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from 우울 2007/01/03 11:51

지난 12월은 복잡한 시기였다.

 

나는 나자신을 꼬깃꼬깃 접어 두꺼운 백과사전밑에 쑤셔넣고

납작해지기만 기다리고 있었다.

 

모든 일이 팝콘 터지듯이 연속적이거나 혹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다.

 

12월이 되자,

오랫동안 만나지 않았던 보고싶던 친구가 백과사전안으로 손을 넣어 내 팔을 잡아끌었고

블로그에서는 몇몇 사람들이 내게 인사를 하기 시작했다.

나는 잘 보이지도 않을만큼 납작했는데도.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수준의 사회생활을 허용해주는 합격통지서가 날아왔다.

 

12월은,

내 납작해진 두 어깨에 따듯한 두 손을 얹어 더운 공기로 어깨를 부풀리고는

등을 살짝 밀었다.

 

자, 이제 나가야 할 시간이야.

 

어깨에 넣어진 바람이 너무 가벼워서

나는 날아갈까봐 나를 꼭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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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03 11:51 2007/01/03 1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