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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여행을 떠나는가? 모르겠다. 왜인지. 벌여놓은 일 때문에 몸도 무겁고 돈도 없고 여행을 다녀와서는 다시 일상모드로 돌아오는 데 고달프기도 하지만 늘 여행은 내게 백 권의 책보다 더 큰 깨달음을 주는 시간인 것 같다. 뭐랄까 일상에서 금 거 놓은(사회적으로 그어놓은 것일 수도 있고 또 간혹 내 스스로가 그어 놓은 것일 수도 있는) 선을 눈 딱 감고 넘어가는 기분이랄까. 30살로 접어들 무렵 매년 여행(일주일 이상의 긴 여행)을 다녀야지 결심했고 올해로 6번째 그 계획을 실천에 옮겼다. 매번 여행에는 늘 가족이나 친구가 함께 했었는데 이번 여행에는 평생 오랜 친구로 남을 동지들 5명이 내 여행의 동반자가 되어 주었다.
>> 네덜란드 로테르담 델프스하븐(Delfshaven)에서 이번 여행을 함께한 친구들과, 델프스하븐은 17세기 로테르담 도시의 모습을 보존해 놓은 지역이다.
이번 여행은 내 6년 여행의 역사(?)에서 비용 면이나 준비 면에서 굉장히 큰 프로젝트였다. 유럽 여행은 내 오랜 꿈 중의 하나이다. 물론 처음부터 자전거로 다녀봐야지 했던 건 아니었고 3년 전 자전거를 타기 시작하면서 꿈이 본격화되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언제쯤 그 꿈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하지만 입버릇처럼 얘기했던 '조금만 더 시기를 넘기면 기력이 떨어져서 자전거를 타고 여행하기는 불가능할 것이다'라는 조바심이 내 꿈을 어거지로 현실화시킨 셈이다. 또 마침 병역거부운동으로 2001년부터 꾸준히 연대를 해온 전쟁저항자인터내셔널(War Resisters' International, WRI)의국제회의가 독일에서 있을 예정이어서 이보다 더 근사한 계획이 있을 수 없겠다 싶었다.
>> 여행 내내 우리의 훌륭한 다리 역할을 해준 자전거들. 한국에서 패니어 가격이 넘 비싸고 종류 또한 다양하지 않아 걍 큼직한 가방으로 짐가방을 대신 했다. 패니어 달고 폼 나게 여행다니는 외국인들을 볼 때마다 부러워 했다는... 머 꼭 패니어가 있어야 하냐고도 할 수 있지만 패니어가 있으면 확실히 편하고 안전하다. 일단 균형을 잡기가 더 쉽고 매번 가방을 짐받이에 끈으로 묶었다 풀렀다 하는 수고도 덜 수가 있다. 그래도 이 정도면 대략 만족! 그리고 자전거는 RCT나 아테네처럼 로드용 하이브리드보다는 엠티비나 내 것과 같은 철티비가 좋다. 나동의 아테네는 짐무게를 견디지 못한 뒷바퀴 스포크가 나갔고 가람의 얇은 바퀴는 매일 아침 저녁으로 펑크가 났다.
티켓은 거의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가장 싸면서도 대한항공과 마일리지 교환을 하고 있는 베트남 항공(775,000원)을 택했다. 게다가 한 번 베트남에서 스탑오버까지 허용하기 때문에 정말 가격대비 최강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베트남항공이 유럽에 취항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독일의 프랑크푸르트와 프랑스 파리 편밖에 없었기 때문에 우리의 여행 루트는 티켓을 구입한 순간 이미 정해져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이번 여행에는 자전거 초보들도 함께여서 가능하면 오르막이 적은 서유럽 쪽으로 올자고 했었기 때문에 독일 라인 경변을 따라 국제회의 장소인 게세케(Geseke)까지 갔다가 네덜란드로 넘어와서 암스테르담, 헤이그, 로테르담을 쭉 돌고 벨기에의 안트베르펜, 브뤼셀, 브뤼헤를 거쳐 파리에서 아웃하는 일정이 세워졌다.
>> 베트남항공의 채식 기내식과 음료. 채식 기내식을 티켓팅할 때 미리 주문을 했으나 베트남항공 쪽의 착오로 주문이 접수되지 않아 갈 때 좀 애를 먹었다. 음료는 블러드메리라는 칵테일이었는데 맛은 별루... 베트남항공이 저렴해서 그런지 기내식과 음료 이외에 별다른 서비스는 없었다.
날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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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2일 |
출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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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
프랑크푸르트(Frankfrut Am Main) 도착 마인츠(Mainz)까지 |
오전 6시 반 42㎞ |
14일 |
마인츠 여행 |
휴식 |
15일 |
마인츠 → 뤼데스하임(Rüdesheim) |
47㎞ |
16일 |
뤼데스하임 → 코블렌츠(Koblenz) |
73㎞ |
17일 |
코블렌츠 → 본(Bonn) |
82㎞ |
18일 |
본 → 쾰른(Cologne) |
28㎞ |
19일 |
쾰른 → 뒤셀도르프(Dusseldorf) |
39㎞ |
20일 |
뒤셀도르프 → 도르트문트(Dortmund) |
78㎞ |
21일 |
도르트문트 → 파더본(Paderborn) |
81㎞ |
22일 |
도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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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
WRI Semina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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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
WRI Semina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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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
WRI Semina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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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
WRI Semina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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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
WRI Seminar 출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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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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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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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
→ 암스테르담(Amsterdam) |
323㎞ |
31일 |
암스테르담 여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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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일 |
암스테르담 여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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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
암스테르담 → 헤이그(Hague) |
63㎞ |
3일 |
헤이그 여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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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
헤이그 → 델프트(Delft) / 델프트 여행 |
14㎞ |
5일 |
델프트 → 로테르담(Rotterdam) |
14㎞ |
6일 |
로테르담 여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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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
로테르담 → 안트베르펜(Antwerpen) |
104㎞ |
8일 |
안트베르펜 여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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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
안트베르펜 → 브뤼셀(Brussel) |
52㎞ |
10일 |
브뤼셀 여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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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
브뤼셀 → 브뤼헤(Brugge) |
96㎞ |
12일 |
브뤼헤 여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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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
브뤼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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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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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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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
→ 파리(Paris) |
316㎞ |
17일 |
파리 여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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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
파리 여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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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
파리 여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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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
파리 여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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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
파리 여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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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
파리 여행 / 파리 → 호치민 |
오후 2시 |
23일 |
호치민 도착 → 무이네 |
오전 6시 32분 |
24일 |
무이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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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
무이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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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
무이네 → 호치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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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
메콩델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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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
메콩델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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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
호치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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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
호치민 → 인천 |
새벽 12시 45분 → 오전 6시 50분 |
>> 이번 여행 일정표. 거의 비슷하게 여행했는데 안트베르펜에서 브뤼셀로 가지 않고 브뤼헤, 겐트를 거쳐서 파리로 바로 들어가는 일정으로 바뀌었다. 베트남 일정도 메콩델타는 가보지 못하고 걍 무이네 바닷가에서 죽쳤다.
극기훈련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하루에 너무 많은 거리를 달리지 않는다,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 평상시 관심있었던 장소는 적극적으로 가본다, 가능하면 잠은 텐트에서 이동은 자전거로 밥은 해 먹는다 정도의 원칙만 가지고 무작정 비행기에 올랐다.
>> 비행기에서 바라본 하늘. 구름이 예쁘다. 나는 고소공포증이 좀 있기 때문에 비행기 타는 게 디게 무섭다. 이착륙시 젤루 심하다. 그래도 일단 구름 위로 올라가면 괜찮다.
준비물은 대강 이랬다.
1. 공동물품
- 텐트3개(오리, 날맹, 영은), 코펠 5인용 1세트(강돌), 버너(현지구입), 모기향(현지구입), 스위스칼(오리)
- 의약품(연고, 밴드, 맨소래담, 지사제, 감기약, 소화제)
- 펑크패치(영은, 한 개 더 구입), 드라이버, 육각렌치(날맹), 스패너, 체인오일 1개, 펌프, 지도(미리 출력), 목장갑 2컬레, 걸래 2장
- 손톱깎기(오리), 전자사전(영은), 바느질도구(아침), 청테이프2개(나동)
- 카레가루, 라면
2. 개인물품
- 기능성 티셔츠, 바지, 속옷 등등, 썬크림, 스킨, 로션, 세면도구(수건, 치약, 칫솔, 면도기, 샴푸), 엠피쓰리, 충전기, 배터리, 다카, 필기도구(노트, 펜), 매트리스, 침낭, 컵, 샌들(슬리퍼), 운동화, 양말
- 자전거 분해하고 바퀴 축에다 끼울 막대기(?, 1인당 4개), 자전거 담을 박스, 스패어튜브, 앞랜턴, 헬멧, 선글라스(렌즈, 안경 등등), 자전거 짐받이, 배낭, 자전거장갑, 허리색, 물병, 시계, 잡주머니, 침낭 묶을 끈, 짐받이용 줄, 한국 친구들 연락처/주소록
- 국제전화카드(아이비전 국제로밍플러스카드, 3만원), 여권, 비행기표, 여권 사본, 여벌사진, 여행자수표 복사본
- 쌀 7끼
- 옵션 : 방석, 복대, 국제 학생증(가람의 친구꺼 만들어 빌려감.)
** 현금과 여행자수표(아멕스)로 골고루 바꿔감. 생각보다 아멕스 사무소가 도시에 별로 없어서 환전할 때 고생을 좀 했다.
** 여행자 보험(제일화재 단기 여행자보험)
** 선물들(안티월드컵 캠페인 티셔츠, 평택 평화를 택하라 팩)
예산은 대강 이랬다.
숙박비 30만원
(독일에서 8천원*11일 = 88,000원
네델란드에서 1만원*11일 = 110,000원
벨기에에서 5천원*7일 = 35,000원
프랑스에서 7천원*6일 = 42,000원
275,000원 + 알파)
식비 40만원
문화관광비 10만원
베트남 20만원
예비비 10만원
이렇게 110만원
이밖에
회의 참가비 15만원 + 각자의 용돈(담배 피는 사람은 담배값, 술 마시는 사람은 술값, 선물살 사람들은 선물값 등등)
<여행가기 전에 유용하게 참고했던 싸이트들>
http://mappy.com : 인터넷 유럽지도 서비스로 명소, 음식점, 교통상황, 캠핑 등등 거의 모든 정도를 담고 있다. 심지어 PDA에 지도를 저장할 수도 있다.
www.prettynim.com : 유럽 전반의 유용한 정보가 가득. 추천 개인 사이트를 통해 다른 사이트들의 다양한 정보도 접할 수 있다.
www.train4world.com : 유럽뿐만 아니라 세계 다양한 나라의 정보를 접할 수 있다.
http://uhmssi.netian.com/ : 우리 계획과 루트가 다르기는 해도 정말 환상적인 자전거 여행 싸이트
http://bicycletour.cafe24.com/ : 2004년 5월부터 6개월간 다녔던 유럽 자전거 여행 에코토피아 이야기
댓글 목록
비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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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어디 가는 줄 알았네...여권 축하. 케잌인가 과잔가 암튼 좋네. 달콤한 걸 먹고 싶으네. 나도.부가 정보
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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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록의 첫 번째인거야? 흠.부가 정보
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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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올, 케키야. 맛있겠지?레이, 첫번째야. 걍 올려봤어.
부가 정보
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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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다녀온 것을 정리해두는 것은 좋은거 같아요. 저도 예전에 WSF 때문에 겸사겸사 인도 한달 다녀와서는 너무 힘들어서 정리도 안하고 그냥 넘겨버렸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래도 정리해둘걸 후회도 되요.. 앞으로 쭈욱 기대기대^^부가 정보
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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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옥, 긍까요. 근데 쩜 힘든 일이긴 해요. 어케 정리해얄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게다가 워낙 사건사고가 많았던 여행인지라...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