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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아루-땀꼭> 다시 일일투어를 가다.

허접하지만 별 수 있나.. 박하에 이어 다시 일일 투어를 간다. 하노이에서 갈 수 있는 일일투어는 호아루-땀꼭 투어와 퍼퓸파고다 둘 정도다. 그중 땀꼭 투어의 경우 신청하니 한국인이냐고 물어 볼 정도로 한국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이라는데 내가 이 투어를 신청한 이유는 순전히 퍼품파고다 투어에 2시간가량의 트레킹이 포함되어 있다는 이유에서다. 혼자 걸어다니는 건 몇시간이라도 하겠는데 이상하게 자, 지금부터 2시간 걷습니다. 하면 딱 걷기가 싫어지는 건 또 뭐란 말인가. 여튼 그래서 걷는 게 없는 투어를 신청한다.


아.. 그러나 한국인이 가장 선호한다는 이 투어 버스에도 한국인은 없다. 프랑스 커플, 호주 커플, 미국인 여자 그리고 말되게 많은 네덜란드 아저씨 그리고 나 이렇게 달랑 일곱이다. 배는 둘씩 탄다는데 저 말많은 아저씨랑만 안 탔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 본다^^ 일곱시에 온다던 버스는 온 동네를 다 돌아 여덟시가 넘어서야 여행자 거리를 빠져나간다. 그리고 두어시간쯤 달리다 호아루에 도착한다. 호아루는 10세기 후반 베트남 어느 왕조의 도읍이었다는데 그 왕조의 시조를 모셔놓은 두 개의 사찰을 둘러보는 코스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도 이번 가이드는 좀 덜 뺀질거려 이것저것 설명도 하고 제법 살갑게 굴어준다.


호아루의 사원 두개 중 하나. 이름은 가이드북에 나와 있으나 둘중 어딘지 모르겠음^^


점심을 먹으러 들어간 식당에서 또다른 버스에 실려 온 한국인 일가족을 만난다. 부부와 아이 둘, 일가족이 패키지가 아니라 자유 여행으로 왔다는데 알고 보니 아저씨가 대한항공에 다니는 덕에 이곳저곳을 많이 여행한 가족이다. 이 가족이 하롱베이 투어를 18불에 신청하셨다길래 일행이라고 하기로 하고 여행사 명함을 받아둔다. 내가 아는 최저 가격이다. 게다가 같이 신청하면 최소한 하롱베이 1박 2일 동안은 외로움에 치를 떨지 않아도 될 테니 이 또한 좋은 일이 아니겠는가.. 근데 이분들 정작 땀꼭 투어는 15불에 오셨단다. 참 베트남 투어는 요지경 속이다.


오후에는 배를 탄다. 땀꼭 수로를 따라 삼판이라는 노젓는 나룻배를 타고 두시간을 왕복하는 코스인데 물은 그리 깨끗하진 않지만 양수오에서 본 것 같은 동글동글한 석회암 봉우리들이 제법 운치있는 풍경을 만들어낸다. 일단 두 커플이 먼저 배를 타고 떠나고 셋이 남는다. 어쨌든 미국 여자랑 타야 할텐데.. 하며 옆을 떠나지 않고 안되는 영어로 수다를 떨고 있는데 가이드 왈 셋이 타란다. 뭐 셋이 타는 거 까지는 그럭저럭.. 근데 이저씨 두시간 내내 떠들어댄다. 다행히 미국인 여자가 적당히 받아주어 화살이 나한테까지 오지는 않는다. 아니었으면 좀 조용히 경치구경이나 할 텐데.. 지나친 명랑과 쾌활도 때로는 남에게 방해가 된다.


배타는 곳, 저 배를 타고 수로를 따라 올라갔다 오는 것이 코스다.


반환 지점에서 배위에 물건을 올려놓고 파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물론 엄청난 바가지다.


그리곤 버스에 실려 다시 하노이로 돌아온다. 참 점심밥도 포함된 투어였는데 밥이랑 반찬 4가지가 나오는 식단이다. 간만에 밥이랑 반찬이랑 먹으니 좋더구만.. 서양애들 서툰젓가락질로 께작거리는 사이에서 혼자만 두 그릇이나 먹었다. 나물도 있어 고추장 넣고 비비면 딱 비빔밥이겠더구만, 차마 고추장을 꺼낼 수는 없었다는 슬픈 현실..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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