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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여의도 샛강공원

 

어제 오후, 두통이 마구 밀려왔다.

말도 안 되는 것을 가지고 우기는 관리와 한바탕 설전을 벌이고, 지극히 초보적인 것을 가지고 물고 늘어지는 조합원과의 통화가 끝나자 머리가 지끈 거린다.


할 일은 많은데, 도무지 일은 잡히지 않고,

머리는 온통 속을 석고로 채운 것처럼 도대체 작동을 하지 않는다.


에라, 모르겠다.

난 사무실 앞 여의도 샛강공원으로 향했다.

 


  공원 초입에 있는 산책로



내가 왜 화가 났을까.

내가 왜 두통에 일을 못 할 정도로 답답해할까.


공원을 가면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것은 다른 사람들의 문제 이전에 내 문제인 것 같다.

무엇보다 내가 많이 변했다.


‘장군이 보초까지 서란 말인가?’


아하, 이런 심리가 내 마음 속에 깔려 있구나. 그런 오만(傲慢)이 상대를 설득하고, 상대의 고민에 경청하기보다 답답해하고, 화나게 하는구나.


여의도 샛강공원에 접어드니 가을이 한창이다.

민둥산에서도 보지 못한 화려한 억새꽃이 한창이다.


사람을 만나면 오히려 어색할 만큼 인적도 거의 없다.

억새와 갈대, 그리고 물가의 풀들과 버드나무들이 강가 비옥한 퇴적토양 위에서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10분이면 올 수 있는 곳이고,

조금만 눈을 돌리면 별천진데,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인가, 맘 먹어도 이곳에 들리는 것은 1년에 한두번이 고작이다.

 

 

1. 길

 

 

 

 

 

2. 억새

 

 

 

 

 

 

 

3. 갈대

 

 

 

 

4. 들꽃

 

어쩌려고 이제서 꽃을 피우는가.

단 1주일이라도 서리가 내리지 않는다면,

그대들이 결실을 맺을 수 있을까.

 

- 길가 베어진 풀더미에서 돋아난 새풀들이 또 꽃을 피웠다.

 







 

5. 못가의 꿈꾸는 풀들

 

未覺池塘 春草夢

階前梧葉 已秋聲


연못가의 봄풀이 채 꿈도 깨기 전에

계단 앞 오동나무 잎이 가을을 알린다. - 주자(朱子)

 

살짝 비틀어 보았다.


階前梧葉 已秋聲

未覺池塘 草春夢


계단 앞 오동나무 잎은 가을을 알리는데

연못가의 풀들은 채 봄꿈을 깨지 않았구나.

 

  주변은 가을빛이 완연한데, 물가에는 새롭게 풀들이 자라고 있다.
 

6. 데이트

 

 

7. 고독한 사냥꾼

 

뛰어난 사냥꾼은 총을 잘 쏘는 사람이 아니라, 잘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이라고 했던가.

고독한 사냥꾼 해오라기가 못 가에서 사냥을 준비하고 있다.

 

 

8. 또랑

 

또랑은 은폐가 주는 한적함과 편안함을 함께 준다.

 


 

 

9. 그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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