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

from 우울 2006/06/08 12:31

우리에겐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었다.

6년쯤 전에,

은행은 우리에게(사실은 그에게) 알량한 천만원어치의 신용이 있다며

천만원을 빌려주었고

우리는 그 돈으로 신림동에 천에 삼십짜리 원룸을 빌려 한동안 살았다.

 

그가 회사를 한 2년쯤 다니고 나니 그 신용이 3천만원이 되어서

우리는 삼천에 삼십짜리 투룸을 빌러서 또 한동안 살았다.

 

지금 우리는 전세 8천쯤 되는 아파트에 사는데 4천은 신용이고

4천은 아파트 전세금이 담보로 걸린 돈이다.

 

우리는 처음에도 지금도 한푼도 없는데

 

이 신용의 규모는 회사 근속년수와 비례해서 커지고

살고 있는 공간도 그에 비례해서 커진다.

 

미친건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6/06/08 12:31 2006/06/08 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