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혈극 [혈녀]

from 2002/02/12 21:01
#1
어두운 거리. 둥글고 커다란 귀걸이가 유난히 눈에 띄는
혈녀의 그림자가 노란 가로등불을 마주한 채로 걷고 있다.
혈녀의 발자국 소리.
화면 왼편에서 나타나는 다른 그림자와 무거운 발자국 소리.
혈녀의 그림자가 빨라지고 발자국 소리도 빨라진다.
다른 그림자가 혈녀의 그림자를 덮치는 순간,

혈녀 : "꺄악~!"

동시에 양쪽 귀걸이를 뽑아 날아올라 상대를 3동강 낸다. 모두 그림자로 처리.
화면을 돌려 불빛을 받은 혈녀의 얼굴을 클로즈 업.
귀걸이에 붙은 살점을 불어 떼어 내고 귀걸이를 다시 한 후 다시 걷는다.
화면 오른쪽으로 사라지는 혈녀의 그림자.

#2
지하철(좌석은 꽉 차있고 한 칸에 10명 정도의 사람들이 서있다.)
혈녀, 다리를 벌리고 앉은 아저씨를 본 다음 좌석 전체를 흩어본다.
7명이 앉을 수 있는 그 좌석에는 6명이 앉아있다.

혈녀 : 아저씨 700원 내고 탔어요?
아저씨 : 아니, 카드로 550원 내고 탔지.
혈녀 : 아자!

동시에 구두를 벗어 굽으로 아저씨의 머리를 내리 찍고 다리를 붙여 앉힌 다음
굽에 붙은 피를 털어 내고 다시 신는다.
지하철 문이 열리고 혈녀 내린다.

#3
집에서 편하게 벗고 누운 혈녀. 코를 파고 사타구니를 긁으면서 드라마를 보다 눈물을 글썽인다.
반바지와 티셔츠를 주워 입고 문을 나서는 혈녀.

가게 안.

혈녀 : 아줌마 맥주 주세요.

맥주를 들고 집으로 돌아가던 혈녀, 버스정류장에서 멈칫하다가
바로 온 좌석버스에 올라탄다.
좌석에 앉아 라이터로 병을 따고 맥주를 마시는 혈녀.
갑자기 혈녀의 눈이 커진다. 클로즈 업.
시선을 따라 카메라 내려가면 옆자리의 남자가 혈녀의 반바지 안쪽으로 손을 넣고 있다.
병깨지는 소리.
혈녀는 맥주병을 좌석 팔걸이에 대고 깬 후
남자의 배를 찌른다.
옆자리로 옮기는 혈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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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2/12 21:01 2002/02/12 2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