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사랑

from 2002/03/22 14:03
얇은 이불에
몸을 감고
커튼도 없는 창문으로
햇볕을 등지고

침대에 누워 있으면
화장실의 작은
창문으로
어린 남자아이가 들어와
내 벗은 등을
천천히
어루만졌다

보이지 않지만 알 수 있어
가로 줄무늬의 반팔 티셔츠와
베이지색 반바지를 입은
머리가 반짝거리는
무지개처럼 일렁이는
어린 남자아이

창문 밖으로
자동차의 앞문이 닫히는 소리
계단을 뛰어올라오는 발소리
달그락
문이 열리는 소리

내 짧은 사랑의 기억.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2/03/22 14:03 2002/03/22 1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