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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결혼가능점수'와 결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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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정보업체 K사 홈페이지에서 결혼가능점수를 산출해 주고 있어 흥미삼아 테스트해 보았다. 일단 결혼점수가 “매우 낮음”은 아닌 것 까지는 그렇다 쳐도 69점이라는 구체적인 점수까지 나오니 기분이 묘해진다. 점수를 산출하는 기준이 되는 문항들은 다음과 같다.

 

.............................................................................................

 

자신의 성별은?
 남성
 여성

 

자신의 결혼경력을 선택하세요.
(정확한 점수 산출을 위하여 정확하게 선택 바랍니다.)
 초혼
 재혼

 

현재 자신의 연봉을 선택해 주세요.
 3천만원 이하
 3-5천만원
 5-8천만원
 8천만원 이상

 

현재 자신의 최종 학력은?
 대학원졸 이상
 서울소재 4년제
 4년제
 전문대
 고졸

 

1주일에 가장 많이 할애하는 여가 종목을 선택하세요.
 골프
 구기종목
 헬스/요가/수영
 걷기
 기타

 

영화나 뮤지컬 등의 문화공연 관람 횟수를 선택해 주세요.
 월 1회
 월 2회
 월 3회
 잘 안본다

 

월평균 독서량을 선택해 주세요.
 월 1-2권
 월 3-4권
 월 5권 이상
 잘 안본다

 

자신의 키를 선택해주세요.
(연령대의 평균키로 값을 정하니 신중하게 선택하세요.)
 160cm이하
 161cm-170cm
 171cm-180cm
 180cm이상

 

마지막 질문입니다.
한달 평균 품위유지비(의류,식비, 잡화등)는 얼마인가요?
 30만원 이하
 30-50만원
 50-80만원
 80만원 이상

.............................................................................................

 

이상의 문항들을 통해 초혼/재혼 여부, 연봉수준, 학력, 신체조건, 여가활동, 소비수준 등이 결혼시장의 주요 스펙이겠거니 추측해 볼 수 있다. K사가 유료 회원가입 없이 애매모호한 수준에서 결혼가능 점수를 산출해 주는 배경은 결혼시장 참여자들의 흥미를 자극하여 개인정보를 수집해 공세적 마케팅 전략을 추진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유료 회원가입 없이 홈페이지에서 간단한 결혼가능 점수 산출 서비스를 제공하고 점수 조회시 성명과 연락처 등 개인정보를 입력하도록 하고 있다. 물론 나는 가명과 가짜 연락처를 제공하고 점수를 조회해 보았다. K사는 결혼정보업계 빅3(D사, C사, S사)를 따라잡으려 애쓰는 중인데, 최근에는 “업계 1위”라는 광고 홍보문구 때문에 D사로부터 소송에 걸리기도 하였다. 그렇다면 결혼시장, 보다 구체적으로는 결혼정보업 시장의 현황은 어떠한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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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혼인 및 이혼 건수 추이를 살펴보자. 혼인 건수는 2000년대 내내 감소와 증가를 반복하고 있으나 꾸준히 30만건을 넘어서고 있다. 이혼 건수는 2003년까지 증가하다가 이후 완만한 감소세를 보여 최근에는 12만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직접 관련은 없지만 매년 10만건을 넘는 이혼이 어떤 이유로 이루어지는지 갑자기 궁금해진다.

 

 

이혼사유

2000

2010

증감

배우자의 부정

9.4%

10.9%

+1.4%p

정신적,육체적 학대

5.1%

6.0%

+1.0%p

가족간 불화

25.4%

9.3%

-16.1%p

경제문제

12.4%

15.2%

+2.8%p

성격차이

46.7%

57.7%

+11.0%p

건강문제

1.0%

0.9%

-0.2%p

100.0%

100.0%

±0.0%p

 

지난 10여년 사이 이혼사유 통계치를 비교해 보면 배우자의 부정(이른바 ‘불륜’), 학대, 경제문제로 인한 이혼 비율은 소폭 증가했고, 가족간 불화(고부갈등 등)로 인한 이혼 비율은 크게 감소한 가운데 성격차이로 인한 이혼 비율이 크게 증가했다. 어찌되었든 성격차이, 경제문제, 배우자의 부정, 가족간 불화가 이혼의 주된 이유라는 점을 통해 결혼의 경우에도 이러한 요소들이 중시될 것으로 추측해볼 수 있다. 성격이 좋은지, 웬만큼 사는지, 바람기는 없는지, 부모는 어떠한지 등등 흔히들 말하는 그런 것들이다.
 

 

사업체 현황

2006

2007

2008

2009

사업체수

1,213

1,210

1,150

1,125

종사자수

3,075

2,827

3,160

3,097

매출액

68,131

77,999

96,378

91,548

 

한편, 통계청의 서비스업조사는 2006년 이후 7차 개정 산업분류에 따라 ‘맞선주선 및 결혼 상담업’ 분류의 통계를 제공하고 있다. 2009년 기준으로 결혼정보업의 전체 매출액은 900억원 수준으로 2006년의 680억 수준에서 상당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사업체 수는 1,000개가 넘는데 전체 종사자수는 3,000여명 수준이다. 눈에 띠는 것은 2008년에서 2009년 사이 그간의 성장세가 정체되고 전체 매출액 규모도 50억원 가량 감소했다는 점이다. 금융위기의 영향일 수도 있겠다.

 

 

혼인 및 이혼

2006

2007

2008

2009

혼인

330,634

343,559

327,715

309,759

이혼

124,524

124,072

116,535

123,999

 

같은 기간 혼인 및 이혼 건수를 보면 앞서 살펴본 경향에서 벗어나지는 않으나, 2007년 이후 혼인 건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결혼정보업체들의 경쟁은 중대형 업체들을 중심으로 치열하게 달아오르고 있다.

 

 

대형업체 비중

2006

2007

2008

2009

사업체수 기준

0.3%

1.5%

3.1%

2.5%

종사자수 기준

6.4%

10.7%

27.4%

23.2%

매출액 기준

17.7%

29.9%

46.7%

43.9%

 

결혼정보업계는 대형 업체로의 집중 현상이 두드러지는 부문이다. 매출액 5억원 이상 규모 업체를 대형업체로 분류해 볼 때, 업체수 기준으로 대형업체 비중은 2.5% 수준인데 이들이 차지하는 매출액은 전체의 약44%이다. 더구나 업체수 기준 대형업체 비중 2006년 0.3%에서 2009년 2.5%로 변화하는 동안 매출액 기준 대형업체 비중은 2006년 17.7%에서 2009년 43.9%로 증가했다. 중대형 업체들을 중심으로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2008년에서 2009년 사이에는 매출액 10억원 이상 규모 업체가 22개에서 11개로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결혼정보업체를 통한 결혼 건수는 정확한 파악이 불가능하지만, 대략 추정해 보면 매년 혼인건수의 3%에서 5% 사이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결혼정보업체 전체 회원수 역시 정확하지는 않지만 10만명이 조금 안 된다고 한다. 다만 업계 빅3중 하나인 D사의 경우 누적 성혼건수가 약23,000건이라고 밝히고 있다. 물론 대다수의 중대형 결혼정보업체들은 대중적인 중매사업보다는 수익성 높은 ‘노블레스’ 서비스에 중점을 두고 있다.

 

닥치고 결론은 ... 눈만 돌리면 결혼정보업체 광고를 접할 수 있는 배경에는 집중화가 심화되고 있는 결혼정보업계의 중대형 업체들을 중심으로 한 경쟁 심화가 놓여 있다는 점, 그러므로 ‘결혼가능점수’ 같은 것에 휘둘릴 필요가 없다는 점 정도일까나. 사실 지하철 플랫폼에서 자극적인 문구로 뒤덮인 결혼정보업체 광고판을 보고 있자면 확 쥐어뜯어버리고 싶은 생각이 들고는 한다. 어쨌든 결혼은 사랑의 결실이라기보다는 (‘미친 짓’까지는 아니더라도) 비즈니스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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