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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치기

  • 등록일
    2008/04/16 13:06
  • 수정일
    2008/04/16 13:06

요즘 다시 피아노를 연습하고 있어.

피아노는 연습한 것에 비하면 너무 늘지 않는 악기인 것 같아

(악기 탓 - -;)

초등학교때 관두고 다시 시작한 건 대학원 다닐때,

논문쓰는 게 지겹기도 하고 외롭기도 하고

또 그때 한동안 그렌굴드의 바하 연주를 너무 좋아하게 되어서

친구가 버릴려고 하는 전자 키보드를 냉큼 줏어서 치기 시작했어.

처음에는 쉬운 브루크뮐러 치고 (쉬워도 주옥같은)

서점에서 이른바 초보자를 위한 베토벤, 바하 이런 애들을 사서

치다가 드디어 인벤션에 도전.

밧뜨, 인벤션의 길은 험난하도다. 지금까지도 5번 6번 정도에서 머물다

다시 1번으로 돌아가 다시치고, 그만 두었다가

또 다시 치고를 반복... 4번은 워낙 좋아해서 제법 치는데

역시 대위법으로 꽉 짜여진 2번은 몰입이 힘들어.

 

무엇보다 손가락이 어렸을때보다 잘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

요즘은 쉬운 베토벤을 연습하고 있는데,

주로 파이젤로의 주제에 의한 6개의 변주곡을 좀 근사하게 쳐볼려고 노력중.

이건 꼬맹이들도 정말 잘 치더라 - -;

또 다른 도전곡은 트로이메라이인데, 들을때 왠지 단순하고 쉬워보여서 골랐는데

막상 그걸 뭐라하지, 한 손가락으로 키를 누루고 있으면서 다른 손가락으로 선율을 연주해야하는

나에겐 고테크닉의 기법때문에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

 

가끔 왜 피리나 기타를 선택하지 않았을까 의문도 들어.

더 쉽게 할 수 있고 사람들과 함께 노래하고 연주할 수 있을텐데.

밴드 같은 것도 하고...

그에 비하면 피아노 같은 클래식 악기는

좀 자기 수양적이랄까, 자기 만족이랄까, 아님 예술적 허영?

(허영은 스스로 즐기지 않으면서 보여주기 위해 하는 거니까

나에게 허영은 아니지 싶지만)

어쨌든 피아노가 약 1시간 이상의 즐거운 몰입을 갖게 해주는 건 확실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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