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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생태학...

예과 때, 이런 과목이 있었다. 누가 가르쳤는지도 기억난다. 그 때도 좀 미심쩍기는 했었지만 전혀 생태적이지(?) 않은 사람이고.. 그 이후로 이 명칭이 웬지 후져보이는 느낌을 받곤 했다.

하긴, 학생 때 특히 예과 때 수업이 재밌거나 감동적인 적이 있었나 뭐... 

 

이번 Fall2 시즌에 Human ecology라는 강의를 듣고 있다. 번역하면 인류생태학인데, 같은 이름임에도 불구하고 어쩜 이렇게 느낌이 다를 수가...

Richard Levins 는 오랜 기간 동안 푸에르토리코와 쿠바에서 생태주의 운동을 벌여왔단다. 물론 생물학, 통계적 방법론과 생태주의 철학에 대한 학문적 업적 또한 높이 평가받고 있다. 그의 강의를 듣고 있노라면, 온갖 철학적 성찰들이 오랜 동안 곰삭은 끝에 자연스럽게 우러나온다는게 그냥 느껴진다. 그리고 내 머리 속이 정말 복잡해진다. 수업 두 시간 끝나고 나면 머리에 쥐가 날 지경이다. 내가 그동안 쥐뿔도 모르면서 eco-social epi 를 떠들어댔던게 무지하니 부끄럽게 느껴진다.

 

학기가 끝날 때면 항상 일부 학생들이 불만을 제기한단다. 수업의 관점이 너무 편향되어 있다고... 백발이 성성한(수염까지) 노학자는 맞는 소리라고 이야기했다.

 

오전에 연구실로 잠깐 찾아갔었는데, 그는 내가 무엇을 모르고 어떤 지점에서 고민을 하는지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사실 나 스스로는 고민이 정리가 안 되서, 그리고 그걸 영어로 제대로 표현해내지 못해서 답답했는데 말이다. 심지어 독심술? 나의 이런저런 횡설수설과 초절정고수의 몇 마디 조언이 오고간 후... 결국 실천은 political movement 를 통해 가능하다고, 또다른 세계는 가능하다는 말을 하면서 그는 끝을 맺었다.

 

소위 생태적 관점이라는 것에서 느껴지는 가치중립적 뉘앙스 (마치 인권이나 윤리를 이야기할 때마다 찜찜하게 만드는).. 하지만 진정한 생태주의는 그런게 아니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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