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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고속도로

1.

88고속도로

88자가 붙은 게 모두 그렇듯이 88고속도로도 전두환 군사정권의 작품이다.

 

광주의 피냄새가 진동하던 시절

이른바 동서화합이라는 명목으로 건설한 도로...

그러나 또 한 측면에서는

엄청난 불경기로 시멘트 산업이 붕괴 직전에 있었고,

막대한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최초로 시멘트 고속도로로 시공되었기도 하였다.

 

88고속도로

멋진 풍광이 이어지는 길이지만

자동으로 전두환이 연상되고,

그만큼 정나미가 떨어지는 이름이기도 했었다.

 

2.

이제는 세월이 흘러 핏빛도 바랬는가.

아님 내가 무뎌졌는가.

그냥 길이 있었고, 멋진 풍경이 있었다.

 

88고속도로는

지금은 유일하게 남아 있는 왕복 2차선 고속도로다.

더욱이 얼렁뚱땅 만든 도로라서 그런지

땅의 모양새 그대로 길을 만들어서 고개는 경사가 급하고,

그 흔한 터널이나 절개지도 거의 없다.

운전하기는 힘들지만 자연스러움이 많이 남아 있다.

 

3.

지난 화요일

대구에서 진주로 이동하는데, 운전자가 88고속도로로 길을 잡았다.

반가웠다.

오랜만에 88고속도로 주변 경치를 감상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러나 88고속도로로 접어들자마자 졸음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잠결에 간간히 들려오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 소리에 잠깐씩 잠이 깨었고,

주변의 간섭받지 않은 풍경이 몹시도 매력적이었지만

쏟아지는 졸음에 까무룩까무룩 잠결로 빠져들곤 하였다.

 

4.

한참을 지난 듯한데 전화가 왔다.

전화를 끊고 나니 휴게소 예고 표지판이 나왔다.

잠도 쫒을 겸 커피나 한잔 하자고 휴게소에 들렀다.

 

엥~ 이게 휴게소야?

 

정말 흔히 알고 있는 고속도로 휴게소완 딴판인,

앙증맞다는 말이 딱 어울릴 작은 휴게소가 나왔다.

죽산휴게소다.



휴게소 입구

 


휴게소/ 주차공간도 10여대 남짓이다.

 

저수지가 보이는 곳에 자리한 야외 휴게시설



자리에 앉았을 때의 시선으로 보면...

 

휴게소 입구에 있는 맨드라미

 

빨강 패랭이

 

화초고추

 

백일홍/ 영양상태가 안 좋은 것 같지만, 파스텔 색조의 꽃을 얻기 위해 주인이 일부러 영양조절을 하며 어렵게 키운 것 같았다.


고속도로 휴게소 고객대상을 받았다고 한다. 수상이 아니라도 지날 기회가 있으면 한번 들려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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