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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식월 휴가_Ushuaia

hongsili님의 [안식월 휴가_Buenos Aires] 에 관련된 글

 

#1. 

새벽 댓바람 세시에 커피한잔 마시고 국내선 타러 3:30 출발, 공항에서 너무나 많은 인파보고 깜놀... 이 나라 여행자들은 참 부지런도 하구나..... 나라가 넓으니 첫 뱅기 시간도 5시 무렵....


비몽사몽 Ushuaia 에 가까워지니 태산준령이 바로 발밑에...

착륙하자마자 사람들이 미친듯이 박수를 쳤는데, 아마도 광경이 아름다워서??? 라고 생각했으나 나중에 부에노스 아이레스 도착할 때도 역시 박수 세례..... 그 진정한 의미는 나중에서야 깨달음 ㅋㅋ

어쨌듯 도착해서 공항 게이트를 나서 마주친 광경에 다들 입이 쩍... 이건 겨우 공항 주차장일 뿐인데 도대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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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 중심으로 들어가면서 보니 도시도 생각보다는 컸는데 난개발 때문이라고... 여기까지 살러 오는 사람들이 없어서 각종 면세 혜택에 산업단지들을 육성하기는 했는데 그에 걸맞는 주택 공급이 원활치 않아, 산중턱에 무허거 건물 짓고 사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급수나 하수같은 서비스도 구비되지 않은 상태라지만, 이 나라 현대사 보면 이정도는 놀랄일도 아닌듯 ㅠㅠ

 

숙소에서 공지사항 공유하고 각자 자유시간...

일단 지인에게 감사 겸 자랑질 엽서를 우체국에서 부치고 환전...

나중에 다시 책을 읽어보니 이 나라 우편시스템이 엉망진창이라고... 엽서가 잘 도착할까 궁금했는데, 과연 귀국하고 나서도 엽서 받았다는 이가 아무도 없음... 이건 뭐여....ㅜ.ㅜ

 
Rough Guide 에서 소개하고 있는 "세상끝 박물관 Museo Del Fin Del Mundo" 는 본관 분관 모두 한심하기 그지없어서 막 조언해주고 싶음... 너에 왜 이것밖에 못하니.... 이 좋은 테마를 두고.... ㅜ.ㅜ

그나마 여권 스탬프가 유일한 특색이라면 특색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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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마켓에서 토마토와 천도복숭아 사가지고 와서 크자님이 후리가케 덮밥에 미소 된장국 차려주심. 배터지게 먹고 비글해협 고고!

 

#2. 

어제 저녁 먹고 돈 계산 빨리빨리 못한다고 크자님이 라미로를 맹비난 하셨는데 (한국어로 ㅋㅋ)

이 날은 라미로보다 더 띨띨해보이는 현지 가이드와 함께 배에 탑승....

승선을 위해 작성한 명단을 들고 이미 표시한 사람들을 계속 쫓아다니며 사인했냐고....인간아, 아까 사인했잖아.... 젊은 애가 참 큰일일세 ㅋㅋ 이러면서 혀를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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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멀리 설산 아래 자리한 Ushuaia 의 모습에 빠져있다가

설명할테니 선실로 들어오라고 해서 갔더니만 그 띨 청년이 엄청 열정적인 역사와 지리 강의 시작... 솔직하게 흠칫 놀랐다오....ㅋㅋ

대서양과 태평양을 잇는 마젤란, 비글해협, 케이프 혼이 없었다면 남미 대륙을 빙 돌아가야만 했다는 이야기나, 유럽 정착민들 등쌀에 원래 선주민이었던 야마나 족이 모두 몰살했다는 이야기.... 흠!
현재 야마나 족에는 최후 생존자 할머니 단 한명만 살아계신다고... ㅜ.ㅜ 과나코를 따라 유목하면서 '소유' 개념이 없었던 이들이 정착민들의 목장에 들어가 양을 잡아가는 걸 견딜 수 없어했던 목장주들이 사냥꾼을 풀어 그야말로 '학살'을 했다는.... ㅡ.ㅡ

 

바다사자와 펭귄 닮은 새가 모여사는 섬을 지나쳐 가까이서 관찰하고 (띨 총각의 지삭 과시는 계속됨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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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끝 등대섬 지나 야마나족 유적과 파우나 속성 관찰 위해 브릿지 섬 상륙... 
"세상 끝"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그 황량함의 미학이란!!! 한참이나 눈을 뗄수 없더란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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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에 올라 재미로 뽑기놀이 한판하고 진한 깔루아 한잔씩 나눠 마시고
띨 총각이 갑자기 나보구 배 운전해보래서 음주운전 ㅋㅋㅋ

술기운이 확 올라와서 미친놈아 니가 제정신이냐..... 라는 말이 육성으로 나올 뻔했지만, 은근히 재미있었음 ㅋㅋ 조류 때문에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잘 나아가지 않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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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와 또 기나긴 저녁 ㅋㅋㅋㅋ  여기는 저녁식사가 신성한 의식이여.....

크자님 실신 일보직전 ㅋㅋ 일어난지 몇시간째냐고 눈치없는 라미로 또다시 맹비난... (역시 한국어로 ㅋㅋ)

 

 

#3.

 

푹 자고 응가해서 엄청 개운한 하루 시작... 사실 파타고니아 지역은 토질이 안 좋고 바람이 거세기 때문에 채소 재배가 쉽지 않아, 식당이나 호텔에도 그렇게 풀 반찬이 풍족하지 않은 편... 현미밥 먹던 나에게 여행 내내 약간의 화장실 스트레스가..... 이건 사실 히말라야 겨울 산행때도 경험했던 현상... 새삼 현미밥과 나물반찬의 위력 절감....


버스 타고 한시간쯤 달려 Tierra del Fuego 국립공원 트래킹
마젤란이 이곳을 처음 탐험했을때 선주민들이 불을 파워 서로 교신하느라 여기저기 연기가 나는 모습을 보고 지은 이름이라고...

알래스카에서 시작 혹은 끝나는 아메리카 횡단 도로 루트 3번의 종착 혹은 시작점과 조우... 정말 세상의 끝에 오기는 온 게야.... 모든게 여기서 다 끝나.... 박물과도, 등대로, 도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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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가이드에게 생태계에 대해 친절한 설명을 들으면서 가벼운 트레킹....


캐나다에서 들여온 비버 때문에 숲 망가진 이야기 들으면서 깜놀... 숲이 황폐화되고 있었음. 캐나다 나무랑 수종이 달라서 비버가 지나간 자리의 숲이 복원되지 않는데다, 또 여기에서 자란 비버들이 캐나다 것들과는 달리 털의 품질이 안 좋아서 사람들이 사냥도 안 하고 방치했기 때문에 무차별 번식해서 난리도 아니었다고.... 사실 걔네가 뭔 죄가 있나 인간이 문제지...


Bahia de Lapataia 트레일 코스 돌고 Lago Roca 호수 산책....


날씨는 정말 뭐라 말할 수 없이 심술궂고도 신비로웠음....

비와 눈보라, 뜨거운 햇빛과 무지개가 공존할 수 있는 것들이었나? 밝은 연두색 이끼와 생기넘치는 나무와 호수들까지 배경 삼아 도대체 이해할수 없는 아름다운 광경 연출....

이것이야말로 황량함과 풍성함의 아름다움이 대동단결하여 공존하는 평화로운 세상? ㅋㅋ


아름다움에는 참으로 많은 결이 있다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되었음. 그리고 고즈넉함과 평화는 신비의 감정을 불러일으킨다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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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라파테로 불리는 블루베리도 맛나고 인디언빵이라는 버섯이 귀여웠더랬지.


미친듯이 눈이 쏟아지는 가운데 따뜻한 산장에서 햄버거와 커피... 근데 산속에 웬 맛집? 사람들 깜놀하면서 완전 좋아함 ㅋㅋ

눈발이 거세져서 오후 트레킹은 포기하고 안내소에 들러 지역 생태계와 선주민에 대한 전시 둘러봄. 유럽 미친 놈들이 선주민 사냥하고 멸종시킨 서글픈 역사로 가득 차 있음.... 세상에 자비는 없어라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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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타고 돌아와서 내일의 긴여정에 대해서 공지사항 전달...

아침 다섯 시 출발이래, 다섯시 ㅋㅋㅋㅋ 사람들 반응이 국적을 불문하고 다 똑같음. 괴로워 미치려하는데 라미로 막 구걸함... 진짜 이게 마지막이라고 ㅋㅋㅋㅋ

나는 자랑질용 엽서 두장 더 사서 신과 주에게 보냄...

호연지기를 기르러 떠난다는 말에 어이없어 하셨던 융통성 없는 범생이 아저씨들에게 세상의 끝을 보여주리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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