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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12/01
    캄보디아 여행경비정리(11)
    제이리
  2. 2005/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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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05/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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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05/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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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2005/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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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2005/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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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2005/09/19
    김과장을 만나다.(9)
    제이리

캄보디아 여행경비정리

 

제목에서 차이를 느끼셨을지 모르겠지만 이번엔 총정리가 아니라 그냥 정리다. 달랑 13일밖에 안 있었으니 뭐 정리랄 건 없지만 그래도 안 할 수는 없으니 짧게 쓴다. 하지만 여행 중 가장 황당했던 경우도 캄보디아여서 ATM이 없다는 소리는 들었으나 설마 했는데 정말 ATM이 없는 것이다. 부랴부랴 뒤져보니 달러라야 베트남에서 환치기-뭐 별건 아니고 ATM으로 동을 찾으면 달러 가지고 왔던 여행자랑 바꾸는 건데 중간에 수수료 떼는 사람 없으니 뭐 서로 나쁠 것 없는 거래다-한 150달러가 전부더라는 것이다. 예정이 대략 15일이니 하루 20불만 잡아도 300달러는 있어야 할 텐데 방법은 고율의 수수료를. 서비스 비용은 또 따로 주고 현금서비스를 받는 것 밖에는 없는 것이다. 그러다 비상금에 생각이 미친다. 가기 전 투덜이 사인해서 준 100달러 지폐가 배낭 구석 어딘가에서 잠자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자 앗싸 하며 배낭을 뒤진다. 하하 그대로 있다. 원래 비상시가 아니면 돌아갈 때까지 안 쓸려고 했는데 그런게 어디 있나.. 그냥 250달러로 캄보디아를 돌기로 한다. 이래저래 신경이 쓰여 아껴썼더니 마지막엔 태국에서 필 답배 두 보루 사고도 10불 남았다. 정말 인간 승리다.


먼저 비자피는 25달러로 베트남에서 받았다.


1등은 보나마나 숙박비다 생각했으니 예상을 깨고 식대 및 간식, 음료비가 차지했는데 막판에 너무 많은 한식을 먹은 게 원인인 것 같다. 한국 음식이 현지 음식보다야 비싸다. 60 달러(*1000=60,000원)

2등은 상식적으로 숙박비 아니겠나.. 캄보디아에선 뭐 따로 한게 없으니..  56달러(*1000=56,000원)

3등은 입장료 및 투어비다. 앙코르와트 20달러와 보꼬투어 10달러가 커서 그렇지 다른 것 고만고만하다. 45달러(*1000=45,000원)

4등은 교통비로 도시간 이동은 많지 않았는데 교통비가 캄보디아 물가 대비 싸지는 않다. 29달러(*1000=28,500원)


그 외 잡비들

담배 및 맥주 37,5(=37,600)

캄보디아는 담배가 면세점보다 싸서 사재기 하느라고 든 비용이다.

인터넷 3.5(=3,500)

생필품 6.0(=6,000)

말 그대로 잡비 : 세탁, 전화 등등 3.0(=3,000)


캄보디아는 관광객 숫자가 적어서 그런지 물가가 그 나라 대비 싸지 않다. 특히 여행자 식당의 먹거리는 베트남보다 월등히 비싼데다 맛도 없다. 게다가 체류기간이 짧아서인지 생각보다는 조금 더 든 것 같다. 그래봤자 하루 2만원도 안되긴 하지만 말이다.

 

 


캄보디아에서는 내 사진을 너무 많이 올린 것 같아 나와 열흘을 같이 다니다 프놈펜에서 헤어져 이제는 한국에 있을 두 여인네를 공개하기로 한다. 왼쪽은 일본어 가능이고 오른쪽이 영어 가능이다. 나? 물론 둘 다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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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여행경비 총정리

 여행경비 총정리시리즈 2탄 되시겠다. 뭐 여행씩이나 다니는 와중에 돈정리 따위나 하고 있나 하는 생각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그저 취미 생활이겠거니 이해하시라. 그래도 나름 재미있다니.. 못 믿겠거든 오늘부터 가계부라도 써 보시든가.. 아님 그러려니 하시라.


먼저 베트남비자 중국에서 받았다. 중국돈 400원

우리 돈으론 5만 2천원쯤 된다.

근데 이게 이상한 게 캄보디아에서 받으면 30달러니까 3만원쯤인데 중국과 뭔 차이가 이리 많이 나는지 도대체 비자피의 기준이 뭔지는 모르겠다. 그 나라 소득 수준과 연관이 있는 것일까 아님 나라마다 상대적으로 금액을 책정하는 것일까.. 아무래도 후자일 듯 싶은데 그렇다면 한국인은 한국에서 발급받는 금액을 동일 적용해야 하지 않나.. 잘 모르겠다. 


각설하고 베트남에서 머문 총 29일 동안 쓴 돈은 7,185,300동이다. 뭐 기분상은 한 칠백만원 쓴 것 같지만 베트남은 돈단위가 너무 커서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그리 많은 금액은 아니다. ATM 수수료 포함해서 대략 10,000동을 우리 돈 700원쯤으로 계산하니 얼추 맞아 떨어지는데 이렇게 계산하면 대략 500,000원 정도를 쓴 셈이 된다. 이걸 29로 나눠 보면 하루에 만칠천원 조금 더 쓴 셈인데 중국보다는 조금 덜 들었다. 그래도 에어컨룸은 아니라도 거의 싱글룸으만 다녔고 먹는 것도 베트남이 좀 나았다는 걸 감안할 때 중국보다는 베트남 물가가 조금 싸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이번에도 분류 들어간다.


1등은 중국에서 1등을 차지했던 교통비를 제치고 투어비가 차지한다. 이건 중국에서는 없던 항목인데 대략 교통비, 식비, 입장료 등이 섞여있는 항목되겠다 1,990,700(약 139,349원)

2등은 숙박비가 차지한다. 1,626,400동(약 113,848원)

3등은 식대 및 간식 그리고 음료비가 차지했는데 1,536,000동(약 107,520원)이다. 날짜가 베트남이 며칠 적은데도 중국과 비슷하게 나온 걸 보면 중국에서는 거의 먹지 않던 과일쥬스나 커피 등의 음료에서 차이가 난게 아닌가 싶다.

4등은 교통비다. 1,143,000동(약 80,010원) 이건 사실 교통비의 일부이고 나머지는 투어비에 포함되어 있다고 봐야하며 이 비용은 그저 도시간의 이동이나 오토바이 비용 정도의 합산이라 할 수 있다.


그 외 잡비들

담배 및 맥주 477,900(=33,453)

인터넷 104,000(=7,280)

생필품 99,400(=6,958)

말 그대로 잡비 : 세탁, 전화, 팁 등등 207,900(=14,553)


뭐 전체적으로 베트남도 원래 생각했던 비용보다는 조금 덜 든 셈인데 동남아시아는 대략 비슷한 수준이 아닐까 싶다. 이 정도면 한국에서 쓰는 용돈 정도의 비용으로 먹고 자고 한 셈인데 어떠신가들.. 이 정도면 하던 일 때려치우고 날아오셔도 괜찮지 않겠는가? 아니다. 날아오는 비용이 만만치 않겠구만^^


달랏의 광쭝저수지. 별 짓을 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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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이안 스페셜

 훼부터 중부지방 고유의 특색있는 음식들이 가이드북에 소개되어 있는데 이게 호이안으로 내려오면 호이안 스페셜이란 이름으로 아예 세트메뉴화 되어 메뉴판에 자리를 잡고 있다. 뭐 달리 쇼핑할 것도 없고 해서 호이안에서는 음식이나 찾아먹고 다녔다. 지금부터 염장질 들어간다.


호이안의 국수 까오라우, 국물이 거의 없다.


호이안 빈대떡 반세오. 훼의 반코아이보다 좀 큰데 야채와 함께 라이스페이퍼에 싸 먹는다. 소스에서 약간 된장맛이 난다.


호이안 전통요리는 아닌데 중부지방에서 많이 먹는 분팃느엉. 비빔국수 위에 숯불돼지 갈비를 얹어준다.


다음은 식당에서 먹은 코스 요리. 이름하여 호이안 스페셜이다. 가격은 사만이천동 약 2300원 정도다.


화이트로즈란 이름을 가진 만두. 만두 위에 새우가 한 마리 얹혀 있다.


스프링롤. 속에는 새우와 야채 다진 것이 들어있다.


환탄스프. 베트남 완탕인 환탄에 쌀국수를 곁들여준다.


디저트. 다른 건 다 알테고 하얀데 검은점 박힌 건 드레곤프룻 일명 용과라는 과일이다. 맛은 좀 밍밍하다.


배고픈 상태에서 이글을 보시는 분들께 심심한 사과의 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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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여행경비 총정리

 

다들 아실 것이다. 여행오기 전에 내가 하던 일들 중 가장 시간을 많이 잡아먹었던 일이 무엇인지.. 그건 바로 돈 계산하는 일이다. 뭐 많게는 일년에 십억 정도는 가뿐하게-뭐 꼭 그런 건 아니지만^^- 맞췄다. 그것도 입출금 건수가 하루에 거의 백건이 육박하는 상황에서 말이다. 맞다. 잘난 척 좀 했다. 용서하시라.. 심심해서 그랬다. 여튼 그게 습관이 됐던 건지 아님 그전부터 있던 습관이 일이 된 건지는 확실히 모르지만 누구처럼 일기 끝에 매일 쓴 돈을 고백하지는 않았으나 저녁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문서인 엑셀을 가지고 꼬박꼬박 여행 경비를 정리하지 않았겠는가 말이다. 물론 필터로 검색이 가능하도록 분류까지 했다. 계속되는 잘난 척을 이해하셔야 한다. 난 너무 심심하다.


먼저

중국비자 35,000원

인천발 천진행 배표 130,000원

그 외 중국에서 35일간 쓴 돈 5,610.1위안(*130=729,313원)


그럼 분류 들어가 보자.

많이 쓴 비용 순서대로 나열해보면

1등은 교통비 되시겠다. 1391.5위안(*130=180,895)

2등은 간발의 차이로 숙박비 1270위안(*130=165,100)

3등은 각종 관광지 입장료, 역시 만만치 않다. 1187.5위안(*130=154,375)

4등은 식대 및 간식 그리고 음료 852위안(*130=110,760) 먹는 건 저렴하구만!!

그 외 잡비들

담배 및 맥주 321(*130=41,730)

인터넷 177(*130=23,010)

생필품 143.9(*130=18,707)

말 그대로 잡비 : 세탁, 마사지, 전화, 엽서 등등 267.2(*130=34,736)


종합해보면 전체적으로는 90만원쯤 든 것으로 계산이 나오지만 아마 환율, 환전수수료나 ATM수수료 등을 고려해보면 그보다 이삼만원은 더 썼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것도 뭐 사이트 들어가 보면 정확한 계산이 나오겠지만 현재 인터넷이 안 되는 관계로 필요하면 알아서들 확인하시라.


정리하자면 배값이나 비자피 등을 제외하면 35일간 73만원 쯤 쓴 셈이니 하루에 2만원이 조금 더 든 셈이다. 원래 중국은 하루 3만원 쯤 생각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저렴하게 다닌 셈이다. 많이 절약된 부분은 결국 숙박비로 도미토리만 다닌 덕이 아닌가 싶다. 의외로 싼 식비가 한 몫 거든 것도 빼놓을 수 없겠다. 단지 중국의 관광지 입장료는 물가대비 넘 비싸다--;:


궁금한 점 문의 환영!!!

마지막으로 퀴즈 하나! 내가 중국에서 젤 많이 쓴 영어 문장은 무엇일까?

힌트!! 문장에 주목하사라. 내가 구사할 수 있는 있는 영어문장 몇 개 안된다.


마지막으로 보너스!! 팬들의 열화(?)와 같은 요청에 힘입어 사진하나 올린다.. 나다.


아... 심심하다. 이상 끄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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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숙소 이야기

-글쓰기 전에 koooo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쓰고 있음을 미리 밝힌다-


처음으로 해외여행이란 걸 갔을 때는 일행이 있었으므로 4인실 혹은 2인실 두개를 썼었고 그 담 두 번인가 혼자 갔을 때는 당연히 싱글룸에 묵었다. 길지 않은 여행이었고 캄보디아나 라오스 모두 에어콘 있는 싱글룸이래야 10불을 넘지 않는 가격이었다. 뭐 라오스의 경우는 느닷없이 일행이 생겨 더블룸에 묵은 경우도 있긴 하다. 그 정도면 가뿐하게 혼자 묵을 수 있는 정도의 가격이 아니겠는가. 하지만 장기 여행의 경우는 문제가 달라진다. 뭐 큰 맘 먹고 싱글룸으로만 다닐테야 한들 불가능한 일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여행 경비 중에 숙박비가 차지하는 퍼센테이지가 만만치 않은 고로 대략 다인실 즉 도미토리라는 곳으로 다니게 되기가 십상인 것이다.


이미 밝힌 대로 중국에 오기 전까지 단 한 번도 도미토리에 묵어 본 적이 없다. 따라서 도미토리에 대한 여러 가지 걱정들이 앞섰던 것이 사실이다. 뭐 처음 떠오른 생각은 얘들이 남녀 구분은 하나 뭐 그런 거였고 그 다음은 짐들이랑 뭐 이런 건 그냥 놓고 다녀도 되나 하는 현실적인 고민이었다. 뭐 가장 고민이었던 건 사실 그저 누군가와 같은 공간에서 살아야 할 때 오는 기본적인 불편함들을 참을 수 있을까였지만 그거야 또 안 참으면 어쩌겠는가. 결국 돈과 편안함 둘 다를 추구할 수야 없는 노릇이 아니겠는가 말이다. 여튼 그런 고민들을 안고 도미토리 생활을 시작한다.


중국에서는 싱핑과 룽성처럼 아주 작은 동네가 아니고선 전부 유스호스텔로만 다닌 것 같다. 유스호스텔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고 시설과 가격 면에서 나은 점이 많다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숙소에서 다음 숙소의 정보를 얻는 것도 유스호스텔끼리 가능하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는 것 같다. 한국에서 만들어온 유스호스텔증의 본전을 뽑겠다는 의지도 작용했을 테고.. 일년에 회비가 이만 오천원쯤 됐던 것 같은데 대략 하루에 한 오원 정도 할인된다. 고로 아직 본전은 못 뽑았다는^^


항저우 유스호스텔 숙소입구


이 유스호스텔 분위기가 동네마다 좀 다른데 아무래도 작은 도시가 좀더 가족적인 것 같다. 시설은 대부분 깨끗하고 침대는 주로 원목스러운 나무색이다. 이게 국제 유스호스텔의 권장사항인지 여튼 한참 때 우리나라 저학년 어린이방스러운 모습을 상상하면 된다. 샤워실이나 화장실 등속은 대동소이하다. 개인 짐들은 대략 사물함이 따로 있어 중요한 것은 거기다, 그렇지 않은 것은 그냥 참대위에 두고 다닌다. 가장 큰 차이점은 로비일 텐데 이것의 운영 방법에 따라 도미토리 문화가 확 달라지는 것 같다. 즉 로비를 개방하고 탁자 등을 갖추어 두고 DVD등의 시설과 음주 등을 편하게 할 수 있도록 하면 왁자하니 자유로운 모습들이 연출된다. 이런 분위기가 가장 좋았던 곳은 쑤저우와 구이린 정도였던 것 같고, 사람이 많고 일처리가 사무적일수록 이런 곳도 구획을 정해놓고 식사 인구나 음주 인구만 받기도 한다. 물론 가격도 비싸고.. 상하이나 항저우가 그랬던 것 같고..


차화빈관 휴게실, 눈치챘겠지만 글쓰다 찍었다. 노트북 보이나? 

 

여튼 인간들도 가지가지인데 북경에서는 그냥 한국 친구들 끼리 묵어서 별 불편함 없이 생활했었고 상해로 오니 그래도 남녀 구분은 하네.. 동양권이라 그런가 했었다. 그런데 항저우로 오니 이번엔 남녀 구분없이 온통 동양애들만 한 방에 몰아넣는다. 이번엔 색깔 구분이군.. 처음으로 코고는 얘들땜씨 잠 못 이루는 불상사가 생긴다. 뭐 내가 코를 골았는지는 나야 알 수 없는 노릇이니.. 대략 아니겠지 한다. 황산까지 오니 남녀불문, 색깔불문 선착순이 된다. 이게 구이린으로 오면 좀더 엽기적이 되는데 비수기다 보니 4인실에 대략 둘이 묵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드문드문 6일 있는 5일 동안 남자랑 둘이 잤다. 그중 마지막 2일은 팬티만 입고 자는 프랑스 아저씨랑 둘이 잤다는 거 아니겠냐.. 차라리 17인실이 낫지 이것도 보통 고문이 아니다.


계림 플라워 유스호스텔 4인실


또 인간들 왜 이리 일찍 일어나서 설치는 지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눈을 떠보면 대략 6시도 안된 시간에 나갈 준비들을 하고 있다. 그래도 들어오는 시간들은 늦어 낮에는 거의 혼자 있을 수도 있으나 이도 한 도시에서 오래 있을 경우 가끔 생기는 일이고 그나마 로비 따위가 영 편하지 않을 때 한해 생기는 일일뿐 나도 한 번 나가면 어지간해서는 잘 시간 전엔 잘 들어가지 않게 된다. 왠지 답답한 느낌도 들고 편안하지는 않은 듯 하다. 마지막으로 쌍쌍이 다니는 애들, 어지간하면 더블룸 쓰면 좋으련만 왜 이층침대 점거하고선 하나는 비워두고 좁은데서 둘이 자는 지 원.. 거 혼자 잘래도 이층에서는 떨어질까 불안하더구만.. 쩝


여튼 이곳 차화빈관은 명성대로 친절, 신속, 정확 뭐 깨끗 등등을 모두 갖추고 있다. 단지 호텔 위주로 운영되다 보니 도미토리는 좀 뒷전인 건데 뭐 그러면 또 어떠랴.. 이곳에는 제법 여행자같은 애들도 보이고 밤낮으로 어디론가 떠나고 또 들어오는 사람들로 늘 붐빈다. 적당히 가족적이며 적당히 거리감이 느껴지는 그런 분위기다. 이곳에서 매일 저녁 맥주 한병씩 마시면서 나흘을 묵었다. 쿤밍에서 차화빈관과 더불어 유명하다는 험프로 옮길 생각도 안 한 건 아니었는데 배낭 무게를 생각하며 꾹 참았다. 첨에는 그 배낭 맬 때 진짜 뒤에서 잡아당기지마 란 말이 절로 나왔는데 이젠 잘도 메고 돌아다닌다. 얘기가 딴데로 샜다^^


중국은 둘이서 밀월여행 오지 않는 한 유스호스텔로 다니는 게 제일 간편할 것 같다. 위치나 시설, 가격 면에서 최강이다. 한달이상 다닐꺼면 유스호스텔증 하나 만들어 오는 것도 남는 장사일테고.. 그리고 도미토리 친구 사귀기도 좋다는데 것도 뭐 영어 좀 될 때 얘기고 그냥 눈 마주치면 핼로우니 하이 정도에 너 어디서 왔니? 너 어디로 가니? 이상 대화가 진행되지 않는다. 그리고 대략 서양애들 나를 중국인으로 보는지 영어로 말 잘 안시키는 고마운 경향이 있다. 아주 편안하다^^ 베트남도 도미토리가 있긴 하다는데 숙소 가격이 비싸지 않으니 싱글룸의 유혹이 살짝 느껴진다. 젤 좋은 건 둘이서 더블룸을 쓰는 게 가격대비 최강인데.. 아무래도 그런 기대는 깨끗이 접어야 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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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음식 이야기

혼자 여행다니면 좋지 않은 점 중의 하나는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일단 한 끼당 한가지 밖에 맛볼 수 없는 데다가 끼니를 때우는 수준이 아니라 요리를 먹겠다 생각하면 둘이나 셋이 먹을 때보다 비용은 두세 배 더 들지요, 먹다가 반쯤은 남길 용기도 있어야 하지요, 음식점에서 뻘쭘한 분위기 견딜 수 있는 뻔뻔함은 기본이지요, 이런 삼박자를 두루 갖춰야 하니 쉬운 일은 아닌 것이다. 이거야 사실 여행에서만 적용되는 것은 아닌바 그간 쭈욱 혼자 밥 사먹은 경험에 의하면 한국에서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어지간한 전골류는 기본 2인 이상이고, 피자는 마트에서 파는 조각 피자 이외는 언감생심이며, 심지어 중국요리도 짜장면과 짬뽕 이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혼자서는 그저 김치찌개나 비빔밥이나 먹어야 하는 신세인 것이다.


자.. 뭔 서론이 이렇게 긴고 하니 먹는 얘기를 쓰려는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국수랑 만두랑 볶음밥 이외에는 먹은 게 없다는 고백을 하기 위해 변명이 길어졌다. 게다가 군것질 안 즐기는 버릇이 고쳐질 리 없어 뭐 크게 길거리 음식 먹은 것도 없고, 술은 거의 맥주 한 병이 전부이니 안주 먹을 일도 없고 그래서 사실 뭐 먹을 것에 대해서 쓸 게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지금 집 떠난 지 한 25일 됐으니 그래도 한 60끼니쯤은 먹었을텐테 특별히 떠오르는 음식도 없고, 그렇다고 음식 때문에 크게 고생한 적도 없고, 아직은 한국 음식 먹고 싶다는 생각도 별로 안 드니 그저 맹숭맹숭할 따름이다.


북경에서 먹은 국수. 처음 시킨 국수라 잔뜩 긴장하고 먹었는데 나름 고기도 있고,야채도 있고, 면발도 쫄깃해 맛있게 먹었다.


 상해 예원에서 먹은 샤오 뭐 라는 만두.. 워낙 유명한 집이라 한 30분 줄서서 산 뒤 길거리에서 먹었다. 만두에 야채가 하나도 없고 고기만 똘똘 뭉쳐 있다. 양이 너무 많아 반만 먹고 놔두니 반은 어떤 할머니가 달라고 해서 그냥 드렸다.


황산 기차역에서 먹은 계란 볶음밥, 볶음밥이 아무리 맛있으면 뭐하냐구요.. 김치도 하다못해 단무지도 없이 저거 먹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사실 고백하자면 중국 음식 심하게 입에 맞는다. 누구는 상차이 때문에 입에도 댈 수 없다고 하고 누구는 느끼해서 한숟가락 뜨기도 괴롭다는데 첫날부터 어 맛있네.. 했으니 아무리 걸어도 살이 빠질 리가 있냐 말이다. 흑흑.. 게다가 양은 또 좀 많이 주냔 말이다. 그저 좀 괴로운 건 국수면 국수, 만두면 만두, 볶음밥이면 볶음밥 이외엔 단무지 한조각도 안나온다는 건데 일식 삼찬이 그립긴 하지만 이것도 그럭저럭 적응이 된다. 게다가 어떤 유스호스텔에서는 나름 세트 메뉴 같은 걸 만들어서 밥이랑 요리 조금, 반찬 두어 가지, 국 등을 한세트로 팔기도 하고, 시장에서는 우리나라 반찬가게 같은 데서 이것저것 골라서 먹을 수도 있으니 맨날 단품만 먹는 것도 아니라서 그냥저냥 먹고 다닌다.


주로 시장이나 기차역 혹은 버스터미널 근처에서 파는 골라먹는 음식이 정말 맛있는데 문제는 영어 메뉴가 없는 것은 당연지사요, 주인은 100% 영어를 못하니 시키는 것이 대략 난망이다. 그래서 생긴 요령은 대략 이러하다. 무지 먹고 싶다는 표정을 짓고 옆에 서 있는다. 그냥 서 있으면 안되고 대략 밥의 위치와 먹고 싶은 음식을 찍어두어야 한다. 그러고 서 있으면 중국어로 뭐라 뭐라 물어본다. 물론 못 알아듣는다. 그때 밥의 위치를 손으로 가리키며 반찬들을 애절한 눈으로 바라보며 영어로 몇 마디 해 준다. 뭐 그냥 아무 말이나 해도 된다. 단지 밥을 그냥 얻어먹을 요량은 아니라는 것만 사실만 확인시켜주면 되는 것이다^^. 그럼 백이면 백 다 알아듣는다. 먼저 반찬을 고르게 하고 고른 반찬 숫자에 따라 돈을 받기도 하고 손가락으로 돈을 표시하면서 칩 같은 걸 사오라고 하기도 하지만 여튼 못 먹은 경우는 없다. 이 경우 고기 두어 가지에 나물이랑 두부 부침 가끔 계란 후라이도 먹을 수 있어 단품 식사의 괴로움에서도 해방될 수 있다. 가격도 저렴해서 대략 오원(650원) 정도다. 


계림 칠성 공원 앞 식당에서 고른 뷔페식 식단, 근데 아직도 그 고기가 뭔지 궁금하다. 뼈는 닭이었는데 고기 맛은 닭이 아니었던 것이다 --;:


룽성 버스터미널 앞의 가게. 이것저것 고르면 죄다 섞어 기름 듬뿍 넣고 다시 볶아 주신다. 그래도 맛있다.


그래도 아직 음식 고르는 일은 무지 어렵다. 처음엔 대도시만 다닌 탓에 사진보고 골라먹을 수 있는 집이나 영어 메뉴판이 있는 집이 많아서 그나마 좀 수월하게 다녔는데 대도시를 지나니 온톤 한자투성이인 메뉴판만 덜렁 나온다. 중국 음식은 재료와 조리법으로 되어 있다는데 아무리 봐도 뭐가 재료고 뭐가 조리법인지 구별도 모호한데다 면이랑 밥이랑 탕 정도는 구별하겠는데 구별해도 별 소용이 없는 것이 이게 항상 생각하는 거랑 다른 종류가 나와 주신다는 특징이 있다. 다행인건 다른 게 나와 주셔도 대부분 입맛에 맞긴 한다^^ 게다가 과일이 무지 흔해서 대략 사과며 복숭아 뭐 그 비싼 커다란 포도까지 대략 한 십원만 주면 무지 많이 사서 며칠동안 먹을 수 있다.


그나마 아는 요리, 싱핑에서 먹은 마파두부


여기서 먹은 최악의 음식은 우습게도 스파게티였다. 양수오에서 여행자 거리를 만나니 느닷없이 서양 음식이 먹고 싶어지는데 태국이며 라오스에서 먹었던 맛난 음식들이 눈에 아른아른 하더라는 것이다. 거리도 비슷하니 맛도 그만저만 하겠지 싶어 적당한 카페를 골라 들어선다. 대낮부터 스테이크는 오버질이고 피자는 뭐 피자헛 크기만큼은 안 되도 대략 어린애 얼굴만하니 다 먹기 어렵고 그래서 낙착을 본 것이 스파게티였는데...  이것이 면을 덜 삶았는지 혹은 덜 볶았는지 뚝뚝 끊어지는데다가 위에는 치즈요, 아래는 기름으로 흥건하니 아무리 비위 좋은 나도 두 젓가락 먹고 더는 입에 대지를 못 하겠더라는 거다. 결국 스파게티는 먹지도 못하고 느끼함을 달래려 커피까지 마시고 나왔다는 뭐 대략 그런 야그다.


싱핑장의 볶음국수. 김박사의 볶음 국수보다야 못하지만 그래도 그럭저럭 맛있다.


싱핑장의 찰떡. 노란색에는 설탕이, 흰색에는 깨가 들어있다. 1원(130원)에 네 개인데 두 개만 먹어도 배부르다.


여튼 제대로 된 음식 못 먹는 이런 사정은 다른 나라를 간다 해도 별로 달라질 것 같지 않아서 인도차이나에서도 국수나 볶음밥 그리고 만두 대신 스프링롤이나 오지게 먹고 다닐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그리고 과일 대신 과일 쥬스나 마시고 다닐테고.. 자.. 이 난국을 타개할 묘안들을 제시해 주시라.. 뭐 현지남을 사귀라는 둥 여행남를 꼬시라는 둥의 현실 불가능한 대안은 절대 사양이다. 뭐 그런 남들 있으면 음식이 문제겠는가? 안 먹어도 배부르지 않겠는가 말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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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에서 만난 사람들

 

좀 심하게 엄살을 부렸다 싶긴 하지만 떠나기 전엔 정말 걱정이었다. 좌석 불편한거야 어떻게 견뎌본다 하더라도 도난 사건도 많다지, 담배는 막 피워댄다지, 사람들 심하게 시끄러운데다가 지저분하기까지 하다지 뭐 안 좋은 풍문들만 머릿 속을 오락가락 하는데 출발 시간은 점점 다가온다. 그래도 한 번 타봤다고 그 와중에 슈퍼에 들러 물이랑 빵이랑 과일 등을 사서 바리바리 고장난 아디다스 가방에 짊어지고 대합실에 들어선다. 아니나 다를까 대합실에 사람들은 또 왜 그리 많은 것이며, 사람들이 들고 있는 짐들은 또 왜 그리 많은지, 이러다 배낭을 무릎에 안고 있어야 하는 거나 아닌지 걱정이 밀려온다.


이래저래 사람들을 따라 개찰구를 지나 역구내로 들어선다. 허걱, 이번에는 차량 호수 표시가 없다. 이 역이 시발역이 아니니 잘못하다간 배낭 메고 뛰거나 아님 아무데나 올라타서 좌석 사이를 끝도 없이 걸어야 할 판이다. 표를 꺼내 여기저기 물으니 기다려야 할 곳을 알려준다. 내 아무리 봐도 별 표시가 없더구만, 그 양반들은 그걸 어떻게 아는 건지 지금 생각해도 알다가도 모르겠다. 어쨌든  무사히 차에 올라타곤 살짝 놀란다. 생각했던 것 보다 좌석의 상태가 너무 좋은 탓이다. 물론 두줄, 세줄 씩 총 다섯줄로 이루어져 있고 서로 마주보고 가야 한다는 게 살짝 당혹스럽긴 했지만 그 사이엔 작은 탁자까지 있으니 이만하면 매우 훌륭하지 않은가 말이다.


 

 딱딱한 의자칸. 짐칸 밑에 걸려있는 수건들을 승무원 아저씨들이 수시로 다니면서 예쁘게 다시 걸어준다. 왜 그러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게다가 이 기차표의 이름이 딱딱한 의자 즉 硬座 아니던가 근데 생각만큼 딱딱하지 않더라는 말이다. 물론 등받이는 90도가 확실하더만.. 처음 30분쯤은 좋아 좋아를 연발하면서 그냥 이거 타고 끝까지 갈까 하는 생각도 했었는데 한시간쯤 지나니 생각이 달라진다. 앉아서 가는 거야 그렇다 치고 긴긴밤을 어찌 앉아서 세운단 말인가. 게다가 내 자리는 3인 좌석의 중간에다가 기차 진행 방향과는 반대인 거의 최악의 자리인 것이다. 그 중 높은 사람으로 보이는-뭐 복장 색깔이 좀 다르고 모자 쓰고 있는-아저씨에게 자리가 있으면 바꿔달라고 말해본다. 첨부터 적어 보여주는 건데 괜히 캔 유 스피크 잉글리쉬는 외쳤나 보다-내 인생에 이런 날 올지 정말 몰랐다- 그랬더니 이 아저씨 그때부터 도무지 알아듣기 힘든 발은으로 뭐라뭐라 하는데 정말 후회가 몰려온다. 그제서야 적어놓은 쪽지를 보여준다. 硬座 - 硬臥 이 아자씨 얼굴이 환하게 펴지더니 오케이를 연발한다. 그러고는 알아보고 오겠다는데.. 다녀오더니 이번에는 영어로 쓰신다. 하드한 베드는 없어요. 그러나 소프트한 베드는 있어요. ㅋㅋㅋ 됐다 그거 탈거였으면 그전에 표 끊어 탔다.  


이제 적응의 시간이다. 좌측에 아줌마, 우측에 아저씨, 전방 135도 각도에 인물 안 되는 청년, 전방 90도에 매우 시끄러운 또 다른 아저씨 그리고 정면에 앗.. 드뎌 꽃청년 발견이닷!! 꽃이 중국에 와서 고생한다 해도 그리 할 말은 없지만 그래도 이만하기가 쉽냐 말이다. 게다가 이 청년 과묵하기까지 하다-중국에서 과묵하다는 건 정말 타고 나지 않으면 가지기 힘든 미덕이다^^- 꽃청년을 제외한 매우 수다스러운 3인방이 끊임없이 중국어로 질문을 해대는데 팅부동, 워스 한궈런도 한 두 번이지 대략 난감이다. 영어는 원, 투, 쓰리도 안 통하지, 그나마 사간 여행 중국어 책에는 깍아주세요, 영수증주세요 따위의 말 밖에 없지, 그래도 그럭저럭 혼자 여행한다, 결혼은 안했다. 북경-상해 거쳐 계림 가는 길이다, 등등의 취조를 당한다. 내 꽃청년의 호기심 어린 눈빛만 아니었어도 일찌감치 자는 척이라도 했으련만 덕분에 도란도란 -사실 매우 시끄러웠지만- 얘기를 나누며 간다. 뭐 대략 대장금 얘기랑 애니콜 즉 삼성과 현대자동차 뭐 그런 얘기였는데 우리가 일본 사람 만나 키무라 다쿠야 좋아요, 소니 알아요 하는 거랑 비슷한 정도의 대화였던 것이다. 


 

좌우의 아주머니와 아저씨. 저 중간이 내 자리였던 것이다. 꽃청년은 사진 찍는 것을 한사코 거부해 결국 카메라에 담는 것은 실패했다.     


기차타기 전에 샀던 귤을 나눠주니 사람들도 주섬주섬 먹을 걸 나눠준다. 바나나, 해바라기씨, 껌까지 기차에서 주는 거 받아 먹지 말라는 말도 잊고 넙죽넙죽 죄다 받아먹는다. 시간은 흐르고 잘 시간을 다가오는데 어찌 자야하나 그저 버텨보지는 심정으로 앉아 있는데 마주보는 사이에 있는 작은 탁자에 엎드리기도 하고 의자 사이 공간에 발을 쭉 뻗기도 하며 나름대로 잘 준비들을 한다. 꽃청년이 자기 옆자리를 조금 내주며 발을 뻗으라고 권한다. 차마 그럴 수는 없어 한두시간은 버티다가 결국 나도 모르게 다리도 뻗었다가 탁자 위로 머리를 들이민다. 그랬더니 또 불편한대로 자리를 만들어 준다. 그러다 어영부영 날이 밝는다. 저녁은 사발면으로 때웠으니 아침은 이사람들 차 마시라고 둔 더운물 받아다가 커피랑 사가지고 탄 빵이나 먹어야겠다 하고 있는데 꽃청년이 국수를 사서 먹으라고 준다. 고맙긴 한데 이걸 먹어도 되는 건지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그렇다고 국수 값을 줄 수도 없고.. 국물까지 확 부어놨는데 무를 수도 없고...  그냥 고맙게 먹기로 하면서도 맘 한구석이 불편하다. 그리 넉넉해 보이는 차림새도 아니었는데.. 어쩌나 하다가 여행중국어책을 뒤져 단어를 조합해 적는다. 쎄쎄 미엔티아오 하오츨(고마워요 국수 맛있어요) 보여주니 씩 웃는다.


계림 전 정거장을 지나자 저마다 다음에 내리라고 일러주느라 다시 차안이 소란스럽다. 어제 영어로 하드한 베드는 없다던 그 아저씨도 담이라고 알려준다. 그래도 이번엔 적지는 않으신다^^주섬주섬 가방을 챙기는데 문제의 자크 고장난 아디다스 가방이 눈에 들어온다. 내리기 전에 함 고쳐보겠다고 주머니칼을 꺼내 설치니 이번에도 꽃청년이 받아서 대신 고쳐준다. 잘생기고 과묵하고 친절한데다 손재주까지.. 마지막까지 감동의 연속이다. 이제 내릴 시간이다. 20시간 22분.. 나도 나름 긴 여행을 했다고 생각하는데 우리 좌석 중에 내가 가장 빨리 내리는 사람이라니 .. 이 사람들은 대체 얼마나 더 가야 하는 것일까? 언젠가 중국여행기에서 본 글귀.. 가난한 사람들의 인내는 부자들의 그것과 비할 바가 아니라는 말이 새삼 떠오른다. 결국 열차는 계림역에 도착하고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짐을 들고 내린다.


그새 정이 든 건가.. 내린 뒤 다시 열차를 거슬러 창문 근처로 간다. 내가 어딘지 두리번거리고 있는 사이에 누군가 손을 흔드는 것이 보인다. 사람들이다. 마지막으로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고 돌아서는데 무언가 뜨거운 것이 목에서 올라오는 거 같다. 내가 왜 이러지.. 이러다 진짜 눈물이라도 쏟을 것 같다. 목에서 올라오는 무언가를 꿀꺽꿀꺽 삼키며 지금은 울지 않겠다고 이를 악문다. 또다시 낯선 도시다. 아직 집 떠난 지 한 달도 되지 않았는데 이 감정은 또 뭐란 말인가. 그냥 조금 외로운 모양이라고.. 곧 괜찮아 질 거라고 생각하는데 기어이 눈물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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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과장을 만나다.

 

천진항에 내리니 김과장이 나와 있다. 대학동기인 김과장은 몇 년전부터 현대자동차 북경지사에서 근무 중이다. 자기 말로는 현대자동차의 주요 부품이라고 하는데 모든 부품은 교체 가능하고 또한 유효기간이 있다는 점을 그도 모르는 바는 아닐 터, 그러나 지금은 부요 부품으로써의 임무를 맹렬히 수행하고 있는 중이다. 북경이라는 한국과 비교적 가까운 곳에 있는 관계로 접대가 업무의 반일 그에게 내 방문이 또다른 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잠시 스쳤으나 80년대에 잠깐 유행했던 구호 하나로 지우기로 한다.

동.기.사.랑. 나.라.사.랑.

 

배에서 만난 여학생 세명과 나, 한사람당 10kg은 족히 넘을 배낭을 4개나 싣고 북경에 도착해 숙소를 정하고 나니 새벽 한시가 훌쩍 넘는 시간이다. 카스 대신 연경 맥주가 놓여 있다는 사실 말고는 서울과 별다를 바 없는 술집에서 간만에 이런저런 얘기를 나눈다. 주로 공통의 인물에 대한 안부에서 옛날 이야기로 이어지는.. 남들은 재미없지만 우리끼린 두고두고 곱씹어도 재밌는 이야기들이 오간다. 여행은 무슨.. 그저 반가운 사람과 만나서 노는 게 재일 재밌는 일인 것 같다.


자칭 내 오래비인 감과장은 말은 부럽다, 잘했다 하면서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내 영어 안되는 거야 이미 오래전부터 일고 있었을 터.. 그렇다고 중국어를 하나, 아님 나이가 적길 하나, 뭐 하나 믿을만한 구석이 안 보이니 그도 그럴 만 하긴 하지만 말이 안되면 필답이라도 해라, 음식 종류라도 몇 가지 적어주마, 배낭은 또 왜 이리 무겁냐며 잔소리다. 하지만 이제 그놈의 한자는 이제 쓰는 게 아니라 그리는 거고.. 음식이야 설마 굶기야 하겠으며.. 그리고 내 배낭으로 말하자면 나 역시 뭐 그렇게 무겁게 지고 다니고 싶어서 일부러 무게를 늘린 건 아니란 말씀이다.


여튼 그녀석 덕분에 북경 근교를 차로 다니는 호사를 누리는가 하면 저녁마다 맛난 식사와 슬을 먹고 있다는 말이다. 더구나 술자리가 끝나면 음주운전이긴 하지만 유스호스텔 앞에 내려주니 이건 서울에서도 받아보지 못한 서비스가 아닌가 말이다. 배낭여행자가 여행 초기부터 이래도 되는지 심히 걱정스럽지만 내 배낭 여행은 아무래도 상해부터가 시작이지 싶다. 지금은 뭐 워밍 업 정도로 그저 북경에 패키지 여행, 그것도 디럭스급으로 왔다고 생각하기로 한다. 이럴 줄 알았으면 오기 전에 어디 다른 도시에 나가 있는 동기 없나 샅샅이 뒤져볼 걸 그랬나 보다^^.

 


 

김과장과 같이 찍은 사진을 올리려고 했으나 뭐 유부남의 사생활 보호차원에 이 한몸 희생하기로 한다. 용경협에서 김과장이 찍어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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