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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의 과거와현재 한홍구선생님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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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인_"4대강은 살리고 아이들은 죽인다?" - 2010년 예산안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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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인(경제평론가)











4대강 살리고 아이들은 죽인다?


 


24분만에 통과된 예산, 재정적자는 어찌 될까?


지난 12월 31일 저녁 8시 39분, 김형오 국회의장은 예산안을 직권상정해서 불과 24분 만에 통과시켰다. 심재철 예결위원장은 속기사석 부근에서 보고를 했고, 반대토론을 신청한 박선영의원(자유선진당)은 마이크도 잡지 못했다. 예산부수법안이 법사위를 통과하기도 전에 예산안을 심사했으니 국회법 84조를 어긴 불법이고, 자기들이 의원총회를 하던 곳으로 회의장을 급히 변경시켰으니 한나라당은 예의 후안무치를 또 한번 과시했다. 이른바 “4대강 살리기”를 위해서 이런 날치기를 부추겼다는데 예산안에는 과연 무엇이 들어 있을까?


예산안이 통과되자마자 7분만에 기자들에게 배포한 기획재정부의 “보도참고자료”와 예산안 Q&A의 친절한 설명부터 들어 보자. 두 자료 모두 맨 앞에 재정적자와 국가부채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작년의 재정적자가 51조원으로 GDP의 5%였고 이 정도의 수준이면 외적 조건에 따라선 외환위기를 맞기 십상이다. 다음 그림을 보면 이명박 정부 들어 재정수지와 국가부채 문제가 급격히 악화됐다는 사실을 금방 확인할 수 있다.

 


PIC121900.gif 


 

* 기획재정부 예산안 Q&A


세계를 덮친 금융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재정지출을 늘릴 수 밖에 없었고 따라서 재정적자가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는 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래도 세계 최고의 속도로 재정적자가 증가한 탓을 미국발 위기에만 돌릴 수는 없다. 경제위기가 닥쳤는데도 작년에 부자들의 세금을 깎아 줬기 때문이다. 문제는 한번 세법을 바꾸면, 다시 개정하지 않는 한 그 효과가 매년 나타날 수 밖에 없다는 데 있다. 다음 표를 보면 2009년에 통과된 세제개편안에 따라 금년부터는

 

2008년 세제개편안 세수감소 효과 (단위: 조원)

 

 

2008 

 2009

 2010

 2011

 2012

 합계

전년 대비방식 

 5.5

 10.5

 13.3

 3.8

 0.4

 33.5

 기준년 대비방식 

 5.5

 12.4

 23.2

 24.6

 24.4

 90.2

* 국회예산정책처 2009

 


 

기준년 대비 25조원(GDP의 2.5%)내외로 매년 세수가 감소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니 지난 두 정부 동안 거의 균형을 이뤘던 재정이 펑크날 수 밖에 없다(그림 참조).


금년에 정부가 예상하는 적자규모는 30조여원으로 금년에 비해 상당히 줄어든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은가? 세제개편안에 따라 줄어드는 세수는 작년 대비 13.3조원인데 적자규모는 오히려 20조원이나 감소했다. 그렇다면 지출을 바짝 죄지 않으면 안 된다. 정부총지출(예산+기금)은 작년 301.8조원(추경예산 기준, 정부 발표는 본예산 기준인데 이건 눈속임이다)에서 금년 292.8조원으로 9조원 감소했다. 나머지는 세수를 증가시켜 메우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이 항목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주먹구구요(금년에 명목으로 6.6%의 경제성장율을 기록할 거란다), 조삼모사(내년에 받을 세금을 미리 거둬 들인단다)지만 여기서는 생략하기로 한다. 세출 9조원은 어디서 줄어들었을까?


줄어든 건 복지와 교육 예산이다


작년 추경예산과 대비해 볼 때 확연하게 줄어든 부문은 산업.중소기업.에너지 분야다. 액수로 5.7조원, -27.4%이다. 이 부분이 마음에 걸렸는지 기획재정부는 친절하게 내역을 설명했다. 작년에 본예산과 추경예산을 더해서 08년에 비해 무려 65%(8.2조원)을 늘렸는데 대부분 자금경색 완화를 위해 신용보증기금과 긴급경영지원 자금의 증액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참여정부 기간 동안 평균 2% 미만으로 늘어나던 액수를 갑자기 30배 이상 증가시켰으니 패닉 상태를 벗어난 지금 액수가 줄어드는 건 당연하지만 현재 수준도 여전히 08에 비해 30% 가까이 늘어난 상태다.


다음으로 보아야 할 부분은 SOC, 즉 토목건설부문인데 액수로 25.5조원에서 25.1조원으로 4000억원(약 -1.6%) 줄어들었다. 그러나 이 분야 역시 참여정부 때 평균 2%남짓 늘어나던 예산을 작년에 무려 30% 이상 증가시킨 바 있다. 그리곤 위 분야와 달리 거의 감액되지 않았으니 여전히 우리는 토목건설에 목매고 있는 것이다.


교육예산도 줄어들었다. 작년 추경예산 39.2조원에서 금년 38.3조원으로 9000억원(약 -2.3%) 감소했다. 교육예산은 참여정부나 이명박정부나 똑같이 매년 9% 내외로 증가했는데 금년에는 오히려 쪼그라든 것이다. 사교육비는 매년 10% 이상 뛰고 있는데 공교육비는 기는 정도를 넘어 뒷걸음치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금년 예산의 자랑은 복지분야이다. 금년 복지지출은 81.2조원으로 작년 본 예산(74.6조원)에 비해 6.6조원(8.9%) 증가했고 총지출 증가율의 세배에 가깝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Q&A의 두배가 훨씬 넘는 분량으로 이명박 정부의 “맞춤형 복지”를 계층별로 친절하게 홍보하고 있다. 이 정도면 가히 복지천국이다. 그러나 추경예산(복지분야 80.4조원)을 기준으로 하면 복지예산은 8000억원(1.0%) 증가했을 뿐이다. 더구나 복지지출에는 자연증가분이 있다. 연금을 받는 노령 인구가 늘어나면 복지 지출은 매년 자동적으로 늘어날 수 밖에 없으며 정부가 제아무리 줄이고 싶어 안달을 해도 결코 줄일 수 없다. 그 액수가 금년에 3조원이 넘는다. 또 보금자리주택 13만호 건설 관련 융자금도 복지예산에 포함시켰는데 그 액수는 2.6조원이다. 조금 싸게 빌려 줬다고 해서 원금과 이자 차액을 모두 예산에 포함시킨 것이다. 결국 경제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서민들을 위해 정부가 새로 책정한 예산이 실제로는 5조원 가까이 줄어들었다는 얘기다. 가짓 수는 늘었는데 거기에 쓰일 예산은 오히려 줄어들었으니 화려한 홍보는 눈속임 아니면 언발에 오줌누기다.


이나마 정부의 뜻대로 시행될 수 있을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위의 모든 수치가 내년 실질 경제성장율 4%(명목으로 6.6%)를 가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수치는 민간소비가 금년에 비해 3.6%나 늘어나고 설비투자 역시 두자릿 수 감소세에서 11.4% 증가로 급반전해야 한다(한은 2010년 경제전망). 금년 소비가 0.3% 증가를 달성한 것도 자동차 세제혜택 등 특수 요인에 의한 것이었는데 과연 사람들이 이제 살만 하다며 내구재 소비를 늘릴까? 세계의 불확실성이 여전한데도 기업인들은 갑자기 대대적 설비투자를 시작할까? 더구나 세계경제는 여전히 넘쳐나는 돈 밑에 도사린 폭탄들 위에 세워진 누각이고 우리 경제 역시 부동산 거품 위에 놓여 있다. 이번 날치기 사건을 부른 4대강 사업이란 강변을 개발하는 대규모 리조트 사업(보도자료에 정확히 “세계적인 수변공간 정비”, “수변공간 중심의 관광, 레저산업 활성화”라고 표현 돼 있다)으로 이야말로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불러 온 주범이다. 제목이 틀렸다. 이번 예산은 강을 죽이고 우리 아이들도 죽일 것이다. 내가 틀리길 바란다.


덧글 : 그럼 서민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부동산이나 주식에 투자할 생각은 아예 접고 빚을 줄여야 한다. 솔선수범! 나는 집 팔아 빚을 없앴고 전세로 들어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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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보조금 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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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벌 보조금 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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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참사 범대위 수배자 3인,경찰에 자진출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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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8일 명동성당에 도피 중인 박래군 공동대책위원장이 지난 1년여간의 소회를 밝히고 있다.

  

2010년 1월11일, 작년 용산참사로 인해 진상규명 활동을 펼치며 전철연등과 연대해 온 박래군,이종회 용산참사 대책위 공동집행위원장과 남경남 전철연 의장 등은 지난 10개월 동안의 순천향병원과 명동성당에서의 도피생활을 마치고 검찰,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자진출두 하였다.

 

이 날  오후 3시 3인은 명동성당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가지며 용산참사로 인한 정부의 유족간 보상합의 이 외에 사건의 진상규명과,세입자권리옹호,검찰의 미공개 수사기록 3천쪽이 공개되야 하고 용산참사로 인한 유족보상과 장례식만을 마쳤을 뿐  사건의 근본적 해결은 아직 이루어지지 못했다며 이명박 정부의 조속한 사과와 마무리를 촉구하였다.

 

또한 1년 여의 투쟁과정에서 함께 연대해 준 문학예술인들,종교인들,대책상황실 동지들께 존경과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명박 정권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살인재개발 정책과 4대강 개발에 대한 비판과 구호를 외치며 기자회견을 마친 이 들은 명동성당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경찰 호송차량에 의해 3시 40분 경 관할서로 이송되었다.

 

앞서 지난 1월 8일 용산참사 고인들의 장례식 하루 전 날, 박례군 용산참사 대책위 공동집행위원장은 "12월27일 용산참사가  타결 됐다고 언론에 들었지만 참사 자체가 해결 된것은 아니다. 재개발정책 등 아직 갈 길이 멀다. 이제 1부능선을 넘은 느낌이다."라며 지난 1년간의 투쟁과정의 소회를 밝혔다.

 

또한 타결 자체의 아쉬움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박 위원장은 "결과만 판단해서는 안된다. 한꺼번에 다 되는것이 아니다. 돌아가신 다섯분이 300일도 넘게 장례를 못치르는 상황과 유가족도 고려했어야 본다. 더 이상 고인을 앞세워 싸울 것이 아니라 유가족도 실생활로 돌아가게 해줘야 한다." 며 지난 350여 일간의 투쟁 의미를 밝혔다.

 

사진/기사 = ORIBAL

 

 

인터뷰 영상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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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경제 (2) - 상호적 인간?_정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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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인(경제평론가)

 

 

사랑의 경제 (2) - 상호적 인간?

 


“잠정 결론” - 상호적 인간(homo reciprocity)

지난 호에 내 드린 문제들은 실험경제학/진화경제학에서는 수천번 되풀이됐고 이제 어느 정도 ‘잠정 결론’에 도달한 것들입니다. 이 문제를 가장 쉽고도 정확하게 소개한 책은 최정규 경북대교수의 “이타적 인간의 출현”입니다. 지난 대선의 결과 때문에, 혹은 실연 때문에 “역시 인간이라는 종자는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하시거나, 아니면 “그래도 사람이 희망”이라고 믿고 싶은 분들은 꼭 한번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먼저 최후통첩게임의 논리적 답은 1원(최소 단위)입니다. 이렇게 거슬러서 추론하는 겁니다. 다연이 처지에서 제안을 거부하면 아무 것도 손에 남는 것이 없습니다. 따라서 승연이가 무정하게도 한 푼도 줄 수 없다고 하지 않는 한, 제안을 받아 들이는 것이 무조건 이익입니다(경제학의 가정대로 호모 에코노미쿠스라면). 그리고 승연이는 다연이가 그렇게 생각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이건 게임이론의 기본 가정 중 하나입니다). 따라서 승연이는 1원을 제시해서 999원을 갖게 됩니다. 

실제 결과는 어땠을까요? 대부분의 제안자(승연이에 해당하는 사람들)는 400원에서 500원 을 주겠다고 했습니다. 놀랍게도 500원이 제일 많았고 250원 이하일 때는 응답자(다연이)가 거부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사람들이 논리적이지 않기 때문일까요? 대부분의 실험은 경제학과, 경영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했고, 심지어 미국 최고 대학의 경제학과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해도 결과는 마찬가지였습니다(물론 평균 액수가 조금 낮아집니다. 하하). 이 게임을 반복해서 실시했을 때 초지일관 이기적으로 행동한 사람은 극소수였고 이기적 행동은 1/4을 넘지 않았습니다. 물론 이 첫번째 결과를 놓고도 해석은 구구합니다. 이 때문에 더 복잡한 실험이 행해졌는데 상대방을 다시는 볼 가능성이 없을지라도, 액수가 훨씬 커지더라도 (우리 월급의 세배쯤 되는 돈을 걸고 해도) 결과는 유사했습니다. 

제가 이 문제를 처음 접한 것은 17년 전 쯤이었습니다. 당시에 유학 가 있던 최정규교수가 사회경제학회의 피시 통신 게시판에 문제를 냈었죠. 그 때 제가 쓴 답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500원 이상이 제안되면 응답자(다연)는 무조건 받아들인다. 그러나 액수가 낮아지면 낮아질수록 ‘이 나쁜 놈이...’하는 생각이 커질 것이다. 그리고 상대방이 이런 생각을 할 것이라는 사실을 제안자(승연)도 짐작할 수 있다. 자기도 무일푼이 되는 경우를 걱정하게 될 것이고 결국 500원보다 조금 낮은 액수를 부를 것이다. 그 차이는 자기가 제안자가 된 행운의 댓가라고 생각할 것”이라는 거죠. 실험의 결과를 거의 정확하게 맞췄지만 그건 곧 제가 경제학의 A,B,C도 모르는 비논리적 인간이라는 걸 증명한 겁니다ㅠㅠ. 

그런데 이 답은 이후에 상호성(reciprocity, 저는 이 개념이 관련된 다른 분야도 고려할 때는 호혜성이라고 번역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이라는 인간 본성의 하나로 정식화됩니다. 인간은 남이 좋게 대하면 자신도 좋게 대하지만(“웃는 낯에 침 뱉으랴”) 상대방이 모욕을 주거나 넘어야 하지 않을 선을 넘을 때는 자신에게 손해가 된다 하더라도 처벌을 한다는 게 (강한)상호성입니다. 함무라비 법전의 “이에는 이, 눈에는 눈”과 비슷하죠? 또 칸트의 황금율(“네가 대접받고 싶은 대로 남을 대하라”)과도 통합니다. “왼뺨을 때리면 오른 뺨을 내밀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은 이런 얘기를 넘어서는 거 같죠? 분명 그건 종교의 차원입니다^^. 

그런데 조금 생각하면 제 추론은 이렇게까지 확대 해석될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궁극적으로 자기도 무일푼이 되는 걸 막기 위해 500원에 가까운 액수를 제시한 것이 아니냐, 그렇다면 그것도 결국 이기적 행위라는 겁니다. 독재자게임은 이런 의문에 대한 실마리를 줍니다. 이 게임은 상대방이 거절도 못하니까 한 푼도 안 주는 게 논리적인 답입니다. 과연 게임 결과가 그렇게 나왔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어떤 구체적인 조건을 더 하느냐에 따라 액수는 달라졌지만 답은 언제나 플러스로 나왔고 500원도 꽤 많이 제시됐습니다. 사람은 상대방의 ‘행복’에도 관심을 갖지 않으면 뭔가 불행한 존재가 된다는 얘깁니다. 

인간은 실로 이기적으로만 행동하지는 않습니다. 사랑을 위해 결투를 해서 결국 죽는 중세시대의 기사라든가, 화랑 관창처럼 자기 목숨을 바칠 수도 있고, 조국 해방이나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건 투사들이 있었고 촛불을 들고 줄기차게 광장으로 나섰던 여러분도 그렇습니다. 이기적 인간(homo economicus)이라기 보다 상호적 인간(homo reciprocity)이라고 부를만 합니다.

공동체는 어떻게 운영될까?

공공재게임은 공동체의 운영에 시사점을 줍니다. 공공재는 주류 경제학에서 인정하는 대표적인 ‘시장실패’의 사례입니다.  흔히 드는 예는 국방이나 치안인데 공중파 방송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선덕여왕을 본다고 해서 다른 사람이 못 보는 것도 아니고(비포화성), 내가 밉다고(또는 돈을 안 낸다고) 나만 못 보게 할 방법도 없습니다(비배제성). 지난 달에 문제로 낸 마을의 가로등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경우 이기적 인간이라면 난 가로등 없이도 잘 다닐 수 있다며 돈을 내지 않고 가로등 덕을 한 밤 중에 보려 할 겁니다. 이른바 무임승차자(free rider) 문제가 발생하는 겁니다. 모두 그런 머리를 굴린다면 가로등은 세워질 수가 없겠죠. 그래서 주류 경제학자들도 공공재는 국가가 공급해야 한다고 한발 물러섰습니다. 하긴 신자유주의는 이런 논리를 넘어서 국가가 공공재를 (독점적으로) 공급하면 서비스가 나빠진다면서 다시 공공재를 시장에 맡기려고 합니다. 바로 이명박 정부가 지금 하는 정책들입니다. 

과연 게임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요? 유명한 페르와 슈미트의 게임(1999)의 경우 첫 번째 실험에서, 우리 게임의 가정으로 하면 600원 쯤 나왔습니다. 인간이 이기적이라면 한푼도 안 나와야 하는데 꽤 많은 돈이 나온 거죠. 평균으로 치면 1인당 120원, 즉 자기 재산의 3/5쯤 내 놓은 겁니다. 그럼 매칭펀드를 합쳐서 1200원을 돌려 주니까 1인당 평균 재산은 320(1200/5 + 400/5)원으로 불어납니다. 그런데 한푼도 안 낸 사람은 자기 돈 200원에 돌려받은 돈 240원(공공재의 이익)을 합쳐서 440원이 되고 200원 전부를 공공의 이익을 위해 내 놓은 ‘착한’ 사람은 240원만 쥐게 됩니다. 

돈을 많이 낸 사람은 화가 날 것이고(아주 이타적인 사람이라면 오히려 만족할까요? 하하) 돈을 적게 낸 사람은, 어쩌면 속으로 자신의 똑똑함을 자화자찬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이 게임을 반복하면 어떻게 될까요? 횟수가 거듭될수록 사람들이 내는 돈은 점점 적어집니다. 돈 안 낸 사람을 처벌할 방법이 없으니 나도 돈 안 내서 응징(비록 자해일지라도)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고 나도 이기적으로 행동하자며 따라 한 것일수도 있겠죠. 결국 10번째 게임을 반복하면 70% 이상이 한푼도 안 내고, 나머지도 아주 소액을 내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경제학이 예측하는 바와 비슷해진 거죠.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이 게임에 무임승차자를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를 붙이면 각자 내는 액수가 오히려 늘어나거나 거의 줄어들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즉 처음 게임에서 돈을 적게 낸 것은 응징의 의미가 컸다는 얘깁니다. 

그래서 이번 달 질문은 어쩌면 더 간단합니다. 인간은 이기적일까요, 아니면 이타적일까요? 또 우리는 어떨 때 이기적인 인간이 되고 어떨 땐 헐크처럼 정반대의 인간이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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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선의 빨간장화_2010년 보신각 타종행사

어릴 적 12월 31일이 되면 부랴부랴 집을 청소하고 목욕을 했다. 그리고 당시 착한 어린이는 9시에 자야 한다는 맹목적 계도에도 불구하고 365일 중 12월 31일은 하루 만큼은 까만 밤을 뜬 눈으로 지새워야 했다. 이유는 해가 바뀌는 찰라에 잠을 자면 눈썹이 하얗게 센다는 속설 때문이었다. 그렇게 새해 맞이의 경건함은 일상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쇠와 나무가 만들어내는 깊은 울림. '33번이 맞나?' 한 번 두 번 세기도 하고, '저 많은 사람들은 이 시간에 어떻게 집에 가지?'하는 걱정과 함께 조금 전까지만 해도 전혀 들지 않던 지난날에 대한 반성과 앞날에 대한 다짐이 가슴 속에서부터 마구 마구 올라왔다. 

 

 그러나 이런 경건함이, 또한 반성과 후회, 각오와 다짐에 대한 울림들이 2009년부터 사라졌다. KBS의 왜곡된 타종행사 진행과 풍선조차 시위물품이라며 축제의 한마당에 찬 물을 끼얹는 현 정부의 그릇된 태도 때문이었다.

 

 이에 2009년 1월 한 시청자가 방송통신위원회에 시청자들의 알권리를 침해한 것이라며 민원을 냈고, 여기에 방통위는 '동 프로그램에서 제작진이 고의적으로 방송을 왜곡, 과장할 의도는 없었다고 판단되나, 비록 쇼.오락 프로그램이라 하더라도 동 프로그램처럼 시사성이 포함된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향후 제작시 사실성과 객관성 등에 있어 보다 주의를 기울일 것을 권고 조치함'이라는 답변했다.

 

 방통위의 말대로라면 타종 행사는 그 고유의 의미를 상실한 채, 편집이 난무하는 쇼.오락 프로그램이라는 전제가 깔려있다. 또한 사실성과 객관성에 있어서의 주의 권고는 그나마 다시 KBS가 타종행사를 맡게 될 경우에만 적용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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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면 2010년의 타종행사는 어떻게 방송 되었을까?

 

 먼저, 오랫동안 타종행사를 주관해 오던 KBS가 아닌 서울시 소유의 교통방송인 tbs가 주관을 맡았다.
 KBS는 우아한 음악회 중간에 보신각의 전면이 아닌 후면에서 생중계로 현장을 연결했을 뿐이다. 결국 KBS에는 방통위가 말한 주의 권고를 지킬 '향후 제작'에 대한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둘째, 33번의 울림은 북 소리에 묻혔다. 
 사실 2009년과는 달리 2010년 타종행사 현장은 현 정부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크지 않았다. 그럼에도 2009년에 당한 바(?) 있어서인지 종이 울리는 33번의 시간 동안 앞의 3번을 제외하고는 현란한 북소리로 종소리를 덮어버렸다. 따라서 주관 방송사가 오디오를 덧씌워가며 사실성에 충실할 필요 없이 기획단계에서부터 철저히 대비했다. 

 

 셋째, 대한민국 5천만 명이 함께 하는 타종행사를 서울시의 관치행사로 전락시켰다.  
 한 나라의 대표방송국이 아닌 시 소유의 방송사가 주관사였던 것도 그렇거니와, 타종이 끝나자마자 오세훈 서울시장은 '세계 디자인 도시, 서울' 선포식을 그 자리에서 진행했다. 2010년 지방선거를 의식한 오시장의 자리 굳히기 시도는 사고의 위험이 높은 광화문 광장에서의 보드 대회 개최에 이어 겨울철 철거민들을 내쫓는 잔임함까지 더해져 관치행사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2010년 1월 1일 광화문과 종로 일대 타종행사를 함께 하기 위해 모인 시민들은 7만 여명이라고 한다. 그러나 보신각을 중심으로 도로의 절반은 경찰이 차지했고, 그나마 철통같은 경찰의 경호를 뚫고 보신각 정면에 자리한 시민의 숫자는 어림잡아 만여 명이 채 되지 않았다. 어릴 적 막연하게나마 갖고 있던 송구영신에 대한 경건함은 2009년과 2010년을 지내면서 이렇게 변질되고 왜곡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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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여 한 마디>>

보신각 정면에 서 있던 경찰복장의 "POSS(public order security service)"의 정체는?

1) 행사장 경호원

2) 경찰

3) 경찰 고용 사설 경호원

4) force와 발음이 유사한 정체 불명의 집단 

 


2008년 타종행사 민원에 대한 방통위의 답>>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003&articleId=2359611

 

오버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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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참사 현장에서 갈구하는 성탄절의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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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참사가 일어난지 340여일째, 하지만 그 비명은 끝을 맺지 못하고 아직도 신음중이다.

이 날 오전 11시 경 남일당 골목을 가득 메운 천여명의 신도와 시민들은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집도로 진행되는  성탄미사에 용산참사 유가족과 함께하기 위해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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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엔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와 당직자, 민주당 송영길의원,정동영 의원,손학규 전 대표도 참석하여 올해안에 끝맺지 못한 용산문제에 대한 안타까움과 죄스러움으로 유가족과 함께 미사를 같이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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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고 이성수씨 부인 권명숙씨는 "몇 일 있으면 1년이다. 이 자리에서 구정을 맞이했고 추석을 맞이했고 다시 몇 일 있으면 구정을 다시 맞이한다. (지난) 추석에 행여나 해결이 돼서 가족 품으로 돌아갈까 손톱만큼의 기대를 했지만 그것도 유가족의 힘이 모자라 큰 바람으로 만 끝났다. 이제 성탄과 연말과 신정을 맞이하게 되었다...여러분!저희 유가족이 힘이없다. 365일 장례를 치루는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다." 라며 1년동안의 정부가 보여준 무책임한 태도를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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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권명숙씨는 "속이 상한다. 하지만 여러분이 있고 이자리를 마련해 주신 신부님들이 계시고 모든 분들이 계신다. 유가족들은 용기 잃지 않고 내일을 위해서, 여러분에게 받은 선물 꿋꿋하게 살아가면서 갚겠다. 용산 유가족 잊지말고 마음 속에 담고 앞으로 더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린다."라며 연신 눈물을 흘리며 새해에도 끊임없는 지지와 연대를 호소했다.

 

취재/사진 = ORIB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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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25 용산성탄 천주교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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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르니카_정태인

 * 이번 주 피디저널에 실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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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인(경제평론가)

 

 


게르니카 



내 공부방에는 피카소의 게르니카가 걸려 있다. 1937년 스페인 내전, 인민 전선(공화군)이 장악하고 있었던 바스크 지방의 게르니카에 대공습이 있었다. 아비규환을 이렇듯 절절하게 표현하는 예술가가 또 나올 수 있을까? 공포에 질려 초점을 잃은 눈들이 사면팔방에 불안을 전염시키고 있다. ‘입체파’의 기법이 한껏 효과를 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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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맘 때 세계경제는 말 그대로 공포에 떨었다. 끝없이 솟아오르던 글로벌 금융시스템의 바벨탑은 마비됐고 이미 갈갈이 찢어진 세계가 불통의 언어로 대립하는 일만 남은 것으로 보였다. 30년대 대공황이 결국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진 것 처럼... 

다행히 인류는 1930년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 하지 않았다. 전 세계의 중앙은행이 달러와 자국 통화를 대대적으로 쏟아 부어서 패닉이 붕괴로 이어지는 것을 막았고 동시에 재정 지출을 늘렸다. 1년 만에 세계는 패닉에서 “불안 속의 낙관”으로 돌아섰다. 아니, 한국에선 낙관이 흘러넘치고 있다. 코 앞에 내외의 위기가 닥쳐 있는데도 7% 경제성장을 내걸었던 이명박 대통령은 치매걸린 노인처럼 또 다시 토건의 성장신화를 외치고 있다(임기 말에는 기어코 7%를 달성한단다). 

과연 그럴까? 내년 5% 내외의 성장을 예측하고 있는 정부나 민간기관은 모두 3% 정도의 세계경제전망을 전제로 하고 있다. 불행히도 붕괴 직전의 바벨탑은 설계가 변경되지 않았다.  대형금융기관이 위험한 투자를 감행해서 성공하면 이익을 챙기고 실패하면 납세자가 손실을 떠안는 “대마불사”의 구조는 여전하다. 위험 분산의 묘약으로 믿었던 파생상품에 대한 규제도 구체화되지 못한 채, 상업용 부동산이나 자동차 대출 등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똑같은 성격의 폭탄들이 과잉 유동성 밑에 숨어 있다. 더구나 더 장기적이고 더 풀기 어려운 글로벌 불균형 역시 아무런 대책 없이 지금도 부풀어 오르고 있다. 또한 세계경제가 현재의 예측대로 순조롭게 돌아 간다면 지금 같은 유가나 원자재 가격을 기대하기도 힘들다. 먹잇감을 찾는 과잉 유동성이 원자재 선물시장으로 몰려갈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한국 또한 마찬가지다. 현재의 낙관적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라는 형식이 큰 몫을 했다. 작년 4/4분기와 금년 1/4분기가 워낙 나빴기 때문에 정부의 온갖 정책이 다 쏟아진 금년 2/4분기와 3/4분기의 성장률이 플러스로 돌아선 건 당연하다(이른바 기저 효과). 그러나 지난 3분기 동안, 즉 봄, 여름, 가을 동안의 경제성장율은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여전히 -1.8%에 머무르고 있다(한은 3/4분기 국민소득(잠정), 12.4). 민간소비는 -1.5%, 설비투자는 -15.5%였고 내수 전체로 -6.8%였으니 서민들의 체감에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다만 수출감소(-5.3%)보다 수입감소(-13.2%)가 더 커서 GDP의 폭락을 막았을 뿐이다. 

그런데 내년에 어떻게 갑자기 4.6%(한국은행, 2010년 경제전망, 12.11)의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일까? 민간소비가 금년에 비해 3.6%나 늘어나고 설비투자 역시 두자릿 수 감소세에서 11.4% 증가로 급반전할 것이라는 예측이 그 비밀이다. 금년 소비가 이 정도에 머무른 것도 자동차 세제혜택 등 특수 요인에 의한 것이었는데 과연 사람들이 이제 살만 하다며 내구재 소비를 늘릴까? 세계의 불확실성이 여전한데도 기업인들은 갑자기 대대적 설비투자를 시작할까? 불행히도 중장기 기대의 급반전은 케인스의 용어로 “확률관계 0”에 가깝다. 

물론 이들 기관의 예측이 조작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단지 현재의 수치들을 과거의 모형에 넣어서 나온 결과이고, 그것은 최근의 호전 기미를 단순 연장했다는 걸 의미한다. 정말 상황이 호전되고 있다면 한국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체계적으로 부동산 거품을 빼는 일이다. 그런데 정부는 오히려 4대강 등 토목건설에 목을 매달고, 반면 가장 효율적인 장기 투자인 교육과 의료 등 복지의 비중은 줄이고 있다. 게르니카의 공포는 그다지 먼 곳에 있지 않다.  

잉그릿드 버그만의 청순한 미소는 스페인 내전 속에서 피어났다(“누구를 위해 종은 울리나”). 게르니카의 바스크 지역에서는 세계적 경쟁력을 지닌 몬드라곤 협동조합이 확고히 뿌리를 내렸다. 경쟁과 독선이 아닌, 협동과 사랑이 우리의 희망이다. 또 다시 뉴타운과 특목고 등 나와 내 가족만은 성공할 수 있다는 맹신의 주문에서 빠져 나올 때 비로소 우리 아이들을 게르니카의 공포로부터 구할 수 있다. 
***

다 못 쓴 얘기.  나이 50줄에 들어서서 그럴까? 중환자실에 입원한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내가 세상에 진 빚을 생각한다. 물질적으로, 정신적으로 진 그 수 없는 빚들... 이제 내 능력을 벗어난 일을 다 접고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진 빚부터 남은 생애까지 갚아야겠다. 그래도 못 갚을 것이 너무나 뻔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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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31일 일명 노랑풍선 사건 최혜원 선생님 무죄 인터뷰

 

 

작년12월31일 타종 때 "선생님을 돌려주세요"가 쓰여진 노란풍선 기억하시죠?

 

그 때 풍선이 시위용품이란 걸 경찰이 처음 일깨워줬잖아요. 

 

당시 전경의 다리를 붙잡았다고 공무집행방해죄와 집시법 위반 혐의를 받은 

 

최혜원선생님이 오늘 무죄선고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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