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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이다/아니다, 라는 이분법으로 말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가도, 폭력을 행사한 당사자가 그 행동의 심각성을 모르고 있을 때 결국 그 이분법에 의지하게 되는 당혹스러움이란....
용산 참사 추모 집회가 있던 주말 판넬을 세워두고 집회 하던 어떤 이들도 그랬다. 한순간 자신들의 집회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 노숙인으로 보이는 아저씨가, 술취한 목소리로 허공에 몇 번 화풀이로 소리지르다가, 갑자기 판넬들 세워둔 쪽으로 다가가더니 판넬 하나를 발로 차서 넘어뜨리고, 두 번째 판넬을 또 차려던 찰나- 그 깃발 아래 서 있던 두 청년이 노숙인을 거칠게 몇 번 밀쳐내는가 싶더니 결국 당하지 못하고 쓰러진 그를 양쪽에서 붙잡고 땡볕에 하늘을 향해 누운 그의 자세대로 7m 정도를 질질질 바닥에 끌고 와서 내팽개친 것이다. 면티 한 장을 입고 있던 그 아저씨는 티가 들어올려져 등의 맨살도 일부 드러났지만 그들은 개의치 않았다. 그리고 유유히 판넬 쪽으로 돌아갔다. 그 노숙인은 한동안 꿈쩍 못하고 뙤약볕에 내버려져 일어나지 못했다. 난 일행을 찾으러 두리번거리다 마주친 그 순식간의 장면이 충격적이라 한동안 발걸음을 떼지 못하고 보고만 있었다.
최근에 더 구체적으로 알게 됐지만 짐작도 가능하듯이, 일반적으로 노숙인들(그때 그 사람도)은 수면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영양 상태가 좋지 않아(지하철역사에선 첫 차가 있는 5시 이전에 무조건 역 밖으로 쫓겨나고, 막차 뒤에나 들어갈 수 있고, 행인들의 소리 등 주변 소음에 잠 못 이루어 술을 마셔야 겨우 잠을 청할 수 있는 경우도 많고, 끼니도 제대로 못 챙겨 먹고) 조금만 툭 쳐도 픽 쓰러질 수 있다고 한다.
망설이다 결국 이쪽(쓰러져 꼼짝 못하는 사람, 그리고 지나가던 행인의 얼어붙은 시선)에도 시선이 힐끗힐끗 와 꽂히기에 용기를 내어 그 한 명에게 물었다. 혹시 저 아저씨와 이전에 무슨 다른 사연이 있었나? (그것도) 아니라기에 더 확신을 가지고 문제제기를 했다. 그러나 그가 노숙인으로 보이고 술도 취해 있었고 몸도 잘 가누지 못하며 사람을 친 게 아니라 판넬을 찬 것인데, 그냥 제지만 했어도 충분했을 것이라고 굳이 저렇게 했어야 하냐는 내 말에 그들은 이런 말들로 받았다.
"그걸 알기 때문에 내가 많이 참은 거다. 보통 같으면 그냥 저렇게 안 보냈고 맞아서 갔을 거다."
"그 사람이 우리 판넬 찬 건 폭력이 아니냐, 언제까지 평화를 외칠(?) 거냐. 우리는 누가 와서 때리면 맞고 아무것도 안 하고 있어야 하냐."
"당신 집에 누가 쳐들어와서 접시를 하나씩 둘씩 깨고 있으면 가서 곱게 말로만 '그러지 마세요' 하겠냐"
한명씩 한명씩 끼어들면서 결국 일 대 다의 토론(사실은, 그리고 점점, 그 ‘일’인 나에 대한 집단적 감정적 성토? 같은)이 되고 말았다. 당연히 잘되는 토론일 리가 없다. 나중에 가세한 또 한 명은 “아줌마”란 표현을 여러 번 섞으며 반말을 해서 내가 “아줌마라고 말하지 말라. 지금 그 말 욕으로 쓰고 있는 것 알고 있다”고 하니 잠시 그 표현만 빼고 말하는 것 같다가 이내 곧 무시하고 욕으로 활용하며 빈정거리길 계속하기도 했다.
그 와중에 골똘한 표정으로 가만히 듣고 있던 한 사람은 문득 이렇게도 말했다. “그래서 지금 이렇게 말하고 있어서 당사자가 느낄 2차 피해는 생각해 보셨어요? 그 아저씨가 자기 때문에 우리가 이렇게 싸우고 있는 걸 보고 느낄 당황이나, 그런 거 생각해 보셨냐구요!” 내가 “그 문제는 저에게만 고민해보라고 말씀하실 건 아니지요”라고 했으나 그는 “거 봐요! 그런 것도 생각 안하고 무슨 말을 해요!”라 하였다;;
언제까지 평화를 외칠 거냐고? 집회를 평화적으로 하는 것이 무조건 모든 사람이 떄리는 대로 맞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공권력이 부당하게, 전/의경이나 경찰이 무기 없는 시민을 때리거나 밀어붙이면 맞서 싸울 수 있다. 같이 때릴 수도 있다. 내 개인적 생각으로는 전경 차를 훼손하는 것 정도도 괜찮다(빈 차라면, 그리고 남성들끼리만 들어가 ‘오줌을 싸는’ 짓거리를 말하는 것은 아니고). 명박산성이 사람들의 발길을 (그야말로) ‘폭력’적으로 원천봉쇄했으니 그것을 뚫어버리든 위를 넘어가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노숙인 아저씨는 전/의경이 아니다. 집회 당사자들이 그를 질질질 끌고 간 것은 전의경이 시민을 발로 차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들은 공권력에서 평소 받은 스트레스를 그날 그에게 화풀이하듯 쏟아낸 것처럼 보였다.)
집에 들어와 접시를 깨는 도둑이라면 나보다 물리적으로 훨씬 강할 경우가 많을 터이므로, 나는 정당방위를 (그나마 할 수 있다면 말이지만) 할 것이다. 그러나 그 사람이 어떤 사연에선가 체력적으로든 정신적으로 약하다고 여겨지는 경우에 나는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그 순간에 내가 너무 놀라고 방어기제가 발동하느라 그 사람이 약한 것을 몰라보고 지나치게 강하게 제지, 아니 제지가 아니라 보복으로서 훨씬 더 심한 정도로 파괴했다면, 나중에라도 사태가 파악되면 미안해져야 할 것이다(물론 이것도 가택침입과 성폭력 위험에 대한 정당방위 등등을 모두 고려하여 엄정히 따질 문제고 내 문제제기에 대한 대항 비유로는 애초에 잘못된 것이지만).
또 한 사람은 이렇게도 말했다. "우리도 잘못한 점은 있지만 어쩔 수 없기에 해명해야겠어서 나선다. 집회의 효율성을 위해서, 모든 사람을 다 만족시킬 수가 없고, 훼방 놓는 사람을 좀 그렇게 한 것이니 이해해야 한다"
이 논리는 미안하지만 용산 참사를 일으킨 정부의 논리와도 똑같이 닮았다. "경제 개발과 국가 경쟁력을 위해서 너희 살던 사람들은 나가줘야겠다." 그리고 그들은 나가지 않겠다고 저항하는 그들을 죽음으로까지 몰았다. 그들의 논리에 정부 정도의 공권력이 보태어진다면 무엇이 다르겠는가?
아, 너무 답답했다. 명백히 존재하는 차이와 차별 상황에서 등장하는 말들. "그 사람만 피해자가 아니다. 우리도 피해자다" "왜 그쪽 편만 드느냐, 그가 잘했다는 것이냐" “그가 먼저 폭력을 썼는데 왜 우리한테만 뭐라고 하냐” "우리가 좀 세게 한 건 인정하지만 (어쨌든) 그가 먼저였다." 다들 낯설지 않은 논리다.
소위 ‘폭력’이라고 하는 것을 누가 행사하냐에 따라 같은 것이 ‘폭력’이라고 이름붙여져 낙인찍히기도 하고 ‘정당한 권한 행사’라고 쉽게 합의되기도 한다. 상대의 것을 ‘폭력’이라고까지 이름붙이기가 민망할 때에는 ‘도발’이라는 알쏭달쏭한 죄목(?)으로 이름지어 불러서라도 기어이 폭력("권한에 따른 응징") 행사가 정당화된다. 그리고 이렇게 특정 행위나 상황에 대하여 ‘폭력’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뜻을 부여하고 그에 대응하는 것은 기존의 ‘합의’나 ‘권한’에 따라 이루어지는데, 내가 기존의 합의나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 아닌지를 계속해서 돌아보는 일은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에서 보기에는 물론 참으로 귀찮고 낯설고 피곤한 일이기에 슬쩍 미뤄지기 쉽다... 그리하여 ‘폭력’ 대 ‘폭력’의 대결에서 한쪽의 ‘폭력’은 정당화되고 다른 ‘폭력’(?)은 가차없이 단죄된다. (센 사람이 보기에) 괘씸하다는 이유로.
p. s. 이렇게 공개적으로 고자질하듯 글을 써서 해당 ‘그들’에게 조금 미안하지만 그날은 혼자 수고했으니 쩝;; 내가 계속 ‘그들’이라 칭한 이들에게 이후에는 노숙인에 관련한 영화를 같이 보자고 얘기해볼 가까운 소망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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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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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답답하셨겠어요. 용산참사 해결을 위해 싸우는 사람들에게서 힘센자의 논리가 되풀이되는 상황에 맘도 많이 상하셨을 것 같네요.이런 문제는 더욱더 많이 토론되고, 소통되어야 할 것 같아요. 공개적으로 글을 쓴다는 것이 쉽지 않았을테넫, 여러가지 생각할 거리들을 던져줘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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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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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정말 이런 문제가 더욱더 많이 얘기됐음 좋겠단 말씀에 공감해요.부가 정보
발칙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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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언니!ㅋㅋㅋ저 그날 같이 의자들보고 닭마셧던 발칙이긔....ㅋㅋㅋ헐먼가반갑당그날햇던이야기읽으니깐ㅋㅋㅋㅋㅋㅋ잘지내세요?!ㅋㅋㅋㅋㅋㅋ부가 정보
청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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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마셨..;;ㅋ 나도 반가워서 블로그 가끔 가봤는데 덧글 먼저 남겨줬네욥*^^/부가 정보
adelit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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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이 분노하시는 이유는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아마 저라도 그랬을것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해명하신 분의 논리가 정부의 논리와 똑같다는 부분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요. 집회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질질 끌고가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지만 집회방해자를 제어하는 것과 자신들의 계획에 방해가 된다고해서 사람들의 주거권과 생존권을 빼앗는 것은 분명히 다른 것입니다. 정부의 논리가 사실 중요한 것은 아니겠죠. 분명히 그분들이 집회를 하겠다고 거기 있던 노숙자들을 내몬것은 아니니까요. 폭력/비폭력 구분에 대해서도 별로 공감하지 않는데 어차피 폭력은 수단이고 필요하다면 효율적으로 사용해야겠죠. 불필요하고 효율적이지 않은 폭력의 사용에 대해서는 반대합니다.부가 정보
청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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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논리와 '같다'고 한 부분에 주목한 문제제기 같네요. 물론 모든 빗댐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게다가 결과적으로 사람을 죽음으로 내몬 정부에 비교되기에는 좀 억울(?)할 정도로, 그 '행위'나 '권한'에 있어서는 매우 큰 차이가 있었어요. 그러나 제가 무서울 정도로 닮았다고 생각한 것은 '논리' 부분이었습니다. 논리만 전제가 되면, 권한이 주어지는 순간 해당되는 행위도 얼마든지 생길 수 있는 것이니까요. 또 권한이 실제로 주어지느냐 아니냐의 현실적 예측과 별개로, 어떤 상황이든 그것을 해석하고 의미 부여하는 데 작용한다는 점에서 논리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위험하다고 생각하니까요.어쩌면 정부와의 차이를 강조하신 부분이, 정부의 폭력은 수단이 아니었거나, 필요하지 않은 부분에 사용했거나(불필요한 부분까지 침범했거나), 효율적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판받을 만하지만, 그분들의 폭력은 수단으로서, 필요한 곳에 필요한 만큼 효율적으로 사용했다, 이렇게 정리되는 것인지도 모르겠군요. 물론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요. 우선 그렇다면 '저라도 그랬을(질질 끌고 갔을?) 것'이라는 말씀과 '질질 끌고 가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지만'의 모순이 좀 이해가 안 가기도 합니다. '저라도 그 상황에 있었다면 (홧김에) 분명 문제 있는 행동을 했을 것 같아서 내 얘기 같다' 정도의 말씀인 것 같지는 않고... 그보다는 '문제에 비해 필요가 더 크므로 양자택일 구도에서 필요를 택해야 하고 그것으로 정당성도 얻게 된다'는 말씀으로 이해했는데요. 그런데 저는 바로 그 정당성을 누가 판단하느냐는 부분을 얘기하고 싶었어요.
그것을 정당하다고 이야기하려면, (누군가에겐 중요성이 작다고 판단되어 배제될 수도 있는) 그 '문제'로 고통받는 사람의 입장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그리고 폭력을 가하는 사람의 '필요'가 그 입장보다 더 중요하다고 판단할 때 그 판단의 주체는 누가 되겠습니까. 정부처럼 체계적으로 법을 만들고 온갖 견제 장치를 마련해 놓은 주체도 (그런 장치들을 오히려 이용해서라도) 힘을 과하게 행사하는데, 오히려 그 노숙인이 그렇게 당한 것을 '그럴 만했다'고 주장할 수 있는 주체란 결국은 힘을 가지고 폭력을 가할 수 있는 쪽만이 아닐지요. 결국 폭력을 당한 사람의 입장은 애초에 없었던 겁니다. 이미 대화할 수 있는 대등한 주체가 아닌 타자일 뿐이었죠. 저는 용산 참사 문제에서 정부가 보이는 태도가 바로 이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덧글 치곤 너무 길어졌네요... (이것이 바로 아래 젊은바다 님이 예측하신 산행일까요?;;ㅠㅠ) 어쩌면 이번 일을 계기로든 그와 별개로든, 폭력의 의미와 상황에 따른 폭력의 성격, 정당성, 등등에 대해 따로 한참 얘기해볼 거리가 남은 듯한 느낌이 듭니다. 정답이야 없더라도 어떤 걸 지향해야 할까에 관하여, 촛불집회 때처럼 수많은 길거리 논쟁이 한참 쌓이고 쌓이면 좋겠단 생각도 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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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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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질 끌고가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지만....adelitas''우리가 좀 세게 한 건 인정하지만.....000'
문제를 인정하면 사과하고, 다른 행동을 보여주면 고마울텐데...
어떻게든 자기 정당성을 얻어내려다 보니
이야기는 산으로 가고
서로 하지 않아도 될 말까지 하게되는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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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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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정말이지 말입니다... 저도 이렇게 짧게 일갈하는 법을 배우고 싶습니다~~ 으헝.부가 정보
adelit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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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저라도 그랬을것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이 부분은 저도 님처럼 너무했다는 생각을 했을거라는 뜻이었습니다. 제 의사가 잘 전달되지 않은것 같네요. 저도 분명히 노숙인을 질질 끌고간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공권력에 대한 화풀이일 가능성도 충분히 있겠죠. 하지만 해명하신 분의 입장에서도 자신들이 잘못한 건 인정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럴 수밖에(방해자를 제어할수밖에) 없었음을 주장할 수는 있는 겁니다. 제가 폭력/비폭력 구분이 공허하다고 말씀드린건 글 앞부분에 "폭력이다/아니다, 라는 이분법으로 말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가도"라는 부분이 나와서 폭력/비폭력에 대한 제 생각을 말씀드린 것 뿐입니다. 말씀드린대로 저는 불필요하고 비효율적인 폭력에 대해서는 반대합니다. 하지만 제가 말씀드린 폭력은 국가폭력에 대항하는 폭력이지 집회를 방해하는 노숙인들에게까지 필요하고 효율적이면 폭력을 행사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었습니다. 짧은 댓글이어서 의사가 잘못된 것은 제 책임인 것 같습니다. 아울러 국가폭력은 지배를 위한 수단이기 때문에 그 목적때문에 필요하고 효율적이다고 해서 찬성하지 않습니다.부가 정보
청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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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저라도~"에 관해서는 으헉, 그랬군요. 엄청난 오해를 했습니다!^^;;음 그런데 역시나 차이가 있다면 저는 너무했다는 생각 정도라거나 아래에 말씀하신 것처럼 '단지 매우 거칠게 대한 것뿐'이라거나 '같은 운동하는 사람끼리 우리 이러지 말자'는 정도로 그치지 않고 저렇게 비판하고 싶었던 것이죠.
잘못한 건 인정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해자를 제어할 수밖에 없었음 을 주장할 수 있다고 하셨는데...
저도 방해자를 제어하지 말자는 생각은 아닙니다. 다른 방법으로도 얼마든지 제어할 수 있었고, 이미 그들이 그 노숙인을 손으로 막았을 때 그는 행동이 강제로 멈춰졌을 뿐 아니라 그들이 마구 밀쳐서 결국 쓰러졌던 거지요. 그러고 나서 그 사람을 '쌀자루 끌고 가듯이' 끌고 갔고요. 처음에 막던 힘도 훨씬 약한 힘으로도 더 이상의 진행을 막고 다른 쪽으로 걸어가기를 유도할 수도 있었습니다. 제가 당연히 그 현장에서도 그런 얘길(제어하는 건 필요했지만~) 했고요.
저도 먼저 갑자기 다가와서 집회를 방해할 뿐 아니라 애써 만들었을 판넬을 발로 차 넘어뜨리는 노숙인에 대해 당황해서 '과잉반응'한 것을 모두 목격했고, 그 '과잉' 반응 또는 제 생각에는 그렇게만으로 말하면 너무 물타기했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일어난 일은 '자기보다 약하거나 불리한 조건에 있는 사람에게 앙갚음이라 보기에도 심하게 행사한 폭력'에 대한 문제제기를 한 것이었습니다. 그들이 그 사람을 질질 끌고 가서 내팽개친 순간 이미 '제어'라 는 개념은 이미 오래전에 사라졌어요. 오히려 집회 방해가 그 폭력의 빌미가 되었을 뿐이라는 말이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일과 별개로 폭력/비폭력 언급에 관한 이야기를 하신 거라고 하니 덧붙이면 그 문제에 관한 제 생각은 정리되지 않은 상태라 좀 복잡한데요. 다만 국가폭력은 국가가 유지되기 위한 전제로 작동하고 구성원의 찬성이나 인정을 받지 않아도 여기저기서 이미 일어나고 있는 폭력인데. 계속 평행선인 것 같지만 저는 가령 용산참사 문제에서 정부의 주장인 '좀 심한 결과를 낳아 유족들이 겪고 계신 아픔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죄송하게?) 생각하지만 그날 시위자들이 한 행동은 도심테러로 볼 수밖에 없었으므로 국가로서는 특공대를 투입할 수밖에 없었다'는 논리가 그날 그들의 주장에서 그대로 겹치듯 연상되며 다가와 무서웠답니다. 그날 그들도 '잘못했다'거나 그 분에게 죄송하다거나 하는 표현도 쓴 적 없고요. 물론 이런 식으로 빗대어 논리가 같다고 말한다고 해서 제가 국가 체제와 집회 주체라는 두 상황이 같다는 것을 의미함이 절대로 아님은 아실 거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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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elit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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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청올님께서 그날 격분하셔서 윗 글을 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저는 그 광경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그분들에 대해 뭐라 말하기 곤란한 처지입니다. 그리고 청올님이 말씀하신대로 그분들이 자신들을 변호하려는 논리가 우리가 정당한 일을 하기위해서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저도 그런 경우를 많이 봐왔습니다. 어쩌면 저는 청올님의 분노를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단순히 님이 언급하신 부분 중에서 지나친 부분이 있지 않은가를 말씀드린 것 뿐이니 이해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논리가 비슷하다 한들 정부는 특공대를 투입해서 인명을 살상했습니다. 그 분들이 어떤 분들인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변명의 여지없이 지나친 행동이었던것만은 분명한것같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살인마는 아니라는걸 님도 알지않나요. 제 얘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건강하시고 건필하세요.부가 정보
청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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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시점이 핵심과 내용을 전달하는 데 반드시 중요하다고 생각지는 않지만, 짐작에 응답하느라 말씀드리면 위 글을 쓴 날은 그날로부터 시간이 꽤 며칠 지난 후였습니다. 찾아보니 9월 26일 토요일에 있었던 일이군요. 서울역에서 크게 다들 모였던 날 말입니다. 아무튼 꼭 그날 어떤 일을 겪자마자 돌아와서 바로 쓰지 않아도 그때의 정황과 분노를 되살려 쓸 수는 있고, 그 시점이 글의 성격을 좌우한다고 생각지는 않습니다.어떤 빗댐이 세다고 하여 그것이 반드시 글쓴이의 감정이 '격분' 상태여서도 아닐 것입니다. 일반화를 안 하더라도 우선 제가 안 그랬고요. 오히려 그 순간에는 당황스러움이 가장 컸고, 물론 그 순간부터 분노도 생겨 곰곰 생각하며 발전하기도 했지만, 저의 감정에 중점을 두고 가장 중요한 감정을 꼽으라면 분노보다도 착잡함과 서글픔이 가장 컸습니다. 위 글을 쓸 때의 감정도 마찬가지고요.
감정은 물론 아주 중요한 요소임에 틀림없습니다. 감정을 비롯한 개인사 등 여러 특성이, 결국 목격자와 서술자가 누구냐가, 사건을 인식하고 판단하는 데에 중요하겠지요. 그러나 우선 그 감정 부분에 오해가 있는 것 같아 밝힐 필요도 있지만, 또 위의 글에서 비유가 센 이유가 적어도 저의 '격분'을 해소하기 위해 살인마 비유를 들고 싶었던 것은 아니라는 걸 명확히 하고 싶네요. (게다가 저는 용산참사 관련하여 정부에 대해서도, 또는 가령 연쇄살인 사건의 유죄판결을 받은 범죄자라 할지라도 그들을 가리켜 '살인마'라고 말하는 방식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쥐박이'처럼요. 이런 말이 틀렸다거나 제가 평소에도 안 쓴다는 것이 아니라, 공론화된 비판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때에 그렇게 '지르는' 방식은 초점을 흐리게 하여 오히려 공유와 진전을 한계 지을 위험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더욱이 그날의 그들이 살인마라고 생각한 적도 당연히 없고(군더더기 언급이 되었습니다만), 여러 번 말씀드린 것 같지만 그들의 지나친 행동이 용산참사의 국가 공권력에 의한 살인과 그 '행위' '권한' '정도' '결과'에서 (즉 거의 모든 정황이) 완전히 같다, 이렇게 말한 적도 없습니다. 제가 크게 두려워하며 강력하게 경계하고 싶은 것은 크든 작든 폭력을 이미 저지르고 나서 '어쩔 수 없어서'라며 의미를 덧칠하는 '정당화'에 있습니다.
덧붙이면 (저는 좀 게을러 글을 자주 못 쓰고 수다로 소통하기를 훨 좋아하는데 어쩌면 그래서 더) 글에서 핵심적으로 하고자 한 얘기가 전달이 충분히 안 되었을지도 모르겠어요. 가령 폭력/비폭력에 관해서는 제가 고민이 많이 되지 않아 adelitas님이 입장이 좀 명확하신 것 같아서 그 부분의 견해를 좀더 듣고 나눠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는데... 뭐 다른 기회에서라도 얘기해보고 저도 곰곰 계속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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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elit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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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님이 무슨 말씀을 하고싶으신지 알 것 같네요. 아무도 그들이 살인마라고 생각하지는 않을겁니다. 하지만 그들의 행동이 떳떳치 못했다고 해서 너무 분개하지는 맙시다. 우리들 스스로 얼마나 자신이 저지른 과오를 정당화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까. 폭력/비폭력 이 얘긴 쓸데없이 꺼낸 얘기같은데 사실 지난번에 쌍차 지원하러갔다가 좀 황당했습니다. 아무런 무장도 하지 않고 갔다가 경찰한테 쫗겨서 그대로 3키로를 뛰었거든요. 맨몸으로는 경찰 상대 못합니다. 저는 맨몸으로 거기 가는 상황 자체를 이해못하겠어요. 사는게 고달프니까 죽도록 패달라고 애원하는것도 아니고. T.T 폭력은 필요한 경우 효율적으로 사용해야한다는 경우는 이런 경우였고 노숙인에게 사용하는 폭력은 불필요한 폭력입니다. 제 의사가 잘못 전달된 것은 제 책임이 크니 이해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님의 분노 충분히 이해합니다. 저는 다만 그들을 질책하되 살인마와는 비교하지 말아달란 부탁이었습니다. 그들 역시 살인마들의 행위에 분노해서 거기 온 사람들이었습니다. 그 분들이 혹시라도 이 글 읽으시고 뭔가를 느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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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게 고달프니까 죽도록 패달라고 애원하는것도 아니고. T.T" 여기서 너무 절절이 느껴지네요. 이 말에 생각나는 게 있어서 조금 다른 얘기를 하면 사실 저도 그날 그 노숙인을 보면서 비슷한 생각을 했더랬습니다(물론 이런 빗댐 또한 쌍차 지원과는 전혀 상관이 없지만 위 표현에는 어쩌면 정말로 어울릴지도 모른다는 서글픈 생각이). 즉 그 노숙인이 어쩌면 그렇게 발로 판넬을 차다가 어떻게 당할지도 모르는 걸 뻔히 알면서도 그냥 에라 모르겠다 하고 행동한 것은 아닐까, 그래서 오히려 지나가던 나의 문제제기 같은 건 그 순간 서로의 그 '본능적 지름과 (린치한 집회자들의 과잉) 방어' 행동에 비하면 지나치게 합리적인 것이라 오히려 뻘쭘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일종의 자기 검열에 잠시 괴롭기도 했더랬죠. 그 노숙인은 저항의 의미는 아니었을 것이고 정말 말 그대로 '사는 게 너무 괴로워서 아무나 날 어케 해도 좀 답답해 미치겠다' 그런 심정이었을 수도 있고 말로 표현하지 못할 심정일 수도 있고 물론 그냥 습관이거나 집회 하는 사람들이 설마 자신을 그렇게 대할 줄이야 생각 못했을 수도 있고 더한 일도 많이 당했을 수도 있고... 내가 그 순간 그 사람이 아닌 이상 다 알 수 없는 뭔가가 있었을지도 모르니까요... 실제로 이후에 다른 노숙인이 저에게 알아듣기 어려운 발음으로 "그러지 마라. (여기까지는 내 맘을 몰라주고 그 집단 편을 들어 저를 같이 나무라는 줄 알고 좀 서운했지만) 난 이렇게 오래 밖에서 살아 봤는데 누가 뭐란다고 나도 뭐래 봐야 나만 손해고 어차피 다 소용 없다"는 취지의 말을 하여 울적해지기도 했고요. 아 참 그리고 나중에 다른 노숙인이 저 사람 아까 저쪽에 있다가 쫓겨나서 이쪽으로 와서 화가 나 있어서 그랬다고 말해주기도 했군요... 이런 감정도 굳이 '저항의 의미'라고 하지 않더라도 그리고 전혀 초점이 맞지 않는 그냥 길 가다 화풀이하는 것이라도 사회적 구조에 의한 것임을 저도 생각하니 더 맘이 복잡한 거고요...사실 추가로 얘길 달려고 왔다가 다른 얘길 먼저 했는데, 결국 센 빗댐이 계속해서 마음에 걸리게 해드린 것 같아 저도 맘이 좀 안좋습니다. 반론보다 재반론이 너무 계속 길어서 죄송한 맘도 내내 있고요(이번에도 또;;) 이번 덧글을 보니까 어떤 의미에서 어떻게 꽂히는지가 서로 달라서, 얘기하는 방식이 낳는 다른 효과에 당황할 것이 아니라 얘기할 때부터 좀더 예상할 수 있고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 제 글에 폭력/비폭력에 관한 단상을, 헷갈리는 채, 덧붙여놓은 것에 좀더 꽂히신 것 같은데 그에 관한 얘기가 주로 됐다고 해서 불필요한 얘기라 생각되지 않고 같이 필요한 얘기였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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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elit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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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올님 완전 대단하심다. 청올님은 정말 훌륭한 활동가인게 분명합니다. 전혀 빈정거리는게 아닙니다. 자신의 진심을 전달하려는 노력이 대단하십니다. 저는 막 퍼부어대는데 님은 완존 설득하시는군요. 부럽습니다. T.T 감동X감동 존경X존경 완전 동의해요. 왜 나하고 이렇게 다른거쥐..부가 정보
청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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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헉 완전 부끄럽게 왜이러세욥!(덧글 달다 정들었;;) 그보단 요즘 좀 시간이 나 몰두할 수 있어졌을 뿐 자고 먹고 다른 일을 못;;-.-ㅋ 아무튼 방가워요. :)부가 정보
adelit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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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문제로 고통받는 사람의 입장'이 구체적으로 누구인지 궁금한데 집회를 방해한 노숙인을 말씀하시는건가요. 노숙인도 집회를 방해했고 집회하는 분들은 노숙인때문에 고통받을 수 있습니다. 노숙인도 폭력을 행사했고 집회자들도 폭력을 행사했습니다. 저는 양쪽의 폭력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노숙인의 처지를 이해하고 배려하지 못한 것은 큰 실수이나 사람은 누구나 크든 작든 실수를 하고 살아갑니다. 그 실수를 정당화하기 위해 우리도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한 것을 정부의 논리에 빗댄 것에 대해 저는 그건 아니라고 말씀드린겁니다. 노숙인에 대한 사회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일과 집회를 방해하는 노숙인을 대처하는 일은 상당히 다른 문제입니다. 집회를 방해하는 노숙인에 대해서는 일단 짜증이 나고 과잉반응을 보일 수 있습니다. 다른 분이 말씀하신대로 그가 약자라는 이유로. 하지만 제가 반대하는 것은 여기까지입니다. 집회인들의 논리가 정부의 논리와 유사한 점은 없습니다. 그들은 단지 자신들의 집회를 방해하는 노숙인을 매우 거칠게 대한 것뿐입니다.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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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질질 끌고 간 건 분명 문제가 있지만'이라고 하셨을 때의 그 '문제'를 받아서 말씀드린 것이니 결국 그날 그런 행동을 당한 노숙인을 뜻한 겁니다. 이미 '집회를 방해한 노숙인'이 아니라 '집회 방해를 빌미로 과잉 진압(?) 아니 폭력을 당한 노숙인'이죠. '사람은 누구나 크든 작든 실수를 하고 살아간다'는 말씀에 십분 공감하고 당연한 말씀이라 생각하지만, '그 실수를 정당화하기 위해 우리도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한 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니라고 봅니다. 오히려 이미 한 실수를 실수로 그치지 않게 추한 덧칠을 하는 꼴이 된다고 생각해요. 자기가 한 행동이 실수라고 생각한다면 '실수였다, 잘못이었다'고 인정하고 그러지 말았어야 한다고 생각할 때 비로소 '누구든 실수는 하고 산다'는 말과 어울릴 수 있게 되겠지요. 전혀 그런 상황이 아니었는데 '우리도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하는 것은 정당화에 도움도 안 될 뿐더러, 그렇게까지 해서 정당화를 해야 하는 일도 아니었습니다.그리고 이왕 한 발 더 나아가 욕심을 부려보면 지금 adelitas님이 양쪽의 폭력 모두 동의하지는 않는다고 하면서도 그들의 행동에 대해서는 변명도 어느 정도 받아들이고 용서하는 태도를 보이시는 것만큼 같은 정도의 너그러움을, 그들이 집회를 방해한 노숙인의 '실수'에 대해 가질 수 있었을 태도로 요구할 수도 있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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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를 들으니 시위-집회하는 이들이 과연 개개인들의 이권이나 욕망을 지키고 채우려는 것인가, 아님 진정 대의를 내걸고 행동하는가 라는 의문이 드네요.어떤 이유에서 당신들이 화가 났는지, 어떤 근거로 당신들이 화를 낼 수 있는지를 물어보고 싶네요. 당신들만 그러하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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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elit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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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적인 잘못을 가지고 전체를 평가하는 것은 옳은 것이 아닙니다. 그들이 노숙인을 함부로 대하고, 또 자신들의 실수를 정당화하기 위해 궤변을 늘어놓았다고 해서 그들이 자신들의 사리사욕을 위해 운동을 하는건 아니냐고 할 필요까지 없는것 같네요. 분명히 자신의 이권이나 욕망때문에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있겠지만 타인의 내면이란 알 수 없는 것이고 우리는 경험이나 관찰을 통해 저 사람은 그런 사람이 아닐까 하고 의문을 가질 수는 있겠지만 단지 어떤 행동을 보고 혹은 듣고 그런 의문을 갖는 것은 온당하지 않은 것 같네요. 반차별팀님은 당신들만 그러하냐고 물었지만 사람들의 반응이란 원래 제각각이고 그들 중 아마 일부는 자신들이 실수를 했음을 인정했을겁니다. 같은 활동을 하는 사람으로서 우리 이러지 말자 정도로 끝내는게 좋지 않을까요.부가 정보
청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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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차별팀/ 음 반차별팀 구성원 중 한 명이군요 방가(누군진 모르겠네;;ㅋ 저도 이 아이디로 들어왔으면 이 이름으로 남겼을 거 같아서 구분을 좀 남겨줬음 하는 아쉬움도 드네요) 암튼 저는 집회든 어떤 운동이든 공부든 일이든 기본적으로는 자기 자신(들)의 욕망으로부터 출발한다(욕망을 지키고 채우기 위해서 한다)고 보는 사람입니다만... 정말 어떤 근거로 그렇게 할 수 있느냐를 따졌던 것 같습니다 저도.adelitas/ 끝의 말씀에 대하여 역시 같은 활동을 하는 사람끼리도 생각이 많이 다를 수 있다는 얘길, 그래서 '우리 이러지 말자'보다는 너(희)와 내가 생각이 이렇게 다른데 넌 대체 왜 그러냐? 난 다르게 생각한다! 이렇게 말할 수 있지 않겠냐고 오히려 덧붙이고 싶어요.
그리고 저도 정말 '그들 중 아마 일부는 자신들이 실수를 했음을 인정했을 거'라고 믿고 싶고 바라고 있어요(그날 그순간부터). 집회 끝나고 서로의 느낌을 나눈다든가 평가를 하는 기회가 있다면 그 일이 얘기됐기를 바라고요. 그런데 아쉽게도 별 기대가 안 됐던 것은 그날 그 자리에서 지나가다 문제제기한 한 명의 행인(저)에게 욕하듯이 달려드는 일행들을 서로 말린다거나, 뒤늦게라도 '어쨌든 이렇게 너무 달려들어 몰아붙여 미안하다'고라도 하거나 '(그 노숙인에 대해서) 죄송하게 생각한다'거나 '같은 운동하는 사람으로서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고 하는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었으면 그런 기대가 좀더 현실적이었을 것 같은데, 결국은 '우리가 좀 넘하긴 했지만'이라고 말한 사람도 끝까지 '...그러므로 이럴 수밖에 없었고 운동의 효율성을 위해서 간혹 그럴 수 있으므로 이해해야 한다'며 내부의 단일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것이 외부의 문제제기를 받아들이는 것보다 앞서는 것을 보면서, 저는 그 자정 능력(?)에 관하여 찜찜한 의구심만 남았더랬습니다.
기껏해야 '오늘 다들 수고했고 워낙 의욕이 앞서다 보니 집회 방해에 대하여 좀 과잉된 행동이 있었는데, 그럴 수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그게 오히려 보기도 안 좋고 비판을 받을 빌미를 남겨 우리 집회의 목적과 효율성에도 도움이 안 되니 다음부터는 그런 실수를 하지 않도록 조심하자' 정도의 반성(?)까지만 예상됐달까요. 결국 '범 무서운 줄 모르고 까불다 제대로 당한', 자신들이 끌고 가 버리다시피 팽개친 그 노숙인에 대해선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다는 것. 그게 근본적으로 슬펐더랬습니다.
그떄는 그렇게 완전히 조폭 분위기였다니까요... 글에서 충분히 그때의 상황이 전달되지 않은 것인지, 쩝. '보통 때 같으면 맞아서 갔을 건데 우리가 많이 봐준 거다'란 말도 그대로 적었는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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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였습니다;;............
어떤 이유로,어떤 근거로 화를 낸다라 것에 조금 덧붙이면
자신들이 경험한 불합리함이나 억울함때문에 나섰고 다른 사람들에게 그러한 공감이나 지지를 호소함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들의 입장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데에서 모순이고 우숩다는겁니다.
물론 격한 상황에서 우발적인 행동이라고 생각되지만 말이죠.
그리고 adelitas님께서 지적해 주셨는데, 사리사욕을 채운다라는거요.
그에 대해서는 청올님의 말씀처럼 자신들의 욕망이 발단이 된다는 것과 더해 제 생각은 집회나 시위 그외 등등의 정치활동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서로가 용인할 수 있는 적정선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래서 모두의 공감과 이해를 바탕해야하고 모두의 의견과 권리를 존중하는 가운데 가능하고 올바르다고 봅니다. 그래서 뎌디고 어렵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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