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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랜즈 오퍼스의 꼰대주의

2003년 10월 15일

 

처음 보는 인물이지만 리처드 드레퓌스의 깊이 있는 연기, 영화가 끝나고 정신을 차리기 전까진 흠칫 놀라는 것조차 허용하지 않는 스토리 전개, 영화 군데 군데 거칠게 덧붙인 <포레스트 검프> 식의 상장 혹은 무공훈장 전시회, 영화 내내 흐르는 바흐와 베토벤과 락큰롤 ... 가끔씩 이런 영화를 보는데, 멜 깁슨 류의 액션스릴러물 보다 훨씬 더 위협적이라는 느낌을 받곤 한다.

 

교사가 되기를 원하는 젊은 사람이 보아선 '안 될' 영화로 꼽기를 주저하지 않겠다.

 

임용고시 준비한다는 친구녀석이 하도 추천하길래 봤는데, 예산축소로 음악 미술과목이 폐지된다고 60먹은 노인네 선생이 혼자 싸우다 퇴직하는 마당에 주지사까지 포함한 제자들이 준비한 건 성대한 환송회였다. 대놓고 조국 아메리카 만세를 외쳐대는 게 아니라 말 그대로 <포레스트 검프> 식으로 '미국적 가치'를 받아들일 것을 준엄하게 요구하면서, 함부로 건들기 어려운 '예술가-교사'를 내세우는 영악한 방법까지 동원했으니 위협적이지 않은가.

 

왜 중고등학교 때 나름대로 쓸만한(?) 선생들이 수업시간에 <죽은 시인의 사회>같은거 보여주고 그러지 않았는가. 그런 생각에 미치니 갑자기 섬뜩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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