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from 우울 2009/05/29 13:17

아기라는 것은,

일단 더럽다.

침을 흘리고, 아무 준비없이 토하고 이상한 냄새가 나고,

오줌이며 똥이며 그냥 싸지른다.

 

나는 니똥까지 사랑해.

라고 GG는 BB에게 말하면서

그의 똥과 오줌과 다른 체액이 묻은 사타구니를 열심히 혀로 핥아 깨뜻이 한 다음,

보송보송한 파우더를 발라 팬티를 입혀주었다.

맨 손으로 토한 걸 닦아주고 혀까지 넣어 깊은 키스로 입안을 헹구어 주었다.

BB의 입안에 든 토사물에는 침과 가래와 위액같은 게 섞여있었지만(?).

 

과 같은 일은 절대로 못하는 사람들이,

아기라는 것의 똥과 토사물과 오줌에 대해서 숭배에 가까운 태도를 보이는 것은 무슨 비논리란 말인가!

내가 어렸을 때 어른들은 아기들 오줌을 받아 마시면서 건강에 최고라고 했다.

 

아기란 건, 무엇이든 자기가 아는 구멍에 넣어본다.

입이라던가 코구멍이라던가.

보이지 않는 것에 있는 구멍을 아기가 모르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오이라던가, 소주병 같은 것을 거기에 넣고 있는 아기를 보는 어른들은 꽤나 당혹스러울지도.

 

아기가 조금 크면 어린이가 된다.

 

어린이라는 것은,

일단 시끄럽다.

 

의기양양하고 좀 재수없는 느낌.

 

어린이라는 건, 2블록쯤 떨어진 학교 운동장에서 놀고있을 때나 약간의 소용이 있는데,

이를테면 낮잠을 자려고 할때 멀리서 들려오는 그 평화로운 분위기랄까....

 

내면에서 폭발적으로 튀어오르는 생명력따위 오래가지도 못하는 걸,

세상 다가진 듯 난리 법석이다.

 

청소년.

역겹달까.

부끄러워 하기는. 몇 번 해보면 별거 아니거든.

 

청년.

 

사람이라는 것.

그게 그냥 역겨운 것, 그 자체인 것이다.

 

이렇게 써봐도 아이라는 게 궁금하다.

그걸 갖고 나면 인간에 대해 조금은 다정해지게 되는건가.

 

자신의 창조물에 대해서 부정할 수 없게 되면서

타자와 인간을 용서하게 되는 건가?

사랑하게 되는건가?

 

만약에 그렇게 되지 않으면.

그 아이는 괴물이 된다.

 

괴물을 낳으면 어떻게 한단 말인가.

옆집에 버리고 가끔 들여다 볼까.

한 평생 번 돈을 유산으로 남겨줄까.(뭐 있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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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29 13:17 2009/05/29 1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