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은 울었다 박향미 (펌)

2006/09/25 16:38
  * *
형은 울었다...
박향미 08-02 11:05 | HIT : 150
노랫소리에 파묻힌 울음소리가 지금도 자꾸 귀에 윙윙거린다

첨엔 못들은척 하려 했는데...


나의 등뒤에서 2미터도 떨어지지 않았었고 바로 전 까지만 해도 나의 옆에 앉았다가

뒤로 물러나 앉아 벽에 기대며 두손으로 얼굴을 감싸쥐고 엉엉 소리를 내며 울었다

흡사 나는 나의 울음소리를 들킨양 깜짝 놀랄정도로 그소리는 언제적  내것과 비슷했다  

앞뒤가 구분되지 않는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는 광야에 서있는 소년의 울음소리다

다시곱게 삭발한 머리 정수리만이 앞을 향하고 있고 엉엉 소리를 낼때마다 내 가슴도 긁

어 내리고 있다

사람들은 참 오래 간만에 지금이 기다리던 때 인양 가슴을 울리며 옛노래와 몸사위를 섞

어서 시간을 재지않고 흠뻑 빠져 들어 있는데...

저앞에 있던 형은  내옆에  앉더니 "노동가요만 불러야지..우리노랠 불러야지 "한다  

난 별생각없이 노동가요가 따로 있나요 우리가 다시부르면 노동가요지요..했다

형은 다시 "저것봐 바위처럼 춤도 몰라"

난  바위처럼 춤이 따로있나요..바위처럼에 춤추면 바위처럼춤이지요..했다

형은  "뭐가 좋아서 저리들 정신없이 놀아?"

난 ..우리라고 맨날 슬플수만 있나요..우리끼리 있을때 이렇게 놀지 속시원하게..맘 가는 대로 노는거예요 오늘은 ...

했다..

"그래 ? 오늘은 그래두 돼?.알았어.."한다

그러더니 뒤로 슬그머니 가버려 자는가 싶었는데 윙 소리가 나서 뒤돌아 보니

두손으로 얼굴을 모두 감싸쥐고 울고있다..

다 틀어 막은 얼굴어디에서 소리가 새어나오고 있다

작은 어깨도 들썩이고 두 무릎을 세우고 웅크린채 엉엉 하며 울고있다.

억울하다 ..서럽다...

그래도 긴장이 풀려서 였을까...

아까부터 무슨 할얘기가 그렇게 많은지 노래 한곡한다고 일어나서도 말시작하면  노래언

제 할꺼냐고 제지해야 그제서야 노래 한곡 하고 또 틈만 주어지면 노래한다고 하면서 일

어나서는 오늘은 우리 노조가  다시 태어날 날이라느니 그동안 어떻게 해왔다느니 하면

서 첨엔 들어주다가 이내 옆사람들이 만류하면 그제서야 노래한곡 시작한다

너무 할말이 많고 해야 할말이 많다...

말을 안하면 아마도 가슴이 터질것 같아 답답해 미치겠는 얼굴이다  
  
아마 형은 어딜다니나 그랬을 것이다 ..그곳이 어떤 자리이건 이래왔을 것이다

오죽하면 머리가죽에다가도 그리쓰고 다녔을까 ...

그런데 오늘은 또 엉엉 울고있다..

참 울음많은 어른이다..

그날은 어쩌면 그시간 그자리 에서도 쉬지않고 혼자 세상과  싸우는 것 같았다

쉬기에는 너무 힘든 상황이리라

얼떨떨하게 시작한 개소식에 참 많은 사람들이 멀리서 찾아와 주었다..

형도 왔다..


한쪽벽에 '눈물도~'로 시작하는 시를 매직으로 길게 적어놓고 아쉬운지 ..

그옆에다가도, 그밑에다가도,마지막 남은 귀퉁이에다가도 주봉희로 끝나는 시를 적고.  

가슴속을 휘저어 놓고 갔다

노래소리가 파묻힌 울음소리가 윙윙거린다




 "벗이여 슬퍼마오'라는 옛노래를 그저 불러드렸다..

 

 

유재운
아 개소식에 봉희형이 갔었나 봐요
요즘 형이 자주 울어요(우울증) 걱정이 많이 됩니다.
그리고 오늘 너무 급히 공연요청 드려서 대단히 죄송합니다.
하여튼 박동지가 노래로 힘을 줘야할것 같아서 부탁 드렸습니다.
하중근동지가 운명을 달리하시고 하는 사측과 정부의 행태는 가관이 아닙니다.
너무나 분합니다.
아마 그래서 봉희형도 울었을 겁니다.
내일 그 자리에서 뵙겠습니다.
언제나 함께 하는 동지에게 열사의 염원을 모아서 투쟁!!!
08-03 01:15
유재운
오늘 기사를 보니까 봉희형이 보직해임을 당했더군요.
물론 그것 때문에 약해졌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
분하겠지요.
얼마나 긴 싸움을 했는데 말도안되는 이유로 보직해임을 해버리다니...
하중근 동지 기사를 퍼다 붙이고 박동지의 "주저앉지 마라"를 퍼갔는데 용서해 주실거죠?
오늘 더운 날씨에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함께 한 동지들 많은 힘이 됐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언제나 투쟁하는 동지들에게 힘이 되주는 동지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드립니다. 투쟁!!!
08-03 21:07
박향미
재운형..귀한 자리에 불러주셔서 감사하구요..음향때문에 잠시 당황했는데..
제가 전화안했으면 늦으실뻔 했지요?
어쨌든 마음을 다해 노래했습니다..
ㅋㅋ
이런 다시만나면 냉막걸리 딱한잔만 마실께요...
08-08 14:20
유재운
그러고보니 여지껏 동지와 술한잔 해보지 못했군요.
그래요 여름에 시원한 냉막걸리 한잔 ............ 카!
제가 한잔 쏘지요.
08-15 17:47
민정연
봉희 형님 머리 빡빡 미신거 보구 가슴이 철렁했었는데..
그렇게 우시고 그렇게 벽시를 쓰셨구나..

글구 유재운 동지~~ 저 꽃다지의 민정연이랍니다..
빠컁이랑 막걸리 한 잔 하실 때 저도 불러주세요..
같이 한 잔 해요..^^
만나뵌지 너무 오래되었네요..
08-17 17:40
박향미
인천까지 올껴?
환영이지...개소식때 와줘서 고마웠다우~짱호도...
08-19 15:30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TAG

Trackback

Trackback Address :: http://blog.jinbo.net/kmsy1953/trackback/330

Comments

What's on your mind?

댓글 입력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