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from 우울 2009/01/08 16:15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다.

가끔씩 전화가 걸려오고, 또 아주 아주 가끔은 내가 전화를 걸기도 한다.

그정도면 충분한 것이 아닌지.

굳이 만나야 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어.

 

만나러 나가는 길은 너무 귀찮고, 만나는 동안 지루하고, 만나고 나면 피곤해진다.

 

다들 가끔은 만나야 한다고들 하니, 나도 가끔은 누군가를 만나지만.

 

자주 안만나서일까 누군가를 만나고 나면 엄청나게 피곤해서 대략 이틀정도 괴롭다.

 

방학이 되어 아무도 만나지 않고 집에만 있는데

말 그대로 집에만 있으니, 내가 이상한 사람인걸까 싶었다.

 

히키코모리 라거나.

 

하지만 히키코모리라는게 무척 좋아보인다는 거.

 

굳이 나갈 필요가 없는데.

 

인터넷만 있으면,

모든 게 배달된다.

 

이야기하고 싶으면 블로그나 MMORPG 같은 곳에서 이야기하면 돼.

 

나, 무언가 이상한거?

 

사회문제로 떠오르는 거라면 무언가 내가 사회에 해를 끼치고 있다는 건가?

 

해를 끼칠 가능성이 높아요.

 

히키코모리들은 대개 우울증, 대인기피증, 폭력성, 공격적 성향을 드러낸다

 

라니.

 

나, 그런가?

 

라는 건 농담이지만.

 

 

대략 3주동안 문밖으로 나간 건 3번 정도.

한 번은 친구가 찾아와서 어쩔 수 없이 미술관에 갔었고,

한 번은 점심먹으러,

한 번은 재활용쓰레기 내다 버리러 쯤인가.

 

일주일에 한 번 인터넷으로 식료품을 주문하고

인터넷으로 요가를 배우고

인터넷 게임을 하고 블로그를 가끔 하고

뭐 그렇게 살다 보니

밖에 나갈 일이 없다.

 

참 편리한 생활이다.

 

경제적 책임을 살짝 방관하고 있다는 심리적 압박이 조금 있긴 하지만,

이렇게 산다고 해서 공격적이고 폭력적인 사람이 되는 건 아닌 거 같아.

 

경제적 책임 부분만 해결할 수 있다면,

히키코모리는 세계 최고로 행복한 착한 사람이 될 수도.

 

졸업하면 꼭 착한 히키코모리가 되어야지!

 

혹시,

 

만나면 너무 재밌어 라고 생각되는

 

그런 사람이 없어서인가?

 

정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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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08 16:15 2009/01/08 1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