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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1.

 

지난 주일부터 아내는 마지막 단풍을 보러 북한산에 가자며 이번 일요일(6일) 시간을 비워 놓으라고 했다.

 



금요일, 토요일. 일기예보는 불길했다. 비가 내리고, 추워질 거라고 한다. 아내는 거의 포기하려고 하는데, 후배 정석이 산에 가자고 채근한다.

 

일요일 아침. 그러나 날씨는 의외로 개어 있었다. 정석에게서 전화가 오고, 늦게 잠든 아내를 깨우고, 산행을 준비했다.

 

성연이는 함께 가지 않겠다고 버틴다. '이번에는 떼어놔야지' 하고 억지로 가자고 하지 않는데, 아내 마음도 비슷한가 보다.

 

나와 아내 그리고 정석, 이렇게 셋이 북한산으로 갔다.

 

북한산 남쪽 사면은 어떨지 모르지만, 고양시쪽 북쪽사면은 단풍의 원색이 거의 없어지고, 갈색이 짙다.

 

그래도 함께 오르는 길은 즐겁다.

 

 

2. 점심

 

느지막이 출발한 덕택에 북한산에 들어서니 12시가 넘었다. 1시간 쯤 오르고 점심을 먹었다. 오르기 전 정석이 막걸리를 살 땐 덤덤했는데, 막상 점심을 먹으려니 막걸리가 제격이다.

 

 


 

 


3. 산행

 

난 북한산 산행을 결정하면서 이미 코스를 머리 속에 그렸다.

북한산성에서 대남문으로 이르는 길이다. 북한산 등산로 중 경사가 제일 작은 길이다. 물론 경사가 없는 대신 거리는 좀 멀다. 입구에서 대남문까지 5.5KM다.

 

그래도 난 이 길을 좋아한다. 계곡이 있고, 산책 나온 것처럼 여유 있게 산행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젊은 정석이는 성에 차지 않는 모양이다. 산에 오기 전부터 좀 더 험한 능선길을 가고싶은 눈치였더니...

 

 


 


 

4. 발굴

 

내려오는 길에 정석이 뭔가 발견했다.

오~~ 기억은 하려나. 배불뚝이 금복주!

우리는 고고학적 발굴이라 축하했고, 정석은 득의만만하게 발굴한 유물(?)을 챙겼다.

 

 


 

 

5. 가을은 가고

 

가을이 저물고 있다.

아쉽다.

 

난 겨울을 싫어하는 편이다.

예전엔 몹시 싫어했다. 가을이 되고, 해가 짧아지면서 우울해지기 시작했는데,

그런 감정은 여전히 몸으로 기억되어 있고,

진한 갈색 속으로 사라져가는 원색은, 어릴쩍 1주일을 기다린 일요일이 덧없이 가버리는 것을 확인하는, 일요일 저녁 어린이방송 시그널음악처럼 아쉽고, 안타깝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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