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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땅에 택시노동자로 살아간다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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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청주지역 3개회사가 파업투쟁을 벌였다. 투쟁의 목표는 법으로 보장된 ‘운송수익금 전액관리제’에 따른 월급제 쟁취였다.

 

택시사업장의 경우 일제시대에나 존재했던 사납금이란 특수한 제도가 운영돼 왔다. 하루 하루 일정금액의 운송수익금을 사납금이란 명목으로 회사측에 납부하고, 남는 수익금은 기사가 가져가는 제도다. 일단 회사는 배차만 하면 고정 수입이 발생한다. 반면 기사는 몸이 아프건, 손님이 있건 없건 고정 사납금을 납부해야 한다. 사납금 아래로 벌게되면 그 돈은 기사가 자기 돈으로 내야 한다. 그리고 하루 하루 수익구조가 생기니 안정적인 생활을 하기 힘들었다.

 

3개회사의 100일이 넘는 파업투쟁은 가족들의 열렬한 응원속에 진행됐고, 마침내 월급제를 쟁취했다. 첫달 100여만원 넘는 월급을 손에 쥔 택시 노동자들의 감격은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었다.

 

그렇게 1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2011년을 살아가는 택시노동자들의 살림살이는 좀 나아졌을까?

 

통계청의 소비자 물가지수 자료에 따르면 2005년을 100으로 설정한 총지수는 98년 83, 2010년 116이다. 약 140% 물가가 상승했다. 동일하게 사립대 등록금은 70, 125로 179% 인상됐다. 물가인상률 평균을 넘으니 대학생들이 강의실 밖으로 나올 만 하다.

 

택시요금은 80, 134로 168% 상승했다. 자동차용 LPG 가격은 49, 133로 271% 상승했다. 택시노동자들의 임금은? 택시요금이 올라간 만큼이던, 물가인상분 만큼이던 올라야 그럭저럭 먹고사는 건데... 오히려 줄었다. 월급제는 사측의 탄압과 불법 지입차로 인해 유야무야 없어져 버렸고, 사납금은 오르고... ‘12시간 맞교대를 하더라도, 100만원도 되지 않는 월급을 받아 살아가야 하고, 이러다보니 제2 제3 금융권의 고금리 대출로 인해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졌다. 더욱이 그 쥐꼬리만한 임금조차도 체불되는 상황이다.

 

민주노총 전국운수노조 민주택시충북본부에 따르면 청주의 영진교통은 약 9천여만원, 신화택시는 약 5천5백만 원, 공민교통은 약 3천5백만 원 정도 체불되었다고 밝혔다. 비조합원까지 금액을 합하면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도 감독을 해야 할 지자체나 노동부나 수수방관하는 사이 택시업계는 의미조차 상실된 전액관리제, 불법 지입차주제, 단독승무, 단협위반, 임금체불 등 불법 무법 천지가 되었고, 여전히 회사는 배차를 시키고 꼬박꼬박 고정된 사납금을 받고 있다.

 

이땅에서 택시노동자로 살아간다는 것? ‘막장인생’이다.

 

희망은? 처절한 투쟁이외에 답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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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07 12:20 2011/04/07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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