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287일

날씨 오전구름 오후맑음

 

1.

7시 반에 일어났다. 세면을 하고 남은 일본국수를 다 끓여먹었다. 좀 부족하다. 식빵 한쪽에 딸기 잼을 발라먹었다. 어제 저녁 뉴스에서 케이프타운 일기예보는 맑음이었는데 구름이 잔뜩 낀 날씨다. 그래도 가기로 한 케이프포인트를 가 보기로 했다. 오늘 가야 일정이 맞는다. 케이프포인트 하루 투어 요금이 350랜드다. 한국돈으로 56000원 돈이다. 그냥 기차를 타고 가기로 했다. 거기에 봉고 택시가 있단다. 길을 나섰다.

 

2.

벼룩시장에서 어제 사먹은 주스와 감 말린걸 샀다. 도너츠 두개를 사고 기차역으로 들어갔다. 종점인 시몬스 타운가는 1등석이 12랜드다. 그걸 끊었다. 1번 플렛포옴으로 가란다. 1등석 객차라는데 사람이 한명도 없다. 게다가 온통 낙서 투성이다. 노란색 조끼를 입은 안전요원들이 점검을 한다. 한 객차에 올라탔다. 10시 30분쯤 기차가 출발한다. 다음역에서 사람이 몇 탄다.

 

3.

완행기차는 어느덧 바닷가로 들어섰다. 일어나서 바닷쪽 창에 섰다. 바닷가로 마을들이 죽 이어진다. 한곳에 몇몇 여행자들이 바다를 망원경으로 보고 있다. 나도 그들이 보는 곳을 보는데 아주 살짝 고래의 꼬리부분인가를 보았다. 지금이 이곳에서 고래를 관찰할 수 있는 시기이다. 시몬스 타운에 도착했다. 걸어나와 걷다보니 시몬스타운 박물관이 나온다. 작은 박물관이다. 카운터의 할머니가 친절하게 내부 지도를 건낸다. 대형 인형놀이세트가 인상적이다. 이곳의 역사, 배안의 풍경 등등이 있는데 더 볼건 없다.

 

4.

나와 계속 걷는데 백페커스 숙소가 보이고 중국식당이 있다. 입구에서 가격표를 보는데 비싸다. 주인인지 나온다. 눈인사만 했다. 더 걸어 항구 배타는 곳으로 갔다가 봉고택시 타는 곳으로 왔다. 같은 숙소의 독일여자 둘이 앉아있다. 케이프포인트로 가는데 갈 수단이 없단다. 같이 봉고차를 랜트하기로 하고 한 여성이 전화를 걸러가는데 우리를 여행자로 알아보고 봉고차가 선다. 일인당 왕복 110랜드에 입장료 포함. 싼 가격이다. 허름한 봉고차를 타고 출발했다

 

5.

아프리카 반도의 최남단이 가까와져온다. 처음 아프리카 생각할때 케이프타운에서 서서히 올라가면 되겠구나 생각했는데 여기 땅끝등대 오는데 한달반이 걸렸다. 1시에 케이프포인트 주차장에 도착했다. 운전사 아저씨 1시간 동안 갔다가 오란다. 독일인 여성들 바삐 걸어나간다. 나도 뒤따라 걸음을 빨리했다.

 

6.

새와 도너츠를 나눠먹고 등대에 올랐다. 주요도시 표지판에 도쿄와 베이징이 보인다. 서울은 없다. 그대신 몇몇 한국낙서가 보인다. 교회에서 단체로들 많이 왔다. 최남단지점인 케이프 포인트로 독일여성들 뛰어간다. 나는 등대에서 사진찍는 걸로 만족했다. 언제던가 한 선배와 차를 타고 땅끝마을에가서 일출을 본 기억이 난다. 거기 일출도 별 볼건 없었다. 시간이 거진 되었다. 내려와 봉고차를 탔다. 봉고차는 친절하게도 가고 싶었던 희망봉으로 방향을 튼다.

희망봉앞에 도착했다.

 

7.

못생긴 바위산 앞에 여기가 희망봉이라고 표말이 있다. 표말 아니었으면 그 누구도 주목하지 않을 바위산이다. 너무 멋진 산이 희망봉이었으면 주눅들지 모르는 사람도 이 바위봉우리 앞에서는 마음이 넉넉해질 것도 같다. 여기오면 누구나 희망에 대해 생각해 보기는 할 거 같다. 내 희망은 무엇인가? 늘어 놓으면 많다. 하지만 운전사 아저씨가 이번엔 10분을 주는 바람에 다시 바삐 봉고차에 올라탔다.

 

8.

시몬스 타운 기차역으로 왔다. 돈을 치르고 기차표를 끊는데 이번에 3등석을 끊었다. 7.5랜드다. 한국 지하철처럼 일자로 의자가 있다. 마실 갔다고 시골 아줌마들이 서로 마주보며 대화를 하고 있다. 순한 얼굴들이다. 과자사탕장수가 지나간다. 일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일까? 맞은편 세 남자가 막대달린 사탕을 사서 입에 문다. 아이 넷 데리고 엄마가 탄다. 막내딸이 이쁘다. 엄마가 내 옆자리에 앉았는데 막내딸이 그 사이로 온다. 흥미로운 얼굴로 나를 쳐다보며 내 어께에 팔을 건다. 사탕장수가 또 지나가는데 더 어린아이에게 사탕을 그냥 하나준다. 앞의 남자 2랜드에 사탕4개가 싼가보다. 4개를 사서 가방주머니에 넣는다. 옆 아줌마 내린다.그자리에 두 아줌마가 엉덩이를 드민다. 내 자리가 더 좁아졌다. 올때 탔던 1등석은 텅텅비어있었다. 희망봉에서 돌아오는 3등석 기차다.

 

9.

슈퍼에서 먹을 것을 사야겠다. 오늘 페키지 여행 대신 기차타면서 돈을 많이 절약했다. 듀라셀건전지, 레드와인한병, 감자, 양파, 양배추, 쏘세지, 붉은사과한묶음, 빵, 고추절임, 고추소스, 도마도소스, 스파게티면, 땅콩잼, 계란, 소고기스프를 샀다. 봉다리 두개에 손이 뻐근하게 들고 숙소쪽으로 가다 한시간 인터넷 검색을 했다. 숙소에 돌아와 샤워를 했다. 꿰멘 부위에 통증이 느껴진다. 부엌에 전기랜지가 요리하느라 꽉 찼다. 기다리다 스파게티 면을 삶아 먹었다.

 

10.

새로산 고추절임이 아주 맵다. 이탈리아노에게 아주 조금 먹어보라고 주는데 거의 죽는다. 저번에 산 화이트와인을 먹으며 일기를 썼다.

 

 

050909(금)

 

(잠) 케이프타운 케츠앤모스 도미토리 10400원 (65랜드)

(이동) 시몬스역 왕복 기차 3120원 (19.5랜드)

         케이프포인트 왕복 봉고택시 입장료 35랜드 포함 17600원 (110랜드)

(입장) 시몬스 타운 박물관 800원 (5랜드)

(간식) 주스 감말린거 도너츠 2320원 (14.5랜드)  

  듀라셀건전지, 레드와인한병, 감자, 양파, 양배추, 쏘세지, 붉은사과한묶음, 빵, 고추절임, 고추소스, 도마도소스, 스파게티면, 땅콩잼, 계란, 소고기스프 20480원 (128랜드)

(기타) 인터넷1시간 800원 (5랜드)

 

................................................. 총 55,520원(347랜드)

1번 플랫포옴의 기차. 험상굿은 인상이다

12랜드짜리 시몬스타운까지가는 1등석이다. 온통 낙서들을 해놓았다

유리창 낙서. 기록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인가

어느덧 해변가 레일을 달린다

앙증맞은 집들

한 기차역 벽의 그림

바닷가 전망을 배경으로 집들이 지어져있다

노부부가 밴치에 앉아 바다를 보고 있다

시몬스타운 박물관이다

대형 인형놀이 장난감. 이거 만드느라 꽤 공을 들였을거 같다

케이프 만 옛지도



시몬즈 항구의 모습. 군함도 보인다

독일 여자 둘과 투어 봉고차를 탔다

조금더 가면 희망봉이 나온다

지나온 길

희망봉가는길

등대가 있는 케이프 포인트로 걸어올라갔다. 봉고차 운전수 한시간을 준다. 독일 두여성의 발걸음이 바쁘다

희망봉

새가 내가 주는 도너츠 조각을 차분히 기다렸다 받아먹는다

자기는 먹을 만큼 먹고 자식들을 챙기려나 보다

케이프포인트 등대

여기서 주요도시들의 거리

걱정안해줘도 남아공은 잘있을 것이다

여행자들

이걸로 더 멀리 볼수 있을까?

여기서는 남극이 그나마 가깝다

남극쪽 방향

봉고차는 저기 있다

이곳 지도

도마뱀이 내가 준 포테토칩 조각을 물고 사라진다

희망봉. 볼품 없는 봉우리기에 희망을 주는 걸까?

내려갈 시간이 되었다

봉고차를 타고 내려와 희망봉앞에 왔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5/09/12 19:42 2005/09/12 19:42

Trackback URL : http://blog.jinbo.net/aibi/trackback/389

« Previous : 1 : ... 125 : 126 : 127 : 128 : 129 : 130 : 131 : 132 : 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