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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3] 오사카 까라 도쿄 마데

여행기록을 재밌게 봤다는 이야기에 또 몇 달 만에 글을 쓰는 이 한심한.
오늘은 모처럼 쉬는 날 뒹굴뒹굴 거리다 생각나는 대로 떠 써내려 간다.
디카가 없어 사진을 못 찍었으니 친구들에게 사진을 받아야 하는데 그마저 소극적. 일본 여행기는 아무래도 비주얼이 떨어질 듯. 말로 때우는 자전거 여행 기록이다.


오늘은 대략적인 경로를 이야기해보자.
일본 여행에서는 경로를 미리 짜두지 않았다. 그냥 일본에서 산 지도를 따라 가능한 최단 거리로 달렸다. 산지는 최대한 피하려고 했지만 일본도 산이 많아서 완전히 평지로만 달리기는 어려운 일. 길은 대부분 국도를 따라 달렸다.



>> 한꺼번에 주차해 놓으면 볼 만하다. 공간도 많이 차지하고. 일본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24시간 편의점. 일본 발음으로는 콤비니. 한국에서 자주 보던 편의점들이 사방에 널렸다.



>> 일상적인 일본 시내 풍경. 인도 대부분을 차지하는 자전거 도로. 보행자들보다 자전거 탄 사람들이 더 많다. 곳곳에 주차해놓은 자전거들이 엄청 많다. 일본어로 된 간판들이 그 때를 생각나게 한다. 한국과 차도 진행방향이 정반대다. 처음엔 조금 헷갈렸다.



>>  재패니메이션을 좋아한다. 아톰을 입고 달리는 센쑤.


일본은 자전거 사용이 일상화되어 있다. 평범한 동네 보도에는 행인보다 자전거가 더 많다. 특징이라면 대부분 자전거 도로가 인도와 함께 있다는 정도. 길이 좁은 편이다. 운전자들은 양보심이 넘쳐난다. 안전제일을 지향하는 일본인들, 상대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 애쓴다는 일본인들. 그래서 그런지 한국 운전자들처럼 욕을 하거나 공포심을 불러일으키는 행동은 거의 하지 않는다. 추월하는 일도 거의 없다. 답답할 정도로 천천히 뒤따라 오는 경우도 많다. 신호도 엄청 잘 지킨다. 신호 대기선이 건널목 한참 앞에 있는데도 거의 그 선을 넘는 경우가 없다. 신호 바뀔 때 꼬리물기도 거의 하지 않고 바로 정지한다. 그래서 자전거 도로가 잘 되어 있지 않은 곳에서도 크게 위협을 느끼지 않았다.

그래도 역시 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면 위험한 순간이 있다. 한 번은 국도를 따라 신나게 달리다 타이밍을 놓치고 고속도로로 접어 들었는데 거의 미친 질주였다. 완전 아찔했다. 그것도 좌우로 푸른 강물이 넘실대는 고가 도로를 거의 10km가까이 달린 거 같다. 정말 무서웠다. 갓길이 없어 엄청 비좁은 틈으로 달렸다. 아차하면 죽겠구나 싶었다. 게다가 나는 물을 무서워하기 때문에 다리를 건널 때는 심하게 긴장한다. 그 곳을 빨리 벗어나고 싶다는 일념으로 옆도 쳐다보지 않고 미친듯이 달렸다. 평균 시속 30km정도를 계속 유지한 거 같다.
친구들도 모두 마찬가지. 모두 각자 달린다. 거리가 벌어지면서 친구들이 보이지 않는다. 누구도 도와줄 수 없는 상황이다. 모두가 혼자다. 혼자 사고가 나도 아무도 모른다. 돌발 상황이 벌어져도 어떻게 할 수가 없다. 빨리, 빨리, 하야끄, 하야끄....허거걱 근데 전용도로가 30분 가까이 끝나질 않는다. 심장박동이 빨라진다. 긴장감과 공포심이 생긴다. 제발, 제발...그러다 멀리서 쉬고 있는 친구들을 발견하고서야 마음이 놓였다.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다. 그런데 운전자의 신고를 받고 달려온 경찰이 일행을 향해 접근한다. 우리는 고속도로인지 모르고 달렸다, 한국에서 왔다, 처음 왔다, 자전거 여행 초행길이다, 봐달라...그냥 저냥 일본어와 영어와 몸짓을 섞어가며 설명했고...역시 경찰들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관대하다. 다음부터 그러지 말라고 주의만 주고 떠나갔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위험한 짓이었다. 상황을 파악했을 때는 이미 되돌릴 수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계속 달렸지만 미리 알았다면 절대 하지 않았을 행동이다.
그 상황에서도 흥분하지 않은 운전자들 감사하다. 아리가또...


>> 현지. 한결 여유로운 모습으로 독일의 악몽을 씻고 완주.



>> 영국에 가 있는 날맹. 삐쩍 고른 빨래판 갈비뼈. 마른 애들이 자전거를 잘 탄다. 굉장히 잘 탄다.



>> 최고령 오리. ㅋㅋ...귀엽다. 카와이...


>> 새 멤버. 큰머리 조은. 카메라만 들이대면 장난질. ㅋㅋ...저러다 한 번 자빠질 뻔했지...


>> 용석과 날맹. 용석이 독사진이 없다.(쏴리~~~) 용석은 특유의 낙천성으로 일행에게 큰 힘이 되었다.


>> 아침. 힘겹게 산길을 달리고 있다. 제대로 갖춘 모습. 오토바이 폭주족 같다.



그 다음 고비는 산길과 터널. 오르막이 많으면 힘들다. 유럽 여행 과정에서 수 많은 상처를 입은 내 자전거는 3*7=21단 기어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이런 자전거를 끌고 오르막을 가야할 때는 좀 답답해진다. 기어를 최대한 낮게 설정하고 죽을 똥 살 똥 밟아야 하는데 앞바퀴 1단은 아예 먹통이다. 기어를 바꿀 때도 힘을 많이 줘야 한다. 그래서 기어를 바꾸기가 조금 힘들었다.
기어를 안 바꾼채 힘으로 올라가려니 당연히 근육에 무리가 가고. 여행 중간 2~3일 정도는 오른쪽 무릎이 심하게 아파서 고생했다. 한 번도 건강이 딸려서, 나이가 들어서 뭔가를 못할 거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는 내게는 심리적으로 조금 당황스런 일이었다. 이제 나도 몸 관리를 해야할 때가 되었구나 .... 그리고 조금은 신중해지고 조금은 영리하게 행동해야겠구나. 몸만 믿고 까불다가 다치겠구나 이런 생각을 하면서 최대한 친구들에게 내색하지 않으려 애쓰면서 달렸다. 무릎 아픈데 오르막 계속되고 터널까지 나타났을 땐 정말 피똥싸면서 달렸다. 이러다 사고라도 나면 무슨 개죽음이란 말이냐....

이렇게  고통스럽게 오르막을 오르고 나면 기분 최고다. 기분이 좋아지는 내리막길. 경치까지 끝내준다. 왼쪽으로 산이, 오른쪽으로 바다가 보인다. 조금 더 들어가자 울창한 산 속이다. 덥고 습도가 높은 일본 날씨는 4월부터 한국 여름같았다. 식생은 한국과 비슷했지만 훨씬 나무들이 크고 숲도 울창하다. 언젠가 일본으로 등산을 와도 재밌을 거 같다는 생각을 하며 달렸다. 울창한 산 속을 달리는 기분 힘들지만 최고였다.


>> 이런 길이다. 동해안이 생각난다. 달려보고 싶다.


그리고 후반부는 계속 산업도로같은 분위기였다. 도쿄에 가까워질수록 교통량은 많아지고 그 만큼 주변 풍경은 단조롭고 공기는 탁하고 매력은 없다. 마치 서울로 들어가는 느낌처럼. 그렇게 1주일 남짓을 달리고 자전거 여행이 마무리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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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의 밑바닥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많았다. 오며 가며 생각했다. 버스 안에서, 지하철 안에서, 학원에서, 잠자리에서. 음악을 듣다가, 수학 문제를 풀다가, 자전거를 타다가...

하지만, 아무 말도 못했다. 

의식의 밑바닥엔 무엇이 있을까? 지금도 검열하고, 감추고...

쓸까 말까를 고민하다 결국은...

육하원칙에 따라

나는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하고 있었던 것일까? 혹은 하고 있을 것인가?


사람이 너무나 그립고,

그렇지만,

그래서,

늘 사람을 피하고 싶은...

나는 나를 아는데, 나를 이해하는데 평생을 다 보내려나보다. 지독한 이기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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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대체복무 시행 뒤집나?

**오마이 뉴스에 기고한 글입니다.
 

이명박 정부, 대체복무 시행 뒤집나?

 

 지난 2007년 9월, 국방부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에게 사회복무제를 허용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국방인력 개선안을 발표했다. 당

 

시 병역거부 문제가 워낙 뜨거운 논란을 불러 일으켰기 때문에 국방부의 발표가 느닷없다고 생각했던 사람들도 많았다. 그러나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써왔던 병역거부자들과 그 지지자들 및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의 생각은 달랐다. 열린우리당의 탄생에 기대를 모았던 진보적 지지자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노무현 정부가 퇴임 전 마지막으로 쏟아낸 유일한 성과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유일한 성과마저 위기에 처했다. 지난 4일(금) 정부 관계자의 “종교적인 신념을 이유로 병역을 기피하는 사람들에게 대체복무를 허용하는 문제는 아직 국민적 공감대를 얻지 못하고 있어 앞으로 국민적 여론을 수렴하기 위한 절차가 필요하다”는 발언이 연합뉴스에 오르자 관계자들은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 분주했다.

 이명박 정부는 병역거부에 대한 공식적 견해를 밝힌 바가 없는데다 사회복무제도는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는 중이었다. 사회복무제도 시행을 알리는 공익광고가 이미 극장에 올랐다. 이명박 정부가 보여준 지난 4달의 행보를 볼 때 대체복무 시행을 뒤짚을 가능성은 충분했지만 모두 설마설마 했다. 

 그런데 그 우려가 드디어 현실로 드러났다. 이명박 정부는 지난 6년간 어렵게 시민들을 설득하여 제도적으로 정착되기 직전에 이른 대체복무를 본격적으로 흔들기 시작했다. 정부 관계자는 “국방부가 작년 9월 대체복무 허용 방침을 발표했을 때도 사실상 국민적 합의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면서 "국민 여론이 수렴되지 않으면 대체복무 자체를 시행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말은 사실상 이명박 정부와 국방부가 시간을 질질 끌며 여론을 악화시킨 뒤에 대체복무 시행을 부정하는 쪽으로 방향을 수정하겠다는 암시로 들린다.

 

UN 사무총장을 배출한 나라, 유엔 권고마저 무시하고 막 나가나??

 

 유엔인권이사회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을 가장 기본적인 시민의 권리 가운데 하나로 못 박고 있으며, 지난 2006년 12월에는 대체복무제도를 도입하라고 한국 정부에 권고한 바 있다. 이어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가 이어졌다. 노무현 정부가 사회복무제를 도입한 배경에는 이와 같은 국제사회의 압력이 크게 작용했다. 이 같은 맥락을 고려할 때 대체복무제도의 재검토를 시사하는 발언이 나온 시점이 절묘하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한국을 방문 중이었으니 말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6일 안병욱 국가인권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국가별 인권검토(이하 UPR)'의 이행을 촉구했다. 당연히 여기에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 보장과 대체복무제도 도입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지난 5월 제네바에서 열린 UPR에서 한국 정부를 대표해 출석한 국방부 인권팀장은 대체복무 관련한 슬로베니아 대표의 질문에 “한국 정부는 작년 9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시민 대체복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이 새 계획을 시행하기 위해서 한국 정부는 현 병역법을 개정해야 한다. 이를 위하여 한국 정부는 올해 국회에 개정 법안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답변하였다.

 결국 정황상 이명박 정부가 국제사회와 유엔, 그리고 한국 시민들을 상대로 말도 안되는 사기를 치며 눈치를 살피고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당연히 이와 같은 한국 정부의 이중적 태도는 반 총장을 당혹스럽게 한다. 반 총장은 지난 6일, “한국의 국가인권위가 현재 아시아태평양국가인권기구포럼(APF)과 국가인권기구 국제조정위원회(ICC) 부의장을 맡고 있는 등 국제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UPR 실행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인권을 선도하는 모범국가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UN사무총장을 배출했다고 자랑스러워 하면서도 UN이 정한 기본권을 무시하고 권고사항조차 이행하지 않는 한국 정부의 부끄러운 현실이다.

 

 

 

 

시민사회,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 없다.'

 

 명박 정부에 대한 실낱같은 기대가 배신감과 분노로 바뀐 지난 주말, 시민사회도 한국 정부의 이중적 태도를 발빠르게 비판하고 나섰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지지자하는 시민들은 지난 6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안병욱 국가인권위원장이 만난 하얏트 호텔 주변에서 침묵 시위를 전개했다. 참가자들은 UN사무총장을 배출한 한국에서 이명박 정부는 UN권고도 안 지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근조 인권'을 상징하는 국화꽃과 검은 옷이 보는 이들의 마음을 무겁게 만들었다.

 이어 지난 7일(월요일) 참여연대 지하 1층 기자회견실에서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 실현과 대체복무제도 개선을 위한 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 주최로 정부의 입장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이 진행되었다.

 첫 발언으로 나선 임종인 전 국회의원(대체복무법안 발의자)은 지난 시절 힘겹게 쌓아온 노력이 한 순간에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며 정부의 태도를 비판했다. 이어 두번째 발언자로 나선 나동혁(병역거부자, 1년6개월형 선고 후 2005년 9월 출소) 씨는 '자신이 재판을 받던 2003년처럼 상황이 불안정해졌다.'며 대체복무에 기대를 걸고 재판을 연기 중인 수많은 청년들이 또 다시 '감옥에 가야하는 위기에 처했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으며, 이어진 발언에서 김수정 변호사(민변, 병역거부자 다수 변론)는 '이제 더 이상 내 손으로 변론한 병역거부자들이 감옥에 가지 않을 줄 알았는데 또 다시 수감자를 만들어야 하느냐?'며 'UN사무총장을 배출한 나라의 정부다운 태도를 취하라.'고 주문했다.

  이어진 종교계의 발언에서 김정대 신부(천주교, 한국남자수도회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는 '천주교 교리상 천주교 신자가 병역거부를 선택할 수 있으며 이 경우 대체복무제도가 주어져야 한다.'면서 이 문제가 비단 특정 종교인들의 문제가 아님을 강조했다. 또한 천주교 자체의 노력을 통해 내부에서 병역거부에 대한 인식이 크게 개선되었음을 강조했다. 다음 발언자로 나선 정진우 목사(한국기독교 장로회, 서울제일교회)는 '이명박 정부가 실용을 강조하는데 해마다 수백명의 젊은이를 감옥에 보내는 게 실용이냐, 대체복무를 시키는 게 실용이냐?'며 이명박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끝으로 발언한 이석태 변호사(연대회의 공동집행위원장)는 '국제사회의 압력 때문에 절대 대체복무를 되돌리지는 못할 것'이라며 이는 '반기문 UN 사무총장은 물론 사법부까지도 곤경에 처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민주주의와 인권 외면하는 이명박, 과연 대체복무 철회라는 악수를 둘 것인가?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관측으로 이명박 정부가 대체복무를 철회할 가능성은 반반이다. 국제사회의 압력도 압력이지만 민주주의와 인권을 지향하는 한국 정부가 대놓고 계속해서 병역거부 문제를 외면하기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그 동안 보여온 행태를 볼 때 시민들로부터 고립을 자초하면서까지 자신의 고집을 꺾지 않았기 때문에 대체복무 역시도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알 수 없다는 불안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과연 이명박 정부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광장을 가득 메운 촛불로부터 독재정권이라는 오명가지 뒤집어쓴 이 정부에 대한 비판은 다방면으로 끊임없이 확대되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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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조약도 안 지키는 한국

노무현을 그나마 좋게 생각했던 유일한 업적. 병역거부자에게 대체복무제를 허용하겠다는 약속.


물론 이 마저도 징벌적 성격이 너무 강한데다가(복무기간 3년+고강도 노동+내무반 생활) 표현이 애매해


종교적 병역거부자만 차별적으로 인정해줄지도 몰라 내심 불안하던 판국에...


역시나 얼굴만 봐도 토가 나올 거 같은 이명박이 또 일을 치나 싶다.

대체복무제도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뉴스가 나왔다. 그래서 가만 있을 수 없어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7월 6일 일욜오전 국가인권위 인권홍보대사들과의 간담회를 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현장을 급습했다(??) 그냥 조용히 가서 침묵 시위했다.

 

 

남산 하얏트호텔 건물 앞으로 들어가는 길.

 

 

우리의 컨셉은 장례식. 인권은 죽었다.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한 나라, 그러면서도 유엔의 권고는 지키지 않는 이중적인 나라.

반기문이 한국이라 자랑스럽냐? 한국이 UN규약도 안 지키는 건 어떠냐?

 

 

 

병역거부를 하고 실형을 선고받은 후 감옥에 다녀온 병역거부자들. 흠...의민씨는 감옥 생각하기 싫다고 해서  저 피켓을 줘야 하나 고민했다. 그래서 뒷면에 다른 구호를 적었으나...고맙게스리...

 

 

국민적 공감대를 얻지 못한 것은 대체복무제도가 아니라 이명박 정부다.

 

 

 

 

 

 침묵시위를 하는동안 경찰과의 협상을 담당했던 나. 왜 혼자 웃고 있었을까??

 

호텔측과 경찰은 사유지에서 하면 안된다고 나가라고 그랬다. 어차피 반기문은 안에 들어가있어서 보지도 만나지도 못하기 때문에 정문 밖으로 이동 중. 정문 밖으로 나오자 마자 역시나 이번에는 집시법 위반이라고 해산하라고 하고...최대한 버티는 게 컨셉이었는데 그렇다고 연행은 안 될 거 같고. 처음보는 사람들도 있었던데다 미리 토론하고 준비된 집회가 아니었기에 최대한 시간 끌다 끝냈다. 열심히 경찰과 시간을 끌다가 여러 차례 해산 경고가 있고 메가폰까지 뽑아들자 그 때 자발적으로 해산했다. 덕분에 형사들의 집시법 강좌만 신나게 들었다. 계속 떠들라구요~~ㅋㅋㅋ 개무시...개무시...

 

 

침묵 시위는 마치고 돌아가며 일인시위 하고 마무리했다.

 

이 문제 얼마든지 정부가 악용할 수도 있고 자기들에게 여론을 유리하게 몰아갈 수 있다. 그 만큼 여전히 대한민국 사람들은 군대 문제에 민감하고 병역거부에 대한 정서적 거부감이 강하다.
그러니까 노무현 정부 때 미진 하나마 여론을 50 대 50까지 끌어내기 위해 대체복무제도가 미흡해도 긍정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명박은 좀 불안하다. 개념없는 대가리에 이런 어려운 문제를 이해할 수 있을런지...80%가 반대를 해도 소고기 협상은 밀어부치시는 그 추진력. 대체복무는 어찌하여 국민여론을 봐가며 하겠다고 바로 꼬리를 내리시는지...에라 씹탱구리...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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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2] 출발, 배를 타고 오사카로

이번 일본 자전거 여행 일정은 대략 보름 정도였다. 그 가운데 실제 자전거로 이동하는 날은 대략 7~8일.
일단 부산까지 이동한 후 -> 오사카행 배를 타고 -> 도쿄까지는 자전거로 이동한 후-> 도쿄에서 대략 비비적대다가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단계별로 상세하게 서술해보자.


1. 서울->부산->오사카로 이동


자 전거 여행을 하다보면 자전거가 얼마나 강력한 이동수단인지 알게 된다. 사람의 몸으로 직접 움직이는 수단 가운데는 가장 빨라서 나중에 이동한 거리를 보면 자신이 놀랄 정도다. 그렇지만 자전거를 쓰지 않을 때는 자전거는 엄청 짐스럽다. 크기나 무게가 만만치 않아서 운송이 매우 불편하다. 그나마 자전거 전용 공간이 있는 유럽은 좀 낫지만 한국에서 자전거로 일상을 영위하기란 참으로 힘겨운 노릇이다. 그래도 길이 있는 곳에 뜻이 있다고 열심히 연구하고 몸으로 부대끼면 수많은 꼼수와 해법이 나온다. 자전거여행 초반이 가장 힘겨운 이유는 자전거를 여행 출발지까지 나르는 일이 만만치 않아서다. 유럽에 갈 때는 자전거를 해체해서 자전거 전용 박스에 포장한 후 밴을 불러서 공항까지 이동했다. 비행기 선적은 생각보다 쉬었다. 비행기는 대형화물도 문제없이 실어준다. 대한항공이 경우 1인당 20kg까지 문제없이 짐을 실어주는데 좋은 자전거는 무게가 10kg 안팎이다. 여행 짐까지 더 실을 수 있고 살짝 20kg이 넘어도 보통 다 봐준다.

이번에는 또 새로운 도전을 해보기로 했다. 유럽 때와는 달리 일단 부산으로 간 뒤에 오사카까지 배로 이동하기로 했다. 그래서 이동경로가 복잡해진다.

집->지하철 5호선 까치산->지하철 5호선 김포공항->김포공항 터미널->비행기->김해공항->부산 국제선 여객터미널->팬스타 페리->오사카


이 동 과정마다 자전거와 짐을 어떻게 이동시킬지 미리 다 계획을 짜야 한다. 이 번에는 자전거 전용 가방을 사용해 보기로 했다. 자전거를 해체한 뒤 패킹하고 페니어까지 바리바리 싸들고 지하철로 이동. 그야말로 살인적인 무게다. 같이 가는 친구 중에 힘이 좀 달리는 친구들은 무사히 공항까지 올 수 있을지 걱정이 태산. 예상대로 어깨가 조금 까지고 붉게 피멍이 들었다. 근데 더 짜증나는 건 자전거 가방을 G마켓에서 구입했는데 싼 게 비지떡이라고 바느질도 엉성하고 천도 약해서 금방 뜯어졌다. 정말 어찌저찌해서 공항까지 매고는 갔지만 죽을 맛이었다. 지하철 5호선 김포공항 역에 내려서 터미널까지 들어가는 길도 열라 길어서 피똥쌀 뻔했다. 항공 운송 시스템도 많이 좋아져서 자전거에 'fragile(깨지기 쉬운)'이란 딱지를 붙이고 조심스럽게 다뤄준다.

김 해공항에 무사히 도착. 여기서 또 부산 국제선 여객 터미널까지 가야하는데 이 또한 쉽지 않다. 다들 너무 지친 상태라 밴을 불러서 이동. 자전거 3대와 3명 이동하는데 5만원 줬던 거 같다. 미리 계획한대로 일본가는 배편을 이용하려고 오사카행 티켓을 끊었다. 팬스타 크루즈 페리는 하루 한 번 오후 3시에 오사카로 출발한다.(물론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배는 더 많다.) 유류세 포함해서 13만 7천원을 줬다. 그리고 자전거 운송이 문제인데 일반 화물은 8천원의 운송비를 받는데 자전거는 특수화물이라고 한 대당 4만원을 요구한다. 그런데 역시 헝그리 정신으로 무장한 친구들이 가만 있을리 없다. 해체해서 포장까지 해왔는데 그냥 싣고 가겠다고 우기다가 끝내는 해운사 직원까지 나와서 '망가져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각서를 쓰고 그냥 8천원에 실었다. 참 대단한 애들이다~~ 경우에 따라 자전거가 한 때 뿐이거나 미니벨로같이 작은 자전거는 그냥 들고 타도 눈감아 준다는데 우리는 일행도 많고 짐도 많아서 짐을 내려놓고 휴식만 해도 사람들이 신기하다고 구경할 정도니...이건 내가 봐도 눈감아주기는 힘들고...적당히 쇼부보고 운송비 깍아주는 수준에서 그치려 했는데 나보다 더 강력한 친구가 하나 있어 기어이 끝을 본 것이다.

그렇 게 하루를 자고 다음날 오전에 오사카에 도착했다. 중간에 현해탄을 건너면서 검은 바다란 이름에 걸맞는단 느낌이 들었지만 크게 멀리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서인지 그닥 흥분되지는 않았다.  눈에 보이는 풍경들도 비슷하고 오며가며 배에서 만나는 사람들도 낯익고...그 만큼 일본과 한국은 문화적으로나 심리적으로도 거리가 많이 좁혀진 느낌이다. 맥주bar에서 한 병에 7~8천원이나 하는 아사히나 기린 맥주를 300엔(대략 3000원)에 뽑아먹으며 이 번 여행에서도 일본 맥주를 엄청 마셔대리라 다짐했다.

>> 역시 잠부터 자고 본다. 오사카가는 배 밖




>> 그리고 바로 술. 여행갈 때마다 맥주를 미친듯이 사마신다. 국내에서 먹는 거보다 훨씬 싸니까...

>> 오밤 중. 밤바다를 배경으로 장난도 쳐보고.



2.  오사카 도착 -> 오사카 시내 1박

오 사카에 도착하자마자 패킹한 자전거를 다시 풀러 조립에 들어간다. 2년전 유럽에 갈 때는 엄청 개고생을 했었는데 이제는 다들 조립이 능수능란한다. 역시 큰 일을 한 번 겪어야 제대로 배운다. 여행에 필요한 공구도 이미 다 갖추어진 상태라 무리없이 조립 완료. 게다가 자전거 장비들이 업그레이드 되고 무엇보다 패니어를 달아서 이동 준비 시간이 크게 단축되었다.
오사카는 일본에서도 꽤 큰 도시에 속한다는데 지금은 지역 경기가 안 좋아서 그런지 도시가 많이 쇠퇴한 느낌을 준다.  첫 인상은 오래된 인천과 조금 비슷해서 항만을 끼고 있는 공업도시로 인식했다. 시내에 들어서면 분위기가 달라지겠지만 오사카가 번화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드디어 자전거가 출발. 일상에 찌들었던 오감을 열어제끼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준비를 한다. 눈과 귀, 코와 잎, 팔다리를 비롯한 모든 신체기관이 일제히 새롭게 쏟아져 들어오는 수많은 정보를 분석할 채비를 갖춘다. 보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최대한 많은 것을 남기기 위해 보이는 모든 것을 게걸스럽게 먹어치울 준비를 한다.
지도를 샀다. 오사카에서 도쿄까지 가는 여러 가지 길을 두루 살핀후 대략적인 루트를 짜고 중간 중간 거점 역할을 할 캠핑장을 찾아본다. 대부분은 국도로 이동하기 때문에 대략적인 루트를 짜는 건 어렵지 않으나 세밀하게 들어가면 고려할 사항이 많아진다. 일단 최대한 산지는 피해야 한다. 가는 길에 터널은 없는지도 살핀다. 자전거에게 터널은 공포의 대상이다. 자전거를 집어 삼킬 듯 소리는 크게 확대되고 갓길이 거의 없어 공간이 협소해진다. 습습한 느낌까지 더해 기분이 나빠지고 언덕이나 급커브길까지 끼고 있으면 위험도가 배가 된다. 그래서 최대한 터널은 피하고 싶다. 또 터널이 자주 나온다는 이야기는 고지대란 이야기니까 자전거를 타기도 쉽지 않다. 그런데 캠핑장은 대부분 산을 끼고 있을테니 어쩔 수 없이 오르막을 자주 만나겠지만 최대한 편하고 안전하게 갈 수 있는 길을 찾기 위해 지도를 보고 또 보게 된다.
이럭저럭 출발 준비는 다 끝난 거 같다. 가장 힘겨운 자전거 운송 시간도 끝났고..첫 날은 오사카에서 일박. 마음이 조금 편해진다.


>> 일본에 도착. 정말 깔끔하다. 예상대로 자전거를 엄청 많이 사용한다. 그 만큼 자전거 타기도 좋다.



>> 익숙한 풍경. 편의점은 대부분 일본에서 들어왔다.


 

>> 준비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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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는 늘 날로 먹는다.

1.

처음부터 광우병 쇠고기는 관심도 없었다. 쇠고기를 자주 먹는 것도 아니고, 광우병 아니라도 이미 식품 안전에 대한 환상은 깨진지 오래. 요즘 세상에 내가 길러 먹지 않는 이상, 아니 설사 내가 길러 먹는다해도 식품 안전을 어디까지 보장받을 수 있을지...배불리 먹는 것만으로도 감사해하는 서민 정서를 어릴 때부터 간직해온터라 그냥 그런가부다 했다. 이런 헝그리 정서가 발전적이지 못하다는 것도 안다. 그래도 머리보다 몸이 더 정직하게, 늘 먼저 움직인다.

 

그,럼,에,도

내가 촛불집회에 나가는 가장 큰 이유는 보수의 천박함 때문이다.

광우병을 중심으로 대립이 생겼지만 사태가 발생하고 진화, 발전하는 과정을 보면

이 땅의 보수는 최소한의 예의와 상식도 갖추지 않은데다 무식하고 무지하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그래서 나는 흥분하고 또 촛불집회에 나간다.

 

2.

이 사회는 늘 보수에게 관대하고 결국 버티고 뻥치고 시간끌고 둘러대다보면 어느새 보수가 원하는대로 된다. 어제는 택시를 타고 오는데 택시기사가 촛불집회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두서없이 노무현도 씹고 이명박도 씹다가 갑자기 '민주당도 인제 국회 들어가야지. 언제까지 저 지랄을 할라고.'이런다.

그래...바뀐 거는 아무 것도 없고 그냥 장관 몇 바꾸는 시늉하고 되도 않는 추가협상 던져주고 시간 질질 끄니까사람들은 어느새 실증내고 짜증내고 ... 언론은 계속 촛불집회 관두라고 부채질하고 검찰은 조중동 광고 거부 운동은 언론 탄압이라 되도 않는 말을 씨부리고...이게 다 매번 이런다.

 

이런 꼬라지를 10년 넘게 보고 있지나 솔직히 사람에 대한 신뢰, 특히나 대중에 대한 신뢰는

별로 없고 저 거대했던 촛불의 물결은 대체 뭘 원했던걸까 하는 생각이 든다.

군중심리가 발동한 게 아니라면 진지하게 증명해야 할 것 아닌가!! 대체 여론이란 놈은 버티기만 하면 안정희구 심리로 돌아가버리니....

 

3.

최근 몇 달간 광우병 사태와 촛불집회의 향방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회 현상들을 지켜보고 있자면 스멀스멀 짜증이 밀려 온다. 그 짜증은 대부분 되도 않는 말을 지껄이는 보수를 향해 있다. 근데 그게 나에게도 내성화되어 이제 지레 포기하고 세상은 뭐 원래 그런건가부다 자포자기하는 심정까지 생겨난다.

 

먼저, 폭력성에 대한 이중잣대.

보수세력의 집회를 보자. 군복 입은 아저씨들이나 가스통 들고 위협하는 HID 대원들은 공포 그 자체다. 성조기 흔들며 울어대는 보수 기독교 광신도들이나 종로에서 정세분석에 여념이 없는 할아버지들은 언제나 막무가내다. 게다가 언제나 든든하게 버티고 있는 가공할 공권력. 폭력 시위, 폭력 시위 백날 떠들어봐야 폭력의 강도나 위용으로 보자면 죽었다 깨어나도 보수를 능가하기는 힘들다. 그런데 이쪽은 늘 폭력이라는 굴레와 멍에를 들고 다닌다. 그나마 사람들이 현명해져 촛불시위가 도덕적으로 우월할 수 있었는데 그 약발도 다 떨어져가는지 보수 언론은 신나서 촛불이 변질되고 있다 그런다. 자꾸 그러면 사람들은 또 그냥

정말 그런가부다 한다.

 

둘째, 각종 자유에 대한 이중잣대.

촛불시위 반대 1인시위를 하는 사람들은 늘 사람들에게 둘러 싸여 조롱을 당한다. 하긴...MBC, KBS가 친북좌파세력의 배후 조종을 받고 있다는 허접한 이야기나 하고 있으니 욕을 먹는 건 당연한데...더 짜증나는 건 그들이 토론에서 밀릴 때마다

'우리들도 표현의 자유가 있다. 엄연히 민주주의 사회인데 누구나 하고 싶은 말은 할 수 있는 거 아니냐?'는 식으로 도망칠 구멍을 찾는다는 거다. 표현의 자유 좋다. 그런데 왜 약자들이 짓밟히고 있을 때는 그런 말을 안하나??

자기들이 한 번도 소수였던 적이 없으니 이런 상황 자체도 피곤하긴 하겠지만...이 땅을 50년 동안 지배해 온 우파가, 전쟁 경험 세대의 과거지향적 사고에 기대 살던 사람들이, 군대와 조직과 명령과 복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저런 말을 하니까 조금 역겹다.

조중동이 언론의 자유를 말하고, 검찰이 언론탄압을 규탄하고, HID가 가스통들고 촛불집회를 력시위라고 욕하니...쓴 웃음만 나온다.


얼마 전에는 동생이 이런 말을 다 하더군.

'오빠, 요새는 뉴스가 제일 재밌어. 왜 이렇게 웃겨.'

 

셋째, 이명박을 바라보는 이중잣대.

사람들은 협상 과정이 불만족스럽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이제 그만하자고 말한다.

적어도 국제관제에 있어서만큼은 뿌리깊은 패배주의 앞에 할 말이 없다.

이 만큼 먹고 살면 달라지겠지 싶은데도 한 편으로는 그 놈의 경제적 욕심 때문에

존재 자체가 모순이다.

 

한겨레 생활광고를 보다가 '이 손으로 이명박을 찍었습니다. 잘라버리고 싶습니다.'란 문구를 봤다.

자기 손목을 잘라서 피가 철철 흐르는 강풀 만화도 봤다.

이런 식의 자기 고백은 좀 짜증난다. 이명박에 대한 환상은 온전히 환상에 불과한가?? 어차피 그 욕심이 자기 것인 이상, 그게 일시적으로 이명박에 대한 분노 때문에 우선 순위에서 뒤로 밀려 있다 해도 본질적으로 쉽게 바뀔 성질의 것이 아니다.

먹고 사는 일상으로 돌아오면 그 욕구는 온전히 제 몫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자르긴 뭘....그 많은 사람들이 후회하며 촛불시위에 나왔다. 그래서 이젠 후회하지 않을까?

그 때는 자른 손을 다시 붙여야 하나? 그리고 그 자기 모순적인 욕망 때문에 이쯤하면 그만하고 경제나 살리자는 욕구가 피어오를 때쯤 보수 언론은 이제 경제를 살려야 한다고 난리 부르스를 출 것이다.

이명박이 대운하를 쉽게 포기 못하는 것은 사둔 땅이 아까워서 그렇다 치자. 그럼 뉴타운에 열광해서 한나라당을 압도적 다수로 만들어준 대다수 사람들은 뭐 그들과 욕망이 많이 다른가?

난 사실 정권 퇴진 구호 재미없다. 별로 동의하지도 않고. 이명박은 엄청 싫지만 그래서 뭐?? 이명박 물러나면 민주당 뽑아주나??

정치공학적인 해법으론 답이 없어 보인다. 힘으로 권력구도를 바꾸자는 목소리도 지겹다.

 

그래서 그런지...

 

이명박 퇴진을 외치기 전에 먼저 숨통을 끊어놓아야 할 것은 ‘우리 안의 이명박

 

이라는 시사인의 어느 글귀가 마음을 싸하게 만든다.

저게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인데...그걸 못찾아서 촛불시위에 나가면 늘 정처없다.

우리 안의 이명박. 그게 늘 보수를 승리하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이다.

시간만 흐르면, 참고 기다리면, 적당히 둘러대고 돌아가면, 온갖 흑색비방과 억지로 일관하면

결국엔 자기들이 늘 승리한다는 보수의 강력한 믿음.

 

그래서 보수는 늘 날로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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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1] 장비 업그레이드

2005년 7월~8월 사이 자전거 유럽 여행을 다녀왔다. 해외 여행도 처음이었고 자전거 여행도 처음이었다. 첫 여행이긴 했으나 친구들의 도움 덕분에 그럭저럭 해낼 수 있었다. 그리고 기간이 50일 가까이 되었기 때문에 초보 여행치고는 배운 게 제법 많았다.

그래도 첫 경험인 만큼 모자란 게 많았는데 나름대로 준비를 한다고 했으나 특히 장비 부족으로 고생이 심했다.
그 때 느꼈던 부족함, 아쉬움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일취월장, 업그레이드한 장비를 갖추고 일본에 갔다.

장거리 자전거 여행에서는 장비를 제대로 갖추는 게 제일 중요하다. 지난 번 여행에서는 장비가 어설퍼서 개고생 장난 아니었다. 다음에 자전거 여행 가면 제대로 준비하겠다고 두고 두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자전거보다 두 배는 비싼 장비를 새로 달고 자전거 여행을 가게 되었다. 제대로 취미생활하려면 돈지랄 이라더니 자전거보다 부속품이 더 비싼 황당한 시츄에이션이다.

당연히 여행 목적에 걸맞는 적절한 자전거를 사는 게 첫 단계다. 내가 가진 자전거는 아메리칸 이글사의 athene인데 비교적 바퀴가 얇은 편이기 때문에 자전거를 바꿀까 고민이 많았다. 유럽에서 펑크로도 모자라 뒷바퀴 휠 바퀴살 자체가 뽑힌 가슴 아픈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아래 사진을 자세히 보면 뒷바퀴 휠이 다르다. 18만원짜리 자전거가 10만원 짜리 휠을 달고 다니니...계속 이런 언발란스 시츄에이션 -.-;;) 그런데 돈이 없어서 자전거를 새로 사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이 자전거가 일본에서 한 번도 펑크가 안난 걸로 봐서 지난 유럽 여행의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짐 관련 장비에 있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개인적인 생각에 가장 중요한 장비는 패니어가 아닐까 하고 생각하게 된다. 아래 첫 번째 사진은 유럽 여행 때 모습이고 두 번째 사진이 일본 여행 때 모습이다. 먼저 첫 번째 사진을 보자. 저렇게 여행가면 돈은 절약된다. 그러나 너무 위험하다. 일단 뒷바퀴에 무리가 너무 많이 간다. 6명의 자전거가 시도 때도 없이 교대로 뒷바퀴 펑크 사고를 일으킨다. 내 자전거는 아예 뒷바퀴 휠이 나갔다. 이게 다 지나치게 뒷바퀴에 무게가 몰려서 생기는 현상이다. 언덕을 올라갈 때도 훨씬 힘들다. 에스컬레이터를 탈 때는 같이 간 친구 한 명이 뒷쪽으로 쏠린 무게중심을 견디지 못하고 뒤로 넘어갔다.(이게 말로 하니 그런가부다 하는데 당시는 정말 위험했다. 완전 예상 못한 상황이었다.) 그리고 회전이 크거나 급정거를 하면 짐받이가 돌아간다. 자전거 균형을 잡기도 어렵고 한 번 넘어지면 수습하기도 힘들다. 매번 짐을 쌓았다 푸는 일도 장난 아니어서 짐싸다가 날다 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 유럽 여행 당시 자전거. 참 대책없이 갔다.


두 번째 사진을 보자. 우선 앞바퀴, 뒷바퀴에 랙(자전거 전용 가방=패니어를 달기 위한 뼈대)을 달았다. 그리고 앞뒤 패니어를 달았다. 가방이 총 4개다. 일단 저전거가 안정감이 있다. 앞바퀴 뒷바퀴로 적절히 무게가 분배되니까 자전거가 쏠리거나 짐받이가 돌아가는 일이 없다. 그리고 펑크도 거의 없었다. 패니어는 짐이 매우 낮게 달리기 때문에 무게중심이 낮아져 안정감이 높다.


>> 함께 여행간 친구  날맹의 자전거. 나와 똑같은 장비를 장착했다.


>> 18만원 짜리 자전거 athene. 가격대 성능비 몹시 좋다. 앞바퀴 랙을 달았다.  



 >> 뒷바퀴 랙. 앞뒤바퀴 랙과 패니어 4개를 합쳐 총 30만원이 넘었다.


 

랙과 패니어 덕분에 수납공간은 넉넉하면서도 안정성은 훨씬 높아졌다.


휴....오늘은 여기까지...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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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럽8] 유럽 여행 정리

이렇게 급(??)마무리 하려던 여행 계획이 아니었는데...늘 시작은 거창하고 끝은 개판이듯...지루함과 게으름을 핑계로 하루 하루 미루다가...보석처럼 빛나던 여행의 느낌은 점점 희미해지고 이젠 팩트조차 가물가물. 오래된 파피루스 문서처럼 살살 기억을 되살리지 않으면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 시점. 그래서 지금 끝내야 한다는 조바심.

마무리는 해야겠고, 왜냐면 마무리 없는 연재란 이상하게 찜찜하고, 숱하게 만들었다 없애버린 포털 싸이트 아이디와 미니홈피와 이메일을 생각하면, 이젠 기록 했다가 뭉텅이로 버리는 일은 그만 하겠다고, 천 년 만 년 진보넷 블로그를 쓰겠다고 마음먹었잖아.

그래도 다행인 게 여행 중 일기를 엄청 많이 써두었다. 그 내용을 토대로 이제 마무리를 해보려고..
그냥 순서 없이 전체적인 느낌을 살리는 수준으로....

1. 역시 제일 기억에 많이 남는 건 고생했던 기억들이다. 매일 간헐적으로 내리는 비에 젖어 제대로 말리지도 못했던 텐트가 뿜어내던 꼬랑내. 습습한 옷, 습습한 잠자리, 습습한 이불...  '다음에 자전거 여행가면 어떤 천재지변과 인재도 견뎌낼 수 있을 만큼 준비를 철저히 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 준비란 게 대부분 장비 문제다. 그 때 고생했던 경험했던 결과가 일본 여행에 반영되어 장비면에서는 엄청나게 발전했다.(이건 일본 자전거 여행에 쓰자) 그러나 여전히 비에 대한 대비는 불만족스럽다. 비가 온다고 무작정 쉴 수는 없다. 변화무쌍한 날씨에 완벽하게 대처하려면 옷을 잘 골라야 하는데...먹는 건 그냥 저냥 좋았다. 대형마트에서 골라먹는 싸구려 인스턴트 음식도 다양하게 차려 놓으면 늘 신난다.

2. 인간관계. 여럿이 가는 자전거 여행은 끊임없이 관계에 대한 고민을 놓을 수가 없다. 처음엔 호흡이 맞지 않아 이런 저런 작은 일들이 있었는데 차츰...뭐랄까...서로 조금씩 나서거니 물러서거니 하면서 나름 호흡을 맞췄던 거 같다. 어느 정도 역할 분담도 이루어지고. 이 번 일본여행에서는 한 발 물러서서 관찰하는 태도를 너무 대놓고 유지하다보니 심적으로는 편했는데 좀 여행이 맥아리 없다는 느낌도 받았다. 고생한 만큼 얻는 것도 많지만 자꾸 편해지고 싶었다. 다음 자전거 여행은 좀 더 단촐하게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닥치면 또 모르겠지만....새로운 도전이 필요한 게 아닌가 싶다. 어지간한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그래서 언어 문제가 수월한 국내 자전거여행을 1, 2년 안에 시도할 생각이다.

3. 일본 여행과 비교하자면 자연, 사람, 풍경, 감성, 교훈, 고민 등등 그 모든 게 유럽에서 훨씬 강력했다. 물론 여행 날짜가 훨씬 길어서 단순 비교하기는 그렇지만 일본에서는 상대적으로 신선한 느낌을 받지 못했다. 새로운 공기가 아니라 뭔가 익숙한 공기. 물론 친구들 선물사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보고, 먹고, 살 때마다 기분이 좋았지만 그게 자전거 여행의 목적은 아닌 거 같다.

4. 유럽인의 생각을 읽고 싶었다. 그렇게 많이 읽어내지는 못했지만 내 삶에도 여러 모로 자극이 되었다. 6시면 문 닫는 대형마트들, 너무나 깨끗했던 독일 캠핑장, 그에 대비되는 너무나 시끌벅적 지저분한 암스테르담 캠핑장, 자기 앞마당에 텐트를 치게 했던 친절한 벨기에 부부, 한국을 이슬람국가로 생각해서 오리엔탈리즘이란 말을 실감케했던 사람, 연신 '곤니찌와'와 '니하오'를 외쳤던 사람들, 유일하게 한국어 팜플렛이 전시되어 있었던 루브르 박물관, 그리고 그 팜플렛에 박힌 삼성 로고... 순간 순간에 대처하는 그들의 감정과 느낌, 편견과 지혜. 그 모든 걸 읽어내고 싶었지만 앞으로는 여행에서 그런 걸 기대하지는 않을 거 같다.

첫 여행이라 너무 설레였고 그 만큼 달려들고 싶었고 어설퍼서 힘들었지만 두고 두고 기억에 남을 그런 여행이었다. 결과적으로내게 남은 성과 하나를 말하자면 세상은 넓다는 걸 알았고  그 세상 속에 나도 함께할 수 있다는 자신감. 그리고 일상적으로 자전거를 타게 되었다는 사실.

안녕. 언제 또 그곳에 가게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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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 참가 후기

 >> 촛불시위의 방향을 두고 말들이 많다. 성공이냐 실패냐는 저마다 판단이 다를 것이다. 내 생각에 고등학생들이

조중동의 적이 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하다. 미래는 조금 밝아졌다.

 

 

>> 촛불집회에 가면 자연스럽게 다양한 깃발을 먼저 보게 된다. 여전히 깃발은 가장 단순명료한 정체성의 표현처럼

느껴진다. 아고라의 깃발을 어떻게 볼 것인가? 이 번 촛불시위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깃발이다.

 

>> 허허...보기만 해도 든든하구리.... 

 

 

>> 요건 조금 심정을 복잡하게 만든다. 군인이 우리를 지켜준다는 발상...그닥 맘에 들지 않는다.  

 

 

>> 시사인답다. 정기구독한 게 아깝지 않다. 이 번 촛불시위 덕분에 한겨레는 5배, 경향은 15배 정기구독자가 늘었다고

한다. 시사인도 많이 늘어야 할텐데...그것으로도 촛불시위 의미는 충분하다. 조중동/문화/SBS 완전 박멸. 

 

 

>> 국민대책위가 걸어놓은 사진. 물대포를 맞으면서도 팔짱을 풀지 않는 학생들의 모습에서 울컥...감정이 받쳐오른다. 

 

>>촛불시위 반대 1인 시위자들을 둘러싼 사람들. 야유와 조롱이 계속된다. 돈 얼마 받고 나오는 거냐면서 조롱의 뜻으로

동전을 던진다. 한 고등학생이 곧바로 받아친다. 이들을 비판하는 글을 즉석에서 작성 중이다. 자기 생각을 바로 바로

표현할 줄 아는 용기와 능력. 멋져부러~~

 

>> 쇠고기 협상과 광우병을 풍자하는 만화들. 늘 소를 괴물로 묘사하는 그림이 좀 불편하다.

 

 

>> 딱봐도 강풀만화라는 게 티가 난다. 손을 자른 그림은 조금 끔찍하다.

 

 

 >> 촛불집회에 참가한 민주당 국회의원들. 참 깝깝하겠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등신들.

 

 

>> 다양한 텐트. 대운하도 꼭 막아야할텐데...

 

 

 

>> ㅋㅋㅋ...쥐랑 소가 좀 불쌍하기 하지만 증말 웃겼다. 촛불시위에서 많이 웃었다. 그래서 집회가 즐거웟다.  

 

 

>> '소통=소와 통하였다' 는 2행시에 또 한 번 웃었다.  

 

 

 >> 이 번 촛불시위 때 제대로 뜬 칼라TV. 최현숙 씨와 정태인 씨가 시청 광장에 부스를 차리고 생방송 진행 중.

 

 

>> 이 번 촛불시위를 보면서 놀란 게 여러 가지 있지만 조중동 광고 업체 불매운동에 가장 놀랐다. 늘 주장하지만 한 번도

실현될거라 믿어본 적이 없는 그냥 구호같은 거였는데...현실이 될 줄이야. 내 머리로 이해하는 세상은 늘 한계로 가득 차

있다. 그저 놀라울 뿐이다. 조중동이 당황해 하는 꼴을 상상하면 즐겁다.

 

 

>> 에휴...전경버스랑 컨테이너 박스를 보면 이명박을 보는 듯 답답하다.

 

 

>> 너무 유명해진 패러디 포스터들.

 

 

이 번 촛불집회에 몇 번 참여하긴 했지만 대부분 지켜만 보았다.

다 찬성하는 것도 아니고 더러 비판적인 면도 있지만 역시 촛불집회를 긍정하고 있다.

 

1. 너무 재밌다. 집회장 자체가 역동성 그 자체다.

2. 맨날 내가 하면서도 실현 가능성을 믿지 않았던 일들이 실현되는 모습을 보았다.

3. 많은 사람들이 조중동의 적이 되었다.

4. 많은 사람들이 한나라당의 적이 되었다.

5. 진보정치의 가능성이 열렸다.

6. 직접행동과 비폭력의 힘이 얼마나 큰 것인지 보여주었다.

7. 수많은 청소년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8. 집회장에서 누나랑 동생과 난생 처음 한자리에서 만났다. 끈끈한 연대의식 형성.

 

이 외에도 너무 할 말이 많지만 여기까지...자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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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 [퀴즈쇼]



내가 좋아하는 중견 작가하면 단연 김영하와 김연수다. 이 두 작가는 일단 무지 유명하고 나름 앞날이 유망해서 내놓는 작품마다 늘 주목을 받는다. =이 둘이 인기가 많은 이유는 서로 다르다. 그 두 가지 이유는 내가 세상을 대하는 대표적인 두 가지 방식이기도 하다.

김연수는 끊임없이 90년대를 이야기한다. 김연수는 언제나 '역사적 진실이란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당연히 이 질문 안에는 90년대 운동의 패배의식이 짙게 드리워있다. 그는 하필 소련이 망한 91년에 대학에 입학했고 그 해에 수많은 열사투쟁 속에서 민주화 운동의 열기가 식어가는 것을 온 몸으로 경험한 사람이다. 과거를 재해석하고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을 수정하려는 노력은 삶의 의지가 발동한 것이겠지만 작품 전반에 짙게 드리운 회의적인 시선과 어두운 그림자는 희망의 언어를 압도해버린다. 당연히도 이것이 그의 소설을 읽는 이유인데, 또 당연히도 슬슬 그의 작품이 부담스러워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감정이 동화되는 소설만큼 매력있는 소설은 없다. 그러나 그 감정이 너무 과하면 힘겹다.

김영하 소설은 신선하고 재밌다. 초기 소설들은 소재 자체가 특이해서 흥미롭고  [아랑은, 왜]같은 소설은 형식이 파격적이다. 적어도 당시에는 그랬다. 문장은 짧고 간결해서 쉽고 빠르게 읽힌다. 비유는 유쾌하고 문체는 영화처럼 감각적이다. 그렇다고 요즘 유행하는 일본 소설과 비슷한 것도 아니다. 나름 등장인물들이 처절하고 너절한 모습을 보이는데다  [검은꽃]이나 [빛의 제국]처럼 역사를 소재로 한 이야기도 써왔기 때문이다. 또 소설 속에 20-30대 마이너리티 골방 백수들의 이야기가 자주 나오기 때문에 공감 가는 측면도 있다.

그런 김영하가 내놓은 신작 소설 [퀴즈쇼]. 20대를 위한, 인터넷 세대를 위한 소설을 쓰고 싶었다는 그의 말처럼 소설은 비루한 20대 청년의 삶을 이야기한다. 소설은 여전히 재밌고 흐름은 경쾌하다.  문장이 이전보다 가벼워져서  일본 소설을 읽는 느낌이다. 후반부가 조금 지루한 느낌이고 결말은 허탈하지만 성장소설은 늘 흥미롭다. 소설을 읽으면서 여러 가지 소설과 영화 제목이 스쳐 지나간다. 수많은 장면과 함께 20대 삶의 궤적을 돌아보게 된다.

[접속] : 97년 개봉작. 대학교 2학년 때 소개팅했던 애랑 같이 본 작품. PC통신 나우누리에서 채팅으로 나날을 보내던 때라 꽤나 공감했던 작품. 채팅으로 멋진 상대를 만날 수 있다는 환타지가 자취생들의 밤을 가득 채우던 나날.

[88만원 세대] : 88만원 세대라는 신조어를 유행시켰던 책. 비참한 20대의 삶을 구조적으로 분석하려는 시도만으로도 훌륭한 책. 386세대가 자신들의 경제적 기반을 잃지 않으려고 20대를 착취하고 있다는 분석이 매우 신선하면서도 충격적으로 다가왔던 책.

[파이트 클럽] : 오...이 영화는 정말 신선하고 충격적이었다. 별 볼일 없는 노동자들이 은폐된 공간에 모여 주먹질을 해대며 열광하는 그 모습. 인간심리의 이중성을 날카롭게 파고든 영화. 에드워드 노튼의 진정한 매력이 마구 뿜어져 나오는 영화.

[우연의 음악] :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며 인간 내면 심리의 변화를 매우 섬세하게 묘사하는 폴 오스터의 소설. 갇혀 있는 세계와 열린 세계. 두 세계의 차이와 유사성. 자발적인 구속과 복종. 많은 것을 고민하게 만드는 소설.


결국 밀폐된 공간에서 퀴즈쇼를 벌이며 주인공이 깨달은 것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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