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닉룸

from 영화에 대해 2002/07/17 14:38
데이빗 핀처 감독의 내가 본 네번째 영화.

무언가를 좋아하는 사람은 편협해지기 마련이고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관대해지곤 한다.

내가 본 데이빗 핀처 감독의 가장 좋은 영화는 '파이트 클럽'이었다.
그리고, 그 영화를 본 이후로 데이빗 핀처 감독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감독 중 한명으로 빠지지 않고 꼽히는 인물이 되었다.

'패닉룸'에 대한 주변인들의 혹평에도 불구하고
나는 영화를 보는 내내 나를 긴장하게 만든 감독의 역량에 놀라버렸다.
보는 동안에는 몰랐는데, 보고 나니 다리가 후들거렸다.
그다지 무서울 것도 없는 범인들, 뭐 다른 영화들에 비해 굉장할 것도 없는 폭력들이
마치 내가 패닉룸에 갇힌 것처럼, 혹은 집안에 갇힌 것처럼
긴장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조디포스터, 그녀만으로도 팽팽한 이 영화는
데이빗 핀처의 놀라운 속도감으로 틈이 없는, 그야말로 패닉룸이었다.

흠...그런데,
포레스트 휘태커라는 그 유명한 흑인 배우,
그 배우는 나에게 송강호를 연상시킨다.
송강호가 우리나라에서 연기력으로 인정받고 다수의 능력있는(?) 영화들에 캐스팅되어
상업적으로나 예술적으로나 성공한 배우로 이야기되는 데도 불구하고,
내가 느끼는 그의 이미지는 영화에서 늘 거슬리는 존재다.
왠지 그가 연기를 하면, '아! 저건 진짜 연기구나!' 싶다.
연기를 너무 잘해서일까?
영화속에서 너무 영화적으로 생겼다는 느낌,
어쩌면 너무 현실에 가까워서 영화에 있기엔 어울리지 않는걸까?
포레스트 휘태커 역시 그런 느낌이다.
너무 영화적이야...

어쨌든,
역시, 영화의 가장 멋진 점은 2시간 남짓 동안
타인의 삶을 살아볼 수, 느낌을 느껴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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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7/17 14:38 2002/07/17 14: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