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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8/08/24
    2008/08/24 입장(2)
    청올
  2. 2008/08/22
    2008/08/22 일과 나(2)
    청올
  3. 2008/08/20
    2008/08/20 벌써 8월도 다 가네
    청올
  4. 2008/08/19
    2008/08/19 오늘은 기분이
    청올
  5. 2008/08/13
    우와 드디어 처음으로(이제야-.-;;)(4)
    청올
  6. 2008/07/19
    허리가(2)
    청올
  7. 2008/04/25
    '난 널 사랑해'
    청올
  8. 2008/04/18
    300일이라니...
    청올
  9. 2008/04/12
    떠든 사람(10)
    청올
  10. 2008/04/12
    DD Da(3)
    청올

2008/08/24 입장

남의, 너의, 입장에서 생각해 본다는 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리고 이 시도 자체가 한계가 있는데, 이 한계를 무시하는 순간에도 상대를 이미 침범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지... 문득 사람들의 고민을 묶어서 책으로 만들면 세상에서 젤 무거운 책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는 책을 읽지 않고(또는 못하고) 지내는 사람들의 사랑 이야기와 살아온 사연들을 담고도 싶다. 한 사람만을 사랑하기도, 내가 먼저 푹 빠졌을 때는 그것만큼 쉬운 일이 없지만 - 때로는 숨쉬기나 그냥 살아 있기보다 더 쉬워지는 지경이기도 하다 - 그렇지 않을 때에는 마음에 온갖 잡음이 끼어들어 끼익끼익 소리를 낸다. 끼익끼익. 그 안에 어떤 메시지들이 들어 있는지... 내가 만들어가는 건데. 나는 너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다 말고, 결국은 당연하게도 나의 입장으로 돌아왔다. 내 인생 아니 입장은... 끼익끼익... 드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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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22 일과 나

가끔 이렇게 진보불로그에 와서 한마디 끼적이거나 다른 글을 흘끔 보는 것이 그리고 이런 류(?)의 게시판이나 기사나 커뮤니티에 잠시 들르는 일이 물 속에 있다가 가끔 나와 숨 쉬는 고래 같단 생각이 드는 것이다... 안 나오면 죽는 상태입니다? 꼬르륵;; 아아 일 생각하면 산더미 그냥 미처 생각하기도 전에 숨이 막힐 뿐 어쩌면 좋아. 앙앙 주말 밤엠티 기껏 아침부터 기대하고 잡았다가 밤까지 밀려났는데 그나마도 지킬 수 있을지 점점 더 불투명도만 높아지니 어쩌면 좋아. 앙앙 "앙앙" -> 이거 귀엽네 orz ㅠㅠ 제목을 '투정' 또는 '앙탈'이라고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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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20 벌써 8월도 다 가네

가을이구나 자꾸 일하다 말고 산만하다 집중력이 엄청 떨어졌다 워낙이 산만했지만... 장이나 좀 튼튼해졌으면 좋겠다 어떤 곳에 들어가 잠깐 본 것 같은데 뒤로 뒤로를 통해 처음에 있던 일하던 창으로 오려니 이렇게 많은 페이지를 봤나 싶다 이쁘다 좋겠다 그리고 예상과 참으로 비슷하다 하하. 복 받았다. 나도 뭐... 예상과 비슷하게 살고 있다 (아직까지 안팎으로 헤매면서...) 업보 또는 제 생긴 대로 사는 탓인걸. ㅎ 신기하다. 신기해. 그리고 난 참 모르겠다. 머리를 오히려 더 비워야 할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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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19 오늘은 기분이

내가 내 감정을 조절할 수 있으면야 참 좋겠지만 - 그렇지 않으니 감정이란 게 매력도 있는 거겠지? 아무튼 완전 가라앉아서, 글쎄, 한도 끝도 없을 것 같은데, 다른 날들을 위한 설렘도 있고 오늘 못 하기로 한 아쉬움도 있고 무엇보다 가장 큰 건 쫓기는 기분이야 며칠 연속 일 꿈 꾸고 실제로는 잘 안 되고 이틀 연속 지각했다(많이는 아니지만) 사실 오 분 미만을 지각하더라도 택시비를 쓰고 안 쓰고의 차이로 엄청 실감이 난다. 주눅 들지 않고 스스로 힘을 불러일으킬 만큼 용기도 있어야지 성숙해야지 하지만 내 연약하고 미숙하고 철없음도 애써 누르기엔 너무나 크다고 1m이상에서 떨어진 전자사전을 주워 이상이 없나 펴드니 마침 '성숙, 미성숙, ability' 이런 것들이 적혀 있더라고 일하는 스타일이라 해야 할지 이 모두가 실력이라 해야 할지 아무튼 편집자는 챙겨야 할 것이 너무 많아 그의 말대로 '우리가 머리로만 굴려서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이면 괜찮은데 머리보다 몸이 많이 움직여야 하는 사람들이니까, 중간에 끼어들어오는 여러 일들은 고민 없이 재깍재깍, 의식적으로 긴장하고 빨리 처리해 버리는 태도가 필요하다, 너의 생각을 좀더 고민하고 할 다른 부분이 있을 텐데 그런 데서 더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일에 그렇게 생각을 많이 하면 일 못한다' 너무나 맞는 말 그래 마땅한 말인데(현재 대개의 이 직종이라면(다른 데도 마찬가지 - 한국 모든 사람들이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적게 노동하게 된다면 모르지만)) 휴대폰 문자 하날 보내거나 덧글 하날 남길 때도 때론 "너 또 한 글자 쓰고 두 글자 지우냐"며 애정 어린 답답함으로 동생에게서 핀잔을 받는데 말이지 꿈은 #1 어떤 프로젝트가 끝나고 (별 뜻 없이) '계영씨 그만두는 건가요?' '아뇨 뭐 어쩌고저쩌고(다음 프로젝트에 대한 전망)' '네 그럼 어쩌고저쩌고(논의 계속)' 이었는데 이 대화를 끝내고 나서 (여전히 꿈 속에서) 드는 생각이, 이사람이 혹시 내가 그만둔다고 했으면 더 좋아했으려나? 아니라고 해서 좀 실망했으려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 #2 (실제로 '이전 직장에서 업무 관련 훈련이 덜 돼 있는 것 같다'는 얘길 들었었고 나도 '내가 일 못해서 이전 직장까지 불려나오니 민망' 이런 대활 했었는데, 얘기한 것까지는 뭐 괜찮았지만 문제는 그것도 꿈으로 연결되어) 이전 직장의 선배가 나와서 내게 계영씨 미안해요. 훈련을 잘 못 시켜 줘서. 미안해. 이렇게 말했다는 것이다... 일은 일대로 이렇고 욕실 천장 환풍구 속에는 아무래도 쥐 같은 어떤 생물체가 있는 것 같고 - 바람 심하고 폭우가 있는 날에도 그런 일은 없었는데 요즘 뭔가 따다닥 돌아가는 건지 암튼 부딪치는 건지, 소리가 많이 나면서(찍찍까진 아니어서 아직 모르지만) 왠지 인기척에 조금 반응을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_-ㅠ 응급실 갔다가 출근했다는(?!얘뭐냐) 和씨는 다행히 좀 나아진 것 같지만 지켜봐야 하고 주변 상황이 어쨌건 간에 변하지 않는 것이 나는 여전히 일을 못하고 다른 약속들이 있고 숙제도 하나도 못했는데 결국에는 오늘 약속도 취소하고 감정이 처리가 안 되어 이렇게 글에라도 쏟아 놓지 않으면 일을 못 잡겠단 말이지 취소하고 번복하는 거 진짜 싫은데 요즘 계속 이런다 마음이 안정이 안 되니 괜찮아 그래도 괜찮아질 거야 좀 나아졌어 이미... 이거 쓰기 시작할 때만 해도 누군가에 기대어 울고 싶더니 지금은 이제 다시 일을 잡고 힘내어 뭔가 할 수 있을 것 같아 - 오늘 일 좀 오래 많이 하면서 그래도 좀 정리되고 낫겠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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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드디어 처음으로(이제야-.-;;)

드디어 드디어 (교열의 탈을 쓴) 오역 처음부터 재번역이 아니라 진짜 '교열'부터 할 만한 책을 만났다 와와와와 (음 생각해 보니 재교까지 완료한 사람들이 다 해놓은 건가 암튼간에) 그래도 500쪽에 달할 예정이라 일은 많지만 와와와와 - 그동안 책이 두껍다고 해서 막상 제작비는 큰 차이가 안 난다고, 종이 등 재료비만 가지고 생각했는데, 물론 기름값 올라서 종이값도 다 세게 올랐지만(100%상승이라던가), 그보다 중요한 건 이렇게 사람이 시간을 얼마나 써서 쥉일 매달려 일하는가, 가 들어 있었던 것이다. 물론... 야근은 무급이지만 - 영상쪽에서 일하는 어떤 이가 자기가 야근한 거 그동안 다 모으면 강남에 건물을 샀겠다고 하여 놀랐었는데 어떤 심정인지를 - 물론 일을 너무 못하거나 느리고 또 너무 많은 일을 만들어서 하는 건 엄청나게 문제가 있는 일이지만 아무튼 - 아 나는 작가도 아니고 편집자가 왜 어떤 작가인가가 말했던 '무엇인가를 표현하는 데에 꼭 맞는 단어는 하나밖에 없다'를 신조처럼 (딱히 의식하지도 않는 중에) 실천하고 사느라고 사서 고생을 하고 안팎으로 욕은 먹는 것인가 -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이 눈을 내가 평생(까진 아니라도) 편집이나 번역 같은 일을 하는 동안에 계속 쓸 수 있을까? 그 전에 다 써(?)버리는 것은 아닌가? 눈도 나름 소모될 텐데 마치 택시가 일반 자가 승용차에 비해 한 달에 뛰는 거리가 엄청 나와서 택시운전 1년 한 것이 일반 운전자 3~5년 한 경력과 비슷하다고 했던가, 정확한 통계는 아니겠지만 그 비슷하게 들은 말처럼, 나도 눈을 뭔가 그렇게 맨날 뺑뺑이 돌리는 듯한 것이다 그러잖아도 선배 하나는 안과에서 DNA검사까지 다 하고도 아무 이상이 없다고 나왔는데 유일한 처방이 '과로 중단 무조건 쉬라'는 것이었다는데 - 아무튼 일할 산더미를 앞에 두고 난 저리 좋다고 만세다(재번역 좀더 창조적이긴 했지만 소리없고 한계 영역 명확한 (그러나 오역이 보이는 제길) 편집자로서 떠맡기에는 너무 괴로웠어-_-아아) - 오늘 모처럼 오랜만에 만나기로 한 약속을 미루고 야근할 예정인데 집에 갈 수 있으면 좋겠다 잘못하면 내가 인간이 아니라 책이 되어 버릴지도 몰라... ('밤'을 주제로 한 책이다) - 페미니즘 캠프는 처음 신청해서 가 보는 건데 가끔 나름 은근 긴장되네 - 근데 나 일은 언제 잘하지? - 빨리 그게 나와서 카메라를 지를 수 있으면 좋겠...... (아멘샬롬아미타불로) 아니 그 전에 집을 옮겨야 하겠지 OTL (아 머리야/집 좋은데-_-/안비싸면-_ㅠ) - 역시 사람이 좀 쉬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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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가

아픈 건 아픈 거고 주말 내내 교정을 보아 완성해야 하고 잉 계속 생각만 쓰고 싶다고 생각만 하는 '나의 무단 월경 이야기'를 미루고 미루고 미루고 미루는 것이 한둘이 아니야... 하고 싶고 필요한 일일수록 미루는 느낌이야 - 내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지 그것도 아플 때 말이지 - 아니 아프진 않은데 적어도 열몇 시간씩 연속으로 앉아 일하기에는 좀 힘들지 말이야 인권캠프나 포럼이나 강좌나 그런 것을 하고 나면 이상하게 잠시 외롭고 센티멘털해지는 소강 상태가 오면서, 내가 어딘가로 떨어지는 것 같고, 뭔가 붙잡아야 할 것 같고 그럴수록 붕 뜨기만 하는 것도 같고 욕망이 일깨워지는 것도 같고 더욱 솔직하지 못해지는 것 같고 내 자신이 일요일에도 물리치료를 받을 수 있다면 참 좋겠다 사실 평일에도 야간진료를 하지 않으면 말짱 소용이 없으니 이번에 약간 충격을 먹었다 중증장애인 어떤 이는 중증장애인을 고려하여/그리고 자신이 듣기에 불편하여, 나보고 '말이 너무 어려운데 풀어서 천천히 해야 하지 않냐'고 지적하였고 나는 그것을 쓰게 그리고 달게 받아들였다 - 그동안 말이 어렵다는 얘긴 들은 적이 있어도(아마도 내가 혼자만 중얼거리고 가까운 사람들과만 얘기했지 그닥 여러 사람 앞에서 좀더 열린 방식으로 말하지 못해서 다듬어지지 않아서 그럴 거란 생각이) 넌 뭐 이래 세밀하게 말이 많냐 중언부언하냐 그래서 결론이 뭐냐 좀 지루하다는 지적은 많이 들었어도 설명이 부족하다, 란 말은 처음이라서 - 그러나 동시에 이 지적이 그동안의 다른 (중언부언) 지적과 꼭 모순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지만 - 좀 새로웠다. 그 다음의 그 '배려의 소재' 노릇을 본의 아니게 했던 '중증장애인' 님의 말씀(휴대폰 메모장에 입력해서 표현) '다 알아들었고 나도 대학 나온 사람으로서 용어나 그런 것들이 불편한 점 없었다/ 나에 대해 알고 싶으면 검색창에 OOO을' 아아. 그분은 그리고 휠체어에 앉아 있을 때에는 발로 자판을 골라 입력하는 방식으로 천천히 자기 의사를 표현한다. 나같이 하고 싶은 말이 많은 사람은 답답해서 어떻게 할까. 될 수 있으면 적은 말로 압축적으로 표현하는 고민을 무수히 하게 될 것 같다....... 잠만 들입다 자다가 문자들을 몇 군데 보내고는 오지 않는 답장들을 아쉬워하다가, 느끼한 프렌치토스트로 저녁을 먹으며 일은 미루면서 어쩔 줄 몰라 하는 동안 토요일이 훌쩍 지나간다. 보고 싶은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나는 내 시간에 치여 어떻게 잘 컨트롤하지 못하고 이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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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널 사랑해'

신효범의 이 노래는 절절하다 노래의 절정에서 '난- 널- 사-랑해-' 하고 외칠 때 초점은 '너'보다 '나'에게 있다. 그래서 더 절절한 것 같다... 관계라는 건 자기와 자기가 만나는 일이니까 도대체 그 자기가 다른 자기를 사랑한다는 그 대사건이 어찌 안 그럴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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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일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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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든 사람

과외하는 중1(앗 지난 3월부터 중2;;)인 사촌동생이 '재미있게' 해준 얘기 1. 담임샘이 반 아이들 중 한 명을 '스파이'로 점찍어서 그 애한테만 살짝 알려준다. 그의 역할은 담임이 없는 자리에서 다른 과목 수업 시간에 다른 선생에게 걸리거나, 떠들거나 암튼 그런 친구를 담임에게 낱낱이 알리는 것. 스파이를 제외하곤 아무도 누가 스파이인 줄 모른다. 2. 반 아이들은 누가 스파이인지 맞추러 담임에게 가서 500원을 걸고 도전할 수 있다. 답이 틀리면 500원을 그대로 담임에게 잃고, 맞으면 1,000원으로 돌려받는다. 그 순간 스파이였던 애는 노출되므로, 다른 애로 즉각 교체된다(역시 담임과 새로운 스파이만 알게 비밀리에). 전직 스파이는 다른 아이에게 들키도록 서툴게 일을 수행한 죄로 벌금 1,000원을 낸다. 3. 최근 내 과외학생은, 친구 두 명과 함께, 스파이로 의심되는 다른 아이를 하나씩 찍어서, 각기 번갈아 500원을 내고 도전해 보았다. 내 학생과 두 친구 모두 예상이 틀렸고, 그렇게 각기 500원씩 잃었다. 그런데 어떤 다른 남자애가, 또 다른 아이에게 "야 OOO, 너 스파이지? 다 알고 있어! 나 지금 선생님에게 말하러 가는 길이다." 하였다. 지목당한 아이는 "어 나 맞는데 어떻게 알았어?" 하는 바람에 들켰다. 처음 말한 아이는 "야 진짜야?! 떠본 건데 진짜라 그러면 어떡해!ㅋㅋ" 하며 결국 선생님에게 가서 말하고 1,000원을 벌었다. 4. 스파이로 밝혀진 아이 주위에선 다른 아이들이 "야 너땜에 지난번에 나 걸렸잖아." "나도 걸렸어 그게 너 때문이었구나 어떻게 그럴 수 있냐?" 하고 투정부리듯 따지다가, 그 아이가 당당히 "스파이니까. 어떡해." 해서 다들 더 뭐라 말하지 못하고 수그러들었다. ------------- 나는 꽤 당황하여 걱정하면서, 여러 가지 물어 가며, 이렇게 완성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다른 문제도 많지만) 자칫 왕따 후보자를 양성시킬지도 모르는데, 하면서 걱정했다. 사촌동생은 내가 이렇게 걱정하고 놀랄 줄 모르고 그냥 가볍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그 떠본 아이 이야기를 재밌다고 하려던 것이었는데 내가 너무 심각해지니까) 좀 김이 빠져 했다... 그 아이뿐 아니라 반 아이들이 그걸 하나의 놀이로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인 듯했다. 이 스파이 제도를 어떻게 생각해야 하나 무척 당황스러웠다. '마피아 게임'이 저렇게 적용될 수도 있구나. 그 담임 진짜 놀랍구나. 집에 와서 동생에게 이 이야길 하니 그는 나보다 훨 심각하게 놀라고 고민하면서 말했다. 이게 아직 학기 초라 그냥저냥 잼있는 듯이 굴러갈지 몰라도,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곧 문제들이 불거질 것이다. 많이 떠들었거나 걸렸거나 한 것이 아니라 '조금' 잘못해서 애매한 경우, 자기랑 친한 아이는 자기도 모르게 눈감아주고, 안 그런 아이는 걸러낼 수 있다. 평소 밉게 본 아이에 대해 별 거 아닌 문제를 트집 잡아서 얼마든지 '보복' 심리로 자기의 스파이로서의 놀라운 '비밀 절대 권력'을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그동안 그 담임은 평소 다른 수업 시간에 다른 선생에게 지적받은 아이들을 종례 시간에 혼냈다고 하는데, 그것이 다 스파이를 통한 정보 수집의 결과였다는 것을 아이들이 이제는 알고 있다(담임이 공지는 조금 늦게 했나 보다). 혼나는 수위가 어떤 정도인지 모르겠지만, 지각한 아이나 서로 싸웠는지 아무튼 무슨 말썽인가를 피운 남자아이들을 '두 손으로 두 뺨을' 쳤다는 둥 하는 얘길 그 아이가 하는 걸 보면(그 아이는 그것도 '선생님 무섭다'고만 표현했다), 게다가 만우절에 무슨 기합을 줬다느니 갑자기 달리기 시험을 본다고, 수행평가에 반영한다고 하며 아이들을 달리게 한 걸 보면, 평소 체벌을 포함, 아이들에게 폭력과 권위를 아무렇지 않게 휘두르는 선생인 것이 분명한데 말이다. 나는 혼란스러운 대로 "아니 어떻게 그런..." 하고 어버버하며 몇 마디, 그건 정말 아닌데, 너무하다, 중얼중얼하다가 굳이 최대한 이해를 해서 "나도 삼사십 명 되는 아이들을 관리하다 보면 그랬을까, 그렇게라도 (해서 관리)하고 싶어졌을까?" 하고 씁쓸해하고 말았다. 그리고 "그래도 정말 아니라 생각해서 뭔가 이걸 제대로 문제제기해야 할 것 같은데, 네가 그곳에 인질(?)로 있다는 생각에 어떻게 해야 할지 참 모르겠구나..." 할 뿐이었다. 어제 아니 목요일 인권연구소 창의 강좌에 늦게 갔다가 끝나고 다과(그보단 거의 요리를 내어 주시는;;ㅎ) 시간에 몇 명 안 남았을 때 이 생각이 나서 얘기했더니 '떠든 사람' 이름 적는 것의 발전된 버전이라 하며 다들 놀라워하였다... 스파이로 지목된 아이가 친구를 일러바치면서 뭔가 불편한 마음이 안 드나? 하고 의아해하기도 하고. 사람 마음이 변하거나 조금씩 불합리한 걸 깨달아가는 데에 시간이 참 오래 걸린다는 얘기, 각자 학창시절의 그와 비슷한 경험. 심지어 선생이 '반 평균 깎아 먹은 애들'과 '잘한 애들'을 같은 수로 앞으로 불러 내어 '잘한 아이들'에게 "너희도 친구들이 공부 못하는데 도와주지 않은 책임이 있다"며(평균이라면 어차피 늘 그런 숫자는 존재하는데 어차피 또 무슨 논리?) 잘하는 그룹에게 못하는 그룹을 "때리라"고 시킨 일도 있었다고 한다. 나도 초등학교 2학년 선생이 구구단을 못 외운 학생과 잘 외운 학생을 불러 내어 못하던 학생이 외울 때까지 잘하는 아이를 한명씩 붙여 가르쳐 주게, 훈련시키게 한 기억을 얘기했다. 그리고 어제는 TV를 봤는데 'VJ특공대'에서 '귀농해서 부자 된 사람들'을 주제로 한 한 영상이 나왔다. * 바로 뜯어 먹을 수 있는 화분 채소를 키워 파는 사람 * 여러 가지 색깔과 무지개 색깔의 장미를 만들어 낸 사람 - 진짜 이뻤고, 이걸 반차별공동행동에서 어찌 활용해도 좋겠다 집회 때 또 머리에 달면 어떨까, 참 좋겠다 하면서 보는데 어쨌든 화분에 온갖 색소 주사기를 꽂아 놓은 장면에선 좀 불편했다 * 야생 동물인 오소리를 대량 사육하여 파는 사람 - 먹이를 주려고 주인이 들어가자 온순히 모여드는 오소리들을 보며 "예전엔 이런 장면이 연출이 안 됐죠, 하지만 가축으로 다 등록이 되어 있답니다. 제가 재네들이 어릴 때부터 키우니까 정이 들었어요" 하고 말한 주인, 바로 다음 장면이 '오소리 기름'을 짜내는 커다란 기계 앞에 그가 쭈그려 앉아 관을 통해 흘러내려와 똑똑 떨어지는 기름을 받는 모습이었다. "오소리 기름이 화상과 피부에 아주 좋다고 예로부터 OO에도 나와 있구요, 오소리 한 마리가 100만원 정도 하는데 2차, 3차로 나가면 그 부가가치가 어마어마합니다." * 장수하늘소를 재배(?)하는 사람 - 흙 속에 빽빽이 묻혀 동그랗게 움츠리고 있는 애벌레들을 손으로 만지는 걸 보고 "징그럽지 않으세요?" 하는 질문에 "징그럽긴 왜요? 이게 다 현금인데." * 지렁이를 대량으로 역시 재배(!)하는 사람 - 지렁이 무더기를 흙 푸듯 퍼다가 진흙 묽게 탄 게 든 통에 붓고 무슨 약품인가를 넣고 잘 저으니까 '단백질이 녹아내려서' 피부에 좋은 지렁이 진흙팩이 된다. 체험하러 온 사람들이 방에 일렬로 누워 "지렁이 하나 발랐을 뿐인데, 피부가 장난이 아니네" 하고 즐거워하였다. * 시골의 폐교를 개조하여 '폐교팬션'을 운영하는 사람 - 엠티 온 대학생들이, 깔끔한 마룻바닥 인테리어 한쪽 벽(교실 앞부분인 것 같다)에 잘 보존된 칠판에 분필 낙서를 하며 논다. 여지없이 '떠든 사람'이라고 낙서하는 화면이 잡혔다. "학창 시절로 돌아온 것 같아서 뭉클하고, 좋아요." 그 영상은 "농사 지어 재벌 됐다는 얘기 듣고 싶다"는 그 오소리 농부의 인터뷰와 맞물려 '귀농해서 얼마든지 부자 되자'는 주제로 끝을 맺었다... 저 '떠든 사람'을 보고 새삼 놀란 거지. 떠든 사람의 마피아 게임 버전... 아아 불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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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 Da

여기 진짜 맘에 들어! >.< 혼자 와 있어! >.< 근데 맘이 초조해서 뭐가 안 된다 대체 왜 사회부적응 준비만 완료해서 그 모습을, 여전히 직원들을 노예 비슷이 알고 있는 - 적어도 그 비슷하게 말하는 - 사장이란 존재 - 입장, 앞에서 나불대질 않나 당최 수위 조절을 못 하겠어- 그냥 회사는 다 똑같다고 생각하고, 그에 맞춰 내 기대 수준도 조절해야 하는데- 자유롭고 독립적이고 민주적이려면 대략 굶을 각오를...? 후앙 난 훈늉한 삶과는 거리가 아주 먼데 말야... 안 훈늉해도 그렇지 그닥 창조적이거나 좀 세지(?)도 않고- 세상 돌아가는 원리란 것이 내 머릿속이나 내가 보는 신문이나 그런 거 말고 어딘가에 전혀 따로 있는 듯? -_- 그러나, 그래도, 그럼에도, 아니 그러니까, 그럴수록, 고민을 계속할 밖에... 아 개놈자식의 총선같은놈-_- 아 난 한 것도 없지만 넘 뻔한 예상만으로도 충분히 막막해-_- 제목과 전혀 상관없는 글이 되어 버렸다;;; 새삼스럽지만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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