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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럽7] 유럽인의 생활 3

대체 이 유럽 자전거 여행 기록은 언제적 이야기란 말인가?
이 기록은 일찍이 끝났어야 마땅하다. 그런데 2년전 기록들이 끝나기도 전에 일본으로 자전거 여행을 다녀왔다. 마음이 급해진다. 이젠 이 글을 마무리짓는 게 숙제처럼 느껴지는 단계에 이르렀다. 일본 수기를 쓰기 위해 서둘러 유럽 수기를 끝내기로 결심을 한다. 과연 결심은 결실을 맺을 것인가?


관광, 여가 문화

오늘 쓰고 싶은 이야기는 관광이나 여가 문화에 관한 것이다.
유럽 여행 도중에 가장 많이 생각했던 주제 중에 하나였다.

1.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낼 것인가?

이 주제는 나날이 중요성이 커질 수밖에 없는 주제인데...
잘 먹고 잘 사는 게 관심사인 이 땅에서도 삶의 질과 연관된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매일 같이 인터넷이나 뒤적이며 시간을 보내는 내 모습에서 오타쿠나 히끼코모리를 연상시키지
않을 수 없었고, 유럽 여행의 에너지를 받는다면 다르게 살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도 했다.
그런데 그 라이프 스타일이라는 게 또 상당 부분 돈과 연결이 된다.
가령 나는 테니스를 배우고 싶었다. 근데 테니스 라켓이 꽤나 비싸다.
라켓을 산다 치자. 동네에 테니스장이 없다.
그나마 요즘은 아파트 땜시 테니스장이 많이 생겼는데 아파트 테니스장은 상당히 배타적이다.
쓸만한 테니스장을 찾으면 또 높은 사용료를 내야 한다. 결국 모든 게 돈으로 연결된다.
이런 식으로 또 포기하고 만다.

공간이 많지 않은 서울에서는 그나마 농구가 공간 대비 효율이 높은 운동이다.
3:3 농구는 전형적인 도시 스타일 운동이다.
농구를 무척 좋아하기 때문에 이거라도 자주 하고 싶은데 30대를 넘어서면
농구를 함께할 사람을 찾기도 쉽지 않다. 그나마 아랫집에 자주 나갈 때는 사랑방이나
문화연대 사람들 꼬셔서 종종 했었는데 이즈음은 이마저도....
조만간 다시 농구모임을 부활시켜 보리라 생각 중이다.



2.

한국은 인구수에 비해 올림픽에서 매달을 많이 딴다. 어릴 때는 그게 겁나 자랑스러웠다.
월드컵 4강 때는 이미 예전의 내가 아니어서 전혀 자랑스럽지 않았고,
자신은 한 번도 즐기지 못하면서 남이 메달따는 걸 뭐 그리 좋아할까하는 생각만 든다.
스포츠 강국이란 말 정말 듣기 지겹다.
늘 '개인기록보다는 팀의 승리가 우선이다.' 거나 '최선을 다해서 국민들에게 보답하겠다.' 식의 멘트는
짜증스럽다. 예전 시카고 불스에서 개망나니로 유명했던 로드맨이나 맨유의 잘난척쟁이 호날두 정도는
아니어도 나는 제 멋대로 사는 스포츠 스타가 나왔으면 좋겠다.
누구도 자기 이야기를 안하고 늘 대의를 떠든다. 가족을 위해, 팀을 위해, 학교를 위해, 국가를 위해...
대체 나를 위해서는 뭘 할건데??
스포츠 강국이란 말 재미없다. 내가 할 수 있는 스포츠가 별로 없는 게 비극이다.

네덜란드나 독일 북부를 여행할 때 길가에 수많은 사라포바를 보며 마냥 기분이 좋았던 것만은 아니다.
(기분이 무척 좋기는 했다.-.-;;)
그 사라포바들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했다.
한국형 미녀들은 삐쩍 곯은 인형같은데 유럽형 미녀들은 건강미가 넘친다. 물론 썬크림을 잘 안발라서
그런지 몰라도 기미, 주근깨가 좀 많은 것 같아 보였다.
캠핑장에 가면 여러 가지 부대 시설이 많은데 어른들과 꼬맹이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려 노는 모습을 보면서
또 익숙한 풍경이 떠올랐다. 아저씨들은 족구하고 아녀자들은 삼겹살을 굽는 한국의 피서 풍경을.
또 밤이면 밤마다 미친듯이 술을 푸며 운동이라고는 오로지 손목운동(고스톱) 만 하는 엠티를.

이런 게 한국식 여가다. 조금 의지를 갖고 운동을 해보려는 사람은 죄다 헬스나 스쿼시다.
역시 또 돈이 문제다.


3.

관광지에 대한 인상은 훨씬 강했다.
라인강을 따라 달리면 코블렌츠로 가는 길에 그림처럼 아름다운 풍경을 자주 만날 수 있다.
그 중 로렐라이 언덕이 가장 유명한데,
로렐라이라는 처녀가 신의없는 연인에게 절망하여 바다에 몸을 던진 후 아름다운 목소리로 뱃사람을 유혹하여 조난시키는 반인반조(半人半鳥)의 바다 요정으로 변했다는 전설이 얽혀 있다.


>> 코블렌츠. 모젤강과 라인강이 만나 멋진 풍경을 연출

예쁜 것도 예쁜 거지만 로렐라이 언덕이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이유는 딴 데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임에도 인위적인 건축물이나 상점이 거의 없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한국에서 유명한 관광지의 운명은 어떠한가?
좋다는 절 입구에는 수많은 술집과 음식점이 파다하다. 계곡마다 고기굽는 냄새가 진동을 하고,
꽃구경을 가면 닭꼬치 익는 냄새가 꽃향기를 집어 삼킨다.
온갖 숙박시설, 네온사인 찬란한 러브 모텔, 노래방, 식당, 게임방, 대형 마트 등등 정신이 없다.
멀리서보면 건물들에 가려 관광지는 초근접 전까지 잘 보이지도 않는다.
한국에서 관광은 곧 개발을 의미한다. 물론 개발도 관광 상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자연의 아름다움을 유지하고자 한다면 개발은 최소한으로 자제하는 게 좋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자연을 아름답게 하는 건 그 곳에서 일상을 가꾸며 살아온 사람들과의 조화다.
로렐라이 언덕에서 여전히 농사를 지으며 사는 사람들이 있어 그 언덕은 여전히 살아 있다.
제주도 개발한다고 해녀들 죄다 사라지면 돈 주고 사람들 고용해서 관광지에 해녀 복장 입혀다가
풀어놓는 게 한국식 관광정책이다. (공익들 불쌍해. 경복궁 수문장 교대식 때는 수염 달고 꾸벅 꾸벅 조는 애들도 봤다.) 그나마 남은 곳들이라도 그냥 냅두길....그게 최고의 관광정책이다.

유럽이 아름다운 이유는 수 많은 풍경 속에 자연스럽게 사람이 어울려 있기 때문이다.
세느강 자체가 한강보다 아름다운 건 아니다.
한강은 대도시를 흐르는 강 중에서 길이나 폭이 매우 큰 편이다.
문제는 풍경을 이루고 있는 요소들의 결합이다.
한강 주변은 온통 강변도로와 아파트로 가득차 있다.
세느강 주변에는 고풍스런 건물들이 그대로 남아 있고 수 많은 사람들이 세느강변에서 그들만의
문화를 만들어낸다.

역사와 문화가 축적되지 않는 이상 한강에 졸라 멋있는 분수를 만들고 인공섬을 띄운다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



>> 예쁜 집들이 많다. 집집마다 꽃도 참 많다. 여행 갈 때마다 꽃을 키워보자는 생각을 정말 많이 하는데 집이 반지하라 별 의욕이 안 생긴다.


>> 라인강변을 따라 달리는 길. 로렐라이 언덕 근처



>> 라인강을 따라 가다가 길을 건너기 위해 배를 기다리고 있다. 라인강변에는 다리가 거의 없는데 이것도 환경을 생각해서 그런 것인지 궁금했다.



>> 오래된 고성(古城)을 개조해서 유스호스텔로 쓰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 성에 오르는 유일한 수단은 리프트. 저 가는 외줄에 모든 걸 맡기고 대롱대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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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가 사라진다

1.

새로 이사온 집, 같이 사는 친구는 처음 생긴 자기방을 제대로 꾸미고 싶은 마음에 이 것 저 것 산다. 택배가 올 때마다 빈 종이 박스가 쌓인다. 박스를 내놓고 장을 보러 나갔다. 10분만에 종이 박스가 모두 사라졌다.
아빠도 고물상에 자주 갔었다. 용돈 버는 재미에 폐지가 쌓이면 고물상에 갔다. 소리없이 빈 박스를 들고 사라진 할머니, 또는 할아버지는 잘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1인당 국민소득은 2만 달러를 넘어섰고 사람들은 너도 나도 경제, 경제 외쳐대고 엄마는 매일 부동산 채널만 보고 있는데...세상이 코딱지 만큼도 이뻐보인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2.

투표를 안하신지 몇 년 된다. 이 번 총선 때도 할까 말까 고민 중이다. 매일 집에서 YTN을 보고 있자니 총선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생기는데 정작 사람들은 총선에 크게 관심이 없는 모양이다. 하긴 한나라당이 되나 민주당이 되나 한국인들이 살아가는 방식은 크게 달라질 게 없다는 생각이다. 경제결정론을 믿는 건 아니지만 이미 대통령 한 명이나 특정 정당이 시스템을 바꾸기에는 세상이 너무 복잡해졌고 경제구조가 미치는 힘은 지나치게 비대해졌다.

그래서 그런지 세상이 참 건조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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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2일 거제도 여행

국내 여행은 바다, 아니면 산이다. 바다와 산이 동시에 있다면 더 좋다. 이 둘이 극적으로 만나 장관을 이루는 곳이 섬이다. 그래서 국내여행을 한다면 꼭 섬에 가보고 싶었다. 그 중에서도 남쪽 바다는 물빛이 이국적이라 늘 한 번은 가보리라 마음먹었던 한려수도. 그 중에 거제도를 다녀왔다.



>> 거제도 해금강. 바다 위에 떠 있는 금강산이란 의미란다. 이뿐 바위가 많아서 그렇다는데...

처음 가는 곳이기도 하고 서울에서는 꽤나 멀어서 교통편을 이래저래 엄청 알아봤다.
확실히 자가용이 없으면 빠르게 이동하기는 무지 불편하다. 그걸 즐기기엔 아직 내공이 조금 부족하다.
거제에는 시내버스가 많이 없는데다(섬이고 주민수도 많지 않으니 당연하다. 관광객이 몰리는 7~8월에만 차도 증편) 싸이트마다 정보도 제각각이어서 일정을 널럴하게 짰다.

우선 남부터미널에서 2만원 주고 통영가는 버스를 탔다. 이게 요금이 가장 쌌다. 거제로 바로 들어가는 버스도 있었다. 거제도 내에는 고현, 장승포 두 군데나 시외버스 터미널이 있었는데 문제는 거기서 시내버스를 타고 다시 이동해야 하기가 쉽지 않아 보였다. 그래서 그냥 정보가 가장 많고 안전해 보이는 통영행을 선택했다. 부산으로 간 다음 배를 타고 들어가도 되는데 교통비가 많이 든다. KTX는 버스보다 2배이상 비싸서 포기.

4시간 30분 정도 걸려 통영 도착. 그 다음 1시간마다 한 대씩 있는 해금강가는 버스를 탔다. 시간이 딱딱 잘 맞았다. 1시간 정도 더 걸려서 해금강에 도착.


>> 드뎌 해금강 도착. 아웃도어 상품으로 익숙한 lafuma광고가 보여....


>> 동백꽃이 피었다. 화려한 느낌은 아니다. 색깔이 붉은 작은 무궁화같다. 투박한 느낌.

오전 10시쯤 출발해서 해금강에 도착하니 얼추 4시 정도. 걸어서 가까운 곳에 있는 도장포로 향했다. 홍보효과를 노린건지 도장포를 한국의 나폴리로 부른다는 홍보문구를 봤었다. 나폴리를 안 가봐서 비교 불능.
>> 도장포 마을 전경. 이게 전부다. 더 없다. 사진으로 보면 그럴싸한데 막상 가보면 감동은 딱 3초 정도.


>> 도장포 마을에 있는 바람의 언덕. 드라마 찍으면서 유명해졌다는데 이름에 걸맞게 바람 정말 많이 분다. 오랜 못 있었다. 봄이 오는 이 맘때쯤 가장 바람에 세다고 한다.


바람맞고 나서 도장포에서 그냥 잤다. 매점이랑 식당이 몇 군데 있고 민박도 있다. 우리는 그냥 펜션(말이 펜션이지 그냥 모텔이다)에서 잤는데 4만원 받더라. 민박은 3만원 받는다고 한다. 비수기 가격은 대충 전국 평균.


다음 날 일어나자마자 도장포 유람선 선착장에 전화를 했다. 어제는 파도가 심해서 배가 안 떴다며... 오늘은 어제보다 파도가 잠잠할 거 같긴한데 아직은 금지가 안 풀렸다는 안내. 강한 경상도 억양으로 곧 배가 뜰 수 있을 거 같으니 연락을 주겠다고 한다. 거제도에만 유람선이 6군데에서 뜬다고 한다. 뭐 코스는 대충 비슷비슷하다. 그런데 파도가 심한 날은 배가 못 뜬다고 한다.(당연한 말씀이지..) 그리고 비수기 때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일정수가 모여야 배가 뜬다. 그래서 배가 뜰 때쯤 손님들에게 일일이 연락을 돌려서 시간을 알려주고 있었다.

줸장~~연락을 주겠다더니 계속 연락없이 아침 10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파도가 심해서 영 글렀나부다 했더니 이게 웬일. 펜션에서 훤히 내려다보이는 유람선이 막 항구를 떠나고 있는게 아닌가? 다음 배를 기다리려면 최소 2시간. 그나마도 파도가 심해지면 또 배가 안 뜬다. 그냥 가만 있을 리 있나... 바로 전화해서 왜 연락을 주겠다더니 연락도 안주고 배가 떠나냐고 따졌다. 그랬더니 어디냐고 묻는다. 바로 코 앞 펜션에 있다고 했더니 언능 내려오란다. ㅋㅋㅋㅋ...그리하여 떠난 배를 다시 항구로 돌려 유람선을 탔다. 배 타는데 모든 사람들이 나를 쳐다보았다. 죄송합니다 두 번하고 조용히 앉았다. ㅋㅋㅋ

그래서 도착한 곳은 역시 드라마 <겨울연가>로 유명해졌다는 외도...
돈 많은 사람이 아예 섬을 통째로 사서 정원으로 꾸몄고 그걸 공원으로 허가내줘서 90년대 후반부터 정식 개장했단다. 입장료가 8천원이니까....한 해 100만명이 더 온다니까....완전 날로 돈방석에 앉았군. 입장료 수입만 얼마나 벌까하는 생각이 여행 내내 떠나질 않는다. ㅋㅋㅋ



>> 겨울연가 덕분에 간간히 일본인 관광객들도 보였다.


>> 국적불명의 정원. 이국적 요소를 곳곳에 끌어다 섬 전체를 정원으로 만들었는데 제법 완성도가 있다. 다 떠나서 봄이 오면 기분이 좋아진다. 날도 맑고 따뜻해서 더 좋았다. 여기는 또 한국의 하와이라고 소개하더라. 연결짓기가 유행인가?


>> 여기저기서 본 게 많은 모양이야...처음부터 돈 벌 목적이었던 게 아닐까?? 유럽여행 때 보았던 낯익은 장면들이 들어 있다.


>> 대략 이런 식이다. 섬 전체를 계단식으로 구성해서 거대한 정원을 꾸며놓았다. 나름 구역별로 테마도 정해두었다. 아무리 생각해도....상업용...그럴 수 있다는 게 부러워....


>> 대략 이런 식으로 생겼다. 1시간 쯤 걸린다.ㅣ


원래 유람선이 코스가 여러 가지 있는데  사람들이 적으니까 한 코스로 몰았다. 날씨가 좋으면 해금강에 위치한 바위도 여기 저기 보고 온다는데 이 날은 외도만 들르고 도장포로 돌아왔다. 중간에 외도 들러서 요금 따로 낸 8천원을 합하면 2만 3천원 소요.

그리고 소매물도로 가려고 대중교통편을 알아봤다. 역시 버스는 대충 1시간에 한 대 정도. 그런데 유람선을 같이 탔던 친절한 부부가 자기들도 소매물도 가는 길이라 차를 태워줬다. ㅋㅋㅋㅋ 이런...가는 곳마다 대박 행운이. 그래서 죽변항까지 차 빌려타고 갔다. 차 안에서 같이 노가리 까주는 센쑤도 잊지 않고.

저구항에서 소매물도 가는 배를 탔다. 왕복 1만 8천원. 휴....경비 대부분이 버스값, 배값이다. 나머지는 다 몸으로 때우니까 괜찮았다.


>> 소매물도 전경. 여긴 최근에 알려진 곳이라 그런지 닉네임이 없다. 학교가 폐교된 걸 보면 아이들은 없는 모양이고 살고 있는 가구수도 눈에 보이는 게 전부다. 새롭게 짓고 있는 펜션이 가장 먼저 눈에 띤다. 개발로 인한 이익은 누구에게 갈까? 돈만 벌어가는 외지인들을 바라보는 섬사람들의 시선은 어떤 것일까? 괜히 그런 생각이 들었다.

소매물도가 유명해진 건 등대섬과 붙어 있기 때문. 간조 때면 등대섬과 소매물도를 잇는 길이 연결된다. 몽돌(둥글둥글 돌이 둥근 게 이 동네 특징인가부다. 몽돌 해수욕장도 있었다.)이 깔린 그 길을 따라 등대 찍고 오는 게 이 섬의 유일한 코스다. 왕복 1시간 30분~2시간 정도 소요.
>> 폐교. 입구가 막혀 있다. 괜히 짠하다.


>> 멀리 등대가 보인다.



>> 물이 빠진 이 길로 등대섬에 다녀왔다.

이러고 나니 오후 4시. 다시 배를 타고 저구항에 내렸다. 운이 좋아 예상 코스를 모두 소화했다. 저구에서 다시 버스를 타고 통영으로. 다시 버스를 타고 서울로. 우....피곤하다.


 
>> 여기까지 읽어준 사람들을 위한 보너스. 정규 방송 마지막에 '동해물과 백두산이~' 배경 화면으로 나올 것 같은 풍경이 여기 저기....거제도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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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울진 여행

겨울 여행지 선택이 쉽지 않다. 조용히 사색하는 여행보다 시끌벅적한 관광에 익숙한 탓이다.

 

그리고 날씨가 추워지면 움직이기가 싫다. 그래서 최대한 이동거리를 줄이면서도 다양한 재미를

 

동시에 즐기려고 휴양림 안에 있는 펜션을 숙소로 결정했다.

 

휴양림은 대부분 도,시,군 등에서 직접 운영하기 때문에 펜션 가격이 매우 싸다.

 

내가 선택한 곳은 울진군에 위치한 구수곡 자연휴양림. http://gusugok.uljin.go.kr/

 

요즘은 홈페이지가 잘 되어 있어 직접 예약이 가능하다. 비수기 평일에는 4만원짜리 방도 있다.

 

그런데 주말에는 좀 예약이 밀려 있어 싼 방을 구하기가 어렵다. 부지런해야겠다.

 

비수기 평일에는 방이 많다. 4만원짜리 방에 들어가보니 4명 정도는 충분히 잘 수 있다.

 

무리한다면 그 이상도 가능하다.

 

 

여행 정보는 홈페이지에 잘 나와 있다. 요즘은 블로그만 돌아도 정보가 많아서 여행 계획

 

짜기가 그리 어렵지는 않다.

 

>> 휴양림 입구, 휴양림 관리실은 울진군 건축과에서 나온 공무원들이 돌아가며 근무.

 

 

 

구수곡 휴양림은 9개 계곡이 모야드는 곳이라는 의미라는데...이 곳을 선택한 이유는

 

산림욕, 해수욕, 온천욕이 동시에 가능한 곳이라 좋다는 지인의 추천이 있었기 때문.

 

그런데 직접 가보니 차가 없는 사람은 조금 불편하겠다. 서울에서 고속버스를 타면 강릉

 

거쳐 동해, 삼척 지나 울진으로 들어간다. 말로만 듣던 7번 국도를 따라 달리는 길은

 

오른편에 산을, 왼편을 바다를 끼고 달리기 때문에 경치가 좋다.

 

 

>> 휴양림으로 바로 들어가는 버스가 없어서 중간에 갈아타야 한다. 그나마 비수기라

버스도 1시간 정도 간격으로 한 대 정도. 버스를 기다리며 잠시 바다 구경을 했다. ㅋ~~좋다.

 

 

그나마 갈아탄 버스도 휴양림 앞까지 가지 않고 삼거리에 내려준다. 내려서 20분 정도를

 

걸어들어갔다. 아침 10시 30분 정도에 차를 탔는데 도착해보니 4시가 다 되어 있다.

 

예상을 잘못했다. 이동시간이 오래 걸려서 첫 날 일정은 그냥 펜션에서 뒹굴거리기.

 

그래도 외진 곳에 와 있으니 기분이 좋다. 사방이 고요하다.

 

 

>> 첫째날 아무 것도 못해서 마음이 급해졌다. 둘째날 아침 일찍 산행에 나선다. 휴양림에서

바로 등산로로 이어진다. 등산로 입구에 위치한 장승. 폼으로 세웠다.

 

 

>> 산행 중에 참고하려고 지도를 사진으로 찰칵. 유럽여행 때 배운 팁.

 

 

>> 늦겨울 계곡의 다양한 모습. 산 아래에서부터 정상까지 천천히 봄이 찾아온다.

계곡 입구에는 어느새 봄이 성큼 와 있다.

 

 

고도가 올라가지 점점 눈이 많이 쌓여 있다. 등산 장비 없이는 더 올라가는 게 무리일 거

같아서 중간에 내려왔다. 그래도 겨울산이라 속도가 더딘 탓에 시간이 많이 지났다. 운동화도

젖었다.  지친 몸을 달래기 위해 오후에는 온천욕을 준비했지...

 

휴양림에서 온천장까지 거리는 3km정도 밖에 안되는데 문제는 대중교통 수단이 없다.

콜택시를 부르면 왕복 3만원은 들거란다. 이런 낭패가-.-;; ㅋㅋㅋ 그러나...

유럽 자전거 여행 때 배운 거. 작정하고 달려들면 답이 나온다. 난감하다는 표정을 지었더니

관리실에서 공짜로 데려다준다. 내가 고맙다고 홈페이지에 후기 올려준다고 하자,

절대로 차 태워줬다는 말은 말란다. 공무원 차량이라 불법(T.T;;)이란다. ㅋㅋㅋ 왕재수

 

난생 처음 스파장에 가봤는데 재밌더라. 이제 물놀이가 안 무섭다.

 

 

>> 마지막 날은 예정대로 바다로. 남쪽으로 내려올수록 물빛이 녹색빛을 더한다. 바람 불어

파도까지 제대로 쳐주시니 감솨~~ 멋져~~

 

 

올라오는 시간을 고려해서 마지막 날도 조금 일찍 일어났다. 휴양림에서 20분 걸어서

삼거리로 나갔다. 거기서 1시간마다 한 대씩 있는 버스 타고 시내로 나갔다. 거기서

죽변항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내리자마자 바다 구경 먼저. 그리고 울진군에서 발행한

관광 안내 팜플렛에 나온 드라마 <폭풍 속으로> 세트장을 찾았다. 별 기대를 안했는데

의외로 멋졌다.

 

 

>> 물빛이 살짝 이국적이다. 진짜 저런 집에서 살면 짱이겠다. 근데 좀 심심하긴 하겠다.

 

드라마 셋트장 보고 나니 얼추 12시. 그 유명하다는 대게를 3마리 사서 쪄먹고(1마리에

1만5천원 받더라.) 매운탕 주길래 돈 더 받는 줄 알고 화들짝 놀랐는데 그건 대게에

딸려 나오는 서비스였다.

 

그리고 서울로 돌아왔다. 나름 2박 3일 여행치고는 빡빡하게 잘 놀았다.  해수욕은 못했지만

산, 바다, 온천, 드라마 셋트장까지 뭐 돈도 별로 안 쓰고 .... 괜찮은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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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 구하기

1.

주인집에서 전세금을 올려달라고 했다. 그게 지난 9월의 일이었다.

2년 만에 4천만원을 올려달라고 했으니 이 세상도 정상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어느 신문에서 보니 외모만으로 사람을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도 정신병이라고 한다.

현실에서 이런 분석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모두가 정신병에 걸린 세상에서 굳이 '병'을 가려내는 일이.

 

집 문제도 그렇다.

 

한국 사회는 집단적인 정신병에 걸려 있다.

왠만한 노동자가 2년 동안 죽도록 모아도 모을 수 없는 돈이 '전세금 상승분'이다.

 

이런 세상을 살아가려면 지극히 정상적인 사고를 가짐으로써,

즉 집이나 땅을 소유나 자본 증식의 대상으로 삼지 않는 지극히 평범한 사고를 유지함으로써,

세상으로부터 정신병자 소리를 들을 각오를 해야 한다.

저 먼 땅에서 제국의 침략에 소리없이 죽어간 원주민들처럼.

인간은 그저  잠시 빌려쓸 뿐 이 땅은 원래 위대한 자연의 일부라고 말했던 그들처럼.

그래서 '토지 문서'와 '법률적 계약'이라는 자본주의적 합리성을 앞세운 침략자들이

무참히 삶의 원천을 짓밟고 대량으로 죽이고 남은 자들마저 울타리에 가두워  버렸듯이.

 

극단적인 생태주의자나 히피 같다는 소리나 들으면서.

 

 

2.

 

아니면 그 집단적 병증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병의 일부가 됨으로써 정상인 취급을 받아야 한다.

도시에서 태어나고 도시에서 자란 사람들에게 도시의 규칙은 자연스럽게 몸에 밴다.

 

그렇다 해도, 이 지독한 부동산 열풍 만큼은 마냥 빗겨가고 싶었으나

출소 후 최근 3년간은 집 문제로 씨름하는 시간과 고통이 너무 컸다.

 

서울시에서 내놓은 장기전세, Shift 정책을 알게 되었다.

어느 꼴보기 싫은 정당, 어떤 재수없는 서울시장이 도입한 정책이건간에 돈없고 집없는

서민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쫓겨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자 자의반 타의반으로 장기전세를 두드렸고 결국 당첨이 되어

곧 이사가게 되었다.

 

그런데 새로 이사갈 집이 너무 좁다는 이유로, 이제는 나더러 독립을 하란다.

 

물론 나는 독립이 좋다. 예전부터 독립을 원했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나가라니 기분이 조금 그렇다.

엄마, 아빠는 이럴 때 참 편해서 좋겠다. 늘 자기들 걱정으로 가득차 있고, 항상 그 고민을 쉽게 쉽게

표현하니 말이다. 그러면서도 이런 저런 요구사항은 꼬박꼬박 놓치지 않고 챙기니 말이다.

 

아무튼 그래도 독립한다니 좋다. 기대만빵이다.

 

 

3.

 

그래서 어제 하루 종일 집을 보러 다녔다.

친구들이 꼬시기도 해서 집 값 싸다는 은평구 일대를 돌아다녔다.

3호선과 6호선이 만나는 불광역을 시작으로 응암, 녹번, 구산, 역촌 주변을 돌아다녔다.

그런데 생각보다 싸지 않다.

그리고 재개발과 뉴타운 개발 때문에 구할 수 있는 월세가 거의 없다.

부동산에는 온통 '재개발 전문'이라는 광고 문구 뿐이고 나온 물량은 대부분 재개발을 둘러싼

'매매' 물건 밖에 없다.

 

재개발은 최소 5년 있어야 시작이고, 이제 재개발 지구로 선정받으려고 노력하는 지역은 최소 10년이

걸린다는데도 집으로 돈벌려는 사람이 이렇게 많아서 은평구 전체가 이 지랄인거다.

재개발에 뉴타운에 동네 하나 개발되니 그 주변이 사방으로 이 지랄인거다.

저 먼 땅의 원주민도 못되고 시골가서 농사지을 생각도 없고 그렇다고 부동산에 관심도 없는

내가 참 '살 집이 이렇게도 없나?' 짜증나서 이 동네에서는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동네를 5호선으로 바꿔서 화곡역으로 갔다.

여기는 조금 나아서 그나마 싸고 괜찮은 집이 있었다.

그나마 물량이 많으니 비교 분석이라도 하지. 아예 물량이 없는 것보단 낫다.

 

 

* 그런데 대한민국에 언제부터 이렇게 부동산이 많았던걸까? 지하철 출구로 나와 주위를 한 번

비~잉 둘러보면 대충 봐도 부동산이 한 눈에 대여섯 군데는 보인다. 길을 따라 걸으니 1분이 멀다

하고 부동산이 나온다. 나중엔 그냥 막 웃음이 나왔다.

 

나 : "목동 학원이 8층인가? 밤에 올라가서 보니 교회 십자가가 16개 보이던데..."

친구 : "이거 뭐 부동산이랑 승부가 안되겠는데...부동산 연합하면 조직력 전국 최강이겠다."

 

ㅋㅋㅋ...이거는 오늘 친구들이랑 나눈 이야기인데,

대한민국에 고기집이랑 부동산 중에 뭐가 더 많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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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제주도간다.

 

 

드디오 내일이면 제주도 간다. 처음으로 간다.

 

그래서 더 설레인다.

 

한라산 정상에 올라보고, 일출도 보고. 꼭꼭꼭 푸른 산호초를 보고 싶다.

 

아...기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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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P일기

개와 늑대의 시간

 

 

 

잔혹한 권력의 속성을 잘 보여주는 드라마.  잘 만들었다.

세븐 데이즈도 그렇고 이쪽 장르는 꾸준히 진보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근데 '이쪽'의 의미가 뭘까?)

 

 

"해질녘 모든 사물이 붉게 물들고 저 언덕 너머 다가오는 실루엣이

내가 기르던 개인지 나를 해치러 온 늑대인지 분간할 수 없는 시간

이 때는 선도 악도 모두 붉을 뿐이다..."

 

 

>> 마지막 장면을 캡쳐했는데 정말 붉다...도시에 나타나는 개와 늑대란 무엇 혹은 누구일까?

 

>>아무튼 이준기는 변신 성공한 듯...닛폰 스타일

 

>>마지막 설정이 과장되기 했지만 드라마 역시 진보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 개와 늑대의 시간

 

 

공각기동대2 : 이노센스(극장판)

 

 

일본 애니메이션이 보여주는 디스토피아는 토나올 정도로 정교하다.

기계로 만들어진 양심이 인간보다 따뜻한,  <블레이드 러너> 못지 않게 우울한 미래상.

 

최근 연재 중인 우라사와 나오키의 만화 <플루토>와 최근 개봉한 일본 애니

<파프리카>에 이어 일본 만화 <이키가미> 정도까지 읽어주면 세상이 온통 회색빛으로

보일지 모르니...반드시 유토피아를 연상시키는 따뜻한 작품을 후식으로 준비해둘 것.

 

컴퓨터 그래픽이 가미된 일본 애니의 현란함과 정교함은

조그만 PMP화면으로 봐도 탄성이 절로 나온다.

 

그나저나 일본 만화나 애니가 보여주는 우울한 미래를 보고 있자면 일본 사회도 어지간히

속으로 곪아들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뭔지 모르지만 심하게 억눌리고 사방히 꽉 막혀

출구가 보이지 않는 답답한 느낌.

 

 

>>홍채로 리플리컨트를 찾아내던 <블레이드 러너>를 연상시킨다.

 

>> 거리축제 묘사한 장면...우와....탄성이 절로 나왔다.

 

 

삼거리극장

 

올해 거둔 최고의 수확. 꽤나 의외인.

살짝 지루한 초반만 잘 넘기면 시종일관 즐겁다.

재치 넘치는 유령들의 신나는 난리굿판. 사라진 것에 대한 향수.

인정받지 못한 존재에 대한 예의. 케케묵은 상처를 치유하는 마지막 광란의 축제.

 

개인과 역사를 잇는 이야기의 힘. 거대한 이야기 저편에 가려진 수많은 에피소드가

사람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잊혀진 필름처럼.

특히 미노수 이야기가 압권이다.

촌스럽고 우스꽝스런 설정이 더 맘에 든다.

한국 영화가 다방면으로 끼를 발산하고 있다는 느낌.

 

>> 1인 2역을 소화해내는 배우들 모두 쵝오~~

 

>> 잊혀진 존재들이 유령으로 부활한다.

 

 

>> ㅋㅋㅋ..米怒獸(미노수) 캡이야~~

 

>> 뮤지컬 영화의 맛을 살리는 편집

 

>> 유령들이 노래 중이다

 

>>4인 4색

 

 

열세살 수아

 

역시 의외로 괜찮은 영화.

열세살 수아의 성장기록.

엄마와 딸의 이야기엔 항상 애틋한 무엇이 있다. 단지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으로 보기 어려운.

 

>> 수아는 무지 내성적이고 독특한 환타지를 간직한 소녀다.

 

>> 가수 김윤아가 엄마라고 생각하는 수아. 환타지는 상처로부터 비롯되었다. 현실도피~~

 

>> 수아 엄마 추상미. 그녀 역시 아름답다.

 

>> 수아는 작은 에피소드를 겪고 상처를 극복한다.

 

>> 작지만 강력한 영화. 조용하고 차분하게 상처를 어루만지고 소박한 사람들의 미래를 긍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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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풀 '그대를 사랑합니다.'

이런 식의 사랑 이야기는 공감 50%와 비호감 50%를 뒤범벅시킨 감정을 불러 일으킨다.

 

현실성을 떠나서 그래도 내내 고개를 돌릴 수 없고,

 

시종일관 눈물이 주룩주룩 흐른 이유는 자꾸만 엄마, 아빠가 떠올라서 그랬다.

 

만화책을 선물해볼까? 이런 생각이 들 정도다.

 

 

 

그렇지만 저런 인생. 역시 어렵다.

 

 

 

 

 

 

 

 

그나저나, 이명박을 지지했다는 연예인들

 

김건모, 김민종, 김보성, 김선아, 김원희, 김유미, 김응석, 김재원, 박상규, 박선영, 배한성, 변우민, 성현아, 소유진, 신동엽, 안재욱, 안지환, 에릭, 유진, 윤다훈, 이경규, 이덕화, 이순재, 이지훈, 이창훈, 이훈, 이휘재, 전혜빈, 정선경, 정준호, 차태현, 최불암, 최수종, 한재석, 이경호(예술인복지회 이사장) 등

 

그냥 다 비호감이다. 갑자기. 그렇게 참 어이없는 발견을 또 한다. 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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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김연수를 초기부터 좋아했다. 김연수 소설은 다 사서 읽었다.

처음 읽은 책이 [굿빠이, 이상]이었다. 역사책에 등장하지도 않는, 일개 에피소드를 하나의

장편 소설로 엮어가는 그 힘과, 그 소설에서 느껴지는 흥미진진함은,

김연수가 늘 의도했듯이, 이제 너무 무거운 질문이 되어서, 김연수를 계속 읽을까 말까

고민하게 만든다.

그렇게 박민규도 버렸고, 성석제도 버렸고....좋아하는 작가들은 죄다 언제부턴가

부담스런 존재다. 왠지 김연수도 안 읽게 될 거 같다.

엄청나게 몰입해서 이 소설을 게걸스럽게 먹어치우고

심난한 마음에 잠자리가 뒤숭숭한 어제밤. 그런 느낌이 들었다.

OUT!!

뭘까? 에셔의 그림처럼 왼쪽과 오른쪽에서 혹은 일정한 방향에서 반대방향으로

무한 반복되는 그림이 시작도 끝도 없이 돌고, 돌고, 돈다.

그리고는 혼자 지쳐서, 그래도 나는 먹고 싸고 잠자고 섹스하고 싶어서, 본능적으로만

존재한다고 한마티 툭~~

그런 기분이 들 때마다 즐거웠던 일들을 떠올려본다.

첫 눈에 대한 기억도 떠올려 본다. 수능을 끝마친 고3 아이들처럼 재잘거리며, 다소간 불안한

모습으로 미지의 세계를 그려보는 상상도 한다. 

축제를 끝마친 고등학생, 수능시험이 끝난 고3 수험생, 총학생회 선거를 끝마친 대학생....

11월은 언제나 파장이란 단어와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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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광고용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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