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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려서 죽게 했으니 미안하다. 근데 개네들 맞을짓 했다.

1. 전용철, 홍덕표 두 농민을 때려죽인 정권의 수뇌인 노무현이 어제 과잉진압에 대해 '사죄' 했다. 그런데 유감스러운 사태였기는 하지만 권한이 없기 때문에 경찰청장은 파면 못 하고, 알아서 물러나면 좋겠단다. 참으로 탈 권위주의적이고 민주적인 대통령의 모습 되겠다. 이제 경찰청장이 못 물러나겠다고 뻗대면 자동적으로 노무현은 '힘없는 착한놈' 이 되고, 노동자 농민을 죽이는 주체는 정권의 수뇌가 아니라 그 밑의 '한나라당 스러운' 부하직원들 되시겠다. 그걸 핑계로 어떤 이들은 노무현 정권에게 직접 책임을 물어왔던 운동의 방향을 엉뚱한대로 돌리려고 할지도 모르겠다. 

 

궁금하다, 경찰청장 하나 파면시키지 못할만큼 민주적이고 탈권위적인 대통령이 도대체 쌀시장개방 강행으로 농민들을 죽음으로 내 모는 '권한' 은 어디서 생겼나? 게다가 사죄하러 나왔으면 사죄나 하고 들어갈 것이지, 그 와중에 뭐 잘났다고 폭력시위 운운하나? 12.27 의 '사죄' 를 쉬운 말로 풀어쓰면 다음과 같다. "내가 때려서 죽게 했으니 미안하다. 근데 개네들 맞을짓 했다." 참, 방패로 쪼개보고 싶은 정신구조다. 그래서, 일반 전의경은 물론이고 '1000 조폭단' 도 끝내 해체 못하겠지? 이번에 두분을 돌아가시게 만들고 사죄했으니, 다음에 당신이 사죄하려면 몇명을 더 죽인 뒤가 되려나? 그 자랑스러운 조폭단으로.

 

2. 말난김에 폭력시위에 대해서 이야기 좀 해볼까나. 사실 온라인 게시판상의 토론 중에서 가장 비생산적인 논쟁 가운데 하나가 '집회 중 누가 폭력을 먼저 사용했느냐' 하는 것이다. 그것은 '누가 먼저' 라고 딱 부러지게 이야기 할수도 없는 경우가 대부분인 이유도 있지만 사실 그날의 그 집회방향이 어떻게 되느냐 하는 것은 숱한 악선동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경우 '시위대 폭력에 직면한 일선 전투경찰의 격앙된 감정' 으로 결정되는것이 아니라 경찰 지휘부의 정치적 결정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실례를 들어볼까. '효순이 미선이' 라는 이름 한번쯤 들어보셨을 것이다. 온나라가 월드컵으로 떠들석하던 그해 겨울부터 광화문에는 촛불을 켜들고 사람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처음에 경찰은 그 집회에 대해서 용인 내지는 방관의 입장이었다가 뒤에 방패와 곤봉을 사용해서 무자비하게 탄압하기 시작했다. 왜? 저들이 흔히 떠들듯이 집회가 폭력성향을 띄었기 때문에 강제진압이 이뤄졌다고? 아니 촛불시위에 쇠파이프나 화염병이라도 등장했단 말인가?

정권과 기존언론 들이야 시위가 폭력적이어서 과잉진압이 이뤄진다고 떠들고 싶겠지만, 그 유명한 '1000 시리즈' 기동대가 그 현란한 방패술과 곤봉술을 선보인 집회중 당신들이 고장난 녹음기 틀듯 떠들어대는 '화염병과 쇠파이프' 가 등장한 시위가 얼마나 되나?

하여간 왜 촛불시위때 경찰의 대응방식이 변했을까? 정확히 변한 시점은 그해 겨울의 대통령 선거가 끝난 다음이었음을 상기한다면 그 의문은 쉽게 풀린다. 혹시 강제진압 했다가 당시까지만 해도 민주당의 대권후보였던 노무현 후보를 지지하는 '표심' 이 돌아설것을 걱정한 김대중 정권의 판단이 경찰들로 하여금 그렇게 대응하도록 만든 것이다.

대선이 끝나고 노무현의 승리가 발표되자마자 촛불시위는 불법 폭력시위로 새롭게 규정되었고, '1000 조폭단' 은 미대사관 앞에서 또 난동을 부렸다.

어찌 그 사례 뿐이랴, 현장에서 마이크 잡고 '저것들 때려죽여, 밀어붙이란 말이야 개새끼들아' 하고 전경들을 충동질하는 현장 지휘관들이 많지만 그들이 그렇게 말할수 있는 것도 경찰 지휘부의 '정치적' 결정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결정을 내리는데 있어서 '집회가 시민들에게 얼마나 불편함을 끼치는가' 하는 부분은, 미안하지만 전혀 고려사항이 아니다. 주된 고려사항은 강제진압시 여론이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 그리고 설사 여론이 불리하게 작용하더라도 지배계급에게 반드시 지켜야 하는 어떤것인가 아닌가 하는 부분들이다. 

 

그랬거나 어쨌거나 '무조건 폭력시위가 문제','외국까지 가서 폭력시위로 나라망신 시키는 놈들','시위는 이해할수 있지만 너무 심하게 나서는건 문제' 라고 말하고 싶은 당신께는 권해주고 싶은 영화가 있다. '장 프랑소와 리셰' 라는 젊은 감독이 1997 년에 만든 '크랙시티' 는 놀랍게도 2005 년 올해 있었던 프랑스 파리 교외 (방리에) 에서 온갖 차별과 억압과 가난에 지친 이주노동자들의 저항을 거의 그대로 예견하고 있는 영화다.

상업적으로 성공하지 못한 까닭에 구해보려면 비디오 대여점의 먼지속을 좀 헤집어야 하겠지만 좌우지당간 이것을 권하는 이유는 영화 내용도 내용이거니와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오기 때문이다.
“정부가 국민의 권리를 유린할 때 사회의 각 구성원에게 폭동이란 가장 신성한 권리이며 필요불가결한 의무이다” 이는 영화감독이 지어낸 말도, 어디 '빨갱이들' 이 지껄여댄 농담도 아니다. 단지 인권선언 35 장에 기록되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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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하니 떠오르는 잡상

김주익 열사 추모사도 그랬지만, 김진숙 지도위원의 글은 사람을 울리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는것 같다 ^^; '박근혜에게 보내는 편지' 를 통해서 위선과 가식으로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어쩌고, 교육이 어쩌고 전교조가 어쩌고 떠들어대며 이른바 장외투쟁을 한다고 나서고 있는 한나라당의 참 모습이 알려지게 되어 후련한 마당에, 나도 잡상 하나만 끄적.


짐승은 74년생. 87 년 민주화 대투쟁의 결과로 옥장군, 아니 전대가리가 그 유명한 '6.29 기만선언' 을 한것이 중학교 1 학년 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사실 웃기기도 하고 쪽팔리기도 한 일화가 하나 있는데, 당시 사상서적에 대한 해금조치와 함께 봇물처럼 쏟아져나오던 책 중에 '실천문학사' 에서 나온 '불의기록, 피의기록, 죽음의기록' 이라는 책이 있었다. 엄밀히 말해 그 책은 사상서적은 아니고, 전태일 열사 이후 YH 여공 사건까지 노동자들이 죽음으로 항거했던 투쟁에 대한 기록이었다.


88 올림픽으로 온 나라가 홍역을 치루던 해, 짐승이 중학교 2 학년에 올라갔을무렵, 저 책이 내 손에 들어왔다. 생일이었는지 어쨌는지 선물로 책을 사주겠으니 같이 가서 고르자는 마미의 말에 따라 백화점 도서코너를 뒤적이다 이 책을 집어들었던 것이다. 너무 놀라워 할거 없다. 솔직히 말해서 난 저 책을 사가지고 집에 가지고 올때만 해도 공포소설이나 추리소설같은건줄 알고 있었으니까 (-_-;). 그책을 수업시간에 교과서 밑에 넣고 몰래 펼치는데, 첫 단락 제목이 '한국의예수 전태일' 이라서 도대체 뭔 말인가 어리둥절 했던 기억이 난다.


나는 그 책을 잊을수 없다. 처음으로 내게 관점 비슷한것을 심어준 것이 그 책이었기 때문이다. 일요일도 없이 하루 열몇시간씩 좁은공간에서 미싱기를 돌리고, 피를 토하면서도 일해야 했다는, 도저히 이해할수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문장들은 나를 무섭게 사로잡아 버렸다. 도대체 이럴수가, 대한민국이 이런 나라였구나. 그 뒤로 아름아름 광주항쟁에 대한 이야기들이나 노동자 투쟁 어쩌고 하는 책들을 사모으기 시작했다. 물론 다 이해할수는 없었지만.


그 88 년도에 나를 사로잡았던것은 올림픽에서 한국이 금메달을 몇개 땄느냐 하는게 아니라 광주학살 관련 청문회 방송이었다. 조그만 휴대용 라디오에 이어폰을 연결해서 소매속에 집어넣고는 수업시간에 열심히 들었던것이 바로 그 방송이었다. 참, 그때는 노무현이나 이해찬이가 정의의 사도처럼 보이기도 했었다. (ㅋㅋ)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가다보면 '파업전야' 영화 상영회를 한다는 포스터가 붙어있기도 했다. 


짐승은 불행하게도 초,중,고 12 년을 다니면서 존경할만한 선생님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다.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그저 지친 샐러리맨 정도의 인상이었고, 그중 두세명은 지금 마주친다고 하더라도 인사하기 싫을 정도로 촌지에 집착하거나 학생들에게 폭언, 폭행을 일삼던 사람들이었다. 당시에 '좋은 선생님' 의 기준은 욕하지 않고 때리지 않고 재미있게 수업하면 그걸로도 감지덕지 수준이었다.


하지만 딱 한분, 중학교때 국사선생님만은 달랐다. 언제나 우리들을 존중해주고, 교과서의 내용을 앵무새처럼 단순반복 하는게 아니라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이야기 할 수 있도록 배려해줬다. 수업시간에 우리들이 말을 잘 들으면, 느닷없이 광주학살에 대한 이야기를 하시기도 했다. 그 분은 담임을 맡은반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스승의 날에 가장 많은 학생들로부터 선물을 받기도 하셨는데 아이들은 부모님이 담임 가져다 주라고 안겨준 선물보따리 외에, 용돈을 모아서 그 선생님의 몪으로 양말이니 손수건 따위를 챙겼던 것이다. 짐승은 불량학생 비슷한 거여서 친구들끼리 모이면 제일 먼저 담배부터 꺼내곤 했지만 (-_-;;) 그날 우리 패거리는 각자 일주일전부터 담배값을 아껴서 모은돈으로 싸구려 넥타이를 하나 준비했다. 패거리중 아무도 그에 대해 뭐라고 하는 놈이 없었다.


아마 철든 뒤에 짐승이 제일 먼저 가졌던 장래희망은 선생님 이었을 것인데, 그것이 그분의 영향을 받았던 것임은 위에 주절주절 한걸 보면 대충 짐작들 하시리라. 오랫동안 국사교육과는 내 목표였다. 공부를 못해서 좌절되긴 했지만 ^^;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중 2 때던가 중 3 때던가 했을 것이다. 한나라당이 그렇게 '이념교육' 을 시킨다며 입에 거품을 물고 날뛰는 전교조란 조직이 결성되던 때가 말이다. 물론 결코 쉬운일은 아니었고, 전국교직원 노동조합을 만들고 가입하려는 선생님들과 기를 쓰고 탄압하려던 정권때문에 전국의 모든 학교가 하루도 빼놓지 않고 술렁거리고 있던 때였다. 자고나면 어느 학교 선생님들 연행, 어디가 또 해고 이런 식의 뉴스가 나왔었으니까.


당시 우리집 꼰대는 통장을 맡고 있었는데, 하루는 저녁 밥상 머리에서 '너네 학교에 이상한 선생이 누구냐?' 묻는 것이었다. 동장이 각 통, 반 장들에게 지시해서 아이들에게 '탐문수사' 를 지시했던것. 아무튼 그 질문에 지금 생각하면 그냥 '몰라요' 하고 넘어가면 되었을텐데, 아침마다 나오던 선생님 연행 뉴스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그때까지도 가끔씩 흘끔거리곤 했던 '죽음의 기록' 의 영향이었을까, 하여간 순간 '욱' 해버린 내 입에선 엄청난 말이 터져나왔다. '나보고 선생님을 팔아먹으란 말이가?'


원래 폭력적이었던 그 꼰대, 가만 있을리가 있나. 당장 밥상 뒤집어지고, 눈탱이가 밤탱이를 넘어 실핏줄이 터질만큼 두들겨 맞았지. 하지만 그때까지 모아뒀던 내 '불온서적' 들이 압수당해서 불타버린것에 비할수는 없을것이다. 아니아니, 그러고도 결국 어디선가의 정보제공에 의해 그 선생님이 사표를 쓰셔야 했던것에 비할순 더더욱 없겠지. 좌우지당간 그 사건 때문에 난 많은것을 깨달았고, 뒤에 그 꼰대가 미쳐서 발작을 일으켰을때 미련없이 끊어버릴수 있었으니 무작정 나쁜 기억만은 또 아니다.


내가 '죽음의 기록' 을 한참 들여다보고 정말 전태일 이라는 사람이 그렇게 살았고 그렇게 죽어갔느냐고 물어봤을때, 우리 부모들은 '그건 다 70 년대 이야기니까 신경끄고 넌 공부나 하라' 고 했다. 지금도 정권이나 언론들은 노동자들의 과도한 투쟁때문에 나라경제가 어려워지고 있으며,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80 년대에나 인정받을 운동이라며 파업을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전교조에게 학교를 빼앗긴다며 설치는 것은 과거의 일이 아니라 바로 오늘의 일이며, 나로 하여금 가끔씩 사람들과 함께 집회에 참석하는 정도로 자족하며 자판 두들기기에 열중했던 모 카페의 '논객' 수준에서 만족할수 없도록 강제한것은 70 년대의 전태일 열사와 평화시장 여성노동자들이 아니라 지금도 스스로 목숨을 끊을수 밖에 없는 사람들, 무엇보다 그들과 같은 처지의 나 자신 때문이다.


잔교조가 민주주의 시장경제를 부정한다고? 글쎄, 반드시 그래 보이지는 않지만 설사 그러면 또 어떤가? 시장경제가 사람들을 살리지 못하고 죽이고 있다면, 그래서 짐승도 그 속에서 죽어갈수 밖에 없다면, 그래서 다른 대안이, 다른 세상이 필요하다면 자본주의 시장경제는 당연히 부정되고 없어져야 한다. 그와 같은 조치가 박근혜와 같은 지배계급 외에 다른 누구에게 타격을 주겠는가? 사람을 죽이는 길이 아닌 살리는 길을 선택하는것이야 말로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문제삼는다면, 도대체 '이념' 을 이유로 사람들의 '현실' 을 무시하는 쪽은 과연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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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세상, 反아펙 투쟁평가 유감.

* 이 끄적임은 참세상에 실린 라은영 기자의 '[기자의눈] 反아펙 투쟁이 남긴 것' ( http://www.newscham.net/news/view.php?board=news&id=34537 ) 이라는 칼럼에 대한 일종의 반론이다.


참세상 라은영 기자가 '反아펙 투쟁이 남긴 것' 이라는 제목으로 지난 아펙 반대 투재에 대한 평가를 올린것을 봤다. 라은영 기자는 아펙 반대 투쟁을 건설하는 단게에서부터 꾸준히 지켜봐 온 기자이므로 아마 그가 칼럼속에서 지적하고 있는 여러가지 문제들이 전혀 의미가 없지는 않을것이다. 그러나 여러가지 의미에서 그 지적하는 내용들이 과도 하거나 혹은 적절하지 않은 부분들이 보여 부족하게나마 언급하고자 한다.


라은영 기자는 주로 이번 반 아펙 투쟁이 '반 부시' 의 구호에 밀려 '좌파의 투쟁담론' 은 사라지고 민족주의적 운동이 되어 버렸으며 심지어 '아펙 투쟁의 가장 큰 수혜자는 노무현정권이 아닐까' 하고 주장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와 같은 주장은 사실과도 다르거니와 그 관점이 운동을 건설하는데 있어 그다지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고, 한번쯤 가볍게 이야기하고 넘어갈만한 '담론' 인지는 모르겠으나 그가 말하는 '좌파' 의 역량 을 성장시킬수 있을만한 '저항의 담론' 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다.


그는 스스로 '기자 개인이 가진 반미, 반부시 투쟁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이 아니' 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기사 내용에 끊임없이 등장하는 '반 부시' 구호에 대한 태도들은 알레르기 반응이 아니라는 그의 전제를 무색하게 만든다. 그가 중요하게 다뤄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자유무역의 허실, 신자유주의 세계화' 등의 문제에 있어서도 '부시 반대' 의 구호는 효과적이다. 부산 아펙 반대투쟁 앞서 열린 미주정상회담에 맞서기 위해 FTAA,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등의 구호를 앞세우고 아르헨티나에 모인 남미 여러나라의 활동가들 에게 가장 인기있는 구호는 "FUERA BUSH", "NO BUSH" 였다. (  fuera는 영어의 go에 해당하는 스페인어 동사 ir가 변형된 형태라고 한다, 즉 Fuera Bush는 Go home Bush 라는 의미가 된다 )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가장 강력하게 밀어붙이는 것이 바로 미국이고 조지부시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규모의 이른바 '다국적' 기업들이 주도한다고는 하지만 자유무역, 신자유주의의 문제는 미국의 제국주의 정책과 무관하지 않으며 오히려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그래서 차베스가 "우리가 단합해야만 제국주의를 패퇴시키고 시민들에게 더 나은 삶을 보장할 수 있다" 며 연설했을때 참가자들은 그 연설에 뜨거운 호응을 보낸것이다. 반부시, 반미 구호가 반 아펙투쟁에 제기된것이 과연 생뚱맞은 일인가, 오히려 기자가 신자유주의 뒤에 버티고 있는 미국의 제국주의 정책을 간과하고 있는것은 아닌가?


기자가 제국주의 정책에 대해 간과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의문은 기사중에서 '전쟁에 대한 반전 의제들과 맞물려 '아펙'의 본질은 부차화되고' 라는 부분에서 더욱 짙어진다. 아펙의 본질은 단순히 자본의 세계화에 대한것만은 아니다. 아펙에 참가하는 정상들은 모두 부시의 전쟁을 지지하며 그를 통해 자신들의 권력을 강화하려고 해왔다. 2001년 상하이 아펙 정상회의는 부시의 '테러와의 전쟁' 을 지지했다. 노무현 정부는 아펙 정상회의가 '한반도 냉전 해체와 평화의 장' 이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파병연장과 자이툰 부대의 임무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의 고이즈미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자위대를 파병하면서 평화헌법 9 조를 개정하면서 국제무대에서의 발언권 확대와 일본 자본가, 지배계급의 이익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1999 년 시애틀의 WTO 각료회의에 반대하는 투쟁으로 시작된 세계 각국의 반 자본주의 운동은 이라크 침공과 함께 반전운동과 결합하여 전쟁을 통해 이윤을 확대하는 자본의 속성과 평범한 사람들을 고통으로 밀어넣으며 권력을 강화하려는 지배계급의 의도가 폭로되면서 질적.양적으로 성장을 거듭해 왔다. 이번 반 아펙투쟁은 전쟁과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투쟁이 결합하여 성공적으로 치뤄진 또 하나의 좋은 사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자는 반전운동이 가진 의미나 역동성은 보지 않고 단순히 자유무역에 대한 의제가 반전구호속에 묻혔다며 아펙의 본질이 부차화 되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는 운동을 발전시키는 태도라고 볼 수 없다.


기자가 칼럼속에서 일관되게 좌파적, 긍정적으로 묘사하고 있는 '부산투쟁위원회' 같은 '현장단체' 의 경우, 시민행동 중심의 반아펙 투쟁이 민족주의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고 판단하며 대 시민홍보에 거의 열성을 보이지 않았다. 반면에 '민족주의 운동단체' 인 부산지역 청년단체와 부경총련 활동가 등 의 활동가들은 이번 시위의 성공을 위해 아펙 찬양 일색인 부산에서 거의 매일 거리 홍보전과 리플릿팅, 차량 홍보전, 시위 준비 등의 활동을 하며 헌신적으로 노력했다. 기자에게 묻고싶다. 시민중심의 운동이 민족주의적 한계가 있다고 하여 그 과제를 거의 방기하다시피 한 그런 자세가 '좌파' 적인 자세라고 할 수 있는가? 좌파라는 타이틀이 그저 민족주의에 대한 반대에만 열중하면 자동적으로 획득하게 되는 그런 것인가?


나는 민족주의 운동계열에 대한 공격에는 '헌신적으로 앞장' 서면서 자본이나 정권에 대해서는 타협적인 자세를 보이는 사람들도 알고 있고, 더 이상 운동권 정당이 되어서는 안 되며 민주노총과 결별하자거나 투쟁보다 의회활동에 집중하자고 말하는 사람들도 알고 있다. 이들을 좌파라고 불러줄수 있을까? 미안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그들이 얼마나 반 민족주의에 충실한지 몰라도 이들이야 말로 평범한 사람들이 주체가 되어 세상을 바꾸는 힘을 깍아내리는 운동진영내의 우파세력들이다.


기자는 반 아펙투쟁이 부시와 미국에 대한 반대에 매몰되었다고 말하지만, 부산에 모인 약 3 만 여명의 반 아펙시위대는 비정규직 개악에 맞서 싸우는 민주노총 조합원들과 WTO가 가하는 압력에 저항하는 농민들, 강제철거에 맞서 싸우고 있는 노점상, 기후온난화에 반대하는 환경활동가들, 민주노동당원들, 의료시장개방에 반대하는 의사와 보건의료활동가들, 대학생들과 청년들, 전쟁과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여성활동가들, 부시의 동성애 공격에 반대하는 동성애 활동가들, 이주노동자, 종교인 등이 모여 각각의 현안과 요구를 걸고 함께 투쟁한 것이었다. 저들이 모두 '반 부시' 만 외쳤다고 말하는것이 과연 가능하기나 한 일인가? 의제선정에 있어 부족함이 있다고 느꼈을수도 있고 동감하는 부분이 전혀 없는것도 아니지만, 사실은 있는 그대로 전달해야 한다. 그것이 기자의 입장에서 쓴 글이고, 개인적인 공간이 아니라 인터넷 언론에 실리는 것이라면 더욱 그렇다.


마지막으로 반 부시 투쟁이었기 때문에 "'이런' 아펙 투쟁의 가장 큰 수혜자는 노무현정권이 아닐까" 하고 말한 부분에 이르면 기자야말로 민족주의 반대에 매몰되어 정당한 평가가 상실되었다는 판단이 들수 밖에 없다. 그가 지적한 "의장국으로 WTO DDA 특별성명 논의를 제시하고, 북핵 문제의 미끼를 던지고, 그들의 표현대로 원활한 외교를 펼치며 자유무역의 장벽을 깨 나가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특수 경찰과 장갑차를 부산에 깔고, 산해진미 사다주고, 색색 가지 두루마기 입히주며 각국 정상들에게 '봐 난 이렇게 하잖아'의 모범을 보여줬" 던 모습은 노무현이 아펙을 맞이하며 원래 노리고 있던 것이었지, 그것이 어떻게 아펙 투쟁의 수혜자는 노무현 이라는 논리를 보강하는 근거가 될 수 있는가?


반 아펙 투쟁에 대한 장, 단점을 짚어보는 평가는 필요하고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할수도 있다. 그러나 운동의 평가는 냉정하고 정확해야 한다. 18 일 부산의 반 아펙시위는 최근 몇년간 한국에서 벌어진 반 신자유주의를 표방한 정치집회중 가장 큰 규모였다. 민주노총 간부 비리 사건 등으로 인해 침체되어 있는 분위기 였다는 점을 고려해볼때, 또 노무현 정권이 농민 참가자들이 탑승한 차량 70 여대를 억류하고 부산시내에서도 끊임없이 검문검색 등을 통해 집회참가를 방해했다는 점을 고려해볼때 3 만여명의 시위대가 당초 접근하기도 힘들었던 벡스코 바로 앞까지 도달하여 집입을 시도했다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이는 성장하고 있는 한국의 반전, 반자본주의 운동의 표현이었다.

 

이와 같은 부분을 간과하고 반 부시에 매몰된 민족주의 운동이었다는 식의 평가는 기자가 가지고 있는 뒤틀린 관점의 반영일 뿐이지 '이런 목소리도 필요하지 않느냐' 식으로 넘어갈만한 문제는 아니다. 이런 이유로 참세상 라은영 기자의 '反아펙 투쟁평가' 를 읽고난 뒤 유감을 감출수 없었던 것이다. 관념적인 사고에 매몰되지 않는 다양한 평가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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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개악안이 아니라 권리보장입법이 필요하다.

정부여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비정규직법안을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비정규 교섭이 시작되기 전인 이달 초순만 하더라도 법안 처리 여부에 대한 확답을 피하면서 “노사 대화를 보고 나서 (법안처리 여부 등) 모든 것을 결정할 것” (이목희 제 5 정조위원장) 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이미 지난 6 월 노동자들의 거센 저항으로 인해 '이 정권 내 비정규직 입법이 불가능하다' 며 좌절감을 드러낸 이목희로서는 법안 통과여부에 확신을 가질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사회적 합의에 너무 치중한다고 비판받아온 민주노총 지도부 총사퇴 이후 등장한 비상대책 위원회가 지난 10 일 부터 노사실무협상에 들어가고 6 개월만에 교섭이 시작되면서 다시금 ‘법안처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기 시작했다. 자신감을 얻은 이목희는 "노사간 단일안이 안 나오더라도 이달 말까지 협상 결과를 지켜본 뒤 그 결과를 존중해서 입법에 반영하겠다" 라고 말하면서 비정규직법을 처리에 강한 의지를 보였으며 20 일에는 내년에 로드맵과 특수고용직 문제를 처리하겠다는 법안 처리 일정까지 제시하는데 이르렀다.


열우당이 지금 보이고 있는 태도는 지난 4 월의 그것과 비슷하다. 우리당은 4월과 6월 교섭에서 합의가 힘들어지자 “합의된 부분까지는 처리하고 나머지는 국회가 판단해 처리하겠다” 고 나섰다가 의회 밖에서 노동자, 민중의 거센 저항에 마주친데다 민주노동당이 회의장을 점거하면서 강하게 반발하자 법안 처리가 무산됐던바 있다. 당시 열린우리당은 국가인권위원회가 정부여당의 비정규직 개악법을 비판하며 기간제 사유 제한, 동일노동 동일임금, 파견업무 제한 등을 제시한 비정규 노동법 개정 권고안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부장관 김대환이 직접 나서서 '무식하면 용감하다', '단세포', '돌부리' 등의 원색적인 표현을 써가며 통과를 강행시키려고 한 적 이있다.


틈만나면 비정규직 노동자를 언급하며 '대기업 노조' 를 공격해온 노무현 정권이지만 정부가 책임지고 있는 공공부문의 경우 '효율성' 과 '경영악화' 를 핑계삼아 비정규직 노동자가 줄어들기는 커녕 오히려 정규직을 비정규직으로 대체하며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겨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열린우리당 당사를 점거하고 농성투쟁을 진행했을때 당시 열우당 이부영 의장은 '법안에 문제점이 많더라, 의견을 수렴해서 수정하겠다' 고 약속했지만 농성투쟁을 풀고 얼마 있지도 않아 '기본적으로 정부의 정책 방향은 옳으며, 파견 업종은 확대돼야 하고 결국에는 전면 허용돼야 한다' 며 말을 바꾼바 있다. 곧 이어 비정규 노동법 개악안은 11월 2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바로 이런종류의 사기극이 노무현 정권이 민중들을 이용하고 지배하는 일관된 수법이다.


인권위원회의 권고안은 국가기관조차 노무현 정권의 비정규직 관련법안이 얼마나 기만적인지 인정하고 있다는 대표적인 사례였다. 정부 법안은 지금도 수많은 노동자를 괴롭히는 파견제를 현재 26개 업종에만 허용되는 것에서 제조업을 포함한 모든 업종으로까지 무제한 허용하려 하고 있으며 기간제의 사용 기간을 3년으로 늘려 그 기간 안에서 마음대로 비정규직을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정부는 3년 뒤에는 정규직화할 거라고 말하지만 기간 만료 전에 해고하면 그만이고, 3년 뒤에 정규직화하지 않아도 과태료만 내면 그만이다. 법안에 명시된 차별시정기구도 전혀 실효적이지 않다. 계약 때문에 기업주의 눈치를 보는 비정규직이 어떻게 감히 차별 시정을 신청할 것이며, 설사 차별 시정을 신청해도 대법원까지 가는 소송 비용을 대기도 어렵다. 대법원 판결이 날 쯤에는 이미 계약이 해지된 상태일 것이다.


민주노동당 강문대 보좌관은 "[이 법에 따르면] 합리적 사용자라면 정규직을 사용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 정규직 노동자는 손에 꼽을 정도로 줄어들 것" 이라고 지적한바 있다.실제 경총이 121개 기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 80퍼센트의 기업이 이 법이 시행되면 기간제 노동자를 정규직화하지 않고 해고하거나 다른 기간제 노동자로 교체하겠다고 답했다. 정규직은 한 명도 없고, 월급 1백10만 원을 받는 11개 파견업체 소속의 계약직 노동자 8백50명이 12시간 맞교대로 자동차를 조립하는 충남 서산의 기아차 '모닝' 생산공장의 모습이 이 법이 만들려는 미래이다.


노무현 정권의 이른바 '비정규직 보호법안' 은 이와 같이 전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보호 할수 없으며 오히려 나락으로 밀어넣게 만들 결과만을 가져올 것이다. 진정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수 있는 법안은 이미 지난해 말에 민주노동당 단병호의원이 입법발의한  '비정규직 권리보장 입법안' 이 유일한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비정규직 권리보장 입법안' 은 특별한 사유가 없을 경우에는 비정규직 고용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예외적으로 기간제 고용을 사용할 수 있는 경우는 일시적 고용의 필요성이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로만 제한하고 있다. 그런 경우도 1년 이상 기간제 고용을 사용한 경우 정규직으로 전환됨을 분명히 하고 있다. 또한 파견,용역,사내하청 등 간접고용은 무권리의 노예노동이라는 점에서 파견제를 폐지한다. 불법파견 근절에만 머무르지 않고 원청의 사용자 책임을 분명히 하고 불법적 간접고용으로 일한 시점부터 직접고용으로 전환됨을 분명히 하고 있다.


또한 경기보조원, 학습지 교사, 보험모집원 등 특수고용 노동자의 노동자성과 노동3권을 분명히 하고 있다. 특정 자본에 편입되어 노동하고 보수를 받는 노동자들을 모두 노동법상 근로자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객관적인 필요성이 있어 비정규직을 사용하는 경우에도 동일가치노동에 대한 동일임금을 보장하고 비정규직 노동자의 대다수가 적용받고 있는 최저임금을 노동자 평균 임금의 50 퍼센트 이상으로 인상할 것을 분명히 하고 있는 등 많은 부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염원을 반영하고 있다.

 

( 더 자세한 내용은 비정규직 보호법안 5대 쟁점 (클릭) , 비정규직 10문 10답 (클릭) 을 참고해 주세요 ^^; )


민주노총은 기만적인 '비정규직 보호법안' 이 아니라 '비정규직 권리보장 입법안' 쟁취를 위해서 국회 비정규 법안 교섭 결렬시 12월1일 총파업투쟁에 돌입할것을 밝히고 투쟁을 계획하고 있다. 비정규 권리보장 입법쟁취를 위한 여의도 국회앞 천막농성을 30일까지 계속할 예정이며, 23일 15개 지역의 전국 동시다발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매일 오후 2시 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다.  한국노총도 20 일 대학로에서 4 만여 명의 노동자들이 모인 가운데 비정규 보호입법 쟁취·노사관계 로드맵 저지를 위한 결의대회를 가지고 이것이 쟁취되지 않을경우 하반기 총파업 투쟁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70% 이상의 노동자들이 저임금(120만 원 이하) 계층에 해당되고 그 평균임금이 정규직 노동자의 절반수준 밖에 미치지 못하는, 4대 보험 가입률은 정규직의 20퍼센트 수준인데다 퇴직금,상여금,시간외수당 적용률은 10퍼센트이하인, 400만 신용불량자 중 70 퍼센트의 인원을 차지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필요한것은 '노동귀족' 더러 양보하라는 노무현 정권의 비정규직 보호입법이 아니라 '비정규직 권리보장 입법안' 이 될 수 밖에 없다. 기만적인 '비정규직 보호법안' 이 아니라 '비정규직 권리보장 입법안' 을 통과시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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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죽이지 말라 - 누구를 위한 쌀수입개방 인가

열린우리당의 정세균, 한나라당의 강재섭 원내대표는 21일 원내대표 회담을 열어 쌀 관세화 유예 협상 비준안을 23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하기로 합의했다. 정세균은 이 자리에서 “평소에 강재섭 대표가 잘 도와준다" 며 "오늘 어떤 보따리를 가져 왔는지 보자” 고 말해 민중의 삶을 위협하는 지배계급의 우호를 과시했다. 하긴 그들은 언제나 평범한 사람들의 목숨을 위협하는데 끈끈한 파트너쉽을 유지해오지 않았던가, 이번에는 어떤 칼날을 선물받을지 궁금하기도 했을것이다.

 

11월 11일, 전남 담양에서 학업과 농업을 함께하던 정용품 씨가 정부의 대책없는 쌀개방등 살농정책에 항의하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4일에는 경북 성주 여성농민회 문화국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오추옥 씨가 쌀개방 반대를 촉구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농약을 마셨다. 같은날 농업대출금 상환을 고심하던 농민이 자신이 재배하던 배추밭에서 농약을 마셨다.

 

15 일 여의도 농민대회는 반 APEC 시위 진압의 예행연습의 장으로 생각한 노무현 정권의 경찰들이 '폭도' 를 무색케하는 광란의 진압작전을 세운 덕분에 500 여명의 부상자와 무수한 피자국을 남겼다. 국회에 ‘쌀 관세화 유예 협상 비준동의안’ 관련 건의문을 전달하기 위해 14 일 전북 고창을 출발하여 21 일 국회의사당이 위치한 서울 여의도까지 450km 거리를 상복을 입고 족쇄를 찬 채 걸어온 김기현 농민의 발걸음은 경찰병력에 의해 저지당했다. 그는 분명 국민의 일원이지만 자본가가 아니기 때문에 국회에 들어가서 감히 건의안을 전달할수 있는 신분이 아닌것이다.

 

'WTO가 농민을 죽인다.' 2003 년 멕시코 칸쿤에서 자신의 배를 가르며 쓰러진 이경해열사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다. 이경해 씨의 죽음은 WTO 등의 신자유주의 경제질서가 농민을, 그리고 피억압민중들을 얼마나 고통스럽게 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일이다. 그리고 WTO는 여전히 전 세계의 가난한 농민들을 농업노동자의 위치로 격하시키며 체계적으로 고통스럽게 하고 있다.


WTO 는 '자유로운 농산물의 교역 및 전 세계의 소비자들이 좀더 값싼 농산물을 먹을 수 있는 자유' 를 내세우며 농업 보조금을 더 줄이고 시장 규제 장치들을 계속 없앨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완전한 위선으로, 현재 WTO 등의 신자유주의 경제질서를 이끄는 강대국들의 농업 보조금은 WTO가 출범한 1995년 1천8백20억 달러에서 1997년 2천8백억 달러, 1998년에는 3천6백20억 달러로 엄청나게 늘어나왔다. 2002년 유럽연합의 농업 보조금은 부유한 나라 전체가 가난한 나라에 지원해 준 원조 총액의 6배에 이른다. 작년 7월 말 WTO 일반이사회에서도 미국과 유럽연합은 개도국들에게 보조금 감축을 요구하면서 자신들은 블루박스라는 항목의 농업 보조를 유지했다.


그러한 농업보조금으로 이익을 보는 곳은 결코 일반 '농민' 들이 될수 없다. 그 이익은 바로 전 세계 곡물 수출의 약 60퍼센트를 차지하는 카길, 컨티넨탈, 루이드레퓌스, 분게, 아드레 같은 곡물 다국적기업 들에게로 돌아간다. 카길이 WTO 농업 협상 막후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에 WTO를 카길 위원회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을 정도이다. 그리고 다국적기업과 극소수의 대농장주들이 관세 감축 같은 시장 규제 조치 해제 덕분에 더 많은 농산물들을 팔아 이득을 챙길때, 대다수 가난한 농민들은 도산 과 파산을 거듭하고 있다.


'가디언' 지의 기자인 그레그 팔라스트는 '나는 스티글리츠와의 대화를 통해 세계의 빈곤과 위기에 대한 해결책이 비교적 간단하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 즉, 그 해결책은 피를 빠는 자들을 제거하는 것이다.' 라고 말한바있다. 전 세계에서 8억 명이 굶주리고 있고 해마다 3천6백만 명이 기아로 죽어가고 있으며 한 시간에 4천 명꼴로 굶고 있는가하면, 선진국 내에서는 과잉생산된 농산물이 넘쳐 나는 이러한 모순을 해결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바로 피를 빠는 자들, 팔라스트가 말하듯이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통해 전세계의 농민과 가난한 사람들의 고통을 먹고사는 자본주의 기업들을 제거하는 일이 될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쌀 수입이 개방되면 값싼 쌀을 구입할 수 있다면서 쌀 시장 개방반대 투쟁을 지지하는 것에 주저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러한 의견은 각각의 개별산업이 독립적으로 기능하는것이 아니라 연관되어서 움직인다는 부분을 간과한 것에 불과하다. 쌀시장 개방은 신자유주의 정책의 일환이며 필연적으로 금융,교육,제조업 등 각종 산업의 개방역시 함께 진행하게 한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보자. 식량이 가지고 있는 중요성과 상징성 때문에 쌀에 대한 시장개방은 가장 조심스럽게 행해지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쌀수입 개방을 강행하겠다는 것은 여타의 다른 모든 산업들에 대해서도 더욱 확고하게 신자유주의적 시장개방을 강행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개방들이 진행될수록 대다수 가난한 사람들의 생활은 더 어려워지고, 소수의 부자들만 더 많은 부를 축척하게 될것임은 불을 보듯 뻔한일이다.

 

전세계 대다수 농민의 삶을 위협하고 다국적 곡물 기업들의 이윤만을 채워줄 이러한 쌀수입 개방,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을 가속화시킬 쌀수입 개방에 반대한다. 더 이상 달콤한 거짓말을 앞세워 농민의 죽음을 부르지 말라, 농민들이 흘린 피눈물로 배를 채울 자들은 대다수 가난한 노동자가 아니라 너희 자본과 정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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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북극성의 SOCIAL TOON]11월 15일 여의도..

 

노무현정부를 뭐라고 불러야 할까?                                    도적놈           05/11/16 [18:20]

( 위의 만평 아래쪽에 달린 댓글입니다 )

 

서울에 갔다.
쌀때문에..내 생존권이 달려있기에..
국회의사당으로 가려고 했다..
노무현정부의 충실한 개들의 물대포가 먼저 반긴다..
옆의 농민형제의 이마에선 피가 흐른다..방패로 찍혔다..

처음 차에서 내리면서 몸수색을 당했다..
주머니의 소주를 여러명이 달려들어 뺐어간다..
웬걸 공원안에서는 장사꾼들이 비싼값에 소주을 팔고 있다..
안동의 김친인 불한당을 만났다..소주한잔 건넨다..그리고 마음으로 기도한다..
부디 다치지마라고...

어린 전경의 입에서 욕이 나온다..아버지뻘되는 농민에게..
겁이 났다..그래서 도망쳤다..
난 전경들에게 몽둥이를 휘두르지도 돌을 던지지도않았다..
그러나 그들의 욕설과 몽둥이질 내리찍는 방패는 두려웠다..
내 옆의 동지는 신발이 한짝 벗겨진채로 쩔뚝거리며 도망친다..

전경들 앞으로 나섰다.
아니 전경들의 방패에 등을 기대고 농민형제들에게 외쳤다.
자중하자고...우리의 아들이고 동생이라고...
전경들에게도 말했다.. 너희들도 고생한다고..
서로 복이 없어서 이런 좆같은 나라에 태어났다고..
다행히 전경들의 얼굴이 조금 풀린다..
그때 뒤에서 마이크에서 그런다..밟고 지나가..라고.전경들이 머뭇거리자
또 그런다..뭉게버리라고..
등으로 버텼다..내가 생각해도 괭장한 인내심이었다..
죽여버릴까 생각했다..
마침 내가 가지고 있던 깃발이 낚시대였다..
난 그의 목이 보였다..
유일하게 보호장구가 없는 목이다.. 공수부대 출신의 섭성이다..
내가 깃발을 들었을때 선배가 위험하다고 낚시대 끝의 뽀쪽한 부분을 뺄려고 했었때 형 내가 가지고 있는게 더 안전하다며..그냥 달고 왔다..
순간 깃발을 꺼꾸로 잡고 그의 목을 노려보았다...
손을 부르르떨며 참았다..여기서 내가 똑같이 행동하면 다른 동지들이 더 흥분할것이고,자중하라고 했던 말은 위선이 되어버린다..참자..

노무현정부가 패륜범죄에 죄를 논할 자격이 있는가?
부모형님들에게 욕을 해대며 방망이로 후려치고 방패로 내려찍는 충실한 개들을 기르는 이 정부가 과연 패륜을 이야기 할수있을까?

농민이 위험하면 얼마나 위험할까?
방패에 방망이를 들고 있는 개들보다 더 위험할까?
농민이 먼저 과격한 시위를 한다?
언론은 처음 발단을 왜 사실대로 말하지 못할까?

왜 우리는 자식이 부모에게 몽둥이질을 해야하고 부모가 자식에게 돌팔매질을 해야 하는걸까?

노무현 정부는 3년전후보시절에 농민의 자식이라며 농업문제는 자신이 직접챙기겠다고 하고는 지금은 이모양일까?
그때 얼굴에 계란을 맞은것에 대한 분풀이일까?

나는 무엇일까?
좋아하지도 않은 열린우리당에 왜 당비를 내는걸까?
도착하자마자 게시판에 말같지도 않은 술주정 하는 나는 누구일까?
좃같은 나라에 좃같은 직업을 가진 참 좃같은 놈인것 같다..
조금만 더 참아보고 도저히 좃같아서 못참겠으면 다시 시작할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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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조종사노동조합 파업 15 일째 - 정부가 개입하라고?

안전 운항을 위한 노동 조건 개선을 요구하는 아시아나 항공 조종사 노동자들의 파업이 15 일째를 맞고있다. 그 동안 사측과 언론은 파업의 정당성을 훼손하기 위해 귀족노조론 부터 시작해서 '속리산속의 휴가같은 농성' 등 온갖 왜곡을 포함한 이데올로기 공세를 퍼부어왔다. '자본의 심장을 찌르는 마음' 으로 X 파일을 공개한다던 이상호 기자의 폭로내용을 보도했던 MBC 역시 논설등을 통해 일방적으로 아시아나 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을 공격하는데 뒤쳐지고 싶어하지 않았다. 


주류언론들은 80 년대 노동운동을 언급하며 '당시 노동자들은 싸우지 않으면 안될만큼 절박한 상황에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 라고 말하며 조종사 노동조합에 대해서 귀족노조의 '배부른' 투정이라는 혐의를 씌우기에 주저하지 않는다. 그러나 화장실, 식당을 만들어 달라는 '80년대식 요구조건' 을 내세웠던 건설플랜트 노동자들의 투쟁에 대해서 맹렬히 비난하던것 또한 바로 그 언론들이다. 사측과 언론의 그러한 기만적이고 모순된 악담에도 불구하고 조합원들은 꿋꿋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전체 조합원 5백27명 중 3백14명의 조합원이 모여 시작된 파업은, 열 하루만인 7월 27일에는 드디어 파업참가자수가 4백1명으로 늘어났다.


파업이 일주일을 넘기면서, 사측은 ‘긴급조정권 발동이 필요하다’ 며 정부에 탄압을 주문했고 경총과 일부 언론에서도 이를 거들고 있다. 7월 25일 정부와 열린우리당의 당정협의에서도 ‘법적조치’ 가 거론되었다.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쟁의행위가 30일간 금지되며 정권은 강제 중제를 할수 있는 것으로, 노동법의 대표적 ‘독소조항’ 으로 규정되어 지난 93 년 이후 한번도 발동되지 않아 사실상 사문화되어있는 상태이기는 하지만 정권은 지속적으로 노동자들에게 위협을 가하는 무기로 삼고 있다.


아시아나 항공사측은 대한항공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 수의 조종사들에게 대한항공의 70퍼센트 수준에 이르는 비행 편수를 강요하고 있다. 항공법에는 안전운행을 위해서 조종사들의 연간 비행시간을 1천 시간으로 제한하고 있다. 국제선에서 장시간 비행으로 인한 피로의 누적과 시차문제가 비행안전에 커다란 위협이 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조종사들이 운항을 위해 공항을 오가는 편승시간을 ‘1천 시간 제한’ 에 포함시키는 것은 당연한 요구이다.


사측은 지난 30 일 이른바 '최종안' 을 내세우면서 년간 비행시간을 960시간으로 하되 이동시간을 제외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노동자들은 '단협 초기에 회사에서는 1000시간 주장에 대해 1200시간을 주장하다 1100시간까지 줄이더니 30일날 갑자기 960시간까지 줄여준다고 말하며 애드타임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이야기 하는것은 조종사들을 조롱하는것' 이라며 ' 이틀전에 서울 - LA비행을 다녀왔는데 오늘 다시 나가라면 그것이 휴식이 되는 것인가?
어제 뉴욕에서 18시간을 비행기타고 들어왔는데 단지 애드 타임이라고 다시 오늘 나가라면 그것이 휴식이 되는 것인가? ' ( 아시아나 조종사 노동조합 홈페이지 ) 라며 반발하고 있다. 미 항공법에 임무수행을 위해 이동하는 시간은 "휴식시간"으로 간주할 수 없다. 라고 기재되어 있는것을 어떻게 편승시간이 비행임무시간에 포함되지않는다는 해석으로 비약하는가?


사측에서 “경영,인사권 침해”, “약물,음주검사 거부” 운운하면서 언론에 퍼뜨리고 있는 왜곡도 사실을 들추어보면 어처구니없다. “경영,인사권 침해” 란 부당한 인사를 막기 위해 자격심의위원 12명 중 3명을 노동조합의 대표로 구성해달라는 요구이며, 스스로의 고용보장을 지키기위한 요구조건마져 경영권 침해라고 주장하며 받아들이지 않는것은 반쪽짜리 기능만을 수행하는 노동조합으로 약화 시키기 위함에 다름 아니다. 또한 국제 조종사 연맹에서 ‘조종사의 심리 불안정을 야기할 수 있다.’ 고 경고한 비행 전 채혈 검사를 비행 후에 실시하자고 요구하는 것을 두고 “약물,음주검사 거부” 라고 매도하는 것도 어처구니없다. 더구나 비행 전에 채혈을 해도 이미 비행기가 이륙한 후에나 검사 결과가 나오니, 안전운항에는 비행 후 검사와 전혀 차이가 없다.


사측과 언론 매체들은 지난 30 일의 '사측 최종안' 을 통해 아시아나 항공 측은 충분한 노력을 기울였으며 그럼에도 타결되지 않는것은 노동조합의 고집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한 비행시간에 대한 건에서도 보이듯이, 사측은 도저히 받아들일수 없는 안을 제시하며 조종사 노동자들을 우롱하고 있을 뿐이다. 직권중재를 염두에 두고 '항공운수사업의 필수공익사업장 지정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고 떠드는 자들은, 항공안전 이라는 '필수적인 공익' 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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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정권에 딱 어울리는 김대환, 이목희

지난 4 월 국가인권위원회는 열린우리당의 비정규직 개악법을 비판하며 기간제 사유 제한, 동일노동 동일임금, 파견업무 제한 등을 제시한 비정규 노동법 개정 권고안을 발표했다. 국가기관조차 노무현 정권의 비정규직 관련법안이 얼마나 기만적인지 인식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인 이 권고안에, '무식하면 용감하다', '단세포', '돌부리' 라는 원색적인 표현을 써가며  비난에 앞장선 인물은 다름아닌 '노동탄압부' 장관 김대환이다.


한때 ‘진보적, 친노동적’ 경제학자라고 불렸던 김대환은 노무현 대통령 본인과 그 정권에 복무하는 모든 떨거지들이 그렇듯이, 주류에 편입되자마자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 요구와 파병 반대 투쟁을 비난하고 이주 노동자를 단속·추방했으며 비정규직 확대 법안을 내놓으면서 자신이 얼마나 자본가들에게 편리한 도구처럼 쓰일수 있는 존재인지를 입증받기 위해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해왔다. 노동자로 인정받지도 못하는 레미콘 노동자들의 투쟁에 연대했던 '노동귀족' 김태환 열사의 죽음에 대해 '자기들끼리 싸우다가 일어난, 나와는 무관한 사건' 이라며 애도전화 한통 하지 않은것은 그러한 충성심이 입밖으로 표출된 몇가지 사례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자꾸 반복해서 미안하지만) 노무현 정권이 그렇듯이, 한편으로는 여론에 신경쓰지 않을수도 없는것이 그의 입장이다. 지난 5 월, 김대환은 인하대의 CEO특강에 연사로 초청받아 참여할 계획이었다. 총학생회는 김대환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학내 좌파들과 지역내 투쟁하는 노동자들에게 알리고 김대환이 온다면 항의시위를 조직할 것이라고 학교측에 전했다. 고려대 학생들의 이건희 박사학위 수여 저지 시위의 여파가 인하대까지 미친것이다, 결국 부총장은 김대환에게 특강에 올 것인지 말 것인지 알아서 선택하라고 넘겼고, 이미 자신이 가르친 제자들에게 '당신이 부끄럽다' 는 평을 받은 김대환은 이건희처럼 망신당할 것이 두려웠는지 결국 제자들 앞에 서는 것을 포기할수 밖에 없었다.


확률은 그다지 높지 않지만, 만약 김대환이 아래로부터의 압력을 못이겨 노동탄압부 장관을 물러난다면 그 후임은 누가 적절할까? 현재로서는 이목희 제 5 정조위원장 만한 적임자가 없는것 같다. 그는 이미 민주노총 지도부가 '사회적 합의' 에 천착하는것을 반대하는 노동운동의 활동가들을 '좌익 맹동주의' 라고 비난하며 노동운동 지도부를 노사정 대화 테이블에 끌어들이고 발목을 묶는데 주요한 역활을 담당했으며, 동시에 열린우리당의 비정규직 개악안을 통과시키는데 주도적인 역활을 자임하는등 신자유주의적 노동정책에 앞장서서 헌신해온 공이 있다.


최근에 이목희는 '차기 노동탄압부' 장관 자리를 굳히는 발언도 했다. 그는 19일 오전 고위정책조정회의에서 '아시아나 항공 조종사들의 파업은 국민 정서를 외면한 것으로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고임금 근로자의 노동3권 가운데 일부를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 이라는 발언을 한바 있다. 이 발언만큼 노무현 정권이 추진하는 그 모든 노동정책의 진의를 솔직하게 보여주는 경우도 드물것이다. 한마디로, 노무현이 존경하고 열우당이 마음의 대통령으로 모시는 인물은 박정희 장군이시며, 그 박정희 장군의 노동정책을 본받겠다는 것이다. 열린우리당이여, 한나라당과의 사랑싸움은 대강대강 하시라. 지금은 선거철도 아니잖는가?


물론 김대환이 그렇듯이, 그도 여론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한 인물이다. 해서 그러한 발언으로 자신의 충성심을 드러내 보인 직후 부랴부랴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노동3권 일부 제한' 발언에 대해서 '표현이 적절치 못한 부분이 있었다' 며 변명하는 해프닝을 연출했다. 재미있는것은 이런 모습까지도 노무현 정권의 장관으로서 전혀 손색이 없다는 것이다. 그가 과거에 노동운동가 출신이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유시민이나 임종석 의 뒤를 이어 '가짜 개혁 사기극' 의 떠오르는 주역이라고 볼수도 있겠다.


이날 그가 말한 직권중재는 필수 공익 사업장의 경우 정부가 개입해 법적으로 파업을 중단시키고 노사 합의를 조율하는 제도로 7 월 초  보건의료 노조가 파업투쟁을 준비하다가 바로 이 직권중재 결정때문에 파업이 억지로 미뤄지기도 했었다. 이는 민주노총 등이 말하듯이 군사독재 정권의 노동기본권 탄압 수단으로 출발한 대표적인 노동악법이며, 보건의료 노동조합의 예에서 보듯이 다른 노동자들의 투쟁이 있을시 그와의 연대를 막는 저해하는 역활을 수행한다.


이목희는 표현이 적절치 못했다고 인정 하면서도, '사회 일각에서는 항공사, 조종사 노조의 단체행동과 관련해 직권중재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 되고 있다고 하면서 자신의 발언이 정당함을 입증 하려고 했다. 그가 말하는 '사회일각' 이란 도대체 누구일까? 이날 경총에서도 '직권중재를 통해서라도 수출에 지장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발언이 있었다는 것에서 보이듯이, 그가 말하는 사회일각은 이와같이 바로 자본가 계급들에 지나지 않는다.


어떤 사람들은 그와 비슷한 주장은 자본가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에게서도 발견할수 있다고 반론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착각하면 안된다. '쉽게 읽는 마르크스주의' 에서 크리스 하먼은 때문에 '만약 당신이 거리에 나가서 지나가는 노동자들한테 혁명을 원하느냐고 묻는다면, 당신이 어떤 대답을 듣게 될지는 뻔하다. 당신더러 미쳤다고 얘기하지 않는 사람들은 아마도 당신의 질문이 기가 막힌다고 여길 것이다.' 라고 한다. 기득권들은 소수의 자본가와 권력자들이 국가와 산업의 중요한 결정을 할 수 있다고 학교와 신문과 텔레비전이 계속해서 국민들한테 주입시키는 교육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배사상은 지배계급의 사상' 이라는 마르크스의 말은 이와 같은 배경에서 나온것이다. 


경기불황과 고용불안, 저임금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에게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의 파업은 불편하게 보일수도 있다. 그러나 그러한 반응들은 정보를 공급하는 언론매체들이 정권의 요구와 자신의 이익 (광고유치) 때문에 자본의 입맞에 맞추어 편집해서 전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종사 노동조합의 요구안이 곧 비행안전과 직결되며, 보건의료노조의 파업이 바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의료공공성 강화와 직결된다는 점을 숨기고 마치 그것이 해당 노동자들에게만 이익이 되는듯, 심지어 그 때문에 '일반 국민' 이 피해를 보는것처럼 강조하는 것이 현재 기성언론의 역활인것이 사실이다.


좌우지당간, 현재 20% 안밖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열린우리당과 노무현 정권의 정체성에 가장 부합하는 차기 장관감이 이목희라는 것은 이번 '노동 3 권 일부제한' 발언으로 명확해 진것 같다. 신자유주의 개혁과 노동탄압에 앞장서는 노무현 정권의 선봉장으로 새롭게 나서게 될 이목희는 그가 따르려하는 '선배 집권여당' 들의 말로를 떠올려 보기를 바라는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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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폭탄테러에 대한 성명서들

침략전쟁에 앞장선 정권을 대신해 희생당한 모든 분들과 그 가족들에게 먼 나라에서 위로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먼저 확실히 해야할것은 '부시의 푸들' 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이라크 침략에 앞장섰던 토니 블레어 총리에게 그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것 입니다. 김선일씨를 죽음으로 몰아간것이 노무현 정권이듯이, 이와 같은 잔혹한 테러의 주범은 제국주의적 침략전쟁에 앞장선 자들입니다. 테러 라는 저항의 방식이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해서 제국주의에 맞서는 저항세력들의 투쟁의 의미까지 폄하하고 양비론을 펴서는 안될것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어떤 사람들은 일단의 테러리스트들이 수많은 집회참가자가 해내지 못한일을 해냈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저는 착각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테러는 침략전쟁과 그 전쟁을 불러오는 자본주의에 함께 맞서 싸워야할 사람들을 희생시키는 행위이며, 911 사태에서 보여지듯이 많은 경우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악화시키는 결과만을 가져왔습니다. 스페인의 열차테러가 정권교체와 스페인 군의 철수를 가져오지 않았느냐고 물어볼 사람도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확하게 아스나르를 권력에서 밀어내고 군대를 철수시킨것은 그전부터 이어져오던 전쟁에 반대하는 대중행동이 그 테러행위에 분노하여 더욱 거세게 타올랐기 때문이지, 테러 자체가 아니었습니다. 반전시위에 나선 사람들은 열차테러 사건에 대해서 분명한 반대의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아무튼 다시한번 희생된 분들에게 조의를 표하며, 여전히 대한민국이 점령군을 파병하고 있으며 뿐만 아니라 파병기간 연장과 공격형 임무전환에 대한 이야기까지 거론되고 있다는 점에서 전율을 느낍니다. 우리가 왜 지배계급만의 이익을 위한 전쟁때문에 희생되어야 합니까?


아래에 이번 테러사건에 대한 영국 정당, 단체들의 성명을 sumblon 님의 블로그 ( http://blog.naver.com/sumbolon.do ) 에서 데려와서 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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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7월 7일 목요일 오후 1시

런던 폭탄 테러에 대한 《사회주의 노동자》의 성명


오늘 아침 런던에서 발생한 참혹한 공격으로 죽거나 부상당한 모든 분들에게 우리는 조의를 표하며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한다.

  런던은 평화의 중심지이고, 유럽에서 가장 다인종적인 도시이며,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점령과 전쟁에 반대해 온 세계의 중심지이다. 죽거나 부상당한 사람의 절대 다수가 이라크 전쟁에 반대했을 것이다. 일부는 평화를 요구하는 거대한 행진에도 참여했을 것이다.

  이번 폭탄 공격은 세계의 빈곤에 반대하는 스코틀랜드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항의시위에 뒤이어 일어났다. 그 위대한 행진 어느 곳에서나 반전의 메시지를 읽을 수 있었다.

  이번 폭탄 공격은 버스와 지하철로 일터와 학교에 가는 보통 사람들을 표적으로 했다. 조지 부시에 대한 토니 블레어의 지지, 그들의 이라크 점령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목표였던 셈이다. 이번 공격은 어떤 의미에서도 제국주의나 G8 지도자들에 대한 일격이 아니다. 그들은 런던 북쪽으로 450마일 떨어진 고급 호텔에서 편히 묵고 있다.

  영국 정부는 이 참혹한 공격에 대한 책임을 면할 수가 없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을 침략하고 점령하는 전쟁을 그들이 지지하고 지원했기 때문이다. 이런 참혹한 공격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영국 군대가 당장 그곳에서 철수하는 것이다.

  사망자에 대한 조의 표시로써 우리는 마르크시즘 2005 행사의 개막을 연기했다. 우리는 국제 반전 운동 세력과 세계의 좌파에게 런던의 민중을 도우러 달려와 달라고 호소한다. 아울러 우리는 이 참혹한 공격에 맞서 그들에게 세계 평화와 정의를 위한 노력에 더욱더 매진해 줄 것을 호소한다.


크리스 뱀버리(Chris Bambery), 《사회주의 노동자》 편집자

마틴 스미스(Martin Smith), 사회주의노동자당(Socialist Workers Party) 전국 조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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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7월 7일 목요일 오후 1시 30분

런던 폭탄 테러에 대한 파우스토 베르티노티의 언론 발표

“런던에서 발생한 일은 야만의 폭거이다. 평화를 염원하는 사람들이 단결해야 한다.”


다시 한 번 폭력 사태에 세계인들이 당황하고 있다. 어느 장소, 어느 도시, 어느 나라도 참화와 죽음의 무대가 될 수 있다. 온갖 민족 집단, 모든 연령, 모든 사회 계급의 남녀가 자신들의 무고한 삶이 파괴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이번 사건은 야만의 폭거이다. 오늘 일어난 테러 행위에 런던과 세계가 경악하고 있다. 전쟁과 테러의 악순환이 이 참극의 배경이다. 이 둘은 모두 인도주의의 적이다. 지난주 토요일에는 에든버러(Edinburgh)에서 대규모 시위대가 평화적이고 비폭력적인 방법으로 빈곤과 전쟁을 성토했다. 이제 반전 운동 세력은 테러와 전쟁에 반대하는 전 세계적 동원에서 핵심적인 행위자가 되어야 한다. 오직 민중만이 이 참혹한 폭력을 저지할 수 있다.


파우스토 베르티노티(Fausto Bertinotti), 유럽 좌파 정당 의장(Chair of the European Left Party)

로마(Roma), 2005년 7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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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7월 7일 목요일 오후 2시 50분

런던 폭탄 테러에 대한 조지 갤러웨이의 리스펙트 대표 성명


런던에서 발생한 폭탄 공격으로 오늘 목숨을 잃은 분들에게 조의를 표하며, 부상을 당한 모든 분들에게도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한다.

  어느 누구도 일상의 삶을 영위하는 근로 대중을 표적으로 한 폭력 행위를 묵과하지 않을 것이다. 희생자들은 정부 결정에 참여하지도 않았고 따라서 책임이 없다. 그들은 완전히 무고하며, 그래서 우리는 그들을 죽이고 부상당하게 한 자들을 비난한다.

  이 나라에서든 이라크에서든 무고한 생명의 손실은, 세계가 최근 몇 년 사이에 더 위험하고 평화스럽지 못한 곳으로 바뀐 결과이다.

  우리는 이 세상에서 그런 폭력의 원인을 제거하기 위해 쉬지 않고 노력해 왔다. 이 나라의 보안 기구가 그랬던 것처럼 우리도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공격이 영국에서의 테러 공격의 위험을 증대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런던 시민들이 지금 이런 경고를 무시한 정부 정책의 대가를 치르고 있다는 것은 비극이다.

  우리는 정부에게 이 나라의 민중을 위험에서 구출할 것을 촉구한다. 에스파냐 정부가 이라크 점령을 중단하고 중동에서 벌어지는 더 큰 갈등에 대한 진정한 해결책을 발전시키는 데에 더 큰 노력을 바침으로써 자국민을 위험에서 벗어나도록 했던 것처럼 말이다.

  오직 그때에만 국내외의 무고한 사람들이 무익한 폭력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조지 갤러웨이(George Galloway), 베스널그린과 보우(Bethnal Green and Bow) 지역 리스펙트(Respect)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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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政明爲 옮김/sumbol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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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반사같은 노동귀족, 불법파업

러시아의 생리학자인 파블로프는 그의 여러 연구중에서 특히 조건반사에 대한 것으로 유명한데 그는 키우던 강아지에게 먹이를 주기전에 종을 울렸는데, 그러기를 여러번 하다보니 나중에는 먹이를 주지 않고 종만 울려도 강아지가 먹이를 주는 지 알고 군침을 흘리더라며 이와 같이 특정한 조건하에서 특정한 반응이 나타나는 경우를 조건반사 라고 이름 붙였다.

 

마치 비정규직의 처지를 말해주듯 레미콘에 깔려 살해당한 김태환 열사의 죽음을 계기로 8 년 만에 재개될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의 공동투쟁을 필두로, 고용보장과 안전운항을 위한 조종사 노동조합의 파업, 지난해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교섭권을 노무사에 위임하는등 불성실한 산별교섭 태도를 보여온 보건의료산업 노동조합, 금속산업연맹 노동조합 등에서 파업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언제나 그랬듯이 언론들은 경기불황 등을 이유로 파업에 대한 비난여론을 조성하기에 여념이 없다. 가뭄이 지면 가뭄에 왠 파업이냐고 하고, 월드컵을 앞두고 있을때는 축제를 준비하는 마당에 왠 파업이냐고 그래왔었던것이 언론들이니,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이러한 반응들은 마치 '파업' 이라는 소리만 들으면 입에 게거품을 물도록 잘 훈련된 조건반사형 강아지를 연상하게 한다.

 

정부와 언론들은 현재 시한부파업에 돌입하고 있는 조종사노조의 임금이 1억을 넘는다며 벤츠를 몰고다니는 고임금 '노동귀족' 들이 왠 파업이냐고 몰아붙이고 있다. 그들은 노동귀족론을 내세울때 항상 그래왔듯이, 그들이 얼마나 '귀족' 인지 보여주기라도 하듯이 파업이 일어나면 노동자들의 임금을 공개한다. 그것도 세금및 각종 공제이전의 액수를 발표하여 실제 임금액에 비하면 굉장히 부풀려진 채로 공개한다. 더 웃기는것은, 그러면서도 단 한번도 자신들의 회계장부는 공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연봉을 얼마로 받든, 개별 노동자들 스스로가 창출해낸 이윤에는 결코 미치지 못한다. 조종사의 연봉이 1 억을 넘는다고 하지만 그 이야기는 곧 조종사 개인이 매년마다 항공사에 창출해주는 이윤이 몇억 이상이라는 이야기가 된다. 신문에 '귀족노조의 불법파업' 하면서 광고때리는 돈, 그 돈 조차도 '귀족노동자' 들이 창출한 이윤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기업은 철저하게 노동자들이 창출한 이윤에 기대야만 존재할수 있는 것이다.

 

또한 그들이 노동귀족론을 내세울때 항상 그래왔듯이, 이러한 주장은 노동조합의 핵심 요구사항은 은페한채 사람들의 정서에 호소하기 쉬운 '임금' 이 핵심 쟁점인것처럼 위장하여 여론을 조작하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조종사 노동조합의 핵심 요구사항은 정년보장과 특히 안전운항을 위한 휴식시간의 확보가 그것이다.

 

사측은 현재의 근무제도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마치 조종사들의 과도한 요구사항을 수용할경우 휴식시간이 업무시간보다 길어지는것처럼 주장하고 있지만, 작년 서울행정법원이 정년퇴직한 한 조종사의 만성피로증후군 등의 질병으로 인한 산재신청건에 대해서 '근무기간동안 70시간 이상 비행과 50회 이상의 이착륙, 무박 2일 운행을 하면서 한달에 순수 휴일은 많아야 사흘밖에 되지 못했' 던 점을 인정한 사례에서도 보이듯이 그와 같은 주장들은 사실과는 거리가 먼것이다.

 

특히 아시아나 항공의 경우 안전운항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조종사의 연간 총비행시간과 관련하여 항공법규에 의해 1000 시간으로 제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켜지지 않고 있으며 (경쟁사인 대한항공의 경우 3 년 전부터 시행하고 있다고 한다), 조종사 노조의 파업에 대해 회사는 총비행시간을 1200 으로 2년간 유예시켜주면, 이후에 1100 시간으로 해주겠다는 기만적인 입장만을 내세우고 있을 뿐이다. 월휴보장, 여성조종사의 임신과 출산기간 2 년동안을 비행휴로 지정하고 임금과 상여금 일체를 보장하라는 요구조건에 대해서도 사측은 '경영권 침해' 라는 말만 되풀이하며 협상에 임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종사 노동조합의 골프채 구비 와 같은 요구안이 일반인들의 생각보다 지나치다고 반론할수도 있을것이다. 그런데 그와 같은 '지나친' 요구들에 대해서는 노동조합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은 반면에, 사측이 '절대로 양보할수 없다' 고 협상조차 거부하고 있는것은 그와 같은 '일반인들이 접해보지 못한 파격적인 조건' 이 아니다. 높은 비난여론에도 불구하고 사측은 오히려 그와 같은 조건들은 협상에 따라 얼마든지 수용할수도 있다고 이야기 하고있다. 조종사 노조와 사측간에 진정한 핵심쟁점이 무엇인가 하는 부분은 사측의 대응만 보더라도 알수 있는 사실이다.


'노동귀족론' 이외에도 유전게이트·행담도게이트 등 온갖 부패의 주범인 노무현 정권은 올해 초부터 기아자동차, 항운노조 등의 노조 간부 비리를 문제삼아 노동운동을 공격해 왔다. 물론 노조 간부 비리는 척결돼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사측과 결탁한 부패한 노조관료에 대항하여 현장노동자들이 통제권을 장악하는 방법으로 해결되어야 할 일이지, 항운노조 대책문건에서 드러났듯이 노조를 파괴하고 노동자들을 일자리에서 쫓아내는 노무현식의 노조 간부 비리 해결책이 될수는 없는 것이다.

 

정권과 언론은 조건반사 식으로 여론을 조작하고 노동운동의 가치를 폄훼할수는 있을것이다. 그러나 지난달 열우당 이목희가 '이 정권 내 비정규직 입법이 불가능하다' 며 좌절감을 드러낸 발언에서 보이듯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더욱 고통으로 몰아넣으려는 정부의 시도를 또 한번 좌절시킨것 또한 노동운동이다.

 

노무현 정권은 노조비리 등을 핑계삼아 노동운동을 공격하는 한편 노동운동 지도부를 노사정 대화 테이블로 끌어들여 발목을 잡아두고 개악안을 통과시킬 예정으로 올해 초 부터 비정규직 개악입법안을 밀어붙여 왔으나 한원CC, 현대차·기아차 비정규직, 울산건설플랜트, 하이닉스 매그나칩, 덤프연대, 레미콘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중심으로한 현장 노동자들의 강력하고 끊이지 않는 투쟁과 압력은 노동운동 지도부가 교섭에 치중하다가 부분 수정된 개악안을 받아들이게 되는 위험을 방지하며 지금까지 4 차례나 이러한 계획을 저지해내는 힘을 보여줌으로서 상황이 언제나 저들의 뜻대로만 흘러가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것은 사회적 합의 등 협상에 의존하는 전술이 아니라 강력한 투쟁의 힘을 바탕으로 이뤄낸 성과였다.

 

지금 한국노총은 1987 년 노동자 대투쟁이후 20 년 만에 파업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정부의 정책에 협조하고 심지어 해외투자 유치 설명회까지 함께 다닌 한국노총 지도부에게 노무현은 김태환 열사의 처참한 주검을 보답으로 안겼으며, 노동부 장관 김대환은 '자기들끼리 싸우다가 일어난, 나와는 무관한 사건' 이라며 애도 전화 한 통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용득 위원장은 '사회적 대화 틀을 완성해 보겠다는 꿈을 가지고 … 노동부가 해야 할 일을 내가 해 왔던 것도 상식적인 일이 아니었는데 참는 데도 한계가 있다', '대화 로 우리 조합원을 지킨다는 것이 한계가 있다' 며 투쟁에 나설것을 독려하고 있으며, 비록 부족하나마 민주노총과의 공동투쟁을 결의했다.

 

청와대 스스로 재신임과 탄핵에 이은 '세번째 위기' 라고 인정할 정도로 심각한 노무현 정부의 위기 상황에서 양대노총의 공동투쟁은 상당히 중요한 역활을 수행할수 있을것이다. 그런면에서 민주노동당의 '개혁공조' 입장이나 '연정' 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주는듯한 제스쳐는 매우 실망스러운 것이며, 투쟁의 국면에 찬 물을 끼엊는 결과를 가져올수도 있다는것을 잊지 말아야 할것이다. 노무현 정권의 구원투수가 되어서는 안된다.

 

김태환 열사는 죽기 전에 '노동자를 업신여기는 자들의 말로가 어떤지를 반드시 보여 주리라' 고 썼다. 김태환 열사의 정신은 정규직이 앞장서서 비정규직과 연대하는 연대의 정신이며, 12톤 트럭 앞에서도 물러서지 않는 투쟁의 정신이다. 이제 우리가 파업 소리만 나오면 조건반사로 발악을 하는 정권을 깔아뭉갤수 있도록 밀어붙이고 파업투쟁을 방어할 차례다. 그것이 비정규직 차별과 신자유주의 정책을 박살내는, 일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정 당한 몫을 찾고 고통에서 벗어날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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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회장님의 혈압을 올렸나

메이데이 행사가 끝난 다음날, 삼성그룹 총수 이건희씨가 고려대에서 무려 '봉변' 을 당하셨다. 400 억이 넘는 돈을 기부한 댓가로 요란한 카메라 플래쉬와 함께 받을 예정이었던 명예 철학박사 학위가, 위아래도 몰라보고 앞뒤 생각도 없는 불순한 학생들의 과격행동 때문에 예정된 강당대신 측근 몇명만을 수행한채 쥐새끼처럼 숨어서 초라하게 수여된 것이다. 덕분에 고려대 당국은 물론이요, 임시국회 종료에 따라 기사거리가 없어 파리나 날리고 있던 각종 언론들은 연일 그 과격분자 학생들을 죽일놈으로 묘사하는데 여념이 없다.


대학당국과 정부관료와 언론이 한 목소리로 떠드는 그대로, 정말 큰일이 난것이다. 이건희가 누구던가? 그는 한국을 대표하는 무려 글로벌 기업인 삼성의 총수다. 삼성이라하면 일제시대에도, 박정희 전두환 등 독재정권의 집권기에도 정권과의 유착관계를 유지하며 권력을 유지해왔던 초 일류 기업이다. 지금 일개 기업총수가 단지 돈주고 산 '명예'학위를 숨어서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지배계급이 모두 들고 일어나서 고려대 학생들에 대한 마녀사냥을 하는것을 봐도 알수 있듯이, 대한민국의 권력을 실제로 장악하고 움직이고 있는것은 자본의 힘이다. 그리고 삼성은 그 자본의 권력 중에서도 두목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할수 있는 기업이다. 이게 큰일이 아니고 뭐겠는가? 지금 관료들과 언론등 지배자들이 보여주고 있는 소란함은 조폭세계에서 두목이 당했는데 쫄따구들이 가만있을수 없는것과 마찬가지의 의미를 가진다. 더구나 이 조폭들의 '나와바리' 는 남한사회 전체에 달하니, 조용하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일지도 모른다.


도대체 누가 감히 회장님의, 아니 오야붕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나? 위대한 대 삼성은 자본권력의 두목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이날 이때까지 앞만보고 달려온 기업이다. 노동조합 건설의 움직임이 보이면 회유와 협박, 감시는 기본이고 납치 감금도 서슴치 않았다. 99 년 삼성 SDI 에서 노동조합을 만들려던 사람들 중 한명은 아직도 행방불명이다. 거기에 항의하는 시위를 하던 사람은 법원에 고소했다. 최근에는 첨단 정보화 시대에 걸맞게 휴대폰을 불법 복제해서 위치추적을 통한 감시활동을 해왔다. 그 건은 비록 고려대에서 항의하던 학생들과 마찬가지의 '불순한 노동자' 에 의해 검찰까지 기소되는 아픔이 있기는 했지만, 조폭의 세계는 의리가 기본이라는것을 보여주듯이 권력의 단맛을 나눠먹는 사이인 검찰은 너무나 당연하게도 무혐의 처분을 내려준바 있다. 언론에 드러난 이런 굵직굵직한 일들 외에도 일상적으로 노동탄압을 저질러온곳이 삼성이니 너무나 당연하게도 오야붕의 심기를 건드릴 사람은 한둘이 아니다.


그런면에서 보면 다름아닌 대학생들이 오야붕의 혈압을 높인것도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특히 요즘같은 경제불황의 시기에는 대학생들의 가장 큰 고민은 진로, 취업 문제가 될 수 밖에 없으며 취업을 한다고 해도 자신의 전공을 살리지 못하고 파견, 계약등의 이른바 '비정규직 노동자' 가 되어버릴 가능성이 크다. 이미 대다수의 학생들은 가족이나 친지중에 한명 이상의 비율로 고용불안과 열악한 노동조건에 시달리며 일해야 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거기에다가, 삼성같은 그룹에서 몇백억을 기부하는데도 불구하고 자신을 비롯한 가족들의 삶은 갈수록 팍팍해지는데 매년마다 등록금은 입이 딱 벌어질 정도로 올라가고 있는것은 도대체 무슨 까닭인가? 누가 이런 세상을 만들고 있는가? 이런 사회가 유지된다면 자신의 미래가 어떻게 보장받을수 있겠는가? 그날 대학생들이 인촌기념관 앞에서 했던 이야기는 바로 이건희와 같은 자들이 우리의 목줄을 죄고 있다는 정확하기 짝이 없는 지적이었다. 그런 조폭의 오야붕이 자기 스스로를 포함한 평범한 사람들의 생활을 위협하는 폭력을 행사하는것을 두고 대학당국에서는 잘했다면서 박사학위를 준다는데 가만 있을수 있단 말인가? 그런것은 '교양을 갖춘 지식인으로서' 있을수 없는 일이다. 조직 폭력배에 반대하지 않고 누구에게 반대한단 말인가?


고려대 총장을 비롯한 지배게급들은 삼성이 한국 졍제를 떠받치고 있고, 한국사회의 패러다임을 업그레이드 했다면서 아부를 아끼지 않는다. 만약 정말 그런 이유라면 명예철학박사 학위는 회장님이 아니라 삼성그룹의 노동자들에게 수여되어야 마땅한 일이다. 그들이 진정한 한국 졍제의 수호신이며 사회를 유지하고 있는 핵심 인물들인 까닭이다. 회장님의 그 학위증은 수 많은 노동자들의 희생으로 만들어진 것이며, 그 안에는 현실의, 또 미래의 고려대 학생들의 모습도 포함되어 있다.


아무튼 중요한것은 회장님이 그 사건 때문에 혈압을 많이 받으셨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미지 관리의 일환으로 나온 말도 다름 아닌 '젊은이들이 혈기가 왕성해서' 라는 말이 나온거 같다. 그렇지만 뭐 내가 굳이 말씀 드리지 않아도 지배층들은 남의 혈기를 생각해주기 전에 회장님의 혈압부터 걱정해야 하는것은 잘 알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행여나 회장님 눈 밖에 날까 너도나도 앞다투어 마녀사냥에 나서고 있는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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