것도 아는데.

 

그냥 내가 힘드니까.

원망스러웠어.

 

당신들이.

운동권들이

청소년들이

대학생들이

 

정말.. 전부 다 원망스러웠어.

피해망상까지 들어버리더라고.

너희 때문에 내가 이렇게 사는 거 같아. 이런 식의.

내가 한심한 거 알아.

부정적인 거 아는데.

 

내 막막함 알아?

내가 지금 왜 무너지는지 생각해본 적 있어?

청소년 활동가들이...... 왜... 대학가면 거의 운동 안하는지

아니면 대학 안가고 떨어져 나가거나 절망하고 좌절하고 있는지...

생각해본 적 있냐고........ 왜 책임 지려 하지 않아?

이게 보호주의라고? 웃기지 말라그래.

우리 손으로 할 수 있는 거 하나 없다가 20살이 되버리고 있는데.

너흰 청소년 활동가니까... 이딴 당위성이 부여되어있는 일들을 이야기해.

이 사람들 앞 길 하나 왜 책임지지 못하고 있을까.. .우리는...

그러면서 대중을 이야기하고 조직을 이야기해

대의가 우선인거야 정말?

먹고사는 것 보단 혁명이 먼저야?

그럼 다 굶어죽겠다.

 

 

 

나 딱히 못 살고 있지 않은데...

아직 나정도면 그래도 살 만 한걸텐데

어쨌든. 그래도 그냥

세상이 미웠어.

모두가 미웠어.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정말 몇 사람 없었어.

 

 

 

보고 뭔가 화내지 말아줘.

난 그냥 힘이 들어서 이런 거야.

내가 아파서 그런거야.

그러니까 잘 해보자는 거야.

활동하겠다는 사람 놓쳐버리지 않고,

흔들릴 때 잡아주는 걸 만들자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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