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내 아버지는....

난 내아버지와 지금껏 같이산 날이 10년이 채 안된다

내나이 서른 일곱인데 27년을 떨어져 산 셈이다...

뭐 특별한 이유가 있는건 아니고 내가 여덟살때

머리깍고 절에 들어 가셨다

(그날은 우리집에 처음으로 TV가 생긴 날이기도 하다)

그때부터 1~2년에 한번씩 며칠간만 아버지를 볼수 있게 되었다

 

내 아버지는 조각가 이셨다 그래서 난 어릴때 늘 나무 냄새

물감냄새를 맡으며 살았다 덕분에 난 나무랑 색을 구분하는데

약간의 재능이 있다

그리고 우리집엔 다른 집보다 벼루 그림 불상 등등이 많다

어릴땐 그게 자랑스럽기도 했었다

난 무신론자다 근데 왠만한 불경은 다외운다 심지어 법명도 있다

 

이런 사소한 기억들이 힘들게 느껴졌던 시간들이 있었다

국민학교?..시절 선생님이 물어보는 아빠 뭐하시니?

친구들이 놀려대는 재네 아빠는 중이래요...

교회집사인 친구 어머니가 너 이제 우리애랑 놀지마...

홍길동도 아닌데 아버지를 아버지라 못하고 스님이라 해야하던..

(그래도 난 한참을 아버지라 불렀다...)

뭐 이런 것들이었다..

 

하지만 조금 커서는 그런일이 거의 없었다.

내가 다 때려 주었었거든....

난 아무문제 없었는데 어느새인가

난 문제아가 되어버렸다...

 

그런 편견들이 난 진짜 화가 났다..그래서일까

학교에서는 점점 조용해졌고

집에서는 점점 쾌활한 아이가 되었다

경제적 여건이 힘들어 이절 저절을 떠돌아 다니느라

전학도 여러번 했다

사춘기 시절엔 극에달해 사고를 치기 시작했다..

난 점점 외톨이가 되어 가기 시작했다

 

그런던 중학2년때 난 폭행사건으로 정학을 먹어서

부모님을 모셔와야 했다...

당연히 난 어머니에게 말을 했다....

그런데 다음날 오신건 아버지였다 그것도 승복을 입고...

분명히 지리산 어느 산골에 있어야할 양반이...

 

교무실에 선생님들 그누구도 말을 못꺼내는 그 순간..

내 아버지가 우셨다... 아주 조그 맣게 "죄송합니다"라고

말씀을 하시며 우셨다...

처음으로 아버지의 눈 물을 본날...

난 오랜만에 아버지손을 잡고 집까지 걸어왔다..

 

아버지는 많은 말씀을 하셨다

난 무조건 좋았다..정말이지 참 행복했다

그때 부터 난 아버지를 스님이라 부른다..

그후로 몇가지 일이 있기도 했지만..

이젠 그딴건 하나도 중요 하지 않다...

 

내아버지는  스님이다  이제 야 눈치 채셨는가....

난 복 받은 놈이다.. 멋진 아버지를 가지고 있거든...

 

요즘 하도 봰지 오래되서 찾아 가고 싶은데..

인간적으로 너무멀다....

한 9시간 걸리나.... 아주 그냥 산악 행군이다.

 

 

 

예전에 원효 대사 일대기를 TV에서 한적이 있다

그때 원효 대사가 아들 설총에게 산문 앞마당을 쓸게 한후

낙옆 하나를 떨어뜨리고 가는 장면이 있었다...

그때 난 같이 보던 아버지를 보고 씨~익 웃었다..

난 알았거든 깨끗한 마당에  그 낙옆 하나는  설총이란걸...

바로 나란걸....

 

난 내아버지가 스님이라 아주 조~오~타

 

회심곡                    부모님 은혜                           김영임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