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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릇 든 오타 오보

으악! 또 오타다. 이번에는 제법 큰 오보를 냈으니, 이를 어쩐담. 나도 참 이상타. 보고 또 보고 확인해야 하는 데 그런 마음을 어디에 잃어버렸나보다. 꼭 다 만든 뒤 인쇄해 나온 걸 보고 이것 저것 오타를 찾는다. 큰일이다. 뒷 북치면 이렇게 후회도 한번이 아니라 수차례 계속돼 이젠 버릇이 들렸나보다 그런데 이번에는 더 심해졌다. 한 기사에서 날짜와 인원을 무려 세곳에서 틀린 것은 글쓰기 기본이 안된 것이다. 왜 이럴까. 넉 나간 듯 맥이 탁 풀려 있는 지금 나의 상태를 진단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한 달 동안 겪은 여러 사건이 나를 굉장히 힘들게 했다. 두차례 연맹의 대대, 기아차사태, 민주노총 임대...그리고 현장. 중앙엔 판단력잃고 권력을 추구하는 꾼들이 늘어가고, 현장엔 노조운동의 기본을 상실한 간부들이 자리를 차지해 나간다. 왜 내눈에 보이는 것들이 암울하기만 할까. 밖에서 나로 돌아오면, 스스로 상실감이 커져 간다. 내가 하는 일이 무슨 의미가 있나. 나는 언제까지 이렇게 바라보고만 있어야 하는가. 어찌어찌 20여년 운동인생. 사회 변혁을 위해 할 수 있을 때까지 이바지하고자 했던 마음을 이젠 접고 다른 길을 찾아야 할 텐가. 쉬면서 내머릿속과 마음에 가득찼던 생각이었는데 그걸 털지 못한 채 일머리를 잡으려니, 글이 안써졌다. 그랬다. 나는 전문적인 신문쟁이가 아니다. 2000년 7월부터 지금까지 신문을 놓지 않고 만들수 있었던 것은, 내 의지력이었다. 그 의지력은 조직에 대한 신뢰였고, 상급단체가 노조운동에서 당연히 해야할 역할 있었다. 어느 한 순간도 먹고 살기 위해 여기 붙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최근 몇년간 나를 갈등케 했다. 조직의 상태가. 예전에 단체 활동을 하면서 내가 느낀 것은 노동운동에서 상급단체의 역할이 참 크다는 거였다. 아무리 단위사업장에 허벌나게 방문을 해도 형식적인 관계이상을 맺기 어려웠다. 그런 관계를 뛰어 넘자면 꼬셔야 했다. 또 그런 재주는 젬병이어서 잘못했다. 그냥 성실하게 다가가고, 원칙적으로 얘기하고 더뎠다. 중앙조직이 만들어지면서 더 그랬다. 단체들도 중앙조직을 만들고, 회원조직으로 전환하고,...노조 활동을 도우면서 올바른 방향으로 설 수 있게 만드는 지원단체. 설 자리가 점점 약해 졌다. 그래서 부러웠다. 일거리가 넘쳐나가는 상급단체, 노동조합. 변혁의 주역인 노동자를 단단하게 만드는 일. 내가 바라던 모습이다. 다시 그런 의지를 불태울 수 있을까. 그 의지를 되살리지 못한다면 내 희망은 꺽일 수 밖에 없다. 이 똥탕물 같은 현실에서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아! 한심타. 글재주없고, 정신이 맹해서 오보를 내놓고 세상을 탓하는 내모습이...나도 울퉁불퉁 찌그러진 2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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