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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날 난 자각한다...

 

난 비오는 날을 좋아 한다

 

비만 오면 미친듯 돌아 다니던 시절도 있었고...

아무것도 할수 없어 멍하니 하루를 보내던 시절도 있었고..

비만 오면 너무도 그리운 사람이 있어 종일을 울던 시절도 있었다

 

태생에 무슨 문제가 있어서 그럴까?...

아님 누구나 다 그런걸까?....

 

처음 일을 하던 시절엔 한가한 근무시간이 좋아서 비를 기다리기도 했고

빗소리가 잔잔히 들리는 가게앞 아스팔트가 좋아서 비를 기다리기도 했다

 

구름이 어두운 차분한 하늘이 좋아서 비를 기다리기도...

비오는 날을 좋아라하는 날 위해 비만 오면 늘 웃어 주던

그 사람이 좋아서 비를 기다렸다...

 

생각 나는 사람도 많다...

비오는 날 같이 여자에게 배신 당한 사실을 알게되었던 그놈..

비만 오면 무조건 달려야 했던 형..

그리고 비오는 날을 너무 싫어 했지만 비만 오면 날위해

늘 웃어주던 나의 그사람...

 

난 지금 전기건설현장에서 일한다...

지난 14년간의 나의 길이 한순간에 무너지고 아무것도 붙잡을수

없어 삶의 끝을 생각 하게된 날 다시 보듬기 위해 선택한

내 마지막 결정 이다

 

하루 12시간이상의 노동 시간

정말이지 매일매일이 전쟁같다..

그늘한곳 없이 햇빛에 뜨겁게 달궈진 철판 위에서 허리를

숙인채로 하루 7터의 물을 마셔가며 일을 한다

 

몸이 힘든건 얼마든지 참을 수 있다 어찌됐든 일은

끝나기 마련 이니까...

그런데 가슴에서 자꾸 울려고 한다..

머리에서 자꾸 포기 할려고 한다....

 

지나온 나의 방만 했던 나의 삶에 대한 댓가라 생각 하기로

했는데 보이지 않는 미래의 전망 따윈 없다고 얼마든지

찾아 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거친 현장의 분위기따윈 그동안 내가 겪었던 일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자신 했는데..

 

그런데 하루 에도 몇번씩 자꾸 가슴이 울려고 한다

머리가 자꾸 흔들린다

 

아직도 정신 못차리고 날 현장과 따로 생각해서인가?...

도대체 왜 그런 걸까?

 

난 비오는 날을 좋아한

내가 처음 일하던 시절엔 더 그랬다..

날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쉬게 해 주었으니까...

그때 난 노동자 였다

 

그러다가 내가 오너가 된 후엔

점점 난 변해갔다 난 더이상 노동자가 아니었다

 

 

지금 난 노동자가 되려한다

가슴을 부여 잡고 머리를 질끈 붙들고 다시 시작하려 한다

 

요 며칠 비가왔다

조금 알 수 있었다...내 속 깊은곳에 비오는 날에 대한

감성은 변하지 않았지만 대가리속은 변했었다는걸...

 

얼마전 친구와 친구의 제자들과 함께한 술자리에서

제자들에게 나를 이렇게 소개했다

"안녕하세요 요놈의 친구이자 전기건설노동자 000입니다"

 

나 울뻔햇다 다시는 내입에서 그말을 못할줄 알았으니까..

 

비오는날 그리워 지는건..비오는날 눈물이 나는건 어쩔 수

없지만 비오는 날 난 내가 노동자임을 다시 한번 자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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