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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6/06/16
    성질머리하고는...
    말걸기
  2. 2006/06/15
    치, 성질 돋구네!(6)
    말걸기
  3. 2006/06/14
    아, 뭐야~아!(3)
    말걸기
  4. 2006/06/12
    집안일의 7단계(5)
    말걸기
  5. 2006/06/12
    짝꿍의 친구들(3)
    말걸기
  6. 2006/06/09
    궁금하군.(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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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2006/06/08
    6월 7일(7)
    말걸기
  8. 2006/06/07
    아빠들의 휴일
    말걸기
  9. 2006/06/07
    휴일의 꽃(2)
    말걸기
  10. 2006/06/04
    접사를 시도하다(8)
    말걸기

성질머리하고는...

 

6월 15일. 어떤 이들에게는 대단한 명절이었을른지 모르겠으나 나에게는 짜증 점철 신경질 만땅, 그런 날이었다.

 

 

1.

 

요즘 계속 그러했듯이 해가 딱 중천에 떠 있을 때 잠에서 일어나 보니 그새 전화가 걸려와 있었다. 민주노동당 총무실장. 무슨 일일까 궁금해서 전화를 했더니 점심 먹으러 나갔는지 받지를 않는다. 그래 점심 시간은 피해야지. 또 상상. 혹시 이 인간 4월에 준 파일 어디가 내팽겨쳐 놓아서 퇴직금액 정리한 거 다시 달라는 얘기하려고 하나? 입금했다고 친절하게 전화할 사람은 아닌 듯하니 이게 젤루 좋은 소식이긴 하다. 기대. 기대. 기대.

 

말걸기가 언제부터 '긍정적 사고'를 했다고 이 따위 기대를 했는지. 참, 어리석고 순진한 놈. 점심 식사를 다 했을 법한 시간에 전화를 했다. 사무실 전화를 받지 않는다. 핸드폰으로 했다. 또 전화를 받지 않는다. 뭐야? 전화해 놓고선 전화도 안 받고. 끊자마자 전화가 왔다. 잠깐 일처리한다고 전화 받는 타이밍을 놓쳤나보다. 그래, 일하다 보면 전화 못받을 수도 있지.

 

총무실장이 퇴직금 지급을 미뤄달랜다. 국승 때부터 일한 L씨도 퇴직금 1,300만원을 청구했는데 이런 일이 한둘이 아니다. 당 사정 잘 알지 않느냐. 돈 없다. 7월에 중앙위와 당대회가 있고 어쩌고 저쩌고.

 

"약속을 지키세요. 이미 그런 사정 다 감안하고 약속한 거잖아요."

 

"총장님은 지급해 주겠다고 하시던데요."

 

돈 관리하는 실무자 입장에서는 고려할 것도 많고 어쩌고 어쩌고.

 

"하루 지났습니다. 지급해 주시죠."

 

다른 이들의 생각은 어떤지 확인해 달라고 했다. 잉? 이렇게 나오면 어쩔 수 없지. 전화 돌려서 의견을 다 확인할 수밖에.

 

"전화해 보고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선거라고 연락도 잘 못하고 지낸 사람들에게 이제야 안부도 묻게 되었다. 전화통에 대고 5명과 수다 진하게 떨었다. 다들 그러지. "뭐 하자는거야!"

 

띠리링띠리링.

 

"다들 오늘까지 지급해달라고 하네요. 4시 30분, 그러니까 은행업무 마감시각까지 넣어주세요."

 

씨발씨발. 혼자서 성질을 버럭버럭 내면서 빨래 개고 설거지하고 있던 차, 4시 경 우수사랑이 전화를 했다. 돈은 역시나 안 들어왔단다. 말걸기는 총무실장하고 통화한 후에 총장에게 전화를 했더니 전화기가 꺼져 있었다고 했다. 아마도 이때 주요행사가 있었을 터이니. 우수사랑이 총장이랑 얘기해보겠다고 한다. 다시 우수사랑이 전화. 총장이 미안하단다. 지금 지방에 있어서 그러는데 16일(이게 오늘이지 아마?)에 서울 올라가서 바로 처리해주겠다고 약속했단다.

 

이렇게까지 얘기했으면 하루는 참아줘야지 뭐. 설거지 끝내고 우체국 가서 내용증명 보내려고 했는데 굳이 그럴 필요는 없게 되었다. 그래도 신경질은 이빠이다.

 

 

2.

 

15일에는 하늘이 예뻤다. 날씨도 좋았다. 무엇보다 전날 비가 많이 내렸기 때문에 시야도 깨끗했다. 이런 날 사진 찍으러 나가야 했었다. 청명한 날 기다렸는데 이게 뭐람. 오후내 한참을 전화 붙들고 있었으니 사진도 못찍고. 이게 또 성질머리 건드린다.

 

성질나 죽겠는데 사진은 무슨 사진! 이런 날 사진 찍다가 성질 못이겨 D200 부셔버릴지도 모른다. 덜컥 겁이 나더라. 이때부터 집안의 물건들이 말걸기에게 소리친다. 혹은 눈치를 본다.

 

"제발 저는 집어던지지 마세요. 저는 잘못한 게 없잖아요. ㅠㅠ."

 

이 불쌍한 것들은 말걸기와 함께 있다가는 박살날지도 모른다고 겁을 먹고 있었다. 폭력의 충동은 자신에게도 괴롭다. 순간 머리 꼭대기에 기가 몰리면서 미쳐버린다. 그 직전에 스스로 제어한다. 그 제어는 가슴을 쓸어내리게 하고 식은땀도 난다.

 

지난 2월부터는 이런 일이 자주 있었다. 물건 집어던진 적도 한두번이 아니다. 내가 힘이 세지 않길 다행이지. 여기서 조금만 더 나가면 파괴의 짜릿함을 느낄지도 모른다. 그리고 거기서 더 나아가면 약자를 폭행하겠지.

 

스스로에게 겁을 먹은 말걸기는 무작정 집을 나갔다.

 

 

3.

 

놀자. 그래도 사람들하고 노는 게 좋겠지. 전화 한바퀴 돌렸다. 전화 안 받는 사람. 일하는 사람. 이미 멀리 집으로 가버린 사람. 대놓고 '싫어' 하는 새끼 등등. 그래 일을 안하니 놀아줄 사람도 없구나. 이땜에 또 성질이 버럭버럭. 말걸기 이 새끼는 인생을 어떻게 산거야? 바보 새끼.

 

혼자서 무작정 종로로 나갔다. 무작정은 아니고 꼭 사야할 책(꼭 읽어야 한다기보다는)이 있어서 영풍문고 갔다. 책을 사고 여행 때 쓸 메모책도 사고.

 

짝꿍에게서 전화가 왔다. 학교 동료네 문상을 갔는데 이왕 함께 간 김에 자주 모이지도 못하는 신규들과 놀겠단다. 다행이다. 짝꿍은 말걸기의 신경질내기, 짜증부리기에 참으로 인내를 잘한다. 하지만 어느 선을 넘으면 괴로와하고, 그 다음 선을 넘으면 화를 낸다. 그럼 둘은 싸운다. 하루 이틀 말도 안할걸. 이 정도 상태면 짝꿍과 마주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더라.

 

 

4.

 

시내를 뱅글뱅글 돌다가 영화나 볼까? 하필이면 시간이 맞는 게 엑스맨뿐이냐. 이거 혼자 먼저 봤다가는 짝꿍이 실망할텐데. 같이 보기로 했으면 같이 봐야지. 우이씨. 그래, 소위 예술영화 좋아하는 씨네큐브 가자. 15분 기다리면 되겠군.

 

영화시간은 다 되어가는데 전화를 한다던 '각'이 전화를 하지 않는다. 행여 놀고 있으며 껴보는 것도 좋을 듯해서 영화표도 사지 않고 말걸기가 먼저 전화를 했다.

 

만화 보다 보면 '100t'이라고 써있는 망치로 맞는 장면이 있다. 딱 고장면. 시베리아-몽골 여행 멤버 하나가 7월 초까지 일해야 한단다. 여행 꽝내자는 거야? 뭐야, 긴 시간 여행이라 짝꿍이 섭섭해 했음에도 불구하고, 애초 예상보다 많은 돈 땜에 피가 마름에도 불구하고 가기로 했고, 이 동네가 워낙 까다로워 불안한 것도 많은 데다가 여행 정보 개판이라 진을 빼가며 예약까지 다 하고 준비물 목록까지 다 만들어 놓았는데 이제 와서?

 

파괴욕구 게이지 상승. 그래도 불쌍한 '각'을 위하야 차분차분 의견을 나누었다. 중요한 일을 하고 있으니 28일에 함께 못 가도 7월 초에는 이르쿠츠크로 날라오라고 하자. '각'이 전화를 해보더니 16일(이것도 오늘이군)에 확답을 하겠다 했단다.

 

혼자서 게이지 관리하다가 씨네큐브에서 영화보는 것도 놓쳤다. 이날 참 전화도 많이 했네. 밧데리가 나갔다. 정동스타식스에 가서 영화볼 요량으로 그곳으로 향하던 차 편의점이 있길래 밧데리 충전을 맡겼다. 30분은 걸린단다. 스타식스에 가서 시간표를 보니 밧데리 충전 땜에 볼 수도 없게 되었다.

 

진짜 풀리는 거 없네. 우이씨. 맥도날드에서(진짜 오랜만에 갔다) 콜라 한 잔(오랜만에 마셔보네) 마시며 러시아 여행 가이드북을 찬찬히 읽으며 '기대'를 누리려고 노력했다. 약간 진정된 모드. 밧데리 찾고 다시 보니 스타식스 밤샘 패키지 상영이 눈에 들어왔다. 엑스맨이 껴 있을 게 뭐람.  봐 버릴까? 안 돼! 안 본 척하면 되지 않을까? 안 돼!

 

 

5.

 

뱅글뱅글 혼자서 돌아다니다 날이 밝은 다음에 집에 들어왔다. 맘이 편해졌다. 밝아져서 짝꿍 먹을 것도 챙겨주고 방긋 웃으면서 빠이빠이, 잘 다녀와 인사도 했다. 하룻밤 성질 죽일 시간을 허락해준 짝꿍에게 고맙더군. '집에 안 들어 올거야?' '집에 언능 와서 잠이나 자!'가 아닌...배려의 말과 함께...

 

 

6.

 

지난 밤 돌아댕기는 게 힘들었는지 오늘은 늦게 일어났다. 아무런 연락도 없는 걸 보니 퇴직금 지급은 안되었군. 치. 에휴. 몰라.

 

우수사랑의 메시지가 여러번 왔다. 우수사랑은 지금 참 힘들게 생활을 꾸리고 있다. 하던 공부도 마저해야 하고 아이 둘도 자주 아파서 돌봐야 한다. 돈 벌기 쉽지 않다. 수개월 인내한 퇴직금이 당장 손에 들어와야 한다. 말걸기야 짝꿍한테 당분가 비비면 되지만.

 

이런 상황인데 진짜 안주네... 다시 성질 게이지 상승. 어쩔 수 없다. 갈 길을 가야지.

 

 

치, 성질 돋구네!

 

말걸기[퇴직금 지급 협상 타결 인사]에 관련된 글.

 

퇴직금을 준다고 약속했었다. 4월 25일(화)의 일이었고, 약속에 따라 4월 27일(목)에 1차분을 지급했었다. 그런데 2차분을 6월 14일(수)까지 지급해주기로 했는데 지급되지 않았다.

 

 

13일(화)에는 약속이 두 개 있어서 오후에 외출을 했다. 밖에서 약속도 있었고 12일(월)에 우수사랑하고 전화로 의논도 했었기에 민주노동당사에 가서 사무총장을 잠깐 만났다. 지급 약속일이 하루 남아서 찾아왔다고. 사무총장은 잊지 않고 있었다. 총무실에 14일(수)까지 지급해야 함을 확인했었다고.

 

14일(수)에 하루종일 계좌를 확인했다. 잠깐 다른 일을 하는 와중에 문자 하나가 왔다. 함께 퇴직금을 받기로 한 우수사랑의 문자였다. 혹시 들어왔나? 기대를 저버리고 은행 마감시각까지 퇴직금이 지급되지 않았다는 문자였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화 한바퀴 돌렸다. 둘은 전화를 받지 않았고 나머지 둘도 계좌에 변동이 없다 했다.

 

사무총장에게 전화를 했다. 사무총장은 자신의 지시가 이행되지 않음을 살짝, 아주 살짝만 의아해 하는 눈치였다. 다시 총무실에 지급을 지시하겠다고 했다. 거짓은 없을 사람이라 믿는다.

 

총무실장이 퇴직금 지급을 아주 우습게 보는 듯하다. 뭐 어쩔 수 없지. 지가 몇 일 개기는 게 어떤 상황을 초래할 지 깨닫게 해주는 수밖에.

 

난 오늘 날이 적당히 밝아지면 민주노동당사에 가서 입금하라고 요구할거다. 4시까지. 그리고 계좌확인하고 돈 안들어오면 우체국 가서 초특급 빠른 등기로 내용증명 보낼거다. 금요일 오전에는 받을 수 있도록.

 

 

지급 기한은 16일(금) 18:00이다. 18:01에 들어와도 진정 내지는 고발로 간다. 근로기준법 위반 사항만이 아니다. 정당법 따위도 있다. 민주노동당 전체가 공모한 부패를 고발할거다. 지금 당장은 어렵더라도 해결할 의사도 있고 그럴 계획도 차분히 준비한다고 생각해서 가만 나둔 걸 다 까발릴거다.

 

이런 고발은, 특히 고발자에게 퇴직금을 지급해 버리면 무마되기 쉽상이다. 그래도 쪽팔린 일 생기는 거니 약속을 제 때 이행하지 않은 데에 대한 벌이라 생각하면 된다.

 

 

말걸기, 진짜 성격 안 좋을 때 있는데, 딱 그 때 걸렸다.

 

 

아, 뭐야~아!

 

말걸기[월드컵, 희망은 있다]에 관련된 글.

 

 

토고의 월드컵 대표팀은 말걸기의 희망을 짓밟아버렸다. 심히 유감이다.

또한 프랑스와 스위스의 대표팀은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재미 없을 경기를 펼쳤다. 유감이다.

 

 

● 대한민국은 운이 좋은 걸까, 나쁜 걸까?

 

대한민국의 월드컵 대표팀이 토고의 월드컵 대표팀을 2:1로 이겼다. 역전승의 재미도 듬쁙 담아주었다. 드라마 좋아하시는 분들 난리났다. 가나 대표팀과의 평가전 졸전으로 주춤했던 분위기는 완전 뒤바뀌었다. 대한민국은 2006년 독일 월드컵에 더욱 열광하게 될 것이다. 고로 '정치적 이성'은 그만큼 마비될 것이다.

 

 

● 스위스 대표팀은 암울한 기운을 떨칠 수 있을까?

 

유럽 각국의 리그에서 간간히 보았던 그 선수들, 월드컵에서는 왜 그 모양일까? 지겨워 죽는 줄 알았다. 딴짓 하면서 안 봤으면 분명 잠들었을 경기였다. 두 팀이 비긴 건 별로 아쉽지 않은데 실망스런 플레이를 보면서 두 팀이 함께 16으로 가게 될 지 자신할 수 없게 되었다. 특히 스위스는 경고를 5장이나 받으면서 거친 토고 대표팀과의 경기에서 경고가 누적될 수도 있다. 한국전에서 최대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프라이 바보! 마지막 순간에 공에 손 안댔으면 경고도 받지 않고 다른 선수가 골을 넣을 수도 있었을텐데. 왜 그리 조급해가지고.)

 

 

● 토고의 축구협회와 피스터 감독은 누구를 위해 일하나?

 

말걸기는 토고 대표팀이 제 기량을 발휘 못하는 건 갈등 때문이라 여긴다. 뭐 원래 능력이 고것밖에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갈등은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믿는다. 말걸기는 '상상'하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이런 상상을 해 본다.

 

토고 사회, 혹은 토고의 조직(축구협회)은 아직 '현대화' 내지는 '합리화'되지 못한 게 분명하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토고 대표팀의 갈등은 핵심은 '돈'이다. '돈'을 두고 벌어지는 갈등은 각자 챙길 돈의 차이가 크면 발생하기도 하지만 챙겨갈 돈을 정하는 절차 때문에 벌어지기도 한다. 아마도 전자보다는 후자 때문에 토고 대표팀이 시끄러운 게 아닌가 한다. 대표팀 구성할 때부터 쿨하게 협회, 감독(스탭), 선수 챙길 돈 깔끔하게 갈랐으면 본선 첫경기 전날 쌩난리치겠나?

 

토고 대표팀의 갈등으로 대한민국 대표팀은 1승을 먹었다. 비약인가?

 

 

● 알다가도 모를 선수, 안정환

 

결정적 한 방! 이 맛을 아는 선수인 듯. 상대편 진영에서 패스 기회를 살리지 못해 번번히 공격 기회를 놓치더니 한 방으로 끝내네.  클럽 리그에서는 비실비실 하더니 월드컵 대회용으로는 대한민국 최고 선수가 아닐까 싶다. 2002년에도 그랬듯이. 이것도 실력이니 인정해야지.

 

(역시 박지성. 두 골 모두 박지성이 기회를 만들었잖아.)

 

 

집안일의 7단계

 

azrael님의 [이런..] 에 관련된 글.

 

■ 집안일의 7단계

 

1. 놀다 와서 해야지.

2. 밥먹고 해야지.

3. 배부르니 좀 쉬었다 해야지.

4. 지금 보는 TV만 보고 해야지.

5. 내일 해야지.

6. 주말에 몰아서 하면 되지.

7. 이런 젠장 ㅠㅠ

 

 

시험공부 하는 거랑 말걸기가 집안일 하는 거랑 어쩜 이리도 똑같을까... 한참 웃었네...

(웃음의 기회를 선사해주신 azrael님께 감사)

 

 

짝꿍의 친구들

 

6월 11일 일요일.

 

이날은 소위 9주년 되는 날이다. 그래서 별 계획은 아니었지만 하루 종일 둘이서 뭐하고 지낼까 궁리까지 하게 된 날. 비교적 일찍 일어나서 아침도 먹은 일요일이 되었다. 오전부터 나가서 사진 찍으며 놀까 하다가 기대보다 흐른 날이라 포기하고 오후 1시 친구 결혼식엘 갔다. 짝꿍도 잘 아는 동문. 자주 만나지 못하는 선후배들과 식사하며 인사도 짧게 했다. 그리고 짝꿍의 오래된 친구들을 만나러 대학로에 갔다.

 

짝꿍의 오래된 친구들과는 자주는 아니지만 유쾌한 만남을 갖는다. 서로가 너무나 다른데도 잘 어울리는 친구들이다. 언제부턴가 나도 이 친구들과 함께 놀았다. 어제는 다들 시간을 내어서 여느때보다 긴 시간을 함께 보냈다.

 

날이 갤 것으로 기대하고선 들쳐맨 사진기는 여전히 흐린 날씨 때문에 집안에서 그 쓸모를 다 했다. 잼나는 사진은 말고, 폼나는 사진만 소개. 이 포스트는 사진 얘기 포스트니까.

 

@ NIKON D200 | AF Nikkor 24-50mm | 50.0mm | 0.167s | f/4.5 | ISO : 800

 

사실 이 사진은 흔들린데다가 노출이 오버가 된 사진이다. 근데 그게 더 오히려 분위기를 살렸다고 말걸기는 우긴다.

 

사진 속 인물은 살짝 미소를 머금고 무언가에 깊은 관심을 갖고 집중을 하고 있다. 이게 뭔지 밝혀지면 사진이 우스워질 듯해서 말 못하겠다.

 

@ NIKON D200 | AF Micro Nikkor 105mm 2.8D | 105.0mm | 0.167s | f/3.5 | ISO 100

 

사진의 사진 속 인물의 집에 초대되어 여유로운 일요일 저녁 시간을 함께 보냈다. 사진 속 사진 스타일이 참 말걸기답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예전에 내가 사진의 사진 속 인물의 사진기로 찍어준 사진이란다. 반갑더군.

 

사진 속 인물을 비롯한 짝꿍과 친구들은 열심히 드라마 시청 중.

 

 

두 사진 모두 흑백으로 마무리한 이유가 있다. 색상이 맘에 들지 않아서였다. 음. 색을 제대로 담아내는 방법을 찾아야겠다.

 

재밌는 사진도 여럿 있지만 여기서 공개하기는 좀 그렇고 아마도 짝꿍과 친구들의 싸이에 공개될 듯하다.

 

 

궁금하군.

 

말걸기[아빠들의 휴일]에 관련된 글.

말걸기의 사진글, [아빠들의 휴일]에 대한 블로거들의 반응이 없다. 말걸기가 포스트 올렸다고 블로거들이 반응해야 할 이유는 없다. 씹으면 어때. 다 그런거지 뭐. 근데, 말걸기 생각에는 반응할 만도 한 사진글이었기에 궁금한거다.

 

반응도 할 법한 이유는, ①사진이 재밌잖아. ②사진 속 이야기가 가족의 문제잖아. '웃긴다', '불쌍하다', '너무한다' 정도의 댓글도 없다. 전화나 메일로 이런 얘기해도 되는데...

 

말걸기가 별거를 다 궁금해 한다는 생각은 마시라. [별거 다 세 보았다]에서처럼 아무리 엉뚱해도 궁금한 건 궁금한 거.

 

 

말걸기는 사실이 아니거나 진실이 아닌 상상을 즐기므로 블로거들이 반응이 없는 이유를 나름대로 생각해 보았다. 결론은 '별 흥미롭지도 못한 사진글'이라는 거다. 너무 뻔한가? 그 다음. 왜 흥미를 못 느낄까?

 

말걸기의 생각에는 이곳 진보네 블로그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보통은 자신이 경험하지 못하거나 잘 알지 못하는 바에 호기심을 갖는다고 여기고 있지만, 자신의 일상과 멀어 있는 또 다른 일상에는 흥미를 못 느긴다. 진보네 블로거의 대부분은 [아빠들의 휴일]과 같은 일상에 익숙치 않은 듯하다. 이게 아니라면, 이런 일상을 경험하기는 하나 진보네 블로그에서까지 공감하고 싶지 않던가.

 

말걸기의 추정과는 달리 너무 밋밋한 일상이었나? 휴일마다 공원에 가면 널부러진 '아빠들'은 쎄뺐으니까.

 

 

6월 7일

 

어제군.

 

 

시베리아 여행을 위해서 현지 여행사에 숙박, 교통편 등에 대한 문의 메일을 보낸지 한참되었는데 오후에 병원에 가기 전까지도 답장이 없었다. 장사를 하겠다는 건지 말겠다는 건지... 나 혼자 괜히 성질만 버럭버럭 내고 앉았다. 현지 인터넷 사정이 상당히 좋지 못하다는 얘기를 들어놔서 혹시나 하면서도 말이다.

 

6월 말에 하바로프스크로 날아갈 뱅기표는 예약까지 해 두었는데 이르쿠츠크에서 콱 막혀버린다는 느낌에 '이 놈의 여행! 확 엎어버려?'까지 갔다. 생판 모르는 동네가서 헤매는 것도 나쁠 건 없지만 말도 안통하고 경찰이 깡패인 동네라면 그건 좀 싫거든. 맘에 들게 척척 일이 처리가 되지 않으니 혈압만 오르는 게 아니더라. 난 성격이 진짜 안 좋아.

 

 

혼자서 짜증만 내면서 병원엘 갔다. 손가락에 난 사마귀를 제거하기 위한 냉동치료 방식은,  치료받을 때 아픈 것도 있지만 한동안 손을 쓰기가 무척 불편해서 설거지, 빨래, 청소 등등 일상생활도 지장이 있다. 이것도 적잖은 스트레스다. 그런데 어제는 예상과 달리 담당의사가 냉동치료 그만하잔다. 대신 약을 바르란다. 보험도 안되는 값비싼 치료를 끝내고 손 쓰임새도 불편하지 않을 터라 기분이 좀 풀렸다.

 

하지만 어제는 성격 테스트의 날. 세브란스 전산망이 먹통이 되었다. 진료기록을 로딩하는 것도 한참 걸렸다. 게다가 진료 후에 다음 예약 수납도 오래 기다려야만 했다. 많은 사람들의 생명과 건강을 다루는 병원에서 ERP는 효율적이고 편리하다고 생각치 모르겠지만 결정적 순간엔 병원 기능이 마비된다. 에휴, 세상이 다 짜증나.

 

 

처방전 뽑아들고 약국엘 갔다. 잉? 7만 얼마? 이놈의 사마귀 치료용 약이 무지 비싸다. 보험이 안된단다. 냉동치료값 아꼈다고 좋아한지 얼마되지도 않아 그 돈을 고스란히 바르는 약값에 빼앗겼다. 생명엔 지장이 없어도 부위에 따라서는 일상에 지장이 생기기도 한다. 내가 손가락 사마귀 치료를 받아야겠다고 맘 먹은 건 순전히 생활의 불편함 때문이었다. 아주 크지는 않았지만 약간의 통증이 있었고, 특히 오른손 검지 손톱 아래 난 사마귀 때문에 손톱 근처가 자주 갈라져서 피도 나고 등등, 손을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한 적이 있어서였다. 미용치료도 아닌데 비보험이라니. 사마귀 때문에 수십만원이랑 이별을 한다.

 

 

도로묵. 다시 짜증 모드로 집에 왔다. 집에 두고 나간 전화기에 그새 짝꿍한테서 메시지가 와 있었다. 학교 동료 선생 커플이랑 저녁 먹으려는데 나오란다. 갔지 뭐. 잘 놀았다. 저녁도 맛나게 먹고 생전 처음 플스방에도 가 보고. 외출과 만남으로 기분을 풀었다. 자, 시작은 개떡같았어도 마무리는 좋게.

 

 

그러나.

 

거대한 바퀴벌레가 어디선가 나타나더니 유유히 여유를 부리며 거실을 가로질러 기어가는 게 아닌가. 꺄~악! 이놈을 어떻게 처리하지. 저만한 게 나타났다는 건 엄청난 수의 바퀴가 산다는 징후라는 말에 우리집이 혹시 조의 아파트? 우이씨. 왜 똑같은 크기라도 풍뎅이는 친근하고 바퀴벌레는 무서울까. 한참 동안이나 바퀴를 처리 못해 안절부절하다가 뿌리는 약으로 잡았다.

 

이사갈 때가 되었나...

 

 

어제라는 날은 딱 요만큼만 좋은 날이었다.

 

 

아빠들의 휴일

 

6월 6일 휴일.

이웃들과 월드컵공원엘 갔다.

연희동에 사는 당원들이다.

이 이웃들은 아이들이 있다.

 

홍제동 이웃 하나도 함께 갔다.

홍제동 이웃과 짝꿍, 그리고 나는 산책을 선택했다.

대화와 산책.

나는 꽃과 홍제동 이웃과 짝꿍의 사진을 찍었다.

월드컵공원 호숫가를 한바퀴 돌고 왔다.

 

그리고, 이런 장면을 목격했다.

 

 

@ Nikon D200 / AF Nikkor 24-50mm 3.3-4.5D / 1/160 / f8.0 / ISO 100

 

 

아빠들은 잠을 자고 있고 누나들끼리 어딘가 놀러를 가버렸다.

이 녀석 혼자서 따분한가 보다.

얼마 있다가 누나가 오더니 같이 놀자고 데려갔다.

 

 

이 이웃들을 비난하지는 말기를 부탁한다.

부인들은 집에서 '휴일'을 보내고 있다.

아이들끼리는 무척 친해서 알아서 잘 논다.

다만, 요 사내녀석이 누나들하고 항상 어울리지는 못하는 게 안타까울 뿐이다.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휴일의 꽃

 

말걸기[접사를 시도하다]에 관련된 글.

 

 

6월 6일. 현충일로 불리는 휴일에 월드컵공원엘 가다.

접사를 몇 컷 찍다.


 

● 방해하지 마!

 

@ Nikon D200 / AF Micro Nikkor 105mm 2.8D / 1/30 / f18  / ISO 100

 

벌이 머리는 들이밀고 뭔가를 열심히 먹어대고 있다.

몇 번씩 앉아다 날았다 하다가 이번엔 오래 앉아 있다.

이 꽃은 [접사를 시도하다]의 '이름 모를 꽃 2'이다.

아직도 꽃이름을 알지 못한다.

 

 

● 이름을 지어 줘

 

@ Nikon D200 / AF Micro Nikkor 105mm 2.8D

 

꽃이름 팻말을 보고서도 기억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름이 뭐더라?

 

꽃잎이 깨끗한 줄 알았다.

아주 리얼한 얼룩과 먼지 자국이 가득하다.

 

 

접사를 시도하다

 

말걸기[지름신에게 당하다]에 관련된 글.

 

 

D200을 익히고 있다. 아주 부지런히는 아니고.

FM2가 명기인 이유를 제대로 깨닫고 있다.

DSLR(그 이전에 완전자동 SLR 또한)은 '설정'을 잘 알아야 한다.

스스로 제어할 수 있는 좋은 점도 있지만 복잡하다.

그래도 익숙해지는 날은 오겠지.

 

 

6월 3일(토) 하늘공원에 올랐다.

짝꿍이랑 <다 빈치 코드> 보고 가서 저녁 6시 경에나 올랐다.

어두워지는 때. 빛이 모자라 안타까움은 많았으나,

처음으로 접사를 해보았다.

어렵더군.

 

짝꿍 인물사진과 접사 몇 장으로 1시간 반을 보내고

카르푸에서 장 한 짐 보고 집에 와서 사진을 만졌다.

사후 작업도 만만치 않다.

 

 

먼저, 하늘공원에 올랐으니 초록공원을 소개한다.

 

@ 억새

 

그리고, 이래저래 찍어 본 접사 사진들이다.

어두워서 어려움이 많았다. 바람도 불어서 더더욱.

그나저나 좀 볼만한 사진들을 소개한다.

꽃 이름 아시는 분의 친절을 바라면서.

 

@ 이름 모를 꽃.

 

@ 이름 모를 꽃2.

 

 

* 니콘 D200클럽이 제공한 갤러리 사이트에 가면 더 큰 이미지로 볼 수 있다.

http://home.1up.co.kr/wistand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