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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강 여행 (14) 2007/10/17
  2. 걷다가 돌아와서 1 -여행 가방 (19) 2007/09/27

한강 여행

from 너에게독백 2007/10/17 01:51
레이[행정에 낭만이 없어] 에 관련된 글.

레이도 그날 한강에 갔었구나.
나도 지난 주말에 한강에 여행을 갔었다.
원래 주말에 다른 곳으로 여행을 갈 계획이었는데 어찌어찌 무산이 되어, 토요일 낮에 혼자 가방을 메고 나섰다. 날이 추워지기 전에 노숙여행을 한번 더 다녀오려고 계획했었고, 그날 날씨도 집에서 딩굴기에는 너무 아까워서 여차하면 노숙하겠다는 준비를 해서 나섰다.

지난번 추석 여행에 빌렸다가 돌려주지않은(못한) 여행가방에 텐트를 쑤셔 넣고, 침낭이 없어서 담요랑 읽을책, 손전등, 스케치북, 색연필, mp3,사과, 칼을 챙겨서 나섰다. 어디로 갈까 하다가 역시 먼곳은 차비도들고 내가 나선 시간이 2시가 다되서니 만만한 한강으로 가기로 했다.

한강도 여러군데라... 어딜가지 하다. 6호선타고 쭉달리다 그냥 합정에서 내렸다.
양화대교쪽으로 내려가니 절두산 천주교 순례지가 나오길래 들어가봤는데, 조용하니 좋더라. 냄새도 참 좋고.

한 30분 가만히 앉아있다 내려와서 딩굴거리며 책을 읽을 만한 잔디밭을 찾아 걸었다. 역시 가방메고 나와서 찬찬 걸으니, 이게 여행이지. 햇살은 따사롭고 입은 저 혼자 베실거리고 뒷꿈치는 땅에 닿으려 하질 않으니 몸이 팔락팔락한다.

조금 걸어가니 , 작은 잔디밭이 나오고 자전거 타다가 쉬는 사람들이 띄엄띄엄 한명씩 누워있었다. 오호 사람들은 이렇게 사는구나 .. 나도 한 자리 차지하고 가방을 열어 텐트를 치려했는데 , 역시 아직은 햇살이 아깝다 싶어서 그냥 드러눕기로했다. 가방에 넣어두고 꺼내지 않았던 텐트 후라이와 비올때 가방을 쌌던 커다란 비닐을 꺼내서 돗자리대신깔고 업드려서 한참 책을 읽었다. 드러누워 하늘도 보고. 구름도 보고. 풀내음도 흠뻑 마시면서. 매일 이리 살면 얼마나 좋을꼬.

해가 뉘엇해지면서 바람이 불고 몸이 차가워지길래 담요를 덮었지만 , 어림없다.  텐트를 쳐볼까.
사람들이  조금 처다 보긴했지만, 뭐 별상관 않더라.  (뭔상관을 하겠어.) 텐트를 치고 나니 완전 감동.
초록색 바닥에 새파란 텐트라니. 꼭 우주선 같다. 빌린우주선이지만. 보라색 운동화를 벗어두고 안으로 들어가서 책을 다시 읽다가 좀 더 추워서 텐트 문을 닫았다. 아늑하다. 한참 공상도 하고 책도 보다 텐트 문 지퍼 사이로 들어오는 빛의 색이 변한것같아 문을 여니 , 해가 지고 있다. 붉으스름하게 취기가 살짝 오른 대기 . 한가로운 자전거들. 사람들. 엄마가 잃어버릴까 내 이름을 매직으로 써놓은  볼때마다 웃길 맥가이버 칼로 새빨간 사과를 뭉텅 짤라 먹고 있자니 달큼하기도하지만 조곤댈 친구가 있음 더 좋겠다는 생각이 서걱서걱 씹히더라.

그래선지 움직이질 않아선지 더 추워져서는 급기야, 사람들에게 문자를 보냈다.
"나 양화대교에서 혼자 놀고 있는데, 술싸들고 오실분~"
스케쥴이 맞지 않는 대부분, 단한명 전화한 1인 _부깽.
"어디서 그렇게 불쌍하게 하고 있어? 나 2시간 정도 뒤면 갈수 있을거 같은데. 가게 되면 바리바리 싸들고 갈께"
크, 갑자기 불쌍해지네. 그래도 너무 고마운데 2시간 기다릴 수 없을거 같아서 혼자있다 일어서겠다고 했다. 애초에는 홀로 노숙할 생각이었지만 역시 침낭없이는 무리.
아, 스케쥴이 맞지않았던 무리중에 하나인 디디는 "그래  낭만고양이가 되거라"라고 문자를 보냈다;

아무튼 조금 더 딩굴대다가 텐트안에 찬공기가 가득차서 코가 시릴정도가 되어서, 정리하고 일어섰다. 짐싸서 걷는동안 해는 완전히 넘어갔고, 마포대교쪽으로 가면갈 수록 사람들이 많아졌다. 아니  이게 낭만고양이면, 완전 고양이가 떼로 있네. 다들 돗자리펴고 맥주에 통닭먹고, 도시락먹고, DMB로 티비도 보고 있고, 사진기를 삼각대에 세우고 뭔가 찍을 준비하는 사람도 있고.. 신기했다. 사람들이 다 이렇게 살고 있는건가 싶은게. 마포역쪽으로 나가는 길에는 사람이 훨씬 많아서, 이상할정도 였다. 마포에 사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가 하면서 지하철역으로 갔더니 뭔 행사가 있다 지하철에 이렇게 사람이 많을까.
공익요원들은 정신이 없고, 인산인해다. 질리도록 사람이 많아서 이게 뭔가 한참 한참 고민했는데, 불현듯 전날 떡볶이 집에서 본 뉴스가 기억난다. "세계불꽃축제" -_-;;; 웁스

혼자 텐트치고 자면서 불꽃쇼를 봐도 뭐 우연히 재미있었겠지만, 역시 미리 빠져나온게 그나마 다행이겠지?다음날  결국 한강 다시가서 노숙했다.  아무튼 한강 노숙 강츄.  요즘은 추우니까 방한대책을 잘 세우고..(침낭을 구하던 사람을 구하던)

*
텐트치고 노숙시, 보안을 위해 옷핀이 유용하다는것을 배웠다.
잘때는 밖에서 안열리도록 옷핀으로 지퍼들 머리를 옷핀으로 꾀어 걸쇠를 걸듯이 해놓으면 조금이라도 안심이 되는것 같다.





절두산 성지,



잔디밭,

하늘

누워서 본 하늘,

운동화

운동화,

빌린우주선

빌린 우주선,




우주선 내부,



물든 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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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17 01:51 2007/10/17 01:51
쉬운거부터 이야기 해볼께.
이번 여행의 주요 테마중 하나는 걷기와 노숙이었어.
따로 숙소를 잡지 않고 걷다가 잠자리를 찾고 하늘보면서 자보기로 한거지.
이 부분이 나한테는 이 여행을 가고 싶게한 가장 큰 부분중에 하나이기도 해.
왜냐고? 요즘 내 재정상태가 말이 아니었거든. 앞으로도 그럴테고,
앞으로 혼자 여행할때를 위해 미리 시험해보고 싶기도 했고.

이렇게 해서 얻은 경험이 제법되서,
앞으로 나를 위해서 그리고 가난한 당신을 위해서 정리를 좀 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그리고 가난문제가 아니더라도, 여행이라는게 평소보다 소비를 많이하게 되는 경우가 보통이니까 최소한의 소비로 여행을 지속할 수 있도록 고민해보는 계기가 되어서 좋았던거 같아.

<가난한 우리를 위한 여행 가방>

*4박 5일의 여정이었다는것을 참고하고 읽도록 하는게 좋겠지.


가방속에 뭘 준비해 가야 할까?

1. 최소한의 현금 (왕복차비 + 비상금 + 최소한의 식비)
결론부터 말하면 45000원을 예산으로 잡았는데 그것도 다 못쓰고 남겼어.
그런데 이건 어디로 가는가에 따라 조금 유동적이겠지.
여행에서 비용을 지출하게 되는게 숙박비와 교통비 그리고 식비지.
숙박비는 노숙으로 0
교통비는 걷는 것과 히치하이킹으로 최소화
식비는 앞으로 나올 필수품들로 거의 0

2. 노숙을 위한 침낭, 매트,(텐트)
나에게는 1인용 텐트가 있었지만, 여러사람들이 가는거라 2-3인용 텐트를 2개 더 빌렸어.혼자간다면 1인용텐트면 충분하지. 그런데 결론적으로 9월 말정도에 여행가는거라면 텐트는 필수품이 아니라는거야. 텐트는 한번밖에 사용하지 않았어.

다만 되도록 부피가 작고 가볍고 따듯한 침낭만 꼭 있으면 되더라.그리고 침낭 밑에 깔 매트는 웬만하면 가져가는게 좋아.습기도 안올라오고 땅에서 차가운 기운도 막아주고. 이거  한장이 참 크더라구. 가벼우니까 노숙할꺼면 꼭 가져갈것. 돗자리 대용도 되고.침낭과 매트 역시 주위에서 빌렸어.

텐트 없이 침낭만 덮고 자려면 비닐이나 우비 같은걸 한겹더 덮고 자면 하나도 안추워.물론 비가 올때는 대비해서 좋은 정자나 버스정류장을 물색해야해.

3. 버너와 코펠
버너는 초소형 가스버너를 누가 빌려왔어. 가스버너는 편리하긴한데 가스가 무겁다는 단점이 있어. 화이트 가솔린을 쓰는것도 봤는데 그건 흘리면 불붙을 수 있다는군. 아무튼 이런건 살때 잘 알아보고, 가는곳에 조달이 확실히 되는 연료를 사용하는것을 가져가면되지. 코펠은 우리가 8명이 움직였는데 버너가 어차피 1개였으므로 밥할 코펠 큰거 하나면 충분했어.

4.도시락과 가볍고 착한 먹거리들 (여기가 하이라이트)
이번여행에서 식비지출은 0이었어
일단 첫날 아침은 각자 먹고 출발했고 그날 점심은 정읍에 도착해서 먹었는데 도시락을 집에서 싸와서 나누어 먹었지. 점심값을 줄이는데도 한몫했지만 나중에 그 도시락통에 남은음식들을 싸가지고 다닐때 유용했어. 그다음에는 대체 뭘 먹었냐고? 대체로 아래가 다야.

누룽지, 김, 소금, 쌀, 고추장, 미숫가루, 고구마, 김치 나 깻잎등의 염장식품, 얻은 과일, 막걸리

위에서 필수품은 누룽지, 김, 쌀, (막걸리) 정도 일까?

누룽지를 한친구가 되게 많이 싸왔는데, 처음에는 왜 저걸 저렇게 많이 싸왔지? 짐도 무거운데라고 했지만 정말 누룽지가 없었다면 우린 어쨌을까 싶을정도로 유용했어. 가볍고 상할 염려 없이 밥을 운반하는 최고의 방법이랄까?

<4-1 누룽지의 아름다운 용도 >
1. 기차에서 입이 심심하니까 조금씩 나누어 먹는다.
2. 비가 쏟아져서 어디서 밥할 곳도 없어 , 비를 피한 편의점 안에서 막걸리로 저녁을 때울때 생생우동 한그릇을 사서 누룽지를 넣어 누룽지 탕을 먹는다. (나는 채식을 해서 생생우동을 안먹지만. 이날은 국묵에 적신 누룽지가 너무 유혹적이라 먹었음. 단체 여행에서의 상황에 따른 허용이지-_-)
3. 아침식사 정도로 누룽지를 물에 넣고 끓여 먹으면 밥대용이 된다. 싸가지고온 김치나 깻잎 김등과 함께 배를 채우면 그만.
4. 누룽지를 고추장에 찍어먹는다.


<4-2 김과 깻잎김치의 아름다운 용도>
1. 김이나 깻잎김치에 따뜻한 밥을 싸먹는다 (둘다 부피가 작다는 장점이 있다. 김은 가볍고)
2. 아침에 남은 밥을 김에 싸서 주먹밥을 만들어서 도시락통에 싸두었다가 점심에 먹는다.
3. 국을 끓일 여유가 있을때는 물에 소금과 김을 찢어넣고 끓여먹는다
4. 술안주로 훌륭하다.

<4-3 막걸리>
1. 어디에서나 1000원. 술이 필요하다면 막걸리를 먹자.
2. 밥대신 먹어도 속이 든든하다. 실제로 저녁 몇끼를 막걸리와 누룽지로 대신했다.
3. 많이 먹으면 머리 아프다는것을 모두 알기에 절주가 된다.
4. 지역마다 다른 막걸리를 팔기때문에 다른 맛을 보는 재미가 있다.
5. 저녁에 살짝 먹으면 잠이 잘 온다. 따뜻해진다.

고구마는 생으로도 익혀서도 먹을수 있어 좋고, 미숫가루도 출출할때 먹을 수 있고 상할염려가 없지. 고추장 역시 상할일이 없어 좋고 김을 찍어먹든 손가락을 찍어먹든 밥을 비벼먹든. 암튼 좋아.

이것만 먹는걸로 무슨 재미가 있냐, 무슨 청승이냐 하겠지만 엄청 맛있었고 풍요로웠고 행복했어.한번해봐. 누룽지의 위대함을 알게될걸. 물론 중간에 민가에서 한번 자서 거기서 조금 다른것들도 먹었고. 나는 심지어 살이 쪄서 돌아왔다네.


여기까지만으로도 엄청기네, 다음부터는 아래 그림으로 생략.



*mp3 : 지친마음을 달래고 힘을 내게하지. 시끄러운 차소리를 막아줄때도 있고. 그래도 계속 듣고 있으면 놓치는 소리가 있으니까 적절히 사용해야해. 저번에 자전거 여행때도 너무 지칠때 힘이 되어줬어. 나는 꼭 필수품으로 꼽겠어,

*스포츠타월: 없으면 되도록 얇은 수건이 좋고, 스포츠 타월은 얇고 빨리 말라서 좋아. 그런데 이번에는 수건은 거의 안썼어. 안씻었거든.

*지도 : 여행가는 지역 인포메이션센터에서 꼭 챙겨야해. 미리 가져가는 지도도 좋지만 각지역 지도가 휴대하기 편하고 자세하지. 여러 정보도 적혀있고.(각종 기관 전화번호라던가) 이런건 보관해 놓고있다가 다음에 갈때 사용해도 좋아. 이번에도 그랬는데 도움이 조금 되었어.

*책 :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3권을 추천함. 읽었더라도 다시한번 보면 좋을꺼야. 사실 여행중간에 책읽을 새는 별로 없긴한데, 출발할때나 틈틈히 읽으면 나름 맛이 있는듯. 시집도 컴팩트하고 좋을듯. 수첩에 적어놓은 시가 있어서 술마실때 친구들에게 읽어주고 그랬는데 너무 좋았어.


*편안하고 가벼운 가방
가방을 빼먹었네! 이렇게 많은 짐을 지려면 가방이 필요하지.
나는 가방이 없어서 40리터짜리 가방을 빌려서 갔어. 사실 5일 여행하는데 너무 큰거 같긴 했지만 그래도 꽉차더라. 텐트니 침낭 같은걸 넣었더니. 그리고 이 정도 준비면 한달도 가능할거 같고.


다음이야기는 시간과 장소에 맞춰서 풀어볼려고. 잘 될지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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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27 18:25 2007/09/27 1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