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어막힌 입

from 우울 2007/05/31 11:21

커다란 손으로 틀어막힌 입.

 

충격을 받는다는 것에 대하여.

 

거대한 둔기로 내리친다고 생각해보자.

첫번째 타격에는 눈물이 나오도록 아플거야.

어안이 벙벙하겠지. 정말 그렇게 때릴줄은 몰랐거든.

첫번째 충격으로 금이 간 가슴 깊은 곳에서, 진짜 공포가 꾸역꾸역 솟아 가슴전체에 스미겠지.

 

두번째 타격에는 몸이 무척 아파하겠지만,

남은 자존심과 분노가 표면으로 드러날지도 몰라.

그것을 표현하는가 하지 않는가는 성격문제겠지만.

 

세번째부터는 모든게 세번째야.

아프고 공포스럽고 자존심과 분노가 끓어오르고 그런 일들이 영원히 반복되는 것.

그건 피곤이지. 지겨움이지. 끝이 없다는 것.

 

 

진짜 두려운 것은,

맞는 것은 나 혼자라는 것.

 

나는 말하기를 멈춰.

커다란 손이 내 입을 틀어막고 있어.

 

눈으로 귀로, 코로, 땀구멍으로

검은 내 말들이 흘러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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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31 11:21 2007/05/31 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