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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위해 한 켠에 남겨두었던 짜투리들을
나눈다?
비싸게 사서 싫증날만큼 쓰던 것들을
나눈다?
아깝지만 이미지도 있고, 적지않은 혜택도 있어서
나눈다?
이것을 우리는 나눔?이라고 한다?
이런 나눔?을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것을 나눔?이라고 이야기하는 동안,
우리는 진짜 나눔!을 잊어간다.
이런 나눔?,
이제 도움!이라고 이야기 하자.
눈 앞에 굶주리고,
헐벗은 이웃들을 위한
도움!이라고 이야기 하자.
나눔!은 내것, 네것 없이 함께 갖고,
또 함께 먹고,
또 함께 입는 것이다.
이 나눔!을
나중에라도 해볼 수 있게,
오늘 우리의 나눔?은
정확하게
도움!이라고 이야기 하자!
한 해가 저무는 이 계절,
지금은 도움!의 계절일 뿐이다.
* 이 글은 행인님의 [투명인간] 에 관련된 글입니다.
그래, 잊혀졌다.
아니, 잊었다.
공부로부터 버림받은 중고등학교 시절을 보냈다.
물론 이미 잊어버린 내 친구들도 대부분 그랬다.
어찌어찌 운좋게 대학을 다니고,
또 그렇게 만난, 같은 부류와 어울리며 20년 가까이를 살았다.
그러다가 모두를 잃었다.
남들에게는 있는,
중학교 친구, 고등학교 친구가
내게는 없다.
한 둘 있지만,
그들도 나처럼 공부에게 버림 받았으면서도 운좋게 대학을 다녔거나,
아니면 공부랑 친했으면서, 착하게도(?) 나를 기억하고 찾아주는 배려가 있을 뿐이다.
사회를 걱정하고,
이웃을 생각한다면서 살아온 20년,
별 수 없이 차가운 가슴이 되어
옛 친구들을 '투명인간'으로 만들고 말았다.
그리고 지금도,
그럴법한 이웃들을 친구로 만들지 못한다.
오랜 시간 우리는,
싸움으로만 우리를 단련시켰다.
밖에서,
안에서,
그리고 내 안에서...
밤새 이야기할 만큼 열려 있지 못하고,
끊임없이 나눌 만큼 가진 것이 없고,
끝내는 환하게 웃으며 손 맞잡을 만큼 설득력이 없고,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할 인내력이 없다.
어쩌면 우린,
우리가 가지지 못한 것을 감추기 위해
그렇게 싸움으로만 우리를 단련시켰는지도 모른다.
싸움은 여전히 가치가 있고,
싸움은 여전히 어쩔 수 없는 우리의 선택이다.
하지만 이젠,
싸움으로만 싸움이 가능하지 않다.
당연히 우리 편에 설 줄 알았던 많은 사람들이,
민중들이,
대중들이,
여전히 머뭇거리거나
등을 돌린다.
싸움은 여전히 가치가 있고,
싸움은 여전히 어쩔 수 없는 우리의 선택이다.
그러나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싸움만 하고 있다.
실직 3개월.
아파트에 살고 있으나,
전화와 도시가스 끊김.
3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남자와 여자,
그리고 5살 난 여자 아이,
또 여자 뱃 속의 아이.
1주일쯤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있음.
중앙 난방이라 다행이 방은 따뜻함.
전화를 받고 찾아가니
어두운 아침
남은 살 없는 부부가 TV앞에 맥없이 앉아있다.
남자는 어눌한 말투로
'민망하지만....'을 연발하며
도움을 청한다.
여자는 내가 누구인지 궁금한가보다.
먹지 못해선지 퀭한 눈이 참 슬프다.
돈에 얽힌 큰 실수를 저질렀나 보다.
남자는 자신이 없다.
실직 후 일자리를 알아보지만 쉽지 않다.
집도 옮겨야 한단다.
뭐가 필요할까?
돈으로 도울 수도,
당장 일자리를 줄 수도 없는 우리가
무엇으로 도울 수 있을까?
부탄가스가 필요하단다.
라면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당장은 반찬을 몇가지 싸다 드리는 것 밖에 할 수 없다.
길건너에 있는 복지관에 우선 찾아가라.
민망하단다.
대신 가서 이야기 전해 달란다.
옳은 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했다.
사정을 이야기 하고
급히 한 번 찾아가서 상담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저녁에 반찬을 가지고 다시 찾아갔다.
복지관에서는 아직 오지 않았단다.
슬픈 눈으로 남자가 날 쳐다본다.
이렇게 무너져 가는 젊은 사람들....
갈수록 늘어 가겠지.
그렇게, 가난한 젊은이가 늘다보면
더 많이 버려지는 아이,
더 많이 버려지는 노인...
무엇으로 이것을 막을 수 있을까?
숨어서,
아주 빠르게,
그렇게 늘어가는 가난을
일일이 쫓아다니며
밥을 먹일 수 없다.
무엇으로 이것을 막을 수 있을까?
국회 앞에서,
청와대 앞에서,
광장에서
소리 높혀 요구하고, 주장하고, 반대하는 것 만으로
이들에게 밥을 줄 수 없다.
무엇으로 막을 수 있을까?
무엇으로....
주변에서 가깝게 지내며 이야기 나누던 목사 동지들이
모조리 굶고 있다.
지난 11월 29일부터 '국가보안법 철폐를 위한 금식 기도'를 하고 있다.
이 밤이 벌써 7일째다.
많이들 수척해 있고, 힘들어 한다.
적어도 앞으로 4~5일은 더 진행될 것이다.
'국가보안법'
이 법의 존속을 주장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좀체 줄질 않는다.
물론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그들의 속셈이야 모를 사람이 없지만,
그런 그들의 주장에 고개를 끄덕이며, 소극적 동의를 보내는
수많은 보통(?)사람들의 마음은 쉽게 설명이 되지 않는다.
주장할 사람이야 자기 목숨이 끊길때까지 그 주장을 멈추지 않겠지만
그저 소극적으로 동의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변할만도 한데....
우리가 그들의 마음을 변하게 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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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많이 고민되는 것 중 하나예요. 나눔? 젊은바다 말처럼 도움!이라고 말하는 게 솔직한 거겠죠? 성찰이 깊어지고 연대가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자기 욕심만 견고해지는 거라면 나누는 게 아니겠죠? 하지만 그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조차 참 어려울 때가 있더군요....연말 따뜻하게 보내시고 새해에도 건강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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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미류님. 님도 건강한 새해 맞으세요.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