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cal Affairs

from 2002/05/17 13:51
일하러 오는 길에는
눈이 부시리만큼
천박한
꽃분홍색의
장미들이
별다른 이유없이
피어들있었다.

친구놈은
대순진리회인지 대순진리교인지
나에게
사악한
기운마저 느끼게 하는
불투명한
믿음의 세계로
블랙홀처럼
스스로의 질량을 집중시켰고

며칠전에
나의 일터에
같은 규격의 다른 그림들
대여섯점을 들고 들어와
3만원에 사달라는
어느 미술학도의
요청을
나는
뿌리치지 못해
반추상 형식의 배그림을
사고 말았다

22살의 내동생은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세상에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다 - 낫씽

오후 1시 30분
구역질이 나서
밥을 먹고 싶지 않다
굶으면 일을 할 수 없을텐데

오전 6시 30분
에 잠이 들었던 나는
차가운 머리를 들고
오후 11시
에 일어나

그런 식으로 물쓰듯 쓰다가는
언젠가 바닥나버릴

수돗물을
20여분이나 틀어놓고
멍하게
뜨거운
물의 기운을
한참 동안
느껴야만 했다

역(逆)기시감
미래의 어디엔가
(혹은 다른 시공의 어느 곳에)
지금
나와
꼭 같은
내가 있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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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5/17 13:51 2002/05/17 13: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