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 위에 앉아서...

from 우울 2002/07/26 23:57
이불 위에 앉아서, 책을 펼친다.
책 너머로 나를 쳐다보고 있는 아름군의 녹색 눈이 보인다.
아름군은 나를 바라본다.
나도 아름군을 바라본다.
아름군이 눈을 반쯤 감는다.
나는 책을 본다.
아름군의 반쯤 감은 눈길이 자꾸 신경쓰인다.
아름군을 바라본다.
아름군의 눈이 3/4 가량 감긴다.
나는 다시 책을 본다.
내 눈이 반쯤 감긴다.
아름군을 바라본다.
아름군은 눈을 감았다.
나는 심호흡을 한 뒤 눈을 크게 뜨고 아름군을 바라본다.
아! 아름군이 눈을 크게 뜨고 나를 바라보...다가
눈을 껌뻑이다가...눈을 감는다.
나도 눈을 껌뻑인다. 눈이 감긴다...

45도 몸을 돌려 다시 앉아서 책을 읽으려 한다.
책너머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모짱의 호박색 눈이 보인다.
모짱의 눈은 이미 반쯤 감겨있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눈을 서서히 떴다 감았다 하면서
눈 크기를 줄여간다.
이제는 눈이 다 감겼다.
내 눈도 감겼다...

아예 바닥으로 내려와서 책을 펼치자
책너머로 파래군이 나를 보고 있다.
눈을 서서히 떴다 감았다 하기를 여러차례 반복한다.
나도 여러차례 반복한다.

나는 이불 위로 올라와서 잠이 든다.
아름군과 모짱과 파래군이 내 다리 사이에 뭉쳐서 하품을 한다.
다같이 잠이 든다...

고양이가 있는 집은, 너무 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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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7/26 23:57 2002/07/26 23: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