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from 우울 2006/06/08 11:54

허리가 아프다.

버스에서 뒷문으로 내리거나 하면 죽음이다.

내려 딛을 때 늘어나는 허리부분이 실감나게 아프다.

 

가벼운 물건조차도 드는 것이 겁난다.

허리에서 약간 오른쪽께에,

내가 무언가 하면 안되는 일을 할때마다 경고하듯이

찌르는 듯한 아픔이 온다.

 

영화에서 본 것과 똑같다.

나쁜 욕을 하면 엄청난 통증을 일으키는 전기자극을 주어서

나쁜 짓을 못하게 하는 것처럼.

 

무언가를 들어올리면 허리에 강한 전기자극 같은 것이 온다.

 

웬만한 통증에는 이미 익숙해진 내게도 그것은 무섭다.

 

나는 왜 허리가 아픈가.

그것은 아무도 모른다.

아마 하느님도 모를 거다.

많은 사람들은 그가 알거라고 믿지만, 나는 모를 거라고 믿는다.

어찌되었든,

내가 아픈 것에는 이유가 없다.

 

아픈 것은 그냥 아픈 것이다.

그렇기로 되어있는 것이다.

 

새벽까지 뒤척거리며

세가지 소원을 어떻게 하면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

반복해 생각하고 또 생각해볼때,

 

첫번째 소원은 언제나 '다리를 고쳐주세요'라고 정해봤자

달라질 것은 없다.

 

그렇기로 되어있는 것은 그렇기로 되어있다.

 

그것은 마치,

내가 창조적 작업에 나를 던지고 싶을 때

기껏해야 글쓰기 밖에 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미 정해진 일이다.

 

그림이나 음악을 하려면 태어날 때부터 돈이 많아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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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08 11:54 2006/06/08 1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